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정치 2023. 10. 14. 16:5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99kCzHwdzFQ?si=qguBPbKU-pADfCGE

 

 

 

 

 

 

1)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잘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나 극우파들이 그렇게 많이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러시아가 2014년에 크름반도를 강점한 이후, 양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계속 전쟁을 치러왔습니다. 러시아가 돈바스에 괴뢰정권을 만들어서 교전을 계속했지요.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현 전쟁은 작년부터 시작한 전쟁이 아니고, 2014년부터 근 10년째 싸우고 있는 겁니다. 물론 작년의 전면침공은 우크라이나에 국가적 위기를 가져왔었지만, 일단은 성공적으로 막아냈지요.

 

 문제는 올해의 반격이 기대 이하라는 건데요.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은 본래 강하지 않았고, 나름 많은 지원을 받았으나 그 지원을 충분히 소화하고 전력을 갖추기는 어려웠습니다. 또한 서방의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높은 확률로 반격에 성공할 만큼 신속하지도, 양적으로 충분하지도 않았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설령 미국이 지원을 줄인다 할지라도 협상 테이블에 앉기 어렵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에 점령당한, 크름반도로 이어지는 동쪽 지역을 러시아에 내주기 어렵고, 설령 내준다 해도 러시아가 앞으로 평화적으로 행동할 거라 전혀 믿을 수 없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평화를 확보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우크라이나는 정치적으로 미군이 주둔할 만한 상황이 아니고, 그러니까 우크라이나는 살기 위해서 계속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서방이 지원을 중단한다 해도 우크라이나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이를 비난하고 나설 극우파들이 너무 많이 보여 참으로 혐오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크라이나에는 끝까지 저항할 정당한 권리가 있습니다.

 

 

 

 

 

 

2) 세상은 극단주의자의 망상하고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날리면의 미국이 왜 우크라이나에 미적지근한 그러나 나름 대규모의 지원을 계속하고 있을까요? 내가 보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에게는 기본적으로 좋은,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다른 나라들보다는 좋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를 운영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사바나의 초식동물 입장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치타가 추격해오는 경우, 지구상에서 치타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동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초식동물 입장에서는 치타보다 빠르게 달릴 필요는 없지요. 옆의 동료보다만 빠르게 달리면 됩니다.

 

 같은 원리로 세계적으로 악영향을 받는 사건이 일어날 때, 어떤 국가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덜 받는다면 그 사건은 라이벌을 떨어뜨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에 유리합니다.

 

 현실을 잘 모르는 극단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편을 드는 미국을 어리석다 비난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가까워지는 건 미국에 좋지 않다고 아는 척을 해댔지요. 동시에 왜 셰일을 캐지 않느냐는 비판들도 빗발쳤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극단주의자들의 아는 척에 선동되어서는 안 됩니다.

 

 ‘중국이 생산하고 미국이 소비하는게 차이메리카 시대의 기본 상황이었고, 근본적으로 이 상황은 지금도 크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고유가는 미국에 유리하고 저유가는 중국에 유리합니다. 유가는 생산비용에 바로 반영되는데, 중국은 미국에 비해 유정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날리면과 사우디가 어긋나버린 것,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크름강점과 셰일혁명 이후 저유가였던 세상을 고유가로 바꿔버리고 맙니다. 이 상황이 미국에게 불리할까요? 날리면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는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만, 미국 자체의 경쟁력을 생각할 때는 아니오. 이 상황이면 죽어나가는 건 중국이고, 제재받고 전쟁 치르고 있는 러시아입니다. 우리나라는 핵심 산업 중 하나가 정유라 그나마 중국보다는 상황이 낫긴 합니다.

 

 미국의 셰일산업은 규제받고는 있지만 고유가라는 상황이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채굴원가가 높은 셰일은 일정 이상의 고유가에서만 상업적 가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산유국이기도 한데, 산유국 미국에게 있어 러시아나 사우디는 라이벌입니다. 현 상황은 라이벌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애초에 셰일혁명 이후의 저유가는 미국의 셰일산업을 죽이기 위한 사우디의 증산에서 비롯된 것이었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현재 아주 많은 셰일을 캐고 있지는 않은데, 있는 석유를 아낀다는 건 미래의 미국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계속 싸워주는 게 좋습니다. 너무 밀리지 않고, 확 밀고들어갈 필요도 없고. 날리면 정권 입장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건 멍청한 미국인들일 겁니다.

 

 

 

 

 

3) 이준석에게 강서구 보궐선거를 도우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그 길은 김무성의 길입니다. 김무성은 선당후사를 참 많이 해온 정치인이었습니다. 본인 입장보다 당의 승리를 중시했던 적이 많지요. 그러나 우리는 그 결과를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김무성을 좋게 봐왔지만, 김무성을 비난하던 자들이 지금은 이준석을 비난하고 있지요. 이준석은 김무성의 길을 걸으면 안 됩니다.

 

 허니는 김무성하고 달랐습니다. 섣불리 MB가카를 돕지 않았었지요. 결국 MB가 항복한 후에야 허니는 한나라당을 접수하고 새누리당으로 당명부터 색깔까지, 모든 것을 바꾸고 승리하였습니다. 다만 문제라면 이준석은 쿼터가디스 허니와 달리 신성한 피가 흐르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전하는 가카와 다르다는 겁니다.

 

 나는 슬슬 이준석이 국힘에 미련을 버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의 실패가 있는 게 이준석의 행동을 어렵게 하겠고, 아직 총선룰이 확정되지 않은 것도 문제겠지요.

 

 정의당처럼 연명이라도 할 수 있으면 그 길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심상정은 지난 대선에서 리재명 두목을 떨어뜨리는 대첩을 일궈냈지요. 다만 정의당의 연명은 꽤나 규모가 있는 조직이 있으니까 가능한 겁니다.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정의당처럼 연명하는 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이준석에게는 안철수의 재력도, 정의당의 조직도 없습니다.

 

 이준석이 코인으로 돈을 좀 벌었다고는 하지만 본인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정도지, 정당을 이끌 정도의 재력과는 거리가 멀다고 압니다. 이준석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주로 청년이라 돈이 없고, 재력가들이 이준석을 지지할지에 대해서 저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결국 포인트 중 하나는 민주당에서 분열이 일어나는가로 보는데, 양당이 극단화되어있으므로 중도적인 사람들끼리 뭉치는 현상이 일어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경우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단독은 아니더라도 제3정당의 합 의석수가 200석이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고 봅니다.

 

 

 

 

 

 

4)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척을 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거리가 있습니다. 포퓰리스트들은 주로 후자에 집중하는 편이지요. 대체로 사람들은 본질에는 관심이 없고, 가십을 좋아하기 때문에 포퓰리즘에 취약합니다.

 

 예를 들어 SJW 및 페미니스트의 극단화가 싫어서 트럼프를 뽑은 미국인들도 꽤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트럼프의 당선이 그 문제를 해결했느냐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지요. 트럼프가 권력을 잡고 있는 상황 자체가 SJW들이 광분해서 날뛰는 걸 합리화시킵니다.

 

 극단주의자들은 거의 모든 경우에 반대편 극단주의자들과 좋은 적대적 공존관계를 형성합니다. 극단주의자들은 권력 자체에 집착하고, 상대편을 혐오하며 말살시키려 들지만, 히틀러조차 유대인을 멸종시키지는 못했고 결국 이스라엘 건국에 일조했지요. 상대를 멸망시키는 게 쉬웠다면 이번처럼 이스라엘이 하마스한테 큰 피해를 입는 사태도 없었을 겁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은 아마 가자지구를 전멸시킬수는 없겠지요.

 

 정치는 기본적으로 적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는 것을 전제하고, 현실적으로 타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떠올려야 정상 범주안에 들어오는 겁니다. 그렇지만 극단주의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현실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정도의 지성과 심적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중 다수는 각자가 처한 현실에 어떠한 불만이 있는 상태에서, 그 불만을 정치에 투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 문제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아니라,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적 파벌을 컬트적으로 응원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거니 믿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현실과 정치의 유리(遊離)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5) 근래 우리나라 경제가 나쁜 근본적 이유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와 세계 경제 사이클에 있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수령동지 시절 올라버린 우리나라의 인건비도 한 원인이기는 합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근본적으로 제조업 국가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COVID-19 초기에 다른 나라들 대비 대미지가 없는 편이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집에서 사용할 전자기기 등을 많이 구매했고, 우리나라는 반도체 생산강국이라 꽤 많이 팔았거든요.

 

 그런데 그 때 평소보다 사람들이 더 샀기 때문에, 한동안 사지 않는 시기가 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물가도 많이 올랐고, 코로나 시기에 사둔 물건들은 아직 생생한데 사회적 거리두기 할 때처럼 많이 쓰지도 않으니까 살 일이 없지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경제는 장기불황 상태인 겁니다.

 

 여기에 더해 임금상승 +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는 우리나라의 밤 시장을 크게 약화시켰습니다. 예전에는 인건비가 낮으니까 밤에도 직원 써서 가게들 돌렸는데요. 코로나 때 밤에 강제로 닫아야했고, 인건비도 많이 올라버렸으니까 그냥 밤에는 닫는 선택을 하는 가게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건 결국 총생산성 저하라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밤에도 일하고 소비했는데, 이젠 그러지 않게 된 겁니다.

 

 물론 코로나가 끝났으니까 조금씩은 밤에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겠지만, 예전처럼 복구되긴 어려울 거라 생각하네요. 청년도 줄어드는 추세고.

 

 

 

 

 

 

 

6)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순살자이 사태는 단순한 부실공사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주택 문화 자체가 현 시대에 메타가 안 맞는다는 게 드러나버린 사건이지요.

 

 아파트 공화국인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선분양제입니다. 분양 당첨자들은 (미달인 경우엔 분양 희망자) 아파트 가격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내면 입주 계약을 할 수 있지요. 그러면 이후 공사 중간에 납부해야 하는, 아파트 가격의 일부에 해당하는 중도금은 입주 때까지는 납부를 유예해줍니다. 분양 회사는 금융기관과 협업하여 금융을 제공합니다.

 

 문제는 건축 계약입니다. 아파트를 짓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 건축 계약은 이른 단계에 맺어집니다. 건설사는 일정 대금을 받고 건물을 지어주기로 계약하고, 주 건설사가 받은 계약은 하청에 하청의 하청 같은 식으로 쭉 내려가면서 많은 작은 회사 및 사업자들에게 쭉 뿌려집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자재비가 폭등해 버렸지요. 외국인 노동자도 줄어들었고, 금리도 폭발적으로 올랐습니다. 정상적인 건축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가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고, 대미지를 밀어내는 싸움이 전개됩니다. 그렇게 해도 대미지를 소화하지 못하고 터져버린 게 순살자이 사태인데요. 이 사태가 남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첫째. 일단 앞으로 우리나라엔 염가 아파트를 공급할 수 없습니다.

둘째. 주택 총공급량의 감소를 피할 수 없습니다.

셋째. 80~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의 수명을 고려할 때, 앞으로 주택공급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넷째. 그러니까 주택 가격은 코로나 이전의 전망과 달리 일정 이하로 하락하기 어려울 겁니다.

다섯째. 아파트 위주의 주거 형태를 재고할 필요도 있어보입니다.

 

 

 

 

 

 

7) 서울 강서구 보궐이 끝났습니다. 구청장 보궐선거가 이렇게까지 핫하기도 힘든데, 우리 전하는 참 뜨거운 선거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대략 17% 차이로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승리하였습니다. 이는 2021년 시장 보궐에서의 오세훈과 박영선의 득표율 차이와 유사합니다. 오세훈이 서울을 되찾았을 때의 정반대 결과인 것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 결과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하여, 그가 선거전문가로 실력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강서구 보궐의 결과, 리재명 두목의 영장 심사 결과 이후 수정했던 총선 예측을 재수정합니다. 3당 변수를 제외하고 민주당 200+-, 국힘은 9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하 볼 날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8) 경기가 어려울 땐 완화적인 경제정책을, 경기가 좋을 때는 타이트한 경제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이는 경제학 이론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요.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행하기 어렵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 과도하게 완화적인 정책을 펼친다거나, 지나친 분배 위주의 정책을 펼칠 수 있습니다. 전자는 트럼프의 포퓰리즘이었고 후자는 수령님의 포퓰리즘이었지요. 전자 때문에 현 날리면 정권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후자 때문에 현 정권도 운신의 여지가 그리 넓지 않긴 합니다.

 

 그보다 큰 문제는 현 정권의 기조입니다. 경기가 나쁜데, 충분히 완화적인 경제정책을 펼치지 않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근본적인 원인을, 이 정권의 서민에 대한 몰이해와 무관심으로 봅니다. 원천적으로 관심도 이해도 없으니까 제대로 된 완화정책이 충분히 안 나오고, 그러니까 경제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서민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요.

 

 물론 김진태가 저지른 대형사고 및 상황예측을 못 한 세수부족이라는 근원적 문제유발도 무시할 수 없긴 합니다. 이 정권은 현재의 국힘이 모든 면에서 수권능력이 심히 부족함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옷처럼 투명합니다.

김여사 시대

정치 2023. 5. 16. 23:3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HHG3mzqLIEQ

 

 

 

 

 

 

 

1)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의 방미와 방일 결과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굴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협상의 ㅎ자도 모르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갑질하는 생물이 용궁 상석에 앉아있으니 제대로 되는 게 없습니다. 패션 테러는 덤입니다.

 

 일단 미국은 근래 우리나라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서방 세계 전반을 뒤흔든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지원법에 더해 도청까지 하다 걸렸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에게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굳이 보면 언제든 컨트롤하기 쉬운 대상이라는 안도감을 준 정도가 있을까요? 추후 미국의 뒤통수를 날릴 생각이라면 일단 충분히 방심시키기는 한 것 같습니다만.

 

 이번 워싱턴 선언에서 미국은 명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보복을 언급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핵우산을 명시하였을 뿐입니다. 의미 없는 종이조각일 뿐이지요.

 

 관련하여 필히 해야 할 것 같은 이야기는, 주한미군이 전술핵을 가지고 있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 대통령이 스위치를 가진 핵무기입니다.

 

 6.25 전쟁 발발 당시 3일만에 서울이 함락되었던 이유는 미국이 이승만 정권의 호전성을 우려하여 전차를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시 우리 국군은 단 한 대의 전차도 없는 상황에서 밀고내려오는 242대의 T-34를 상대해야 했습니다. 이는 우리 국군에 있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가 되었지요.

 

 그리고 전쟁 초기 미군은 우리나라에 지원을 결심하고도, 우리 국군의 바주카로는 T-34를 상대할 수 없다는 다수의 보고를 무시한 채 처음에는 바주카로 T-34를 상대하려다가 큰 대미지를 입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미군은 강하게 반격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시도를 무산시켰던 전례가 있습니다. 실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만일 주한미군이 전술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북에서 전술핵을 사용한 정도로 주한미군이 즉각적인 핵반격을 실행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주한미군이 전술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실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우리나라는 아주 복합적인 전술적 제약에 걸릴 거라 생각합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지요.

 

- 북측이 소이탄으로 우리나라에 대량살상을 저질렀을 경우, 우리나라는 화생방으로 보복할 수 없을 겁니다.

- 북측이 화학무기로 우리나라를 공격했을 경우, 그것이 명백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는 화학무기로 보복하기 어려울 겁니다.

- 북측이 연평도 포격보다 더한 선제 공격을 가했을 경우, 충분하고 신속한 반격을 하기 어려울 겁니다.

- 북측이 아주 약한 전술핵무기로 공격하고 이후 연속적인 핵공격을 가하지 않을 경우, 미군은 그 정보를 은폐하려 들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 핵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해도 부정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가 북측이 화생방 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화생방 무기를 사용했다가 핵공격을 당할 경우, 미군은 핵우산을 작동시키지 않을 겁니다.

- 북측이 핵무기를 이용해 민간인 학살을 하는 게 아니라 군사적인 공격만 하는 경우, 핵우산은 작동되지 않을 겁니다.

- 북측이 전략핵무기로 우리나라 대도시를 공격해 수십만 이상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경우, 핵우산이 작동할 확률은 20~30% 정도라 생각합니다.

 

 

 

 

 

 

2) 해돈성왕 전하의 대일본외교 또한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본과 잘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면에서는 현 정권과 나의 생각하는 방향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지요.

 

 일단 이번 대일본외교에서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저자세였습니다. 그런 행위는 상대를 학습시키고, 주변국에 영향을 줍니다. 즉 우리나라는 일본이 막나가면 약해지는 나라로 인식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외교의 기본이자 협상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겁니다.

 

 그리고 이번 대일본외교에 정서적인 반감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단순히 일본에 저자세를 취한 것 자체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그 비율이 현 정권 지지비율보다 높다고 추정합니다. 즉 이는 민심을 무시한 무리수 외교고, 그렇기에 미래에 반대급부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국민적인 일본에 대한 반감이 쓸데없이 더 강해지면서 미래에 대일본외교가 더 꼬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현 정권의 태도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해산물을 다루는 요식업계 및 어시장 전반에 대한 대미지도 불사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아베 시절 화이트리스트 문제가 터진 이후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를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미 많은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돈성왕 정권은 2023년의 현실을 보지 않고, 그저 수령님 이전으로의 회귀에 집착하는 것으로 의심됩니다. 이는 성왕 전하의 지지자들이 예외 없이 그러하듯 현실이 아니라 망상과 관념에 집착하는 정치병 환자같은 기질을 용궁의 요인들 또한 마찬가지로 지녔기에 이런다고 추정합니다.

 

 후쿠시마 참사 이전에는 우리나라에 시푸드 레스토랑이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시푸드 레스토랑이 군데군데 여럿 생겨 있었지요. 일식집도 많았고요. 그러나 후쿠시마 이후 대부분의 시푸드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일식집들도 다수가 망했습니다. 후쿠시마산 해산물의 수입을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해산물을 꺼려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당시 시푸드 레스토랑이 유행했던 건 해산물이 육류보다 몸에 좋다는 인식 덕이 컸기 때문에 대미지가 더 컸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그때의 끔찍함도 잊혀지나 싶었는데, 해돈성왕 전하가 다시 한 번 그 때의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는 후쿠시마의 방류가 그렇게까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이는 정치적인 문제고 외교적인 문제입니다. 해돈성왕 전하와 그 추종자들은 대체 정치와 외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3) 공천과 경선이 끝나고 나야 판세를 알 수 있는 게 총선이지만 국힘의 역량은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아마 국힘은 2020년보다 약한 전력으로 총선에 임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어느 정도 역량을 가지고 승부하느냐가 관건일 것인데요.

 

 많은 분들이 잊은 것 같은데 2020년 총선은 (열린민주당이 있긴 했지만) 미래한국당이 더불어시민당을 이기고 비례 1당을 할 정도로 미래통합당에게 제법 유리했던 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0석을 내줬던 건 경합 지역구에서 거의 예외 없이 패했기 때문입니다. 중도적인 부동층이 거의 민주당을 찍었다는 거지요.

 

 현 시점에서 보면 아마 국힘은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 포섭을 못 할 겁니다. 현재의 국힘에서 중도층 포섭이 가능한 건 이준석과 유승민 같은 사람들밖에 없다고 봅니다. 다만 리재명 두목 일파 또한 중도층을 포섭하는 힘이 약할 겁니다. 그러니까 내년 총선의 포인트는 리재명 두목 체제로 민주당이 총선을 치르느냐, 아니냐에 있을 건데요.

 

 나의 견해는 리재명 두목이 퇴출될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리재명 두목의 빈 자리를 그 이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인물로 나는 위대한 수령동지를 꼽겠습니다. 다만 수령동지 찬양 영화가 생각보다 흥행이 안 되서 미래가 조금 불투명해지긴 했다고 느끼긴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치질의 신, 위대한 수령 문재인 동지께서 친히 출마하시어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한다면 그것은 현 정권에게 있어 끔찍한 재앙과 같을 것이며, 그에 민주당이 20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위대한 수령 동지는 과감한 개헌을 통해 역사적인 왕의 귀환을 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4) 김여사의 시대입니다. 용궁의 가장 높은 곳에 김여사가 계시기도 하지만, 도로에도 김여사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운전 하는 거 보면 김여사인줄 알았는데 사실 운전자가 김선생인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5030COVID-19를 거치면서 운전자들의 평균 운전 실력이 참으로 형편없어졌다고 느낍니다. 요새 도로를 다녀보면 전체 운전자 중 30~40% 정도는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고 다녀야 할 실력입니다. 그리고 초보운전 실력을 벗어난 사람 중 태반은 운전 매너가 심각하게 없습니다. 그것도 운전 못 하는 겁니다. 운전을 못 하는 운전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도로 전반이 정치판마냥 디스토피아가 되어 있습니다. 정치 못 하는 정치인 비율이나 운전 못 하는 운전자 비율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503, 0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최근 몇 년 사이 새로 운전을 시작하는 운전자들의 운전 실력이 너무나도 형편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권 무렵부터 도로에 카메라가 많아졌고 일부 간선도로의 제한속도가 낮아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수령님 정권 들어서는 5030같은 과도한 속도제한도 강행했습니다. 그 결과 최소한의 운전개념도 없는 형편없는 운전자들이 양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뻥 뚫린 도로에서도 계기판 기준 50km/h 이하로 달리면서 걸핏하면 브레이크를 밟고, 동시에 상향등까지 점등하는 운전자가 꽤 많아졌단 말이지요.

 

 본래 간선도로들은 70km/h이상급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50km/h 제한을 걸어둔 건데요. 제한속도가 70km/h이던 도로에서 과속 기준이 아닌 주행속도는 네비 기준 시속 80km/h, 그러니까 대략 계기판 기준 90km/h 이상입니다. 그런 도로를 계기판 기준 50km/h 이하로 달리게 되면 실제 주행속도는 40km/h 수준이 되고, 거기에 더해 브레이크를 필요이상 밟아대기라도 하면 주변의 차량 흐름이 완전히 망가집니다.

 

 유감스럽게도 정책 결정자들과 도로 설계자들은 트래픽에 대한 이해가 심하게 부족합니다. 어떤 게 사고를 유발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숫자만 보는데, 미숙한 운전자가 매우 늘었음에도 최근 몇 년 동안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는 많이 줄었습니다. 사람들이 차 몰고 나가면 스트레스 받으니까 + 언택트 시대의 영향으로 예전보다 운전을 안 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5) 사람 있고 법 있는 거지 법 있고 사람 있는 게 아닙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며 사람은 도덕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용을 가져야 하며, 가능한 서로 미워하지 말고 함께 사이좋게 어울려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나라가 디스토피아가 된 건 기본적인 미덕이 무시되고, 도덕을 멀리하며 법만을 이용하려는 자들의 비율이 너무나도 높아졌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법을 만드는 자들이므로, 법보다는 도덕과 가까워야 합니다. 그러나 근래의 정치인들은 법을 이용해 이익을 챙길 뿐이고, 정치인들의 광신도들은 그들의 광신이 도덕을 초월했다는 믿음을 가진 것 같습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겁니다. 신뢰와 브랜드는 중요하며, 약속을 어겼을 때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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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없는 권위주의자

정치 2022. 10. 10. 01:4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크름 대교의 폭파를 기념하며.

 

https://youtu.be/awIV87DBxrw

 

 

 

 

 

1) 유신 이전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함은 구체적인 업적보다도 국민의식을 바꾼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우린 안될 거야였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로 바꿔놓는 데 성공했지요. 이후 우리나라는 결과적으로 최빈국에서 주요 열강 수준까지 성장하게 되는데, 박정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랬던 박정희의 마지막이 독재 끝에 김재규에게 총 맞아 죽은 것이었으니, 역사적 유감스러움이라 아니할 수 없었지요.

 

 박정희는 어리석게도 물러나야 할 때를 몰랐습니다. 이후 그의 딸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지요. 그러나 이젠 시간이 흘러 박씨부녀를 뛰어넘는 존재가 등장하였습니다. 제 무덤 파기의 그랜드마스터, 권력과 갑질의 집착에 무쌍한 자, 물돼지 전하가.

 

 

 

 

 

2) 박정희가 올바른 인간이었냐고 한다면, 나는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는 박정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는 여깁니다. 대조적으로 박근혜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지 않았지요.

 

 물돼지 전하는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이 아직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그가 굉장히 권위주의적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권위주의적인 사람을 대하는 게 좋았던 기억이 없고, 경험적으로 권위주의적인 윗사람은 그렇다 쳐도 권위주의적인 아랫사람은 정말로 나를 피곤하게 만들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상대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고 싶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면 답이 잘 안 나옵니다.

 

 권위주의는 무언가를 실행하는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나 권위주의는 소통을 방해하고, 아랫사람을 무능하게 만듭니다. 권위주의적인 조직에서 각자는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거나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더는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적인 조직과 체계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는 좀 다릅니다. 권위는 카리스마나 능력 및 업적에 기반한 지배력을 의미하고, 권위주의는 계급 또는 직위에 대한 순종성의 추구 및 그러한 가치관입니다. 권위있는 리더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적 체계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방식으로 성장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권위주의가 사회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더 이상 권위주의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이게 권위주의적인 대통령이 자꾸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권위주의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권위주의적이니까 그런 리더가 허용되는 것입니다.

 

 

3) 노짱은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다가 본인의 권위까지 잃어버렸었습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를 잘 구분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였지요. 그래서 생전 노짱은 안 해도 될 고생을 쓸데없이 많이 했었습니다.

 

 2MB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권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MB는 임기 내내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사람들은 2MB에게 노짱과 같은 탈권위를 기대했었으나, 2MB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MB는 아주 무능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권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퀸 허니는 2MB 이상으로 권위주의적이었으나 혈통 외에는 권위가 부족했고, 권위주의를 통해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도 부족했고, 권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2MB와는 달리 히키였고 섭정까지 뒀기 때문에 그 말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문수령께서는 실제로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아닌 척을 했고, 권위를 생성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령님은 최고존엄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그 권위를 주변에 나눠주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나눌 수 있는 참된 권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누구보다 권위주의적이지만 더 이상 권위 따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미미한 권위를 이준석에게 던져 이준석을 바이든 해버렸고, 더 이상 권위를 입지 못해 벌거벗은 님이 되어버렸습니다.

 

 

 

 

 

 

4) 권위주의는 근대적인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조선시대만 해도 그 통치이념이 그리 권위주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붕당정치 시절 죽어가면서도 사대부들은 할 말은 곧잘 했지요.

 

 때때로 권위주의에 대한 추구는 붕당정치의 비효율 및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곤 합니다. 권위주의는 효율성이 있고 합리화가 쉽다는 점에서 옹호받기 쉽고, 그렇기에 잘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말 많은 문제가 권위주의에서 비롯됩니다. 정치학적인 권위주의는 자유주의보다는 전체주의에 가까운, 어쩌면 세미 전체주의 정도로 간주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민주적인 것과 권위주의적인 것은 대조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권위주의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 자체는 이미 3김 시절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자였던 노짱이 사후 일관적으로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는 것입니다. 노짱이 잘했건 못했건, 권위주의는 노짱 사후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고 노짱만큼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상징적인 인물은 그 이후에 다시 없습니다.

 

 노짱과 수령님은 친구이긴 합니다만, 근본이 매우 다릅니다. 노짱은 본인의 권위까지 내던져가며 권위주의에 대항하였으나, 수령님은 권위주의적이기 위해 거짓 권위를 창조해냈습니다. 수령님의 권위주의는 컬트와 같고, 대단히 위험하다는 걸 여러 번 이야기해왔습니다.

 

 

 

 

 

 

5) 권위주의는 유기체적 국가관 또는 조직론과 유사합니다. 수뇌부가 머리고, 아랫사람은 장기나 손발인 겁니다.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아랫사람이 무언가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식으로 무언가 돌아갈 리가 없지요.

 

 현재 우리나라는 권위주의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올라온 티어는 더 이상 권위주의가 통하는 티어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그러나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이 되기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것입니다만, ‘일시적으로는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존재할 수 있듯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 같은 노동자도 사람 갈아대면 일시적으로는됩니다. 그렇게 하다가 이제 너무 사람 갈아대서 문제가 펑펑 터지고 있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출산율 급락도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균형을 맞추려는 본능적인 행동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이 귀하지 않았고, 사람을 갈아넣는 게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인력의 공급 > 인력의 수요라고 판단하면 인력공급을 줄여야 사람 대접이 귀해지긴 할거거든요. 저출산이 권위주의 타파라는 목적 달성에는 장기적으로 유효할 수는 있을 겁니다. 지금 추세는 부작용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라 답이 없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묘한 점은 K-방역을 겪으면서 투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다수는 정부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으로 일방적인 영업제한을 강제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버리는 가운데도 그다지 반발하지 않았습니다. 집단적인 반발이 일어난 건 백신 접종 때였는데, 그건 대체로 백신음모론에 의한 것이었지요.

 

 권위주의와 집단주의, 그리고 전체주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인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돼지 전하 같은 생물이 대통령이 되고, 이준석이 바이든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승민은 쿼터가디스에 반기 한 번 들었다가 지금도 배신자로 찍혀있고요.

 

 

 

 

 

6) 현재 우리나라에 중요한 건 정권교체라거나, 좌우파라거나, 분배냐 성장이냐 같은 게 아닙니다. 그냥 뭐가 옳은지를 판단하고 옳음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사람들이 상실했고, 논리적인 상황 파악과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방식 자체를 사람들이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 때, 충분한 압력이 없다면 그 상황은 그냥 변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은 하던 대로 행동합니다. 즉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해온 방식대로도 잘 성장해 왔으니까,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추락과 몰락을 맛봐야만 진짜 변화가 있겠지요.

 

 한편으로 나는 이준석을 정치적으로 응원하지만, 이준석이 하는 말이 대중적 소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민중보다 너무 앞서나가고,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우리나라 민중의 보편적인 취향에 맞지 않습니다.

 

 이준석의 진짜 문제는 건방지고 되바라진 데 있지 않습니다. 이준석이 이야기하는 게 보편적인 민중의 입맛에 충분히 맞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상업활동을 한다면 이준석처럼 해도 되지만, 정치인은 보다 더 보편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과반의 표를 노려야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은 공정한 경쟁을 이야기하는데,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경쟁에서 승리해서 위너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준석은 하버드 나온 엘리트고, 주변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정치를 하려면 아래쪽을 보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능력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경쟁에 허덕여서 지쳐 있는 사람들이 이준석에게 선뜻 표를 줄 수 있을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7) 나는 이 상황이 아이러니한 결과로 치달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결국 더 권위 있는 지도자를 모시고자 할 겁니다. 권위주의적 마인드는 진짜 권위로 합리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아이돌을 필요로 하고,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현 시점에서 수령님과 김어준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돼지 전하에게 나름대로의 판타지를 투영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실체가 드러난 물돼지 전하는 자질이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는 생물입니다. 그러니까 불안하고 지친 민중은 의지할 수 있는 새로운 우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준석은 그 보편적 대상으로 부적합합니다. 이준석은 진짜 스타지만, 현 시점에서 패러다임을 쥐고 있지 못합니다.

 

 나는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은 이준석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이준석은 보다 더 매력적인 정치인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시련을 겪고, 더 단련되어야 합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김대중이 1970년에 집권했다면 그만큼 좋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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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만의 군주

정치 2022. 7. 30. 23:3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RHQUN6JjiM

 

 

 

 

 

1) 현 시점의 우리나라 정치 상황은 1.6 따봉 이후로는 높은 가능성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한다는 점에서 물돼지 전하는 문주석님의 훌륭한 후계자입니다. 물론 정치질 레벨에서 신계에 올라 있는 문주석님에 비하면, 물돼지 전하는 말할 가치도 없는 레벨이지요.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낮았던 건 이게 물돼지 전하에게는 죽음의 길이고, 지난 12월을 겪었다면 학습이 되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인데 이정도면 그냥 멍청한 정도를 넘어 인간수준의 뇌가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히키퀸 허니도 참 멍청했지만 임기 초부터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물돼지 정권의 행보를 보면 총체적 난국입니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서, 기존 어떤 정권보다도 낮은 곳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주석 정권은 적어도 임기초 정치쇼는 프로급이라 국민들을 고조시키고 지지층을 만족시키는 데는 탁월하였었습니다.

 

 노무현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이 집권 후 교만한 내부다툼으로 지지율을 빠르게 잃은 전례가 있기는 하나, 노무현은 절망적인 사람 보는 눈과 영 무던하지 못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인 개인 능력과 국가를 위한 선량함과 특유의 매력이 있었고, 이명박 또한 부덕하나 개인 능력은 좋았고 주변에도 인재가 없지 않았으며 국민을 단합시키려는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물돼지 전하는 김한길, 안철수, 강기훈 등과 함께하면서 스스로가 좌부터 우까지 아우르는 통합의 정치를 한다고 착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겁니다. 대통령이라는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개념이 없다는 겁니다.

 

 

 

 

 

 

2) 물돼지 전하가 리재명 두목보다 덜 위험했던 점 중 하나는 코어지지층의 부재에 있습니다. 경선 당시 물돼지 전하는 맹목적인 노년층 표와 조직표를 받았지만, 그건 한시적인 코어였다고 판단합니다. 지난 금요일 물돼지 정권의 지지율은 28% 이하로 떨어졌는데, 아직 너무 높습니다.

 

 문주석님의 지지층은 문주석께 기이하고 열광적인 부채의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민주국가의 정치인에게 국민이 가져서는 안 되는 종류였으나, 현실은 현실이고 결과는 결과입니다.

 

 대조적으로 물돼지 전하에게 투표했던 이들은, 그동안의 투자를 돌려받아야겠다는 심리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문주석님은 노무현의 승계자로 인지되었으나, 물돼지 전하는 족보가 없습니다. 이준석이라는 신성(新星)과 리재명 두목에 대한 두려움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요. 그런데 물돼지 전하는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빚을 갚으려 드는 게 아니고, 자신의 주변에 지극히 주관적이며 비합리적인 논공행상을 강행하는 중입니다.

 

 문주석님은 아마 모든 정치적인 목표를 달성하셨을 겁니다.

 

 

 

 

 

 

 

3) 우려대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가 나왔습니다. 예고가 되어 있었기에 가 나온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는데, 가 나와야 했는지는 아직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나의 추정으로는 현재 미국은 COVID-19 이전의 노동생산성을 회복하지 못한 것 같은데, 고용지표가 꽤 괜찮은데도 이 상황이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COVID-19를 거치면서 이직하였고, 그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잘 안 되거나 노동숙련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여 질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나마 미국은 모든 일에 있어 매뉴얼화가 잘 된 나라고,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인데요. 우리나라는 모든 업무가 매뉴얼화가 안 되어있고, 모든 업무 현장이 숙련된 노동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한번 경기침체를 얻어맞으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답이 더 안 나올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2분기는 어닝서프라이즈였는데,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많아 GDP가 오르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소비가 많으니까 당연히 수지는 적자가 난 거고요. GDP는 일단 올라간 건데, 이런 성장은 지속성이 없습니다.

 

 이번 2분기에는 물가가 오르니까 그게 아이러니하게 소비를 촉진했을 수 있습니다. 물건가격이 계속 오르니까, 사고 싶은 건 빨리 사버리는 게 그나마 싸게 살 수 있다는 심리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4) 우크라이나 전쟁은 역시나 우크라이나가 점점 우세해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는 공세를 서두르지 않았는데, 헤르손에서의 대치에서 러시아는 너무 많은 것들을 소모하였고, 워낙 보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보니 대치만 하고 있어도 우크라이나가 유리해지는 양상입니다.

 

 또한 러시아군은 쓸데없이 잔혹한 짓을 하면서 전쟁범죄를 많이 일으키고 있는데, 그건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의지를 북돋고 사기를 높입니다. 서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게 적당히 종전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도 지속되는 러시아의 전쟁범죄 때문에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전쟁범죄가 자꾸 일어난다는 건 현재 러시아가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고,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제국처럼 심각한 내부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폴란드에 무기를 대량으로 팔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방에게는 우크라이나의 아군으로 비춰지게 되어 다행입니다. 다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전향적이지 않습니다. 지금 같아선 기회주의적이고 돈만 벌려 드는 걸로 인식되기 쉽고, 그런 입장은 비호감을 사기 쉽습니다.

 

 

 

 

 

5) 예전부터 이야기했듯 우리나라의 하락세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연착륙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물돼지 정권 하는 거 보니까 연착륙은 이제 불가할 것 같습니다. 이제 경착륙이냐 추락이냐가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랜딩을 하는 데 성공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장담이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지금껏 다른 선진국들이 겪었던 쇠퇴 사이클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라가 쇠퇴한다는 게 어떤 건지 감을 잘 못 잡을 수 있고요. 그 과정에서 개선되거나 해결되는 것들이 신속하고 많아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온갖 문제들과 쇠퇴속도를 감안하면 영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다난함이 있을 것이지만 상황을 인지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한다면 각자가 겪는 어려움은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6) 중국이 7나노를 만들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아직 신뢰할 수는 없지만 사실이라면 대만을 통해 기술을 빼돌렸을 겁니다. 대만은 차이잉원 정부와 무관하게 민간기업이 중국과 너무 가까워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물돼지 정권은 미국이 제안한 칩4에 동의하는 것을 머뭇거리고 있는데요. 최태원 때문에 미적거리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안 좋습니다.

 

 중국이 진지한 위협으로 떠오르면서 미국은 점차 중국에 문제 있어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가 양다리 걸치는 걸 미국이 점점 봐주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건 신냉전 구도에서 손해를 볼 거고, 더 이상 중국을 통해 얻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거나 아니면 미국에 의해 응징당해 대미지를 입게 될 것입니다.

 

 최태원은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는 하는데, 그걸로 칩4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7) 물돼지 전하는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가?’ 라는 명제에 대한 답이 원천적으로 약했습니다. 본래 정치인이 아니고, 너무 쉽게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구태들은 조종하기 쉬워보이고 인기도 좋은 당외인사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밀었고, 그것을 위해 민심에 어긋나는 조직표 동원을 서슴잖았습니다. 지금은 그 대가를 치르는 중입니다.

 

 아직도 물돼지 정권은 방향성이 명료하지 않습니다. 표를 준 국민에 대한 배신은 일상적이고, 철학이 없는 건 원래 알았지만 컨셉조차 불명확합니다. 정책의 통일성이나 탁월함 따위 존재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 걸 너무 많이 시도합니다. 리더가 리더의 자격이 없으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8) 물돼지 탄핵하자는 말이 언제 나올지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탄핵 소리가 나오면 박근혜 탄핵 PTSD 때문에 보수결집이 일어날 위험이 있으니까 민주당이 섣부르게 나서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워낙 지지율이 낮으니까 또 모르는 겁니다.

 

 노무현 시절엔 국민들이 노무현에 대해 복잡성이 있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당시 국민들 중 다수는 노무현을 우리 무능한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무능한에만 포인트를 맞추면 안 됩니다. ‘우리도 포인트였습니다. 박근혜가 탄핵된 이유는? 그녀가 대통령의 자격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은 그걸 잃어버린 적은 없었습니다.

 

 물돼지 전하는 탄핵소추에서 부활했던 노무현보다는 탄핵을 당해버린 박근혜에 훨씬 가깝고, 사실 박근혜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아래입니다. 물돼지 전하의 앞날은 대단히 어둡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감정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럴 가치가 없습니다. 집권하자마자 이렇게 제 무덤 파는 군주는 고대 이집트 파라오 이후 수천 년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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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는 현재진행형

정치 2022. 3. 18. 23:4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Two Steps From Hell의 Thomas Bergersen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작곡한 곡, Wings for Ukraine 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승전을 기원합니다.

 

 

 

 

 

 

1) 우크라이나 전쟁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그 전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푸틴이 전쟁을 벌인 이유는,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우크라이나가 자유 세계의 일원이 되는 것을, 성장하는 민주국가가 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푸틴의 무도한 크름반도 침공 및 강제합병 이후, 미국은 셰일을 캐고 유럽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하였습니다. 푸틴의 권력은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군사력에서 나오는데 모든 것이 2014년 이후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크름반도를 잃고 돈바스 전쟁을 거치며 우크라이나는 무장을 갖춰가고 있었고, 민주적이며 개혁적인데다 유대인인 젤렌스키의 취임은 푸틴에게 큰 위협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말부터 유가가 폭등하기 시작합니다. 푸틴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었지요.

 

 푸틴의 실수는 젤렌스키를 얕잡아봤다는 것이었습니다. 레닌그라드를 지켰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을 푸틴은, 젤렌스키를 영웅으로 만들고 자신은 21세기의 히틀러가 되어버렸습니다.

 

 

 

 

 

 

2) 기습 공격이 막히고 젤렌스키가 결사항전을 선택한 시점에서, 사실 러시아는 진 겁니다. 민족은 상상의 공동체이며, 근대국가는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자들의 단체입니다. 푸틴은 어쩌면 힘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젤렌스키를 죽이고, 우크라이나인들을 학살할 수는 있습니다만 (물론 지금은 그마저도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젤렌스키가 전사하면 그를 영웅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고, 러시아인이 되는 것을 거부할 것입니다. 푸틴이 아무리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후 탄압한다 하여도, 푸틴은 영원히 살지 못하며 우크라이나는 언제고 부활할 기회가 옵니다.

 

 사람은 종교적 동물이며 각자의 아이덴티티 중 많은 부분은 신화적 이야기에 의해 구성됩니다. 푸틴은 좋은 스토리를 만들지 못했고, 자신이 제시한 이야기를 우크라이나인들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데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3) 우리나라의 분열과 위기도 본질적으로는 스토리 문제입니다. 국민의힘계가 계속 졌던 이유도 스토리 싸움에서의 패배가 그 본질입니다.

 

 박정희와 신군부, 그리고 운동권의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끼리는 근현대사의 스토리를 공유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주로 좌파에서 크게 발생하였는데, 나는 그 이면에 우리나라를 분열시키고 와해시켜 좌초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고 믿습니다.

 

 좀 뭉뚱그려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파는 한국의 역사를 아픔을 이겨낸 영광의 역사로 인지합니다. 이승만의 한미동맹, 유엔 다국적군과 손을 잡은 국군의 분투로 지켜낸 휴전선, 눈부신 산업화, 이후의 성공적인 민주화. 공과가 있지만 영광의 역사라는 데 우파는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문제는 좌파는 이승만의 한미동맹도, 박정희의 산업화의 공도 일단 부정하려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들의 과오를 책잡는 걸 넘어, 공 자체를 말소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80년대 운동권은 명백하게 공산주의자였고, 민주당에 남은 자들은 이후 전향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주체사상 또는 마르크시즘에서 기원한 별개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본래 한국인들이 가지던 스토리와 호환성을 가지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스토리텔러로는 좌파가 우파보다 뛰어났고, 우파는 스토리의 중요함마저 인지하지 못한 채 김대중과 노무현 시대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4) 박근혜의 등장과 대두는 한나라당에게 있어 미래를 빌려다가 현재를 잡는, 그런 성격을 지닌 것이었습니다. 박근혜의 존재 때문에 당시의 청년들에게 한나라당은 군사독재의 후예로 인지되었고, 노무현의 열린우리당(민주당계)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인식되기 쉬운 조건이었거든요.

 

 당시 한나라당의 전략은 노무현 정권을 무능한 정권으로 몰아붙이고, 과거 일잘하고 유능했던 고도성장시기 박정희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제2의 박정희 이명박과 박정희의 딸 박근혜로 밀어붙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방식은 일단은 잘 통했지요. 9년간 이명박근혜 시대가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대신 한나라당은 미래를 잃었습니다.

 

 박근혜가 영민하고 말을 잘 하고 누가 봐도 탁월한 리더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사실 박정희의 딸이라는 게 그렇게까지 흠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라는 혈통이 가장 큰 정치적 능력이었고, 그런 박근혜를 떠받드는 친박계를 당시의 청년들은 민주주의자로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실제 집권한 후엔 히키짓에 어그로 끌기 쉬운 정책 남발하고 정윤회에 성완종에 펑펑 터지다가 불법 총선개입한 끝에 총선 말아먹고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져 탄핵당함으로 적당히 물러나도 우파의 미래를 망가뜨렸을 판에 아예 전소(全燒)를 시켜버립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나는 사람들에게 자유한국당을, 미래통합당을 찍어달라고 말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문재인이나 민주당을 비판하는 건 쉬웠지요. 그러나 그게 자한당을, 미통당을 찍을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중정치는 어떤 신화를 믿게 만드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거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것. 종교적이고 문학적인 그런 작업이 가능해야만 정치적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파는 결국 2022년에 들어서야 윤석열과 이준석이라는 두 이야기가 합쳐짐으로 집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5) 페미니즘은 본질적으로 종교입니다. 광신적인 모든 종교가 그렇듯, 페미니즘도 교도들에게 현실과 유리된 특정한 세계관을 제공합니다. 많은 종교가 이성을 내려놓고 도그마를 받아들이게끔 요구하는데, 페미니즘은 그 정도가 대단히 심각한 편입니다.

 

 페미니즘은 본질적으로 여성우월주의와 남성차별론을 포괄하는 신화입니다. 페미니즘 신화에서 여성은 평화이자 연대이며, 세련됨과 문명이며, 자연과의 조화이며 또한 지성입니다. 대조적으로 남성은 폭력과 갈등, 야만, 또한 동시에 자연을 망가뜨리는 제국주의적 근대성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은 History를 종식시키고, 그 기록을 지우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운 역사 위에 Herstory를 덧씌우고, Herstory의 시대를 만들고자 합니다. 물론 그런 믿음은 현실과 매우 유리되어 있습니다만, 모든 광신도들은 현실을 보지 않고, 여성은 남성보다 종교에 쉽게 빠지기 마련입니다.

 

 신좌파 도그마에서 페미니즘은 크리스트교의 삼위일체와 같습니다. 그 교리에서 자본주의는 근대적이고 남성적이며 생태적인 죽음을 불러오는 폭력입니다. 여성이 세계의 주도권을 쥐고, 냉혹한 자본주의를 이겨내고, 윤리적 생태주의를 생활화해야 삶과 평화가 온다는 식의 구원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주의와 생태주의와 채식주의는 삼위일체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과 여성주의, 그리고 박원순의 도시농업이 얼핏 보기에는 다른 사안같지만, 실제로는 신좌파라는 하나의 테두리 안에 있습니다.

 

 

 

 

 

 

 

6)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냉전이 사실은 끝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적어도 러시아, 중공, 북조선은 냉전이 동구권의 패배로 끝난 걸 받아들이고, 낮은 자세로 나토를 중심으로 한 자유 세계에 합류할 생각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냉전은 끝났다는 서사적 조작 위에 출범하였습니다. 그 스토리를 믿게 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무수한 밑작업들이 있었습니다. 스크린쿼터를 외치던 한국 영화에서 북조선 사람들은 오랜 기간 잘생기고, 고결한 인물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천안함은 북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었고, 전시작전권 환수는 민족주의적 숙원인 것처럼 홍보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을 들고, 젤렌스키를 폄하하는 것들은 명백하게 저쪽편입니다. 군사적 갈등이 다시 시작된 세계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나라는 저쪽편으로 인지된다는 걸 올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7) 나는 국민의힘이 박근혜 탄핵 이후 문재인 정권을 거치면서, 드디어 처음으로 국민의힘은 어떤 당인가라는 철학적 명제를 마주하였고, 어느 정도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그저 민주당이라는 악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이어서는 안 됩니다. 가치를 지향하고, 서사와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정당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장기집권하는 정당이어야 합니다.

 

 앞으로 20년 정도는 저들에게 정권을 내줘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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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시프트

정치 2022. 1. 26. 20:1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8tnAlPBWr0Q

 

 

 

 

 

 

 

1) 노태우 정권 당시, 김영삼의 3당 합당은 당시의 청년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줬습니다. 당시 많은 청년들이 3당 합당에 반대했고, 그로 인해 당시 제법 다수의 청년들은 양김 중 김영삼은 변절자로, 김대중은 그나마 순수한 인물로 간주하게 됩니다.

 

 이후 김영삼은 하나회를 해체하고 전두환과 노태우를 구속하는 등 재평가받을 만한 행동을 합니다만, 김현철 비리와 IMF 외환위기로 정권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추락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정치적 기반이 약한 김대중이 운동권을 포섭하면서, 당시의 청년들은 완전히 민주당 편이 됩니다.

 

 

 

 

 

2) 노무현은 3당 합당 반대가 정치적인 큰 자산이었습니다. 3당 합당으로 생긴 군사정권의 영남 기득권 대 민주화 세력의 구도가 00년대 이후 펼쳐집니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도 이회창이 실각하고 이명박과 박근혜가 권력을 잡으면서 이 대립구도가 강해집니다. 이명박의 경우 본인은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했던 인물이었지만, 정치는 친형인 이상득의 지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계파는 민정계였습니다. 김영삼의 추락과 이회창의 실패가 한나라당을 군사정권의 후예로 역행시켜놨었지요.

 

 그래서 2017년 대선까지도 이 구도가 이어집니다. 민주화 투사 VS 군사정권의 후예라는 구도 말이지요. 그리고 이 구도를 체화(體化)하고 있는 게 현재의 4050 세대입니다. 여전히 관성대로 정치를 민주 VS 반민주의 구도로 보고 있단 말이지요.

 

 

 

 

 

3) 현재의 40대와 50대도 좀 성격이 다릅니다. 50대는 86세대의 바로 밑으로, 김영삼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김영삼 시대도 잘 기억합니다. 그런데 40대 초중반의 경우, 김영삼 정권 당시엔 아직 10대였습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40대가 처음으로 뽑은 대통령은 김대중 아니면 노무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민주화 이후, 청년들의 정치적 관심이 별로 높던 시절이 아닙니다.

 

 90년대는 신문에 아직 국한문혼용체와 세로쓰기를 쓰던 시절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40대는 어릴 때부터 한글과 가로쓰기만을 사용한 세대라서, 국한문혼용체와 세로쓰기에 그리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신문 정치면에 대한 접근성이 그리 좋지 않았고, 인터넷 보급도 김대중 정권 중반부터 되었기 때문에 그때는 정치에 대해 정말 관심이 없는 청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노무현이 죽지요. 그게 비극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2030 세대 중 다수는 자신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노무현이 죽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치를 벼락치기로 학습하게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당시 2030 세대가 가장 접하기 쉬운 교재는 나는 꼼수다였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나 박근혜 정권 때나 한나라-새누리당의 대응은 최악이었습니다. 일단 선거에서 계속 이겼기 때문에, 보수우파 진영은 바닥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제 때 깨닫지 못했습니다.

 

 

 

 

 

 

 

4) 이후 시간이 지나 박근혜 탄핵 사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생깁니다. 이게 현재의 청년세대지요. 이 세대의 특징은 꽤 다수가 처음에는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다가, 나중에 완전히 돌아섰다는 겁니다.

 

 이 세대의 특징은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는 걸 일찍 경험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문재인이 박근혜보다 훨씬 반민주적으로굴면서도 무한정 옹호받고, 동일하지 않은 기준이 적용되는 것을 체감하였습니다.

 

 현재의 40, 민주당 코어 지지층이 많은 세대 중 다수는 애초에 선악을 미리 결정해놓고 사건을 봅니다. 그렇게 봐온 시간이 있고, 그냥 계속 그렇게 보는 게 편하니까 계속 그렇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20대는 그럴 이유가 없지요. 40대 민주당 콘크리트에게는 민주주의는 민주당의 것입니다만, 그건 그들만의 신화에 불과합니다.

 

 크리스찬들은 크리스트교의 신화들을 그리스ㆍ로마 신화와 동일한 수준에서 볼 수 없어합니다. 그렇지만 야훼나 제우스나 동일한 수준에서 볼 수 있는 게 종교적 중립성입니다. 민주당 콘크리트에 갇혀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스찬들이 크리스트교의 신화를 대하는 것처럼, 그렇게 민주당을 특별취급합니다.

 

 

 

 

 

 

5) 현재의 청년세대 중 다수가 윗세대보다 정치적으로 나은 면이 있다면, 그들이 정치의 종교화를 답습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우파를 지지했던 것이 아닙니다. 박근혜 탄핵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다수였지요.

 

 그러니까 그들은 돌아섬으로 정치적 의식이 싹텄습니다. 윗세대의 정치의식 기반이 부채의식이라면, 현재의 청년세대는 기반이 배신감입니다. 윗세대는 부채의식을 상환하려 하다보니 정치적 도그마를 받아들이고 종교화된 반면, 청년세대는 정치인을 믿지 않습니다. 이런 특성은 40대를 강성 콘크리트로, 20대를 민첩한 부동(浮動)층으로 만듭니다.

 

 

 

 

 

 

6) 문재인 정권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후퇴시켰습니다. 문제는 이 객관적 사실을 대깨문 민주당 콘크리트들이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악화에서 남성은 법적ㆍ제도적으로 여성에 비해 평등한 시민권을 누리지 못하게 되어 실질적으로 계급이 분화된 신분사회가 되었는데, 나이든 남성이 이러한 악화를 신속하고 민감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청년들은 어릴수록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법과 제도는 여성과 남성에게 다르게 적용됩니다. 여성이 귀족이라면 남성은 천민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청년남성들은 계급 투쟁을 하고 있는 거고, 이 관점에서 보면 청년남성들이 진보적인겁니다. 시민적 평등을 위해 투쟁 중이니까요. 청년이 보수화된 게 아닙니다. 청년은 여전히 진보적인 거고, 중년은 상황파악을 못하고 현실을 인정 못해서 보수화된 겁니다. 현재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 중인 건 청년들입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청년남성 다수는 페미니스트들의 기만전술에 질려버린 나머지 시민적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 전반을 적대하고 있으며, 좋은 표현법을 찾지 못하고 극우화된 (아마도 개신교에서 퍼뜨렸을) 언어 및 관점을 가져다 쓰거나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편적이고 시민적인 평등을 지향하고 그것을 요구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중요한 건 20대가 이야기하는 건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어려서 학습능력이 좋고, 선입견도 적고, 제도적인 문제에 많이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있을 뿐이지요. 만약 20대 다수에게 더 나은 어휘능력과 개념, 효율적인 소통채널이 있었다면 상황을 좀 더 잘 알릴 수 있었을테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20대의 몫으로 돌릴 수 없습니다. 20대는 탄광의 카나리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건데, 중년 중 다수는 카나리아가 그저 울기만 한다고 그걸 무시하고 있지요.

 

 

 

 

 

 

7) 패러다임은 변했습니다. 민주당에는 민주주의가 없고, 진보적이지도 않습니다. 이 시대에 시민적 기본권과 평등을 가장 필요로 하고 투쟁중인 건 다름아닌 여성부 해체를 외치는 청년남성입니다.

 

 온갖 좌파적 신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좌파적 망상들은 이번 정권에서 과감하게 강행되었고, 거의 예외 없이 비참한 결과들만을 낳았습니다. 그러한 비극으로 인해 다수가 돌아섰고, 그보다는 적지만 아직 그래도 절대적인 숫자는 많은 갈라치기의 수혜자들과 무비판적 콘크리트들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본문에서 이야기한 모든 세대론은 평균적 경향성을 의미할 뿐으로, 편의상 각자의 판단과 이해와 개성을 무시한 것입니다. 누구나 어떤 세대에 속한다는 이유로 꼭 어떠한 판단을 하게 되지는 않으며, 어떠한 세대이기에 불이익, 혐오, 무시 등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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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 윤석열?

정치 2022. 1. 24. 19:5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iu6_C1dGF4

 

 

 

 

 

 

1) 대선이 45일 남았습니다. 사전투표를 감안하면 40일 정도. 설 연휴가 지나면 대선레이스로 들어갈거고, 그때부터는 선거국면에서의 변수가 생깁니다만 일단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윤석열의 승리입니다.

 

 현재의 윤석열은 본인의 모자란 자질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위한 많은 것들을 가진 후보가 되었습니다. 문재인의 진정한 충신이었다는 것에 대한 재조명, 여성부 폐지라는 절대반지급 이슈의 점유, 노무현 이후 첫 등장한 진정한 슈퍼스타 이준석과의 공조, 그리고 김건희 녹취록을 통해 얻은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라는 포지션까지.

 

 왜 윤석열이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가 되었느냐고요? 본문은 그걸 설명합니다.

 

 

 

 

 

 

 

2) 그 스타성과 연설 능력, 토론 능력 등을 감안하면 노무현의 진정한 후대는 아마 이준석일 겁니다. 그렇지만 이준석과 노무현의 정치적 자질은 크게 다릅니다. 노무현은 이준석만큼의 정치적 재능을 가지진 못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대신 노무현에게는 이준석이 가질 수 없는 게 있었지요. 이준석은 너무나도 빼어나고 잘났기 때문에, 보통 사람이 이준석에게 공감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무현은 상대적으로 공감하기 쉬운 면이 많았습니다.

 

 노무현에게는 고뇌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파격적으로 협상을 제의한다거나 통큰 결단을 내리는 면이 있었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근래의 정치인 중에는 하태경이 좀 닮았습니다. 하태경은 정치적 자질이 뛰어나지 않지만, 오판을 수정하고 더 나은 방향을 잡는 능력이 있지요. 그런데 올해 윤석열도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는 윤석열의 변하려는 노력, 잘하려는 노력을 보면서 노무현을 떠올렸습니다. 노무현도 그렇게 했었지요. 노무현은 항상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도 않았고 진정으로 탁월한 리더도 못 되었었습니다만, 적어도 자신의 선택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고, 번민과 고뇌를 아끼지 않았었습니다.

 

 

 

 

 

 

3) 40대가 민주당 콘크리트가 된 원인 중 하나로 반드시 꼽아야 할 게, 노무현 정권 당시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태도입니다. 노무현을 비판한다거나,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거야 당연한거고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한나라당은 노무현을 낮춰보고, 아예 대통령으로 인정을 안 했었습니다.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의 패배를 심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수준낮게도 사시패스한 노무현의 고졸 학력을 책잡았었습니다.

 

 당시의 청년들은 그 때 한나라당의 모습을 정적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국가질서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었습니다. 그 정도로 당시 한나라당은 선을 지키지 아니하였고, 국가원수 노무현의 정당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었습니다. 그건 노무현이 뭘 잘못하고, 뭐가 모자라고, 그런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현재 이준석이 당대표지만 어리다고 무시하는 당내 인사들이 많은 것과 유사합니다.

 

 그 와중에 노무현은 한나라당에 무조건 적대하지 않았습니다. 불쌍해 보일 만큼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인수위 때는 박근혜의 포섭에 대한 검토도 했었고, 집권 후에는 대북송금특검부터 시작해서 대연정이라거나, 한미 FTA라거나.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한나라당은 지금보다 더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노무현을 끝까지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나는 노무현을 좌파가 되기에는 너무 똑똑했고, 그렇다고 우파를 하기에는 지나치게 반골정신과 고집이 셌던 인물로 생각합니다. 노무현은 잘해보려는 진심은 강했지만 철학적 깊이는 없었고,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었는데, 또 완전히 감성적이기에는 너무 영리했습니다. 그런 복잡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노무현을 이해하기 어려워했고, 감정적으로는 그럭저럭 좋아해도 판단은 부정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고민하고, 주변엔 온통 운동권임에도 대연정,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 건설 같은 결론을 내는 노무현을 참 좋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건 결코 쉬운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5) 퇴임 후에 노무현은 너무 빨리 죽었습니다. 나는 당시에는 노무현이 자살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노무현의 무책임한 자살에 분노했었고, 또한 동시에 끝까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대우하지 않았던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에도 분노하였었습니다.

 

 그렇지만 고통을 겪었을 노무현도,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어떻게든 잘해보려 노력했던 이명박 정권도 시간이 지나면서 용서할 수 있었고요.

 

 시간이 흐르면서 진심으로 용서할 수 없게 된 건 이후 등장한 매노들이었습니다. 속칭 친노. 이들을 지지하던 자들는 깨시민을 거쳐 대깨문이 되지요.

 

 이들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지도 않았고, 노무현의 과오를 딛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가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을 고뇌하게 만들었던 운동권이 그저 노무현의 이름을 팔아먹고 있을 뿐이었지요.

 

 

 

 

 

 

 

6) 나는 오로지 안희정만을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로 보았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를 결정하고 대연정까지 주장하였던 노무현과 가장 닮은 건 안희정이었지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은 복수와 심판을, 안희정은 용서와 화해를, 이재명은 혁명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복수자가 이겼으니 나라꼴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노무현에게는 주변에 운동권이 붙어있어도 고뇌하고 번민하며 대한민국의 앞날을 생각하는 진심과 합리성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문재인은 그 때에도 운동권 세력의 보스였지요.

 

 

 

 

 

 

7) 김건희 녹취록에 안희정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요. 그건 나름대로 의미가 큽니다. 내가 보기엔 안희정은 노무현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인데, 그만 말도 안 되게 정치생명이 끝나버렸습니다. 민주당에는 그의 후계자가 없었고요.

 

 그런데 생겼습니다. 김건희 녹취록 때문에 어떤 의미로는 윤석열이 안희정의 계승자가 되어버렸어요. 안희정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철저히 버려진 인물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안희정의 복권은 불가능해 보였지요.

 

 그렇지만 김건희 녹취록이 터지면서 안희정을 지지하고 동정하는 입장을 드러낸 유력 대통령 후보가 생겨버린 겁니다. 게다가 그 주인공, 윤석열은 마침 고뇌하고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요. 노무현처럼.

 

 

 

 

 

 

 

8) 여기에 더해 이재명은 본래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었던 정동영을 복당시켰습니다. 이에 계보가 꽤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정권 말기 당시 정동영은 노무현과 꽤 갈등을 빚었었습니다. 그런 정동영을 이재명이 복당시킨 시점에서, 이재명은 노무현의 계보도 아니고 문재인의 계보도 아니게 된 것입니다.

 

 대조적으로 윤석열은 관점에 따라 안희정의 계승자로 볼 수도 있고, 문재인의 계승자로 볼 수도 있는 인물입니다. 적통으로 볼 수 없고 계승권이 강하다고 볼 수도 없지만, 어쨌든 이 시대에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더해 윤석열의 옆에는 옛날 노무현을 연상시키는 이준석도 있고요.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그런 느낌입니다. 여전히 윤석열에게 탁월함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만, 따스함을 기대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누굴 찍을까 고민중인 분들, 특히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온 분들이 있다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누가 진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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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의존성과 프레임

정치 2021. 12. 8. 21:1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Xjfwi-fQ_Ag

 

 

 

 

 

1) 드립커피를 추출할 때 보통 물줄기를 돌려가면서 붓지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드리퍼에 담긴 원두에 물을 골고루 부어주기 위함인데, 드립을 잘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지는 처음에 원두를 적셔줄 때 잘 적셔주는 겁니다. 원두에 특정한 물줄기가 생기면 안 되거든요. 물줄기가 생기면, 그 물줄기를 따라서만 물이 흘러내려갑니다. 그러면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추출을 할 수가 없어요.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는 바스켓에 원두를 담고 탬핑하는 작업이 고르게 되어야 합니다. 실패하면 물이 주로 통과하는 경로가 생기지요. 자연은 한 번 생긴 경로에 일정 이상 의존적으로 흘러갑니다.

 

 

 

 

 

2) 우리는 모르는 걸 처음 공부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아는 분야가 되고, 편해집니다. 그렇게 안다고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소위 프레임이 생긴 순간입니다. 그때부터는 이해하고 생각하는 길이 뚫린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경로를 통해 효율적이고 쉽게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 문제는 경로의존성도 동시에 생긴다는 것입니다.

 

 본능적으로 사람은 경로의존성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처음 무언가를 공부할 때처럼,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할 때처럼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그런 고통을 회피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건 살빼기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선입견을 잘 바꾸지 못합니다.

 

 

 

 

 

3) 가진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면 고통을 겪으면 됩니다. 외부적 요인으로 프레임이 부서질 만한 고통이 발생한다면, 그 때부터는 프레임을 벗어나는 고통을 당분간 다시 체험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보통 프레임이 부서질 만한 고통은 재산, 권력, 신분, 가치관 등에 대한 실질적 대미지를 수반하기 때문에 가능한 미리미리 사고(思考)의 경로의존성을 의심하고 그것에서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어쩌면 도그마란 프레임을 수호하려는 심리의 발현일지도 모릅니다. 아마 종교와 철학의 분화는 믿음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될 겁니다. 종교는 믿음에 대한 양(+)의 피드백 과정이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철학은, 믿음에 대한 의심과 창조적 파괴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의 피드백이 걸려야 한단 말이지요.

 

 아주 오래 전에는 종교와 철학을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이런 분화가 생겼습니다. 철학은 오랜 기간동안 도그마를 벗어던지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나오게 된 게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에는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믿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종교의 도그마는 신이, 예언자가, 선지자가 가져다준 진리의 말씀입니다만 과학이라는 건 영원히 닿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진리를 향한 여정과 진리로 간주되는 합의의 공유와 의심이지요.

 

 

 

 

 

5) 세계의 비밀을 알아내고 진리에 도달하는 올바른 방향은 과학입니다. 현대인은 옛 사람들이 도달하고자 다양한 방향으로 노력하였던 진리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의 본능은 과학적 방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효율적으로 프레임을 형성하고, 그 프레임에 따라 최대한 위험을 회피하고 빠른 결론을 내리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야생은 위험한 것 투성이고, 그런 위험을 일단 피할수록 후손을 남기기 유리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동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사람 아동은 부모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위험 등에 본능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좋지 못합니까. 대신 프레임을 빠르게 형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을텐데요.

 

 현대 사회는 야생보다 훨씬 안전해진 대신 복잡한 이해와 판단이 필요한 게 많아졌고, 생존 자체보다는 삶의 질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이런 본능이 문제가 됩니다. 현대 사회가 과체중/비만 인구를 많이 만드는 문제가 있듯, 잘못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6) 현실적으로 현대 민주정은 프레임 전쟁입니다. 절대다수의 유권자들은 한정적인 정보로 프레임 내에서 판단을 합니다. 정치 고관심층이건 저관심층이건, 극소수만을 제외하고는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대다수의 정치 고관심층은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로 고관심층이 되어있는데, 사건이 터지기 전에 프레임을 벗어나는 건 기본적으로 이성적이고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장기적인 면과 단기적인 면이 있는데, 장기적인 면은 소속감을 형성하고 프레임에 젖어들게 하는 과정입니다. 단기전은 거의 선거철에 생기고요. 선거철에는 정치 관심도가 올라가니까 평소와는 다른 조건이 되는 겁니다. 정치 저관심층에 대한 공략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되지요. 그러니까 선거철이 아닐 때는 기본적으로 프레임 싸움인데요.

 

 우파는 지난 20년동안 프레임 전쟁을 정말 못해왔습니다. 그러다가 근래 우파 유튜브의 대두로 인해 절망적인 프레임 오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현재 여당이 어느 정도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그리고 문재인 정권이 최소한의 수준이라도 된다면, 그리고 이준석이 없다면 우파는 이미 말살당할 위기였을 겁니다.

 

 

 

 

7)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프레임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국민의힘계가 우파정당이라는 프레임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계는 딱히 우파정당이 아니었습니다. 이 프레임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면이 있습니다. 실제 객관적으로 좌우파 구분을 해보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이명박은 중도실용. 박근혜는 중도좌파. 오세훈은 중도우파. 김종인은 좌파. 홍준표는 보수우파. 이준석은 자유우파입니다. 노무현은? 좌우 색만 보면 이명박과 별 차이 없습니다. 실제 정책방향 등을 보면 박근혜가 더 좌파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을 좌파라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좌측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지요. 그리고 이후 이명박, 박근혜는 그렇게 노무현을 좌파라 공격했음에도 딱히 우파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좌파들한테 프레임 공격은 계속 당했어요. 박근혜정권의 경우 실제로는 중도좌파 수준의 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박근혜가 우파정권이고 더 왼쪽으로 간 정부를 탄생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게 문재인 정권이라는 재앙이 탄생한 한 이유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국민의힘 정치인들이나 지지자나 그다지 우파쪽 철학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내가 이준석 대표를 진심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우리나라에서는 극도로 희소한 자유우파 정치인이고 그런 자유우파 정치인 중 일정 위치 이상에 오른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주의자인 내게는 이데올로기적 대안이 없다는 거지요. 정치철학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이준석보다 자유우파적으로 더 오른쪽에 있는 인물은 없습니다. 그러나 유튜브에 뇌가 침식된 속칭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준석을 좌파같다고 보고, 실제 객관적으로 좌파적인 물돼지 전하를 대깨 모드로 지지하고 있지요.

 

 

 

 

 

8) 또 한 가지 프레임. 대깨윤들은 물돼지 전하 윤석열과 조국 장관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실제 문제행적으로 보면 조국 장관과 물돼지 전하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경심, 조민에 대한 의혹이나 김건희, 최은순에 대한 의혹이나... 문재인 주석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인사를 임명강행했던 것도 같습니다.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본래 가졌던 스타성과 외모에 있습니다. 조국 장관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보였었고, 그에 반기를 든 윤석열 총장이 소위 정의구현을 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볼 만 했지요. 2019년 여름에만 해도 극일을 외치던 문재인 정권은 정치적으로 난공불락이나 다름없었고, 황교안이 전광훈과 태극기를 휘두르며 날뛰던 시절 야권 지지층이 기대를 품고 바라볼 대상은 윤석열의 반역 또는 큰그림 뿐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윤석열 본인이 조국과 크게 달랐느냐 하면. 엄밀히 말해 결정적으로 크게 다른 건 외모뿐이었습니다. 조국 장관이 방탄족이라면 물돼지 전하는 싸이족이지요. 이준석 대표는 진화 테크의 갈림길에 있는 것 같고.

 

 

 

 

 

9) 정치 저관심층이나 민주당 지지층이 흔히 가지는 프레임 중 이명박근혜 프레임이 있습니다. 우파 지지층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슷하게 보는 경향이 있고, 좌파 지지층은 이명박과 박근혜를 비슷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일단 김대중과 노무현도 꽤 다르긴 합니다만, 그래도 노무현은 김대중에 의해 선택되고 지지받아 대통령이 된 인물이긴 했습니다. 김대중은 이인제보다는 노무현이 그래도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노무현은 집권 이후 그런 김대중의 뒤통수를 후려 갈깁니다만.

 

 그런데 이명박과 박근혜는 서로의 진정한 정적이었습니다. 어차피 전성기의 둘에겐 다른 라이벌이 없었고요. 이명박 정권 시절의 박근혜는 훗날의 히키퀸과는 달리 진짜로 선거의 여왕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민주당에서는 박근혜가 나서는 선거는 절대 못 이기니까 그냥 얼른 청와대 보내버리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지요. 그 판단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의외로 완전 옳은 판단이었고.

 

 2008년의 공천학살부터 시작해서 박근혜가 부활하고 당을 장악해 새누리당을 만들고 대통령까지 되는 과정은 꽤나 대단한 면이 있었습니다. 험난한 과정이었고, 박근혜는 여러 번 자신의 영향력을 증명해야 했지요.

 

 근래 이준석 대표를 보면서 박근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준석이 만약 물돼지 전하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그의 입장은 2008년의 박근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될 겁니다. 문제는 박근혜는 비록 박정희의 반사체일지언정 쿼터가디스이자 퀸이었단 말입니다. 천막당사로 노무현 탄핵소추의 위기를 돌파했던 리더 박근혜의 위상에 아직 이준석은 미치지 못합니다. 이준석은 스스로 빛나는 별이자 뛰어난 승부사이고 많은 청년들의 희망이긴 합니다만, 아직 리더는 아닙니다.

 

 어쨌든 앞으로 이준석은 고난을 이겨내야만 진짜 리더가 될 겁니다. 그의 가능성을 믿고 물돼지 전하가 자행할 보복 앞으로 그를 내밀어도 괜찮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10) 본문에서 이야기할 마지막 프레임은 문재인 주석에 대한 보복에 대한 프레임입니다. 흔히 대깨윤들은 물돼지 전하가 문재인 주석을 감옥에 보내줄 거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마 객관적으로 보면 리재명 두목 대비 물돼지 전하가 문재인 주석을 감옥에 보낼 확률이 딱히 높지 않을 겁니다.

 

 물돼지 전하는 원래 조국, 추미애와 다퉜지 문재인 주석과 드러내놓고 다툰 적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 시절에는 언제나 자신이야말로 문재인 주석의 진정한 충신임을 어필했지요. 실제 그가 문재인 주석 본인에게 나쁜 감정이 있거나, 문재인 주석 본인을 수사대상으로 본다거나 하는 근거를 나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리재명 두목은 모두가 알다시피 문재인 주석과 좋은 사이가 아닙니다. 청와대는 안희정을 보낼 때 리재명 두목도 같이 보내려 했지요. 둘 중 안희정은 감옥갔고 리재명 두목은 살아남았기 때문에 리재명 두목이 대선에 나왔습니다. 오히려 정치보복 가능성은 리재명 두목 쪽이 물돼지 전하보다 높을 수도 있습니다. 근래 보면 민주당이 리재명 두목을 별로 돕지 않는 것 같은 모양새이기도 한데, 괜히 그러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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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정권교체가 아니고, 정치판 갈기.

정치 2021. 12. 2. 16:2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9wCbIG9VSWU

 

 

 

 

1) 오늘이 있기 전에는 어제가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미래에 영향을 주겠지요. 나는 불안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여러 번, 오랜 세월 겪어 왔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걸 반복하는 일을 줄이고 싶습니다.

 

 

 

 

 

2) 이명박근혜 시절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요. 9년 정권쥐고 있던 이명박근혜 시대가 민주화 이후, 우파에게 영광의 시대였습니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는 그저 권력을 쥐고 있을 뿐, 우파의 발밑이 무너져 내리고 사회적 영토를 상실해가던 시대였습니다. 계속 빼앗기고 잃어버리다가 마지막 남은 권력을 빼앗긴 게 박근혜 탄핵이었지요.

 

 

 

 

 

3) 이후 바른정당으로 갈라져 나온 그룹은, 새누리당에 문제가 많았다는 공감대정도는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밖에 없었지요. 내가 생각하기에 아마 우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한 우파 정당이 바른정당일 겁니다. 처음부터 잘 될 리 없었지요. 등따습고 배부르던 시절이 먼 과거가 아니었는데.

 

 

 

 

 

4) 많은 분들이 이회창을 고평가합니다만, 그건 이명박근혜가 평가가 낮아서 그런 면이 많고. 이회창은 대통령 되기엔 부족함이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래도 됐으면 잘 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만.

 

 일단 97년엔 IMF의 주범인 한나라당이 정권을 이어나가면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02년엔, 이회창은 시대에 너무 뒤쳐진 인물로 보였습니다. 노무현은 그 시대엔 당연히 대통령이 되어야 했던 인물인데, 되고 나서 그리 기대만큼 잘하지는 못했을 뿐입니다.

 

 홍준표와 이준석을 지지하는 청년들 중 다수는 이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설명을 해보겠지만, 이 이야기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게 예전에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2002년은 21세기가 된 직후입니다.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려 하고 있었지요. 지금은 이미 새로운 시대가 된 이후기 때문에 앞으로 무언가 크게 달라질 거라는 기대가 별로 없는 편입니다. 실제로는 몇년 후 상상하지도 못한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지만, 여하튼 그랬던 시대였고 아직 아날로그적인 많은 것이 남아있기도 했습니다. 2002년에는 아직 카세트 테이프를 쓰는 사람도 많았지요. 그리고 그 땐 우리나라가 아직 개발도상국이었습니다.

 

 노무현은 그랬던 시대에 차세대 리더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이회창은 구시대의 인물로 느껴졌었고요. 더 이상은 하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특히 청년들 사이에 있었습니다. 해치워야 할 적폐도 많았고.

 

 삼성그룹과 노무현은 좋은 관계였었습니다. 참여정부라는 이름은 삼성에서 비롯되었었고, 노무현의 시대에 삼성은 비약적으로 성장합니다. 2002년에 삼성전자는 일본 IT 대기업들보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노무현의 시대를 지나면서 뛰어넘게 되지요. 김대중과 노무현은 IT에 대한 이해가 좋았습니다.

 

 

 

 

 

5) 이명박은 여러 모로 독특한 캐릭터였습니다. 그는 굳이 보자면 레트로의 유행을 만들어 시대를 잡았습니다. 자신을 제2의 박정희처럼 이미지 메이킹을 했지요. 그런데 실제의 그는 박정희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박정희는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이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에게 보수라는 이름이 붙어서,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지요. 이명박은 미래지향과는 거리가 있었고, 민족주의라는 종교의 교주나 다름없었던 박정희와는 대조적으로 좀 극단적인 크리스찬이자 역대 모든 대통령 중 민족주의와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클린하지도 않고, 예의바르지도 않고, 겸손하지도 않았지요. 그는 지지세를 빠르게 잃고 국민적 비호감을 샀습니다. 여기에 더해 노무현이 죽지요.

 

 이후 진지하게 미래에 뜻을 품은 이들 중 한나라당에 문을 두드리고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은 급속도로 줄어듭니다. 한나라당이 빌드업해야 할 문화적 위치, 사회적 입지 같은 건 아래에서부터 부서져 나갑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중도적인 시민들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미래에 대한 생각도, 품위도 도덕도, 철학도 사상도 없는 정당이었습니다. 이명박은 그래도 일은 잘 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가 개선되긴 했습니다만. 그거 빼면 장점이 없었지요.

 

 

 

 

 

6) 만약 유시민이 정치적 실패를 계속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정의당을 비롯한 한국 좌파들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인간들이었다면 이미 우파는 우리나라에서 멸망했을 겁니다. 우리나라 우파는 상대가 못해서 살아남았습니다.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은 시대를 거치며 청년들의 지지를 얻었었고, 세력과 사람도 어느 정도 흡수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정치에 뜻을 품은 이들은 운동권/시민단체 카르텔과 좌파 도그마를 뚫을 수 없었지요. 더불어민주당이 답없는 함정임을 나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으나, 유감스럽게도 너무 많은 이들이 그 함정에 빠져 죽었습니다.

 

 그 와중에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계보는 한 게 없습니다. 미래가 있는 젊은 당원들을 모으지도 못했고, 어떤 앞날을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철학도 없는. 오로지 좌파에 대한 안티질로만 존재하는 영남 다이묘 정당으로 찌그러지고 있었지요.

 

 

 

 

 

7) 그러니까 이준석이 대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준석 말고 몇 명이나 우파정당이 어떤 정당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까? 미래에 대한 청사진과 앞길을 제시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앞으로 수십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청년 당원을 전국적으로 모을 수 있는 리더가 이준석 말고 있습니까? 우파가 잃어버린 사회적 위상, 가치, 이미지를 누가 회복시켜줄 수 있습니까?

 

 어쩌다 선거 이겨서 정치권력 쥔다고 회복되는 거 아닙니다. 한나라당 때, 새누리당 때, 여러 번 이기면서도 우파 진영은 계속 무너져 내렸습니다. 간교하게 거짓말을 하며 권력만을 탐했기 때문입니다. 우파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운동장이 왜 좌파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었는지,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습니다.

 

 

 

 

 

8) 존중은 지혜 또는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이번에 돌핀스는 이준석 대표를 존중하지 않았지요. 그러니까 이준석 대표가 존중을 얻고자 한다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입니다. 두려움을 사는 것.

 

 어차피 내가 보기에 진정한 트롤러는 물돼지 전하와 돌핀스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저러는 건 트롤링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맞서는 것일 뿐. 그리고 원래 이준석은 아무 것도 없던 시절에도 신세졌던 쿼터가디스(Quartergoddess)한테 들이받던 애라고요? 하물며 지금은 감투도 썼는데 빚진 것도 없는 물돼지 전하 따위야.

 

 

 

 

 

9) 물돼지 전하하고 돌핀스 다이묘 집권하면 그것들이 좋지 내가 좋을 거 없습니다. 그것들은 어차피 우리나라의 앞날과 자유우파의 앞날 같은 거에는 관심도 생각도 없고, 나를 포함한 국민에 대한 존중도 두려움도 없는 것들입니다.

 

 최소한 리재명 두목은 국민에 대한 존중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게 다른 점입니다. 그를 보면 어쨌든 국민을 보면서 고민도 하고 번뇌도 하고 후회도 합니다. 그런 게 정치인이 당연히 가져야 하는 태도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표 누구한테 맡겨두셨나요? 그런 게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어차피 망한 나라입니다. 적어도 민주국가라고 할 수는 없지요.

 

 

 

 

 

10) 지난 보궐 당시 숨결 고민정 여사는 전설이 되기 충분한 활약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광진전설 고민정의 이름을 오래오래 전해도 될 거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보다 더한 게 나왔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익숙하네요. 하루종일 망언하다가 비판받으니까 예수처럼 십자가에 못박히는 심정이라는 이수정 여사. 물돼지 전하의 존재감을 사흘만에 지우는 그 기적에 경외하여 앞으로 지방부음을 받은 자예수정이라 불러드릴까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기적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11) 이준석 대표는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일단 정계은퇴하고 정치평론가로 직업을 바꿔보는 쪽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썰 풀 거 많을텐데.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되면 물론 이 나라엔 있을 수 없게 되겠지만, 그 땐 유학가면 되는 거고. 어차피 별로 그럴 확률이 높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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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자유를 향하여

정치 2021. 4. 25. 21:3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w-y_fx_TNaw

 

 

 

 

 나에게 근래 보이는 정치적 현상은 단순히 선관위 공식 내로남불,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적으로 힘을 잃는 모습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좌파-사회주의 전반에 대한 이념적 이탈이 중도층에 뚜렷합니다.

 

 

 이와 같은 분위기의 약화 버전이 노무현 말기에 있었습니다. 대략 15년 전이지요. 노무현 시절을 거치면서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좌파 사회주의 이념을 낡은 거라 생각했고, 압도적인 지지로 이명박이 당선되었었습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과 이회창이 받은 표를 합치면 60%에 육박했고, 정동영이 받은 표는 겨우 26.1% 수준이었습니다. 그 때 노무현 정권을 지지하던 사람 중 제법 다수는 문국현에 표를 던졌고, 그에 문국현은 군소후보였음에도 5.82% 득표하였습니다. 그리고 권영길도 3.01%라는 꽤 많은 표를 받았었지요. 그러나 좌파 표를 다 합치더라도 35%정도의 득표였습니다.

 

 

 당시의 사상적인 조류는 경제적 자유주의였습니다. 노무현 정권은 사회주의 베이스에서 일부 자유주의적인 면이 있던 정권이었는데, 당시 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직계는 사회주의 계열이었고, 노무현 정권의 자유주의적인 면을 지지하던 사람들은 문국현을 찍기도 하고, 이명박에 표를 주기도 했었습니다. 그에 김영삼 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자유주의적인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은 당선 이후 민심을 급격하게 잃었고, 그로 인해 자유주의적이었던 시대 분위기는 사회주의적인 것으로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이 시점에 대한 시대적 상황설명은 여러 번 해왔으나, 미처 하지 않았던 핵심적인 설명을 보태자면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가에 대한 피해의식이 꽤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살았고, 이젠 우리나라도 선진국이라는데 이 나라가 나한테 해준 게 뭐 있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단 말이지요.

 

 

 

 여기서 포인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된 시점이 노무현 때라는 겁니다. 요새 청년들은 이걸 체감하기 어려운데, 김영삼 김대중 시절만 해도 우리나라 경제력은 1인당 GDP기준 지금의 1/3 수준이었습니다. 노무현 때 초기만 해도 삼성이 일본 전기전자분야 대기업들 넘는다는 소리를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였고요. 소니(Sony)는 애플 같은 브랜드 파워가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노무현이 취임하던 2003년 1~8월, 최저임금은 겨우 2,275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다 주지 않는 일자리가 많았고요. 노무현은 최저임금을 매년 평균 10.64% 나 올려 현장에서 인력삭감이 이루어질 정도였지만, 이명박이 취임하던 2008년에도 최저임금은 3,770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주휴수당을 잘 주지 않던 직장이 많았던 걸 고려하면, 주휴수당 없이 1개월 21일을(주중 공휴일이 1일 있는 달로 쳐서) 하루 8시간씩 일할 경우 월급은 633,360원이었습니다. 주휴수당을 받으면 754,000원이었고요. 올해 같은 조건으로 일하면 월급은 1,744,000원입니다.

 

 

 

 그러니까 이명박은 대략 선진국 초입에 대통령을 한 거고요. 당시의 우리나라는 아직 비정규 저임금노동을 주당 40시간에 맞춰서 해서는 생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은 취임하자마자 글로벌금융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그게 이명박의 운명이었지요.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이 멈추고, 시민들의 요구가 많아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에 이명박 정권은 금융위기 극복은 잘 했지만, 시민들의 니즈에 대한 파악은 신속한 편이 못 되었었습니다. 그 시절 우리나라 곳곳의 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었던 건 의외로 박근혜 쪽이었는데, 문제는 박근혜는 집권 후 거의 아무것도 안했다는 겁니다. 박근혜 정권은 전반적인 정책 방향은 괜찮았으나, 실행이 최악이었지요.

 

 

 

2016년 조사

 당시 우리나라 시대상을 고려해보면 경제적 자유주의를 시민들에게 납득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던 것이, 당장은 저임금노동에 대한 해법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권 이전의 한국은 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길게 잡고, 시급제 노동의 시급은 짜게 주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부터는 이미 그러기 어려워진 상황이 되어 있었습니다. 정해진 대로 주당 40시간 노동을 해서는 살 수 없고, 특별한 기득권을 가져야만 잘 살 수 있던 사회가 당시의 대한민국입니다. 정규직한테 칼퇴근은 남의 나라 이야기였지요. 퇴근 후에도 회식에 끌려가 토하도록 술을 마신 후, 다음날 빌빌대면서 출근하는 게 직장인의 일상다반사였고요. 그런 나라를 방치하면 미래가 없다는 건 그 때 모두가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 딱히 유능하지는 못했습니다. 경제대통령이라기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도 약했고요. 적어도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능력은 부족했지요.

 

 

 박근혜 정권은 시대적 과제를 잘 알고는 있는 편이었습니다. 실수한 면이라면 여성고용을 늘리려고 한 거였다고 보는데, 그건 정권 초에는 현실파악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여하튼 박근혜 정권 지나고 나서야 우리나라 저임금노동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됩니다. 만약 박근혜 정권이 하려 했던 노동개혁이 제대로 되었다면, 그리고 현재 대통령이 안철수나 홍준표라면 우리나라 상황은 꽤 괜찮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카타스트로피(Catastrophe) 문재인 주석님이 권력을 쥐고 휘두르는 상황이 지난 몇 년간 펼쳐졌었지요.

 

 

 

 문주석님 정권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더라도 각자 세세한 판단은 다른 것 같습니다만, 이 정권이 실패한 검찰개혁적 이유 중 하나로 반드시 이 정권이 좌파 사회주의 정권임을 꼽아야만 합니다. 근래 이명박이 재평가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해진 게 경제적 자유주의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시장을 기반으로 한 원칙은 현대 선진국가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 나감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인류가 축적한 지혜입니다. 그러나 자유시장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질병이나 증상이 있을 때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그것을 치유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검찰개혁적인 해결책이긴 하지만, 그것만 믿고 있기엔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이 따릅니다. 의료행위가 필요하듯, 국가경제도 그러합니다. 물론 병에 걸렸을 때 잘못된 처방과 시술을 하는 것보다는 그냥 놔두는 게 낫듯, 경제도 그러합니다. 이 정권의 검찰개혁적인 문제는 잘못된 처방과 시술을 일삼았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그냥 놔두는 게 최선이라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그 어떤 정권도 문제를 그냥 방치하는 일은 없습니다. 시장자유주의자의 대표격인 마가렛 대처가 어디 문제를 그냥 방치했던가요. 전문 집도의처럼 정치했지요.

 

 

 자유는 언제나 자유의 적에게 공격받습니다. 통제와 검열을 좋아하는 자들은 물론 적이고, 타인의 정당한 권리를 함부로 짓밟는 자들 또한 자유의 적입니다.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변화한 패러다임에 맞춰 좌클릭을 하면서 집권했었습니다. 그리고는 실제로 좌편향된 정치를 했습니다. 시장을 자유롭고 활기차게 만드는 정책도 계획은 있었으나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이 정권 들어 우리 사회의 좌경화는 지나치게 과도해졌고, 모든 것이 경색되어 파열음을 내고 있습니다.

 

 

 

 리재명, 리해찬, 김어준은 이 사회를 더 좌경화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합니다. 그것이 베네수엘라를 연상시키는 위험한 길임은 바보가 아닌 이상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심히 잘못된 길로 나아간 지 오래고, 우리나라가 아직 바닥을 보지 않은 것은 워낙 높은 고도를 날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대정신을 쥔 건 윤석열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지 못하지만,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며 그가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윤석열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이제 누구든 리재명만 이기면 됩니다.

 

 

 

 아, 나는 다음 대선 후보로 현재 추미애 장관님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에 거리에 걸린 기호 1번 추미애 대선후보 포스터를 꼭 보고 싶습니다. 추미애 장관님이야말로 국민의 등불이요, 민족의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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