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강도(유산소)운동의 필요성

운동 2013. 9. 28. 01:29 Posted by 해양장미

 개인적으로 흔히 말하는 유산소운동, 즉 저강도의 운동을 하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평소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라고 권장하는 편이다. 운동 강도의 중요함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포스트, ‘어떻게 운동할 것인가?’ 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그러나 저강도운동이 유용성이 없는 건 아니다. 몇 가지 면에서 저강도운동은 실제로 필요하고 챙겨서 해주면 좋다. 다만 내가 고강도운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너무 저강도로 운동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저강도의 고반복 운동은 기본적으로 운동량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미가 없는 편이다. 때때로 과도한 반복과 긴 시간으로 인해 관절이나 인대, 체근육 등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은 실행 후의 문제다. 예를 들어서 과체중인 사람이 매일 2시간씩 걸어 다닌다면 분명히 그 행동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다만 우선적인 문제는 그걸 성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누구도 의미 없이 매일 2시간씩 걷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실제로 사람 몸이 휴식과 고강도 운동이라는 두 극단적인 형태의 운동만을 하도록 만들어져있지는 않다. 물론 운동 강도는 중요하다. 아무리 강조를 해도 모자라다. 특히 한국 여성들은 문화적으로 고강도운동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니까 한국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꾸준한 운동에 쉽게 실패한다. 실제로는 강하게 운동을 해야 안 지겹고 재미있고 성과도 좋은 법이다.


 그런데 강한 운동은 반드시 몸에 부담을 준다. 이 부담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은 더 강해지고 건강해지며 군살이 빠지고 탄력이 생기지만, 동시에 부상 위험과 통증, 피로를 동반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통증과 피로는 좀 곤혹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회복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저강도운동이 필요해진다.


 운동을 조금이라도 해 보신 분이라면 근육통이 심한 날 산책을 했더니 오히려 근육통이 더 잘 풀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소위 능동적 회복에 해당한다. 잠을 잘 때와 쉴 때, 그리고 저강도로 움직일 때 몸의 회복 매커니즘은 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신경계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데는 잠이 최고다. 그렇지만 근육의 회복만 놓고 보면 좀 움직이는 게 나을 때도 있다. 그 편이 혈액순환이 더 잘 되고, 피로 물질을 더 잘 처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저강도운동을 통한 능동적 회복은 고강도운동 후의 회복 외에도 다양한 컨디션 조절에 유용하다.


 이런 능동적 회복은 운동 직후의 쿨다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해 정리운동의 개념이다. 본운동 후 정리운동으로 저강도운동과 동적 스트레칭을 하게 되면 피로 물질이 더 빨리 사라지고, 근육통이 덜하며 유연성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 몸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더욱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흔히 말하는 ‘다이어트-즉 감량’자체에 저강도 고반복 운동이 어느 정도 유용한 것은 사실이다. 고강도의 운동은 실제 할 수 있는 양이 심히 한정되어있는 반면, 저강도의 운동은 더 오랜 시간 반복할 수 있고 그만큼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저강도 운동을 장시간 반복할 경우 근육이 소실되고 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트 ‘대단히 어려운 목표’를 우선 참조하시길 바란다. 


 전형적인 다이어터의 경우, 체근육이 일부 감소하더라도 체중을 줄이는 게 우선시되곤 한다. 이 경우엔 고강도운동을 통해 체근육의 손실을 ‘줄이고’, 체형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추가적인 저강도운동으로 칼로리소모를 최대화시켜 체중을 비교적 빠르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포스트에서 말했듯 이런 방식이 계속 지속될 경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고강도운동과 저강도운동 각각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둘 모두를 각자의 목표에 맞춰 잘 활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체로는 저강도운동은 고강도운동을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되는 게 좋다. 순수한 저강도운동은 대단히 비효율적이며 결과가 좋지 못하다. 물론 그마저도 안하는 것보다야 낫지만.

 

 다만 저강도운동의 기준은 각자 다르다. 둘이 똑같이 운동하는데 한 사람은 지쳐서 힘들어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워밍업 같이 느끼곤 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프로 수준의 선수들이라도 도핑을 하는 게 아닌 이상 절대 매일 힘들게 운동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인이 보기엔 프로 선수들의 몸 푸는 운동이 힘든 운동으로 보일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약쟁이는 자연인이 소화 불가능한 운동 프로그램도 소화할 수 있긴 하다. 대신 큰 대가를 지불하긴 하지만.


 아, 그리고 쿨다운이나 능동적 회복은 사실 남자들에게 더 필요하다. 운동 후 근육통은 남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심하다. 여자들은 근지구력이 약한 대신 회복력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근육이 뭉치고 경직되는 것 또한 남자들이 더 심하므로 스트레칭도 더 필요하다. 그러니까 여자들은 남자들보단 평소엔 더 고강도 운동에 집중해도 된다. 



 몸을 위한 마켓에서는 ‘여성을 위한’, 또는 ‘남자에게 정말 좋다.’ 같은 식의 마케팅이 넘쳐난다. 안타깝게도 이런 말들은 사실 대체로 충분한 근거를 가진 말은 아니지만, 좀 더 매력적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본성을 자극하기엔 충분하다.






 여자 운동으로 요가는 한국에서 나름대로의 메이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무식해보이지도 않고, 몸매 좋은 여성 모델이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기도 하다. 또한 요가는 같은 자세로 오래 있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의 근육 피로에 좋다. 다만 문제는 요가의 운동 특성을 무시하는 광고 또는 인식이 많다는 것이다.


 요가의 운동 특성은 주로 정적 스트레칭 및 등척성운동에 해당한다. 정적 스트레칭은 수축되어있는 근육들을 강제로 잡아당기는 운동에 해당되는 것이다. 실제로 적색근(지근)은 가만히 두면 점점 짧아지면서 수축되고 통증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다.[각주:1]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적 스트레칭으로 당겨서 늘려주면 좋다. 물론 정적 스트레칭은 유연성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사실 유연성은 성인이 된 후엔 좀처럼 잘 늘어나지는 않는다.[각주:2]


 등척성운동은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근력운동을 뜻한다.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인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근육에 힘은 들어가지만, 동적이지는 않다. 등척성운동의 장점은 관절의 부담이 적다는 데 있다. 움직이기 힘든 사람을 위한 재활치료 같은 데도 많이 쓴다. 다만 당연하리만큼 일반적인 등장성운동 (움직이는 운동) 에 비해서는 근육이 성장하지 않는다. 등척성운동에서 강화되는 근육은 각 동작마다 비교적 작은 부위라 할 수 있다. 또한 운동 중 혈압이 크게 오른다는 단점도 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안 하는 게 좋다.


 요가는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요가의 운동 효과는 다분히 제한적이다. 무엇보다도 살이 찐 여성의 다이어트에 요가는 정말 별로 좋은 운동이 아니다. 오히려 혈압문제로 위험할 수도 있다. 원래 운동은 각각의 운동마다 그 장점이 다르다. 각자의 목적에 맞는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그 출발을 보면 요가는 여자를 위한 운동이 아니다. 요가는 인도 남자들이 하던 운동이고, 굳이 보자면 남자에게 더 좋은 운동일 수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유연성이 떨어지고 근육이 더 뭉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여자가 요가에 더 접근하기 쉬운 건 평균적으로 더 유연하고 뭉치는 근육량이 적기 때문인데, 사실 그런 만큼 대다수의 여성에게 더 필요한 운동은 요가보다는 동적인 근력운동이다.


 대외 이미지 다 빼고 원리상으로만 보면 평균적인 여자에게 제일 좋은 운동은 쇳덩이 휘두르는 거다. 그것도 가능한 한 부상 입지 않을 한도 내에서 제일 무거운 걸로 휘두르는 게 좋다. 그 이유 중 일부는 지난 포스트 ‘어떻게 운동할 것인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물론 몸매 관리에 요가가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살이 이미 쪄 있는 상황이라면 요가의 그 효과는 아무래도 미약하다. 아예 안하는 것보다야 당연히 낫지만 원리상 살이 잘 빠지는 운동과는 거리가 좀 있다. 요가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단 이미 정상적인 체중을 가진 여성이 몸매를 더 다듬고 싶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괜히 더 마르겠다고 안 먹지 말고, 요가 같은 좋은 운동을 하는 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이미 정상체중인데 운동도 안 하고 식사 제대로 안 하면 몸 제대로 망가진다.


 또 반드시 첨언해야 할 말이 있다. 요가 같은 정적 스트레칭은 다른 운동을 하기 직전에 하면 좋지 않다. 또한 운동을 안 한 상태에서 갑자기 시작해도 별로 좋지 않다. 정적 스트레칭은 근육을 일반적인 가동범위 이상으로 잡아 늘리는 행위다. 이 경우 과도하게 수축되어있던 근육이 당겨지면서 개운한 느낌이 들 수는 있지만, 근육의 수축 능력은 일시적으로[각주:3] 떨어진다. 즉 잠시 운동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요가는 다른 운동을 하기 전의 워밍업으로 결코 적당하지 않다. 오히려 요가를 하려면 다른 방식으로 워밍업을 먼저 해주는 게 좋다. 요가는 다른 운동과 배합한다면 정리운동으로 그 가치가 있다. 워밍업으로 좋은 운동은 동적인 스트레칭이다. 움직이면서 자연적인 가동범위 안에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면 학창시절에 하던 국민체조나 청소년체조같은 것. 특히 청소년체조는 동작이 좀 우스워보일지는 모르지만, 아주 잘 만든 동적 스트레칭 프로그램이다.


 대조적으로 워밍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정적 스트레칭은 부상위험도 높고, 다른 운동 전에 우선적으로 하면 워밍업도 안 되고 유연성 향상효과도 생각보다 없다. 애초에 사람은 움직이게 되어 있는, 그것도 대단히 활동성이 높은 동물이다. 우리는 식물이 아니다. 운동이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고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적은 정적 스트레칭은 보조적이거나 특수한 상황을 위한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보조적인 운동이라는 게 폄하의 의미는 아니다. 동적 운동기능을 높이려면 정적 스트레칭도 챙겨 해주는 게 좋다. 특히 엘리트 수준의 체육인일수록 정적 스트레칭을 챙겨 한다. 본 운동 뒤의 정적 스트레칭은 근육 피로와 부상의 위험을 줄이고 혈류를 개선하며 관절과 근육의 가동범위를 넓힌다.


 한편으로 한국에선 운동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 운동 전에 정적 스트레칭을 하거나 무리하게 정적 스트레칭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두 무식한 짓, 해서는 안 되는 짓이다. 특히 성인이 된 후의 무리한 정적 스트레칭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잘못하면 큰 부상을 입는다. 타력에 의해 정상적인 관절 가동범위를 무리하게 넘는 것은 서브미션 피해지 운동이 아니다.



  1. 반대로 폭발적인 근력을 내는 백색근(속근)은 가만히 두면 점점 늘어나면서 사라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근력을 쓰는 운동을 챙기지 않으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먼저, 더 크게 근력이 줄어든다. [본문으로]
  2. 유연성과 운동신경은 타고나는 게 가장 크고, 발달도 성장기에 주로 일어난다. 성인이 된 후엔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 무리하게 유연성을 늘리려는 시도는 종종 위험할 수 있다. [본문으로]
  3. 시간적으로는 대략 30분 이상 수축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되돌아오기 때문에,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준비운동 시간을 충분히 잡고 정적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당일의 컨디셔닝에 활용할 수도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