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대한민국 찬가

정치 2024. 2. 14. 02:0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Tf0Qg2lUZ3I?si=uSWFKrcynWMIOOPa

 

 

 

 

0) 본문의 대등표제는 Homage of Homage to Catalonia입니다.

 

 

 

1) 이준석에게 분개하는 이준석 지지자들의 가장 큰 문제라면 그들이 일종의 정체성 정치를 원한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준석은 처음부터 정체성 정치를 지양해왔어요. 활동력은 트페미보다 낮은데 (돈도 트페미보다 안 되고) 시끄럽기는 트페미보다 더 시끄러운 지지자들은 그런 이준석의 이미지를 정체성 정치가처럼 흐리는 문제가 있었지요.

 

 정체성 정치는 포퓰리즘과 극단주의의 또 다른 표현형입니다. 올바른 자유민주정은 보편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K-페미니즘을 타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K-페미니즘과 정면으로 맞서 사이다처럼 짜릿하게 상대를 무너뜨리는 걸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그 사람은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 정치가가 아닙니다. 사회운동과 올바른 정치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고, 극단주의는 운동처럼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닐 겁니다.

 

 민주정에서는 5149정도의 투표결과로 51%의 지지를 얻어낸 쪽이 승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럴 때 승자가 패자를 다독이고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게 제대로 된 자유민주정입니다. 그러니까 K-페미니즘을 정치가 포용한 시점에서 그것은 망국적이고 대단히 잘못된 극단주의임이 명백합니다만, 그것과 맞서는 극단주의가 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많은 이들은 그의 옛 지지자들조차 현상을 잘못 파악하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는 정체성 정치를 지양하는 이준석이 극단주의적인 지지자들을 품고 다독이면서 희망을 주고 있던 형국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극단주의자들이 극단주의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지난 몇 년 동안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만일 홍준표가 경선에서 이겼거나, 전하가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인물이었거나, 아니면 이준석의 성격이 조금 둥글둥글했다면 작금의 상황이 훨씬 나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더 이상 이준석은 극단주의자를 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2) 자유주의자 이준석이 새누리당에서 정치를 시작할 때, 허니의 새누리당은 그렇게까지 우익 색깔이 진하지 않았습니다. 당 색깔을 무려 레드로 바꾼 것도 그 때고, 중국과 가까워지려 노력하기도 했고, 비례대표에는 이자스민이 있었지요. 허니의 새누리당은 최저임금도 많이 올렸었습니다. 애초에 이준석도 봉사활동인 배나사 활동을 하다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고요.

 

 국민의힘계가 색깔이 변하게 된 건 허니 탄핵 이후입니다. 수령님-트럼프 시대와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은 급격하게 극우화됩니다.

 

 그에 국민의힘 대표가 되었던 이준석은 당의 극우색채를 빼려 시도했었습니다. 수준이하 정치낭인들이 권력에 끼어드는 것을 방지하고, 당원 숫자를 늘려 극단성을 희석하려 했었지요.

 

 그런데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 당원으로 가입하고 있는지는 제대로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실제 그 결과는 천아용인이 도전했던 전당대회 때 드러납니다. 그 때 이준석의 당원색깔 희석 전략은 실패한 게 드러났어요. 희석은 커녕 당원들 마인드가 평균적으로 더 극단화된 건 아닐까 싶은 결과였지요.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이준석은 처음부터 자유주의자였고, 정체성 정치를 지양하였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당색은 오히려 극단화되었고, 이미 당원들은 전하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이준석에게 거부감과 혐오감을 표출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 이준석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제한됩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한 방향은 일단 물러나서 상황이 변하는 걸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젊은 이준석에게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고, 정치는 생물이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거고, 이준석이 쌓은 명성과 공은 언젠가는 그에게 기회를 가져다줄지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의 단점이라면 불확실성이 높다는 데 있었지요.

 

 이준석은 다른 한 가지 길을 골랐습니다. 본래 보수주의자가 아니었던 이준석이 어쩌다 가지게 된, 보수의 적장자 타이틀을 버리고 보다 어울리는 자유주의자로의 이미지를 세우는 것. 그래서 본래 언젠가는 획득해야 했던 지지층에게 적극적인 어필을 시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이준석은 대통령이 되려면 언젠가는 리버럴한테 지지를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자유주의자인 이준석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지요. 어느 루트로 가건 그 결론은 같았습니다. 이준석이 유권자 과반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처음부터 그 방법밖에 없어요.

 

 

 

 

3) 작금의 K-페미니즘은 우리 사회에 치명적인 대미지를 가했습니다. 이 상황은 필연적인 반발과 그로 인한 파멸적 상황을 초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모범 답안은 간단합니다. 갈등을 줄이고 파멸을 회피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 과정은 헤겔 식으로 보자면 정ㆍ반ㆍ합의 과정을 거치게 되겠지요.

 

 이 문제에서 K-페미니즘은 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소위 안티 페미니스트들과 이준석 전 지지층은 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이 전 지지층이 이준석도 이기를 바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준석은 보편성을 추구하는 정치인입니다. 그러니까 이준석은 을 도출하는 정치인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정체성 정치와 올바른 자유주의 정치가 구분되는 것입니다. 정체성 정치는 또는 위치에 섭니다. 그러나 올바르고 훌륭한 정치인은 을 만들어내는 위치에 서야 합니다.

 

 만약 이준석이 의 위치에 설 인물이었다면 나는 처음부터 그를 지지하지 않았을 겁니다. 내가 보기에 이준석은 정치철학의 깊이가 깊어보이지는 않으나, 적어도 무엇이 올바른지는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 트럼피즘과 알트라이트를 필두로, 세계 정치판에서 품격과 배포가 있던 소위 보수정치는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란 본래 정치철학이 아니고 태도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얼마 전까지는 그래도 전통적 미덕을 지키고 있는 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게 사라졌습니다. 조금 더 명백하게 이야기하자면 우파가 소멸위기에 있는 겁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설명해왔는데, 본래 우파란 프랑스 혁명 시기의 지롱드 파에서 유래한 어휘입니다. 공화파지만 루이16세를 죽이지는 말자고 주장했던 온건파가 우파였습니다. 그 때 루이16세를 죽인 자들이 좌파의 유래입니다. 그러니까 본래 온건파와 급진파를 나누는 어휘였습니다. 그러한 온건함은 보수성과도 닿아있는 면이 있다 보니 보수우파라는 어휘가 생겨나 퍼졌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극우라는 어휘입니다.

 

 자본주의라는 어휘는 마르크스가 만들었습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 자본주의는 마르크스가 창조/제안한 철학적 개념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현실 시장경제와 관념적인 자본주의는 일치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것과 유사하게, ‘극우라는 단어는 마르크시스트들이 창조한 단어입니다. 그렇기에 실제로는 우파와 거의 유사성이 없습니다. 극우는 오히려 마르크시스트들과 유사합니다. 극우를 극단적으로 오른쪽(우파)’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보다는 극단주의적인데 좌파(우리같은 마르크시스트)는 아니니까 너네는 이름짓자면 극우에 가까운 표현입니다.

 

 현 시대는 마르크시스트들이 거의 사멸한 시대니까, 득세하는 극단주의라 하면 거의 극우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이름 때문인지 우파를 자신들과 흡사하다고 생각하고, 보수우파를 잠식하는 면이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본래 우파의 특징인 온건함이 완전하게 결여되어 있습니다. 우파의 어원인 지롱드보다는 좌파의 어원인 자코뱅과 훨씬 가까운 부류입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날리면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민주당 리버럴들이 현대에는 지롱드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현재 개혁신당이 그 포지션이 되었습니다. 이준석 전 지지층은 이준석이 변절했다고 여길지 몰라도, 이준석 본인은 변절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나 또한 그러합니다. 이준석은 본래 정체성 정치도, 극단주의도 지양하는 정치인이었으니까요.

 

 

 

 

 

 

5)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극우파의 배경에는 극우화된 교회가 있습니다. 극우화된 교회는 성소수자 문제를 필두로 각종 선동을 거듭하면서 청년남성들을 극우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교회가 국민의힘의 배경으로 존재하고, 자금과 사람을 공급하는 이상 국민의힘은 페미니즘을 걷어낼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의 오해와는 달리, 우리나라 페미니즘의 배경에는 운동권만 있는 게 아닙니다. 교회 세력도 그 배경에 있습니다. 1990년대부터 악명높았던 YWCA부터 교회 계열 조직이고, 마찬가지로 악명높은 이화여대도 미션스쿨입니다.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김활란은 K-페미니즘의 대모라 할 수 있는 생물인데, 이승만과 박정희의 지지자를 넘어 군사정변 이후 미국에 박정희 정권을 변호하러 방문까지 했던 인물이며 한국 YWCA의 설립자이자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었습니다.

 

 이준석과 천아용인의 물갈이 시도가 실패하고, 말종 해돈성왕 전하가 여성가족부 폐지의 공약을 엎고 잼버리 문제에서까지 여성가족부의 책임을 면피하는 방향으로 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K-페미니즘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는 기대는 애진작에 접는 게 속편하다고 생각합니다.

 

 극우 선동의 일례를 들어보자면, 지난 연말에 임신은 여성만 가능 답했더니 오답 처리고교 시험 논란이라는 기사가 올라와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관련하여 나는 당시 사건이 이상하다고 여겨 간단히 조사를 했었는데요. 일단 국내 기사를 링크할거고요.

 

임신은 여성만 가능답했더니 오답 처리고교 시험 논란

 

 위 기사의 미국 보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Seattle high schooler marked incorrect on quiz for saying only women can get pregnant: report

 

 

 관련하여 설명을 좀 하자면, 문제가 되었던 failed the true-false quiz의 타이틀은 “Understanding Gender vs. Sex”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Gender vs. Sex가 뜻하는 것은 GenderSex의 불일치, 그러니까 DSM-5에서 Gender dysphoria, ICD-11에서 Gender incongruence라고 부르는 증상입니다. 통칭으로 이야기하면 Transgender에 대한 이야기에요.

 

 Gender dysphoria/incongruence에 대한 의학적 연구는 근래 많이 발전하였고, 과거의 현실에 대한 몰이해 및 넘겨짚기에 비해 현실을 더 잘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이에 대해서는 관련 주류 의학계의 연구 및 진척이 있고, 진보적인 도시라 할 수 있는 시애틀에서는 그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양 수업같은 그 수업에서 한 학생이 배운 내용에 대한 반발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해당 학생은 집안부터 공화당 지지층으로 보이는데, 그의 어머니가 폭스 뉴스 계열에 속한 KTTHThe Jason Rantz Show Sunday에 나가 이야기를 해서 이 보도가 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KTTH의 소유주는 Bonneville International인데, 이 회사는 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 통칭 몰몬교회의 소유입니다.

 

 물론 이 사건에 대해 국내에는 제대로 보도되지도 않고,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원래 선동은 쉬운 법이지요.

 

 

 

 

 

 

6) 이번 합당 과정에서 나의 예측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내가 현 시점에서 예측하자면, 아마 낮지 않은 확률로 이준석 대표는 신당이 잘 풀릴 경우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양산에 가서 위대한 동지께 숙이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리 되면 아마 위대한 동지께서는 천하를 얻은 표정을 짓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날이 올 때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분이 줄어들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 예측을 하면서 나는 생각합니다. 정치질의 신은 이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나는 이준석 대표가 위대한 동지께 숙이고, 악수를 하고 같은 편이 되더라도 계속 지지합니다. 그가 탈당한다고 했을 때부터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브금

 

https://youtu.be/8LWcTT__1CI?si=V42VEC_vOXLf27DD

 

 

 

 

 

 

 

 

1) 2010년대 중반부터 일어난 출산율 급락의 원인을 나는 크게 셋으로 꼽습니다. 물론 이 셋은 서로 완전히 독립적인 것들이 아니고,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만 문제를 인지하고 풀어나가는 데 있어 분리하여 정리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페미니즘 넓은 의미의 페미니즘

 둘째. 대한민국의 서울민국화

 셋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이번 본문에서 주로 다룰 것은 셋째입니다.

 

 

 

 

 

2) 출산율 문제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출산율이 급락하기 시작한 시기는 허니 시기라는 겁니다. 혼인율의 급감은 메갈리아의 등장과 시기적으로 정확하게 일치하는데, 명백한 증거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악물고 현실을 부정하는 걸 보고있자면 이 디스토피아가 끝나려면 멀었겠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시작되어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킨 또 하나의 사건이 있습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필두로 한 허니 정권부터의 노동/임금 정책입니다.

 

 

 위대한 수령동지 정권의 최저임금 인상이 워낙 강렬했고, 그 당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무척 강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것을 계속 반대하면서 외로운 논쟁을 거듭했던 시기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 허니 정권의 최저임금 인상이 대중적으로는 크게 인지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허니 정권도 최저임금을 상당히 많이 올렸습니다. 임기 내 연간 최저임금이 올라간 평균 %로 치면 허니 정권이나 수령동지 정권이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오히려 허니 정권이 더 많이 올랐어요.

 

 

 그런데 출산율이 완전히 망가지기 이전 시기를 놓고보면 최저임금 인상율과 출산율 사이에는 꽤나 흥미로운 비례관계가 있습니다. DJ, 노짱 시기에는 최저임금이 매우 많이 올라간 편이었습니다. 출산율이 떨어졌고요. 2MB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도 있고 최저임금이 별로 안 올라갔습니다. 그 때는 출산율이 반등했어요. 그러다가 허니가 최저임금을 크게 올리면서 급락하게 되고, 비교적 근래인 수령동지 정권부터는 모두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3)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최저임금을 받아서는 생계유지가 안됐습니다. 최저임금을 주는 일자리는 용돈벌이 정도의 의미에 가까웠고, 진짜 생계를 유지하려면 그보다 더 주는 일자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엔 일자리에 따라, 그리고 숙련의 정도와 경력에 따른 임금 차이가 지금보다 컸습니다. 물가대비 현재의 최저임금만큼 벌려면 숙련되고 경력을 쌓거나, 아니면 애초에 돈을 더 주는 직종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물론 지금이 더 좋은 면도 있습니다만, 예전의 그 낮은 최저임금은 여자들에게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촉진했고, 각 지역의 인구가 유지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은 돈을 더 많이 주는 일자리에 기꺼이 지원하고, 조건이 나쁘더라도 일을 합니다. 그리고 같은 직장 내에 있어도 일을 더 많이 하고, 더 많은 돈을 가져가려 하지요. 이는 페미니스트들이 이악물고 무시하는 남녀임금격차의 주된 요인입니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젊은 여자들은 아무 일자리라도 취업만 하게 되면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젊은 여자들의 상경을 부추겼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맨 위에 출산율 급락의 두 번째 이유로 꼽은 대한민국의 서울민국화에 연계됩니다.

 

 

 0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젊은 여성들이 공장에서 제조업에 종사했고, 공장 내부 숙소를 이용하기도 했었습니다. 공장에서 일을 하면 그래도 돈을 최저임금보다는 많이 줬고, 내부 숙소를 이용해 생활하면서 절약하면 돈도 모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공장 일자리는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보다 몸이 편한 일을 해도 생활이 가능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여성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많은 서울로 많은 청년 여성들이 상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른 최저임금은 서울에서는 잘 지켜졌지만 지방에서는 잘 지켜지기 어려웠습니다.

 

 

 

 

 

 

 4) 상경해서 독립성을 확보한 여성들은 과거의 여성들과는 달리 결혼을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당장 쓸 돈이 있고, 자유롭고, 어차피 남자 만나기는 쉽고, 거기에 페미니즘까지 대유행하면서 그 정신적 전염병에 집단 감염되는 상황이 펼쳐졌지요.

 

 젊은 여자들끼리 어울려다니기에 서울은 최고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00년대 초반. 어쩌면 그로부터 더 이전부터 여성들은 문화적 소비자라는 점에서 남성보다 현격한 얼리어답터가 되었는데, 서울은 그러기에 최고의 도시입니다.

 

 

 그렇게 상경해 독립한 여성들은 눈높이가 하늘까지 달하게 됩니다. 그 조건을 충족시켜줄 남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요. 젊은 여성들이 누리고 있는 아주 많은 것들을, 그녀들은 결혼으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결혼을 한다면 더 많은 걸 누릴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문화적 소비가 많고, 사치스러워지기 쉽기 때문에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여자들의 편인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식사량은 적지만 과자, , 아이스크림, 커피 등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합니다. 화장품은 말할 것도 없고 의복류 전반에 대한 소비도 남자들보다 현저히 많습니다. 도서도 남자들보다 조금 더 구매합니다. 콘서트 감상 등에도 돈을 더 씁니다. 여자들이 돈을 더 벌게 되면 국가적으로도 경제성장이 눈에 보입니다. 허니와 수령님 정권의 선택은 어리석었지만 이상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시적인 경제성적이 좋아지거든요.

 

 

 그러나 여자들은 서울에서 소비하고 남자들은 지방에서 돈 벌어 모은 후 결혼하는 게 제대로 될 리가 없었습니다. 반사회적 페미니즘이라도 대유행하지 않았으면 그래도 그런 여자들도 세련되고 좋다고 모시고 살려는 남자들이 지금보다는 훨씬 많았을 것입니다만, 여자들 전반이 메갈리아와 워마드에 동조하는 모습과 혜화역 시위, 안희정을 필두로 한 어처구니없는 성인지감수성깃든 판결들, 곰탕집 사건, 김자연 사건 등을 보면서 다수의 청년남성들은 여자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한국 여자는.

 

 

 전체 혼인건수는 급락하는데 국제결혼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계속 증가하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상황은 명백한데 많은 사람들이 이악물고 현실을 외면하면서 아몰랑을 시전 중이니 이 디스토피아가 개선될 일이 없는 것입니다.

 

 

 

 

 

 

 

5) 젊은 남자들이 K-강제징용으로 군대에 끌려가거나 강제노역(사회복무요원)을 할 때, 여자들은 젊음과 자유, 법률적이고 제도적인 권력, 그리고 젊은 여성이 가지는 자연적이고도 문화적인 권력을 누립니다.

 

 현재 이것은 단순한 차별로 볼 수 있는 레벨에 있지 않습니다. 확연한 계급의 차이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이들이 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있고,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없습니다. 디스토피아가 깊어지는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본문의 관점에서 젊은 여성이 누리는 자유와 권력은 남성과의 격차를 만듭니다. 남자가 군대 때문에 소비하는 시간동안 여자는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병역에 수반되는 각종 소모 신체적, 정신적, 시간적 를 더하면 더더욱 그렇게 됩니다. 최저임금이 오른 상황은 이 격차를 크게 만듭니다.

 

 

 여기에 더해 실제로는 고소득을 올리는 성매도와 (거의 모든 성매도자들은 젊은 여성입니다.) 각종 일자리 특혜 등을 더하면 여성이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올릴 기회는 더더욱 많아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여전히 결혼할 때 남자가 집을 해오길 원하고, 더 많은 재산을 가졌기를 바라고, 더 많은 소득을 올리기를 바라는데 그러니까 출산율이 급락추세를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미 객관적인 조사로 나와있는 내용입니다만, 우리나라의 젊은 여성들은 황금만능주의 성향이 강하고 온갖 혜택을 받으면서도 사회에 대한 감사함 같은 건 거의 느끼지 않습니다. 어린 세월부터 과도한 편애를 받으면서 자라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페미니즘에 뇌가 감염되어서 그렇다고 잠정하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롯된 다수 청년여성의 상경이 이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청년 여성이 상경하여 독립성과 자유를 얻은 비율이 동 연령대 남성은 K-강제징용 피해자로 살고 있거나 그 후유증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일 때 늘어나는 건 복잡한 사회적 영향을 만들어냅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무리를 잘 짓고, 서로간의 생각을 강하게 공유합니다. 여자들끼리 있을 때 여자들은 엉뚱한 결론으로 치닫는 경우가 곧잘 있는데, 서로간에 노골적인 반박을 피하는 경향이 남자보다 훨씬 강하고, 기본적으로 사람을 제외한 사물이라거나 세상의 원리 등에 대해 호기심이 남자보다 낮아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더 감정적이기도 하고요.

 

서울특별시의 여성 가구주 증가 그래프입니다

 

 주변에 가족이 없고, 가족의 간섭을 피하고 싶은 나이에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페미니즘에 감염되는 상황이 일어난단 말이지요. 그리고 주변에 기댈 가족이라거나 어릴 때부터 형성해온 주변 사회 등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에 의존하게 됩니다. 부모 밑에서 살 땐 모르지만, 집 나가 혼자 살면 모든 게 돈이 됩니다. 특히 서울이라는 공간은 그런 공간입니다.

 

 

 

 

 

6) 유감스럽게도 이 상황에 대한 무난한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을 내릴 수도 없고 전통 사회를 복원할 수도 없어요. 근원적 문화를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인위적으로 단시간에 변화시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애초에 내가 광의의 페미니즘이라 규정한 것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독립적으로 탄생한 게 아니고, 1세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거라 우리만 예외적이기도 어렵습니다. 현재 광의의 페미니즘은 현대 1세계 문화와 제도의 근원에 침투하였고, 출산율을 크게 낮추고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다음과 같습니다. 최저임금을 무턱대고 올리면 좋지 않다고 나는 정말 여러 번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듣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오늘날은 절대다수가 만든 오늘입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배경에는 복합적인 압력이 있었고, 그런 판단이 나오게 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압력과 이유와 유사한 방식으로 벌어지는 문제가 참 많습니다. 문제를 직시하고 재발을 억제해야 합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정치 2023. 10. 14. 16:5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99kCzHwdzFQ?si=qguBPbKU-pADfCGE

 

 

 

 

 

 

1)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잘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나 극우파들이 그렇게 많이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러시아가 2014년에 크름반도를 강점한 이후, 양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계속 전쟁을 치러왔습니다. 러시아가 돈바스에 괴뢰정권을 만들어서 교전을 계속했지요.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현 전쟁은 작년부터 시작한 전쟁이 아니고, 2014년부터 근 10년째 싸우고 있는 겁니다. 물론 작년의 전면침공은 우크라이나에 국가적 위기를 가져왔었지만, 일단은 성공적으로 막아냈지요.

 

 문제는 올해의 반격이 기대 이하라는 건데요.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은 본래 강하지 않았고, 나름 많은 지원을 받았으나 그 지원을 충분히 소화하고 전력을 갖추기는 어려웠습니다. 또한 서방의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높은 확률로 반격에 성공할 만큼 신속하지도, 양적으로 충분하지도 않았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설령 미국이 지원을 줄인다 할지라도 협상 테이블에 앉기 어렵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에 점령당한, 크름반도로 이어지는 동쪽 지역을 러시아에 내주기 어렵고, 설령 내준다 해도 러시아가 앞으로 평화적으로 행동할 거라 전혀 믿을 수 없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평화를 확보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우크라이나는 정치적으로 미군이 주둔할 만한 상황이 아니고, 그러니까 우크라이나는 살기 위해서 계속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서방이 지원을 중단한다 해도 우크라이나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이를 비난하고 나설 극우파들이 너무 많이 보여 참으로 혐오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크라이나에는 끝까지 저항할 정당한 권리가 있습니다.

 

 

 

 

 

 

2) 세상은 극단주의자의 망상하고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날리면의 미국이 왜 우크라이나에 미적지근한 그러나 나름 대규모의 지원을 계속하고 있을까요? 내가 보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에게는 기본적으로 좋은,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다른 나라들보다는 좋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를 운영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사바나의 초식동물 입장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치타가 추격해오는 경우, 지구상에서 치타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동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초식동물 입장에서는 치타보다 빠르게 달릴 필요는 없지요. 옆의 동료보다만 빠르게 달리면 됩니다.

 

 같은 원리로 세계적으로 악영향을 받는 사건이 일어날 때, 어떤 국가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덜 받는다면 그 사건은 라이벌을 떨어뜨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에 유리합니다.

 

 현실을 잘 모르는 극단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편을 드는 미국을 어리석다 비난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가까워지는 건 미국에 좋지 않다고 아는 척을 해댔지요. 동시에 왜 셰일을 캐지 않느냐는 비판들도 빗발쳤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극단주의자들의 아는 척에 선동되어서는 안 됩니다.

 

 ‘중국이 생산하고 미국이 소비하는게 차이메리카 시대의 기본 상황이었고, 근본적으로 이 상황은 지금도 크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고유가는 미국에 유리하고 저유가는 중국에 유리합니다. 유가는 생산비용에 바로 반영되는데, 중국은 미국에 비해 유정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날리면과 사우디가 어긋나버린 것,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크름강점과 셰일혁명 이후 저유가였던 세상을 고유가로 바꿔버리고 맙니다. 이 상황이 미국에게 불리할까요? 날리면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는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만, 미국 자체의 경쟁력을 생각할 때는 아니오. 이 상황이면 죽어나가는 건 중국이고, 제재받고 전쟁 치르고 있는 러시아입니다. 우리나라는 핵심 산업 중 하나가 정유라 그나마 중국보다는 상황이 낫긴 합니다.

 

 미국의 셰일산업은 규제받고는 있지만 고유가라는 상황이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채굴원가가 높은 셰일은 일정 이상의 고유가에서만 상업적 가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산유국이기도 한데, 산유국 미국에게 있어 러시아나 사우디는 라이벌입니다. 현 상황은 라이벌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애초에 셰일혁명 이후의 저유가는 미국의 셰일산업을 죽이기 위한 사우디의 증산에서 비롯된 것이었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현재 아주 많은 셰일을 캐고 있지는 않은데, 있는 석유를 아낀다는 건 미래의 미국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계속 싸워주는 게 좋습니다. 너무 밀리지 않고, 확 밀고들어갈 필요도 없고. 날리면 정권 입장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건 멍청한 미국인들일 겁니다.

 

 

 

 

 

3) 이준석에게 강서구 보궐선거를 도우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그 길은 김무성의 길입니다. 김무성은 선당후사를 참 많이 해온 정치인이었습니다. 본인 입장보다 당의 승리를 중시했던 적이 많지요. 그러나 우리는 그 결과를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김무성을 좋게 봐왔지만, 김무성을 비난하던 자들이 지금은 이준석을 비난하고 있지요. 이준석은 김무성의 길을 걸으면 안 됩니다.

 

 허니는 김무성하고 달랐습니다. 섣불리 MB가카를 돕지 않았었지요. 결국 MB가 항복한 후에야 허니는 한나라당을 접수하고 새누리당으로 당명부터 색깔까지, 모든 것을 바꾸고 승리하였습니다. 다만 문제라면 이준석은 쿼터가디스 허니와 달리 신성한 피가 흐르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전하는 가카와 다르다는 겁니다.

 

 나는 슬슬 이준석이 국힘에 미련을 버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의 실패가 있는 게 이준석의 행동을 어렵게 하겠고, 아직 총선룰이 확정되지 않은 것도 문제겠지요.

 

 정의당처럼 연명이라도 할 수 있으면 그 길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심상정은 지난 대선에서 리재명 두목을 떨어뜨리는 대첩을 일궈냈지요. 다만 정의당의 연명은 꽤나 규모가 있는 조직이 있으니까 가능한 겁니다.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정의당처럼 연명하는 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이준석에게는 안철수의 재력도, 정의당의 조직도 없습니다.

 

 이준석이 코인으로 돈을 좀 벌었다고는 하지만 본인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정도지, 정당을 이끌 정도의 재력과는 거리가 멀다고 압니다. 이준석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주로 청년이라 돈이 없고, 재력가들이 이준석을 지지할지에 대해서 저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결국 포인트 중 하나는 민주당에서 분열이 일어나는가로 보는데, 양당이 극단화되어있으므로 중도적인 사람들끼리 뭉치는 현상이 일어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경우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단독은 아니더라도 제3정당의 합 의석수가 200석이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고 봅니다.

 

 

 

 

 

 

4)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척을 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거리가 있습니다. 포퓰리스트들은 주로 후자에 집중하는 편이지요. 대체로 사람들은 본질에는 관심이 없고, 가십을 좋아하기 때문에 포퓰리즘에 취약합니다.

 

 예를 들어 SJW 및 페미니스트의 극단화가 싫어서 트럼프를 뽑은 미국인들도 꽤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트럼프의 당선이 그 문제를 해결했느냐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지요. 트럼프가 권력을 잡고 있는 상황 자체가 SJW들이 광분해서 날뛰는 걸 합리화시킵니다.

 

 극단주의자들은 거의 모든 경우에 반대편 극단주의자들과 좋은 적대적 공존관계를 형성합니다. 극단주의자들은 권력 자체에 집착하고, 상대편을 혐오하며 말살시키려 들지만, 히틀러조차 유대인을 멸종시키지는 못했고 결국 이스라엘 건국에 일조했지요. 상대를 멸망시키는 게 쉬웠다면 이번처럼 이스라엘이 하마스한테 큰 피해를 입는 사태도 없었을 겁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은 아마 가자지구를 전멸시킬수는 없겠지요.

 

 정치는 기본적으로 적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는 것을 전제하고, 현실적으로 타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떠올려야 정상 범주안에 들어오는 겁니다. 그렇지만 극단주의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현실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정도의 지성과 심적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중 다수는 각자가 처한 현실에 어떠한 불만이 있는 상태에서, 그 불만을 정치에 투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 문제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아니라,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적 파벌을 컬트적으로 응원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거니 믿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현실과 정치의 유리(遊離)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5) 근래 우리나라 경제가 나쁜 근본적 이유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와 세계 경제 사이클에 있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수령동지 시절 올라버린 우리나라의 인건비도 한 원인이기는 합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근본적으로 제조업 국가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COVID-19 초기에 다른 나라들 대비 대미지가 없는 편이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집에서 사용할 전자기기 등을 많이 구매했고, 우리나라는 반도체 생산강국이라 꽤 많이 팔았거든요.

 

 그런데 그 때 평소보다 사람들이 더 샀기 때문에, 한동안 사지 않는 시기가 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물가도 많이 올랐고, 코로나 시기에 사둔 물건들은 아직 생생한데 사회적 거리두기 할 때처럼 많이 쓰지도 않으니까 살 일이 없지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경제는 장기불황 상태인 겁니다.

 

 여기에 더해 임금상승 +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는 우리나라의 밤 시장을 크게 약화시켰습니다. 예전에는 인건비가 낮으니까 밤에도 직원 써서 가게들 돌렸는데요. 코로나 때 밤에 강제로 닫아야했고, 인건비도 많이 올라버렸으니까 그냥 밤에는 닫는 선택을 하는 가게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건 결국 총생산성 저하라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밤에도 일하고 소비했는데, 이젠 그러지 않게 된 겁니다.

 

 물론 코로나가 끝났으니까 조금씩은 밤에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겠지만, 예전처럼 복구되긴 어려울 거라 생각하네요. 청년도 줄어드는 추세고.

 

 

 

 

 

 

 

6)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순살자이 사태는 단순한 부실공사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주택 문화 자체가 현 시대에 메타가 안 맞는다는 게 드러나버린 사건이지요.

 

 아파트 공화국인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선분양제입니다. 분양 당첨자들은 (미달인 경우엔 분양 희망자) 아파트 가격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내면 입주 계약을 할 수 있지요. 그러면 이후 공사 중간에 납부해야 하는, 아파트 가격의 일부에 해당하는 중도금은 입주 때까지는 납부를 유예해줍니다. 분양 회사는 금융기관과 협업하여 금융을 제공합니다.

 

 문제는 건축 계약입니다. 아파트를 짓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 건축 계약은 이른 단계에 맺어집니다. 건설사는 일정 대금을 받고 건물을 지어주기로 계약하고, 주 건설사가 받은 계약은 하청에 하청의 하청 같은 식으로 쭉 내려가면서 많은 작은 회사 및 사업자들에게 쭉 뿌려집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자재비가 폭등해 버렸지요. 외국인 노동자도 줄어들었고, 금리도 폭발적으로 올랐습니다. 정상적인 건축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가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고, 대미지를 밀어내는 싸움이 전개됩니다. 그렇게 해도 대미지를 소화하지 못하고 터져버린 게 순살자이 사태인데요. 이 사태가 남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첫째. 일단 앞으로 우리나라엔 염가 아파트를 공급할 수 없습니다.

둘째. 주택 총공급량의 감소를 피할 수 없습니다.

셋째. 80~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의 수명을 고려할 때, 앞으로 주택공급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넷째. 그러니까 주택 가격은 코로나 이전의 전망과 달리 일정 이하로 하락하기 어려울 겁니다.

다섯째. 아파트 위주의 주거 형태를 재고할 필요도 있어보입니다.

 

 

 

 

 

 

7) 서울 강서구 보궐이 끝났습니다. 구청장 보궐선거가 이렇게까지 핫하기도 힘든데, 우리 전하는 참 뜨거운 선거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대략 17% 차이로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승리하였습니다. 이는 2021년 시장 보궐에서의 오세훈과 박영선의 득표율 차이와 유사합니다. 오세훈이 서울을 되찾았을 때의 정반대 결과인 것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 결과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하여, 그가 선거전문가로 실력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강서구 보궐의 결과, 리재명 두목의 영장 심사 결과 이후 수정했던 총선 예측을 재수정합니다. 3당 변수를 제외하고 민주당 200+-, 국힘은 9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하 볼 날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8) 경기가 어려울 땐 완화적인 경제정책을, 경기가 좋을 때는 타이트한 경제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이는 경제학 이론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요.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행하기 어렵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 과도하게 완화적인 정책을 펼친다거나, 지나친 분배 위주의 정책을 펼칠 수 있습니다. 전자는 트럼프의 포퓰리즘이었고 후자는 수령님의 포퓰리즘이었지요. 전자 때문에 현 날리면 정권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후자 때문에 현 정권도 운신의 여지가 그리 넓지 않긴 합니다.

 

 그보다 큰 문제는 현 정권의 기조입니다. 경기가 나쁜데, 충분히 완화적인 경제정책을 펼치지 않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근본적인 원인을, 이 정권의 서민에 대한 몰이해와 무관심으로 봅니다. 원천적으로 관심도 이해도 없으니까 제대로 된 완화정책이 충분히 안 나오고, 그러니까 경제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서민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요.

 

 물론 김진태가 저지른 대형사고 및 상황예측을 못 한 세수부족이라는 근원적 문제유발도 무시할 수 없긴 합니다. 이 정권은 현재의 국힘이 모든 면에서 수권능력이 심히 부족함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옷처럼 투명합니다.

다음 챕터도 테어리 테일

정치 2023. 9. 28. 17:3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_i3tUBe5NRI?si=l3isGzbUsN2HYK9P

 

 

 

 

 

 

 

1) 나는 이 상황의 판사의 직업병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리재명 두목이 아직까지 숨기고 있는 증거가 존재할 수 있고, 위증교사혐의가 소명된 자가 추가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할 확률이 없다고 보는 것은 무리수라 봅니다.

 

 허니나 안희정에게는 온갖 유죄추정을 가져다 붙였던 대한민국 법원과 판사들은, 리재명 두목에 대해서는 참으로 관대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러니까 대한민국 법원이 신뢰를 못 얻는 것입니다만, 이 영장심사만 놓고 볼 때는 또 그렇게까지 이상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판사는 원래 좀 이상한 결정을 많이 합니다.

 

 

 

 

 

 

 

2) 본질적으로 이 문제는 잘못된 정치질에 의한 것입니다. 용궁과 한동훈 장관이 지금까지 보여온 행보가 조금이라도 합리화되려면, 최소한 영장심사까지 갔으면 상식적으로 영장기각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증거정도는 확보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판사의 판결문을 볼 때, 한동훈과 검찰들은 결코 그 정도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즉 처음부터 정치적 블러핑을 하고 있었다는 거고, 방탄재명단이 예상 외로 깨진 순간 블러핑이 탄로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동훈단이 이 정도로 실체없는 블러핑 중이었다는 것을 눈치챈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데 있습니다. 나의 견해로 다시 출마를 노리던 위대한 수령동지는 한동훈의 블러핑에 당해 일단 출마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식적으로 한동훈과 검찰들이 확보한 증거들이 고작 이 정도라면, 판사 하나가 정국을 결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드리블을 했으면 안 되었습니다. 나는 리재명 두목의 언행을 볼 때 지은 죄는 검찰이 확보한 증거 이상으로 제법 많을 거라 추정합니다만, 법률이라는 시스템은 원천적으로 부족한 것이고 가해자와 권력자에게 유리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범죄자가 증거인멸에 성공할 경우 제대로 동작하는 법은 당연히 범죄자를 보호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 중 법조인 비율이 많은 게 우리나라의 비극입니다. 정치는 법뿐만이 아니라 정의와 도덕, 의협심 등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법이 심판하지 못하는 걸 심판할 수 있는 게 정치고, 법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게 정치입니다.

 

 그러나 용궁은 민심을 내팽겨쳤고, 자신들이 아는 검찰짓에 집중했습니다. 이번 기각은 그 결과물입니다.

 

 

 

 

 

 

 

3) 다만 아이러니한 것은 이 결과 나의 총선 예상 의석수가 크게 변화했고, 그 방향은 용궁에 좋은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양쪽 모두 분당이 없다고 가정할 때 나는 민주당의 예상 확보 의석수를 160~170석대로 하향합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의 예상 의석수를 110석 이상으로 상향합니다. ‘리재명 두목이 탄압당해 끌려내려가고 수령님이 백의종군까지 나선민주당은 210석 정도는 확보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했었습니다. 국힘은 전하가 낙하산을 마구 내려보내면서 공천을 완전히 망쳐버릴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고요.

 

 그런데 상황이 확 변했습니다. 일단 이렇게 되면 수령동지께서 다시 나설 명분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두목은 아주 강력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또한 검찰은 체면을 구겨도 너무 구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하가 검찰인사를 여기저기 꼽는 게 약해질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결국 총선 직후의 조기탄핵 확률은 제법 낮아졌다고 봐야 하고, 우리는 낮지 않은 확률로 전하를 내쫓지 못한 채로 내년 미 대선을 마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날리면 대통령이 승리할 거라 봅니다만,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우리는 유사시 전하의 폭주를 막을 수 없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총선이 끝나면 전하의 당 장악력도 크게 낮아질 수 있긴 할거라, 전하가 최종적으로 무사하기는 어렵다고도 생각합니다.

 

 내각제 개헌 확률도 크게 낮아졌다고 봅니다. 대깨윤과 개딸의 시대는 일단 계속됩니다. 리재명 두목의 차기 대통령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봅니다.

 

 

 

 

 

 

 

4) 우리나라는 사람과 기술이 자원입니다. 원자재가 없지요.

 

 그런데 수령님은 K-페미니즘 디스토피아를 만들어 사람의 재생산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탈원전으로 기술의 한 축을 무너뜨렸지요. 그렇게 수령님은 정말 우리나라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는데요.

 

 이번 전하는 하라는 여가부 폐지는 안 하고, 청년남성한테 표만 받고 배신했으며, R&D 예산을 전체적으로 감축하면서 나라의 미래를 완전히 바이든해버리는 짓을 저질렀습니다. 단언컨대 이건 리재명 두목도 안 할 행동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전하를 최대한 빨리 바이든해야 한다고 봅니다. R&D 예산 바이든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이미 우리나라는 최고 수준의 인재가 의치한이나 로스쿨에 가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으려면 최고 수준의 인재가 과학기술 연구쪽에 더 가야 합니다.

 

 대깨윤과 개딸의 시대가 비극인 건 우리나라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치질 그 자체에 열광하고 마음껏 폭력성을 분출하는 컬트 집단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한다는 데 있습니다.

 

 현 정치판을 아예 갈아엎지 않는 이상 정권교체 따위로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R&D 문제는 정치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나는 내년 총선에서 비열한 배신자들을 심판할 겁니다. 설령 리재명 두목의 편을 들게 되더라도 주인을 무는 물돼지를 심판하는 게 먼저입니다.

 

 

 

 

 

5) 선거는 집토끼의 결집과 산토끼의 표심, 그리고 투표율로 결정됩니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잃은 산토끼를 되찾기 어려운 것은 물론, 집토끼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을 겁니다.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는 조금 나은 상황에서 총선을 치를 거라 생각합니다. 집토끼도 어느 정도 결집시킬 수 있을 거고, 산토끼도 어느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구속영장 기각이 내년 총선을 리재명 두목의 턴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현 정권은 정의의 편에 서서 공정하게 범죄 혐의자를 심판했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주지 못했습니다. 권력을 함부로 휘두른다는 인상을 줄 뿐이지요. 이준석 대표를 그렇게 바이든했다는 데서, 반복되는 막말과 뻔뻔함에서 기인하는 이미지가 큽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로 미루어볼 때, 다수의 국민들은 현 정권이 리재명을 정치적으로 핍박하고 있다고 짐작하기 쉽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탄압당하면서도 살아남는리재명에게서 김대중을 발견할 것이고, 수사받다가 죽은 노무현을 떠올릴 것입니다.

 

 민주당 지지층의 노무현 PTSD는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에, 검찰은 보다 속전속결로 확실한 결론을 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드러난 건 검찰이 사안을 질질 끌어가면서 블러핑을 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 대가는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7개월 후를 생각하며

정치 2023. 9. 10. 23:1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iSBAurQtarc?si=Mag_qI8fpwqOQsU4

 

 

 

 

 

 

1) 민주정은 이념과 보편성을 가진 정당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인물 위주의 정치를 하는 게 좋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인물 위주의 정치는 파시즘, 포퓰리즘, 독재로 흘러가기 쉽거든요.

 

 전하께서 입당을 망설일 때부터, 전하가 이준석 대표가 없을 때를 노려서 입당했을 때부터, 그리고 전하에게 돌고래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때부터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절대 전하를 후보로 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민의힘에는 합리성과 보수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요.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었던 여론은 홍준표를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전하에 붙은 조직은 전하를 밀었고, 그렇게 당을 장악했습니다. 이준석의 개혁은 그렇게 좌절되었고, 대한민국의 정치는 최악으로 치닫게 됩니다.

 

 전하가 그렇게 이준석을 무시하고, 기습입당을 하고, 경선에서 파멸의 헤엄을 칠 때 나는 그가 대통령이 되기도 어렵겠지만 만약 된다면 국힘을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뜨릴 거라 판단하였었습니다. 탄핵의 강을 겨우 건넌 국힘을 이번에는 탄핵의 망망대해에 표류시킬 거라 봤었지요.

 

 이준석과의 화해가 아니었다면 나는 전하를 뽑지도, 지지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나는 최소한의 생존본능이 있다면, 자신의 생명줄인 이준석을 내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전하는 자신이 행운의 남자라서, 운명적으로, 그리고 조상이라거나 기타 영적인 존재들의 보살핌으로 왕위에 올랐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준석이 자신에게 왕좌를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가 보는 전하의 마인드는 왕권 신수설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전하의 두뇌는 강원랜드에 처음 가서 전재산을 걸었는데 벼락부자가 되어버린 자에 가까운 상태일 겁니다. 도박을 처음 했는데 잃은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요. 처음 해서 딴 사람이 불행한 사람입니다.

 

 

 

 

 

2) 전하와 리재명 두목의 관계는 적대적 협력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합리화하고 있고, 보편적인 국민은 안 좋게 생각하는데 강성 지지층만 떠받들어 모시고 있지요.

 

 리재명 두목은 자신을 피해자로 연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현재 그가 구속되지 않은 건 민주당 다수가 방탄재명단 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만, 나는 결국 그가 구속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리재명의 구속으로 인해 득을 볼 사람은 많고, 손해를 볼 사람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두목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잘 하면 잘 할수록, 리재명 구속으로 인한 역풍은 민주당 의원들을 도울 것입니다.

 

 계절풍이 불 때 위대한 수령동지께서 아포칼립스의 나팔과 금대접을 든 천사처럼 나타나리라 생각합니다. 대깨윤들은 아바돈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3) 내가 수령님 외의 변수로 주목하고 있는 인물은 허니입니다. 히메는 여전히 히키로 지내고 있습니다만, 허니는 모든 행동에 메타포를 담는 분입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허니의 행보를 볼 때, 나는 허니가 총선을 앞두고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이준석이야말로 허니의 정치적 직계나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전성기의 허니가 보여주던 정치적 기술들을 체화하였으며, 그 데뷔부터 허니에 의해 이루어졌던 인물이 이준석이지요. 그리고 나는 허니가 이준석에게 그리 나쁜 감정을 가지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이준석이 체리따봉과 함께 오명을 뒤집어쓰고 내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을 느꼈을지도 모르지요. 이준석 또한 어느 정도의 동병상련을 느낄지도 모르고요.

 

 분명한 것은 허니에게 유산이 남아있다면 그건 이준석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나는 허니가 현재의 친이계 득세 및 친박계 몰락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할 거라 믿습니다.

 

 물론 나는 탄핵이 정당하였으며 그 당시 그 외의 다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었다고 판단합니다. 탄핵은 허니가 자초한 것입니다. 허니 스스로가 차라리 탄핵하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탄핵에 동의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허니가 그렇게 말하고 그 말에 맞춰 행동한 이상 그 외의 다른 방법은 없었지요.

 

 

 

 

 

 

4)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일단 적어도 수도권은 민주당이 거의 일방적으로 이길 겁니다. 지난 지선 당시 인천과 서울에서는 유정복과 오세훈이 승리하였습니다만, 이번 총선에서는 2020년과 유사하거나 더욱 심하게 기울어진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2008년부터 시대가 지날수록 국힘계는 수도권에서 의석을 잃어왔고, 좋은 후계 정치인을 양성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대선이나 지선과 다르게 총선은 지역마다 대결하는 각개전투고, 이제 기본적으로 수도권에서 국힘은 불리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전하가 잘하기라도 하면 모르겠는데, 현재 전하는 40% 미만의 대깨윤과 60%의 전하를 극혐하는 적으로 국민을 갈라놓은 상황입니다. 영남과 강원도에서는 어느 정도 승리를 거둘지도 모르겠지만, 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국민의힘은 극단적인 난관과 마주할 거라 생각합니다.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할 수 없을 때, 험난함을 마주했을 때 국힘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상인보다는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 주류가 되어 있는 게 현재의 국힘인 것 같긴 하고, 그래서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으로 대응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만.

 

 

 

 

 

5) 나는 전하가 임기 못 지킬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하가 탄핵을 당할 경우, 전하는 곱게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정말 추하게 끌려내려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풀이법이 결정되지 않은 퍼즐의 진행방향은 개헌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나는 민주당이 결국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거라 보고요. 전하가 스스로의 손으로 대통령제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각제로 개헌하면 민주당은 장기집권할 겁니다. 상기하였듯 국힘은 총선 룰에서는 이제 경쟁력이 없다시피 합니다. 그리고 단임 대통령제와는 달리 내각제에서는 특정 정치인의 장기집권이 가능합니다. 앙겔라 메르켈이 그러하였듯 말이지요.

 

 위대한 수령동지께서 합법적으로 대통령을 다시 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시 출마한수령님이 내각제의 총리는 합법적으로 다시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정치질의 신 수령님이 다시 권력을 잡고 20년 장기집권을 하는 시나리오를 떠올려보고 있습니다.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6) 국가는 상상의 공동체이며, 신화적인 존재입니다.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화와 서사, 믿음이 국민국가를 만들어냅니다.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국가상이 없다면, 국가는 지배계층이 피지배계층을 억압하는 권력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수령님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위태롭게 만들기는 하였으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관념 자체를 전복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하는 또 다른 층위의 위험을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전하는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국가상에 도전합니다. 그렇기에 전하는 크레이지 레벨이 그 누구와도 다릅니다.

 

 지난 대선에서 나의 투표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폭주하는 민주당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선 내내 우려하였듯, 전하는 정말 아닙니다. 그리고 생명줄이나 다름없던 이준석마저 토사구팽하였습니다.

 

 전하와 함께 국힘은 무너져내리고 있고, 돌이킬 수 없어 보입니다. 정치적 균형은 이미 붕괴하였고, 밝은 미래 따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능한 덜 나쁜 미래와 최악의 미래 중에서는 아직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총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0년 총선이 한일전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024년 총선은 한일전이 되어버렸습니다. 적어도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김여사 시대

정치 2023. 5. 16. 23:3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HHG3mzqLIEQ

 

 

 

 

 

 

 

1)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의 방미와 방일 결과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굴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협상의 ㅎ자도 모르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갑질하는 생물이 용궁 상석에 앉아있으니 제대로 되는 게 없습니다. 패션 테러는 덤입니다.

 

 일단 미국은 근래 우리나라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서방 세계 전반을 뒤흔든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지원법에 더해 도청까지 하다 걸렸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에게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굳이 보면 언제든 컨트롤하기 쉬운 대상이라는 안도감을 준 정도가 있을까요? 추후 미국의 뒤통수를 날릴 생각이라면 일단 충분히 방심시키기는 한 것 같습니다만.

 

 이번 워싱턴 선언에서 미국은 명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보복을 언급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핵우산을 명시하였을 뿐입니다. 의미 없는 종이조각일 뿐이지요.

 

 관련하여 필히 해야 할 것 같은 이야기는, 주한미군이 전술핵을 가지고 있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 대통령이 스위치를 가진 핵무기입니다.

 

 6.25 전쟁 발발 당시 3일만에 서울이 함락되었던 이유는 미국이 이승만 정권의 호전성을 우려하여 전차를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시 우리 국군은 단 한 대의 전차도 없는 상황에서 밀고내려오는 242대의 T-34를 상대해야 했습니다. 이는 우리 국군에 있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가 되었지요.

 

 그리고 전쟁 초기 미군은 우리나라에 지원을 결심하고도, 우리 국군의 바주카로는 T-34를 상대할 수 없다는 다수의 보고를 무시한 채 처음에는 바주카로 T-34를 상대하려다가 큰 대미지를 입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미군은 강하게 반격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시도를 무산시켰던 전례가 있습니다. 실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만일 주한미군이 전술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북에서 전술핵을 사용한 정도로 주한미군이 즉각적인 핵반격을 실행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주한미군이 전술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실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우리나라는 아주 복합적인 전술적 제약에 걸릴 거라 생각합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지요.

 

- 북측이 소이탄으로 우리나라에 대량살상을 저질렀을 경우, 우리나라는 화생방으로 보복할 수 없을 겁니다.

- 북측이 화학무기로 우리나라를 공격했을 경우, 그것이 명백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는 화학무기로 보복하기 어려울 겁니다.

- 북측이 연평도 포격보다 더한 선제 공격을 가했을 경우, 충분하고 신속한 반격을 하기 어려울 겁니다.

- 북측이 아주 약한 전술핵무기로 공격하고 이후 연속적인 핵공격을 가하지 않을 경우, 미군은 그 정보를 은폐하려 들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 핵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해도 부정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가 북측이 화생방 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화생방 무기를 사용했다가 핵공격을 당할 경우, 미군은 핵우산을 작동시키지 않을 겁니다.

- 북측이 핵무기를 이용해 민간인 학살을 하는 게 아니라 군사적인 공격만 하는 경우, 핵우산은 작동되지 않을 겁니다.

- 북측이 전략핵무기로 우리나라 대도시를 공격해 수십만 이상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경우, 핵우산이 작동할 확률은 20~30% 정도라 생각합니다.

 

 

 

 

 

 

2) 해돈성왕 전하의 대일본외교 또한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본과 잘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면에서는 현 정권과 나의 생각하는 방향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지요.

 

 일단 이번 대일본외교에서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저자세였습니다. 그런 행위는 상대를 학습시키고, 주변국에 영향을 줍니다. 즉 우리나라는 일본이 막나가면 약해지는 나라로 인식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외교의 기본이자 협상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겁니다.

 

 그리고 이번 대일본외교에 정서적인 반감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단순히 일본에 저자세를 취한 것 자체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그 비율이 현 정권 지지비율보다 높다고 추정합니다. 즉 이는 민심을 무시한 무리수 외교고, 그렇기에 미래에 반대급부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국민적인 일본에 대한 반감이 쓸데없이 더 강해지면서 미래에 대일본외교가 더 꼬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현 정권의 태도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해산물을 다루는 요식업계 및 어시장 전반에 대한 대미지도 불사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아베 시절 화이트리스트 문제가 터진 이후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를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미 많은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돈성왕 정권은 2023년의 현실을 보지 않고, 그저 수령님 이전으로의 회귀에 집착하는 것으로 의심됩니다. 이는 성왕 전하의 지지자들이 예외 없이 그러하듯 현실이 아니라 망상과 관념에 집착하는 정치병 환자같은 기질을 용궁의 요인들 또한 마찬가지로 지녔기에 이런다고 추정합니다.

 

 후쿠시마 참사 이전에는 우리나라에 시푸드 레스토랑이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시푸드 레스토랑이 군데군데 여럿 생겨 있었지요. 일식집도 많았고요. 그러나 후쿠시마 이후 대부분의 시푸드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일식집들도 다수가 망했습니다. 후쿠시마산 해산물의 수입을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해산물을 꺼려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당시 시푸드 레스토랑이 유행했던 건 해산물이 육류보다 몸에 좋다는 인식 덕이 컸기 때문에 대미지가 더 컸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그때의 끔찍함도 잊혀지나 싶었는데, 해돈성왕 전하가 다시 한 번 그 때의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는 후쿠시마의 방류가 그렇게까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이는 정치적인 문제고 외교적인 문제입니다. 해돈성왕 전하와 그 추종자들은 대체 정치와 외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3) 공천과 경선이 끝나고 나야 판세를 알 수 있는 게 총선이지만 국힘의 역량은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아마 국힘은 2020년보다 약한 전력으로 총선에 임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어느 정도 역량을 가지고 승부하느냐가 관건일 것인데요.

 

 많은 분들이 잊은 것 같은데 2020년 총선은 (열린민주당이 있긴 했지만) 미래한국당이 더불어시민당을 이기고 비례 1당을 할 정도로 미래통합당에게 제법 유리했던 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0석을 내줬던 건 경합 지역구에서 거의 예외 없이 패했기 때문입니다. 중도적인 부동층이 거의 민주당을 찍었다는 거지요.

 

 현 시점에서 보면 아마 국힘은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 포섭을 못 할 겁니다. 현재의 국힘에서 중도층 포섭이 가능한 건 이준석과 유승민 같은 사람들밖에 없다고 봅니다. 다만 리재명 두목 일파 또한 중도층을 포섭하는 힘이 약할 겁니다. 그러니까 내년 총선의 포인트는 리재명 두목 체제로 민주당이 총선을 치르느냐, 아니냐에 있을 건데요.

 

 나의 견해는 리재명 두목이 퇴출될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리재명 두목의 빈 자리를 그 이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인물로 나는 위대한 수령동지를 꼽겠습니다. 다만 수령동지 찬양 영화가 생각보다 흥행이 안 되서 미래가 조금 불투명해지긴 했다고 느끼긴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치질의 신, 위대한 수령 문재인 동지께서 친히 출마하시어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한다면 그것은 현 정권에게 있어 끔찍한 재앙과 같을 것이며, 그에 민주당이 20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위대한 수령 동지는 과감한 개헌을 통해 역사적인 왕의 귀환을 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4) 김여사의 시대입니다. 용궁의 가장 높은 곳에 김여사가 계시기도 하지만, 도로에도 김여사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운전 하는 거 보면 김여사인줄 알았는데 사실 운전자가 김선생인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5030COVID-19를 거치면서 운전자들의 평균 운전 실력이 참으로 형편없어졌다고 느낍니다. 요새 도로를 다녀보면 전체 운전자 중 30~40% 정도는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고 다녀야 할 실력입니다. 그리고 초보운전 실력을 벗어난 사람 중 태반은 운전 매너가 심각하게 없습니다. 그것도 운전 못 하는 겁니다. 운전을 못 하는 운전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도로 전반이 정치판마냥 디스토피아가 되어 있습니다. 정치 못 하는 정치인 비율이나 운전 못 하는 운전자 비율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503, 0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최근 몇 년 사이 새로 운전을 시작하는 운전자들의 운전 실력이 너무나도 형편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권 무렵부터 도로에 카메라가 많아졌고 일부 간선도로의 제한속도가 낮아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수령님 정권 들어서는 5030같은 과도한 속도제한도 강행했습니다. 그 결과 최소한의 운전개념도 없는 형편없는 운전자들이 양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뻥 뚫린 도로에서도 계기판 기준 50km/h 이하로 달리면서 걸핏하면 브레이크를 밟고, 동시에 상향등까지 점등하는 운전자가 꽤 많아졌단 말이지요.

 

 본래 간선도로들은 70km/h이상급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50km/h 제한을 걸어둔 건데요. 제한속도가 70km/h이던 도로에서 과속 기준이 아닌 주행속도는 네비 기준 시속 80km/h, 그러니까 대략 계기판 기준 90km/h 이상입니다. 그런 도로를 계기판 기준 50km/h 이하로 달리게 되면 실제 주행속도는 40km/h 수준이 되고, 거기에 더해 브레이크를 필요이상 밟아대기라도 하면 주변의 차량 흐름이 완전히 망가집니다.

 

 유감스럽게도 정책 결정자들과 도로 설계자들은 트래픽에 대한 이해가 심하게 부족합니다. 어떤 게 사고를 유발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숫자만 보는데, 미숙한 운전자가 매우 늘었음에도 최근 몇 년 동안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는 많이 줄었습니다. 사람들이 차 몰고 나가면 스트레스 받으니까 + 언택트 시대의 영향으로 예전보다 운전을 안 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5) 사람 있고 법 있는 거지 법 있고 사람 있는 게 아닙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며 사람은 도덕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용을 가져야 하며, 가능한 서로 미워하지 말고 함께 사이좋게 어울려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나라가 디스토피아가 된 건 기본적인 미덕이 무시되고, 도덕을 멀리하며 법만을 이용하려는 자들의 비율이 너무나도 높아졌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법을 만드는 자들이므로, 법보다는 도덕과 가까워야 합니다. 그러나 근래의 정치인들은 법을 이용해 이익을 챙길 뿐이고, 정치인들의 광신도들은 그들의 광신이 도덕을 초월했다는 믿음을 가진 것 같습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겁니다. 신뢰와 브랜드는 중요하며, 약속을 어겼을 때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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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없는 권위주의자

정치 2022. 10. 10. 01:4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크름 대교의 폭파를 기념하며.

 

https://youtu.be/awIV87DBxrw

 

 

 

 

 

1) 유신 이전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함은 구체적인 업적보다도 국민의식을 바꾼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우린 안될 거야였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로 바꿔놓는 데 성공했지요. 이후 우리나라는 결과적으로 최빈국에서 주요 열강 수준까지 성장하게 되는데, 박정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랬던 박정희의 마지막이 독재 끝에 김재규에게 총 맞아 죽은 것이었으니, 역사적 유감스러움이라 아니할 수 없었지요.

 

 박정희는 어리석게도 물러나야 할 때를 몰랐습니다. 이후 그의 딸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지요. 그러나 이젠 시간이 흘러 박씨부녀를 뛰어넘는 존재가 등장하였습니다. 제 무덤 파기의 그랜드마스터, 권력과 갑질의 집착에 무쌍한 자, 물돼지 전하가.

 

 

 

 

 

2) 박정희가 올바른 인간이었냐고 한다면, 나는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는 박정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는 여깁니다. 대조적으로 박근혜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지 않았지요.

 

 물돼지 전하는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이 아직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그가 굉장히 권위주의적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권위주의적인 사람을 대하는 게 좋았던 기억이 없고, 경험적으로 권위주의적인 윗사람은 그렇다 쳐도 권위주의적인 아랫사람은 정말로 나를 피곤하게 만들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상대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고 싶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면 답이 잘 안 나옵니다.

 

 권위주의는 무언가를 실행하는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나 권위주의는 소통을 방해하고, 아랫사람을 무능하게 만듭니다. 권위주의적인 조직에서 각자는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거나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더는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적인 조직과 체계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는 좀 다릅니다. 권위는 카리스마나 능력 및 업적에 기반한 지배력을 의미하고, 권위주의는 계급 또는 직위에 대한 순종성의 추구 및 그러한 가치관입니다. 권위있는 리더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적 체계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방식으로 성장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권위주의가 사회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더 이상 권위주의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이게 권위주의적인 대통령이 자꾸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권위주의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권위주의적이니까 그런 리더가 허용되는 것입니다.

 

 

3) 노짱은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다가 본인의 권위까지 잃어버렸었습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를 잘 구분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였지요. 그래서 생전 노짱은 안 해도 될 고생을 쓸데없이 많이 했었습니다.

 

 2MB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권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MB는 임기 내내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사람들은 2MB에게 노짱과 같은 탈권위를 기대했었으나, 2MB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MB는 아주 무능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권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퀸 허니는 2MB 이상으로 권위주의적이었으나 혈통 외에는 권위가 부족했고, 권위주의를 통해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도 부족했고, 권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2MB와는 달리 히키였고 섭정까지 뒀기 때문에 그 말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문수령께서는 실제로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아닌 척을 했고, 권위를 생성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령님은 최고존엄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그 권위를 주변에 나눠주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나눌 수 있는 참된 권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누구보다 권위주의적이지만 더 이상 권위 따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미미한 권위를 이준석에게 던져 이준석을 바이든 해버렸고, 더 이상 권위를 입지 못해 벌거벗은 님이 되어버렸습니다.

 

 

 

 

 

 

4) 권위주의는 근대적인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조선시대만 해도 그 통치이념이 그리 권위주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붕당정치 시절 죽어가면서도 사대부들은 할 말은 곧잘 했지요.

 

 때때로 권위주의에 대한 추구는 붕당정치의 비효율 및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곤 합니다. 권위주의는 효율성이 있고 합리화가 쉽다는 점에서 옹호받기 쉽고, 그렇기에 잘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말 많은 문제가 권위주의에서 비롯됩니다. 정치학적인 권위주의는 자유주의보다는 전체주의에 가까운, 어쩌면 세미 전체주의 정도로 간주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민주적인 것과 권위주의적인 것은 대조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권위주의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 자체는 이미 3김 시절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자였던 노짱이 사후 일관적으로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는 것입니다. 노짱이 잘했건 못했건, 권위주의는 노짱 사후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고 노짱만큼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상징적인 인물은 그 이후에 다시 없습니다.

 

 노짱과 수령님은 친구이긴 합니다만, 근본이 매우 다릅니다. 노짱은 본인의 권위까지 내던져가며 권위주의에 대항하였으나, 수령님은 권위주의적이기 위해 거짓 권위를 창조해냈습니다. 수령님의 권위주의는 컬트와 같고, 대단히 위험하다는 걸 여러 번 이야기해왔습니다.

 

 

 

 

 

 

5) 권위주의는 유기체적 국가관 또는 조직론과 유사합니다. 수뇌부가 머리고, 아랫사람은 장기나 손발인 겁니다.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아랫사람이 무언가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식으로 무언가 돌아갈 리가 없지요.

 

 현재 우리나라는 권위주의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올라온 티어는 더 이상 권위주의가 통하는 티어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그러나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이 되기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것입니다만, ‘일시적으로는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존재할 수 있듯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 같은 노동자도 사람 갈아대면 일시적으로는됩니다. 그렇게 하다가 이제 너무 사람 갈아대서 문제가 펑펑 터지고 있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출산율 급락도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균형을 맞추려는 본능적인 행동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이 귀하지 않았고, 사람을 갈아넣는 게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인력의 공급 > 인력의 수요라고 판단하면 인력공급을 줄여야 사람 대접이 귀해지긴 할거거든요. 저출산이 권위주의 타파라는 목적 달성에는 장기적으로 유효할 수는 있을 겁니다. 지금 추세는 부작용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라 답이 없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묘한 점은 K-방역을 겪으면서 투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다수는 정부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으로 일방적인 영업제한을 강제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버리는 가운데도 그다지 반발하지 않았습니다. 집단적인 반발이 일어난 건 백신 접종 때였는데, 그건 대체로 백신음모론에 의한 것이었지요.

 

 권위주의와 집단주의, 그리고 전체주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인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돼지 전하 같은 생물이 대통령이 되고, 이준석이 바이든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승민은 쿼터가디스에 반기 한 번 들었다가 지금도 배신자로 찍혀있고요.

 

 

 

 

 

6) 현재 우리나라에 중요한 건 정권교체라거나, 좌우파라거나, 분배냐 성장이냐 같은 게 아닙니다. 그냥 뭐가 옳은지를 판단하고 옳음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사람들이 상실했고, 논리적인 상황 파악과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방식 자체를 사람들이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 때, 충분한 압력이 없다면 그 상황은 그냥 변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은 하던 대로 행동합니다. 즉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해온 방식대로도 잘 성장해 왔으니까,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추락과 몰락을 맛봐야만 진짜 변화가 있겠지요.

 

 한편으로 나는 이준석을 정치적으로 응원하지만, 이준석이 하는 말이 대중적 소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민중보다 너무 앞서나가고,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우리나라 민중의 보편적인 취향에 맞지 않습니다.

 

 이준석의 진짜 문제는 건방지고 되바라진 데 있지 않습니다. 이준석이 이야기하는 게 보편적인 민중의 입맛에 충분히 맞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상업활동을 한다면 이준석처럼 해도 되지만, 정치인은 보다 더 보편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과반의 표를 노려야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은 공정한 경쟁을 이야기하는데,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경쟁에서 승리해서 위너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준석은 하버드 나온 엘리트고, 주변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정치를 하려면 아래쪽을 보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능력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경쟁에 허덕여서 지쳐 있는 사람들이 이준석에게 선뜻 표를 줄 수 있을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7) 나는 이 상황이 아이러니한 결과로 치달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결국 더 권위 있는 지도자를 모시고자 할 겁니다. 권위주의적 마인드는 진짜 권위로 합리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아이돌을 필요로 하고,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현 시점에서 수령님과 김어준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돼지 전하에게 나름대로의 판타지를 투영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실체가 드러난 물돼지 전하는 자질이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는 생물입니다. 그러니까 불안하고 지친 민중은 의지할 수 있는 새로운 우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준석은 그 보편적 대상으로 부적합합니다. 이준석은 진짜 스타지만, 현 시점에서 패러다임을 쥐고 있지 못합니다.

 

 나는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은 이준석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이준석은 보다 더 매력적인 정치인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시련을 겪고, 더 단련되어야 합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김대중이 1970년에 집권했다면 그만큼 좋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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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대가

정치 2022. 8. 6. 15:3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aUnJG6OR9XA

 

 

 

 

 

1) 사람이 살다가 지나친 행운을 만나는 건 꼭 좋은 경험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그런 건 사람을 망가뜨리거든요.

 

 우연히 해본 도박이라거나 처음 시작한 주식, 코인 등에서 대박이 났다. 그러면 많은 경우 인생이 망가집니다. 행운은 반복되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결과값은 평균에 수렴합니다. 그러나 행운을 맛본 초보자들은 그 도취를 잊지 못합니다.

 

 2020~2021년에 많은 사람들이 주식, 코인, 부동산으로 보유한 자산의 장부가격이 높아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자산상승기에 올라간 계좌의 금액을 진짜 자신의 재산으로 바꾸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빠르게 복직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잠시의 열병으로 끝나지만, 아예 망가진 사람들은 복직도 못합니다.

 

 그렇다면 물돼지는 어떨까요? 물돼지가 만난 행운은 보통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게 아닌데요.

 

 

 

 

 

 

 

2) 돌고래 논란이 빚어질 당시, 나는 물돼지가 본질적으로 교만한 생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과 다른 경쟁 후보에 대한 그 어떤 존중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는 이미 승전한 자처럼 행동했고, 기존 국힘 구성원들과 다른 후보들을 피지배자처럼 대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자발적인 복종을 선택한 국힘 구성원들을 보며, 나는 이 정당이 참으로 근본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은 패전 이후 어처구니없이 맥아더를 환영했지만, 그래도 그건 싸울 만큼 싸우다 핵공격까지 두 번 당한 이후였습니다.

 

 국가가 국가인 이상 지켜야 할 게 있듯, 정당은 정당인 이상 지켜야 할 게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2021년 보궐선거에서 이준석은 마땅히 오세훈의 편을 들어야했고, 안철수의 편을 든 것들은 해당행위자였습니다. 돌고래 논란 당시 윤석열에 붙은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들은 유사시 가장 먼저 나라를 배신할 부류들이었지요.

 

 물론 정당이야 뜻과 가치로 하는 거니까 뜻이 다르면 당적을 옮길 수도 있고, 분당할 수도 있고, 이자스민처럼 타의적으로 당적을 옮기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만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정당이라는 게 민주정에서 어떤 것인지에 대해 기본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3) 교만한 남자가 과분한 행운을 만나면 쉽게 망가집니다. 스스로를 하늘에게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식으로, 나는 행운의 남자라고 생각하게 되기 쉽지요. 물돼지의 경우 김건희같은 연하의 미인과 결혼하고 10년 만에 얼떨결에 쉽게 대통령까지 되었으니 스스로의 운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뻔합니다. 나는 뭘해도 되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확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물돼지만 뭐라고 할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 자체가 과분한 행운 위에 선진국이 된 나라라 봐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 과로할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긴 한데요.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동생산성이 아주 좋냐고 하면 그건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문제가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70년대에 당시 기준으로는 위험할 만큼 무리했던 중공업 투자가 운 좋게 대박나서, 그리고 냉전종식으로 인한 중공의 성장과 함께하며, 일본이 플라자합의와 평균연령 증가로 추락해서, 삼성의 전략이 대성공하면서 여기까지 커온 나라인데요. 여러 행운이 겹친 것으로 큰 거라 교만하고, 이 위상을 지속할 만한 밑바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물돼지는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수준이 비슷하게 맞아요.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3연속 대통령이 이렇다는 건, 이게 우리 현실이라는 겁니다. 거기다 우리나라는 피해의식도 많고, 주변 국가에 사정봐달라, 뭐 해달라, 간보겠다. 할 때가 많고 그렇지요.

 

 

 

 

 

4) 회사에서 일 잘 하는 직원과 일 못 하는 직원은 여러 차이가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일 못 하는 직원의 가장 큰 특징은 본인한테 누가 지시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게 여럿이 하고 있는 커다란 업무 프로세스에서 어떤 위치이고 어떤 역할인지, 주변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떻게 해야 주변에 도움을 주고 다른 사람들의 일을 줄여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격이 착하고 그나마 시키는 일이라도 열심히 잘 하려고 하면 나쁜 직원은 아니지만, 주어지는 일만 하면 결국 일 욕심이 없는 겁니다.

 

 주변의 프로세스를 파악하려는 욕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스스로의 행위와 위치에 대한 의문이고요. 무언가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 잘 하고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타율적이고 수동적인 겁니다. 아니면 자기밖에 모르거나.

 

 그런데 나는 우리나라 문화와 교육이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이고, 타율적으로 말 잘 듣는 사람을 양산함으로 결과적으로 좋은 직원을 뽑기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문화에서 추구하는 인간 성향은 주변에도 잘 맞추고, 예의 바르지만 압박이 있어도 굴복하지 않고, 자율적인 사람인데요. 기질 자체가 원체 주도적이고 주변을 파악하려는 욕구가 충만한 사람들은 어떻게 교육받더라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더라도 결국 그렇게 되지만 대다수는 아닙니다. 게다가 요새 청년들은 이전 세대보다 더 내향적인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치 외교 문제에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 중 대다수는 일 못 하는 직원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전체에서, 서방 자유 세계에서, 서플라이 체인에서 어떤 위치이고 어떤 역할인지, 우리나라의 행동이 주변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떻게 주변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고위층조차 평균적인 이해 수준이 바닥입니다. 행운으로 올라간 나라고, 교만하고, 피해의식은 강하다보니 주변파악 하나도 못하고 콧대는 높고 매사에 피해자인 척 하는 여자처럼 다른 나라들에 굴고 있단 말이지요.

 

 우리나라가 페미니즘 디스토피아인 건 그냥 내부적으로만 그런 게 아닙니다. 대외적으로 우리나라가 구는 모습 자체가 K-페미니스트와 비슷합니다. 그나마 아직은 우리나라가 생산 경쟁력도 있고 기술력도 있고 군사력도 있지요. 여자가 피곤하게 굴더라도 어리고 예쁘면 주변에서 그럭저럭 넘어가기도 합니다만, 콧대높은 것도 어디까지나 어리고 예쁠 때 허용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평균연령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지요. 현장 업무들은 매뉴얼화 안 되어 있어서, 후대에 승계 안 되면 로스트 테크놀로지화될 게 널렸고요.

 

 남페미가 많은 이유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게, 남페미가 과학이긴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남페미들도 사고방식이 사실 여페미와 크게 차이가 없어서 그럴 수가 있어요.

 

 

 

 

 

5) 근래 물돼지 정권의 행보를 보면 동북아 균형자론의 스멜이 느껴집니다. 이 망상이 공식화되었던 건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땐 온통 운동권 천지였으나 대통령 노무현 개인이라도 막판에 국익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는 감각과 결단력이 있었지요. 그래서 노무현은 운동권에게 미움받았었는데요.

 

 스타플레이어였던 노무현이 가졌던 능력 같은 건, 물돼지에게서는 그 비슷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뭍에 올라와 만취한 물돼지의 비틀거림이 국가의 행보에 그대로 반영될 것 같습니다. 걸어다니는 재앙을 겨우 넘기니 이번에는 헤엄치는 종말이 찾아왔습니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가진 사람은 소수입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는 사람들은 그보다 다수지만, 그 해결을 위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결정하는 사람이 소수라는 이야기입니다. 문제 해결의 솔루션을 잘 모르고, 매사에 주먹구구인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결국 문화와 교육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현 시점 우리나라 교육에는 답이 있을까요? 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6) 나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길을 잘못들게 되었는지 시간을 들여 지켜봐 왔습니다. 원천적인 문제는 담론을 주도했던 게 이미 90년대부터 운동권 좌파들이었고, 그에 대응하는 담론이 성장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것을 우리나라 자칭 보수들은 안티질만 해 왔다로 정리합니다. 이명박근혜는 명백한 담론 없이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박정희 향수로 당선되었는데, 그 끝은 박근혜의 탄핵이었습니다. 박근혜는 박정희가 아니었고, 박정희가 설령 살아돌아온다 해도 그 방식을 21세기에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었지요. 이미 사회는 박정희의 유산을 승계하고 단점을 고쳐나가야 했는데, 그래서 그나마 무언가 개혁의 담론을 내세우던 문주석님과 운동권이 필연적으로 권력을 쥐게 되었습니다. 시대적인 대항마라면 안철수였겠으나, 안철수 본인의 절망적인 정치적 자질과 인간적으로 도저히 가까이하기 어려운 성격으로 인해 또 다른 대안은 좌초되었지요.

 

 문제는 운동권 좌파식 담론은 현실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었고, 이미 그 비현실성과 수명의 다함을 알아챈 구성원들이 극단적인 도덕적 붕괴로 치달으며 공적인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사적인 전용(轉用)이 일상화되면서 디스토피아가 도래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대안적 담론을 내세운 유일한 인물은 이준석이었으나, 이준석은 장유유서와 겉치례가 도그마인 이 나라에서 바로 권력을 쥘 수 없었고, 오로지 안티테제 그 자체였던 물돼지가 대통령이 되는 비극이 일어나고 맙니다. 물돼지가 최후에 경쟁했던 인물이 그 리재명 두목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참 비극적인 한 해를 겪고 있습니다.

 

 

 

 

 

 

7) 4 제안과 항공모함을 대동한 펠로시의 대만방문은 신냉전의 첨예화를 의미합니다. 바보가 아니라면 이 사태를 가볍게 봐서는 아니 되나, 이 나라에 정치는 실종되어 있습니다.

 

 내 생각에 이 나라는 하부구조가 더 이상 체급을 지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종합적인 수준보다 나라가 행운에 의해 위상이 너무 높아져서, 지탱이 안 된다는 겁니다. 교육 수준, 학문의 수준, 시민들의 교양과 행복도, 삶의 방식과 철학, 시민적 권리와 의무, 법률과 규칙 체계 같은 것들이 이 위치와 급변하는 세상을 못 따라갑니다. 상황이 좋아졌으면 빨리 따라가면 될 일일 텐데, 이렇게 못 따라가면 결국 나라의 위상이 내려오는 게 순리입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만.

 

 오늘도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행운을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것 외에는 답이 없으니까요. 계속 행운이 따라줬고. 이는 마치 기술주 투자와 같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오르고, 오른 가격이 오래 유지되거든요. 그러나 성장성이 끝나고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기술주는 결국 더 이상 쳐다보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8) 복합적인 문제들이 충돌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특정한 방향으로 기울지 않은 게 많아 보이는데, 그래서 많은 부분에서 미래가 예상이 안 됩니다.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 자체가 신뢰할 만한 팩트고, 확률적으로는 좋은 미래가 없다는 것도 팩트가 되겠습니다.

 

 작년에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대선이 이낙연 vs 홍준표가 될 수 있었어요. 그랬다면 분명 지금보다는 나은 오늘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1.6 따봉 이후에는 물돼지가 개선되었을 거라 믿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다른 방법도 없었고. 리재명은 7공주와 손잡고 젤렌스키를 모독했고. 이준석을 응원하지 않을 수도 없었지요. 그러니까 결국 무지성 대깨윤들에 의해 경선이 망가지고 우파정당의 근본이 붕괴한 이후, 지금은 필연적인 비극인 것이겠네요.

 

 이 나라가 이러다 언젠가 망하게 된다면, 그 마지막 모습은 고구려나 송 같이 장렬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보다는 조선처럼 그렇게 망하게 되겠지요. 어쩌면 발해처럼 망할수도 있겠고요.

 

 우리 각자는 최악의 경우 나라를 잃어도 행복하게 잘 살 생각을 하고, 그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할 수 있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해봐야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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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만의 군주

정치 2022. 7. 30. 23:3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RHQUN6JjiM

 

 

 

 

 

1) 현 시점의 우리나라 정치 상황은 1.6 따봉 이후로는 높은 가능성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한다는 점에서 물돼지 전하는 문주석님의 훌륭한 후계자입니다. 물론 정치질 레벨에서 신계에 올라 있는 문주석님에 비하면, 물돼지 전하는 말할 가치도 없는 레벨이지요.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낮았던 건 이게 물돼지 전하에게는 죽음의 길이고, 지난 12월을 겪었다면 학습이 되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인데 이정도면 그냥 멍청한 정도를 넘어 인간수준의 뇌가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히키퀸 허니도 참 멍청했지만 임기 초부터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물돼지 정권의 행보를 보면 총체적 난국입니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서, 기존 어떤 정권보다도 낮은 곳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주석 정권은 적어도 임기초 정치쇼는 프로급이라 국민들을 고조시키고 지지층을 만족시키는 데는 탁월하였었습니다.

 

 노무현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이 집권 후 교만한 내부다툼으로 지지율을 빠르게 잃은 전례가 있기는 하나, 노무현은 절망적인 사람 보는 눈과 영 무던하지 못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인 개인 능력과 국가를 위한 선량함과 특유의 매력이 있었고, 이명박 또한 부덕하나 개인 능력은 좋았고 주변에도 인재가 없지 않았으며 국민을 단합시키려는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물돼지 전하는 김한길, 안철수, 강기훈 등과 함께하면서 스스로가 좌부터 우까지 아우르는 통합의 정치를 한다고 착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겁니다. 대통령이라는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개념이 없다는 겁니다.

 

 

 

 

 

 

2) 물돼지 전하가 리재명 두목보다 덜 위험했던 점 중 하나는 코어지지층의 부재에 있습니다. 경선 당시 물돼지 전하는 맹목적인 노년층 표와 조직표를 받았지만, 그건 한시적인 코어였다고 판단합니다. 지난 금요일 물돼지 정권의 지지율은 28% 이하로 떨어졌는데, 아직 너무 높습니다.

 

 문주석님의 지지층은 문주석께 기이하고 열광적인 부채의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민주국가의 정치인에게 국민이 가져서는 안 되는 종류였으나, 현실은 현실이고 결과는 결과입니다.

 

 대조적으로 물돼지 전하에게 투표했던 이들은, 그동안의 투자를 돌려받아야겠다는 심리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문주석님은 노무현의 승계자로 인지되었으나, 물돼지 전하는 족보가 없습니다. 이준석이라는 신성(新星)과 리재명 두목에 대한 두려움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요. 그런데 물돼지 전하는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빚을 갚으려 드는 게 아니고, 자신의 주변에 지극히 주관적이며 비합리적인 논공행상을 강행하는 중입니다.

 

 문주석님은 아마 모든 정치적인 목표를 달성하셨을 겁니다.

 

 

 

 

 

 

 

3) 우려대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가 나왔습니다. 예고가 되어 있었기에 가 나온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는데, 가 나와야 했는지는 아직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나의 추정으로는 현재 미국은 COVID-19 이전의 노동생산성을 회복하지 못한 것 같은데, 고용지표가 꽤 괜찮은데도 이 상황이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COVID-19를 거치면서 이직하였고, 그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잘 안 되거나 노동숙련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여 질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나마 미국은 모든 일에 있어 매뉴얼화가 잘 된 나라고,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인데요. 우리나라는 모든 업무가 매뉴얼화가 안 되어있고, 모든 업무 현장이 숙련된 노동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한번 경기침체를 얻어맞으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답이 더 안 나올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2분기는 어닝서프라이즈였는데,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많아 GDP가 오르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소비가 많으니까 당연히 수지는 적자가 난 거고요. GDP는 일단 올라간 건데, 이런 성장은 지속성이 없습니다.

 

 이번 2분기에는 물가가 오르니까 그게 아이러니하게 소비를 촉진했을 수 있습니다. 물건가격이 계속 오르니까, 사고 싶은 건 빨리 사버리는 게 그나마 싸게 살 수 있다는 심리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4) 우크라이나 전쟁은 역시나 우크라이나가 점점 우세해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는 공세를 서두르지 않았는데, 헤르손에서의 대치에서 러시아는 너무 많은 것들을 소모하였고, 워낙 보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보니 대치만 하고 있어도 우크라이나가 유리해지는 양상입니다.

 

 또한 러시아군은 쓸데없이 잔혹한 짓을 하면서 전쟁범죄를 많이 일으키고 있는데, 그건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의지를 북돋고 사기를 높입니다. 서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게 적당히 종전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도 지속되는 러시아의 전쟁범죄 때문에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전쟁범죄가 자꾸 일어난다는 건 현재 러시아가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고,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제국처럼 심각한 내부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폴란드에 무기를 대량으로 팔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방에게는 우크라이나의 아군으로 비춰지게 되어 다행입니다. 다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전향적이지 않습니다. 지금 같아선 기회주의적이고 돈만 벌려 드는 걸로 인식되기 쉽고, 그런 입장은 비호감을 사기 쉽습니다.

 

 

 

 

 

5) 예전부터 이야기했듯 우리나라의 하락세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연착륙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물돼지 정권 하는 거 보니까 연착륙은 이제 불가할 것 같습니다. 이제 경착륙이냐 추락이냐가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랜딩을 하는 데 성공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장담이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지금껏 다른 선진국들이 겪었던 쇠퇴 사이클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라가 쇠퇴한다는 게 어떤 건지 감을 잘 못 잡을 수 있고요. 그 과정에서 개선되거나 해결되는 것들이 신속하고 많아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온갖 문제들과 쇠퇴속도를 감안하면 영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다난함이 있을 것이지만 상황을 인지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한다면 각자가 겪는 어려움은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6) 중국이 7나노를 만들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아직 신뢰할 수는 없지만 사실이라면 대만을 통해 기술을 빼돌렸을 겁니다. 대만은 차이잉원 정부와 무관하게 민간기업이 중국과 너무 가까워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물돼지 정권은 미국이 제안한 칩4에 동의하는 것을 머뭇거리고 있는데요. 최태원 때문에 미적거리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안 좋습니다.

 

 중국이 진지한 위협으로 떠오르면서 미국은 점차 중국에 문제 있어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가 양다리 걸치는 걸 미국이 점점 봐주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건 신냉전 구도에서 손해를 볼 거고, 더 이상 중국을 통해 얻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거나 아니면 미국에 의해 응징당해 대미지를 입게 될 것입니다.

 

 최태원은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는 하는데, 그걸로 칩4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7) 물돼지 전하는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가?’ 라는 명제에 대한 답이 원천적으로 약했습니다. 본래 정치인이 아니고, 너무 쉽게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구태들은 조종하기 쉬워보이고 인기도 좋은 당외인사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밀었고, 그것을 위해 민심에 어긋나는 조직표 동원을 서슴잖았습니다. 지금은 그 대가를 치르는 중입니다.

 

 아직도 물돼지 정권은 방향성이 명료하지 않습니다. 표를 준 국민에 대한 배신은 일상적이고, 철학이 없는 건 원래 알았지만 컨셉조차 불명확합니다. 정책의 통일성이나 탁월함 따위 존재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 걸 너무 많이 시도합니다. 리더가 리더의 자격이 없으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8) 물돼지 탄핵하자는 말이 언제 나올지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탄핵 소리가 나오면 박근혜 탄핵 PTSD 때문에 보수결집이 일어날 위험이 있으니까 민주당이 섣부르게 나서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워낙 지지율이 낮으니까 또 모르는 겁니다.

 

 노무현 시절엔 국민들이 노무현에 대해 복잡성이 있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당시 국민들 중 다수는 노무현을 우리 무능한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무능한에만 포인트를 맞추면 안 됩니다. ‘우리도 포인트였습니다. 박근혜가 탄핵된 이유는? 그녀가 대통령의 자격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은 그걸 잃어버린 적은 없었습니다.

 

 물돼지 전하는 탄핵소추에서 부활했던 노무현보다는 탄핵을 당해버린 박근혜에 훨씬 가깝고, 사실 박근혜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아래입니다. 물돼지 전하의 앞날은 대단히 어둡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감정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럴 가치가 없습니다. 집권하자마자 이렇게 제 무덤 파는 군주는 고대 이집트 파라오 이후 수천 년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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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금

 

https://youtu.be/-H91EVNH93M

 

 

 

 

 

 

-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마이클 잭슨이 Heal the World를 부르고, 곡절 끝에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지구촌은 두 번의 대전과 냉전을 딛고, 보다 진보적이고 포용적인 길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세계의 아주 많은 것이 무너지는 것이 관측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의 문제라는 것은 대체로 기원을 추적하면 할수록 멀고 복잡한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비교적 덜 핵심적이고 어려운 것은 편의상 추려내고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핵심적인 것을 이야기하자면, 포용적으로 변하려는 세계를 이용하려는 악이 있었고, 그 악에 의해 선량한 대중이 광신적이고 폭력적인 대중으로 변하는 포퓰리즘의 도래, 또는 파시즘의 재림이 발생하면서 세상이 참으로 다난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결과적으로 관측되는 현상은 휴머니즘의 퇴조, 다원주의의 퇴조, 그리고 신냉전과 전방위적 사회갈등입니다. 우리는 혼란 속에서 방향을 잡으려면 누가 웃었고, 누가 의도했고, 누가 이익을 봤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 사회를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휴머니즘의 퇴조와 공동체 의식의 붕괴가 너무나도 단적이고 빠릅니다. 양쪽으로 갈라진 정치적 극단주의는 그 결과의 단면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준석을 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플레이어로 보지만, 이준석 지지층 중 다수는 지나치게 극우적이기에 이준석이 지닌 리스크 중 하나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아무데나 극우딱지 붙이는 좌파들이 많고, 이게 관련 문제를 악화시키는 주 요인이라는 건 이야기해 두겠습니다.

 

 

 

 

 

 

 

- 2010년대 들어 세상을 이렇게 만든 근본적인 요인을 딱 하나만 꼽자면 나는 스마트폰을 꼽겠습니다. 아이폰이 등장하기 이전 모바일 네트워크의 활용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스마트폰은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을 스마트폰 속의 좁은 세상에 가둬버렸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오피스가 많은 역을 오고 다니면, 수많은 사람들이 폰을 보면서 걷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걸을 때도 폰을 봐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빠서 출퇴근을 할 때라도 보고 싶은 걸 보겠다는 마음일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이제 대체로 사람들은 주변을 보지 않아요. 반복되는 일상은 무가치하고, 번잡한 출퇴근 시공간은 그저 견뎌야 하는 것이고, 주변 사람들은 거치적거릴 뿐이고, 흥미로운 건 스마트폰 안에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원하는 것만 보는 좁은 세상이 오랜 세월 누적되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우리가 마주한 게 그런 세상이 아닐까 싶은데요.

 

 

 

 

 

 

- 안티 휴머니즘의 필두에 페미니즘과 환경주의가 있습니다. 페미니즘의 변이사를 보면 그 중 에코페미니즘이 있는데, 이 관점에서 사람이 자연을 개척하고 근현대 산업문명을 이룩한 과정은 남성적인것이며, 그 결과 자연파괴와 지구의 위기를 낳았다는 발상이 에코페미니즘의 핵심입니다. 그리하여 보다 자연적이며 착한친환경적 여성들이 주도권을 쥐고 파괴적인 가부장적 산업문명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기본적으로 이 관점이 현대 페미니즘에 깊이 침투해 있습니다.

 

 이 영향인지 페미니즘은 결과적으로 문명, 과학, 산업, 수리적 합리성, 휴머니즘에 반대하는 인류의 적이 되었습니다. 캣맘은 이 현상의 단적인 예입니다. 캣맘은 고양이 사료가 생산되는 산업적 서플라이 체인이라거나 온갖 환경적인 배경들, 그리고 고양이가 초래하는 주변 사람들과 환경에 대한 영향을 무시합니다.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주변에 피해를 주더라도 저지하기 어려운 디스토피아가 현대입니다.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법은, 도덕을 어기는 자들을 보호하는 도구로 변질되었습니다. 직업병이 멍청함인 판사들은, 겨우 없는 것보다는 나은 수준으로 전락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극단적인 사회는 반작용으로 또 극단적인 사람을 낳고, 휴머니즘과 다원성을 세계에서 빠르게 사멸시키는 중입니다.

 

 작용을 파악하고 그 반작용을 파악하지 않으면 이 사회상을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소위 식자층 중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2010년 이전의 이론들과 지식들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길게 이야기할 시간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야기를 조금 비약시켜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직관적으로 이 담론을 따라올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나는 문제의 본질이 휴머니즘 및 다원성의 붕괴에 있다고 봅니다. 휴머니즘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기본적 솔루션이고, 그 방법으로 반작용보다는 작용을 우선 타켓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작용은 요약하자면 에코페미니즘과 그 주변부라 이야기하겠습니다.

 

 다만 그로 인한 반작용으로 인한 폐해도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피즘을 필두로 한 극우파의 준동과 그 전염성과 악영향은 이미 심각한 영역입니다. 주류 정치학자들은 이 반작용에 몇 년 전부터 주목하고 있는데, 반작용을 우선 타켓으로 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우에 대한 불관용은 필수입니다.

 

 휴머니즘을 복원하려는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극우는 본질적으로 안티휴머니스트이기에 배제되어야만 합니다. 이준석은 더 성공하고 싶으면 포인트를 잘 이해하고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 본래 안티휴머니스트는 사람보다 신을 우선시하는 종교쟁이들의 영역이었습니다. 극우파와 원리주의적 종교인들이 미국이나 한국 같은 나라에서도 손을 잡게 되면서, 극우 세력은 안티 휴머니즘의 한 축이 된지 오래입니다.

 

 한편으로 앞으로 전개될 신냉전은 현 시점에서는 에너지 전쟁같이 보이지만, 앞으로는 첨단기술 전쟁이기도 할 겁니다. AI 연구에 있어 중국은 미국보다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인권을 무시하고 연구자료를 모으고 진행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연구 대상(인구)도 많고요. 대조적으로 서방의 안티휴머니스트들은 신냉전 구도에서 심각한 방해밖에 되지 않습니다.

 

 서방이 기술의 발달을 주도하려면 그럴 자격이 되어야 합니다. 절대로 질 수 없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나는 휴머니즘과 기술에 대한 자유주의적 태도가 결합될 필요가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