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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봄날에

정치 2023. 4. 24. 21:4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0U7cxSvkhEA

 

 

 

 

 

1) 반도체지원법 일단락되었나 했더니, 이번에는 중국이 마이크론의 칩 판매를 금지할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시장 공백을 메우지 말아달라고 미국 정부가 요청을 했네요.

 

 물론 들어줘서는 안 되는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상황파악이 안 되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이건 그냥 미국이 우리 마이크론 파이 빼앗아가지 말라고 협박하는 겁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미국에 많이 협조적이었던 부분이 있는데, 미국은 아무래도 그런 부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쯤되면 슬슬 중국과 이면합의가 필요해질 때가 된 것 같은데, 이 정권 능력으로는 무리겠네요. 우리 사회에서 거의 사라졌던 광범위한 반미감정이 다시 싹트는 게 느껴집니다.

 

 

 

 

 

2) 아직 내년 총선에 대해 일정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닙니다만, 현재 생각하는 시나리오들을 고려할 때 나의 대략적인 예상 의석은 민주당 210+, 국민의힘 80- 정도입니다. 3당 변수는 아직 충분히 고려해서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개헌저지선을 넘는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다음 지선 또는 대선은 개헌에 대한 찬반투표도 함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근래 민주당과 그 주변의 움직임에 주목해보고 있습니다. 그들의 물밑작업이 성공한다면 아마 국민의힘이 감당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그리 된다면 다음 대선도 민주당이 가져갈 겁니다.

 

 

 

 

 

 

 

3) 양안전쟁 가능성 때문에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중국이 원체 전략전술에 무능해 보여서 문제지 중국이 이길 확률이 없는 건 아닙니다. 생각없이 상륙작전을 하거나 오키나와에 선제공격을 바이든 하면 중공이 이길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보고요.

 

 중국이 대만을 이기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인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 그리고 최소한의 침공명분입니다. 단기전에서 중국은 미국을 이길 수 없고, 크게 맞붙어도 이길 수 없습니다. 중국이 이기려면 최대한 전쟁을 지구전으로 끌고가고, 교전을 최소한으로 해야 합니다. 즉 중국은 대만을 상대로 미사일과 포격과 공습 위주로 전쟁을 펼쳐야 하고, 상륙은 자제하고 해전도 최소한으로 치러야 합니다. 시간을 두고 그렇게 하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양안전쟁을 위한 빌드업을 많이 마쳤다고 봅니다. 지난 1, 베이징-모스크바 간 직행 화물열차가 처음으로 모스크바에 도착하였습니다. 철로운송이 해상운송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이제 중국은 미국에 해상이 봉쇄되더라도 철도를 통한 최소한의 물류공급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기 때문에, 양안전쟁 정도로 현재 러시아에 하듯 중국을 제재하고 봉쇄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미국이 어떤 의지를 가지건, 세계인들은 대만을 포기하더라도 중국의 상품을 계속 사용하는 걸 택할 겁니다. 중국 없이 살 수 없다는 건 이미 미국 스스로가 지속적으로 증명 중입니다.

 

 중국이 대만에 소극적이면서도 지속적인 공격을 가할 경우, 그리고 미군을 노리지 않을 경우 미국이 중국에 할 수 있는 건 매우 제한적입니다. 중국이 오키나와 기지를 바이든하거나 대만에 대규모 상륙을 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중국 본토를 공격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공업력을 풀가동해서 거의 무한으로 대만에 포격을 쏟아부을 수 있는 반면, 미국은 거의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중국이 미군 기지를 공격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먼저 중국 본토에 상륙한다는 건 중국에 명분을 준다는 겁니다. 미국 시민들은 그런 식으로 전면전에 뛰어드는 것에 찬성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미국이 대만을 지키고 싶다면 미군이 대만에 정식으로 주둔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대만에 미군을 주둔시키지 않을 겁니다. 현재 미군은 대만군을 훈련시키는 정도로만 소규모로 주둔 중인데, 그들이 공격받는다 해도 미국 시민들은 전면전쟁을 감수하지 않을 겁니다.

 

 만일 대만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처럼 결사항전을 각오한다면 중국도 포격, 공습, 미사일만으로 대만을 어떻게 해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는 대만 사람들의 전의입니다. 대만 사람들은 그래 보여도 꽤 친중이라서 중국쪽에서 침공의 명분을 잡을 수 있다면 대만이 그리 잘 버티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결국 상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쪽은 대만입니다.

 

 한편으로 위에 이야기했듯 시진핑이 공격적인 태세와 속전속결을 선택할 경우 중국은 미국을 당해내지 못할 겁니다. 시진핑이 제대로 된 군략을 선택할 수 있는 인물인지 나는 모르겠습니다.

 

 

 

 

 

 

4) 내년 미국 대선은 날리면 대통령과 민주당의 승률을 75% 정도로 생각 중입니다. 나의 공화당에 대한 혐오감과 별개로 공화당이 되는 쪽이 우리나라에는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공화당이 워낙 수준이하라 선거에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5) 우회전 문제로 말이 많습니다.

 

 포인트는 우회전하기 이전 신호입니다. 우회전하기 이전 정면 신호가 적색일 경우,그 동안 그냥 주행해서 우회전을 해도 단속을 하지 않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바뀐 건 정면 신호가 적색일 경우, 우회전을 할 때 횡단보도 정지선 일시정지 이후 우회전을 하라는 거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단속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일시정지 룰이 무의미하고 비현실적이라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우회전 시 차량이 신경써야 하는 건 정면신호가 아니고 일단 회전 이전에 놓인 횡단보도가 녹색 상태냐, 또는 보행자 및 보행 희망자가 있느냐는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고지하는 일시정지 룰은 앞 차량이 통과한 상태에서 뒤 차량도 일시정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모든 차량이 한대씩 일시정지를 했다가 출발하게 되면 불필요한 교통체증 및 사고위험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직진 적색 + 좌회전 신호일 경우 보통 우회전을 한 이후의 보도가 녹색이어서 거기서 일시정지를 하게 되는데, 회전 이전에 일시정지를 하는 의미가 전혀 없습니다. 민식이법이나 다를 게 없는, 디스토피아의 혼란입니다. 결국 단속을 통해 돈을 뜯으려는 게 주된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6) 역대 최고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한 영화, 실사화 인어공주 통칭 흑어공주 의 개봉까지 1개월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00년대 초만 해도 디즈니가 너무 보수적이라고 공격받았던 걸 생각해보면 참 20년이라는 세월이 길긴 합니다.

 

 머메이드라기보다는 피쉬 프린세스에 가까운 앙그러지는 페이스. 하이 프리스트 오브 그레이드 올드 원을 연상시키는, 카리스마 넘치는 머리칼. 목소리를 잃어도 귀여운 얼굴이 남는다는 원작 스토리 위에 압도적 존재감을 가진 주연배우가 어떤 역사적인 작품을 남길지 무척이나 기대되는 바입니다.

 

 창천이사황천당립으로 다가와 깊어가는 노오란 봄에 역사의 한 장면을 기다립니다.

 

 

 

 

7) 2022년 한 해 동안 중국은 보유하던 미국채 중 17%를 매도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보유하던 미국채 중 15%를 매도했습니다. 이 두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채를 보유한 나라입니다. 많이 팔아치운 지금도 그러합니다.

 

 그리고 2022년 한 해 동안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경쟁적으로 금을 사모았습니다. 중국은 처음으로 금 보유량이 2,000t이 넘어갔고, 우리의 아우 칠면조국은 지난 4분기에만 148t의 금을 사모았습니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금 보유량이 겨우 104.4t에 불과한데요. 사실은 수령님께서 200t을 숨기고 계실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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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무렵의 이슈들에 대하여

정치 2023. 3. 22. 01:4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hhS1GxUCyIE

 

 

 

 

 

1)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 매매가가 떨어지면서 전세가도 떨어지고, 그래서 깡통전세가 발생하는 가운데 월세만큼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하고 있지만,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근본적으로 위험한 계약입니다. 전세는 단순한 임대차라기보다는 사금융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 전세 계약은 쉽게 이야기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전세금을 대출해주고, 이자 대신 주택을 임차할 권리를 받는 대출 계약과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대출이 그렇듯 전세보증금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출이 그렇듯, 대출에 대한 리스크는 빌려주는 사람도 짊어지게 됩니다.

 

 금융의 관점에서 보면 전세는 보합에 올인하는 겁니다. 전세 거주자는 집값이 오르건 내리건 손해를 보게 되어있습니다. 일단 전세 거주가 로우리스크가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전세를 살 만큼의 자본을 가지고 있다면 보통 대출을 껴서 집을 살 수 있습니다. (다가구 전세는 예외) 그러니까 전세 거주자는 대체로 어떤 이유에서건 주택을 사지 않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대출을 받기 싫고, 원리금을 상환하기 싫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추세가 되면 대출이자따위 신경쓸 바 아니게 오르게 됩니다.

 

 집값이 오를 때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은 돈을 버는데, 전세를 사는 사람들은 버는 건 하나도 없이 재계약시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요구 또는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그러니까 집값이 오르면 전세 임차인은 손해를 봅니다. 그런데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면? 그건 전세 임차인들에게 더 골치아픈 상황입니다. 많은 경우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집값의 변동성이 없다고 예상될 때만 선택하는 게 전세입니다. 집값이 떨어질 거라 예상되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임차를 하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문제는 언젠가부터 나라에서 전세보증금을 대출해줬다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나라의 진정한 뇌관 중 하나입니다. 국가 입장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게 전세자금대출이었습니다. 특히나 지난 수령님 정권은 전세보증금대출 혜택을 마구 퍼주면서 집값폭등과 금융부실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세보증금 대출은 바꿔 말하면 갭투자 대출입니다. 갭투자하는 사람들의 투기자금을 국가가 세입자를 통해 대출해주는것이었단 말입니다. 그것은 수령님 정권 때 집값이 폭등한 한 주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의 대일본외교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나는 기본적으로 일본에 대해 반감이 없는 편이고, 일본과 잘 지내야 하고 동맹도 맺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만 현 정권의 행보는 무리수고, 여론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모로 난해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일본과의 문제는 결국 해결하고는 갈 일이었습니다. 디테일이 문제일 뿐, 방향은 문제가 아니란 말이지요. 지난 수령님 정권에서 위안부합의 엎고 지소미아로 거짓말까지 했던 건 변명의 여지 없이 우리나라 잘못이었고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우리나라보다도 일본의 제발등 찧기로 마무리되었다고 보고요.

 

 독도 문제 빼면 결국 우리나라와 일본의 갈등은 정치적 기싸움에 가까운데, 요새 세계가 난리인 걸 생각해보면 그게 그리 중요한 문제인가 싶습니다. 물론 보통 사람들이야 세상 돌아가는 데 무관심하고 반일감정 같은 게 우선일 수야 있겠지만, 정치 고관심층까지 그래서야 쓰겠습니까.

 

 

 

 

 

 

 

3) 중국이 러시아에 포탄과 반도체를 공급해준다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나는 중국과 미국이 공업력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만에서 전쟁을 벌인다면 미국이 대만을 못 지켜줄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는데요. 그게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중국 포탄을 쓰고 있다면 러시아는 포탄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이미 포탄부족에 시달린지 오래지요.

 

 우크라이나가 정말 잘 싸우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러시아가 유리한 상황이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공작기계도 없고, 공작기계를 만들 능력도 없는 상황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동맹 중 가장 우수한 포탄 생산능력을 가진 우리나라에는 갑질을 넘어 깡패짓을 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심기가 크게 상한 상황이지요. 사실 우리나라만 보면 전쟁 전에는 우크라이나보다는 러시아하고 훨씬 친하기도 했던 상황이라 미국 아니면 우크라이나에 우리가 적극 지원할 이유가 별로 없는데 - 러시아의 막장 행각에 대한 공분은 일단 논외로 치고 미국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합리적인 판단을 하긴 하는건지 의문스럽긴 합니다.

 

 일단 나는 우크라이나의 승전을 기원하긴 합니다만, 우리가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해서 전쟁을 끝내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이제 슬슬 관련하여 미국의 요구에 튕겨야 합니다. 중국이 러시아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면, 우리가 개입을 안 하면 미국의 보급능력 부족으로 우크라이나가 질 수도 있습니다. 나는 예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그것을 통한 우리나라의 군사력 및 국력 과시를 주장해오긴 했습니다만, 지금처럼 할 거면 이제 진짜로 하르키우가 다시 밀릴 상황쯤 되면 모를까, 분명 또 포탄 팔라고 미국이 접근해올 텐데 그냥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됩니다.

 

 사실 골치아픈 건 중국이 러시아에 지원을 해주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그게 가능한 건 내가 보기엔 미국의 중국 제재가 시원찮아서 그렇습니다. 내가 얼마 전에 유럽은 중국 없이는 못 산다고 한 적이 있는데요. 보고있자면 미국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미 중국의 공업력에 중독이 되어버려서, 앞으로는 온갖 불만을 터뜨려도 뒤로는 중국 없이는 못사는 몸이 되어버렸어요. 미국이 중국 관련해서 내로남불 하면서 동맹 압박하는 거 보면 진짜 어처구니가 없는 수준인데, 우리가 거기 쓸데없이 필요이상 놀아날 이유는 없습니다.

 

 

 

 

 

 

4) 이제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도 미국이 북핵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핵은 이제 끝난 문제고, 북은 이미 미국까지 열핵병기를 바이든 할 수 있다고 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북한은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 되었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지간해서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 상황은 아주 간단하고 중요한 결론을 도출합니다. 유사시 미국이 우리나라를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 말입니다. 물론 이 결론이 단순히 북핵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북핵에 더해 심화되는 미국의 고립주의, 중국의 팽창, 그리고 중국의 팽창을 막지 못하는 미국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도출 가능한 결론이 되지요.

 

 그리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구역에 테르밋 소이탄을(백린탄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테르밋 소이탄은 백린탄과 다릅니다.) 지속적으로 바이든 하고 있습니다. 그런 무기는 대량살상무기기는 하지만 화생방 무기가 아니라서 핵우산이 작동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도시 구조와 식생을 고려할 때, 만일 우리나라 도시지역에 테르밋 소이탄 같은 게 대규모로 떨어지게 되면 그 피해를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사실 태평양전쟁 때만 하더라도 커티스 르메이가 도쿄에 네이팜을 쏟아부었던 게 히로시마보다 피해가 더 크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히로시마는 잘 알아도 르메이의 도쿄 네이팜 융단폭격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잘 모르는 편인데, 도쿄대공습 때 도쿄에 살던 조선인들도 만 명 이상 죽었습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러시아 본토에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러시아가 그렇게 마음편하게 소이탄으로 민간인 구역을 공격하지는 못할 겁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군사적인 가장 큰 문제는 역공을 못 하는 겁니다. 미국도 유럽도 확전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군사력이 부족하다는 게 그런 거지요.

 

 우리나라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독자적인 확실한 역공 능력이 유사시 우리를 지켜줍니다. 주한미군은 적의 침략에서는 우리를 보호해줄지 몰라도 역공에는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연평도 포격 시 미군은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반격 지시를 막았습니다.

 

 미국이 우리를 언제까지 지켜줄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미국이 진짜 떠나게 된다면, 그때부터 준비하면 늦을 수도 있습니다. 안보에는 안전을 위한 마진이 필요합니다. 안보는 빠듯하게, 최소한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5)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인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트럼프 정권 시절 있었던 은행 관리감독을 풀어준 것이었습니다.

 

 미국은 본래 자유시장주의 이념으로 설립된 나라였던 만큼 자유롭게 은행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화폐도 비교적 자유롭게 발행할 수 있었지요. 그 시절에는 연준도 없었고, 연방정부기관이 화폐발행을 독점하지도 않았었습니다. 1920년대의 대공황 이전까지는요.

 

 문제는 그러다가 대공황 때 너무 많은 은행이 망하고, 경제도 망하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후 미국은 은행을 관리하고 규제합니다. 그러다가 1970~80년대쯤에 그 관리와 규제가 완화되는데요. 그것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의 한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오바마 때 다시 은행 관리감독을 강하게 하는데요.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 그걸 트럼프 때 공화당 주도로 또 완화시켜버립니다. 이후 아주 큰 메이저 대형은행들은 가혹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부여받고 관리대상이 됩니다만, 그보다 작은 은행은 완화된 관리만 받거나 관리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또 터진 겁니다. 공화당은 경제를 마사지해서 당장 좋아보이게는 곧잘 만듭니다만, 꼭 뒤탈이 나도록 문제의 씨앗을 뿌려놓곤 합니다. (당시 기사 링크)

 

 은행이라는 건 언제나 관리되고 통제받아야 합니다. 현대 국가의 통화는 은행업이라는 크레디트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이 크레디트는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Belief 또는 Faith에 가까운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현대의 은행과 통화는 합법화된 사기고 일종의 종교나 다름없습니다. 다만 다수가 믿고 있으니까 돌아갈 뿐이지요.

 

 타락하기 이전의 은행은 쉽게 이야기해 금은 보관소였습니다. 은행이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금화나 은화, 금괴 같은 걸 각 가정에서 보관했습니다. 귀족이나 부자들의 저택이나 각 회사의 사옥에는 큰 금고가 있었지요. 잭 다니엘이 회사 금고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열리지 않는 금고를 화를 내며 걷어찼다가 발에 부상을 입고 그로 인한 패혈증으로 죽었다는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그게 1911년의 일이었지요.

 

 지폐와 수표는 본래 금은 보관증이었습니다. 금은을 직접 인출해 거래하는 대신 보관증을 거래하는 것에서 기원하였지요. 그러다가 은행은 보관증 장사를 하게 됩니다. 보관증(통화)을 빌려주고 대신 이자를 받고, 금을 맡기는 고객에게 보관료를 받기는 커녕 이자 수익 중 일부를 나눠줌으로 더 많은 금을 끌어오고 사업 규모를 키우게 되지요.

 

 문제는 그러다가 점점 은행이 소유한 금은보다 많은 보관증을 유통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게 현대 통화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어떤 이유로건 은행 고객들이 일제히 달려와 보관증을 내밀면서 금은을 출금하려 들면 은행은 다 지급할 수가 없습니다. 본질적으로 이게 뱅크런입니다. 이번에도 실리콘밸리은행은 뱅크런으로 망한 겁니다. 다만 이번 뱅크런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뱅크런이었기에 엄청나게 빨랐지요.

 

 근본적으로 은행이 실제 보유한 금은만큼만 보관증을 찍어낼 수 있고, 국가의 중앙은행도 보유한 금은만큼만 통화를 발행할 수 있다면 이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문제는 유동성이 극단적으로 경직된다는 겁니다. 시중에 통화가 많이 공급되어 유동성이 늘면 경기가 따스해집니다. 모두가 돈을 벌지요. 그 돈이 설령 가짜 돈이라 해도.

 

 모두가 그렇듯,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나는 달러보다는 금과 은을 신뢰합니다. 은행 중에는 JP모건이 최고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JP모건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은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JP모건은 실질적으로 연준의 일부 또는 연준의 모체, 아니면 연준의 배후 쯤 됩니다.

 

 분명한 건 은행은 가진 금은만큼 보관증을 찍어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통제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기에 어줍잖은 자유를 들이대서 제어를 풀어버리려는 건 어리석은 선택 또는 로비의 결과물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공화당 정치인들은 언제나 사고를 칩니다.

 

  한편으로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사태 때문에 미국 정부가 버핏 및 제이미 다이먼(JP모건 회장)과 접촉했다는 소식이 지난 주말 있었습니다. 버핏이 민주당 지지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사주매입에 대한 과세 등 날리면 정권의 정책에 대해 매우 강도 높게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건 알 만한 분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그런 버핏에게 아마도 옐런을 필두로 한 정부가 SOS를 쳤지요. 물론 이럴 때 버핏은 언제나 이깁니다. 그리고 미국 중앙은행장은 명목상으로는 파월이지만 실제로는 다이먼입니다. 다이먼이 나서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의아해하기도 하는데, 사실 연준은 엄밀히 보면 중앙은행이 아니에요. 역사적으로 보면 JP모건이 진짜 중앙은행이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텐데, 2의 리먼사태는 없을겁니다. 왜냐하면 실리콘밸리은행은 제대로 규제받는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짜 대형은행들은 제대로 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리먼브라더스처럼 큰 은행은 안전하단 말이지요.

 

 

 

 

 

6) 이번에 중국 주도로 사우디와 이란이 화해하는 그림이 그려져서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지요. 다만 이 문제의 발단을 날리면 대통령이 빈살만을 화나게 한 것에서 찾는 분들이 많은데, 나의 견해로 그런 건 공화당 지지층이 퍼뜨린 시각에 가까워 보입니다. 미국하고 사우디 사이는 적어도 이미 2014년부터 영 좋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셰일캐니까 치킨게임하자고 덤볐던 게 사우디였거든요. 그 이전에 이미 911테러의 주범들 다수가 사우디 국적이기도 해서, 사우디 왕실이 배후 아니냐는 말 나오다가 그 의혹 해결된 게 최근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미 2020년에 트럼프는 사우디에 감산을 요구하면서 감산하지 않으면 주사우디미군과 패트리어트를 철수하겠다고 협박하고, 공화당 의원들이 법안까지 제출하는 강수를 둔 적도 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 의회가 막았지만 사우디는 안 그랬어요. 그때는 빈살만이 숙여서 넘어갔던 것 같은데, 상황이 원래 그랬으니 날리면 대통령도 그 기조 그대로 갔던 거지요. 이란 문제 꼬아둔 게 트럼프였다는 것도 언급해야 할 것 같고요.

 

 중동 문제의 배경은 애초에 매우 복잡합니다. 아랍의 봄부터 지구온난화까지 얽혀있어요. 미국의 결론은 중동에서 발을 빼고 미국 내 오일과 가스를 더 캐서 산유국 포지션으로 변경한다는 쪽이고, 그러니까 이제 사우디하고 예전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미국의 진짜 실수라면 이라크에 쳐들어간 것과 카다피를 죽인 겁니다. 빈살만하고 다툰 건 큰 실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편으로 근래 미국은 인도와 가까워졌는데, 작년 말 있었던 인도와 중국 간의 군사적 분쟁에서 인도를 도와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도는 반중 친러 포지션이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인도를 어찌 대할지 미지수인 면이 있었는데, 미국의 선택은 인도를 돕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장기적으로 미국은 인도와의 파트너쉽을 강화할 마음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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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야(極夜)의 시대

정치 2023. 2. 27. 01:4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ERolQfkVWnU&t=35s

 

 

 

 

 

 

1)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의 시대는 기나긴 달밤과 같았습니다. 그 루나틱한 시기가 끝났을 때 나는 새 시대를 환영하였고, 나름대로의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러나 지우지 못했던 불안은 곧 현실이 되었고,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의 무단(武斷)한 독재 아래 기대했던 일출은 박명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바야흐로 극야(極夜)의 시대입니다.

 

 어둠의 지속은 별을 떨어뜨림으로 선언되었었습니다.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는 처음부터 반사체에 불과했기 때문에, 자체발광하지 못하십니다. 그리하여 천하는 깜깜해졌고,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추락이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떨어졌던 별이 다시 솟구쳐 올랐습니다. 깜깜함 속에 빛이 보이니 그것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그것만이 유일한 광원(光源) 입니다.

 

 

 

 

 

 

2) 돈을 번다는 건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고,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정치 유튜브를 보면 정치를 알 수 없고, 본 블로그와 정치 유튜브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정치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러나 나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방문하시는 분들이 가장 보고싶어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 시대의 문제 중 하나는 정치인들의 마인드가 정치 유튜버들과 비슷해졌다는 데 있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직업으로,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해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 다수가 돈을 벌기 위해 내키지 않아도 출근을 하는 것처럼, 정치인들도 그렇게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현실정치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고결한 마음가짐만 가지고는 현실정치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저 돈과 권력만을 위한다면 그것은 정치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은 권력놀음이고 속칭 정치질에 불과합니다. 물론 우리는 이 시대에 고결하고 도덕적인 정치를 거의 목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외가 있다면, 우리는 그 예외를 스스로 빛나는 별이라 불러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돈을 추구하여 정치질로 돈을 번다면 그것은 정당한 이익이라 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은 그저 추종자들의 광신적 욕구를, 스폰서들의 이익을 충족시켜주는 존재여서는 안됩니다. 유감스럽게도 너무 많은 정치인들이 국가와 사회에 기생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정치질을 일삼는 부류에 고분고분해서는 안 됩니다.

 

 

 

3) 우리나라를 둘러싼 현실은 급격하게 변해가는데, 우리나라의 권력자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을 추종하는 광신도들 또한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청년들의 극우화가 심화되는 것도 관측됩니다. 청년남성들 뿐만 아니라 청년여성들의 극우화도 점점 노골적으로 관측되는데, 우리나라의 K-페미니즘이 유독 극우적이라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 기능이 약화되었습니다. 그보다는 특권을 나눠먹고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기성종교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 속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지난 정권은 지나치게 좌파 포퓰리즘을 앞세워서 문제였는데, 이번 정권은 민생에 너무 무관심해 보이는 게 문제입니다. 모든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나서면서 포퓰리스틱하게 굴고, 정부의 부피를 키워나가는 것도 큰 문제지만 현 정권은 모든 문제를 전 정권 탓으로 돌리고,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사고는 치고 다니는데다 권력투쟁에는 적극적이니 현재의 지지율도 지나치게 높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라가 이런 식으로 굴러가서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대지에 응력이 누적되다가 파열되면서 그 에너지가 흔들림이 되는 것이 지진이듯, 그런 식으로 지금은 우리 사회에 응력이 누적되고 있는 중으로 판단합니다. 누적된 응력의 총량이 클수록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나듯, 현재 우리 사회도 꽤나 큰 규모의 에너지가 누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최근에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여러 모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차이메리카 시대가 끝나고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살리려 하고,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오일과 가스를 생산하는 상황이지요. 기존의 질서가 유지될 수 없는 시대입니다.

 

 현 시대가 가진 문제의 기원을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세계대전과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세계대전이 치러지는 과정 속에서 유럽 열강은 그들이 수백년간 축적한 부를 상실하였습니다. 유럽 각국이 모아뒀던 황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갔거든요. 심플하게 정리하자면 미국이 유럽에 군수물자를 공급하면서 유럽의 금이 미국으로 가버린 겁니다. 당시 미국은 전 세계 황금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진정한 화폐였던 황금을 미국이 과점하게 됨으로 인해 자유시장경제가 붕괴해버린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1944년에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시키고, 그 외에 다른 나라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시키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출범합니다. 미국달러의 기축통화 시대가 열린 것이지요. 미국은 황금을 대신 달러를 세계에 풀게 됩니다.

 

 그러나 이 체제는 시작부터 붕괴 위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달러의 발권이 부족하면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위축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달러를 너무 발권하면 미국의 금보유량보다 달러가 많아져서, 금본위제가 붕괴하게 됩니다. 예일대 경제학 교수였던 로버트 트리핀은 이러한 브레튼우즈체제의 패러독스를 이야기했고, 이후 미국달러기축통화체제의 이러한 문제를 트리핀 딜레마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가 되자 유럽과 일본이 보유한 달러자산 총액이 미국이 보유한 금의 총액을 상회하게 됩니다. 유럽과 일본이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지요. 그에 1961년 미국은 금값을 찍어누르기 위해 금값안정기금을 만들었고, 그 부담 중 50%만 자국이 부담하였습니다. 나머지는 영국,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10%씩 부담하게 하고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가 3%씩 부담하게 했지요.

 

샤를 앙드레 조제프 마리 드골

 이에 결국 드골의 프랑스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프랑스는 금본위제로의 복귀를 주장하며 프랑스가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기를 요구했지요. 그에 미국은 결국 1969, 금본위제로의 복귀 대신 IMF의 특별인출권(SDR) 도입이라는 프랑스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이 제도는 IMF에 출자금을 낸 가맹국이 국제수지가 악화되었을 때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남작

 특별인출권이라는 아이디어는 케인스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케인스는 브레튼우즈 체제에 반대했고, 금본위제를 폐기하고 금과 동등한 위치를 지니는 새 화폐를 만들자고 제안했었지요. 당시에는 케인스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자 케인스가 옳았었다는 게 증명되었고 결국 드골의 프랑스에 의해 특별인출권이 도입된 것입니다. 현재 특별인출권은 미국달러, 유로, 파운드, , 위안이 섞여 있는 유가증권입니다.

 

린든 베인스 존슨

 문제를 악화시킨 주범은 1963년부터 재임한 린든 존슨이었습니다. 그가 베트남전쟁에 개입하면서 미국 재정은 답이 없어졌고, 브레튼우즈 체제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달러를 찍어냅니다. 그에 결국 브레튼우즈 체제는 심각하게 신뢰를 잃게 되었고, 1971년에는 서독이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탈퇴해 버립니다. 스위스와 드골의 프랑스, 스페인은 가지고 있던 달러를 미국에서 금으로 태환해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89일에는 영국이 미국에 30억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합니다. 미국은 국가부도 직전에 몰리게 되지요.

 

리처드 밀하우스 닉슨

 그리고 며칠이 지난 15,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해온 그 닉슨 쇼크가 터집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금태환을 중단해버린 겁니다. 실질적으로 이 때 금본위제는 붕괴합니다. 공식적인 금본위제 폐지는 1974년입니다만, 닉슨쇼크 때 실질적으로 폐지된 겁니다.

 

 

 

 

 

 

5) 상기한 만행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기축통화 체제는 유지됩니다. 일단 달러를 기축통화로 써왔다보니 바꾸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 미국달러보다 기축통화로 더 나은 통화가 없는 게 근본적인 문제였습니다. 미국이 신용을 크게 잃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는 신용이 나은 상황이라 달러를 계속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후 이 업보로 인해 유로의 반격을 세게 받게 되었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로는 세계인들을 실망시켰고, 지금도 달러가 다른 통화보다는 그나마 낫기 때문에 달러기축이 유지되고 있긴 하지요.

 

 닉슨쇼크는 달러 환율을 망가뜨리는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결국 오일쇼크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이후 어쨌든 그 수습에 나서야 했고요. 단적으로 이야기해 닉슨쇼크와 오일쇼크가 현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열강의 시대가 진정으로 붕괴한 시점은 오일쇼크 시기이며, 케인지언 시대의 종식도, 속칭 신자유주의의 대두도 오일쇼크로 인해 생겨났습니다. 속칭 금융자본주의는 유가를 통제하기 위해 발전하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이후 공업국과 산유국의 갈등이 지속되며 때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970년대의 일본

 미국은 산유국이지만 그 이상으로 오일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포지션은 공업국에 해당해 왔습니다. 오일쇼크 이후 미국과 영국이 군사, 외교, 금융으로 산유국을 어느 정도 통제하면서 세계를 주도하게 됩니다. 다만 오일쇼크 이후 미국과 유럽의 공업은 쇠퇴일로를 걷게 되고, 이 시기에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만든 일본이 크게 성장하여 미국에 공포감을 안겨줍니다. 이후 일본의 성장은 잘들 아시는 플라자합의로 꺾이게 되지요. 그리고 이렇게 일본까지 꺾이는 빈틈을 노려 성장하게 된 게 우리나라, 그리고 중국입니다.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달러를 발행하고, 그 발행한 달러로 일본, 한국, 중국, 대만이 생산한 물건을 구매하는 체제를 구축합니다. 이 체제를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 체제라 부릅니다.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자유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져 서방 세계로 편입될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한 것이었지요.

 

 그러나 미국의 기대와 달리 중국은 자유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라크전쟁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해 양적완화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또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으니, 미국 제조업의 심각한 붕괴였습니다.

 

 

 

 

 

 

 

6) 글로벌금융위기는 중국을 패권도전에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은 중국이 감히 근시일 내에 도전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해볼 만한 상대로 판단하게 된 것입니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해 치러진 베이징올림픽과 남오세티야 전쟁은 냉전 이후의 짧은 전간기의 종식이었고, 신냉전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진핑이 집권하고 푸틴이 크름반도를 강점하던 무렵만 해도 신냉전의 어두운 그림자가 체감되지는 않았었지요.

 

 본격적인 신냉전의 시작은 아마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당선으로 정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두 사건은 일종의 투표 사고에 가까웠다는 느낌인데, 아주 복잡다난한 문제를 낳았습니다. 일단 두 사건 모두 민주정을 의심하게 만들었지요. 특히 권위주의 국가에서 말입니다. 브렉시트는 유로의 실패 선언이나 마찬가지였고요,

 

 도널드 트럼프가 일으킨 문제들은 너무나도 답이 없는데, 그가 저지른 잘못에 비해 우리나라 청년남성들과 우익 사이에서의 그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도 긍정적이라 우려가 큽니다. 일단 현재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의 트리거는 도널드 트럼프였습니다. 미국과 세계 경제에 큰 대미지를 준 미국 대통령을 넷 꼽자면 위에 이야기한 린든 존슨과 리처드 닉슨, 아들 부시,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미국과 세계를 망친 4인방. 왼쪽부터 린든 존슨, 리처드 닉슨, 조지 부시, 도널드 트럼프

 린든 존슨은 베트남전과 무분별한 돈풀기로 미국의 재정을 망가뜨리고 무분별하게 달러를 발행함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망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리처드 닉슨은 닉슨 쇼크의 주범이었고, 오일쇼크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아들 부시는 다들 아시다시피 이라크전을 일으켜 미국의 재정을 망가뜨렸고, 서브프라임모기지와 리먼사태의 책임이 있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적 과오도 위의 인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닉슨 이상의 정치적인 과오가 추가되긴 합니다만. 일단 트럼프는 포퓰리스트로 금융시장에 의도적인 과열을 만들었고, 양적완화의 상환을 적극적으로 막았습니다. 그리고 자유무역의 원칙을 어기고 관세를 통한 무역전쟁을 일으켰지요. 트럼프의 관세질은 동맹국에도 무분별하게 날아들었고, 서방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미국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가지게 만들었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동맹국에 군사적인 압박도 서슴잖았고, 그와 대조적으로 러시아에는 가장 좋은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그의 임기말 터진 COVID-19는 재정적으로 여력을 확보하지 못했던 미국에게 천문학적인 부채를 선사하였습니다. 달러가 너무나도 흔해졌고, 이미 무역전쟁으로 삐그덕대던 글로벌 공급망이 완전히 망가지면서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일어납니다. 그에 작년부터는 연준이 오일쇼크 시대를 연상시키는 금리인상에 들어갔지요.

 

 금융시장의 투기꾼들은 버블을 일으켰던 트럼프를 찬양하고, 버블을 수습중인 날리면에 저주를 퍼붓습니다. 그야말로 일자무식한 행위입니다.

 

 

 

 

 

 

 

7) 최근 들어 미국은 자국의 제조업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타국과 전쟁을 벌여 고립되는 유사시를 대비해 미국은 충분한 공업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세계대전 당시의 압도적인 공업력이 더 이상 미국에 남아있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이지요. 쉽게 이야기해 이제 미국은 소재부터 완성된 무기까지자체적으로 만들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트럼프를 당선시켜버린 러스트벨트 문제도 더 이상 좌시가 불가능해졌습니다. 미국은 어지간해서는 시장주의적으로 행동하는 나라지만, 미국 민주당은 이제 러스트벨트에 뭔가 해 줘야 트럼피즘의 침식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제조업을 다시 살리고자 하고 있고, 이 문제에서만큼은 트럼프의 공화당과 날리면의 민주당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제조업을 육성하는 건 브레튼우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보니 미국 스스로도 당황스러워할 법한 상황이 발생 중입니다. 현재 미국은 인력이 계속 부족하고, 인플레이션이 잘 꺾이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코로나로 인력이 줄어들었는데 일자리는 계속 생기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고, 임금이 오르니까 금리가 오르더라도 구매력이 있고, 구매력이 있으니까 인플레이션이 잘 안 잡힙니다. 그리고 연방정부와 연준은 이 상황을 이용해서 고용을 강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연착륙을 시키려 하고 있지요.

 

 문제는 그렇게 미국이 미국부터 챙기는 게 미국의 동맹국들, 특히 우리나라같은 제조업 국가한테는 큰 부담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 생산을 하면 미국이 소비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저렴하게 물건을 쓸 수 있었고, 한국과 일본과 중국은 돈을 벌었지요. 그런데 이제 미국이 생산을 직접 하니까 미국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고, 우리나라는 돈을 못 벌게 된 겁니다.

 

 본질적으로 차이메리카는 지속 가능한 체제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서 생산하는데, 한쪽은 돈을 찍어서 소비만 하는 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브레튼우즈부터 차이메리카까지 지속되어온 경제사적 시각만으로 보면, 미국의 추락과 중국의 부상이 필연적인 것입니다. 미국은 지은 죄가 크고 무겁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기능하며 전 세계 사람들이 중국 없이는 못 살게 만들어버렸으니까요.

 

 다만 문제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와 리더십에 있습니다. 미국은 강한 소프트 파워를 가진 국가고, 선행도 많이 했고, 친구도 많습니다. 그러나 중국에게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8)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은 석유 문명입니다. 19세기는 석탄과 증기기관 위주의 벨 에포크 시대였고, 이후 20세기는 석유를 앞세워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시대였지요. 메리카 제국의 시대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의 권력과 갈등 중 아주 많은 부분이 오일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이 오일문명이 근래 들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곡점의 일차적인 계기는 911 테러였습니다. 911 테러를 저지른 테러범들 가운데는 사우디인이 많았는데, 의문스럽게도 이 사우디인들은 금수저들이었습니다. 이후 미국의 조사 결과 사우디 정부이 911 테러에 관여했을수도 있는 정황이 포착되었었습니다. 해당 조사 문서는 오랫동안 기밀로 유지되어오다 2021년에야 공개되었는데, 사우디 정부가 개입한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빈살만이 권력을 쥔 이후로 미국과 사우디는 더 이상 우호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푸틴의 크름강점과 오바마의 셰일혁명은 본격적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도 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집니다. 크름강점 이전 유가는 고공행진 중이었습니다. 러시아는 고유가 시대에 막대한 돈을 벌면서 잘 나가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푸틴이 크름반도를 강점하면서 오바마의 미국은 셰일혁명의 엑셀을 밟습니다.

 

 그에 대한 사우디와 중동 산유국들의 대응은 치킨게임이었습니다. 미국 셰일 채굴업자들의 손익분기점은 당시 배럴당 $75 수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우디는 겨우 $25였지요. 치킨게임에 앞장선 사우디는 2015년에 원유가격을 배럴당 $30 수준으로 떨어뜨립니다. 저유가 시대의 개막이었지요. 그에 미국의 셰일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었습니다. 201411월 대비 201511월에 미국에서 가동중인 셰일 채굴기는 20% 수준에 불과했었습니다. 이후 셰일업계의 생존자들은 기술을 개발해 손익분기점을 $45 수준으로 끌어내립니다만, 코로나 인플레이션 이전에는 적자를 면할 수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배경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과 미국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크름강점 이후 산유국들이 뭉쳐 한통속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치킨게임을 틈타 패권도전을 천명한 게 중국이었지요. 미국과 사우디, 러시아가 혈투를 벌인 저유가는 세계의 공장 중국에 축복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시진핑이 패권도전을 선언하기 이전까지, 중국이 그렇게 흑화될 것으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었습니다. 후진타오 시대의 중국은 지금의 중국과는 전혀 다른 나라였지요.

 

 한편으로 유럽은 오일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위주로 새 판을 짜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습니다. 그 배경에는 지구온난화라는 명분도 있었지요. 극우파들은 지구온난화 자체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거부하려 합니다만, 극우파들 뒤에 푸틴이 있다는 걸 언제나 염두에 둬야 합니다. 나는 유럽 주류 또한 지구온난화를 핑계로 개발도상국의 도전을 막으면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같은 사건을 터뜨리고, 그로 인해 중국을 성장시켜줬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구온난화 자체는 명백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오일쇼크 이후로, 어쩌면 세계대전 이후로 계속되어온 산유국들의 도전장일 수 있습니다. 만만한 줄 알고 우크라이나를 때렸는데 망신만 당하는 중이지요.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은 망가졌고, 세계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미국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발돋움 중입니다. 그리고 유가는 미국의 셰일업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요. 단언컨대 적당한 고유가는 미국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과 트럼프 편을 들고 날리면 대통령을 모함하던, ‘왜 셰일 증산 안 하느냐고 소리치던 바보들은 상황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9) 문제는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입니다. 미국은 닉슨쇼크때도 그러하였듯, 진짜 위기를 맞이하면 우방이고 동맹이고 약속이고 다 무시해버리고 철저한 자국중심주의로 일관해버리곤 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미국의 핵우산 약속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 동참 요구도, 미국에 공장을 지어달라는 요구도 일정 이상 신뢰하고 협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및 포드의 IRA 회피 같은 걸 보면 미국의 위신이 추락한 지 오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러면 결국 중국에게 계속 추가적인 득점 기회가 생깁니다. 우리는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모색해야 하고요.

 

 초강대국 미국은 닉슨쇼크와 플라자합의와 차이메리카로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위들은 미국의 미래를 갉아먹었고, 이제는 미국도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양자(養子)격으로, 그리고 중국의 중간재 공급국가로 차이메리카 시대에 고도성장을 했던 우리는 이제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지난 위수문동(僞囚紊哃) 정권은 위기대비는 커녕 없던 문제도 창조하면서 화살비 속에 맨몸으로 출진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현 해돈성왕(海豚腥王) 윤석열(蝡螫趔) 전하께서는 이런 문제를 염두에 두긴 하시는 것인지 심각하게 의문입니다.

질서 악의 사회

사회 2022. 12. 4. 16:3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L1L7KQdtR8o

 

 

 

 

 

1) TRPG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는 캐릭터의 성격과 철학을 반영하는 성향을 9가지로 나눕니다. 그 중 한 척도는 선함, 중립, 악함이고 다른 한 척도는 질서, 중립, 혼돈입니다. 그래서 질서 선, 질서 중립, 질서 악, 중립 선, 진정한 중립, 중립 악, 혼돈 선, 혼돈 중립, 혼돈 악의 9가지 성향이 있습니다.

 

 나는 이 게임 룰이 근래 우리나라의 문제를 설명하는 데 있어 좋은 툴이 된다고 제안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중립에 해당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이 유형에는 대략 소시민, 기회주의자, 방관자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각자 어떤 신념을 가지기보다는 눈치를 많이 보고, 주변에 따라가거나 묻어가는 식으로 처신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그런 것이 암묵적으로 권장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다른 사회보다 이 유형이 많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양상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 공감대 또한 꽤 있고,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이 질서지향적입니다. 문제는 질서를 지향하는 게 선은 아니라는 겁니다. 나는 근래 우리나라가 질서 악의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설명방식이 근래 우리나라 문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 간단하고 쉽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

 

 

 

 

 

 

2) 우리나라의 질서지향성은 무조건적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권위주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특정한 룰을 강요하는 무도(無道), 검열과 감청과 금기의 일상화, 그리고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기합리화의 달인들로 주로 드러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근래의 정치적 문제도 결국 이러한 권위주의와 무도함으로 인해 여기까지 치달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의 고결함과 되바라짐은 누군가에게는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바이든이었고, 이후 우리나라의 정치권력은 등대와 나침반과 육분의가 모두 없는 상태로 보입니다.

 

 

 

 

 

 

 

3) 어린이에게는 질서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니까 아동을 교육하고 교육받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은 질서을 혼동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숙과 자유는 질서와 선을 구분하고, 정당하지 못한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유의 전통이 없는 이유는 선보다는 질서를, 정당함보다는 권위를 중시해온 세월이 지나치게 길고, 진정한 선과 정의를 끊임없이 성찰하며 추구하는 사람이 부족했기에 그리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문제를 정말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선량함이 부족합니다. 그냥 그런 상태입니다. 과거의 일본제국이나 근래의 중화인민공화국을 보면 질서와 권위는 있으나 정의와 선함은 없는데, 우리나라도 그와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헤븐조선은 일본제국의 정신적 후계자이며, 중화인민공화국과 사상적 공감대가 강한 나라입니다.

 

 

 

 

 

 

4) 이러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충분히 행복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결과 나쁜 피드백이 계속 발생합니다.

 

 상황이 나쁜 걸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는 극단적으로 낮은 출산율, 극단적으로 낮은 청년 연애 비율, 그리고 대깨윤과 개딸의 시대입니다.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배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데, 청년남성들 다수는 일정 연령대 이하의 한국 여성들이 대체로 표독스럽고 사악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청년남성들은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페미니즘의 사악함을 보고 겪어왔고, 인생을 함께 할만한 참한 여자를 찾는 게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하며 느낍니다.

 

 지난 대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이 된 것 또한 많은 이들이 성찰없는 질서를 추구한 결과입니다. 권력은 질서와 매우 가까운 사이입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에서도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질서를 추구하였고, 그 결과 극단적으로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습니다.

 

 

 

 

 

 

5) 동아시아 국가들은 성장 과정에서 서구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구 사회는 매우 질서정연하고 깔끔한 사회일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지요. 그러나 실제의 서구 사회는 그렇게까지 빡빡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동아시아가 훨씬 디스토피아틱한 사회가 되어버렸지요. 세상에서 가장 디스토피아스러운 국가는 중화인민공화국이고, 그 다음은 대한민국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같은 곳은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그냥 미개발 전체주의 종교국가라 해야 하고요.

 

 중국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굉장히 세속적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가 있더라도 기복신앙 형태의 종교를 가지는 경우가 많고, 중국이나 일본도 기복신앙이 강한 나라에 속합니다.

 

 대조적으로 서구의 유신론적 세계관은 자유주의의 발달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아브라함계 종교에서 사람은 야훼 앞에 본질적으로 평등하며 자유롭다는 인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유럽의 기독교도들은 야훼를 Lord, Rex 등으로 불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크리스찬들도 주님이나 천주와 같은 역어를 쓰는 것에 남아있습니다. 그렇기에 유럽 문화권에서 왕중의 왕, 군주 중 최고의 대군주는 야훼로 인식되었고 신앙이 깊은 이들에 의해 왕권신수설은 부정되었습니다. 교파 간 교리와 믿음의 차이로 인해 30년 전쟁이 일어나거나 민주국가 미국이 건국되기도 했지요.

 

 그런데 유교문화는 크리스트교 문화권에 비해 세속적이었던 만큼, 어떠한 유신론적 대상을 통한 평등의식이나 자유의식이 그다지 싹트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세속적이었던 서구에서는 올바름이 더욱 강조되는 면이 있었는데, 동아시아에서는 질서와 평화가 더욱 강조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동아시안이 백인에 비해 질서와 권력을 더 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오래 고립된 세계였기 때문에, 더더욱 높은 수준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고 그런 상태를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끼는 면이 강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선량함 없는 질서는 권위주의적이며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발생하는 사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너무나 오랜 기간 그런 식으로 발전해왔고, 희생에 익숙합니다. 미안하다. 고맙다. 라거나, 청년남성들의 독박병역 같은 걸 예로 들 수 있겠지요.

 

 또한 매우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거주형태는 필연적으로 높은 수준의 질서를 추구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수도권 대도시의 밀도에서는 무질서하고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게 당연합니다.

 

 한편으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첨언하자면, 나는 확고한 무신론자이며 세속주의자이며 자유주의자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자유주의가 발생하는 데 있어 유신론적 세계관이 유리했었다고 할 수 있으나,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 시대에는 유신론적 세계관과 자유주의는 충돌하고 있습니다.

 

 

 

 

 

 

6) 세속적이고 질서와 권력을 추구하였기에 동아시아는 후발주자임에도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본질적 선량함의 부족으로 한계를 맞이하고 있지요. 현재의 일본은 그나마 타인에게 간섭을 덜 하는, 덜 디스토피아적인 사회이기에 문제가 덜하다고는 생각합니다. 물론 일본도 지독한 경직성과 복잡한 이권구조, 혁신없음, 블랙기업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일본 걱정할 입장은 못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금의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형태의 반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두드러지는 양상은 청년들이 혼인은 물론 연애도 하지 않는 겁니다. 올해 나온 통계에 의하면 만 19~34세 청년들 중 2/3 정도는 연애를 하지 않고 있으며, 그 중 70% 이상이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비연애 청년 중 불만족 비율은 15%에 지나지 않으며, 향후 연애를 할 생각을 가진 청년이 절반이 안 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출산율과 출생아 숫자가 회복될 확률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0%입니다. 이는 우리 민족국가 대한민국은 확정적으로 망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국체 자체는 지킬지 몰라도 우리 민족이 주류에서 밀리게 되거나, 나라의 규모, 위상, 티어가 크게 축소되고 하락하는 게 상수라고 생각해야합니다. 인구가 없어지기 때문에 국체를 못 지킬 확률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우리나라의 질서지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양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청년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어릴수록 기존 질서에 대해 저항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정 사회의 평균연령은 해당 사회의 혁신성이나 역동성과 상관이 있는데,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평균연령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경색되고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아마 질서 자체에 대한 반발은 점차 많이 보이게 될 겁니다. 질서 악은 중립 악이나 혼돈 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데, 페미니스트들이 워마드를 이용하는 걸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중에도 백신음모론자와 같은 혼돈 성향이 많이 관측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들과 관련하여 나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몸은 두더라도 재산은 일정 비율 해외로 피신시키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각자 부당한 권위주의를 과히 수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부당함을 인내하는 것이 미덕처럼 취급되기 쉬운 사회지만, 그것이 과도하면 심신의 건강에 영 좋지 않고 결국 사회에도 피해를 끼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관측과 판단

경제 2022. 11. 14. 16:2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oZ0v04JHw

 

 

 

 

 

 

1) 환율은 달러인덱스도 약간 떨어지고 주요국 통화 대비 원화가치는 더 올랐는데, 달러인덱스의 하락은 결국 미국 물가가 잡히는 모습이 보여서겠고, 원화가치가 더 오른 건 위안보다 원이 더 오르는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본래 원과 위안은 동조가 강했는데, 일단 현 시점에서는 시진핑 3연임이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 현상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딱히 좋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게, 근래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수지 적자 극복에는 원화가 약한 게 좋은데, 근래 원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라서 이러면 무역수지 적자가 더 심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만일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가 장기적인 현상이라면, 그건 우리나라의 산업에 큰 위기가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걸 여러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2) 차이메리카 시대가 끝나고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살리려 한다는 건, 장기적으로 달러가 오른다는 걸 의미합니다. 달러가 해외로 덜 풀린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그리고 근래 미국의 금리인상을 주요국이 추종하는 걸 포기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러면 단적인 경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양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쉽게 이야기하면 장기적으로 달러는 귀해지는데 유로나 엔은 흔해지고, 달러는 점점 더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달러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경우 아마 다른 통화가 제2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을텐데, 각자 어떤 통화를 지지하는지는 입장에 따라 다를 겁니다.

 

 이는 앞으로 미국이 어떠한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너무나도 많은 달러를 풀어놨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처럼 주류의 시각을 가진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은 어떻게든 과도하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고 싶어하지요. 그런데 그렇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면 회수할수록, 그리고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 하면 줄이려 할수록 달러는 귀해지게 되어있습니다. 미국달러는 미국채권의 액면가와 1:1로 대응합니다. 그러니까 시중의 미국달러는 Fed의 부채입니다.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 하면, 달러는 귀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3) 닉슨 쇼크 이후의 미국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은 트리핀 딜레마 때문에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가 없는 체제입니다. 트리핀 딜레마는 쉽게 이야기하면, 미국이 달러를 계속 풀다 보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달러가 기축통화가 될 만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미국이 신용등급이 떨어지던 2011년에 현실화되었었지요. 비트코인 신드롬 중 일부는 이와 같은 딜레마에서 비롯되었고, JP모건이 세계 최대의 현물은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법인/자연인 통틀어)인 것도 관련이 있을 겁니다. 현재 JP모건은 세계의 현물은 중 5~17%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달러, , 은 및 달러기반 자산, 금이나 은과 밀접한 자산의 보유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달러 시스템의 붕괴는 두 가지 경우에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이 미국달러의 가치를 보증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앞으로 수십년 후 초강대국에서 내려오게 될 경우의 수가 아예 없지는 않단 말이지요. 현재 미국 정치는 불안합니다. 공화당은 완전히 망가졌고 수시로 선을 넘고 있으며, 민주당도 주류는 그나마 멀쩡하지만 좌파들은 답이 안나오고, 주류가 좌파들에 대해 확고하고 여유있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못 됩니다. 민주당 주류가 미국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게 금융위기 이후의 미국 상황이고, 이 상황은 근본적인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불안은 미국이 트리핀 딜레마를 해결하기 어렵게 합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독보적으로 강한 국가일 수 있는데, 아예 다른 국가와 티어가 달라지면서 내부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국중심주의 정책을 계속 쓸 경우, 미국달러는 기축통화를 하기엔 지나치게 양화가 될 수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리샴의 법칙을 극복하려면 미국달러는 적당히 악화여야 하는데, (실제 미국달러 자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로, 파운드, 엔에 비해 살짝 악화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양화가 되는 순간 달러기축은 흔들리게 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달러가치는 아예 치솟게 됩니다. 귀하니까 달러는 모셔두고 함부로 못쓰게 됩니다. 실제로 이 포지션인 건 현 시점에서는 황금이지요.

 

 

 

 

 

 

4) 원래 인류는 금화를 사용했다... 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실제 금화는 과거에도 거의 쓰이지 않았습니다. 금이 실제로 화폐로 사용할 만큼 그리 흔할 리가 있습니까? 금화는 1트로이온스짜리 1개가 현재 우리나라 돈으로 275만원쯤 합니다. 그런데 현대는 금이 싼 시대입니다. 달러의 유동성 증가만큼 금값이 올랐다면 지금 금값은 훨씬 비싸져야 하는데, 이론적으로는 결국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고증무시를 일삼는 대다수의 판타지에서는 금화 취급을 동전처럼 합니다만, 원래 금화는 고액 수표 같은 거였고요. 보다 일반적으로 쓰는 건 은화와 동화였습니다. 물론 은화도 예전에는 현대보다 훨씬 값어치가 나갔는데, 그런 고증이 잘 되어있는 작품은 늑대와 향신료 정도 봤네요.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작품은 몇 더 봤지만 보통 환율이 비현실적입니다.

 

 실제 인류가 주로 통화로 사용해온 건 은입니다. 은은 금만큼 귀하지 않고, 적당히 귀했기 때문에 주요 통화로 사용하기 좋았지요. 금은 모셔두다 큰 거래때 사용하거나, 아예 담보로 수표 발행하는 용도에 가까웠고요.

 

 인류가 통화량의 증가로 인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처음 체감한 건 아메리카의 은이 에스파냐에 흘러들어간 시점입니다. 아메리카에 은이 많기도 했는데, 은이 많으니까 연구하다가 아예 수은을 쓰는 새로운 은 제련법을 개발해서 전에 없던 은을 유럽에 들여오게 되지요.

 

 그 때 에스파냐는 세계의 부를 다 얻은 것처럼 기뻐했습니다만... 사실 그 시대에 은은 본질적으로는 그저 색이 예쁜 금속에 불과했습니다. 현대에야 최고의 전기전도도를 가진 금속이기도 합니다만, 그 시절엔 용도가 더 없었어요. 열전도율도 아주 좋으니까 프라이팬 만들면 고성능이긴 합니다만, 은으로 프라이팬 만들어 쓰는 사람은 현대에도 거의 없고요. 그러니까 은이 많이 들어온 건 그 자체로 좋긴 했지만, 실제로는 통화량이 늘어난 거라 은화의 가치가 폭락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고대-중세와 근대 이후 은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마침 연은분리법을 통한 일본산 은도 이 무렵부터 풀리게 되고요.

 

 이후 청(나라)이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유럽의 은이 온통 청으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이는 아편전쟁의 단초가 되기도 하는데요. 중요한 걸 하나 이야기하자면 닉슨쇼크 이전에는 돈이라는 게 함부로 찍어낼 수 없는것이었다는 겁니다. 물론 은화에서 은 비율을 낮춘다거나, 황동으로 가짜 금화를 만든다거나, 백금으로 가짜 은화를 만든다거나 (전근대 시절에는 백금이 은보다 쌌습니다. 백금이 귀하게 대접받는 판타지는 기본적으로 고증오류.), 액면가가 높은 동화를 마구 찍어낸다거나 하긴 했습니다만... 금화가 진정한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하던 시절에는 결국 금 가격에 모든 통화가 연동되었기 때문에 MoneyCredit이 거의 같은 의미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복본위제가 금본위제로 넘어가고 오즈의 마법사와 최초의 포퓰리즘(현대의 포퓰리즘과는 이름만 같은)이 등장하는 큰 사건도 있었지만 생략하고요.

 

 닉슨쇼크는 모든 걸 바꿔놨는데, 사실 신용화폐라는 게 제국에 등장하는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예외 없이 망조였다는 건데요. 나는 미국은 국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는 앞으로도 미국이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달러는 점차 금화를 닮아갈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달러도 지게 되겠지요. 금은 영원하고.

 

 훗날 미국이 전성기에서 내려오게 된다면 나는 린든 B. 존슨과 리처드 닉슨, 그리고 아들 부시와 도널드 트럼프를 지금까지의 주범으로 꼽겠습니다.

 

 

 

 

 

5) 끝나는 건 차이메리카뿐만이 아닙니다. 페트로 달러 시스템도 끝나려고 하고 있지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가는 자살행위를 시도한 이후 날리면의 미국이 셰일을 캔다 안캔다 말이 많았습니다만, 그 배경은 복잡합니다. 미국의 오일 채굴량은 오일쇼크 이후 금융위기까지 계속 줄어들었었는데,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 이젠 세계 제일 산유국인 상황입니다. 미국이 오일 생산량을 줄일 때 미국은 국제 경찰이 되었고, 세계 전체에 개입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미국이 석유를 많이 수입할 이유가 없지요.

 

 셰일오일은 채굴비용이 높기 때문에 유가가 너무 낮으면 채산성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셰일오일을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한 시점에서, 미국은 일정 이상 가격으로 유가를 유지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정치 주류는 국제 오일 가격을 일정 이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동을 견제해야 하고, 동맹국에 오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미국의 원유 자원이 너무 빠르게 소모되는 걸 제어해야 하며, 온난화 문제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주류는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행동하고 있습니다.

 

 아마 근래의 유가는 날리면 대통령이 그럭저럭 좋아할 만한 유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6)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가진 나라입니다. 사실 그것 말고는 없습니다. 제조업이 죽은 나라니까요. 미국이 패권국이려면 기술적 우위를 계속 지켜야 합니다. 아마 중국이 미국에 핵심기술로 싸움을 걸지 않았다면 미국은 중국이 뭘 하건 지금보다는 훨씬 많이 용인해줬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가 결코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우위에 있지만 근래의 중국은 과거의 전성기 일본이 연상될 정도로 기술에 진심이고, 1970~90년대의 일본과 달리 미국에 적대적입니다. 그리고 공교육이 망가지고 반지성주의가 주류 정치계를 흔드는 국가인 미국에 비해 중국은 교육이 살아있고, 청년 숫자가 더 많습니다. 미국이 진지하게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아시아계와 유대인 빼면 백인이고 흑인이고 평균적으로 공부를 못한다고 보면 됩니다. 소수의 유능한 학생들이 있을 뿐이고요. 그 아시아계에서 숫자 제일 많은 게 중국계입니다. 물론 미국에는 천재적인 유학생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미국인들의 저학력 반지성주의는 미국의 불안요소입니다.

 

 물론 중국은 독재국가라서 아주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3연임은 미국에게는 장기적으로 축복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일 중국이 민주국가였다면 전성기 일본과 비슷한 느낌에, 인구는 훨씬 많은 그런 국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새 연령대가 낮은 분들은 전성기 일본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버블시대 일본은 1인당 GDP가 미국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7) 미국이 느끼는 위협과 시진핑의 폭주는, 지금은 중국이 성장하면서 미국을 위협하는 걸로 보이지만 진짜 리스크는 중국의 붕괴 위험에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시진핑의 독재는 그 동안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하던 시스템을 전복했습니다. 공산당원들은 그동안의 공산당 체제에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제는 회의감을 가져야 합니다. 1인독재 체제는 근본적으로 취약합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후진타오 시대의 혼란과 원로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겠지만, 지나친 질서정연함을 추구하는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인구구조는 매우 심각합니다.

 

 중국은 아마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겁니다. 출산율은 도시보다 시골에서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향은 어디서나 꽤 일관적으로 관측됩니다. 도시화가 많이 되어있을수록, 특정 지역의 인구밀도가 빽빽해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게 유일한 변수가 아닐 뿐입니다.

 

 비교적 출산율 문제가 덜한 미국은 단독주택 비율이 높고, 교외에 사람이 많이 삽니다. 도시라고 해도 대체로 밀도가 낮고요. 평생 자신이 태어난 카운티 밖으로 나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좀 있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대조적으로 최악의 출산율인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도시화 국가입니다. 도시에서도 고층아파트에 사람이 모여 사는 경향이 강하지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현저하게 높은데,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단독주택 문화가 발달해 있고 지방에서 사는 사람 비율도 높습니다. 그리고 일본이나 미국이나 직장을 잘 잡으면 자본이 없어도 대출로 단독주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을 높이기에 유리합니다. 물론 일본도 도쿄의 출산율은 다른 지역보다 낮고, 도쿄가 늙어가서 걱정하고 있긴 한데요.

 

 중국은 대도시 쏠림 현상이 매우 강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소도시 및 시골 지역과의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런 환경에서 중국의 출산율은 쉽게 높아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미국과 달리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다는 것도 우리나라와 중국의 출산율 저하에 한 주요 원인일 겁니다. 미국의 망가진 공교육은 다른 건 몰라도 출산율에는 긍정적입니다.

 

 

 

 

 

 

8) 한편으로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고, 공산당이 타국 기업들을 견제하고, 유가 등 물가가 오르면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중국을 떠났습니다. 동유럽이나 멕시코 같은 데 공장이 많이 늘었지요. 동유럽은 서유럽에, 멕시코는 미국에 훨씬 가깝고 물류비가 덜 듭니다. 중국의 제조업 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산업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진 게 아닙니다.

 

 문제는 중국이 쇠락하면, 적어도 현 상태로는 우리나라도 쇠락할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경제적으로 정말 많이 얽혀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중진국함정을 쉽게 뚫고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중국의 고도성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가 일종의 버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부풀려진 성장 위에 타고 있다고 본단 말이지요. 그 내부는 썩고 곪고 지지부진한 면이 많은데, 껍데기는 단단하고 잘 자랐습니다. 익스테리어는 거대하고 근사한데 속은 의외로 볼 거 없는 그런 건축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에 있어 바닥이 무너지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근래 보이는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겁니다. 시진핑은 중국이 고도성장을 멈추게 되면 권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테니 더 힘으로 통치를 하려 들 확률이 높다고 보고, 우리나라는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근래의 우리나라를 보면 정신못차리는 사람이 높은 곳에 너무 많습니다.

 

다시 한 번 붕괴된 믿음

정치 2022. 10. 22. 23:5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_8GtTz-F0Wc

 

 

 

 

 

1) 2008. 리만브라더스가 무너지고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질 당시 미국 정권은 부시 정권이었습니다. 아들 부시는 이라크전쟁과 글로벌금융위기의 촉발로 역대 최악을 다투는 미국 대통령으로 꼽혀왔었는데, 트럼프가 그 악명을 바로 뛰어넘을 줄은 아무도 몰랐었지요.

 

 부시 정권의 실패는 전 세계 주류 보수우파를 궤멸시켰고, 죽어가던 좌파 사회주의를 예토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실제 좌파는 아니지만 부시 정권이나 클린턴 정권보다는 진보적이었던 오바마 정권이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 미국 신용등급강등 위기 등을 성공적으로 이겨내면서 우파가 경제를 잘한다는 믿음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2) 그런데 이후 미국에서는 우파 포퓰리스트 트럼프가 집권합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마땅히 해야 할 양적완화의 회수와 금리인상을 방해하고, 의도적으로 버블을 만드는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입니다. 트럼프의 감세는 나스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졌고, 유동성까지 높게 유지하면서 대버블시대가 열리게 되지요.

 

 그러다가 COVID-19가 터지면서 대버블시대에 추가적인 극대버블이 더 생겨나게 됩니다. 그래서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트럼프는 경제를 잘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푸틴 못지 않게 미국 경제를 넘어 세계 경제를 망친 주범이 트럼프입니다.

 

 물론 우리 위대한 수령 문재인 동지에 비하면 그래도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상대적 정상범주이기는 했습니다. 수령님은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하는 분이었지요.

 

 

 

 

 

3) 트럼프가 저지른 문제를 날리면 대통령이 수습 중이라는 걸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날리면 대통령은 성실하게 문제를 수습 중에 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스마트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보는 날리면 대통령은 원칙의 중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저지른 문제는 대체로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날리면 대통령의 수습법이 올바른 것입니다. 그런 방식이 답답해보일 수는 있습니다만. 세상에 원칙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4) 대처 코스프레하던 트러스가 사고치고 한달 반만에 쫓겨났습니다. 총리는 한순간이었지만 역사에는 이름이 길게 남을 것 같습니다. 트러스는 소위 보수우파들이 가진 경제관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세계에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를 트재앙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제 트재앙이라 하면 트럼프인지 트러스인지 애매합니다.

 

 그리고 트러스가 물러날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김진태 강원지사가 초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물돼지 전하만 트러스의 라이벌이 아닙니다. 김진태도 트러스같은 짓을 했습니다.

 

 김진태가 뭘 했느냐하면 강원도가 보증한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지급보증을 거절했습니다. 이게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느냐 하면, 금융시장에서 광역자치단체가 지급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신용등급과 이율은 국채와 같았는데, 그 신용이 붕괴한 겁니다. 이걸 쉬운 말로 바꿔말하면? 김진태가 모리토리엄 저질러서 금융위기를 터뜨렸어요. 금융은 신용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이건 예전에 리재명 두목이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했던 것과 다릅니다. 그 때 리재명 두목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였으나 실제 모라토리엄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정치쇼에 불과했지요. 당시 국토부는 아예 성남시에 채무상환을 요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김진태는 이번에 진짜로 모라토리엄을 터뜨렸습니다. 만약 이번에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경제위기에 빠지게 된다면, 김진태의 이번 사고가 그 트리거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묻지마 국힘지지층중에는 김진태가 친 사고의 의미를 잘 모르면서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사람들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이건 가볍게 볼 건이 아닙니다. 후쿠시마 원전 같은 거 터진 것에 비유해도 모자라고, 히로시마의 작은 소년(Little Boy)에 비유해야 합니다.

 

 나는 김진태는 즉시 물러나고, 정계에서도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며칠 전까지 내가 아는 역대 최악의 지자체장은 박원순과 리재명이었는데, 김진태가 그 기록을 가뿐하게 넘어섰습니다. 권력자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짓이 몇 가지 있는데, 김진태는 이번에 그런 짓 중 하나를 했습니다. 사실 정계은퇴 따위로는 저지른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질 수 없습니다.

 

 

 

 

 

5) 이쯤되면 세계 곳곳에서 보수우파는 수권능력 없고, 경제도 말아먹는다는 게 증명되고 있는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래도 좌파들보다는 우파가 경제는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었는데, 자칭 우파들이 아무한테나 좌파딱지 붙이고 실제 경제는 알지도 못하면서 무지성을 넘어 반()지성으로 굴면서 아주 다 망하게 생겼습니다.

 

 특히나 근래 물돼지, 트러스, 김진태가 쳐놓은 사고를 보고있자면 그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그것들의 두개골 안에 들어있는 게 우동사리가 아니라 피질이 멀쩡한 뇌라면, 이렇게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유감스럽지만 사고가 이 정도로 터지면 이준석도 당분간 찌그러져 있어야 할 겁니다. 물돼지만 양두구육한 게 아니라, 김진태도 지선 때 죽어가는 걸 이준석이 살려준 거라... 직접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 엮이면 물러나야 할 때가 현실에는 있는 법입니다.

 

 

 

 

6) 경제위기 터지고, 지난 주말에는 K-akao 터지고. 아주 이곳이 지상락원입니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 물돼지 전하는 무얼 하고 계실까 생각해보면... 아마 술을 마시고 계시겠네요.

 

 답이 없지만 결국 우리는 답을 찾긴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다만, 아마도 좀 망하고 난 다음에.

 

 
 
 

7) 이 와중에 시진핑은 공개 거수 투표 결과 만장일치로 3연임했다고 전해집니다. 리커창은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후진타오는 폐막식에 참석했다가 공개 투표 직전 경비원에 의해 끌려나갔다는데요.

 

 어쨌든 시진핑도 역사에 오래 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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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천하 유아독존

정치 2022. 8. 14. 20:3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nji5zvkuuFg

 

 

 

 

 

1) 이준석은 어차피 당대표가 된 시점부터는 대체불가하고 유일무이했습니다. 그가 시대정신입니다. 시대정신을 가진 이가 직접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비극의 원천적 시발점입니다.

 

 어차피 높은 확률로 이준석은 언젠가 대통령이 될 겁니다. 그때 이준석도 어쩌지 못할 만큼 나라가 망가지지 않기를, 그리고 이준석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립감에 너무 흑화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만약 이준석이 루비콘을 건넌 카이사르가 되고자 한다면, 난 그걸 말릴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2) 트럼프가 수사받는다는 건, 펠로시 패싱이 더 나쁜 일이 되었다는 겁니다. 나는 물돼지 근처에 대깨트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펠로시 패싱이 일어나게 된 경우의 수 중 하나로 결정권자가 펠로시 및 미국 민주당에 대한 악감정을 가지고,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 승리와 이후 미국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확신하여 그리 되었을 수 있겠다고 추정해 봅니다. 이 와중에 물돼지가 폼페이오는 만난다고도 하고요.

 

 그러나 트럼프가 돌아올 확률은 낮아졌다고 봐야 하고, 펠로시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건재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3)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피크를 지나고 있습니다. 아마 미국은 앞으로 금리를 올리는 속도를 어느 정도 조절하면서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침체에 맞설 것으로 생각합니다. 금리를 다시 내릴 일은 한동안 없을 겁니다.

 

 이 와중에 이란 핵합의는 드디어 타결 직전 같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그러면 사우디가 새가 되겠지요.

 

 

 

 

 

 

4) 우리나라는 무역수지가 계속 안 좋습니다. 원래 무역수지 적자가 없는 나라였는데, 올해 들어 3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입니다.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적자를 견딜 수 있는 체질을 가진 나라가 아닙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게 고환율 상태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자라는 겁니다.

 

 본래 우리나라는 경제가 나빠지면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그러면 상대적으로 유입되는 외화의 가치가 올라가서 경제가 회복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정도 환율에서 무역수지적자가 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건데요. 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게 비가역적인 구렁텅이가 아닐까 생각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금세기 들어 중국에 반제품을 팔면서 성장했는데요. 중국이 점차 우리나라 물건을 덜 사고 있습니다. 중국 자체적으로 만드는 게 많아졌고, 중국 경제도 예전 같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중국 상대로 무역수지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중국 상대로 무역수지 적자가 나면 어디서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나마 경상수지는 아직 흑자이긴 한데, 안심할 수 없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게 일시적인 문제가 아닌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 이유로 펠로시 패싱을 단행했을 확률도 있긴 합니다.

 

 

 

 

 

 

5) 일본은 한 때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던 나라였습니다. 그렇지만 시대변화에 따라가지 못했고, 전성기가 지나가 버렸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은 많은 장점을 가진 나라입니다만.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잘 따라가고 있을까요? 나는 회의적입니다.

 

 예전부터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 현재 심각한 문제가 있고 그걸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랬던 과거의 태도가 언젠가부터 사라져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문제들이 잘 해결된 게 아닌데,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 잘 나갔는데,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6) 한국과 일본의 큰 차이 중 하나로 크리스트교 세력의 강약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남부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별나게 광적이고 자유국가의 원칙에 도전적인 근본주의 개신교 세력이 있고, 미국이 그러하듯 극우파의 기반이 되고 있는 반면 일본은 크리스트교 세력이 매우 약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속적인 반면, 일본은 신토와 불교가 문화에 더 융합되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이는 다수의 서구 국가 문화에 크리스트교 문화가 융합되어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일본은 서구 국가 중 크리스트교 세력이 매우 약한 유일한 국가입니다. 일본의 신토나 불교는 종교색이 약하며 다신교적인데, 배타적인 유일신 사상이 섞여 들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서구 국가 중 가장 세속적인 국가인 동시에 광적인 크리스트교 세력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크리스트교도들은 우리나라 문화가 반영되어 또 매우 세속적이고 기복신앙이 강한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정치적 비극은 극우 개신교 세력과 NL 운동권 세력이 양대 세력이라는 것입니다.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이 두 세력만이 거리에 엄청난 사람을 동원할 조직력이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 두 세력 빼면 규모 있는 시위라거나, 조직적인 정치적 행동이 거의 불가능한것 같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7) 물돼지가 취임 연설에서 이야기했던 자유가 이준석이 이야기하는 자유이길 바랐으나, 실제로는 자유의 새벽당에서 이야기하던 자유임이 점차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자유의 새벽당은 트럼프 지지층 및 극우 개신교도들과 색깔이 비슷합니다. 나는 아주 오랜 기간, 그 세력의 활동을 보고 그림자를 봐왔습니다. 위대한 수령 문재인 동지와 좌천룡들이 권력을 쥐고 있던 기간에는 그 자칭 자유(지상)주의자들과의 마찰을 일단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으나, 좌천룡들이 난 자리에 우백서(友白鼠) 떼가 들어섰으니 마땅히 퇴치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레이하운드 이준석은 테리어의 역할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8) 우파가 이렇게까지 망가진 이유는 근본적으로 철학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구성원 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생각이 있어 보이는 부류도 민주당과 유사한 사고방식을 지닌 경우가 많고, 민주당과 차별화되고 더 나은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은 극소수입니다.

 

 우파는 본래 온건하고 신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우파고, 우파가 전통을 존중하고 보수적인 이유도 그래서여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전 그대로의 우파는 적어도 잘 보이는 곳에는 별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치에 열을 올리면서 나서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까요. 실제로는 자극적이고 광신적인 극우파가 대두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국민의힘은 굳이 보자면 보수정당이라기보다는 극우정당이 되고 있습니다. 핵심 지지층과 구성원이 극우성향이 강하고, 물돼지를 필두로 그것에 잠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황교안도 극우 태극기 개신교도와 함께하면서 당을 나락으로 빠뜨린 적이 있는데, 그것이 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우리나라에서 헤게모니를 쥔 쪽은 민주당 쪽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주석 정권의 처참한 실패와 함께 이제 그건 다 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에 대안적 헤게모니를 내세우며 등장한 게 이준석입니다. 그러나 물돼지가 이준석을 팽함으로 우리나라는 헤게모니의 부재가 도래하였고, 무정부를 넘어 무철학과 혼돈의 시대가 펼쳐진다는 생각입니다.

 

 물돼지는 취임할 때 자유를 여러 번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나 물돼지가 집권하고 자유가 실제로 증진되었느냐 하면 아닙니다. 그럴 조짐조차 없습니다.

 

 

 

 

 

9)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우호국으로 만들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자충수를 계속 두다가 결국 전면적 침략전쟁까지 단행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불구대천의 원수로 만들었지요. 그리고 그 대가로 러시아는 망해가는 중입니다.

 

 중국도 다른 길을 택할 수 있었습니다. 시진핑 집권 이전에는, 또는 센카쿠 분쟁 이전에는 중국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문제가 있더라도 점점 개선될 거라 생각하기도 했고, 앞으로 오랜 동반자가 될 거라는 전망도 많았습니다. 00년대 반미감정이 한창일 때에는 미국보다 중국에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박근혜의 전승절 참여는 그 시대의 결과물입니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은 모든 우호관계를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한한령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보다 우리나라를 존중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쌓으려 노력했다면 현재 한중관계는 지금 같지 않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물돼지 정권도 다른 길을 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충수를 둘 거라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 자멸을 선택했듯, 물돼지 정권도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물돼지가 유승민과 이준석을 품었다면 얼마나 다른 오늘이었을까요.

 

 

 

 

 

10) 국민들 사이에서 민주정의 불길이,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열망이 꺼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치에 너무 많은 실망을 해왔습니다. 조국, 윤미향, 박원순, 김상조, 장하성, 김현미, 이재명, 안철수, 김동연, 김은혜, 윤석열, 배현진, 김기현, 홍준표 등등. 각광 받고 기대를 모으던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국민을 실망시키고 배신해왔지요.

 

 이런 실망의 누적은 결국 민주주의라는 신앙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심리가 밑바탕에 깔린 상태에서 공동체의 붕괴 위기를 느끼게 된다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위버멘시의 등장을 고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정이라는 모델이 흔들리는 건 중국과 러시아에게 좋은 일입니다.

 

 

 

 

 

 

11) 이준석이 양두구육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 보면 나도 지난 대선에서 개고기를 판 입장인데, 지난 대선 출마자 전원의 웅장한 자태를 보면 어쩔 수 없었다고 해야겠고요.

 

 내일이 말복인데 원래는 개고기 먹는 날이지만 대신 양두구육 사자성어를 떠올리며 양고기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 나는 내일 점심에는 닭을, 저녁에는 양을 먹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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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금

 

https://youtu.be/_qT2HGj8o

 

 

 

 

 

1) 주식투자를 할 때 내가 가장 신경 써서 보는 것은 PBR밴드와 배당률 밴드입니다. 버블이 붙는 성장주를 제외하면, 대체로 종목은 PBR 밴드와 배당률 밴드 내에서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닉스

 동학개미의 준동과 함께 버블이 붙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PBR밴드를 보면, 최근에야 정상구간내로 진입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S&P500PER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최근의 주가 하락을 나는 버블의 해소국면으로 봅니다. 다만 문제는 호들갑 떨기 좋아하는 금융시장이 패닉과 절망에 휩싸여 이래저래 옥석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고 있고, 정확한 리스크를 디테일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경우 예전에 ‘55,000원에도 안 사던 사람들이 95,000원에 사고 있다.’ 라는 말이 나왔었지요. 이제야 삼성전자 가격은 내가 생각하는 적정가격 안입니다. 현재 주당 가격은 59,800원입니다. 그러나 적정가격은 사기 좋은가격이 아닙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살만해지는가격은 54,000원 정도입니다. 매력적인 가격은 5만원 이하입니다.

 

 삼성전자가 만약 5만원 밑이 되었을 때, 삼성전자가 조금이라도 성장성이 남아있는 것 같으면 사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나는 삼성전자의 성장을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나쁜 시나리오에서, 삼성전자는 성장이 거의 끝난 회사일 수 있습니다.

 

 

 

 

 

2) 부동산은 예전에 내가 많은 경고를 했었고, 이제 그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지지 않는 투기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부동산은 불패다같은 소리는 이미 2007년에 수도없이 들었었습니다. 동방불패도 질 때는 집니다.

 

 나는 무난한 시나리오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25%~50% 정도 하락할 거라 예상합니다. 현재의 부동산 가격은 지나치게 높습니다. 풀린 돈에 비해서도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데, 앞으로 한은은 풀린 돈을 조일 겁니다.

 

 물론 변수는 많습니다. 인플레이션 시대가 다시 왔기 때문에, 그것은 부동산 가격에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건축자재와 인건비가 상승할 경우 향후 부동산의 공급량 및 공급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것은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어느 정도 줄여줄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는 다른 물가가 많이 오르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는 경우가 될 거라, 물가상승률대비는 여전히 꽤 하락세가 될 겁니다.

 

 하락의 속도는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이 만약 최종적으로 50% 떨어진다고 치면, 빠른 반토막이 느린 반토막보다는 시장에 낫습니다. 만약 느릿느릿하게 우하향하면서 장기적으로 빠지게 되면 기존 보유자들은 답이 안 나옵니다.

 

 초저출산, 초고령화, 인구감소, 이민자들의 유입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인천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인천 내에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동네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있는동네입니다. 대조적으로 망해가는 동네는 아이가 없습니다. 동네라는 분류는 아주 국지적입니다. 같은 법정동이라도 행정동 X동은 괜찮은데 X동은 망한 상태라거나, 같은 행정동 X동이라도 담장 하나 넘어가면 잘사는 동네에서 준 슬럼이 되어버린다거나, 그런 상황이 꽤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중국인은 그동안 세계 부동산 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주로 가격을 많이 올리는 쪽으로요. 그런데 지금까지 고도성장을 거듭했던 중국이, 앞으로도 그럴지는 모를 일이고 더 이상 중국인에 의한 시장교란과 사회혼란을 각국이 방치할지 모를 일입니다.

 

 

 

 

 

 

 

3) 여러 번 이야기했듯 나는 자유주의자입니다. 보수주의자가 아닙니다.

 

 나는 근본적으로 보수주의의 성공이라거나, 그런 비슷한 건 적어도 주도적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혁신하는 보수같은 건 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겁니다. ‘보수혁신은 반대말입니다. ‘보수는 과거의 관념, 습관, 세계관 같은 것들을 지키려는 정서와 태도입니다. ‘혁신은 그 반대지요. 언어적으로 보면 진보도 그러합니다. 정치적으로 진보라는 단어는 오염된 면이 있지만, 문제는 그 오염을 방치 중이라는 거고요.

 

 보수주의 딱지가 붙은 정당이라거나 정치인이 권력을 쥐게 되면 근본적으로 제대로 돌아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속이 편합니다. 자기가 옳고, 살던 방식, 기존에 가진 생각만 지키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혁신하지 않고,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 게 원래 보수주의니까 당연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스스로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변변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그저 보수가 아닌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세상을 무너뜨릴 것처럼 온갖 난리를 칠 때만 피동적으로 쓸만해집니다. 그저 그뿐이고, 그것들이 권력을 잡게 되면 그때부터는 다시 구태이자 치워야 할 폐기물이 될 따름입니다. 문자 그대로의 보수주의자가 진짜로 권력을 일정기간 이상 잡아도 괜찮은 세상은 적어도 산업혁명 이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는 국민의힘이 겪는 내홍도 이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에는 변변찮은 보수주의자들이 많습니다. 그것들을 때때로 웰빙’, 때때로 구태로 표현하는 것 같은데요. 이준석은 혁신하려 들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보수주의자와는 충돌이 납니다. 권력을 가진 보수주의자들의 보수적 기준에서, 이준석의 혁신안에 반발이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편으로 모든 갈등을 볼 때는 국제정치학에서 이야기하는 현실주의적 관점을 적용해보는 게 괜찮습니다. 이준석을 미국이나 우크라이나로, 당내 반발 인사들을 러시아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푸틴, 실로비키, 신유라시아주의자들에게 독립국이자 민주국가이자 친서방인 우크라이나는 용납 불가능한 대상입니다. 마찬가지로 당내 반발 인사들에게 혁신적이고 능력주의를 주장하는 이준석 대표는 용납 불가능한 대상입니다.

 

 

 

 

 

 

4) 내가 윤석열에게 가지는 기대는 제한적입니다. 정치를 해보지 않은 대통령에게 원하는 기대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그런 것을 고려해보면 기대만큼은 하고 있고요. 그것이 우리나라에 충분한가라고 묻는다면, 아마 헌법상 연령제한이 없고 이준석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우리나라에 충분한 대통령이 되지는 못했을 거라 나는 답해야 합니다.

 

 스타일이나 나아가는 방향, 기대치 등 모두 현재의 윤석열 정권은 이명박 정권과 유사합니다. 나는 이명박 정권이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정권보다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만 절대적으로는 좀 모자란 정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권이 이명박 정권보다는 나은 정권이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 윤석열 정권은 힘든 시기를 맞이할 거고, 난항을 거듭할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윤석열을 응원할 준비가 되어있으나 때때로 비판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5) 미국 중간선거는 본래 집권당의 무덤입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민주당이 진다 해도 그 자체로 별일은 아닌데요. 상하원 구성이 문제입니다. 현재 민주당은 아슬아슬하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친 한명 때문에 민주당의 뜻이 상원에서 막힐 때가 많은데요. 중간선거 이후에는 의회가 공화당 판이 될 확률이 낮지 않습니다. 바이든은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친트럼프, 친러시아, 친공화당쪽 프로파간다가 지나치게 많이 퍼지고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대깨트 극우 친러시아 교회의 영향력이 워낙 만만찮고, 주로 주식에 물린 우익 성향의 청년들이 무비판적이고 무지성으로 프로파간다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모로 대단히 우려스러운 세태라 아니할 수 없는데, 뭘 모르면서 프로파간다에 넘어가 상황을 아예 잘못 이해하고 섣부르게 단정하며 시끄럽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 시기의 나꼼수에 넘어간 윗세대를 복합적으로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하려면 어쨌든 인플레이션을 좀 잡을 필요가 있는데, 5개월 후까지 공급망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재의 인플레이션에는 계절적 요인도 있을지 몰라 중간선거 치르는 11월쯤에는 어느 정도는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6) 러시아의 크름강점 이후의 저유가는 중국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고, 그것은 시기적으로 시진핑의 등장과 맞물렸습니다. 시진핑의 시대에 중국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었고, 오바마에서 힐러리 클린턴으로의 정권교체가 예고되어있던 2016년부터는 미국도 본격적으로 전투를 준비했으나 정알못 제멋대로 포퓰리스트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모든 계획이 망가져버립니다. 트럼프도 중국을 싫어하긴 했지만 트럼프의 전투는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었고, 미국을 복합적으로 망가뜨렸습니다. 최근에야 바이든이 4년간 미뤄왔던 전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지요.

 

 유가상승은 그 전투의 핵심적인 한 축입니다. 고유가는 중국을 억제합니다. 문제는 고유가가 러시아에 다소의 여유를 만들었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요인이 되었다는 것인데요. 괜히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극적인 게 아닙니다. 여기서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를 꺾으면 미국과 서방 자유 세계는 장기적으로 아주 많은 것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근시안적이고 국제정세를 모르는 사람들은 당장의 고통에 별 소리를 다 합니다만, 원래 그런 거지요. 정치는 전문가의 영역이어야 하고, 포퓰리즘은 민주정을 망가뜨립니다. 각종 프로파간다에 허둥대는 애송이들은 자유민주정의 방해물 이상은 될 수 없습니다.

 

 

 

 

 

 

 

7) 지구온난화가 가져오는 가장 큰 문제는 해수면의 상승입니다. 사실 고기후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지질시대 단위로 해수면은 크게 변화하였고 원래 인류도 그런 해수면의 변화를 겪으면서 살아남았습니다. 예를 들어 12,000년 전 황해는 육지였고, 동해는 호수였으며 일본과 한반도도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현재의 한중일에 해당하는 곳들도 지리적으로 왕래가 쉬운 시기였지요.

 

 그러니까 아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인류가 이산화탄소를 좀 배출해서 지구 온도가 좀 올라가더라도 어차피 에오세 수준으로 온도가 올라갈 것 같지도 않고, 그런 정도로 지구멸망이나 인류멸망 같은 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지구가 위험하다같은 이야기는 그냥 프로파간다인데요.

 

 진짜 문제는 온난해지면 해수면이 올라갈 거고, 해수면이 올라가면 현재 해안가에 있는 아주 넓은 지역이 수몰된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내가 거주하는 인천 같은 경우 바닷가에 지대가 낮아서, 해수면이 올라가면 답이 안 나옵니다. 해안가는 물바다가 될걸요?

 

 그러니까 어쨌든 온난화를 열심히 막아봐야 합니다. 적어도 수백년, 가급적 수천년 정도는 인천이 바다에 잠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봐야하겠지요.

 

 관련하여 바이든 정권의 친환경 움직임은 그 자체로는 높게 평가해야 합니다. ‘지구온난화는 사기다같은 헛소리하는 부류들이 트럼프에 붙어가지고 난리치던 걸 옹호하는 부류들은, 어디 해수면 올라와도 괜찮은 산동네에 서식 중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에 투자가 늘어나려면 유가가 낮아서는 안 됩니다. 유가가 높을 필요가 있지요. 바이든은 온난화 문제 때문에라도 유가를 높일 필요가 있었고, 이제 석유 생산자들은 투자를 늘리고 싶지 않아 합니다. 석유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그리 늘어나지 않거나 심지어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셰일 개발에 있어 유전보다는 가스전의 개발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쪽이 석유보다 친환경적이거든요. 셰일가스의 경우 바이든 시대 들어서도 증산이 계속되고 있고, 장기적인 증산계획이 잡혀있으며, 몇 년 지나면 미국산 가스가 서방에 본격적으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유럽은 러시아산이 아니라 미국산 가스를 쓰게 될 겁니다. ‘바이든이 왜 셰일개발을 안 하느냐같은 소리는 대깨트 친러들의 프로파간다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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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다는 것

정치 2022. 5. 4. 23:5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Z2Ig6Ie-Hng?t=181

 

 

 

 

 

1) 미국이 난리가 났네요.

 

 미국 정치 전문 미디어 폴리티코의 보도에 의하면 연방대법원에서 로 대 웨이드라는 판례를 뒤엎으려고 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로 대 웨이드는 임산부에게 낙태에 대한 꽤 강한 권리를 보장하고, 각 주가 그 권리를 일정 이상 침해할 수 없게끔 한  판례인데요. 이는 판례이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이 판례를 엎게 되면 앞으로 주 법률에 따라 낙태를 처벌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백악관에서 나서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엎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관련하여 연방 입법을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상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지만, 대법관 중에는 트럼프가 임명한 보수우익 성향 대법관이 많습니다.

 

 낙태에 관한 나의 입장은 여러 번 밝혀왔듯, 낙태는 부도덕한 행위지만 법률적으로 막는 건 하등 쓸데없다는 것입니다. 낙태를 하려고 마음먹은 여자가 낙태하는 걸 법적으로 막을 경우, 임신한 여자가 하는 행동은 불법 시술 의사를 찾아가거나 독 같은 걸 먹어서 셀프 낙태를 시도하거나, 아니면 물리적으로 배에 충격을 줘서 유산을 시도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산모가 몸이 망가지거나, 장애아가 태어나거나 하는 불상사가 많이 발생합니다. 제대로 된 임신중절 시술을 받으면 산모가 나중에 임신해서 출산을 할 수도 있는데 아예 불임의 몸이 된다거나 할 수도 있고, 산모가 어처구니없이 죽을 수도 있지요. 결국 애가 떨어지지 않아 원하지 않는 출산을 했는데 장애아인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로 대 웨이드 판례가 엎어져서 각 주 법률이 그대로 적용되면 어떻게 되느냐 하면, 텍사스, 앨라배마, 와이오밍, 켄터키,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오하이오 등의 주에서는 낙태가 불법이고 산모는 물론 시술한 의사도 강하게 처벌받는데, 예외가 없습니다.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이건, 태아가 장애아건 상관없이 출산해야 합니다.

 

 이는 태아도 사람으로 보고 낙태를 금지할 경우 당연한 논리가 되는데, 태아가 사람이면 낙태는 살인이고, 사람인 이상 강간에 의해 생겨났건, 근친상간에 의해 생겨났건, 장애인이건 상관없이 살해당하지 않을 마땅한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로 대 웨이드 판례에서는 임신 6개월이 지나지 않은 태아는 사람으로 보지 않습니다. 나는 정서적으로는 태아도 사람으로 느끼지만, 태어나지 않은 태아는 사람으로의 법률적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태어난 이후 소급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요.

 

 낙태 문제에 대해 애매하게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많은데, 각자 어떤 정서를 가지건 자유입니다만 형법은 정서적이면 안되는 분야입니다. 성인지 감수성 같은 게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정서적인 개념을 들이대면 그런 식으로 형법이 망가집니다. 형법은 논리적이고 원칙적이어야지, 정서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민법은 관습적인 게 허용되지만, 형법은 무죄추정이어야 하기에 무조건 논리적이고 원칙적이어야 합니다.

 

 한편으로 나는 United보다는 States의 권한이 강해질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미국은 자유주의적인 국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끝까지 함께할 수 없는 게 이런 건입니다. 괜히 미국 리버럴들이 민주당에 붙어있는 게 아니기도 하지요. 요새 미국 리버럴들은 대체로 좀 제정신이 아니기도 합니다만. 보수주의자가 자유주의자의 자유를 침해할 때, 자유주의자는 총을 들게 되기 마련입니다.

 

 현재까지 중간선거는 공화당이 우세한 것으로 점쳐졌습니다만, 로 대 웨이드 판결의 전복이 새로운 판세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현재 공화당은 문서 유출 그 자체를 문제삼고 있지만, 로 대 웨이드 판결의 전복은 기본적으로 민주당에게 유리한 건입니다. 그것이 보편적인 자유의 가치를 추구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2) 일본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이하여 헌법개정을 통해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베를 포함, 자민당이 오랜 기간 추진하였으나 일본 내부의 반대여론으로 인해 실패해온 것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을 본 일본 사람들의 여론이 찬성 쪽으로 변해, 이번에는 오랜 숙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기시다가 과연 아베를 넘는 업적을 이룰 수 있을지 봐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일본과 러시아는 쿠릴열도 관련하여 러시아와 오랜 갈등 아래 있는데, 일단 알아두면 좋은 것이 러일전쟁 이후 일본제국 시절에는 사할린 남쪽 절반 정도까지 일본령이었다는 겁니다. 사할린 남쪽은 본래 아이누가 살던 땅이었고, 그래서 아이누를 병합한 일본이 남사할린을 점유하는 건 이상하지 않았는데요. 실제로 전후 러시아가 사할린 전역을 지배하게 된 후 사할린 아이누들은 일본인으로 간주되어 대다수가 쫓겨났습니다. 그 때 조선인은 일본인 취급을 받지 않아 그대로 사할린에 남았고, 그래서 사할린에는 한인이 꽤 있는 편입니다. 소련이 공산권으로 갈리면서 수교 이전까지는 사할린 한인들이 우리나라에 오고갈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러일전쟁 이전 1855년 일본은 러시아측과 홋카이도쪽 4개 섬을 점유하는 걸로 조약을 맺었었고, 이후 1875년 일본과 러시아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조약을 맺으면서 쿠릴 열도는 일본이 점유하고 사할린은 러시아가 점유하기로 하였었습니다. 그러다가 러일전쟁 이후 사할린 남쪽을 일본이 점유했던 것인데요. 태평양 전쟁 막바지에 러시아가 남하하면서 사할린은 물론 쿠릴 열도도 점유했고, 더 나아가 홋카이도까지 점유하려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홋카이도 점유를 미국이 막아서 홋카이도는 일본에 반환했고, 쿠릴 열도가 문제가 되었는데요. 일본은 일단 쿠릴 열도를 포기하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서명은 했습니다만, 이후 1950~1960년대 들어 홋카이도에 가까운 4개 섬은 쿠릴 열도에 포함되지 않는다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게 됩니다.

 

 쿠릴 열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와 일본의 헌법개정이 러일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약해질 경우, 일본은 전쟁을 감수하고라도 쿠릴 열도를 다시 가져오려 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패전할 경우, 러시아는 쿠릴 열도를 지킬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일본에게는 잡아야 하는 기회일 수 있지요. 이번에 일본이 쿠릴 열도에 밀고 들어가면 서방은 전반적으로 일본에 반대하지 않을 겁니다.

 

 현재 일본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전을 바라는 걸로 보이고요. 그렇게 되면 일단 우리는 일본이 쿠릴 열도를 넘어 독도에까지 야욕을 드러내지 않을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무언가 선택을 하긴 해야합니다. 일본이 쿠릴열도를 점령하는 걸 인정하고 대신 독도 지배를 보장받고 러시아와 척을 지던지, 아니면 독도에서 무장 시위를 하면서 뒤로 러시아를 달래주면서 패전한 러시아가 다시 일어나는 과정에서 실리를 챙기던지 해야 합니다. 아마 우리나라는 후자를 선택할 것 같은데, 그러려면 어쨌든 한일관계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3) 우크라이나에서 새로 태어나는 아이의 이름을 자벨린이나 자벨리나로 짓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 이름이 유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벨린은 재블린의 우크라이나식 발음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재블린 좀 선사해주고 싶은 짐승들이 요새 많은데, 사악한 바보들에게 선물해주기에 재블린은 너무 비싼 게 문제입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병기를 많이 보내고 싶어하지만, 병기 공장에서 일할 직원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의 고용은 영 좋은 상황이 아닌데, 코로나의 후유증입니다. 일을 안 하고 보조금으로 살다가 다시 출퇴근하려니 몸이 무거운 거지요. 최저임금도 많이 올라서 업장들도 고용하기 부담스러운 모양이고요. 외국인 노동자들의 빈 자리는 아직도 해결이 안 됩니다.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미국이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4) 우리나라 경제전망에 대해 내가 긍정적으로 말한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근래는 더 부정적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대가를 치를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요. 윤석열 정권이 힘든 뒷수습을 해야 할 상황입니다. 할 수 있는 거라도 잘해야 합니다.

 

 두어 가지 정도 우선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자면 일단 중국 상태가 나쁘고요. 삼성 상태도 나쁩니다. 삼성의 경우 근래 행보를 보면, 이재용이 대를 이어 경영을 계속할 의욕이 사라진 게 큰 문제가 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 이건희 시절의 삼성은 국가대표 기업으로 지원도 많이 받았지만, 우리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잘 해보려는 의욕도 있었고 노무현 정권과 커넥션도 있었습니다. 참여연대에도 삼성이 꽤 후원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재용은 승계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고생을 했고, 자식에게 대를 이어 삼성을 물려줄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나라를 위해 장기적으로 무언가 할 생각도 별로 없어진 걸로 보입니다.

 

 2017년에 문재인을 뽑은 여러분, 그대들의 정치적 목표는 거의 달성되었습니다. 검찰 수사권은 박탈당했고, 삼성은 이제 이병철 가문이 승계하지 않을 것이고, 노태문 같은 전문경영인이 계속 경영하게 될 것입니다. 경찰은 지역별로 나누어졌고, 수사를 전담하게 될 것이며, 최저임금은 많이 올랐고, 곳곳에 도시재생이 진행되었습니다. 원전은 줄어들었고, 태양광이 깔렸고, 친환경적인 나라가 되었습니다. 출산율이 많이 줄었으니까 확실히 친환경적입니다. 좌파들이 오랜 세월 추구하던 베네수엘라, 중화인민공화국에 좀 더 가까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그대들이 원한 나라입니다. 마음껏 기뻐하시기를.

 

 

 

 

 

 

5) 나는 K-페미니즘의 기반에 한의 정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전에는 보편적으로 의 정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고 변질되면서 K-페미니즘이 되었다고 봅니다.

 

 한의 정서는 딱히 공격적이지는 않지만, 그 본질은 일종의 피해의식입니다. 그런 게 원래 있었는데, 누군가가 피해망상을 부풀리고 래디컬 페미니즘을 주입하면서 K-페미니즘이 극단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리랑의 가사가 표현하던 정서가 부정적으로 변질되었단 말이지요.

 

 민주당교의 배경에도 한의 정서가 있습니다. 노무현의 죽음이 한이 된 것입니다. 무지성 대깨문짓의 본질은 한풀이입니다.

 

 박근혜의 정치도 한풀이 요소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정치는 그녀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 한이 풀려버렸고, 그래서인지 청와대에 들어간 박근혜는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정치를 해왔던 동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였지요. 내가 생각하기에 박근혜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대통령이 된 게 아닙니다.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청와대를 되찾는 것 자체가 한풀이였던 것이지요.

 

 우리 사회가 K-페미니즘에 지나치게 친화적이고 기묘하게 돌아가는 건 한을 풀려는 정서가 있고, 피해의식들이 대체로 강하기 때문입니다. 일제와 조선의 관계를 포함한 민족사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절대적인 피해의식이고, 화병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정신과 질환입니다.

 

 다만 후대인 청년남성들은 한의 정서에 대한 공감대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청년남성은 우리나라에서 이질적입니다. 청년남성들은 피해를 입는다 해도 한을 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피해자고, 피해자의 편이고, 그러니까 선하다라는 정서가 우리나라 민주당과 좌파의 근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인식은 피해의식에 기반하기 때문에 개선이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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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정치 2022. 4. 30. 19:5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6zB5gm_9ulw

 

영어 버전

 

https://youtu.be/zC3Qx2lU1u8

 

 

 

 

 

 

1) 한전 민영화 설이 도는데, 이런 것에 국민의힘 지지층이 흔들리면 안 되지요.

 

 신재생에너지 같은 경우 특징이나 장점이, 소규모로 발전을 하는 데 적합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소유한 논, 밭 같은 데 집광판을 깔아서 발전을 해서 전력을 파는 식의, 그런 식의 발전이 많은데요. 그런 소규모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고 관리하고 공급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문재인 정권을 거치면서 태양광 발전량은 제법 늘었는데, 일단 그것을 한전이 구매해서 공급하는 식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모든 부담을 한전이 떠안았다는 것입니다. 후임인 윤석열 정권은 이 숙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현재 심각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진짜로 언젠가는 한전이 민영화될 겁니다. 그러니 쉽게 흔들리지들 마시기를. 올해 한전은 12조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현실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을 방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문제를 뒤로 미루는 방식으로, 무책임하게 지금까지 해온 수습을 하려면 방법이 없습니다. 과거는 지울 수 없고, 피해는 메워야 합니다.

 

 

 

 

 

 

 

2)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권이 나라를 너무 많이 망쳐놨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은 필연적으로 수습을 해야 하며, 그건 인기없는 행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의 뒷수습을 하고 있는 바이든도 지금 인기가 없지요. 정치 저관심층이 뭘 잘 몰라서 부화뇌동하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쳐도, 정치 고관심층이 부화뇌동하면 그건 그냥 수준이 떨어지는 겁니다.

 

 지지자들이 윤석열의 치료작업을 도와야 합니다. 아무 문제 없고, 정상화되고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문재인, 민주당 탓을 해야합니다. 문재인이 저지르지 않은 잘못에 대해 문재인 탓을 하는 건 부당한 일입니다만, 문재인이 저지른 문제에 대해 문재인 탓을 하는 것은 정당합니다. 실질적으로 그런 식으로 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에 그동안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나는 정치에 대해 잘 아는민주당 지지자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민주당 콘크리트를 구성하는 핵심 성분은 무지입니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를 볼 때, 축구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은 해설자가 잘못된 해설을 하면 그게 잘못된 해설인지 알 수 있고, 해설이 없더라도 전술이나 선수들의 컨디셔닝, 잔디 상태, 전개되는 경기의 추세 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축구를 아는 겁니다. 그러나 축구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해설을 듣고, 골이 들어가면 환호하고, 공격수가 골을 만들지 못하면 화를 내거나 욕을 하고, 결정력 탓을 하고, 선수들의 실수를 과도하게 책잡습니다. 그런 게 축구를 모르는 것입니다. 정치를 볼 때도 축구를 볼 때와 비슷한 현상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축구의 전술이나 기본 요소들을 모르고, 축구를 보는 내내 잘못된 해설만을 들어 아예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있는 라이트 축구 팬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앞으로 충격적인 깨달음을 줘야 합니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 1/4 정도를 돌아서게 만드는 걸 목표로 해야 합니다.

 

 

 

 

 

 

 

3) 우리가 사는 동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세속주의적인 지역에 속합니다. 무종교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 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엔 유교국가였는데, 유교는 종교로 분류되기는 하나 종교색이 매우 약하고 세속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것이 한 이유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은 종교적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꽤 복합적인 종교적 행태가 관측되곤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구한말부터 00년대까지는 민족주의가 어느 정도 주류 종교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엔 대한민국 제1종교는 민족주의였다고 표현 가능합니다. 그런데 노무현의 죽음과 이명박 시대를 지나면서 기성종교의 쇠퇴와 민족주의의 쇠퇴가 함께 일어나게 됩니다. 이후 민족주의는 정치와 엮여 복잡한 양상으로 변화하고 분화하였습니다. 일단 민주당 및 좌파 지지층은 NL에 영향을 많이 받아, 기존 민족주의의 많은 부분을 기이하게 변질된 형태로 계승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민주당교가 탄생했고, 나는 민주당교를 민족주의의 직계로 간주합니다.

 

 대조적으로 우파쪽에서는 박정희교가 민족주의의 한 변형된 형태였다고 생각하는데, 이명박근혜의 대두와 함께 잠시 흥했다가 박근혜의 몰락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봅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우파는 도그마를 상실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도그마를 잃었기 때문에 우파에서는 현재 이준석 같은 최초의 자유주의자가 대두되었고, 윤석열 같은 외부인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극우 유튜버들은 새로운 교주가 되고자 노력 중입니다만, 민주당교 최대교파 교주 김어준과 같은 인물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종교는 믿음의 영역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비논리적입니다. 민주당교도들은 논리적 이유에 의해 민주당을 계속 지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당교도들에게 민주당을 지지하는 건 숨쉬듯 당연한 일입니다. 믿음이 무너질 만한 계기가 있어도, 사람들은 대체로 가졌던 종교를 즉각 버리지 않습니다. 교회에 나가던 사람들은,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되더라도 한동안 스스로를 기독교도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지지자는 민주당에 비판적이 되고 냉담해지더라도, 한동안 어지간해서는 민주당을 계속 찍습니다.

 

 

 

 

 

 

 

4) 민주당 헤게모니에 대해, 소위 찐보수들일수록 이해가 부족하고 무지한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안일함과 무식함이 헤게모니를 잃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반성따위 없습니다.

 

 우파 세력은 문화적 지배력, 창조성, 인재풀 등에 있어 아직 절망적인 레벨입니다. 오랜 기간동안 온갖 분야의 작가들이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했는데, 그게 위험하다는 걸 너무 오랜 세월동안 우파 세력이 제대로 신경쓰지 않아왔습니다. 또한 올바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최악의 대응으로 자충수를 두기도 했지요.

 

 이명박근혜 시절 내내 쏟아진 다큐멘터리, 출판서적 등은 많이 볼수록 민주당을 지지하기 쉬워지는 것이 많았습니다. 방송사들의 다큐멘터리는 사회주의적인 내용과 휴머니즘을 접목시켜, 좌파적인 것이 따스하고 올바른 식이라는 프로파간다를 일삼고 헤게모니를 쌓아올렸습니다.

 

 유승민에 대해 나는 딱히 높이 평가한 적이 없으나, 유승민은 분명 중도층과 민주당 지지층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던 정치인입니다. 나는 그게 유승민이 따스한 보수를 표방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자유주의자고, 공동체주의자는 아닙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동체 복원에 대한 보편적 욕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족주의 시대의 향수가 있지요. 나는 상기한 논리를 활용하여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겠습니다. ‘종교적 욕구라고요.

 

 민주당교도들 중 일부는 더 나은 신화를 원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신실하거나 열정적인 교도들이 다니던 교회에 의구심을 느낄 때, 그들을 무신론자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 나은 신화와 교리를 제공한다면, 교회를 옮길 수는 있겠지요.

 

 현실적인 이유로 나는 공동체주의를 배격하고, 자유주의를 밀어붙일 생각은 없습니다. 현재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선량하고 제정신인 자유주의자들은 선량하고 제정신인 공동체주의자들과 손을 잡아야 합니다. 다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공동체주의는 현대적이고 서구적인 공동체주의여야 합니다.

 

 공동체주의는 구시대적 집단주의가 아닙니다. 자유주의보다 더 현대적인 개념이고, 아마 우리나라에 진정한 공동체주의자들은 자유주의자보다도 소수일 겁니다. 그러니까 나는 우리나라에도 공동체주의가 등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주의는 20세기 후반에야 서구에서 정의된 개념이고, 자유주의보다 등장이 늦었기에 수평적인 자유주의 베이스를 전제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개념에 가깝고, 구시대적 집단주의와 오인되기 쉽습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니즈는 아마 공동체주의에 있을 겁니다. 나는 공동체주의자가 아니라서 공동체주의를 설파하고 다니긴 무리입니다만.

 

 

 

 

 

 

5) 근래 미국과 연준의 행보를 보면, 여러 모로 미국이 남자다운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꽤나 시장에 겁을 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런 식으로 때리면 좀 맞아줘야지 방법이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예상할 수 없었고, 그러면 대응하고 변화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은 언제나 아픕니다.

 

 무참한 숫자와 그래프는 일단 무시하고, 이 상황의 본질은 신냉전과 공급망입니다. 푸틴이 크름을 강점한 그 시기부터, 어쩌면 그 이전 남오세티야부터 신냉전은 점차 규모를 확대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4년이 없었다면 이정도로 처참한 세계는 없었을거 같기도 합니다만, 이미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푸틴과 시진핑이 올해 안에 실각해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좀 제정신인 지도자들이 양국에 들어서는 꿈같은 시나리오도 불가능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걸 기대할 수는 없고, 서방은 공급망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인 것인데요. 이미 새로운 공급망 마련을 위한 움직임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만, 아직 관측 가능하지는 않을 겁니다.

 

 한편으로 지금 이 시기는 금융위기 이후 시작되었던 케인즈주의의 진정한 종식기일지도 모릅니다. 본래는 트럼프 시기에 연착륙할 계획이었으나, 트럼프의 의도적인 버블 조장과 COVID-19로 인해 과도한 버블이 생겨났고, 고공낙하로 인한 대미지를 줄이기 위해 그동안 바이든 정권과 연준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결국 비상착륙을 하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입니다. 저금리에 완화적 경제정책이 수습되기 전이었고, 병목현상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공급망 문제까지 겹치면서 수십년만의 강한 인플레이션이 왔고, 그에 비상조치 중인 것인데요.

 

 굳이 보면 현 시대는 70년대에서 80년대 초의 오일쇼크 시대에 가까울 겁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박정희 유신 시기였지요. 물론 그때만큼 대재앙은 아니긴 합니다. 1차 오일쇼크때는 배럴당 2.9달러 하던 원유가 한달만에 12달러로 4배 넘게 올랐었고, 그 때문에 우리나라도 1974년과 1975년에는 물가상승률이 연마다 25% 수준이어서 유신정권이 온갖 무리수를 두게 되었었거든요. 그리고 2차 오일쇼크때는 요새 이름 언급되는 연준 의장 볼커가 기준금리를 21%까지 올리면서 지미 카터가 재선에 실패하는 참사가 벌어지지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그 여파로 박정희에 대한 반발이 심해져 부마항쟁이 일어났고, 강경진압안이 나와 그에 반대한 김재규가 박정희를 피살하게 됩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직 큰 문제 아니긴 한데요.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기업들이 설비를 늘렸을 때,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개될 탈화석연료 트렌드에 큰 대미지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여 채굴을 늘리는 걸 주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추세대로면 결국 서방은 오일의 증산을 기대하기보다는 수요를 줄여야 하는데, 여러 모로 원전만이 답일 겁니다. 어찌 보면 후쿠시마가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주요 원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6) 일단 현 시점에서 여러 자료를 검토했을 때 러시아 제재는 서방 입장에서도 치킨게임입니다. 올해 안에 결론을 내고 타협을 해야하는 치킨게임이요. 어떻게 계산을 해봐도 유럽은 러시아 가스를 바로 수입중단하는 게 불가능하고, 석유도 바로 끊는 게 불가능하며,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유럽이 석유를 빨리 안 사주면 큰 대미지를 입게 됩니다. 미국은 장기적으로는 제 때 원유 채굴량 감소를 커버해줄 수 없습니다.

 

 누가 백기를 먼저 드느냐의 문제일뿐, 결국 경제제재는 어느 정도 풀릴겁니다. 이 치킨게임을 당장 연말까지 지속할 여력이 양측 모두에 없단 말이지요.

 

 그나마 다행히 일단 파열음이 먼저 나오고 있는 쪽은 러시아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아주 나쁜 시나리오는, 원유 판매에 계속 실패하다가 결국 채굴을 중단하는 유전이 나오는 경우입니다. 유전은 계속 채굴하는 도중에는 생산량을 줄여도 무난하게 생산되지만, 채굴을 아예 중단했다가 다시 하려고 하면 그 과정에서 제법 비용이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7) 이재명이 계양을에 출마하면 당선될 겁니다. 계양에 호남사람이 많다는 주장이 자꾸 나옵니다만, 호남 출신 비율이 그렇게까지 높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계양구를 포함한 옛 부평도호부지역은 옛 인천도호부 지역에 비해서는 호남 사람 비율이 다소 높은 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계양구의 민주당 강세를 설명해주지는 못합니다.

 

 한편으로 계양 사람들은 지역정치 현안에 관심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계양이 소외당했다는 인식은 있습니다. 계양은 안상수와 송영길, 두 명의 인천시장을 배출했지만 인천의 중심지에서는 언제나 거리가 멀었을 뿐만 아니라, 인천광역시측에서 어떤 투자를 대대적으로 받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서운산업단지 조성에 아마 인천 자금이 들어가긴 했을테지만 그걸로는 약하지요. 계양구의 중심, 계산택지지구는 90년대 후반 조성된 이후 학마을 외곽쪽을 제외하면 안쪽은 역세권이 아니기도 하고, 인천 3호선이 실패하면서 교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착공 들어간 노선도 없다보니 불만이 어느 정도 누적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일 잘한다는 이미지의 이재명이 출마하면 당연히 될 겁니다. 아예 이재명이 인천시장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송영길에 대해서는 뽑아주긴 하지만 무능하다는 인식도 있고요.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라는 게 정말 강력한 겁니다. 김태흠이 괜히 충남에서 강한 게 아닙니다. 유능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도 어처구니없는 정치적 행보로 제 앞길 말아먹은 민경욱이 특이 케이스인거고요. 현재 국민의힘에는 유능하고 추진력 있는 행정가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세훈은 이번에 재선하고 서울을 좋게 바꾸는 게 눈에 보이면 아주 강력한 차기대선후보가 될 겁니다.

 

 

 

 

 

 

8) 나는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건 중국도 러시아도 아니고, 미국 내 정치문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든을 열렬하게 응원하고 있고요.

 

 일단 러시아는 그나마 있던 미래마저 없어지고 있습니다. 푸틴은 러시아를 지역 패권국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으나, 그의 행보는 러시아를 목표에서 멀어지게 함은 물론, 망조를 불러왔을 뿐입니다. 세계인들은 러시아가 종이 호랑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고급인력일수록 러시아를 떠나는 걸 원할겁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고, 시진핑 집권 이후 잘못된 길을 가고 있어 시진핑의 집권이 지속될수록 중국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현재의 중국은 절대 패권국이 될 수 없는 방향으로 계속 가고 있는데, 홍콩 사태와 상하이 봉쇄를 본 선진국 시민들은 중국에 이민가서 정착하는 걸 꺼려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중국은 높은 임금을 주면서 고급인력을 중국에 다수 유치해왔으나, 중국이 지금처럼 하면 결국 몇 년 외국인 노동자로 살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게 될 겁니다.

 

 그러나 트럼프와 미국 민주당 내 좌파들은 미국에 진정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볼턴같은 네오콘조차 상대적으로 제정신처럼 보이게 만들 정도로 심각하게 비상식적입니다. 그리고 민주당 내 좌파들을 보면 나는 한숨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트럼프가 끼칠 수 있는 해악의 정도와 방향은 어느 정도 실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내 좌파들은 해악의 한계도 증명되지 않았고, 그것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진지하게 예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물론 모델은 있습니다. 노틀담의 예언속 대왕 앙골모아와 같은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가 그 모델입니다. 문재인 주석께서 소한서국(小韓鼠國) 대통령이 아니라 미합중국 대통령이 되었다 생각해 보세요. 미래에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여담인데 요새 미국 민주당 차기대선후보로 인기가 가장 좋은 건 미셸 오바마 같네요. 바이든보다도 지지율이 높게 나오나봅니다.

 

 

 

 

 

 

9) 한국어는 매우 어렵습니다. 한류 이후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은 늘었는데, 대체로 지옥불 난이도라는 반응입니다. 대체로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어는 표기대로 발음되지 않습니다. 한국인은 거의 구분하지 않는 발음이 외국인에게는 다른 발음으로 들린다거나, 한국인은 완전히 다른 발음이라고 생각하는 게 외국인에게는 거의 같은 발음으로 들리는 현상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말은 된소리와 거센소리 발음과 듣기가 안 되면 제대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 외국인들은 대체로 그걸 어려워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끼리 의사소통을 하면 우리 딸이 지난 밤에 탈을 쓰고 달을 봤다고 하면 딸, , 달을 다 다르게 발음하고 듣지만, 외국인에게는 같은 소리로 들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는 우리나라가 이민자를 받는 데 있어 장벽이 됩니다. 특히 근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에 대해 더 부정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하는 중입니다. 현 시점에서 한국인이 긍정적으로 보는 외국계 국적/민족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한국인을 제외하면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부류는 거의 중국인 조선족과 일부 자이니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 조선족 비율이 높아지는 걸 불안하지 않게 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조선족에 대한 강력한 동화 및 통제정책이 필요하다 생각하는데, 관련하여 무조건 배척하거나 무조건 포용하려는 극단적인 부류가 많아 제대로 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무조건 배척하려 드는 태도는 대체로 현실적 실패를 낳습니다.

 

 우리는 인구 문제 때문에 다수의 이민자를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에 대해 다수의 한국인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장 COVID-19로 인해 이민자 유입이 줄어든 것만 해도 우리나라 각종 산업에 큰 대미지가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이민자 문제에 있어 민주당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국민 중에도 외국계가 늘어나게 될 거고, 대림동처럼 외국계가 주류인 지역이 점점 더 많이 생겨날겁니다. 그런 지역들에서 민주당 표가 우위가 되는 건 영 좋지 못합니다. 우파가 이민 정책에 대해 배타적이기만 하다면, 그건 비현실적인 태도입니다.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당장 출산율을 3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이민자 유입은 불가피합니다. 더 양질의 이민자를 받기 위한 노력과 실제로 들어오는 이민자를 관리하고 동화하며 포섭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출산율을 올리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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