정치는 현실이다

정치 2019. 11. 17. 14:1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0u1XucYIdPQ

 


 

 내가 정치 공부하고, 보고, 판단하는 데 있어 매 순간 되뇌는 명제는 이것입니다. ‘정치는 현실이다.’ 돈 문제가 현실이듯 정치도 현실입니다. 관련한 모든 꿈, 낭만, 정의, 명분, 당위, 목표 등등은 현실 정치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작용합니다. 현실을 보고 판단할 수 없다면 정치적 판단은 못하는 겁니다.


 

 어떠한 정치적 현상이 일어났다면, 그 현상은 현실정치에서 최우선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명분도 당위도 현상에 우선할 수 없으며, 현상을 현실적으로 봐야지 낭만적이거나 의도적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정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말입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무언가 목표하는 게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정의일수도 있고, 당위일수도 있고, 이익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은 그 누구에게나 그다지 마음에 쏙 들지는 않는 성질을 가진 것입니다. 이 현실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야지만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확률이 올라가는 것인데, 정의, 당위, 명분, 욕망 등을 앞세우면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집니다.


 

 무언가를 볼 때는요. 보고 싶은 게 없어야 합니다. 보고 싶은 게 있으면, 보고 싶은 대로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보고 싶은 게 있어도 그걸 지워버리고 봐야 합니다. 견해나 입장이 있을 경우 잘 되는 건 아닙니다만, 그러려고 노력은 해야 합니다. 그래야 보고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현 정국은 문재인이 많이 못하는 게 맞습니다. 실질적으로도 못하고, 도덕적으로도 못하고, 총체적으로 최악입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문재인이 얼마나 못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문재인/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하면 못한다고 어렴풋이 생각은 하는데, 어느 정도 못하는지 감을 잡는 건 쉬운 게 아닙니다.


 

 대다수의 정치 저관심-중도층은 딱히 신뢰하는 정치적 스피커가 없습니다. 정치 전반에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편이지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토의 목소리도 그들에겐 잘 들리지 않고, 들리더라도 그들은 잘 신뢰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이고 강한 말을 할수록, 쓸데없이 자극적이고 강한 표현을 할수록 더 신뢰를 안 합니다. 저렴하거나 예의 없는 어휘 쓸수록 안 통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너무 많은 정치 고관심층이 관련하여 상식이 없습니다. 어휘 저렴하게 쓰면 특정 집단에서의 결속은 강화할 수 있지만, 그 범주를 벗어나면 없어 보이고 믿음 안 갈 뿐입니다. 특히 소위 보수들 쓰는 언어 보면 너무 저렴할 때가 지나치게 많은데, 어휘 그렇게 쓰면 못 믿을 사람으로 보이고 들리게 됩니다. 관련하여 최고의 모범은 고 김종필이었다 생각합니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세력은 이미 박근혜가 탄핵되었고,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 중이며, 이명박도 구속/수감된 바 있으며, 진박공천 등으로 이미 비박계 지지하던 유권자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적 또한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정치 저관심층도 명료하게 알 수 있는 사실들입니다. 대조적으로 문재인 정권은 아직 명료하게 매듭지어지고 일견에 보이는 잘못이 제한적입니다. 정치적 현상은 정치 저관심층에 의해 아주 많은 것이 결정되고 일어납니다. 보통선거를 하는 한, 민주정이라는 건 그런 겁니다. 고관심층은 일단 현재의 룰을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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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stinches 2019.11.17 1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지금 소위 보수들은 아직도 트럼프 판타지에서 깨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이길 수 있었던 다른 모든 요인들은 깡그리 무시한 채, 천박한 막말 써가면서 비판만 하면 우리 편도 트럼프처럼 이길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이번에 김세연이 불출마 선언하면서 지금의 자한당은 감수성도 공감능력도 소통능력도 없어서 아직도 왜 자기네가 비호감을 사는지 모르고 있다고 한마디하던데, 어떻게 하면 저 정도로 커먼센스가 떨어지는지 참 답답하네요.

    • 해양장미 2019.11.17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트럼프는 미국의 백인위주 사회가 붕괴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하고, 민주당이 노동자와 갈라져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강남좌파화된 걸 공략하면서 이길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방식이 전혀 통할 상태가 아니지요. 우리나라는 아직 노조와 민주당이 결탁상태고, 한민족 위주 사회 붕괴는 아주 먼 이야기인데다, 슬슬 여론이 민족이고 뭐고 인구 없어 말라죽겠다는 식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향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보수들은 아예 현실을 안 보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현실을 왜곡 중인 상황이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막말은 트럼프한테도 도움 진짜 안 됐습니다. 막말 안 했으면 지금쯤 훨씬 잘 나가고 있었을걸요.

      또한 트럼프는 인종주의를 자극해서 당선된 후보인데, 이게 막상 히스패닉이나 아시안이 많은 동네에 사는 백인들은 타민족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별로 없습니다. 적어도 자주 보니까 두려움은 별로 없는 거지요. 대조적으로 히스패닉도 아시안도 없는 동네에 사는 백인일수록 타인종에 대한 거부감이 많고, 타인종이 우리 동네에 많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그걸 자극해서 이긴 것입니다만, 단언컨대 극우적인 방식이고 그런 건 미국의 미래에 전혀 도움도 안 될 뿐더러, 앞으로 히스패닉이 늘어날수록 안 통하게 될 겁니다.

    • Lastinches 2019.11.17 14: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대로 트럼프는 미국 사회가 극단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었기에 가능한 특이케이스였는데, 그런 점은 생각하지도 않고 저렇게 자기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인과관계를 왜곡하며 정신승리하는 꼴을 보니, 며칠 전에 쓰신 글에서 지적하셨듯이 독재는 경제성장과는 별 연관이 없고 오히려 악영향만 끼쳤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장의 한 요인으로 착각하던 것이 떠오르더군요.

      예전에 안철수가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를 뒤집을 거라며 정신승리하는 꼴을 보고 이젠 기본적인 판단력도 상실했구나, 라고 느꼈는데, 자한당 윗선이나 소위 보수 콘크리트층도 그런 상태가 된 지 꽤나 오래된 것 같네요.

  2. 윈브라이트 2019.11.17 1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세연 불출마가 저한테는 쇼크로 다가옵니다. 김세연 정도면 지역구 4선은 따논 당상이었을텐데요. 한국당 의원들 평균이 김세연 정도만 됐었어도 진작에 정당 지지율 크로스되고 정권교체 바라보고 있었을 겁니다. 정작 물러나야 할 사람들은 악착같이 버티려고 하는데, 좀 괜찮다 싶은 사람들은 다 떠나간다고 하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3. 링기오 2019.11.17 15: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을 읽으며 문득 든 생각인데, 정부와 여당이 크게 삽질하지 않는 한 선거는 여당에게 좀 더 유리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당이 여론을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끌고 갈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많고, 정치 저관심층분들은 여론의 영향을 크게 받으니까요. 전 자유한국당과 그 지지자들이 이걸 먼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이길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하는 걸 보면 별로 그렇지 않은것 같네요.

    • 해양장미 2019.11.17 15: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단순한 여야의 문제를 넘어서 언론, 출판물, 문화, 사회 분위기 같은 여러 요소들이 있는데요. 이명박근혜 시절동안 한나라-새누리당은 중앙 행정권력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문화영역에서 열세에 몰린 후 그걸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청년 저관심층에서 확 밀렸고, 2016년 진박공천을 계기로 기존 지지층까지 잃으면서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겁니다. 그런데 저들 중 다수는 현실 파악도 못하거나, 뒤늦게 현실을 보고 투정부릴 뿐입니다.

  4. 둥둥구리 2019.11.17 17: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굳이 정치가 아니더라도 현실세계에서 살면서 뭘 개선해야하는 속성을 가진거라면 다 해당되는 거 같습니다.
    행복회로만 돌리고 현실을 보려 하지 않으면 실패한단게요.

    • 해양장미 2019.11.17 2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현실도피를 위해 컬트에 빠집니다. 정치와 컬트가 결합한 형태가 요새 두드러지고요. 맹목적으로 누군가에게 열광하면서 현실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게 편하고 좋으니까요.

  5. 2019.11.17 2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해양장미 2019.11.18 0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현실이라는 건 아무리 부정하고 싶고, 믿지 않더라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이지요. 부정하다보면 어느 샌가 최악이 되어있는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6. 대포동 2019.11.17 2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영논리, 정파주의에 입각한 교조적 정치 투쟁은 정치 저관심층 내지 무관심층의 유권자들로 하여금 필연적으로 극도의 정치혐오를 유발하지요. 그들은 진영논리, 정파주의에 매몰된 정치세력을 마치 부흥회를 열고 있는 사이비 종교 세력처럼 바라봅니다.

    보통선거제 하에서 의회정치 세력이 무당층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들이야말로 무당층 유권자들의 사회적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정치세력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입니다. 이것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가 바로 포퓰리즘 정치이겠지요.

    정치 고관심층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데에는 이미 헌정 역사상 가장 도가 튼 현 정권을 상대로 자유한국당이 그들과 똑같은 전략으로 맞선다는 것은 그야말로 머릿 속이 어디 달나라에나 가 있는 너무나도 안일하고 한가한 발상입니다.

    • 해양장미 2019.11.18 0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포퓰리즘이라는 어휘를 앞뒤 안가리고 호혜적 공약을 남발하는 것 정도의 의미로 쓰신 것 같습니다. 현대 정치학에서 이야기하는 포퓰리즘은 파시즘이나 정체성 정치에 가깝습니다만, 그런 선심성 공수표 정치도 포퓰리즘이라 할 수 있겠지요.

      총선에서는 지역에 이익을 가져올 수 있어보이는 후보가 강하긴 합니다. 실제로 지방정부/의회가 약하고 국가가 강한 나라다보니 어쩔 수 없는 면이 있고요. 이런 조건에서는 각 지역의 후보가 지역현안을 잘 이해하고 공수표를 잘 날리는 건 합리적인 정치인 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집토끼 모으기 승부로 가면 자유한국당이 집니다. 현 정권도 싫고 박근혜도 싫은 무당층을 모으는 쪽이 이길 겁니다. 자유한국당이 앞으로 해야 할 건 객관적으로는 거의 정해져 있다시피 한데, 실제 시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7. minddiver 2019.11.18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황교안은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https://m.news.naver.com/comment/list.nhn?gno=news001%2c0011218583&aid=0011218583&mode=LSD&oid=001&sid1=100&backUrl=%2fmain.nhn%3fmode%3dLSD%26sid1%3d100&light=off

    정말 뭔가 안풀리네요

  8. 초록빛나래 2019.11.18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실과 이상을 제대로 보지못하는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지요 특히나 현상황에서 양극단의 말도안되는 짓거리를 보면 정치적혐오를 가져오게합니다.

    • 해양장미 2019.11.18 1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리 문재인이 잘못하더라도 이미 탄핵당한 친박 집단들이 반성도 없이 기득권 못잃어 내자리 못잃어 하면서 버티고 있는데 그런 데 표 줄 중도층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정말 간단한건데 안보고 안듣고 인정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9. 복서겸파이터 2019.11.18 1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갑자기 급 궁금해졌는데 김무성 김세연처럼 불출마 선언하면 보통 무소속으로도 안나오나요?

    • 해양장미 2019.11.18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이면 불출마 선언이 아니라 탈당선언을 하지 않을까요.

      불출마 선언 후 무소속 출마하면 별로 얻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10. 우동닉 2019.11.19 1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0&aid=0003254022

    선거에 관해서 현 민주당이 상당히 유능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 해양장미 2019.11.19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리더십의 차이고 전략/전술적 마인드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그런 조건이었기 때문에, 조국 사태 이전에 저는 자한당이 개헌저지선도 지키기 힘들 수 있다고 본 것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