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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및 운동과 음주와의 상관관계

운동 2013. 9. 21. 17:31 Posted by 해양장미

 음주가 위와 간 등에 나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은 술에 관대한 나라고, 술로 인해 벌어지는 사고와 문제도 참으로 많다. 너무나도 흔한 알콜의존증은[각주:1] 정말 많은 사회문제를 만들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술이 몸에서 즉각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그것이 다이어트나 운동 등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혹자는 술이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문제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올바른 정답이라 하긴 어렵다. 물론 알콜은 1g당 7kcal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긴 하다. 그런데 알콜은 사람 몸이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니다.[각주:2] 굳이 말하자면 ‘빨리 없애버리지 않으면 문제가 되는’ 독성 에너지에 해당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술을 마시는 사람이 살이 찌는 건 술이 아니라 안주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술은 사람의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술을 마실 때 안주를 안 먹으면 살이 안찔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술은 다이어트에 최악이다. 또한 운동과는 아예 궁합 자체가 맞지 않는다. 술을 마시고 싶으면 차라리 그 날은 운동을 안 하는 게 낫다. 운동하고 마시는 술은 최악이고, 술을 진탕 마셨다면 며칠간 강도 높은 운동을 안 하는 게 차라리 낫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알콜을 ‘독’으로 인지한다. 물론 맹독은 아니지만, 알콜을 너무 많이 먹으면 죽는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술을 마시면 알콜은 바로 빠르게 흡수되고, 간은 거의 모든 일을 내팽개치고 알콜 분해에 매달리게 된다. 알콜을 빨리 분해하지 못하면 죽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술을 마시면 간은 다른 일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간이 얼마나 중요한 기관인지, 무슨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간은 우리 몸에서 뇌와 함께 가장 큰 장기이고, 그 크기만큼 중요하다. 간은 우리 몸의 영양 물질과 화학 작용의 정말 많은 부분을 관장한다. 그렇기에 알콜 때문에 간이 다른 일을 못하게 되면, 우리 몸의 전체적인 화학적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다. 물론 알콜은 간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실제 우리 몸이 받는 데미지는 더 크다.


 그럼 이 광범위한 데미지 중에 다이어트와 운동에 밀접한 쪽만 뽑아서 이야기해보자.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문제는 단백질 대사문제다. 우리 몸의 단백질은 사실 알고 보면 다 간이 만든 거다. 간은 정상 상태에서는 다량의 아미노산을 저장하고 있고, 매 순간 다양한 아미노산 블럭을 이용해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우리 몸은 원래 계속 낡은 세포가 죽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단백질이 필요하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 이 대사과정이 제대로 작동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새로운 근육을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합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근육이 줄어들게 된다. 운동을 하고 술을 마시면 더 나쁘다는 것도 그래서이다. 운동을 제대로 하면 반드시 근육 손실이 일어나는데, 운동을 하고 나서 술을 마시면 운동 중 손실된 근육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는다. 술을 많이 마시고 나면 당분간 격한 운동을 삼가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체질에 따라, 그리고 마신 술의 양에 따라 알콜은 꽤 오랫동안 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알콜은 장내에서의 아미노산 흡수까지 방해한다.


 물론 다이어트 문제에서 알콜의 폐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원래 우리 몸은 격한 운동을 할 때를 제외하면 항상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고 있다. 그런데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콜을 분해하는 중간에 대사과정이 꼬여버린다. 지방을 쪼개서 에너지로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이걸 못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스레 분해되어야 할 체지방이 분해되지 않으니 당연히 살이 찔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알콜을 분해하는 도중에 나오는 효소는 체지방 합성까지 촉진한다. 추가로 알콜을 다 분해하고 나면 약간의 중성지방까지 나온다.


 게다가 알콜을 분해하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 몸은 그 과정에 가장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포도당을 중점적으로 소모해버린다. 그러니까 술을 마시면 우리는 허기를 쉽게 느낀다. 그것도 탄수화물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쉽다. 저혈당이 쉽게 오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다 보면 살이 찐다. 게다가 술을 마셔서 살이 찌면 그냥 찌는 게 아니고, 팔다리가 가늘고 배가 나온 ET체형으로 찐다. 체근육이 줄어들어서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체지방은 잘 쌓이는데 간이 지쳐 멀리 보낼 기운까지 없다 보니 배에 쌓아놓기 쉬운 것이다.


 술은 적어도 몸에는 장점이라고는 거의 없다. 아무리 소량을 마시더라도 심혈관계를 제외하면 무조건적인 악영향이 있다. 몸에 좋다고 하는 와인이건 막걸리건 긍정적인 작용보다는 부작용이 비교할 수 없이 더 크다. 거의 모든 경우에 ‘약주’또한 ‘약’이 라기보다는 ‘독’이다. 프렌치 패러독스도 실제론 와인으로 인한 게 아니다.


 물론 인생사에 술이 장점을 가지는 여러 순간들이 있다. 양질의 주류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술의 문제점을 바르게 아는 것은 중요하다. 술은 보편적인 인식에 비해 몸에 아주 많이 나쁘다. 그러니 특히 절대 남에게 술을 강권하지 말자.



  1. 알콜의존증은 곧 알콜중독을 의미한다. 사람은 대단히 쉽게 알콜에 중독될 수 있고, 한국의 알콜 중독자 숫자는 180만 명에 이른다. [본문으로]
  2. 알콜의 최종 산물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쓰이지 않는 건 아니다. 다 해독하고 나면 에너지원이 되긴 하는데, 처리 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힘들어서 문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