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모르는 페미민국

정치 2019. 7. 17. 13:19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Irq6ZtFtl6w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반일 파시즘의 이면에는 공교육 문제가 있다는 강한 확신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이 문제의 본질을 역사교육 문제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은 인과와 배경을 잘 가르치지 않습니다. 사실로서의 역사를 충실히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박정희 때부터 우리나라의 역사 트랜드는 민족주의 감성을 고취시키는 것이었고, 학생운동권은 민족을 외치면서 군사정권에 맞섰으며, 민족주의 감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건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은 이러한 민족주의 감성을 고조시키는 데 충실히 일조하였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합니다. 조선이 왜, 어떤 과정을 거쳐 쇠퇴하였는지.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을사조약을 맺게 되었는지. 일본은 왜 조선을 병합하려 했으며, 조선은 왜 그에 충분히 저항할 수 없었던 것인지. 정유재란의 패전국 일본은 왜, 어떻게 조선보다 앞서나가 열강이 될 수 있었는지. 일제시대에 한반도의 상황은 어떠하였고 어떤 문제 또는 발전이 있었는지. 독립운동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였고, 독립운동가들의 행동이나 분열, 화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는지. 일본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것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학술적 주류 연구결과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선 객관적인 논의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유죄판결은 우리나라의 국가권력이 해당 문제에 있어 객관적인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으로 나는 해석합니다. ‘제국의 위안부라는 책이 맞고 틀리고는 둘째 치고, 관련하여 학문적 이의제기나 논의 자체마저 법원이 막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사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일본에 대한 반감만을 주입받을 뿐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끼친 실질적 피해는 전쟁 때 적이었던 북측이나 중공이 훨씬 더 컸다는 걸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기도 합니다.


 

 일제에 대한 적개심의 기반에는 내셔널리즘이 있습니다. 기습 공격으로 대한민국을 망국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주적보다도, 승전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개입하여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전쟁을 장기화시킨 끝에 65년이 넘는 휴전을 만들어낸 주범도. ‘민족을 희석시켜 말살하려했던 일제보다는 가벼운 죄라는 해석은 오로지 민족주의로만 가능합니다. 반대로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에서 국가와 국민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다면, 일제를 그렇게까지 미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잘하고 못한 것, 잘못에 대해 사과한 것 등만 보자면 일본, 북조선, 중공 중 우리에게 그나마 가장 덜 잘못하고 사과와 보상을 가장 많이 한 건 일본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서는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습니다.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하는 언행과 강한 반일감정을 가진 사람들의 언행 사이엔 본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습니다. 강한 피해의식, 객관성의 결여, 장기적인 전략의 부재, 폭력의 합리화, 내로남불 등등 모두 똑같습니다. 그나마 강한 정치적 뒷배가 있는 래디컬 페미들이 조금은 더 현실적인 승산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겠네요. 우리나라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라고 우기잖아요? 우리나라의 일본에 대한 주장도 그것과 똑같은 거 많습니다. 피해 입증이 안 되는 데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라고 하고 있단 말이에요. 하물며 그나마 우리나라 법원조차 피목증은 자칭 피해자의 증언이 계속 일치할 때나 채택되는데, 종군위안부 문제 같은 건 피해자의 증언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본에 증거가 없는 걸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하고 있고요.


 

 물론 증거가 없는 것에 대해 일본은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아픔은 유감이며 성의를 표시하겠다.’ 정도가 일본이 해 온 언행이고, 그럴 때마다 더 분노해온 게 우리나라 태도입니다. 객관적으로 열강 출신인 타 선진국들이 이 문제를 지켜보면서 누구 편을 들고 싶겠습니까? 특히 미국은 예전부터 한미일 삼각동맹을 바라왔는데, 계속 반감을 표현하고 거부해 온 한국이 예쁠까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해 말을 정말 여러 번 바꿨습니다. 사과 받고 보상받고, 다 끝났다고 한 뒤에 또 말 바꾸고. 또 사과 받고 보상받고 또 말 바꾸고. 또 끝났다고 했다가 또 말 바꾸고. 이래왔단 말이지요. 물론 일본도 말을 바꾸거나 잡음이 나오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정말 이 문제에서 잘 한 거 없습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관련하여 문제를 풀고 개선하려는 진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이제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고요.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요새는 잘 나가지요. 그렇지만 앞으로의 역사에서 래디컬 페미니스트가 계속 잘 나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런 집단은 지속가능성이 없습니다. 성공할 수도 없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도 일본에 대해 비슷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그런 태도를 가지고 강화해가는 집단의 장기적 성공이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물론 우리나라는 대일외교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래디컬 페미니즘에 부합하는 법률적, 사회적 압력 및 분위기가 무척이나 강화되는 중에 있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위기가 오기 전에는 수많은 경고의 목소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위정자들은 물론 구성원들조차 그런 목소리를 거부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을 때 진짜 큰 위기가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화가 위험한 것이고, 온건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하루하루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의 사건은 어떻게 해결될지 몰라도, 근원적인 무언가가 단단히 잘못 꼬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