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정부가 메르스 등으로 인해 인망을 심히 잃다 보니, 온갖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깨시민 파시스트들이 또 한 번의 준동을 일으키는 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메르스는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진정되겠지만, 깨시즘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파시즘의 속성 상 대한민국의 깨시즘 역시 점차 나쁘게 진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근래엔 그 나쁜 정도가 점차 심각해지는 게 눈에 보이는 것 같고요.

 

 깨시즘, 즉 깨시민 파시즘은 쉽게 이야기해서 새정치민주연합 내 강경파와 그 지지세력의 생각 및 행동양식의 기반에 있는 ~ism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일종의 파시즘이기 때문에 깨시즘, 깨시스트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이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 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들은 태생이 반민주적이며 논리적으로 점차 반민주성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민주정이라는 판도 위에서 항상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 하지만, 단 한 번의 역전만으로도 체제의 기반을 뒤흔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 깨시스트들이 민주정 자체를 전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파시즘은 본래 민주정에서 탄생하며, 자신이 옳다는 확신 및 현실 이상의 무언가에 대한 추구가 강화되면서 결국 자신들이 선택받지 못하게 될 민주정을 전복하려 들게 됩니다. 파시즘은 어떤 사람에게는 매력적이지만 과반 대중의 지지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는 장기적인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우익 정당들이 파시즘으로 치닫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요.

 

 한편으로 야권에 비판적이지만 야권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 파시즘에 대한 직시가 부족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순화된 싸가지 없는 진보정도의 표현으로 담화를 풀어나가지요. 그러나 그런 시각은 진보라는 어절에서 본질을 흐려버립니다. 저 탁월함이 깃든 표현을 창작한 강준만 교수는 상대적 진보라는 시각에서 봐달라.’고 하셨으나, 과연 그들을 진보라 부를 수 있는지 저는 의문스럽습니다. ‘싸가지 없는 파시스트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이 점을 조금 더 따져보지요.

 

 그들이 거시경제에서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을 인정하고, 케인즈식 처방을 따릅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이 면에서 청산주의적이며 극우적입니다.

 

 그들이 유럽식의 오너 기업 소유권을 인정하거나, 미국에서 현실적으로 보장받는 차등의결권을 인정합니까? 아닙니다. 그들은 이 면에서 소위 금융자본주의로 불리는 쪽을 열렬히 지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조세 구조를 북유럽 국가들처럼 바꾸는 데 찬성합니까? 아니지요. 그들은 정부가 조세 구조를 북유럽식으로 바꾸려 하는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입에 게거품을 물고 반대하였고 거리에 나가 시위까지 하였습니다.

 

 그럼 그들이 세계시민적, 다문화적 가치를 수용하고 개방적입니까? 이 역시 아닙니다. 이자스민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건 새누리당이고, 깨시스트들은 이 면에서 철저히 우익입니다.

 

 다음으로 그들이 낙태, 안락사, 향정신성의약품 등의 각종 진보적 의제에 대해 긍정적입니까? 물론 우리 모두는 이 답을 알고 있습니다. 그 천하의 꼰대 마초들이 무슨.

 

 그렇다면 그들은 지역, 학력 등의 차별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이건 말할 가치도 없지요. 친노의 호남차별이니 영남패권주의니 운동권 내 학벌주의니 이런 이야기는 하루 이틀 이야기도 아니라서.

 

 마지막으로 그들이 성소수자에 대해 긍정적입니까? 이 답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이들은 그런 척은 하는데, 일정 이상 선을 그어버립니다. 실제로 각종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및 조례를 제정한다거나 그런 데서 이들이 보이는 태도는 진정성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 저는 만약 최초의 공개적인 성소수자 국회의원이 나온다면 그건 새누리당에서 나올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그들은 어딜 봐도 진보가 아닙니다. 세수 확보에 대한 고찰 없이 복지부터 늘리자는 땡깡과, 부자 및 기업에 대한 증오심만 좌파적이지요. 더구나 그들은 익히 알려진 대로 싸가지가 없고, 위에 이야기했듯 철저히 반민주적입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에 대해 철저히 배타적일 뿐만 아니라, 노골적인 공격성을 드러내고 더 나아가 그들의 판단 및 투표권마저 전혀 존중하지 않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는 물론 중도적인 사람들 또한 공격하지요. ‘중도는 비겁자다.’ ‘중도는 새누리 지지자일 뿐이다같은 정신 나간 어휘가 나오는 것도 일상다반사입니다.

 

 또한 전반적으로 그들의 행동양식을 보면, 그들이야말로 군사독재세력의 정신적 후계자라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상검증부터 이 나라에 민주주의를 하기엔 유권자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주장까지 똑같습니다. 근래 표면적으로 보이는 강력한 정치 보복 의지와 나 아니면 안 된다같은 태도 또한 그들이 누구의 정신적 후계자인지를 너무나도 잘 증명해줍니다.

 

 그리고 근래 그들은 메르스 유행은 박근혜를 찍은 유권자들 탓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몰고 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박근혜 시대 들어 그들은 유권자를 공격하길 주저치 않는데,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는 사악하고 어리석어 올바른 표를 행사할 능력이 부족하거나, 정당한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요.

 

 그런데 여기서 그들의 투표권을 제한할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주장까지는 사실 그리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에 의해 구국의 결단같은 식으로 포장되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만일 대한민국의 87 자유민주정체가 붕괴되고, 민주정이 후퇴하게 된다면 그 가장 앞 선에는 깨시스트가 있을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민주정 지지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내 생각엔 깨시민이라는 용어는 꽤 괜찮게 잘 만든 것 같다. ‘깨시민노빠와 유의어이지만, 약간의 어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1) 노빠라는 말의 기원을 찾자면 노사모부터 이야기해야 할 텐데, 근래 깨시민 짓하고 넷을 돌아다니는 아가들 중 태반은 노사모 전성기 시절에는 꼬꼬맹이였음.

 

2) 노무현 사망도 이미 5년 전의 사건이 되어서, 현재 친노’, ‘노빠라고 할만한 세력은 노무현 생전의 친노’, ‘노빠와는 100% 일치한다고 하기는 어려움.

 

3) 개인적으로는 정말 많은 깨시민들의 탄생과 언행이 노무현 사후 그에 대한 일종의 부채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정함.

 

 정도를 꼽고 싶다.

 

 이런 깨시민들은 마이너리티를 지향하는 일베충에 비해 상당히 메이져한 정치집단이고, 그 활동량과 파괴성은 숫자대비 기존 한국에 있었던 그 어떤 정치집단보다도 강력하다. 그리고 그들의 정치적 성향은 학술적으로 파시즘과 상당히 가깝기 때문에, 언제든 굉장히 문제될 수 있는 집단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깨시민이라는 용어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진 근본적인 이유는 누가 봐도 유별나게 깨어있다고 보기 불가능한 뇌내 청순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 깨어있다고 자처하였으며, 더 나아가 참으로 멍멍이같은 국민 멍멍이론을 웅변하면서 우리들이야말로 깨어있는 시민으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같은 되도 않고 기가 막힌 선민의식을 노출증 환자처럼 노출해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물론 깨어 있는 시민이라는 어휘는 탄생 시점부터 깨지 못한 시민의 존재를 상정하고 차별화시키기에 반민주주의적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위험한 것은 깨시민 교리의 파급성에 있다. 깨시민은 깨시민 교리를 받아들인 대체로 평범한 사람들이며, 깨시민들은 본인 언행의 문제점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나는 이 사회의 여러 근본적인 문제들이 젊은 깨시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하며, 파시즘의 확산을 막고 민주주의 체제의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깨시민이 왜 탄생하고 그들이 왜 그런 모습을 보이는지를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단 깨시민의 등장과정을 이해하려면 대선 무렵부터의 노무현 지지자들이 어떤 갈등을 겪고, 어떻게 분열되고 어떻게 지지세력이 줄어들고 종교화되어갔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나는 본문에서 상세한 기록을 남길 생각까지는 없고, 정말 간단하게 뭉뚱그려서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노무현은 어린 깨시민들의 그릇된 신앙과는 달리 취임과정부터 엄청난 실정을 반복하였고, 그 실정의 총량은 감히 그 2MB각하를 상회한다고 평할 만 하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수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지지자들이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고 이탈을 반복했는데, 그 과정에서 언제나 노무현은 옳다는 식으로 광신적인 비호를 해대며, 노무현과 적대하는 모든 이들을 무차별로 공격해댄 세력이 있었으니 이들을 사람들은 노빠라 불렀다.

 

 ‘노빠들은 그들이 처음 등장한 이래 인터넷 세상에서 엄청난 화력과 단결력을 자랑했다. 물론 그들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듯이 한나라당을 절대적인 악으로 취급하고 - 그땐 한나라당도 정말 엄청나게 밉상으로 굴어서 노빠들이 큰 힘을 얻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때 한나라당이 하던 짓을 근래는 야권이 하고 있다. - 한나라당이 아닌 모든 정치세력을 노빠 밑에 복속시키고자 하였다. 그 노빠의 필두라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유시민이었고, 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거의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를 장악했다. 사실 30~40명 정도가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면 아무리 큰 인터넷 커뮤니티라도 장악될 수밖에 없다. 이 당시 이들의 힘은 정말 컸기에, 열린우리당 정치인들조차 이들의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것은 파국적 결과를 낳았다.

 

 본문은 노빠의 사악함과 광기를 지적하려는 게 주목적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나치 친위대의 인터넷 버전이라 할 만 했다. 노무현이 정치적으로 워낙 실정을 거듭했고 인기를 금방 잃었기에 이 문제는 현실 속에서 크게 심각해지지는 않았지만, 대신 실정으로 인한 다른 문제들이 축적되었고, 그들과 친노 정치인들의 패악질 속에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현재의 야권은 반영구적으로 망가져버리고 말았다.

 

 깨시민들은 온갖 망상과 궤변으로 무시하는 분야이지만, 현재 30대 후반~50대 초반 정도의 새누리당 지지자들 중 다수는 과거 노무현 지지자였다. 그들은 노무현의 실정과 야권의 철학 없음, 그리고 노빠-깨시민들의 패악질에 실망하여 현 여권 지지로 돌아섰다.

 

 본 주제로 돌아가 노무현이 아직 집권하면서 실정을 거듭하고 있을 때, 이미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노빠들이 파시스트 종교집단이라는 지적은 적잖게 있었으나 그 현상이 이런 식으로 진화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보편적으로 특정 정치인 추종집단의 생명은 그 정치인의 권력이 사그라짐과 함께 같이 소멸되기 때문이다.

 

 이명박으로의 권력승계는 여러 정보로 추론해볼 때 노무현 정권의 의도였지만 - 고건과 박근혜, 이명박 중 이명박을 작정하고 골랐다는 의미 - , 두 정권의 거래는 2008년 촛불정국으로 인해 파토나고 만다. 이명박 정권은 시위 자금의 출처 등을 조사하다 촛불의 주체를 노사모라 판단하게 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에게 적잖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내가 판단하기에 당시 친노-노빠 집단은 촛불정국으로 이명박 정권을 뒤흔들어 바닥까지 떨어졌던 권력을 탈환하는 데 주된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는 결코 당시의 모든 촛불 시위대가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 본인은 아무 생각이 없던 건지, 다른 노빠들처럼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던 건지는 모르겠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언행을 반복하였다. 그리고 촛불정국으로 인한 이명박 정권의 인사 물갈이는 노무현 정권 인맥과의 핫라인이 끊기는 것을 의미했다. 당신의 혼란 속, 이명박 정권 내부의 권력 투쟁은 엄청나게 치열했다. 적잖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검찰 수사가 시작되었다.

 

 자살하지 않았다면 노무현은 아마도 감옥에 갔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가 포괄적 뇌물죄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런 결과가 나왔다면 깨시민이 등장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살했고, 사회 분위기는 급변하였다.

 

 사실 그전부터 우리 사회에는 노무현에 대해 막연한 호감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그것은 대부분 그의 단순하고 직설적인 모습 및 이미지 메이킹에서 기인한 것이었지만, 대통령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니고 노무현의 그러한 일면은 다른 정치인들이 가지지 못한 대중적 장점이었다. 고 노무현에 대한 추모열기는 탄핵 때 이상으로 폭발하였고, 촛불시위와 노무현 자살을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람이 많이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위에 이야기했듯 노빠들이 만들어내는 종교적 컨텐츠를 주로 학습하게 된다. 깨시민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깨시민의 교리는 수많은 사이비 종교들처럼 기존 세상의 상식을 버리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면서도 깨시민 교리가 강력한 건 그것이 이 사회의 문화적 약점들을 더할 나위 없이 잘 공략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신흥 종교의 교리는 매우 잘 만들어졌기에, 평범한 한국 젊은이라면 누구나 깨시민이 될 수 있다.

 

 그들은 가장 먼저 선과 악을 구분하고, 내 편과 적을 흑백논리로 나눈다. 물론 당연하게도 내 편이 선이고, ‘진정성을 가진 노무현과 그의 후계자들이 그들의 선한 대표자가 된다. 그들의 종교관 속에서 교주는 노무현-유시민-문재인-(박원순)으로 이어진다. 교주에 대한 그들의 신앙은 대체로 종교인들이 그렇듯 굳건하기 때문에, 양떼들처럼 그들을 따라다니며 교리를 전파하게 된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정의공정’, 그리고 민주주의는 개신교의 믿음’, ‘소망’, ‘사랑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이러한 행동패턴은 사실 그리 특이할 건 없다. 인류의 원시적 특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행동패턴이 저런 식으로 정치 집단화될 때는 그것이 현대 민주주의 체제에 전혀 어울리지 않으며, 더 나아가 대단히 위험하다는 데 있다.

 

 쉽게 이야기해보자. 민주주의는 시민이 정치 지도자를 선택하고 판단하는 체제다. 즉 이 과정에서는 회의와 계산, 그리고 재고가 필연적이다. 그리고 시민과 정치인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동등하며, 이 사회 구성원들끼리는 서로 다른 정치적 의견을 가지더라도 이해와 대화와 타협,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거나 잊어버린 기본적 윤리다.

 

 그런데 깨시민들은 이 윤리 자체를 전복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정치 지도자를 내심 시민보다 한 단계 더 높이고, 그들을 의심하거나 견제하는 것을 거부한다. 더 나아가 이들은 자신들이 적대하는 집단을 적으로 규정하고, 자신들에게 협조하지 않는 모든 것들을 적대집단에 끼워 맞추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그들의 적대감과 공격성은 상식을 초월한 지 오래다.

 

 그들에게 있어 다른 야권 세력은 굴복시키고 지배해야 할 대상이며, 여권 세력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제거의 대상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 스스로를 민주주의의 화신인 것처럼 포장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모자란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개념 자체에 엄청난 오해를 하게 되기 쉽다. 물론 깨시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는 사람들이기에, 그런 오해를 확산시키는 데 쉽게 앞장설 수 있다.

 

 한국인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자연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구의 경우 민주주의의 역사가 오래 되었거나, 민주주의가 자연 발생했기에 그에 어울리는 문화가 체화되어있다. 그러나 한국은 민주주의가 이식된 후 그것이 규범화되었고, 규범화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어울리지 않는 다른 여러 가지 기존 윤리적 관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깨시민 현상은 이런 아노미가 어떤 식으로 폭발할 수 있는지를 매우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충분히 민주주의적이지 않은 문화에서, 충분히 민주주의적이지 못한 교육을 받고 자라난다. 여전히 한국 문화는 다분히 군대식이고, 대화와 타협에 익숙하지 않으며 권위적이고 성급하다. 또한 쉽게 집단적 불안감을 느끼며, 무언가 근본적인 잘못됨을 곧잘 체감하지만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민이 없다. 이에는 한국 특유의 반지성적이고 파괴적인 집단주의가 큰 역할을 한다.

 

 깨시민의 비극은 그들이 문화적 진보를 추구하는 것에 비해 실질적인 진화의 노력은 전무하다는 데 많은 것을 기원한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비이성적인데, 사람은 본래 자연 상태에서는 감정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이성을 활용하려면 훈련이 필요한 법이다. 그런데 깨시민은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이 거의 되어있지 않고, 그렇기에 종교적이며 타인 또한 종교적으로 만든다.

 

 깨시민 교리는 대부분의 종교 교리가 그렇듯 마음속의 불안감과 문제의식을 자극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사회는 무언가 잘못되었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 자체는 사실이기 때문에 대안을 찾고 싶어 한다. 그리고 깨시민들은 이 지점에서 그럴싸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 대안은 받아들이는 사람한테는 매우 편하다. 딱히 어려운 지식을 학습할 필요도 없고, 역대 교주들의 진정성에 대한 믿음 하나면 반쯤 끝나기 때문이다.

 

 이들이 언제나 안티질에 집중하는 이유 또한 교리 구조가 그래서이다. 이들은 기존 체제의 잘못된 점에 불안감을 느끼는 자들에게 매국노 수꼴들이 문제야!’ 라고 포교를 하는 방식으로 세력을 늘려나갔다. 물론 실제 친일 출신은 야권도 만만치 않은 정도를 넘어 더 많을 지경이고, 알고 보면 수꼴스러운 건 깨시민이 챔피언 먹을 지경이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이렇다보니 이들은 새누리당 안티질 자체에 온 능력을 집중할 뿐, 자신들이 어떠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성찰이 거의 없다.

 

 그저 종교인들답게 그들은 이상적인 공공선을 러프 스케치처럼 대~충 상상하며, ‘깨어 있는자신들이 그 공공선을 수호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들의 교리에서 그들의 주적인 새누리당 세력은 언제나 그 공공선을 침해하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그들을 공격하고 그들의 권력을 빼앗아 와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민주주의 체제에 어울릴 리가 없다.

 

 철학적 빈곤과 반지성주의는 깨시민들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이성의 등불이 밝혀진 곳에 광신이 존재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들이 상상하는 공공선은 결코 철학적 완성도가 있지도 민주적이지도 않다. 그들은 민주주의뿐 아니라 정치 자체에 대한 이해가 없기에 모든 것을 제멋대로 상상하고 재단한다. 그리고 그들이 창조해낸 종교 교리 가치관에 모든 것을 끼워 맞춘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각자의 갈등을 조율하고, 공동체의 번영을 통해 사익을 지키려는 역사적 기원에서 출발하였다. 민주주의의 성공사는 그 현실성의 승리라 할 수 있다. 한 사회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갈등을 평화적으로 조율하는 가운데 가급적 모두의 이익을 챙기는 체제가 다른 체제보다 우월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성찰이 높은 수준이었기에,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줄이고 마침 다가왔던 국가적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애썼다. 비록 모든 판단을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는 어느 정도 진정한 민주주의적 대통령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후임인 노무현의 행보는 그와는 정반대였다. 그는 불필요한 갈등을 키웠고, 사회분열을 끊임없이 야기했다.

 

 깨시민들은 김대중의 이름을 항상 팔아먹고 다니지만, 김대중의 가치관이나 정신은 손톱만큼도 이어받지 않은 거짓된 자들이다. 그들은 취임하자마자 김대중 정권을 무차별로 공격했던 노무현 정권의 종교적 추종자이며, 그렇다고 노무현 말은 잘 듣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들은 근본주의 종교집단답게 민주주의에서 필요한 화합과 타협 자체를 근본적으로 거부한다. 노무현이 사악한 세력을 너무 봐줘서죽었다는 망상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보면 종교적 착각에 근거해 피해의식을 키우고, 앞뒤 안가리는 공격성을 가진 정치적 집단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사실 철학의 빈곤 문제는 노무현 정권 자체부터 따져 봐야한다. 노무현은 민주 정치 뿐만 아니라, 정치 자체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전무했다. 일례로 노무현 캠프는 경제공약 자체가 없었는데, 훗날 대선캠프 공약팀장 이병완이 이야기하기를

 

권력을 왜 잡느냐. 지속적으로 권력을 잡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죠. 예전의 박정희라면 권력은 수단이거든요. 최종적인 가장 큰 수단이 대통령입니다. 꿈을 잡기 위해 꿈을 이야기 하고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대통령 중에 유일하게 꿈과 비전을 애기하지 않은 분이 딱 한 분이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후보였습니다.”

 

원칙과 상식, (노무현 후보는) 이 가치만 이야기 했습니다. 가치를 내세워 대통령이 된 유일한 분입니다. 노 대통령은 정치적 성공이 아니라 정치 자체와 싸움을 벌였습니다. 대통령은 정치와 싸우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후략)”

 

 이 모양 이 꼴로 이야기하는 수준의 형편없는, 정말 순화해서 이야기해 어린 소년 같은 수준의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었으니 정치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던 것이다.

 

 정치를 해야 할 대통령이 정치와 싸우기 위해 분노를 품고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리고 그는 정치를 하지 않고, 정치와 싸웠다. 그것은 종교적인, 그리고 정치를 혐오하는 행위이고 그의 파괴성에 한국 정치는 많은 부분이 부서졌다. 초대 교황이 이랬으니 깨시민들도 그를 이을 법 하다.


 그리고 정말 안타까운 건 노무현이나 깨시민, 아니면 더 나아가 어떤 야권 지지자들의 착각과는 달리 현 한국 정치 시스템은 완벽한 민주주의고, 그들이 적대하는 정치민주 정치그 자체라는 데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민주주의의 가장 강력한 적이며, 민주주의의 파괴자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보이는 집단주의와 타자에 대한 심각한 배타성, 일상적인 낙인찍기, 종종 보이는 강력한 민족주의, 도덕주의와 이중잣대, 무한한 피해의식과 선민의식 등등은 종합하여 학술적으로 보면 영락없는 파시즘이기에 참으로 우려스럽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첨언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 극단적인 깨시민 자체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인터넷 사회 전반을 잠식하고, 더 나아가 소위 진보언론의 대부분을 잠식하여 광신적이고 위험한 정보조작을 일상적으로 자행하고 있다. 그에 정말 많은 이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폐해는 너무 광범위해서 어디에서나 악령처럼 튀어나올 지경이 되었다. 심지어 여초에서 요리 레시피를 찾아보더라도, 간단한 유머글을 보더라도 뜬금없는 문재인찬양, 박원순찬양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어떤 친구는 광신 노빠는 실제 야권에서 진짜 일부일 뿐이라고도 한다. 야권 지지하는 사람들 중 노빠 싫어하는 사람들 정말 많다고 한다. 그러나 깨시민과 그들이 지지하는 친노들은 현실 속에서 야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들은 뜬금없이 민주당 당권을 장악하고 총선에 나선 후, 거기서 어이없이 실패한 후에도 손학규를 물리치고 안철수까지 꺾고 국민들 사이에서 듣보에 가깝던 문재인을 대선후보로 앉히는 만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른 위인들이다. 나는 사람들이 그들의 위험성을 보다 더 제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의 진실

정치 2014. 5. 3. 16:08 Posted by 해양장미

 이에 대해 자꾸 역사왜곡을 해대는 사람들이 많아서 좀 정확하게 이야기해볼까 한다.

 

 이 탄핵 사건은 노무현이 저지른 대표적인 잘못 중 하나였으며, 깨시민들은 이것의 진실을 왜곡하고 적반하장으로 새누리당 세력 등을 공격하곤 하는데 이에 속아 진실을 잘 모를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째서 노무현의 탄핵소추가 의결될 수 있었는지, 노무현은 그로 인해 어떠한 결과물을 얻었는지, 그 사건이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은 무엇일지 살펴보자.

 

 





 우선 노무현이 탄핵되었던 이유부터 제대로 알아야한다.

 

 노무현이 탄핵된 주 이유는 3권분립에 관련된 법률를 어기고 무시해서다. 이는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이기에 민주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일이 있었냐하면...

 

 당시에 야권은 분열되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쪼개진 상황이었다. 이렇게 된 데는 노무현의 책임도 컸고, 당연히 민주주의적으로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즉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대통령은 선거 관련하여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법률이 있다. 대통령이 특정 정당을 드러내놓고 지지하는 표현을 하면 그것은 독재라는 결과물로 이어지기 쉽기에, 이런 행위는 지양되어야 한다.

 

 그런데 20042, 노무현은 두어 번에 걸쳐 공개적으로 열린우리당의 지지를 호소한다. 이는 논란거리가 있을 수 없는 현행법 위반이었고, 필연적으로 논란이 일자 33일 선관위에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을 위반했다고 판정하고 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했다.

 

 상식적으로, 이런 문제가 있으면 대통령이 자중하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그 기반이 되는 룰이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노무현은 선관위의 지침에 대하여 납득할 수 없다고 하면서 계속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겠다고 뻐댄다.

 

 사실 민주주의의 정의를 아는 사람이라면 노무현의 저런 행위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짓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통령이 선거 관련 법률을 어긴 후에도 선관위의 지침을 무시하고 계속 법을 어기는 건 명백한 반민주주의적 행위다. 특히 대북송금특검과 파당으로 잔뜩 뿔이 나 있던 당시의 민주당으로서는 노무현의 언행을 용납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35, 민주당은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러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를 하겠다고 경고하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에 협조를 구한다.

 

 사실 노무현이 저질렀던 이 사건은 원론적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는 행위였고, 당시 노무현의 통치는 매우 불안정했기 때문에 한나라당 또한 협조하기로 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이런 경고 또한 무시한다. 사실 이는 작정하고 막나가겠다는 태도나 다름없는 것이다. 노무현이 당시 원칙을 지켰다는 노빠 깨시민들의 주장은 말도 안 되는 혹세무민이다.

 

 갈등은 순식간에 커졌고, 결국 39일에 첫 번째 탄핵소추안이 나오게 된다. 이 중간 과정에서 대통령이 법률을 지키겠다고 선언만 했어도 절대 나올 수 없는 탄핵소추안이었다. 그러나 노무현은 독재를 택했다. 분명하게 이야기하는데, 이 탄핵소추는 노무현이 형식적으로 독재를 하려 했기에 나온 것이다. 독재를 시도할 수준의 권력이 있었던 건 물론 아니지만.

 

 그러나 첫 번째 탄핵소추는 통과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막아선 탓도 있지만, 사실 한나라당도 탄핵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자민련은 아예 탄핵에 동참하지도 않았다. 의원들은 탄핵소추 시 어이없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고, 더 나아가 이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상식적인 것은 노무현의 태도였지, 의원들은 꼭 그리 극단적인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런데 추가적인 대형 사건이 311일에 벌어졌다. 노무현이 특별 기자 회견을 열어 그 유명한 남상국 사건을 일으켰던 것이다. 당시 남상국은 대우건설 사장이었고, 노무현의 형인 노건평에게 3000만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었는데 노무현이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한 분들이 시골에 있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을 해버렸다.

 

 그래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남상국은 그 날 바로 투신자살해 버렸고, 이는 그 전 해 자살한 정몽헌, 바로 한 달 전에 자살한 안상영과 겹쳐 보일 수밖에 없는 대형 사건이었다. 이 경솔하고 후안무치한 언행으로 인해 탄핵소추에 참여하지 않던 자민련도 입장을 바꿨고, 다음날인 312일에 탄핵안이 가결된다.

 

 사실 탄핵안이 가결될 때도 속사정을 보면 아주 기가 막힌다.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박관용의 증언에 의하면, 박관용은 312일 당시 탄핵소추가 정말 오늘은 통과될 거라는 것을 직감하고 비록 정당은 다르지만 (박관용은 한나라당이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극단적인 사태를 막기 위해 노무현에게 연락을 넣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당시 창원에 가 있었던 노무현은 탄핵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결국 탄핵 소추는 통과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탄핵 소추는 노무현에게 엄청난 반전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후 박관용은 당시의 탄핵소추는 노무현이 파 놓은 함정이라는 주장을 하였는데, 나는 박관용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여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노무현은 어쩔 수 없이 탄핵을 맞이한 게 아니었다. 여러 번의 사과 요구를 묵살하면서 불법과 독재행위를 저질렀고, 탄핵이 통과되던 당일에도 전혀 막을 생각 없이 창원에 내려가 있었다. 박관용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면 탄핵을 막을 수 있는 최후의 기회조차 고의적으로 걷어찬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노무현은 엄청난 이익을 봤다.

 

 나는 노무현이 아마도 기획하고 결과적으로 이익을 본 이 사건이 이 나라 국민들의 정서에 적잖은 갈등과 상처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노무현이 진짜 나쁜 대통령이었다. 탄핵사건 이후 이 사회에 관용과 타협, 토론은 급속도로 사라졌다.

 

 대부분의 깨시민들은 사실 노무현이 왜 탄핵을 당했는지 모른다. 그들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고, ‘나쁜한나라(새누리)XX들이 착하고 힘없는노무현을 핍박했다는 그릇된 맹신을 가지고 있다. 물론 모든 광신도가 그렇듯, 그들은 열심히 포교활동을 해 댄다. 그러나 사실은 노무현이 민주주의를 침해한 것이었고 아마도 권력 강화를 위한 함정을 판 것이었다. 대통령이 3권 분립을 침해하고 독재를 시도할 때 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는 건 바람직하고 마땅한 행위다. 이후 헌재의 판결은 총선으로 인한 국민들의 선택에 동의를 해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깨시민들은 탄핵정국을 새누리당이 주도한 것처럼 역사왜곡을 하는데, 당시 한나라당은 민주당 옆에서 도움만 준 거였다.

 

 이 사건에 대해 소위 진보(라고 쓰고 노빠 깨시민 아지트라고 읽는) 사이트에서는 근래에도 다음과 같이 놀고 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44674&s_no=144674&page=1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394192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26632785

 


 솔직히 한숨이 나온다. 정말 왜곡하고 포장하는 것도 어느 정도다.

 

 저들에게 노무현은 신앙의 대상이다. 그러니까 민주주의보다 중요한, 독재를 해도 상관없는 존재다. 그에 나는 항상 말한다. 깨시민은 광신도’, ‘파시스트라고. 그들은 노무현의 집권기에도 파시즘을 보이며 무차별적으로 모두를 공격했고, 야권 내에서도 많은 비판이 나왔었으나 지금까지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노빠 파시스트들이 인터넷을 장악한 이후 우리 사회에서 생산적이고 온건한 모든 토론이 실종되어버렸다. 낙인찍기와 신앙간증이 소위 진보 커뮤니티에 가득하고, 그 반대에 서있다는 일베야 그냥 정화조 같은 곳이니 말할 가치도 없다. 노무현 정권이 저질렀던 온갖 반민주주의적인 폭압 또한 그들의 깽판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나는 시민들이 파시즘을 경계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 사회의 시민으로 상식적인 일일 것이다. 문제는 파시스트들이 민주주의와 역사를 왜곡하면서 수호자인양 굴고, 실제로 수호자주의를 이 사회에 도입하려고 여러 번 노력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단은 본문을 통해 역사왜곡을 바로잡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해보려 한다.

 

 

반(Half)자발적 정보통제

정치 2013. 11. 24. 17:38 Posted by 해양장미

 얼마 전 살짝 간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와 정치 이야기를 조금 했다. 나보다는 좀 더 감정적이고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친구인데, 전기 요금 인상안에 큰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말해주었다. 이번엔 가정용 전기요금은 조금 오르고, 산업용 전기요금이 많이 오른다고. 덤으로 누진체계 변화가 취소되었다는 이야기도 했고. 디테일하게 이야기하자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2.7%, 농사용 3.0%, 가로등/심야전력 5.7%, 대형건물 5.8%, 산업용은 가장 많이 올라서 6.4% 오르게 된다.


 역시나 그 친구는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했다. 당연한 일이다.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 한, 그 친구가 접하는 미디어나 주변 사람들의 성향을 볼 때 그런 사실은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참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과거 조중동의 여론조작을 염려하던 사람들이 이젠 더 심한 여론조작 전문가들이 되어버렸다. 시대가 변해서 이젠 신문을 챙겨 보는 젊은 사람들은 많지 않다. 심지어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세대조차 종이 신문을 읽는 빈도는 줄어들었다.


 스마트폰은 공짜로 나눠주던 무가지까지 대폭 없애버렸다. 사람들은 이제 자신이 들어가는 커뮤니티와 SNS등에서 많은 시사정보를 얻는다. 소위 조중동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되었고, 사람들이 각자 입맛에 맞는 미디어를 선택하게 된 지도 오래 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친노ㆍ깨시민 세력이 광범위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거의 장악하다시피 했다는 데 있다. 물론 일베같은 반대 케이스도 있지만, 일베 등은 상식을 가진 누가 봐도 문제가 되는 커뮤니티이기에 그 폐해는 오히려 덜할지도 모른다. 진짜 문제는 겉으로 보기에 별 문제 없어 보이는 커뮤니티들이 가진 정치적 편향성이 과도하다는 데 있다.


 소위 깨시민이라 불리는 노무현교도들은 거의 모든 커뮤니티에 퍼져 있다. 이들의 방식은 정말 단순한데, 철저하게 자신들이 지지하는 친노세력을 정의로운 세력이라 떠받들면서 방해가 되는 세력은 가차 없이 매도하고, 친노세력에 대한 비판을 하는 자들을 무조건적으로 ‘알바’, ‘일베충’, ‘국정원 직원’등으로 낙인찍는 것이다.


 과거 군사정권의 빨갱이 낙인찍기를 벤치마킹한 듯한 이 전술은 굉장히 강력하여서, 노무현 사후 어지간한 커뮤니티들은 이들에게 거의 접수 당했다. 대체로 이들은 상세하고 논리적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상대를 부정하다 매도하고 낙인찍으며 분노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시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이 분노의 공감대에 휩쓸리기 쉽다. 심지어 그들은 같이 분노하지 않는 사람을 곧잘 악으로 매도하기까지 한다.


 사실 광신적인 노무현교도의 수는 매우 적다. 과거 국민참여당의 당세는 진보신당(현 정의당)만도 못했다. 그렇지만 그 소수가 만들어내는 여론은 엄청나다. 그들은 먼 과거로 돌아가면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적도 있고, 근래엔 친노세력이 민주당을 하이재킹할 수 있게 만들었고, 더 나아가 손학규와 안철수를 밀어내고 문재인을 대선후보로 만들었다.


 물론 그들도 분명한 한계는 있다. 매번 선거에서 패하는 걸 보면 그 정도가 그들의 한계다. 과거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박근혜로 돌아선 건 노무현 정부에게 큰 실망을 했고, 그것이 개선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만들어내는 진영논리와 증오감, 광신, 그리고 정부 실패는 선거 결과를 떠나 우리 모두에게 너무 큰 피해로 다가오고 있다.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다 보면 세상은 모든 게 잘못되었고, 한국은 사람이 살 만한 나라가 아니며 부정한 자들이 권력을 잡은, 태어나서는 안 되었던 나라에 불과해진다. 마음속에 분노를 품게 만들고,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게 그들의 방식이다. 거기에 휘말려 포교를 당해버리면 그들과 함께 이 사악한 현세를 구원해줄 재림 메시아를 기다리게 된다.

 

 그들을 자신의 편이라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쪽에 증오심과 적대감을 품게 된다면 모든 사태를 바로 바라볼 수 없다. 나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라면, 증오심과 적대감을 내려놓는 게 우선이다. 모든 상황을 원점에서 다시 짚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진실과의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정부는 옛날처럼 정보를 검열할 수 없지만, 많은 시민들은 진영논리에 갇혀 맹신과 적대감으로 스스로 정보통제를 당하고 있다.

 



친노세력의 신화적 패배 기록

정치 2013. 11. 4. 18:17 Posted by 해양장미

 아니나 다를까, 10.30 재보궐 선거도 민주당이 화끈하게 졌다. 2군데 모두 이기기 힘든 지역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표차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요즘 민주당이 얼마나 밉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이 표를 못 받은 건 절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국민은 친노를 싫어하고, 친노가 나서면 그 선거는 거의 필패라 봐도 좋다. 현재의 민주당 대표는 비록 친노가 아닌 김한길이긴 하지만, 혁통의 권력찬탈 이후 민주당은 친노에 의해 완전히 맛이 간 상태라고 봐야 한다. 그럼 한 번 역대 친노세력의 선거기록을 살펴보도록 하자.



16대 대통령 선거 - 2002. 12. 19


노무현 48.9%(당선) VS 이회창 46.6%


: 친노가 역사의 전면으로 부상한 사건이었다. 이때만 해도 불과 7년 후, 노무현이 자살하게 될 거라 예상한 이는 없었으리라.


(친노세력 승 : 총 1승 0패)



2003. 04. 24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 > 민주당 0 (무소속 1)

국회의원 : 한나라당 2 > 민주당 0 (개혁당 1)

시도의원 : 한나라당 1 < 민주당 2 (자민련 1)


: 유시민이 국회의원 뱃지 달게 된 보궐선거.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친노세력이 패배했다. 이는 노무현 당선 불과 4개월 후의 일로, 벌써 노무현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을 보여준다.


(친노세력 패 : 총 1승 1패)



2003. 10. 30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 > 민주당&열린우리당 0 (무소속 1, 자민련 1, 국민중심당 1)

광역의원 : 한나라당 6 > 민주당&열린우리당 0 (무소속 2)


: 당시 민주당은 노무현 탈당으로 콩가루였고, 열린우리당이 생긴 상황이었지만 노무현이 입당한 상황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과 기타 정당이 이겼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단 한 곳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노무현을 포함한 친노세력의 완패였다.


(친노세력 패 : 총 1승 2패)



17대 총선 - 2004. 04. 15


열린우리당 152석 > 한나라당 121석 (민노당 10, 민주당 9, 자민련 4, 무소속 2, 국민통합21 1)


: 다들 잘 알 노무현 탄핵정국에서 벌어진 선거. 친노세력의 마지막 승리였다.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지지한 노무현과 호남 민주당이 대립하면서 민주당은 완파당했고, 한나라당은 민심을 잃은 상태였지만 선거의 여왕 박근혜가 등장하면서 121석으로 선방. 개인적으로는 탄핵정국에 의한 예외적인 승리였다고 평한다.


(친노세력 승 : 총 2승 2패)



2004. 06. 05 재보궐선거


광역단체장 : 한나라당 3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3 > 열린우리당 3 (무소속 2, 민주당 1)

시도의원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2, 자민련 1)


: 17대 총선 이후 2달도 안지나 치른 보궐선거지만, 한나라당이 완승하였다. 시민들은 잠시간의 탄핵정국에서 벗어나 새로 힘을 얻은 노무현에 큰 기대를 했지만,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바로 민심이 완전히 떠났다. 총선 승리가 무색할 만큼 엄청난 스코어 차이로 진 대패.


(친노세력 패 : 총 2승 3패)



2004. 10. 30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2 > 열린우리당 1 (민주당 2)

광역의원 : 한나라당 5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무소속 1)


: 이때부터는 이미 친노세력이 이기면 이상한 상황이 되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보다 망한 민주당이 득표가 많은 이상한 상황이 생겨났다.


(친노세력 패 : 총 2승 4패)



2005. 04. 30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5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5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무소속 1)

시도의원 : 한나라당 8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무소속 1)


: 이때부턴 집권여당이 단 한군데서도 못이기는 진기록을 세우기 시작한다. 이미 민심을 잃은 지 오래였다.


(친노세력 굴욕패 : 총 2승 5패)



2005. 10. 26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4 > 열린우리당 0


: 4석 모두 한나라당이 이겼다. 민심을 완벽하게 잃은 지 오래라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친노세력 굴욕패 : 총 2승 6패)



제4회 지방선거 - 2006. 05. 3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55 > 열린우리당 19 (무소속 29, 민주당 20, 국중당 7)

광역의원 : 한나라다 557 > 열린우리당 52 (민주당 80, 민노당 15, 국중당 15, 무소속 14)

기초의원 : 한나라당 1621 > 열린우리당 630 (민주당 276, 무소속 228, 국중당 67, 민노당 66)


: 최악의 참사라 할 수 있는 패배. 보궐선거도 아니고 정식선거에서 그야말로 사뿐히 즈려밟혔을 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에서 이미 망한 정당 취급하던 민주당한테까지 패배했다. 기초단체장 선거결과는 참담 그 자체여서 서울, 인천, 강원에서 한 자리도 못 땄고, 경기도도 딱 한자리만을 이겼을 뿐이다. 수도권과 강원지역에서의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 기초단체장 스코어는 무려 89:1. (이 지역들에서 무소속이 4자리 당선) 역사에 길이 남을 완패를 기록했다. 심지어 대전에서도 5:0 완패. 광주에서는 민주당한테 5:0 완패라는 굴욕. 노무현과 열우당이 얼마나 정치를 못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친노세력 완패 : 총 2승 7패)



2006. 07. 26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3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 이미 이런 결과가 당연해 보인다.


(친노세력 패 : 총 2승 8패)



2006. 10. 25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3)

광역/기초의원 : 한나라당 2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1)


: 이어지는 0 스코어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한자리라도 따면 이미 그게 이상할 지경.


(친노세력 패 : 총 2승 9패)



2007. 04. 25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민주당 1, 국중당 1)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1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5)

광역의원 : 한나라당 3 > 열린우리당 0 (무소속 6)

기초의원 : 한나라당 17 > 열린우리당 1 (무소속 12, 민주당 6, 국중당 2)


: 워낙 0패를 이어나가다보니 기초의원 1자리라도 딴 게 분전으로 보일 지경. 하도 여당이 못하니 대세가 무소속이 되는 기현상까지 나온다.


(친노세력 패 : 총 2승 10패)



18대 대통령 선거 : 2007. 12. 19


이명박 48.7%(당선) > 정동영 26.1%


: 가카께서 예정된 승리를 거둔 가카의 생일. 당시 0패를 이어나가던 열우당은 사멸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이 등장하여 경선을 날콩가루로 진행하다 결국 친노라고는 보기 어려운 정동영이 되긴 했는데, 친노와 깨시민들은 겉으로는 마지못해 돕는 척 하면서 온갖 뒤통수를 쳐 대는 망조를 보였다. 그러나 어쨌든 친노세력과 연합한 형태였고, 친노가 초래한 결과이기에 이 선거의 결과는 친노세력의 패배라 할 수 있다.


(친노세력 대패 : 총 2승 11패)



2007. 12. 19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 한나라당 4 > 민주당 3 (무소속 5, 국중당 1)

광역의원 : 한나라당 7 > 민주당 4 (무소속 1)

기초의원 : 한나라당 20 > 민주당 2 (무소속 3)


: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진 보궐선거. 그나마 대통합민주신당이 되어서 그런지 선전했다. 이 선거의 패배 이후, 친노세력은 적어도 민주당 내에서는 폐족이 되고 만다. 이후 한동안 친노의 적통을 민주당에서 탈당한 유시민이 잡는 듯한 모양새가 나오는데, 이 다음부터는 일단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을 기준으로 기록을 이야기하려 한다. 국민참여당은 세력이 약한 군소 정당이었기 때문에, 국민참여당이 목표한 바를 이뤘느냐 아니냐로 성패를 이야기하려 한다.


(친노세력 패 : 총 2승 12패)



18대 총선 - 2008. 04. 09


유시민 대구 수성을 출마, 낙선


: 친노의 적통을 이은 유시민이 무모하게 대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하였다. 실패.


(친노세력 실패 : 총 2승 13패)



제5회 지방선거 - 2010. 06. 02


유시민 : 경기도지사 출마, 패배

국민참여당 성적 : 광역단체장 0, 기초단체장 0, 광역의원 5, 기초의원 24


: 노무현 사후, 2010년 1월 17일에 창당된 유시민의 국참당은 호기롭게 지방선거에 출마했지만, 유시민이 경기도지사에서 패배하며 기초단체장까지 전패,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에서 극소수의 당선자만을 배출하며 완패하였다. 대실패.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모처럼 한나라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만,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핵심친노 한명숙이 오세훈에 패하면서 친노는 또 한 번 패배의 아이콘이 되었다.


(친노세력 대실패 : 총 2승 14패)



2011. 04. 27 재보궐선거


국민참여당 이봉수, 김해을에서 김태호에 패배


: 2010년 10월에도 재보선이 있었지만, 국민참여당이 중요하게 생각한 선거는 아니었고 당운을 건 선거는 2011년 4월에 있었던 선거였다. 노무현의 고향인 김해에서 보궐선거가 있었고, 친노의 적통인 유시민은 이봉수를 내세워 김태호와 대리전을 치렀다. 그 결과는 패배.


 이로 인해 국민참여당은 그 힘을 잃었고, 결국 당의 수명을 더 이상 연장시키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이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기대 이하의 결과를 얻었고, 민주당은 손학규가 승리하는 등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이후 국민참여당은 통합진보당에 합병되었고, 친노세력은 유시민에 더 이상 기대를 가지지 않고 문재인을 띄우게 된다. 한편으로 이후 ‘혁신과 통합’이라는 친노 단체가 민주당에 입성한 후 권력을 찬탈하여 다시 한 번 민주당을 친노정당으로 만들게 된다.


(친노세력 실패 : 총 2승 15패)



19대 총선 - 2012. 04. 11


새누리당 152석 > 민주통합당 127석 (통진당 13, 선진당 3, 무소속 3)


: 민주당을 다시 한 번 장악한 친노세력은 한명숙을 당대표에 앉히고, 친노세력 계파를 공천하면서 19대 총선에 나섰다. 당시 분위기는 반MB정서로 인해 민주당이 다 이긴 것 같은 분위기였고, 박근혜는 당의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권한을 쥐고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결전의 결과물은 민주당에게는 참담했다. 친노세력이 왜 패배의 아이콘인지 다시 한 번 천하에 드러난 것이었다. 양측의 실력 차이는 너무나도 컸고, 박근혜는 왜 그녀가 선거의 여왕인지를 또 한 번 증명했다. 불리한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이다. 참고로 같은 날 치렀던 보궐선거는 무승부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


(친노세력 대패 : 총 2승 16패)



18대 대통령 선거 : 2012. 12. 19


박근혜 51.6%(당선) > 문재인 48%


: 친노세력은 총선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성 없이, 모바일 투표 위주로 경선 룰을 짜고는 문재인을 손쉽게 대선 후보로 추대한다. 이후 다들 아는 안철수와의 잡음 많은 단일화 과정이 있었고, 트러블 끝에 안철수는 후보사퇴를 하고 만다. 객관적으로 안철수가 박근혜 상대로 우위에 있었음에도 불구,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박근혜를 이겨본 적이 없던 문재인이 친노의 어거지로 결국 본선 진출, 역시나 예정된 패배를 맞이한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는 마지막 승부에서도 승리함으로, 정치인생 내내 대외 승부에서 전승을 거둔 인물이 되었으며 이명박에게 당했던 유일한 경선 패배조차 당내 투표가 아닌 여론조사에서의 패배였기에 완벽함에 가까운 전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대통령이 그런 기록을 세우는 데는 친노세력의 혁혁한 공이 있었다. 같은 날 치른 보궐선거도 패배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상황이 매우 복잡했고 여러 당이 연합한 형태였기에 패배 기록으로 넣지는 않는다.


(친노세력 완패 : 총 2승 17패)



2013년의 재보궐선거


: 2013년 두 번의 재보궐선거가 있었다. 이 보선들에서 총 14석의 각종 자리가 나왔는데, 민주당은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7석을 가져가고 나머지 7석은 안철수를 포함한 무소속의 것이었다.


 현재까지도 민주당은 반성 없는 친노세력에 의해 많은 부분이 잠식당해 있지만, 당대표는 어쨌든 비노로 분류되는 김한길이므로 올해의 패배를 친노세력의 전적에 넣지는 않는다. 


 그렇더라도 지난 10월 30일에 화성갑에서 33.5% 차이로 패배한 건 진짜 반성해야 한다. 작년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의 표차는 4.94%였다. 그런데 1년 반 만에 그 차이가 33.5%로 벌어졌다. 깨시민이건 민주당이건 양심과 이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어떻게 1년 사이에 이렇게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한다.



 이상이 친노세력의 전설적인 패배 및 실패 기록이다. 국민들은 친노에 이미 큰 실망을 여러 번 했고, 그들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고, 그냥 기본적으로 싫어한다고 보는 게 맞다.


 여러 번 본 블로그에서 이야기했듯 광신 친노 깨시민들이 친노를 자꾸 추대해주기에 국민들은 대안세력을 얻지 못하고, 계속 새누리당이 승리를 차지하는 게 현실. 오죽하면 무소속이 보궐선거를 종종 휩쓰는 게 도무지 이상하지가 않다.


 깨시민들이 날로 과격해지고, 광신적이 되는 데에는 이런 패배 기록도 한 이유가 된다. 선거만 하면 지는 세력을 추대하려니, 이성은 저 멀리 내던지고 무조건적인 맹신을 앞세우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국개론도 이런 패배의 역사와 연관이 있다. 지들이 옳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데 선거만 하면 맨날 지니 국민이 강아지인거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국민이 장기적으로 옳은 선택을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그 믿음은 역사적 성공들로 증명되어 있다. 친노세력은 제법 오랜 세월 속에서 국민들에게 번번히 선택받지 못했고, 그런 선택들을 무시하는 깨시민이 반민주주의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15연패라는 전설적 위업을 이룬 정치세력을 변호하려니 제대로 할말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 추가


2015. 04. 29 재보궐선거


 2012년 대선 이후 오래간만에 당권을 잡은 친노세력이 주도한 첫 선거. 4곳에서 선거가 있었고, 그 중 3곳은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로 통진당 후보가 되었다가 헌재의 통진당 해산 판결로 공석이 되어 치러진 선거였습니다.


 결과는 0:4 완패. 새누리당이 3석을 가져가고, 무소석 천정배에게 광주를 내줬습니다. 신화는 계속 이어집니다. 16연패를 기록했군요.


(친노세력 완패 : 총 2승 18패)

도덕적인 깨시민들의 반민주성에 대하여

정치 2013. 10. 17. 19:50 Posted by 해양장미

 걸핏하면 민주주의를 외치는 깨시민들이 실제로는 반민주주의자라는 이야기는 지난 포스트, ‘마지막 남은 샛노란 맹신자들의 횡포에 대하여’등의 포스트에서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던 적은 없는 것 같아서, 이번 포스트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선 역시나 지난 포스트, ‘흔한 오해 중 하나 - 민주주의는 정의인가?’  에서 이야기했듯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없이 민주주의를 아무 데나 가져다붙이는 게 깨시민들의 첫 번째 문제다.


 이런 오해가 나오는 일차적인 이유는 국민주권과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대체로 깨시민들은 시민이 좀 더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SNS를 통한 소통을 강조하고 모바일 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당내 후보자를 선출하는 등의 행동도 이런 발상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이렇게 되면 될수록 1인 1표제를 중심으로 하는 보통선거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데 있다. 즉 행동을 하는 시민들이 정치에 깊이 개입하려 하면 할수록 목소리 큰 일부 사람들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다. 문제는 이 사람들이 대체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데 있다. 정말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그 정도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게 불가능하다. 또한 보다 온건하고 덜 과격한 사람들은 더 과격한 사람들에 밀리기 쉽다. 깨시민들이 전투적이고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비아냥거리는 경향이 강해진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또 문제가 많은 게, 보통 시민들이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시간적/인지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데 있다. 즉 시민들이 더 개입하면 개입하려 할수록, 보다 심도 있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여지는 낮아진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당 내에서 한 번 거르는 시스템이 사라지고, 깨시민이 개입해 깨시민에게 인기를 끄는 사람들이 주도권을 쥐게 되기 쉽다. 민주주의 자체가 중우정치화될 위험성이 있는데, 소위 깨시민들에 의해 보다 급격한 중우정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이런 깨시민들의 의식 또한 사실 전혀 민주주의적이지 않다. 그들의 성향을 보면 유교적 도덕주의 및 철인정치론을 내세울 때가 많다. 실제 예를 들면, 그들은 ‘각자의 이익’의 집합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성향과, 이익과 인기를 위해 애쓰는 정치인들을 비난할 때가 많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사실 플라톤 등 민주주의에 대한 각종 비판자들의 관점과 거의 일치한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플라톤이 주장했던 철인정치는 당시 민주정의 단점을 극복해보고자 나온 것이었다.[각주:1] 민주정의 탄생부터 문제제기까지 플라톤의 주장은 분명 옳다. 다만 그의 문제 해결을 위한 주장은 현실과 크게 어긋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플라톤의 주장이 어느 정도 이상 현실 속에서 실행되었던 국가는 서구보다는 동아시아에 많았다. 예를 들어 플라톤이 초기 조선을 본다면, 일정 이상 이상사회에 가깝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실제 역사에서 승리를 거둔 쪽은 대체로 민주정을 고수한 쪽이었다. 한반도만 봐도 플라톤의 방식에 더 가까운 국가는 이쪽보다는 북조선이라 볼 수도 있다.


 깨시민들은 역사적 사실들에 무지하지는 않다. 그렇다보니 그들은 곧잘 모순되는 주장을 한다. 민주주의를 찬양하고, 더 민주주의를 늘려야겠다고 말하면서도 생각하는 방식은 철인정치 및 유교식 도덕주의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신한국-한나라-새누리당이 무언가를 하는 데 대해 반대를 하는 데 힘을 기울인다.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기엔 그들의 정치철학적 기반이 사상누각이기 때문이다. 친노 정치인에 대해 맹신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 또한 다 이유가 있다. 철인정치론에선 본래 통치계급은 정해져 있기 마련이고, 깨시민들이 인정하는 통치계급이 친노세력인 거다. 물론 더 이성적인 이야기를 하기엔 그들은 너무 어리석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민주주의는 단점도 많고 부작용도 항상 있는 체제다. 결코 절대선이 아니고, 윤리적인 체제도 아니다. 태생부터 민주주의라는 것은 기존 질서를 전복하면서 등장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기존 도덕/윤리/질서를 뒤엎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민주주의는 시민의 선택을 받아야 하기에 정치인들은 시민의 인기를 얻어야 하고, 달콤한 거짓말을 해야 하며 잘 작동하지 않을 경우 매번 근시안적인 정책이 발생하기 쉽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각종 태생적인 문제점들을 충분히 스스로 잘 해결할 수 있는 제도라 보기 어려운 면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철인정치를 주장한다면 민주주의라는 말을 앞세우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옳다. 이미 1987년부터 민주주의 제대로 하고 있는 데 26년째 자꾸 아직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공감을 얻기 어렵기도 하고.


 민주주의에서 ‘도덕’은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니다. 이익과 이미지가 민주주의의 양대 힘이고 도덕은 이 중 이미지를 구성하는 한 요인일 뿐이다. 실제 시민들은 누군가가 도덕적인지 판단하기가 어렵고, 정치인의 도덕성이 각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현대 사회의 특징 상 일반도덕은 정치적 일면에서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깨시민들의 배타적이고도 광신적인 자세는 도덕주의의 본질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언제나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확신하는 이들은 지극히 위험하다. 이런 사람들은 언제나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무시하고 집단주의적인 사고방식으로 치닫기 쉬우며, 대단히 폭력적인 모습을 취하곤 한다.


 한국에 윤리와 신뢰가 부족한 것은 도덕주의가 없어서가 아니다. 도덕주의의 과잉은 대체로 역설적인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배려, 열린 마음, 온정, 관용, 내가 틀렸을지 모른다는 여유가 실제로 사회를 더 윤리적이고 믿을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도덕주의자들에게는 저런 게 심히 부족하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깨시민들은 나이 어린 꼰대이자 타자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배타적 괴물이 되어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도덕은 스스로에 대한 것이고, 도덕주의는 남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다. 나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한 게 좋은 것이다. 도덕적인 깨시민들이 반민주적인 것은 당연하며, 선거에서 매번 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들은 매번 공분을 일으키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깨시민보다 훨씬 성격이 좋기 때문에 그런 공분에 동감하지 않는다. 나와 같이 화내! 화내지 않으면 너는 악이야! 라고 말하는 그들을 보통 사람들은 ‘뭐 그렇게까지 화를 내야하냐?’, ‘미쳤구먼.’ 정도로 생각한다. 원래 사람들은 개인적이고 사소한 것에 화를 잘 내고, 남 일에는 화를 잘 안 내는 게 정상이다. 물론 실제 동정심과 공분 심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 오히려 동정심이 부족한 건 깨시민 쪽이다.


  1. 플라톤의 스승이었던 소크라테스의 죽음 또한 민주주의와 관련이 깊다. 소크라테스 또한 플라톤처럼 반민주주의였다. 소크라테스에게 사형이 선고된 것은 그가 민주주의를 비판했기 때문이었고, 사실 사형판결 또한 그에게 겁을 주고 쫓아내기 위함이었지 그 이상은 아니었다. 거기서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는 식으로 (이걸 직접 말하진 않았다) 죽음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본문으로]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 이후, 김대중 정부의 모든 통치행위는 IMF시대라는 명분 아래 가려졌다. 수많은 개혁진보 세력은 IMF를 극복하고 노무현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자신들의 이념적 선택을 충분히 드러내기가 어려운 면이 있었다. 그래도 ‘재벌을 개혁한다.’는 명분은 유지되었던 것 같다.


 당시 개혁진보 세력은 자유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의 연대 형태에 가까웠다고 본다. 둘은 재벌과 과거 군사정권식의 발전 모델에 대한 적대감으로 엮여 있었다. 참여정부의 각종 정치적 선택에 크고작은 영향을 줬다고 추정하는 자유주의자들은 군사 정권이 한국에 너무 많은 부패를 만들었기에 큰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재벌이 소유한 각종 특권들을 빼앗고, 기업 지배 구조를 소위 ‘선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 움직임은 이미 노무현 집권 이전 소액주주운동부터 시작하여, 근래의 경제민주화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노무현 정권 자체는 자유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니었다. 퇴임 이후 노무현이 밝힌, 현재는 사라져버린 그의 항변에 의하면 그가 따른 이념 체계가 따로 있었던 것 같다[각주:1]. 그나마도 취임 시기부터 단일한 노선을 잡은 것은 아니고, 충분히 잘 검증된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사상이라는 것은 통치자로서 가져야 할 정치철학 및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노무현 본인은 자신을 역사의 과오를 바로잡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대통령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노무현 지지자들과 노무현의 공통점은 기존 군사정권과 한국식 문제점들에 대한 적대감이었다고 본다. 노무현이 대중적 인기를 잃는 가운데서도 소위 노빠들에게 지속적이고도 열광적인 지지를 계속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적대감을 충족하는 데는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비록 그것은 이성적인 통치행위라고 보긴 어려웠지만.


 그런데 실제로 노무현의 통치가 성공적이었냐 하면 그것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노무현 정부는 총체적인 실패를 거듭했고, 거의 완벽하리만큼 민심을 잃었다. 노무현 정부의 과오를 적자면 여기서부터 몇 페이지를 할애해도 모자라다. 시기별로 차이는 있지만 한 때 노무현을 좋아했던 사람들 중 대부분은 노무현에게서 어떤 형태로든 이탈하였다. 문제는 남은 세력이 굉장히 광신적이었다는 데 있다.


 노무현과 친노세력을 선으로, 한나라당-새누리당과 범보수세력을 악으로 규정하려는 행위는 굉장히 일반적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문제는 이건 논리적 근거를 가지지 못한, 전형적인 편 가르기 행위인 동시에 광신 종교적인 양상을 띤다는 데 있다.


 만일 새누리당과 조중동, 그리고 삼성이 단순한 악이라면 당연하게도 노무현 역시 악이 된다. 노무현은 대북송금특검, 사학법 투쟁 등 여러 번에 걸쳐 한나라당의 편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대연정까지 제의했다. 또한 중앙일보나 삼성과도 굉장히 가까웠고, 중앙일보 회장 홍석현을 주미대사로 임명했을 뿐만 아니라 삼성 문제가 터졌을 때도 삼성 편을 들면서 노회찬과 대립했었다. 이런 행위들은 당시에 수많은 노무현 지지자들을 이탈하게 했었지만, 광신적인 비호세력 쪽이 더 입심이 강했었다. 그리고 노무현의 죽음과 함께 이 광신성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기묘하게 좋은 쪽으로 포장되어서.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로 정치력이 부족했던 것은 맞다. 그는 여러 번에 걸쳐 반대 세력이 힘을 얻을 만한 빌미를 제공하였다. 자살한 전 대통령의 이름과, 슬픔 속에 명을 달리한 것으로 보이는 전전 대통령의 이름이 반대파의 구심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사실 한동안 드셌던 Anti MB 연대는 생산적인 사상을 가지거나 뚜렷한 대안을 가진 게 아니었다. 죽은 노무현은 신격화되었기 때문에 생전에 저질렀던 과오와 잘못들은 묻혔다. 광신적인 지지자들은 여러 곳에서 목소리를 높였고, 반론과 반성을 제기하는 자들을 ‘알바’로 매도하고 비아냥거리곤 했다. 이 매도와 비아냥은 지금도 어디서나 일상적이다. 다만 ‘알바’라는 말이 ‘일베충’이나 ‘국정원 직원’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과거 한 때 자칭 진보개혁 세력은 토론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더 나은 사회적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그런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이성적인 이들은 더 이상 친노세력을 지지하지 않는데, 인터넷에서 친노세력과 적대하게 되면 금방 ‘일베충’같은 소리를 듣는다. 소위 깨시민들이 공공연하게 일삼는 비아냥과 매도, 광신성은 도를 넘은 지 오래고 토론이나 논의 자체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다. 이로 인해 인터넷은 같은 비아냥과 매도에 능한 일베충 등과 친노세력이 각종 세뇌와 선전을 일삼는 각축장이 되었다.


 혹자는 사람들이 보수화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거 소액주주운동을 하던 자유주의자들을 기준으로 할 때는 단순히 붙는 Tag가 바뀐 게 맞다. 한 때 진보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그 태도 그대로 살면서 보수로 이름이 바뀌었다. 전성기에 친노세력은 근본적으로 단일 이념집단이 아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얽혀 있었다. 그리고 그 중 사회주의적인 자들이 결국 노무현 사후 주도권을 잡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자유주의자들은 한 때 다수가 MB로 갈아탔지만, MB는 자유주의자들을 실망시켰다. 물론 갈아탔던 건 자유주의자들뿐만은 아니었다.[각주:2]


 금융위기 이후 정치권의 언어들은 보다 왼쪽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친노세력의 언어와 사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그러나 이런 언어들과 관념들이 어떠한 현실성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세력을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보다 인기에 영합하는, 자극적인 말들이 나돌아 다녔고 반 MB 정서는 이런 자극적인 말들과 잘 융합되었다. 그러나 그 한계는 결국 본선에 가서는 분명해졌다. 현실적인 이야기에서는 약할 수밖에 없는, 반성도 회고도 없는 사상누각의 이념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자칭 진보개혁세력은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만이 옳고, 자신들만이 민주주의를 대변하며 과거의 과오들은 저 멀리 치워 놓는다. 보편적인 시민들은 과거를 대하고 반성하는 면에서도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지율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진보세력은 김대중 이후 빠른 속도로 낙후되고 고립되었다. 한 때 진보세력에 포함된 것으로 인지되던 비교적 유능한 사람들은 거의 다 떠났다. 그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만족하거나, 안철수를 지지하거나, 아니면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또는 이 모두를 동시에 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에 만족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에 제 2의 박근혜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기에 대안 또한 찾고 있다.


 진보개혁세력이 나아질 여지가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좀 어려운 면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깨시민들의 안철수 견제가 너무 강하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장기집권을 위해 계속 깨시민과 일베충이라는 적대적 공생집단을 계속 안고 갈 수가 있다. 깨시민이 날뛰는 한 새로운 대안 개혁세력이 힘을 얻는 게 쉽지 않다. 그들의 광신성과 비아냥과 매도를 이겨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새누리당이 본선에서 그들을 꺾는 건 결코 어렵지 않다. 모든 면에서 상대 자체가 안 된다. 절대적으로 불리했던 탄핵 정국에서도 당시 한나라당은 나름 선방하면서 의석을 따냈었고, 그 다음부터는 친노세력을 상대로는 불리하건 유리하건 간에 일방적인 승리를 따냈다.


 첨언하자면 민주 공화정에서 정치인이란 숭배의 대상이 되어서는 매우 곤란하다.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탐욕스럽고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 그러나 노빠 깨시민들은 이 기본 원칙을 너무 심각하게 어기고 있다.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노빠들이 원하는 정치 제도는 일종의 전제정이다. 그들은 왕을 섬기길 원하며, 친노 왕가가 지속되기를 원한다. 노무현에 가깝냐 아니냐가 그들이 정치인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또한 이들은 민주주의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걸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고 선거 패배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은 대통령 후보를 안철수에서 문재인으로 바꿔버릴 정도의 힘이 있다.


 한편으로 근래의 정치권 모습을 보면 누가 진보고 누가 보수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박근혜정부’는 고용률을 높이고, 정규직 4만명 늘리고, 재벌 총수들을 입건하고, 각종 산적해 있는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운데 증세를 통해 현실적으로 복지를 늘리려 하고 있다. 게다가 이민자 문제, 여성 문제 같은 데도 새누리당이 더 진보적이다. 솔직히 박근혜정부는 미국으로 치면 공화당 정부보다는 민주당 정부에 가까워 보인다. 그런데 한국 민주당은 도대체 뭐하는 정당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차별금지법 입법한다 했을 때는 조금 좋게 보려고 했는데, 반대에 좀 부딪쳤다고 패기도 신념도 없이 패망 정당 인증하는 것처럼 그냥 접어버리고, 증세안에는 세금폭탄이니 뭐니 하면서 일단 반발부터 하고, 이민자 문제나 여성 문제 등은 아예 안중에도 없어 보이고, 고용률을 늘리는 방안 같은 건 꿈도 못 꾸니 하는 짓 보면 어느 쪽이 과연 진보인가? 싶다. 혐오스러운 깨시민들은 걸핏하면 저소득층이 어째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거냐는 식으로 비아냥거리지만, 도대체 친노세력이 서민을 위해 해준 게 얼마나 있는지부터 먼저 묻고 싶다.



이어지는 부연글 : 자유주의자의 변화와 노무현의 영향 (클릭)




  1. 당시 ‘민주주의 2.0’이라는 홈페이지에서 퇴임 후 노무현이 잠시 직접 활동했었다. 이 과정에서 심상정 의원과의 참여정부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조금 진행되려는 와중에 노무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중단되었고, 이후 그의 투신으로 다시는 재개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노무현은 민족주의, 국가주의, 중상주의 정도의 노선을 가진 것 같다. [본문으로]
  2. 다양한 국면에서 바라볼 때, 노무현 정부는 이명박 정부에게 스스로 바톤을 넘겼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노무현 정부는 반쯤 노골적으로 고건의 출마를 막고, 정동영의 발목을 잡았다. 또한 노건평과 이상득 간의 밀약이 있었다는 썰도 공공연했다. 개인적인 추론으로는 만약 2008년에 이재오가 낙선하지 않고 촛불시위가 그리 커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노무현이 자살하지 않았다면 많은 상황이 변했을 것이다. [본문으로]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막고 있는 밉상 민주당

정치 2013. 3. 5. 19:24 Posted by 해양장미

 근본적으로 민주주의는 흠이 많은 제도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이 점을 지적해오며 민주정에 반대해왔다. 그렇기에 사려 깊은 민주주의자라면 민주주의의 단점을 쿨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더라도 아직까지 인류가 만든 제도 중 민주공화정보다 나은 제도는 없다.


 현 한국 민주정의 문제는 어느 정도 이상 87체제 자체가 가진 단점에 기인한다. 일단 일정 수준 이상의 진정한 민주화를 이룬 선진국가 중엔 대통령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 자체가 많지가 않다. 또한 거기에 더해 한국처럼 연임이 불가한 나라는 거의 없다. 이런 제도적 특수함은 대통령에게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필연적으로 매번 미숙한 정부를 출범시키게 한다. 대통령이 정당 위에 있는 존재이다보니 정당의 성장에 문제가 있고, 매 정부는 정권 운영의 경험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지금 박근혜 정부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민주당이 더 문제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선택으로 탄생한 정부다. 필연적인 시작단계에서의 미숙함이 있더라도, 야당의 바람직한 역할은 박근혜 정부의 잘못하는 점을 바로잡는 정도여야 한다. 정치에선 가장 나쁜 상황이 통치의 부재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통치 자체를 존재하지 않게 하고 있다.


 대략 현재의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인선에 대해 강력한 제제를 하면서 정부 출범에 필요한 각종 법안 통과를 막고 있다. 물론 박근혜 정부의 인선에 문제가 없진 않고, 법안에도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각주:1].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좋은 통치를 위해선 어느 정도의 관용이 필요하다.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미숙함을 보조해주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게 바람직하고, 그 과정에서 현명한 딜을 통해 야권의 이념에 맞는 각종 좋은 법안들을 통과시키는 게 본래의 역할이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은 그런 모습으로 보이질 않는다. 민주당은 작정하고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바라는 것 같다. 그 떡고물을 얻으려는 셈으로.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을 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각주:2].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각종 사안들 또한 제 때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인선도 너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현안을 바라보고 있는 각종 현장에서 적잖은 혼란과 스트레스가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행위는 결국 참여정부-열린우리당 시절 한나라당이 하던 행위와 본질적으로 같다. 그 때 박근혜가 열린우리당을 공격했던 방식과 비슷하게 지금 민주당이 그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사태는 박근혜의 자업자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권이 그래버리면 고생하는 건 국민이라는 거다.


 참여정부 땐 사실 국제적으로 경기가 워낙 좋았기에 정치권 대응이 좀 나빠도 사회는 어떻게든 어느 정도 돌아갔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좀 더 섬세하고 전문적인 각종 대응들이 시시각각 필요한 시기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는데, 이 또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여러 번 시도하던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현재의 친노에게서 나는 10년 전 참으로 밉상이었던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들이 지금처럼 하면 한줌밖에 안 되는 노빠 깨시민들은 환호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친노가 또 그런 걸 중요하게 받아들인다면, 또 한 번 크게 망할 것이다. 침묵하는 다수는 결코 현재의 민주당을 좋게 바라보지 않는다. 적어도 새누리당은 그런 실수는 덜 한다. 그들은 지만원, 일베충 등의 세력을 이용은 하지만 결코 거기에 휩쓸리지는 않는다.


 어차피 기대하지도 않지만, 한번이라도 포지티브한 위치의 친노세력을 보고 싶다. 그들에겐 언제나 네거티브만 있다. 지금껏 친노가 스스로 해낸 건 없지만, 남이 뭘 하려는 걸 막는 데는 빼어난 재능이 있다. 으쌰으쌰하면서 새누리당이 하는 걸 사력을 다해 태클걸 힘이 있다면, 그럴 힘으로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라도 한 번 돌아봐줬으면 한다. 물론 그들은 지금껏 그런 적이 거의 없었다. 친노에 의해 이미지가 완전히 버려진 정동영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 좀 돌아봐줬지...



  1. 개인적으로는 원안엔 약간 문제의 소지는 있지만 현재의 타협안은 통과시키는 게 좋은 상황이라 본다. [본문으로]
  2. 여기엔 지난 5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국회선진화법의라는 기묘한 악법도 한몫 하고 있다. 이 기묘한 법안에 대한 논의는 필연적으로 점점 많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문으로]


 암만 봐도 친노-노빠-깨시민들의 세일즈 화법에는 ‘국민’이라는 말이 참으로 많이 쓰인다. 이 화법은 성공적일 때가 별로 없지만, 어쨌든 이들은 이 화법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노빠 깨시민만 국민은 아닐 텐데.


 어쨌든 지난 대선 이후 대안언론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를 만든다고 하는 말이 들리기에, 처음에는 잘 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이사진 명단을 보고는 살짝 어처구니를 상실했다. 이름을 바꿔야한다. 노빠TV정도로.


 안철수 등 새로운 개혁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 이 시기에, 민주당 친노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그들은 더 이상 개혁세력이라는 느낌이 아니다. 그보다는 새로운 수구세력이며 아직 많은 홍위병을 거느리고 있을 뿐이다. 전체적인 면에서 이들만큼 악질인 집단이 없다.


 나중에야 대선 복기를 하면서 알게 된 거였는데,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를 향한 친노의 은근한 공격과 언론 플레이는 좀 도가 지나쳤었다. 친노는 각종 언론과 인터넷 담론을 장악하고 안철수의 지분을 착실하게 잠식해나갔다. 심지어 일부 친노 세력은 안철수가 이명박의 커넥션이라는 의혹을 퍼뜨리기도 했다. 결국 안철수는 기습적으로 사퇴해버렸고, 지난 대선의 최고 스타는 안철수가 되었다. 그리고 문재인은 이후 필연적인 패배를 하고야 말았다. 애초에 안철수 쪽이 박근혜를 상대로 승산이 훨씬 더 높았다. 그러나 친노는 반성하지 않는다. 양심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애초에 친노는 2011년 말부터 소위 혁통 들고 나와서 민주당을 착실하게 잠식했었다. 그 전의 민주당엔 친노색깔이 그리 짙지가 않았다. 정세균계가 범친노이긴 했지만, 김두관 식으로 말하면 그도 6두품 친노다. 성ㆍ진골 친노들은 민주당 내에서 별 세력이 없었고, 그나마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범친노 계열들은 노무현 정부 동안의 실정에 책임이 덜한 사람들이었다. 안희정이라거나, 김두관이라거나. 예외적으로 삼성의 푸른 피를 지닌 이광재는 강원도지사가 되었다가 비리연루로 낙마했고.


 그러나 혁통으로 인해 민주통합당이 된 후 한명숙, 문성근, 이해찬 등은 민주당을 장악했고, 총선을 말아먹은 후에도 각종 무리수를 둬가면서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만들었었다. 그리고 안철수까지 비겁한 수단을 동원해가면서 낙마시켰다. 그리고는 박근혜한테 패배했다.


 그러나 친노-노빠-깨시민은 결코 반성하지 않는다.


 친노는 범친노계에 속하는 문희상을 비대위원장으로 부임시켰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미뤄두고, 그 역시 참으로 친노다운 짓을 하고 있긴 하다.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1301/h2013012902370821000.htm


 이런 안철수 견제라거나, 모바일 양보 안하기라거나... 아, 그리고 당대표 임기 가지고도 다퉜다. 대략 일단 당대표 임기를 짧게 가자는 게 친노들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지방 선거 이전에 당대표를 다시 뽑자는 게 핵심. 쉽게 말해 내년 지방 선거에서 또 친노가 한 번 해먹어야 하니깐. 예나 지금이나 민주당은 친노가 망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의 지난 2월 초 열렸던 대선평가 워크숍엔 거의 모든 의원(127명중 122명)이 참석했음에도 불구,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문재인, 한명숙, 이해찬, 문성근이 빠지는 기행을 보였다. 이들은 왜 빠졌을까? 빠진 것과 관련한 레퍼런스 기사를 링크한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30204000194&md=20130207005101_AN


 물론 당 내 뿐만 아니고 소위 노빠 깨시민들의 전횡도 만만치 않다. 나꼼수로 대변되는 친노주의는 지난 이명박 정부의 부정을 고발하고 예방하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볼 만한 면이 있었으나,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여성문제에 있어 과하게 마초적인 관점을 드러내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한 새누리당 진영이 더 앞서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 이제 여기서 국민 TV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분명 KBS와 MBC, 종편 등 방송 미디어를 새누리 계열이 부정하게 장악한 것은 맞다. 그런데 여기서 국민 TV를 만든다면, 그 국민 TV는 한겨례가 이미 걸어왔던 일정한 한계를 벗어나는 방향이 되는 동시에 정치적 파벌에서의 중립성을 가져야 할 거라 생각한다. 물론 이번에 만든다는 국민 TV는 공중파는커녕 케이블도 아니긴 한데, 그래도 나꼼수 팬들만 몰려가도 수가 좀 될 건데 이사진이 참 골치 아프더라. 관련 기사를 링크하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6&aid=0000061803


 여튼 큰 기대 안할 테니 제발 이름이라도 좀 바꿔라. 국민을 자처하지 말라는 것이다. 저 자칭 국민TV에서 앞으로 안철수 등 새로운 개혁세력 발목을 얼마나 잡을지를 생각하면 절로 머리가 아프다.


 물론 국민TV를 출범시킨 개개인의 정치적 혁신 열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폄하할 생각도 없다. 평범한 사람들이 11억이나 모아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단다. 그러나 좋은 열망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거기에 빨대 꼽고 단물을 빨아먹으려 드는 사람이 없는지도 항상 감시해야 한다. 내 보기엔 시작부터 문제가 있다. 제발 새로운 개혁세력이나 비노들 발목만 너무 잡지 말았으면 한다. 친노주의를 버리라는 말은 애초에 하지도 않으련다. 그건 불가능할 테니까.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정치 2013. 2. 22. 14:12 Posted by 해양장미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도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집권기간은 체감 상 참 길게 느껴졌다. 나는 그에게 도저히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고, 그의 정책에 의한 개인적인 손해도 여러 번 입었다. 그러나 그 역시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진보시킨 면이 있다. 문득 그 점을 느껴서 놀랍다고 느끼고 있다.


 퇴임을 4일 앞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도 새누리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부덕하여 많은 욕을 먹은 대통령이라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물론 박근혜가 당의 패권을 쥐면서 당 이름도 바꾸고, 로고 색깔도 바꿨지만 그 과정에서도 이명박은 당적을 유지하였다. 이는 박근혜의 대통령 당선에 충분히 기여했으리라 생각하며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또 한 번의 발전이 이루어진 거라 볼 수 있다.


 이걸 보면서 친노 노빠 깨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도저히 안 할 수가 없다. 노무현 정권은 임기 중 여당을 두 번이나 깨먹었다.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으로, 그리고 열린우리당을 깨고 통합민주당으로. 그것도 모자라 노무현의 후계자(취급을 받았던) 유시민은 이명박 당선 이후 통합민주당에서도 탈당하더니, 지역도 옮기고 국민참여당도 만들고는 민주당에 몽니를 부리다가 유력 대선 후보에서 낙마하고는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으로 옮겨가는 희대의 철새짓을 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해 무지하고 자기반성능력이 없는 소아적 행태를 보이는 깨시민들은 그런 유시민에 대해 바른 말을 거의 하지 않았고, 오히려 유시민의 낙마 이후 정치할 생각도 없던 문재인을 소환하여 지난 4년간 민주당을 지키던 사람들을 물리치고, 부활의 조짐이 보였던 민주당의 생명줄을 끊어놓고 말았다.


 민주당은 지금도 친노 문희상이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고, 친노가 문제가 아니라는 둥, 친노는 실체가 없다는 둥의 물타기를 넘어선 은폐조작까지 저지르고 있다. 새누리당 세력이 법치와 공화를 파괴한다면, 노빠 깨시민들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주범인 동시에 새누리당이 저지르는 모든 범죄적 행위의 공범이라 할 수 있다.


 이명박 시대 내내 깨시민들은 반MB만 외쳐댔다. 딱하나 자기 목소리 낸 게, 무상급식이다. 그 어줍잖은 이슈가 나름 잘나가던 오세훈을 반영구적으로 정계에서 퇴출시켰고, 박원순을 시장으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거기에 도취해서 깨시민들은 총선과 대선을 모두 박근혜 여왕폐하께 헌납했다.


 퇴임을 앞둔 현재, 이명박은 거의 지지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지만 5년 전의 노무현에 대한 지지보다는 통계 조사 결과 낫다. 이명박이 잘한 게 있다면 정책이 꽤 일관적이었다는 데 있다. 일관성이 있다는 건 예측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명박은 작정하고 나라 곳간 한번 털어먹자는 식으로 정치한 면이 있지만, 그 착취가 대한민국의 기둥뿌리를 뽑아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정책이 갈팡질팡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들은 비교적 살아남기 쉬웠다. 이것은 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하면 비록 그지같더라도 질서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민중은 혼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명박은 남탓을 하지도, 자기연민을 보이지도 않았다.






 이 시대의 나쁜 남자, MB. 그는 털어먹어도 일관성 있게 당당하게 털어먹으면 사람들이 그나마 덜 싫어한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인 대통령이었다.

 

 이제 들어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와 얼마나 다를지, 더 나을지는 잘 모르겠다. 인수위를 보면 물론 기대가 별로 안 되긴 한다. 그런데 박근혜건 친박이건 원래 그런 사람들이고, 정권교체를 위한 열망이 가득했던 작년 분위기를 감안해볼 때 이런 결과를 초래한 건 누가 뭐래도 노빠 깨시민들임을 부정할 수 없다. 노무현 정권을 넘어, 이명박 정권 내내 노빠 깨시민들은 한국 사회의 진보적인 열망을 잠식하고, 새로운 개혁세력의 등장을 찍어 눌렀다. MB를 방패삼아 새로운 수구세력이 자라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