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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29 폭스바겐 게이트와 디젤 엔진에 대한 이야기 48
  2. 2014.02.09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유감 2

폭스바겐 게이트와 디젤 엔진에 대한 이야기

사회 2015. 9. 29. 15:50 Posted by 해양장미

 예전에 작성하다가 미처 완성하지 못했었습니다만...

 

 저는 클린 디젤이라거나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 그리고 전기차 등과 관련하여, 그 업계와 소위 환경보호 기준이 일종의 사기극이나 다름없음을 이야기할 필요를 느꼈었고, 그와 관련하여 포스트를 작성하는 데 한참 시간을 들인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런 포스트를 완성하는 건 힘든 일이었고, 결국 올리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짧게라도 언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결국 폭스바겐 게이트가 터졌습니다. 물론 저에게는 그다지 놀랍지 않은 소식이었지요. 이번 일로 폭스바겐을 새삼 나쁘게 보게 되었다거나 그럴 일도 없습니다.

 

 그렇다 해도 이번 폭로는 저에게는 기쁜 소식인데, 이로서 도시 공기가 다시 맑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시 공기는 이명박, 오세훈 시절에는 꽤 개선되었었습니다. 그런데 박원순 집권기부터는 공기가 도로 나빠지고 있어요.

 

 근래 공기가 나빠지는 건 박원순이 뭘 크게 잘못해서는 아니고, 오세훈 말기쯤부터 서울시에 디젤 엔진 차량이 크게 는 것이 주원인으로 보입니다. SUV가 일상화되고, 세단에도 디젤을 쓴 게 많아졌지요.

 

 디젤 엔진들은 일단 대기 중에 많은 미세먼지를 방출합니다. 또한 질소 산화물도 꽤 많이 방출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소위 클린 디젤이 환경에 좋다는 언론 플레이와 정책적 지원이 있었는데요. 그 가장 큰 근거는 신형 디젤 엔진들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클린 디젤은 이번 사태로 잘 알려진 것처럼 조작과 사기로 점철되어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도 알고 보면 반쯤 사기나 다름없고요. 덤으로 이 문제에는 다운사이징 같은 추세도 얽혀 있습니다. 이런 사기극으로 인해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피해를 보고 있었어요. 대조적으로 이익을 봤던 건 도이치 같은 쪽이었고요.

 

 아직 이 문제를 체감하는 한국인은 적은 것 같습니다만, 프랑스 파리 같은 쪽은 작년 쯤부터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엔 디젤차가 정말 많은데, 디젤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다가 결국 사태가 커진 것입니다. 그래서 근래 파리는 무려 자동차 10부제도 아니고, 2부제를 강행하고 있을 정도고 안 이달고 시장은 2020년까지 파리에서 디젤차를 모두 추방하겠다고 선언까지 한 상황입니다. 사실 포스트를 예전에 작성하다 만 이유 중 하나로, 파리 사태가 매우 심각해진 만큼 굳이 이런저런 이야기 안 해도 디젤 문제가 곧 시끄러워질 거라 예상한 것도 있었습니다.

 

 파리 스모그 대란 이전엔 한국에서도 버스 차량 선택에 있어 CNG보다 클린 디젤이 낫다는 둥,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고, 정책적으로 유로 기준에 맞는 디젤차량을 친환경차량으로 선정해 혜택을 주는 등의 실책을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디젤 택시 이야기도 나왔었고요. 그렇지만 상황이 변했지요.

 

 결과적으로 저는 이번 폭스바겐 게이트가 터진 걸 기뻐하고 있습니다. 오랜 사기극 중 일부가 드러났고, 어쨌든 혐오스러운 디젤 배기가스는 덜 흡입하고 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연구원의 연구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 10명중 3명은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앓고 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종 언론 플레이와는 달리 한국 도시의 미세먼지들 중 태반은 중국발이 아닙니다.

 

 물론 디젤 사기극이 일단락되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사기극은 그것 하나뿐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거 생략하고 간단히 탄소배출 문제부터 살펴보자면,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사실 그 양이 얼마 안 됩니다. 농담이 아니고, 애완 고양이 1마리를 키우면 1년간 문제의 폭스바겐 골프를 1만 킬로미터 타는 정도의 탄소가 지구에 배출됩니다. 고양이 사료 원료를 키우거나 잡아오고, 가공해서 유통하는 데 그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큰 개를 키우면... 1마리당 대략 소형버스 1대 수준의 탄소가 지구상에 배출됩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개나 고양이를 키우지 말자!’ 같은 이야기는 안 하잖아요.

 

 마지막으로 읽어보면 좋을, 환경부 연구관들의 디젤에 대한 인터뷰를 링크합니다. 정부 부처끼리 디젤에 대한 이견이 그 동안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환경부 쪽의 의견이 좀 더 힘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환경부 연구관, "클린디젤은 허구, 사실은 '더티 디젤'"]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유감

사회 2014. 2. 9. 16:40 Posted by 해양장미

 당장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제도로 ‘저탄소차 협력금제’ 라는 제도가 있다.


 아직 구체적인 사안 협의는 되지 않은 제도인데, 시장과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겨다줄 수 있는 제도다. 나는 이 제안에 문제가 많다고 보기에 이것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도는 내년부터 신차에 대해 1회성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131~145 g/km를 기준으로 이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은 차에는 50~300만원의 보조금을, 탄소배출량이 많은 차에는 50~300만원의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어쩌면 차를 안 몰고 환경에만 관심이 많은 분들은 ‘괜찮은 발상 아니야?’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런 건 정말 많은 것을 고려하여 책정되어야 하는 제도인데, 현재의 방안은 그리 현명한 판단이 아닌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의 의의에 있다. 이미 승용차 구매자들은 대체로 다운사이징 / 고연비 / 고효율 등으로 대표되는 근래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비가 좋은 차를 선호하는 경향은 몇 년 전보다 이미 두드러지게 현실화되어 있다. 중고 시장에서도 연비가 좋은 디젤 차량은 값을 많이 받고, 고배기량 휘발유 차량은 제값을 못 받는 경향이 생긴 지 오래다.


 그렇지만 아직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관련 기술은 독일이나 프랑스, 또는 일본 회사만 못하다. 쉽게 말해 외제차들이 더 연비가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낮다. 이미 사람들은 고연비에 신경을 쓰다 보니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고, 여기에 굳이 부작용을 감수해가면서 저탄소차 협력금제도를 도입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오히려 이 제도는 외제차를 사는 상대적 상류층에게 도움이 되고, 상대적 저소득층의 주머니를 털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또 있다. 한국 사람들은 큰 차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것은 가족주의적인 한국 문화와 정체가 잦은 도로 사정에 기인한다. 중형 이상의 큰 세단이나 RV 등은 ‘아빠차’라는 별칭과 함께 팔리고 있다. 애를 키우기 위해서는 큰 차가 있는 게 좋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게 현실이다. 근래 한국 분위기나 여건 상 이런 인식이 빠르게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담금을 물린다 해서 큰 차량의 소비량이 줄어들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섣부른 규제가 가뜩이나 부족한 출산율 문제에 작게나마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


 또한 제도 시행 시 오히려 세컨드카 구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큰 차 살 사람은 어차피 사지만, 작은 차 안 사도 될 만한 사람들이 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이런 제도를 미리 도입한 프랑스에서 이미 있었던 일이다. 더구나 프랑스는 한국과는 달리 고연비 디젤 기술이 일반화된 데다 탄소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동차량 운전자가 80%인 국가임에도 그렇다.


 특정 자동차 회사에 유난히 부담이 심해지는 것 또한 문제다. 예를 들어 저 제도가 실시될 경우 SUV 전문 기업인 쌍용차의 타격은 심각하게 클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살면서 작은 차만 탈 수는 없다는 것과 기술개발 또한 여건이 되야 하는 거라는 걸 감안하고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근래 RV로 그나마 경제가 활성화되는 면이 많다는 것 또한 꼭 염두에 둬야 한다. 가족 단위의 여행과 레져활동이 경제 및 사회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것인지.


 내 생각엔 한국의 여건을 감안한다면 이륜차에 대한 지원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게 낫다. 한국만큼 이륜차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관리를 못 하는 나라도 또 없다. 한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들은 이륜차를 보다 더 적극적이고 안전하게 타고 다닌다. 한국 교통의 문제 중 하나가 지나치게 사륜차량 위주의 교통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륜차량은 평균적으로 사륜차에 비해 연비도 훨씬 좋고, 탄소 배출량도 낮으며 도로 및 주차공간도 덜 차지한다.


 또한 CNG 차량에 대한 정책을 바꿔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셰일가스가 개발되고, 향후 통일 시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게 용이해질 걸 감안한다면 현재 버스, 택시 및 일부 개조차량에만 사용 중인 CNG를 보급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사실 큰 차량은 이미 자동차세와 유류세를 더 내는 구조가 되어 있다. 여기에 하나의 부담을 더 얹어주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미 한국은 과거에 비해 중형차 구매비율이 줄어드는 추세고, 경차는 매우 흔하다. 이미 경차를 탈 만한 사람들은 경차를 탄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도는 충분한 하이브리드 기술이 있는 회사 및 충분한 디젤엔진 기술이 있는 회사에만 유리한 제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