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문제가 있는 대한민국의 거주문화

사회 2019. 11. 6. 19:44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H-HKx6JdCKE

 



 어떤 한 친구가 가업 실패로 몇 년간 어렵게 살면서 셋집을 전전하다가, 자가주택을 마련하여 거주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구축 아파트를 구매한 그 친구는 기뻐하며 열심히 집을 고쳤는데, 고친 일화를 들을 때마다 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너는 단독에 살아야 할 사람인데.’


 

 나는 공동주택의 한 호를 소유한다는 건 진정한 의미의 주택 소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공동주택에 사는 대한민국 도시민들은 본질적으로 유목민이며, 다수가 유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장노년층에는 이런 현실을 깨달은 사람이 많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러한 거주문화는 극단적으로 낮은 우리나라의 출산율에 일조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본질적 문제는 간단합니다. 실제 쾌적하게 쓸 만한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겁니다. 살다 보면 가장 먼저 외장이 나가고, 그 다음으로는 상하수도 배관과 바닥 난방 배관이 말썽을 일으킵니다.



 외장이 손상되는 문제는 아파트는 그나마 해결이 쉽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의무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립주택이나 다세대는 해결이 거의 안 됩니다. 외장의 보수에는 필연적으로 비용이 소모되며, 누군가 나서서 일처리를 해야 하는데 관리사무소가 없으면 제 때 뭐가 안 됩니다. 그리고 외장의 손상은 콘크리트의 pH를 낮추기 때문에, 철근의 부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빌라는 준공 후 20년쯤 지나면 낡은 슬럼가 건물처럼 되어버리곤 하지요. 실제 20년 된 빌라 벽을 파보면 철근 상태가 말도 아닙니다. 전국에 널린 90년대 빌라들, 결국 다 철거할 때 된 겁니다. 이 정권은 이 현실을 어쩔 건지 모르겠습니다. 노후주택 방치하다가는 다음 기사 링크와 같은 사고 터집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11094439&isYeonhapFlash=Y&rc=N

 

 외장을 어찌 관리한다 해도 상수도 배관이나 난방 배관은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일단 상수도 배관은, 우리나라에서는 벽체 및 바닥 콘크리트/모르타르에 그냥 배관을 묻어 공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건 현실적으로 교체가 쉽지 않고요. 특히 시공을 저렴하게 하는 빌라 같은 데서는 교체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압니다. 물론 관리소가 없는 빌라 같은 데선 배관을 충분히 관리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난방 배관은, 한국에서는 대체로 온수를 바닥에 돌리는 습식 난방을 하는데요. 이게 수명이 다 되면 참으로 골치 아픈 상황이 빚어집니다. 바닥 모르타르를 다 뜯는 대공사를 하지 않으면 수습이 안 되는데, 잘 사는 동네에서 매매가 이루어지면서 수천만원 들이는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청소 외에는 예방적으로 무언가 조치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는 그냥 돌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리고 터지면 누수문제가 되어버리지요. 관리소도 없는 빌라 같은 데서 누수 터지면 굉장히 골치 아픕니다. 문제의 원인이 되는 세대가 무책임하고 배째라로 나갈 경우 좀 많이 심각해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짓는 주택 수명은 길게 30년 생각하면 됩니다. 이제 곧 2020년이니까, 1990년에 지은 건물은 수명이 끝난 겁니다. 이건 자동차 수명에 비유할 수 있는데요. 자동차도 고치면서 계속 타려면 오래 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가성비가 낮아지기 때문에 신차를 뽑게 되지요.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차를 무리하게 고쳐 타지 않고, 그냥 중고차를 팔고 신차를 뽑습니다. 그런데 공동주택 시장도 비슷하게 돌아갑니다. 재력이 있으면 신축에 옮겨 다니면서 살게 된단 말이지요.


 

 모든 유지보수에 있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상가주택 같은 경우 소유주가 1인이므로 소유주가 결정하여 추진할 수 있습니다. 단독주택의 경우 고치는 과정에서 주변에 민폐도 적고요. 그러니까 좀 더 제 때 유지보수를 하거나,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게 쉽습니다. 평균적인 건물 사이즈가 작으니까 뭘 해도 쉽습니다. 그렇지만 빌라의 경우 제 때 유지보수가 안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건물의 수명이 단축됩니다.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가 볼까요. 구축 보유자와 거주자는 보통 꽤 다릅니다. 구축의 문제를 아는 사람들은, 구축을 소유하되 거기서 살지는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즉 사람이 거주할 정도로만 고쳐놓고 세를 주고, 본인은 신축에 사는 것입니다.


 

 이 결과 현재 한국의 대도시는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신축 아파트 단지와, 중산층 이하 서민이 거주하는 구도시 슬럼으로 점차 양분되고 있습니다. 슬럼에는 세입자들이 많은데, 이 세입자들은 동네를 발전시키고 가꿀 생각이 별로 없고, 진취적인 사람일수록 돈을 열심히 모아 떠나는 게 계속되니까 점점 더 답이 없어지는 겁니다.



 더 나아가 한국 여성들이 남자의 조건을 많이 보게 된 지도 이미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이젠 기혼 부부는 거의 중산층인 반면 슬럼에는 젊은 부부가 거의 없기도 합니다. 슬럼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한국의 슬럼은 아이가 없고 노인이 많은 공간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나마 초등학교가 있는 공간은 그 주변이 한정적으로 노후화가 더디게 진행됩니다. 근래 신축이 아닌 주택을 구매하고 싶다면, (사견으로는 신축 또한) 역세권보다 학세권이 더 중요하다고 굳이 이야기하겠습니다. 초등학교가 근래 주택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우리나라의 공동주택 거주 문화에 복잡하고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위주가 아니라 공동주택 위주입니다. ‘아파트보다 아파트가 아닌 공동주택, 즉 다가구(여러 가구 세들어 사는 옛날식 양옥집과 원룸 투룸 등), 다세대 및 연립주택(빌라), 고시원 등이 훨씬 문제인데, 사회적으로 필히 관련 담론이 있어야 함에도 강남기득권좌파들이 담론을 주도하면서 훨씬 중요한 현실적 논의가 없습니다. 서민 서민하는 족속들은 있지만, 진짜 서민들을 바라봐주는 정치인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고, 서민팔이를 하는 족속들이 보통 제일 나쁩니다.


 

 공동주택 거주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상이 여럿 있는데, 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건 가정에서 남성이 배제된다는 겁니다. 주택이라는 건 살림과 함께 항상 관리와 유지보수가 필요한 공간인데, 보통 여성의 몫은 살림이고 관리와 유지보수는 남성의 몫입니다. 그런데 아파트의 경우 관리와 유지보수를 관리소가 대신해주기 때문에, 남성이 집을 돌볼 필요가 많이 줄어듭니다. 또한 여러 세대에 걸친 무언가 큰 작업을 하려면 여러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해지기 때문에, 집주인이 집을 적극적으로 크게 손댈 일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또 주요한 한 변화는 소비재의 소비 문제입니다.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사를 많이 다니게 되며, 평생 이 집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좀처럼 하지 않게 됩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30년 모기지로 집을 사서 대대로 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이로 인해 한국인들은 거주공간을 가꾸고 고급화시키는 노력을 점차 덜하게 되었는데, 특히 운반하기 어려운 가구의 다운그레이드가 심각합니다.


 

 웃프게도 오래 되고 허름한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우연히 보이는 창문 안 가구가 의외로 고급진 것을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오래 전에 산 가구라 그러합니다. 요새 아파트는 가성비를 중시한 빌트인 가구를 많이 쓰는 편이고, 들여놓는 가구들도 대체로 모던하고 심플하면서 가벼운 쪽입니다. 유행의 문제도 있습니다만, 고급원목을 써 대대로 물려 쓸 수도 있는 가구는 오히려 80~90년대에 많이 소비되곤 했지요. 종종 오래 되어서 어디선가 그런 걸 버릴 때 들어보면, 엄청나게 무거워서 운반이 힘들긴 합니다.


 

 마당이 사라지고, 베란다를 튼 가구가 늘어나고, 베란다가 작아지면서 나의 친족들 식물 또한 전보다 점점 덜 키우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대 선진국 중 중산층 이상이 가장 식물을 키우지 않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나는 재개발이나 뉴타운에 기본적으로 적극 찬성하는 입장입니다만, 돌아다니다가 재개발을 앞둔 지역을 보면 버려진 능소화나 감나무 등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물론 재개발을 잘 하고 나면 녹지가 늘어날 것이긴 합니다만. 식물을 키우는 개인은 줄어들 거라 생각하게 되니까요. 사실 지구를 지배하는 건 나의 친족들입니다.



 또 한 가지 문제를 꼽자면 사람들이 아이도 잘 키우지 않고 유목민처럼 살게 되면서 또 변한 게, 이웃끼리 서로 알고 지내려는 경향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건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같은 건물에 사는 여럿이 상의해서 무언가를 해야 할 때 잘 되지 않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잘 모르는 사이일수록 층간소음이나 기타 이웃 간 피해에서 피해의 체감을 더 느끼게 됩니다. 아는 사이면 무의식중에 관대해지고 포용하기 쉬운데, 모르는 사이면 적대적이 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이사를 자주 다니는 한국인들은 더 이상 이웃끼리 굳이 알고 지내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아파트 위주의 주거에는 장점도 많습니다. 나는 이 점을 지난 포스트에서 여러 번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러나 나는 상류층이 공동주택에서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가급적 상류층은 어떤 지역에서 자리 잡고, 아방궁 같은 대저택에서 사는 게 좋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야 그 지역이 번영하고 쇠퇴를 면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혼인율과 출산율이 급감하는 건, 결국 청년들이 어떤 삶을 추구하고 그걸 이룰 수 있다고 믿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젊은 여성들은 공동주택에서, 세계적으로 좋은 조건의 주택임차로 거주하면서, 가능한 직장 커리어를 유지하고, 싱글로 소확행을 누리는 삶을 장기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생긴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즉 공동주택 위주의, 타국대비 여성이 싱글로 살기에 너무나도 적합한 임대차 거주환경이 현재의 비혼 트렌드에 크게 일조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나는 앞으로 가능한 우리나라에서 국가주도의 공동주택 공급은 크게 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세대나 연립주택 같은 거주 형태를 가능한 제도적으로 없애나가야 합니다. 전반적인 도시 주거공간을 고층 아파트와 단독주택, 그리고 다가구와 상가주택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주택모기지에 대한 지독한 LTV, DTI, DSR등의 기준을 해지해야만 합니다. 우리나라만큼 지독하게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나라가 또 없습니다. 금리는 내리면서 금융상품을 조이니까 극단적인 부익부 빈익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특히 민주당의 경제정책은 서민을 사지에 밀어 넣고 금융기관을 살리고 부자를 더 부자답게 만들어주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gVYaWTMiiSo

 

 

 본문은 최소한의 경제적 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늘려서 쓰면 무한정 길어지기 때문에, 축약해서 작성합니다.


 

 기준금리는 내리는데 LTV, DTI, DSR은 강화하는 것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요약하자면 부익부 빈익빈입니다. 가진 자들은 더 낮은 금리로 레버리지를 쓸 수 있고, 없는 자들은 금리는 낮아졌지만 돈을 빌리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일단 이것부터 감을 잡지 않으면 망가져가는 현실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는 오직 미국에서만 경기부양책으로 유효합니다. 미국에서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내려간 기준금리만큼 레버리지를 더 쓸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금리가 내려갈 경우, 내던 이자 그대로 내고 그만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려도 경기가 거의 살아나지 않습니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되고,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게 주된 변화입니다.


 

 우리나라가 정부주도로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식을 계속하는 한, 그리고 가계부채의 붕괴를 두려워하는 한 우리나라는 통화정책을 제대로 쓸 수 없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앞으로의 저성장 시대를 맞아 재정정책 말고는 유효한 게 별로 없는데요. 불황에 세수를 늘리면서 경제를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국가부채나 각종 공적 부채가 증가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문제는 금리입니다. 국가부채는 국가의 신용이, 생산성이 유지되는 한 돌려막는 게 됩니다. 국채는 어차피 계속 찍으니까요. 그러니까 국가가 부담해야 할 이율이 중요한데요. 이건 금리와 상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금리를 내릴 여력이 선진국 중 불충분한 국가고, 위에 이야기했듯 어설프게 금리를 내릴 경우 부익부 빈익빈만 심해집니다.



 게다가 재정정책을 얼마나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하는가도 문제인데, 이 정권 하는 걸 보면 공정이라는 언어를 우롱하는 데 있어 입신의 경지에 이른 것 같고, 재정정책의 효율성은 바닥에 한없이 가깝습니다. 이에 재정정책에 대한 공적 신뢰도는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고, 재정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향후 강화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에 더해 향후 정권이 넘어가거나 할 경우 재정정책에 부정적인 보수적 경제관을 가진 사람들이 권세를 가질 수 있는데,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재정집행 조이면 답이 안 나올 겁니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엄청나게 완화된 통화/재정 정책으로 돌아갈 건데, 우리나라가 제 때 보조를 못 맞추면 아마 돌이키기 어려운 대미지를 입게 될 겁니다.


 

 나는 그래도 박근혜 정권이 문재인 정권보다 훨씬 나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일시적으로나마 제 때 완화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친 기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 초중기에 빈부격차가 감소했고, 그 격차의 감소는 공정한 통화 완화로 좀 더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대출제한을 강화함으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지요.


 

 대조적으로 문재인 정권은 급등한 경기선행지수가 반전하여 하락을 시작하는 와중에도 무분별하게 통화와 금융상품을 조이고, 증세하고 반시장적 정책을 밀어붙여 현재의 경제적 파국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와중에 재정집행은 늘렸으나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부정부패한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효과는 없고, 재정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만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이 정권이 저지른 죄악 중에도 가장 큰 죄악이라 생각합니다. 경제위기는 실제로 많은 사람을 죽이고, 산 사람의 인생도 망가뜨립니다.



 근래의 어니언게이트를 거치면서 이 정권의 미래는 불투명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이 재정정책을 아무리 무분별하게 잘못 펼쳤을지언정, 앞으로 지나치게 보수적인 자들이 권력을 쥐고 재정집행을 줄이고 긴축하려 들면 절대로 안 됩니다.



 지난 정권 유승민이 대두될 때, 내가 그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유승민은 그 때 박근혜정부의 재정정책을 반대하고 재정건전성을 추구하거나 증세를 하자는 식으로 발언을 했었지요. 그리고 그런 말이 대중에게 통하는 걸 보면서 나는 위기감을 가졌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유승민 말처럼 하면 안 됩니다.


 

 아마 앞으로 한동안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을 챙길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경제적 상황이 나빠질 때, 국가는 재정건전성을 우선적으로 포기해야 합니다.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 중 우선적으로 포기해야 할 게 재정건전성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재정건전성을 챙기자는 야당의 공격이, 어느 정권에서건 그럭저럭 통하는 편입니다. 국민들의 경제학적 이해수준은 낮은데, 중앙정치에 대한 관심은 높고 불안감을 쉽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권이 그러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포퓰리즘에 계속 의존한다면, 그 또한 우리나라의 미래를 계속 어둡게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 정권은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전혀 가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지식이 어느 정도 있다면, 이 정권이 국가와 국민의 먼 미래는 아예 고려를 안 하고 행동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한 불의의 정도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나는 이 정권에서 앞으로 어떠한 추악함이 밝혀지더라도 전혀 놀라지 않을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습니다. 이 나라에 사는 대다수는 이 시대와 권력을 극복해야 합니다.



 앞으로 재정지출이 늘어날 걸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많이 낮출 수 있는 기초체력을 확보해야만 합니다. 잠재성장률은 곧 인구구조이자 출산율이기 때문에, 확보해야만 합니다. 현재의 주택 공급 체계는 지속 불가능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사회보험은 이대로는 유지할 수 없을 겁니다.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미국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신뢰성이 향후 수십 년 내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물론 이 정권은 해야 할 건 아무 것도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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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공간 형태별 특성과 장단점

사회 2019. 3. 15. 17:39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HaXUlcoHn8w

 

 

 이번 포스트는 좀 깁니다.

 

 이 이야기는 아는 사람한테는 커먼센스인데, 모르면 잘 모르는 것 같아 정리해봅니다.

 

 살면서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리해 봅니다. 부족한 부분이나 이의가 있다면 댓글로 의견, 보충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1. 단독주택

 

 법률적인 단독주택과 구어로 쓰는 단독주택, 그리고 실질적인 단독주택의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실질적인 단독주택은 해당 1필지에 1주택용 건물이 있고, 그걸 1가구가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법률적으로는 1가구만 사용하지 않아도 단독주택으로도 취급되며, 구어로도 다가구와 단독을 구분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부동산 매물도 같이 취급할 때가 많고요. 다만 최근의 도시계획이나 행정에 있어서는 다가구와 단독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하고요.

 

 일단은 실질적인 단독주택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습니다.

 

 단독주택은 현재 우리나라 도시지역에서는 다소 사치스러운 거주 형태에 속합니다. 1가구가 소비하는 토지가 꽤 되니까요. 단독주택의 시세는 같은 지역의 공동주택보다는 아무래도 높습니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 대도시에서 실질적인 단독주택에 거주 중인 인구는 거의 없습니다. 부유층 또는 단독 거주에 관심이 많은 중산층 이상의 계층만이 단독주택에 거주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골에 가면 단독주택이 흔한 거주 형태가 됩니다. 토지가 싸지니까요.

 

 대도시 단독주택은 현실적으로 전원생활 같은 장점은 보통 없는 편입니다. 정원으로 쓸 법한 토지를 확보하는 게 힘듭니다. 돈이 아주 많다면 모를까, 앞뜰에 정원 만들려면 그 가격이 너무 비싸요. 동물을 키우는 것도 당연히 제약이 있습니다. 큰 개를 키우는 집은 종종 있지만, 보통은 짖어대기 때문에 주변 이웃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단독주택의 장점은 많습니다. 공동주택 생활에 수반되는 층간소음 및 악취 문제가 거의 없지요. 이웃집에서 소음이나 악취가 넘어올 수 있습니다만 층간에 비하면 아무래도 덜한 편이고, 내 쪽에서도 소리를 좀 더 내도 됩니다. 애들이 뛰어논다거나, 음악을 듣는다거나 하는 데 조금 더 자유롭지요. 주변 환경만 좋다면 애 키우기 좋습니다.

 

 아파트처럼 관리비를 낼 일도 없고, 주택이 낡고 문제가 있는데 집주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방치되는 일도 없습니다. 많은 권한과 책임이 집주인에게 있는 것이지요. 언제든 마음대로 뜯어 고쳐도 됩니다. 동네 룰과 커먼센스, 법률 같은 것만 지키면 됩니다. 원하는 구조, 원하는 소재로 지을 수 있습니다.

 

 단점도 꽤 많긴 합니다. 집이라는 건 끊임없이 탈이 나고 고치고 보수 및 관리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아파트에 살면 이걸 관리사무소에서 어느 정도 해 줍니다. 전체적으로 규격화가 되어 있어서 관리가 쉬운 면도 있고요. 그런데 단독주택에 살면 알아서 다 해야 합니다. AS를 받기 쉬운 조건이면 그나마 다행인데, 아니면 셀프로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파트에 오래 살던 사람은 적응이 필요합니다.

 

 차고가 없으면 주차도 좀 문제가 있긴 합니다. 요새 대도시 단독주택 단지는 주차 공간이 넉넉한 편이긴 합니다만, 그래서 외부 차량, 특히 상용차가 근처에 너무 주차를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개인 차고를 소유하려면 투자가 꽤 필요합니다. 그런데 차가 없으면 아무래도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건 좀 불편합니다. 단독주택이 독립적이고 한적한 위치에 있을수록 각종 서비스 접근성은 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단독주택의 건축 양식은 다양하고, 거주하려면 건축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있는 게 좋습니다. 자차를 가지려면 자동차에 대해 일정 정도의 지식은 있는 게 좋은 것과 마찬가집니다. 특히 새 단독주택을 지어서 거주하시려는 분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건축에 대해 아예 무관심한 사람은 단독주택 거주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평수가 상당히 넓게 나온다는 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짓기 나름이지만, 평균적인 단독주택의 총면적(연면적)은 아파트 1채에 비해 훨씬 넓습니다. 그래서 대도시라도 평당가로 보면 단독주택이 그렇게까지 많이 비싼 건 아닙니다. 단가가 높을 뿐이지요. 그래서 가족이 많으면 단독주택이 좋은 선택지가 되는데, 1~2인 가구한테는 넓어도 너무 넓습니다. 4인 가구쯤은 되어야 단독주택이 나쁘지 않은 가성비가 됩니다. 근래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낮고,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단독주택 수요도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협소주택이라고 작은 부지에 3층 이상 높게 단독주택을 짓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전적 여건은 부족하지만 공동주택은 많이 싫고, 단독주택에 살고 싶은 경우 이런 주거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공동주택 대비 장점이 크지 않고 환금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없습니다.

 

 대조적으로 시골 지역에서는 단독주택이 꽤 일반적인 거주 형태가 됩니다. 땅값이 싼 지역에선 공동주택보다는 마당, , 정원을 갖춘 단독주택에 사는 게 장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실제 전원주택에 살아보면 집, 정원, 잔디, 밭 등을 가꾸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동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미처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면 살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흔히 서구 남자들은 가사노동시간이 길다고 합니다만, 주로 하는 게 집 고치고 잔디 깎는 겁니다. 미국 중산층 남성들은 대체로 간단한 집수리 정도는 직접 할 줄 알고,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집고치는 방법을 보고 배웁니다.

 


 

1-1. 이동식 주택 & 농막

 

 이동식 주택 중 잘 알려진 형태는 컨테이너 하우스입니다. 건물 전체를 공장에서 만들고, 거주지에 가져오면 됩니다. 컨테이너가 싸니까 유명하긴 하지만,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대지에 건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 피해가 적고, 급히 거주해야 할 때도 유리합니다.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물론 차량에 실을 수 있는 크기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습니다만, 다수의 블럭을 조립하는 형태로 좀 크게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농막은 법률적으로 주택이 아니고, 농지에 쓰는 창고 같은 것인데요. 실질적으로 6평 이하의 주택은 농막으로 허용되는 편입니다. 전기와 수도 등을 연결하는 데 있어 각 지자체의 허가가 필요하긴 합니다만, 6평 이하의 이동식 주택으로 세컨드 하우스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농막은 법적으로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 보유로 인한 세금 문제 같은 게 없습니다. 물론 다른 주택 없이 농막에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1-2. 단독형 타운하우스 & 땅콩주택

 

 단독형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 단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정 부지에 한 건설사가 단독주택을 여러 채 지어서 분양하고, 아파트 단지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단독주택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커스텀 주택 설계가 사라지는 대신 관리가 쉬워집니다. 공동주택에 비해 더 많은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는데, 아파트와 어느 정도 유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습니다.

 

 땅콩주택은 1필지에 두 가구가 살 단독주택을 붙여 지은 거라 생각하면 됩니다. 보통 3층 정도까지는 올리고, 대지는 두 가구가 나눠 좁게 사용하되 단독주택같은 장점은 확보하는 것이지요. 다만 이렇게 하면 여러 문제가 있는데, 일단 토지와 건물이 공동소유가 되고 벽간소음이 있게 됩니다. 관련 문제가 있다는 걸 미리 잘 이해해야 합니다. 아파트 등에 비해 환금성이 낮은 것도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1-3. 다가구 주택

 

 이름이 비슷하다보니 다가구와 다세대를 혼동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릅니다.

 

 다가구 주택은 넓은 범주로 단독주택입니다. 주인집이 있고, 거기에 여러 가구가 세를 들어 사는 형태지요. 다세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다세대는 각 세대가 따로 소유주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가구는 전체를 1주체가 소유합니다. 개인이건 공동소유건 법인이건 간에요. 그래서 단독주택으로 분류되고, 공동주택이 아닙니다.

 

 다가구는 법적 규제가 있습니다. 19세대까지 거주할 수 있고, 지하 제외 주택으로 쓰는 층수가 3층까지 허용되며, 연면적은 200평 이하여야 합니다. 그러니까 여러 세대가 사는 옛날 양옥집은 다가구 주택이고요.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및 신혼부부 등이 많이 거주하는 원룸 1.5룸 투룸 같은 것도 보통 1건물을 1주인이 관리하는 다가구 주택입니다. 다가구라는 형식이 있다 보니 대도시에서 실질적인 단독주택은 고급 주택인 것입니다.

 

 세를 사는 입장에서, 다가구는 그럭저럭 주택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 중에는 가장 자본(보증금)이 적게 드는 거주형태입니다. 보증금이 0인 것도 있으니까요. 보통 월세가 저렴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세대별로 수도가 계량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인원수대로 공동수도를 나눠 내거나 정액제로 수도요금을 받는데 인원수대로 나눌 경우 수도를 엄청나게 많이 쓰는 세대가 보통 하나쯤은 있어서, 별로 안 써도 수도요금을 꽤 많이 내게 됩니다.

 

 그리고 다가구는 불법 증축된 건물도 많습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다가구 주택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니까 다가구에 살다가 화재가 난다거나 하면 문제가 꼬이기 쉬운데, 다가구 주택 대부분은 화재에도 취약합니다. 다가구에 거주할 경우 화재보험 드는 건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여담입니다만 최근에 문재인 정부가 공시가격을 올리면서 다가구 주택들의 재산세가 많이 올랐습니다. 다가구 주택 건물주의 임대수익률은 높은 편이 아니다보니 오른 재산세가 천천히 임대차 시세에 반영될 확률이 높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에 지어진 조적조(벽돌집) 다가구 주택이 꽤 많이 남아있습니다. 조적조 건물은 수명이 길지 않은 편인데, 해체 후 재공사는 쉬운 편이기 때문에 다가구 리모델링이 꽤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표현이 리모델링이지 재건축이나 다름없는데, 재건축이라 하지 않는 건 설계변경이 없기 때문입니다. 80년대와 달리 현행 법규에 맞게 재설계를 하면 주차 공간도 확보해야 하고, 반지하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지만 리모델링을 하면 기존 설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다세대 주택,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과 연립주택은 법적으로 다르긴 합니다만 비슷합니다. 구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하 제외 연면적이 200평 이하인 건물은 다세대고, 200평을 초과하면 연립주택입니다. 대체로는 그냥 빌라라고 이름이 붙고 그렇게 부르는데, 보통 1개 층에 2가구가 사는 빌라는 다세대고 4가구가 사는 빌라는 연립주택이 됩니다.

 

 빌라는 주택으로 쓰는 층수가 지하 제외 4층까지 허용됩니다. 저층아파트랑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겁니다. 저층아파트처럼 보여도 4층이면 보통 빌라고, 5층 이상이면 단지 없이 독채라도 아파트입니다. 1층이 필로티 주차장이고 2층부터 주택이 있으면 5층까지 있어도 빌라지요.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자가 거주하기 쉽습니다만, 흔히 빌라는 사는(Live)’ 곳이지 사는(Buy)’ 건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적어도 매수해서 시세차익을 얻기엔 아파트에 비해 불리한 편입니다.

 

 빌라와 아파트의 가장 큰 차이는 관리사무소가 있냐 없냐에 있습니다. 아파트는 보통 관리사무소가 있습니다. 관리인은 어쨌든 있어야 합니다. 관리 문제가 있는 아파트는 무척 많습니다만, 어쨌든 전담 관리사가 있다 보니 상태가 일정 이하로 나빠지기는 힘듭니다. 주민 간 트러블이 생겨도 어쨌든 중재자는 있고요.

 

 그런데 빌라는 보통 관리인이 따로 없습니다. 좋게 표현하면 주민자치 형태고, 정확하게 표현하면 보통 관리가 안 됩니다. 조금 규모가 있는 빌라도 최소한의 경비원(이라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 담당) 한 명 정도를 둘 뿐입니다.

 

 건축 과정에서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다소 열악하게 지어지고 주변 환경도 열악합니다. 대지에 비해 층수가 낮기 때문에 건물이라도 싸게 지어야 하고, 가능한 부지를 아껴서 건물을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가 싼 데는 싼 이유가 있습니다.

 

 빌라도 세분하면 구축과 신축, 단지가 형성된 빌라와 아닌 빌라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빌라의 건축양식은 2001년에 크게 한 번 변했는데, 이 때부터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게 의무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01년부터 지은 빌라는 거의 다 필로티로 1층을 띄워 그 공간을 주차장으로 씁니다. 통상적으로 필로티 구조로 1층을 띄운 빌라들을 신축빌라라 하는데, 이는 아파트를 신축이라 부르는 기준과 몇 년 정도 차이가 납니다.

 

 구축 빌라들 중 외부가 벽돌로 지어진 것처럼 보이는 게 많습니다만, 거의 다 장식벽돌이고 실제 건물은 철근콘크리트조입니다. 벽돌을 쌓아 만드는 조적조로는 공동주택을 짓기 어렵습니다. 철근콘크리트는 조적조나 목조, 철골구조 등과는 달리 일체형 구조라 철거가 어렵고, 구조체를 개선하는 리모델링이 불가능합니다. 현재 남아있는 구축 빌라는 머지않아 거의 다 재건축 또는 재개발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정권은 그 현실에서 최대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만.

 

 

 

3. 아파트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중산층 이상 가구가 거주하는 가장 표준적인 형태의 주택입니다. 다만 아파트도 지은 시기 등에 따라 크게 저층, 고층, 신축으로 나눕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있고요. 각각이 좀 다르기 때문에, 나눠서 설명합니다.

 


 

3-1. 저층아파트

 

 대체로 1980년대까지 지어졌습니다. 저층아파트는 대체로 5층 아니면 6층인데, 4층이면 빌라고 7층 건물부터는 의무적으로 승강기를 설치해야합니다. 그래서 저층아파트는 보통 승강기가 없고, 오래 된 건물들입니다. 80년대 후반부터는 거의 저층아파트를 짓지 않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층아파트는 서민의 주거형태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어쨌든 보통 관리사무소가 있으니 최소한의 관리는 되고 있고, 가격에 비해 넓은 곳도 많고, 대부분 단지 형태라 최소한의 주차공간도 있는 게 장점입니다.

 

 단점은 건물 상태가 낡았고 구조도 신식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아무래도 5, 6층에 살면 계단을 매번 오르내리는 게 만만찮다는 점 등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최상층을 선호하는 사람한테는 저층아파트의 높이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빌라가 그렇듯 저층아파트들도 심하게 낡은 것들이 많은데, 철근콘크리트조라 머지않아 재건축 또는 재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이론적 수명과 우리나라 건물들의 실질적 수명은 꽤 차이가 납니다.

 


 

3-2. (구축) 고층아파트

 

 7층 이상의 아파트는 승강기 설치가 의무화된 고층아파트입니다. 그러면서 신축이 아닌 걸 이야기합니다.

 

 일반적인 구축 고층아파트의 높이는 12~25층 정도입니다. 198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 정도까지 지어졌습니다. 이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들 중 넓이가 작은 건 복도식이 좀 있고, 신축과는 달리 대체로 지상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지하주차장도 보통 갖추고 있지만 거기까지는 승강기가 이어지지 않은 게 많고요. 대체로 건물의 생김새가 직선적이며 신축보다는 긴 것들이 많은데, 복도식은 특히 좀 깁니다. 저층아파트도 꽤 긴 것들이 있습니다.

 

 요새 아파트는 그렇게 직선적으로 길게 짓지 않는데, 건물을 길게 지으면 부동침하가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부동침하라는 건 지반이 불균형하게 가라앉는 걸 의미하는데, 어느 한 쪽만 지반이 더 가라앉아서 건물이 뒤틀리고 피해를 입는 현상을 뜻합니다. 부동침하는 근처의 땅을 무분별하게 갈아엎을수록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규모가 크거나 주변 또한 마찬가지로 아파트 단지면 발생확률이 줄어든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신축 아파트의 등장으로 인해 구축 고층아파트의 인기는 다소 줄어든 감이 있지만, 가격대비 넓은 평수에 살려면 구축아파트가 좋습니다. 2010년대 초반 이후에는 넓은 평수 주택의 인기가 줄어들었고, 구축 넓은 평수 고층아파트는 찾아보면 상당히 저렴한 평당가로 매매되고 있기도 합니다. 연식 차이가 나는 저층아파트와 별 차이 없는 평당가로 매매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구축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지상 주차공간의 차이로, 적어도 지상에서는 전면주차가 권장된다는 데 있습니다. 후면주차를 하면 배기가스가 1층 또는 저층 세대에 피해를 주기 때문인데, 전면주차를 못 하는 사람은 후면주차를 하다가 시비가 붙기도 합니다. 전면주차를 못 하는 사람이 구축 아파트로 이사 갈 계획이라면 미리 연습을 좀 하는 것도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평수가 좀 되는 구축 아파트의 경우 거주인구의 평균연령대가 좀 높은 편이 되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은 구축 아파트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소형평수 아파트는 저렴하니까 젊은 부부들이 꽤 살지만, 대형평수가 되면 소형평수 신축에 비해 선호도가 밀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아파트가 관리되고 운영되는 방식에 좀 차이가 생기는데, 조금 덜 극성맞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운영될 확률이 신축대비 조금 더 높습니다.

 

 신축대비 구축 아파트의 단점 중 하나는 옆집끼리 현관이 서로 마주본 형태의 설계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설계에서는 서로 현관을 열었을 때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확률이 있고, 현관을 세게 닫을 경우 옆집에 불편을 끼치게 될 확률이 높으며, 애완견 등을 키워도 옆집에 소음이 잘 들립니다. 복도식은 현관을 서로 마주보는 문제는 없으나 복도식 특유의 불편함이 있고요. 그래서 구축 아파트는 신발을 벗는 공간 뒤에 중문을 만들어 다는 경우도 많습니다.

 


 

3-3. 신축아파트

 

 신축아파트는 00년대 중~후반쯤에 등장했습니다. 2007년 정도가 신축아파트 같은 게 등장하기 시작한 과도기인 것 같고요.

 

 신축아파트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우리나라도 경제가 성장하고, 각자 더 많은 프라이버시를 원하게 되면서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가 점점 유행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 꽤 있었습니다만... 신축아파트가 등장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 양식이 완전히 대세가 되었습니다. 그냥 아파트를 더 살기 좋고 고급스럽게 지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신축과 구축의 일반적인 차이는 지상에 주차장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고, 지상 공간이 공원화되어 있다는 점. 지하주차장에서 승강기가 바로 이어진다는 점. 그리고 아파트의 외형이 직사각형이 아니고, 타워형에 가까워졌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그 외 세부적으로는 기능이 많은 전자장비가 들어갔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소재나 설계 및 디자인 등이 개선되었다는 점, 통상 단지 내부에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신축아파트는 보통 구축아파트보다 평당가가 꽤나 더 비쌉니다만, 살아 보면 여러 모로 편리한데다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아 아이를 키우기 더 좋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부터 재산이 일정 이상 되는 중산층 이상 계층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단점이라면 은근히 부실시공이 드물지 않습니다. 중요한 골조나 기둥, 벽체 등은 멀쩡하게 만든 반면 배전이나 통신선, 하수도, 찬장 같은 게 부실한 경우가 꽤 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공사장에 한국인이 줄어들고 외노자가 많아진 걸 한 주된 이유로 추정합니다. 그리고 주택을 고르는 데 점점 여성의 선택권이 늘어나고, 남성들은 신경을 덜 쓰게 된 것도 한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주로 신경을 쓰는 부분들은 개선되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하고 있단 말이지요.

 

 그래도 비싸다는 걸 제외하면 신축아파트는 대체로 구축아파트보다 살기 좋습니다. 보온 효율이 높고 층간소음도 덜합니다. 특히 신축 중에서도 요새 지은 아파트일수록 층간소음 개선이 있는데, 규정이 강화된데다 건설사들도 전보다는 신경을 더 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강화했다 해도 위에서 뛰거나 하면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웃을 잘 만나는 게 중요합니다.

 

 구축대비 신축의 단점 중 하나는 보통 관리비가 좀 더 비싸다는 것입니다. 분수나 수로처럼 단지 내에 이런저런 시설이 많고 조경 관리에도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데, 시설들을 잘 이용한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괜히 돈만 내게 됩니다. 그러니까 신축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이사를 갈 생각이면, 단지 내에 있는 시설들이 공짜가 아니라는 걸 이해하고 그 사용료를 분담한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 걸 잘 이용할수록 신축아파트 단지에 사는 게 득이 됩니다.

 

 

3-4. 단지가 아닌 아파트

 

 좀 예외적인 형태라 따로 이야기합니다. 보통 아파트는 다수의 동이 모인 단지 형태입니다만,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독채인 경우도 있고 2~3동 정도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2~3동이 있는 경우는 그나마 소규모 단지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예 1동만 있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1동만 있어도 5층 이상이면 아파트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이런 형태는 그 1동에 해당하는 부지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와는 다른 주거형태가 됩니다.

 

 이런 아파트는 단지의 혜택을 누릴 수 없고, 대신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가끔 특이하게 생긴 건 완전히 빌라인데 법률 상 아파트인 게 있습니다. 설계 및 허가와 시공 상의 차이가 생긴 경우인 것 같은데, 매물로는 아파트로 등록됩니다.

 


 

3-5. 빌라형 타운하우스

 

 위에 이야기한 다세대 및 연립주택을 다시 생각해보면, 빌라라는 걸 제대로 고급지게 지으면 사실 아파트보다 싸질 수가 없습니다. 층수가 낮으니까요. 그래서 대체로 염가형 빌라는 좀 열악하게 짓습니다만, 고급형으로 지은 빌라도 있습니다. 이런 빌라들도 타운하우스라고 부릅니다. 타운하우스라고 하는 것에 단독형과 빌라형이 있단 말이지요.

 

 빌라형 타운하우스는 대체로 단독형 타운하우스보다는 저렴합니다. 빌라지만 여러 모로 고급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정원과 테라스가 있고, 관리도 있고, 커뮤니티 시설과 지하주차장이 있는 식입니다. 같은 동네 기준으로 하면 이런 빌라형 타운하우스가 브랜드 아파트보다 비쌉니다.

 

 어쨌든 빌라형 타운하우스도 빌라는 빌라다 보니 고급 빌라 같은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보통 4층 정도로 짓기 때문에 빌라형이라 부르는데요. 실제 분류상으로는 보통 아파트입니다. 아파트에 준하게 사적으로건 공적으로건 관리된단 말이지요.

 


 

3-6. 도시형 생활주택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은 법을 따로 제정해서 단지형 다세대, 단지형 연립주택, 단지형 원룸형을 구분해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중 다세대와 연립주택은 도시형이라는 말이 붙어도 위에 설명한 것과 같고요. 원룸형은 보통 분류 상 아파트에 해당하고, 통상 도시형이라고 부르는 건 독채 원룸형 아파트를 가리킵니다.

 

 일반적인 원룸과 도시형의 가장 큰 차이는, 통상 원룸은 다가구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건물을 통째로 한 주인이 소유하면서 세를 주는 형태고요. 도시형은 각 세대를 각각이 소유합니다. 그냥 소형평수 독채 아파트와 거의 같은데, 주택법에서 규정한 감리 대상에서 제외되고 모든 건설기준도 면제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거주하기 매우 열악한 환경에 있습니다.

 

 실제 도시형 생활주택은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경우가 많고, 주변 건물과 매우 밀접하게 붙어있다거나 합니다. 그러니까 시끄럽고, 일조권도 없는 걸 넘어 창문 자체가 매우 작은 곳도 있고, 창문 열고 손 뻗으면 옆 건물에 손닿을 지경인 곳도 있고, 번화가 사무용/상가 건물 같은 느낌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장점은 번화가에 있고 그래서 대중교통이 좋다는 거고 단점은 살기 안 좋다는 겁니다. 주차 시설이 갖춰져 있긴 합니다만 공간이 부족하고, 기계식 주차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게 등장한 게 09년부터고, 통상 지어진지 오래 되지 않은 신축인데다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내부구조나 인테리어는 그럴싸한 경우가 많고, 번화가에 거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보니 나름 거주용으로의 인기는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점은 매매가 잘 안 된다는 겁니다. 다주택자가 생기는 걸 정부가 막아놓다 보니, 아예 임대사업자 또는 임대사업법인이 아니고서는 이러한 임대용 주택을 잘 매수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번 정권의 다주택자 제약은 서민용 주택을 보유한 실소유자들이 매도를 하기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강남 집값은 엄청나게 뛰게 만든, 너무나도 나쁘고 잘못된 정책이었습니다.

 



3-7. 펜트하우스

 

 고층아파트 또는 주상복합 등의 최상층을 고급스럽게 꾸며 놓은 형태입니다. 복층형이거나, 다락이 있거나, 테라스를 이용할 수 있는 등의 설계를 합니다. 가격은 통상적인 아파트보다 당연히 비싼 편이고, 고급형 아파트에 많습니다. 법률적으로 아파트라도 빌라형 타운하우스의 최상층을 복층형에 테라스로 꾸밀 경우엔 펜트하우스라 부르진 않는 것 같습니다.

 

 여담인데 펜트하우스로 설계되지 않은 아파트 최상층은 그다지 인기가 좋은 층이 아닙니다. 층간소음이 없는 대신 어쩔 수 없이 춥고 덥고, 냉난방비가 많이 든다고 생각하면 되는데다, 구축 고층아파트의 경우 승강기실 소음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신축에서는 완화됩니다만, 적어도 구축에서는 살짝 인기가 떨어지고 월세의 경우 조금 저렴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4. 주상복합

 

 주상복합은 통상 주거용지가 아닌 상업용지에 세워집니다. 저층은 상업용 건물이고, 그 위는 고층아파트 또는 마천루와 유사한 형태인 걸 주상복합이라 부릅니다. 상가주택과 다른 점은 일단 층높이고요.

 

 타워팰리스 등의 이미지가 있기도 하고 실제로 보통 비싸기도 해서 고급 주택으로 인지되긴 합니다만, 실제 규정 등의 문제로 인해 아파트보다 주거공간으로의 기능은 열악합니다. 같은 평수에서 서비스 면적이 작고, 건폐율이 높은 경우도 많으며, 관리비도 비쌉니다. 감가상각도 많이 되고, 상가와 붙어 있기 때문에 시끄럽고 냄새도 올라오는데다 외부차량, 사람이 계속 드나듭니다. 요약하자면 좁고 빽빽하고 유지비 비싸고 가격 잘 안 오르고 시끄럽습니다.

 

 그래도 인기는 좋은 편입니다. 어쨌든 아래 내려가면 상가인 건 편리하기 마련인데다, 부유한 사람들이 번화하게 살면서 생기는 메리트도 있습니다. 각자 선호하는 삶의 방식은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고,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부자도 있지만 주상복합을 선호하는 부자도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부지 특성 상 주거용지로 전용이 불가능한 곳의 허가 문제와 주택법 규제 문제 등으로 주상복합을 세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1층 상가의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실이 다수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냥 주거용 아파트만 올리는 게 더 효율적인데, 규제를 피하려다 보니 쓸데없는 상가를 지어 주상복합으로 짓게 된단 말이지요. 일률적인 규제라는 게 비효율적이 되기 쉽다는 걸 알려주는 실 사례입니다.

 

 

5. 상가주택

 

 상가주택은 저층은 상업용 건물이고, 위층은 주거용 건물인 형태입니다. 주상복합과 다른 건, 주상복합은 마천루 수준으로 높은 게 많은 반면 상가주택은 대체로 총 층수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3~5층 정도 건물인데 1~2층까지는 상가고 2~3층부터는 주택인 건물이 많습니다. 그리고 상가주택은 건물 1채를 통상 1인이 소유합니다.

 

 상가주택을 짓기 위한 준주거용지라는 게 있습니다. 일정 면적은 주택으로 지어야 한다는 연면적 허가 비율이 있고요. 도시 계획상 상가주택을 보급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돌아다니면서 보면 1~2층까지만 가게가 있는 건물들이 있는데, 대체로 상가주택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상가주택 건물주는 직접 1층에서 사업을 하면서 위층에 거주하거나, 아니면 세를 주거나 합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사업을 하는 건물 위층에 거주하는 게 나쁘지 않고, 상가 위층은 보통 사업하기 좋지 않기 때문에 상가주택이라는 건물 형태는 꽤 효율적이긴 합니다.

 

 다만 주택으로만 보면 그다지 거주하기 좋은 편은 아닌데, 아무래도 좀 시끄럽기 쉽고 주차도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월세가 딱히 일반 주택보다 저렴하진 않은데요. 상가주택에 살면 물건을 사러 나갈 때 동선이 무척 짧아지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번화하고 교통이 좋은 곳에 있는 경우도 많고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대단지에 살면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킬로미터 단위에 육박하는 거리를 걸어야 할 수도 있는데, 상가주택에 살면 수십 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버스 정류장이 있기도 합니다. 조금 소란스러운 쪽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요.

 

 

6. 오피스텔

 

 오피스텔은 위에 설명한 것들과는 달리 법률적으로 주택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는 준주택인데, 전입신고가 들어가면 주택으로 보고 아니면 주택이 아닌 사무실로 쓰는 걸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오피스텔 건물주는 전입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세입자를 받는 경우가 많고, 그런 식으로 다주택자가 되는 걸 피해 절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률적으로는 임차인이 임대인과의 계약을 무시하고 전입신고를 해도 되고, 그렇게 해야 유사 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한 보증금 우선변제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만, 이 경우 임대인과의 첨예한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입신고를 하고 안전하게 살고 싶으면 미리 협의하거나 오피스텔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원수는 안 만드는 게 좋으니까요.

 

 실주거용으로 오피스텔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어쨌든 법률 기준이 주택이 아니거든요. 그다지 주거하기 좋은 설계 및 건축이 아닌 경우가 많고, 관리비도 비쌉니다. 특히 수도요금이 주택용이 아닌 요금으로 적용되어서 비싼 경우가 많고요. 취득세까지 비싸서 실거주 목적으로의 구매는 거의 없는 편입니다. 통상 다주택자의 절세용 수익형 부동산으로 취급됩니다.

 

 그나마 장점이라면 오피스텔은 상업용 건물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상업용 건물에 해당하는 전기요금체계인 곳이 많고, 이 경우 전기를 소량 사용할 때는 메리트가 없지만 누진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피스텔 거주자들은 에어컨이나 전열기구를 마음껏 사용합니다. 무더운 한여름에 한정한다면 오피스텔 거주가 나쁘지 않습니다.

 


 

7. 숙박시설

 

 숙박시설에 장기 거주하는 사람들도 꽤 있긴 합니다. 그런 식으로 거주하는 걸 장기투숙이라 합니다. 실제 대부분의 숙박시설에는 월 단위 요금이 따로 있고, 개인 짐이 별로 없고 집에서 음식을 거의 해 먹지 않는다면 그렇게 살아도 됩니다.

 

 장기투숙의 장점은 보증금이 없다는 점, 낮에 외출하면 청소를 해 준다는 점, 수건 같은 건 빨래까지 해 준다는 점. 그리고 사업자의 경우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3개월 이상 거주 시 숙박업자의 허가가 있다면 전입신고도 가능합니다.

 

 단점이야 많습니다. 내 집같이 살 수가 없지요. 대체로 음식도 못 해먹고, 청소부 들락거리고, 짐도 많이 가져다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단기 거주하긴 나쁘지 않은 편이고, 비용 처리도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투숙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도 꽤 있긴 합니다. 주택을 임차하면 어쨌든 계약 시엔 2년 고정이기 때문입니다.

 

 주거비용은 주택임대차에 비해 아무래도 높습니다.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것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7-1. 고시원 / 고시텔 / 원룸텔

 

 고시원도 일종의 숙박시설입니다. 장기투숙이 일반적일 뿐이지요. 법률적으로는 연면적이 500제곱미터 미만인 고시원은 다중생활시설이고, 그 이상이면 숙박시설이긴 한데 이용자 입장에서 신경 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정말로 고시생이 고시원에 머물렀지만, 이젠 그렇지 않지요. 이름이 고시원일 뿐 저렴한 장기숙박시설일 뿐입니다. 장점으로는 1인 가구 기준으로 실거주비를 많이 줄일 수 있긴 합니다. 공과금이 월세에 포함되어 있고, 기본적인 음식까지 제공해주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외엔 모두 단점입니다.

 

 청년이 고시원에 거주하면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습니다만, 중년이 고시원에 거주하면 많이 가난하다고 생각하거나 임시거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고시원 거주까지는 그럭저럭 제대로 된 거주에 포함됩니다.



 


8. 옥탑방

 

 반지하와 함께 저렴한 거주공간으로 알려진 옥탑방은, 본래는 옥상 물탱크가 있었던 공간이거나 그와 관련된 공간을 개조하면서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수도 시설이 개선되면서 물탱크를 쓰는 건물이 줄어들었고, 그 공간에 불법 증축을 하여 옥탑방을 많이 만들게 됩니다. 다가구, 상가주택 등에 있습니다.

 

 보통 제대로 된 건물이 아니고, 세를 주면서 옥상 사용권까지 건물주가 전적으로 내주진 않기 때문에 거주현실이 대단히 열악합니다. 불법 증축물의 경우 전입이 불가하고, 화재 등이 발생했을 때도 문제가 됩니다. 대부분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더위와 추위에 극단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냉난방비로 저렴한 세가 무색해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장점이라면 주인이 같은 집에 거주하지 않을 경우, 아주 저렴한 펜트하우스처럼 사용 가능하다는 것. 다만 주인이 옥탑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 집이라면 오래 살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옥탑이 있는 평지붕 건물은 관리에 좀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건물입니다.

 

 


9. 반지하

 

 반지하는 오래 된 다가구나 빌라에 주로 남아있습니다. 말 그대로 지하층으로, 지상으로 통하는 창문이 나 있어서 반지하라 부릅니다.

 

 지하라는 곳이 사람이 살기 좋지 않다보니 당연히 열악하긴 합니다. 습기가 잘 차서 곰팡이가 잘 생기고, 채광도 좋지 않고, 홍수가 나면 대책이 없습니다. 범죄에도 노출되기 쉽고 프라이버시 확보도 불충분한 편이고, 공기도 나쁘고 벌레와도 가까워집니다.

 

 장점은 저렴하다는 것. 그리고 법적으로 보호 받는 공간이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다른 단점은 어찌 이런저런 설비로 커버한다 해도 수해에는 아예 대책이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건축 허가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비탈길에 짓는 건물은 고저차를 이용해 반지하를 만들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반지하보단 훨씬 좋고 침수 걱정이 덜하긴 합니다만, 실제로는 물이 곧잘 들어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열악한 거주 형태가 만들어졌던 건, 지하층은 건축 층수 제한에 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가구, 빌라는 위에서 설명했듯 층수 제한이 있는데 지하층을 만들면 한 층을 더 늘릴 수 있었던 것이지요.

 


 

10. 캠핑카

 

 우리나라엔 많지 않지만, 캠핑카에 주로 거주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주택으로 볼 수 없는 형태에 사는 유형에 들어가는데, 우리나라엔 많지 않은 편이지만 미국 등지에선 비율이 좀 더 높습니다.

 

 좀 이상하긴 하지만 캠핑카에 주로 거주한다면 그것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일단 캠핑카라는 게 제법 비싸고, 돌아다니려면 그것도 유지비가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캠핑카에서 주로 거주하는 건 절대 쾌적하다고 할 수 없고, 많은 불편과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뭔가 사연이 있거나 특이한 취향이 됩니다만.

 

 실제 캠핑카에 장기 거주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 자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문을 두들기고 이거 얼마냐고 묻는 식의 문제도 있다고 합니다. 참 대단한 결례입니다만 실제로 그런 결례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다니, 캠핑카에 살면 무척 피곤할 것 같습니다.

 


 

10-1. 타이니하우스

 

 캠핑카는 기본적으로는 장기거주용이 아닙니다만, 타이니하우스는 아예 트레일러 캠퍼를 장기거주용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개인용 차량으로 견인해서 끌고 다닐 수 있는, 바퀴 달린 소형 이동식 주택이라 할 수 있고요. 아니면 소형 트럭에 실리는 사이즈를 그렇게 부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새는 그냥 이동식 주택을 타이니하우스라 부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만, 혼용으로 보입니다.

 

 실제로는 보다 통상적인 이동식 주택과 마찬가지로 세컨드 하우스로 주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만, 타이니하우스에 주로 거주하는 사람도 0은 아닙니다. 스타렉스 캠핑카보다는 쾌적할 것 같긴 합니다.

 

 타이니하우스는 워낙 작다 보니,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은 전문 업체를 통하지 않고 통째로 직접 만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부 트레일러는 구매해야 하겠지만요.

 


 

11. 텐트

 

 세상에는 텐트에 거주하는 사람도 많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살면 큰 문제가 있는 걸로 보긴 합니다만. 몽고에서 게르는 아직도 일반적인 거주 형태입니다. 미국에도 텐트에 사는 사람이 꽤 많은데, 가족 단위로 텐트에서 사는 사람들 숫자도 그리 적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선 지진이나 수해쯤 당해야 텐트촌이 생기긴 합니다.


 이동을 자주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좀 오래 살 계획이라면 거주용으로 텐트가 컨테이너 주택에 비해 가지는 장점은 별로 없습니다. 컨테이너 주택이 대형 텐트보다 비싸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렴한 컨테이너 주택은 150만원도 안 합니다. 땅을 구하고, 그걸 가져다 놓고 시설 갖추는 게 문제지요.


 그래도 텐트는 최소한 사람이 지낼 만한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노숙(비박)보다는 천배 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숙을 장기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건 여러 의미로 대단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텐트의 최대 장점은 역시나 이동이 쉽다는 점입니다. 타이니하우스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이동식 주택의 이동에는 중장비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텐트는 24인용 군용 텐트도 혼자서 칠 수 있지요. 제법 넓은 실내(?)공간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텐트에서 장기 거주를 할 경우, 권리가 있는 땅이나 오지에서 거주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허가되지 않은 공용지에서 텐트를 계속 치고 있으면 노숙자에 준하는 취급을 받습니다. 실제 서울 용산구에는 홈리스들이 텐트촌에 살고 있기도 한데, 텐트에 사는 사람들은 그래도 노숙자들보다는 제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고, 돈을 모아서 텐트촌을 탈출하는 경우도 있는 편이라고 합니다

왜 아파트가 많아졌을까

사회 2018. 6. 10. 17:53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ryNtmkfeJk4

 

 

 8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수도권 대도시에도 단독주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온전한 단독주택은 드물었고, 이촌향도 이후엔 다가구주택과 같은 거주양상이 많았지요. 원래 우리나라 옛 건축양식은 집이 있으면 마당이 있고 별채가 있는 구조였는데, 핵가족화와 이촌향도가 겹치면서 별채를 세 주는 경우가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옛날 배경 드라마를 보면 주인집이 있고, 같은 마당을 두고 세입자들이 방 하나에 세들어 사는 걸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지요.

 

 이후 점차 다가구주택은 세입자들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지어집니다. 좀 오래 된 동네에 보이는 2~3층 양옥집 같은 형태로요. 기본적으로 세입자를 받는 구조로 지어진 것이지요. 이런 다가구주택은 법률적으로는 단독주택으로 구분소유가 불가능하며, 등기도 1채로 됩니다. 건축법상 3층까지로 지을 수 있고요. (필로티로 지을 경우 1층이 없어서 2~4층으로 지을 수 있습니다.) 구분소유 및 등기가 되는 다세대와는 다릅니다.


 

 세입자들도 주인집과 마당을 공유하는 방 한 칸보다는 층이 나누어진 다가구주택에 세 들어 사는 게 좋고, 집주인들도 세를 보다 주기 용이한 2~3층 양옥집을 짓는 게 이익이었기 때문에 순수한 단독주택은 도시에서 빠른 속도로 감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양옥집 형태의 다가구 주택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건축양식이 달라졌으니까요. 근래 지어진 다가구는 원룸, 1.5, 투룸 같은 형태로 주로 지어집니다. 아니면 상가주택이나 오피스텔을 짓고요. 근래의 다가구 주택을 외부에서 보면 최상층만 창문이 큰 경우가 있는데, 거기만 넓은 주인집인 겁니다.

 

 결국 이 문제는 토지소유주가 해당토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도시 내 주거가능지구에 토지를 소유한 경우, 단독주택을 지어 거주하는 건 매우 사치스러운 일입니다. 단독주택에 사는 것도 좋지만, 건물주가 더 좋단 말이지요. 우리나라 대도시는 번화도가 높으니까 공실률이 낮습니다. 그나마 근래엔 슬럼화되어가는 곳이 좀 있지만, 80~00년대엔 그렇지 않았지요.

 

 근래 수도권 대도시에서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는 아주 부자거나, 개발이 제한되는 지역이거나, 아주 오래 된 지역이 잘 개발되지 않는 경우거나, 신도시에서 일부 도시계획상 제공하는 단독주택부지를 활용하는 경우입니다.

 

 만일 신도시에서 단독주택용 토지를 매수할 경우 그 토지가격만으로 인근의 번듯한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습니다. 환금성 및 금융담보물로도 아파트가 우위에 있기 때문에, 도시계획상 제공하는 부지에라도 단독주택을 지어 거주하는 건 부유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엄청난 땅값 때문에 도시지역에서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신축아파트들처럼 정원, 녹지 등을 확보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리 하려면 돈을 가져다 바르거나 집을 작게 지어야합니다.

 

 이 연장선상에서 한국이 아파트 공화국이 된 이유를 설명하는 건 쉽습니다. 다가구나 다세대, 연립주택에 사는 것보다는 아파트에 사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아파트는 외국의 아파트와는 개념이 좀 다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아파트는 우리나라 기준에선 거의 그냥 다세대주택입니다.


 

 민사상 또는 행정상의 문제가 발생할 때 아파트 쪽이 대항이 더 쉽다는 점 또한 아파트 거주의 유리한 점입니다. 한국은 선진국 중엔 재산권 등 개인의 권리를 잘 보호한다고 보기 어려운 나라에 속하고, 좀 문제시될 정도로 떼법이 잘 통하는데 떼법질을 하려면 여럿이 뭉쳐야 합니다. 천세대 이상이 뭉칠 수 있는 대단지 아파트와, 많아봐야 몇 가구에 불과한 단독주택 사이에는 엄청난 교섭능력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도시의 주거환경개선은 매우 어려운 문제로, 외부와의 끊임없는 투쟁과 교섭이 필요한데 단독주택에 살면서 이걸 제대로 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이외에도 현실적이고 정책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을 사용해온 국가, 그 두 가지 방법으로 아파트 보급과 대출제한을 강력하게 걸어뒀습니다. 노태우 때부터 이어져온 이 방향 때문에 한국은 선진국 중 실질적으로 가장 부동산이 저렴한 나라이며, 그나마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 가격은 어느 정도 보존이 되어왔으나 토지 및 단독주택의 가격상승은 지극히 제한되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80년대에 주식에 투자해서 지금까지 재산을 불려온 사람과 부동산을 사서 지금까지 재산을 불려온 사람의 평균을 비교해보자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주식투자한 쪽이 재산을 많이 불렸습니다.



 

 처음에 이런 흐름이 생긴 건 70년대만 해도 이촌향도가 극심했고, 이 과정에서 불법건축물이 지나치게 많아졌고 무계획적으로 주택이 생겨났기에 일단 도시를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탓이 큽니다. 노태우는 각종 주택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엄청나게 하는데, 이 결과 무허가주택이나 주택 공급 부족 문제 같은 건 잡았지만 주거환경의 질이나 부동산 시장의 균형 같은 건 희생된 것이지요.

 

 현 시점까지 부동산 억제책이 이어진 건 한국의 내수경제가 성장하지 못한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데, 한국인은 주식투자를 장기로 하는 경우는 드물고 부동산 투자가 일반적인데, 그 가격상승률이 심하게 억제되고 레버리지까지 억제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전반적인 경제성장률 및 경기 흐름이 제한되는 방향으로 흘러간 것입니다.

 

 좀 풀어서 설명하면 아파트가 아닌 건축물들의 환금성이 악화되고 자금이 잘 순환되지 않으니까 신축아파트나 유행을 따라 상권이 빠르게 이동하고, 그에 상인들도 진득하게 자리 잡고 장사하기가 어려우며, 지역이 균등발전하기 어려우니 소위 젠트리피케이션도 심화됩니다. 문제가 생기면 좌파들이 선동하고 정당을 가리지 않고 좌파짓을 반복하면서 문제를 키웠습니다. 사회주의적인 정책과 땜빵식 조치들이 장기적으로 문제를 망쳐온 겁니다.

 

 이런 흐름이 영구적으로 계속되긴 어렵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국의 부동산도 좀 더 표준적으로 움직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가가 폭등하고, 금융 억제가 풀리고, 유동성이 증가하고, 아파트의 유행도 덜해지는 때가 오긴 오겠지요.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요.

래디컬 페미니즘 시대와 산업

사회 2018. 5. 8. 14:43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oecQhnSj_sw

 

 

1)

 

 해외여행객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2030 여성의 해외여행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2030 여성은 남성들에 비해 해외여행의 빈도나 소비성향이 높고, 남성들에 비해 비즈니스로 출국하는 빈도는 낮습니다. 관련기사를 하나 링크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9&aid=0004142285

 

 해외여행 자체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만 이런 트랜드에는 비용이 있습니다. 일단 해외여행은 비싼데, 해외여행가서 쓰는 돈은 국내 관점에서 보면 유출되어 소모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쓴 돈은 증식되면서 돌지만 유출되면 그런 게 없단 말이지요. 물론 항공사나 여행사, 면세점 등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만 제한적입니다. 돈을 모으고 모아 여행에 쓰는 청년 여성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건 내수경제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청년 여성의 해외여행 증가는 성별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해외여행은 비싸고 소비적이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많이 다니면 재산이 모이지 않습니다. 미혼 여성이 해외여행을 다닐수록 혼인할 땐 남성이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그리고 그게 여성에게 좋은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남편 쪽의 결혼 자금을 시부모가 공급했다면, 그 시부모는 높은 확률로 투자한 돈 만큼의 보상을 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편으로 청년 여성들 중 비혼주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데, 그런 비혼주의자들의 소비성향이 딱히 덜하지 않다는 것도 경계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대체로 청년 여성들은 청년 남성보다 재산을 잘 모으지 못하는데, 수입도 더 나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

 

 대조적으로 청년 남성이 좋아하던 스포츠카 산업은 크게 쇠퇴했습니다. 국산차를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투스카니 같은 차량이 제법 많이 팔렸고, 그 이후엔 포르테 쿱이나 1세대 제네시스 쿠페가 꽤 팔렸지요. 비교적 렴하게 즐길 만한 스포츠 모델이 그래도 좀 팔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제네시스 쿠페도 아반떼 쿠페도 K3쿱도 모두 단종이고 아반떼 스포츠 모델이 나왔지만 4도어이며, 그나마 벨로스터 정도가 스포츠 모델입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잘 팔리는 차는 못됩니다. 물론 같은 시기에 흔히 SUV라 부르지만 실제 SUV라 할 수는 없는, 모노코크 구조의 도시형(?) SUV차량 - SUVSport Utility Vehicle의 약어로 본래 오프로드를 달리기 적합한 레저 캠핑용 차량을 뜻합니다. 국내에서 현재 시판중인 전통적인 SUV는 모하비, 렉스턴을 꼽을 수 있습니다. - 의 판매는 크게 늘었고 이는 보다 가족적인 (청년 남성의 평균초혼연령은 전보다 많이 늦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구매라 할 수 있습니다.


 

 여성 운전자들은 높이가 높고 크지 않은, 소형 SUV를 좋아합니다. 높이가 있는 게 시야가 좋다고 생각하고, 스커트를 입고 타고내리기도 좀 더 쉽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여성들이 좋아할 만 하게 디자인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팔릴 것 같습니다. 티볼리 같은 경우 현재 남성보다 여성 구매가 많은 차량이기도 합니다.

 

 

3)

 

 도서정가제의 극단적인 개악 이후 전반적인 도서시장은 크게 위축되었고, 그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많은 매출을 올린 걸로 페미니즘 서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청년 여성들의 피해의식을 자극하고 붐을 일으킨 셈인데, 상업적인 성공이야 축하할 일이지만 대체로 그렇게 팔린 페미니즘 서적들의 사회적인 가치는 겨울철 땔감으로 최적입니다. 아무리 읽어도 삶의 질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것들이지요.




 

4)

 

 주택 공급의 경우, 정치권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서민 신혼부부의 수요에 대해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대주택 같은 거 공급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문제의 본질은 넓이입니다. 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 중 전용면적이 30~40제곱미터인 집들이 많습니다. 이게 서민 신혼부부나 1인 가구가 선호하는 넓이지요. 실제 그런 아파트단지 보면 아이 키우는 신혼부부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신축아파트들은 대체로 작아봐야 전용면적이 70제곱미터 정도입니다. 70제곱미터는 1인 가구가 살기엔 과하게 넓고, 사실 신혼부부가 살기에도 너무 넓습니다. 그리고 비싸지요. 구조로 보면 30~40제곱미터는 대략 방 하나 거실 하나고, 70제곱미터는 방 3개에 화장실 2개짜리 집입니다.


 


 신축 소형주택을 원할 경우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빌라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주거형태로 볼 때 단지규모가 있는 아파트만 못한 면이 많지요. 아이 키우기도 나쁘고, 각종 서비스가 필요한 1인 가구가 살기에도 별로고, 투자하기도 수익형부동산에 해당되기 때문에 좋지 않고요. 즉 이는 국가가 서민이 구매해서 시드머니를 불려갈 수 있는 소형평수 신축아파트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민간이 힘들면 LH공사라도 신축해서 분양을 해야 할 텐데 말이지요.

 

 비혼주의자의 증가와 주택수요, 공급 문제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돈이 정말 많다면 모를까, 근래의 주택공급 상황에서 1인 가구는 좋은 집에 살면서 재산을 불려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5)

 

 출산율과 혼인율이 급감하고 장기적으로 경기가 나쁨에 따라, 같은 도시, 심지어 같은 구 같은 동이라도 지역별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너 명 이상의 가족들이 사는 지역과 1~2인 가구가 많은 곳이 분리되고 있어요. 그리고 1~2인 가구가 많은 지역은 쇠퇴하고, 가족단위가 많은 지역은 발전합니다. 가구 당 인구가 많은 쪽은 상권이 유지되고, 가구 당 인구가 적은 쪽은 상권이 쇠퇴합니다. 가구 당 인구가 적은 쪽은 평균연령이 빠르게 증가중인데, 현실을 보지 않는 현 정권 권력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식은 하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6)

 

 개인적으로는 청년 남성들이 혼인율 급락의 직접적 원인이고, 래디컬 페미니즘은 트리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혼인을 주도해야 할 건 결국 남성인데, 남성들이 더 이상은 혼인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미국, 유럽 등지에선 이미 지나온 과정이지요.

 

 결혼 적령기 남성의 혼인 감소세가 여성보다 가파릅니다. 그 정도는 메갈 사건 이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해석하면 여자들이 혐오스럽게 굴었고, 남자들은 그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동시에 남성들은 PC, 콘솔, 스마트폰 게임 등에 대한 소비를 늘리고 있는데, 향후 VR AR이 많이 발달할 걸 감안한다면, 앞으로는 다수의 남성들이 현실 여성을 만나는 대신 VR, AR 상품을 소비하는 빈도가 높아질 걸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 되면 여성단체를 앞세운 정치권력 쪽에서 VR, AR에 대한 규제 등을 강화할 수 있겠고, 이게 정치적인 갈등의 소재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VR, AR에 대한 수요와 발전은 어떻게 해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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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거주형태와 전망

사회 2018. 3. 25. 15:00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IfxdFxOY6fQ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하지요.

 

 보통은 비꼬는 말로 씁니다만, 이걸 굳이 부정적인 어조로 쓰는 건 신좌파들의 선동 및 날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아파트 공화국이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아파트 공화국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정부주도의 아파트 공급입니다. 한국은 예나 지금이나 꽤 사회주의적인 면이 있는 나라고, 아파트 공급물량이 항상 많았습니다. 그래서 위치가 좋은 아파트나 신축아파트는 가격이 그나마 오르는데, 단독/다세대/연립주택의 가격은 잘 오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상승률도 사실 타 선진국에 비하면 결코 높지 않습니다. 실제 2014~2016년은 대한민국 역사상 월급 모아 서울 아파트 사기 제일 쉬운 시기였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 비싸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 부동산은 꽤 저렴한 저평가 상태입니다. 다른 선진국 대도시 부동산은 보통 더 비싸요.




 결국 한국에서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은 아파트고, 그러니까 아파트에 돈이 몰리고, 단독주택에 살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아파트를 사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더구나 한국 아파트는 점차 고급화되고 건축기술 등이 개선되고 있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워낙 공공 서비스에 돈을 들이지 않다 보니 특별한 부자가 아닌 대도시 시민이 녹지를 확보하고 좋은 환경에서 살려면 신축아파트를 사야 하는 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건 한국에서 부동산 보유세를 받을 명분이 낮은 이유입니다. 한국은 도시설계 단계에서 공공 서비스를 공금으로 충분히 지원하지 않습니다. 신도시의 녹지, 공원, 인프라 조성엔 입주자들의 사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심지어 LH공사가 이런 사비를 뒤로 빼돌리고 날림으로 토목공사를 하거나 하는 사례들이 있기까지 합니다. 실제 도시설계나 토건사업에서 이루어지는 문제들을 알고 있다면, 현 정권의 토지공개념 확대에 찬성하기 어려울 겁니다.

 

 또한 아파트의 경우 전문 관리사가 주택을 관리하고 입주자 대표들이 이런저런 문제에 대응하여, 보통 거주자들이 관리비를 내면 건물 및 시설관리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반면, 소위 빌라로 표현되는 다세대나 연립주택은 관리자가 없는 경우가 많아 각종 문제들에 대응이 어려우며, 단독주택이나 1인 소유 다세대 주택(2~4가구 정도 사는)의 경우 건물주가 일정 이상 자가 수리가 가능해야하는데, 타 선진국에서 주택 관리/수리 기술은 대체로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전수되는 생활의 기술인 반면 한국 사람들 다수는 주택 관리/수리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지비가 많이 들게 됩니다.

 

 즉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는 주체는 끊임없는 아파트 공급 및 재개발 규제, 금융상품 규제 등을 통해 시장을 억제하고 있는 정부와 공사입니다. 그렇기에 한국은 계속 아파트 공화국인 것이며, 거주형태에 변화가 오려면 정부규제/공급주도의 부동산 시장이 바뀌어야 가능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단독주택도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쉽고,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해야 사람들이 단독주택에 살 거란 말이지요. 물론 정부도 좀 더 공적 기금을 들여 도시 인프라 정비를 해야 합니다. 현 시점에서 단독/다세대/연립 많은 구도시와 입주자들의 사비가 들어간 신도시의 공적 인프라를 비교하면 더 말이 필요 없겠지요. 녹지 비율부터 도로교통 및 주차 인프라까지 엄청나게 차이 납니다.



 물론 한국의 사회주의적인 분위기가 단시간에 변화할 리 없고, 통념과는 달리 인구고령화가 될 수록 도시 공동주택 거주가 유리해지므로 한동안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으로 남을 겁니다. 현 정권이 망상 앞세우고 억누르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들도 언제고 폭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이 언제까지 선진국 중 부동산 가격 싼 나라로 남을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 저평가라는 건 언제든 엄청나게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면 단독주택 거주자들도 늘 것 같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