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수호자주의'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7.06.22 허니문의 끝 100
  2. 2017.02.14 진보주의자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순과 함정 66
  3. 2016.11.06 현 시점에서의 사견 38
  4. 2015.04.30 2015년 4월 29일 보궐선거 평 47

허니문의 끝

정치 2017. 6. 22. 21:45 Posted by 해양장미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에서 지난 523, 달님 지지율은 81.3%였습니다. 그런데 20일 조사에서 달님 지지율은 70.1%로 나왔습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10% 넘게 지지율이 깎인 것입니다.

 

 허니문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41.08% 득표로 대통령이 되었던 달님이 그 배나 되는 지지를 얻었던 건, 그를 뽑지 않았던 국민들이 갑자기 달님에게 반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빨리 정부다운 정부가 생겨서, 각종 불안을 해소하고 그럴싸한 나라를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높은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겠지요. 나는 물론 그에게 기대 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만...

 

 워낙 지지율이 높았기에 빠른 속도로 지지가 줄었음에도 아직은 별로 티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추세가 계속될 수 있음은 생각해봐야겠지요. 달님은 다자구도에서 40%정도의 득표를 했으니까, 25~30%정도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입니다. 지금 지지율이 높다고 달님이 국민적으로 사랑받는 대통령이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없을 거고, 이미 다수의 사람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겁니다.

 

 이후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만, 정석대로 간다면 달님이 기댈 곳은 역시나 내셔널리즘과 달빛기사단입니다. 개혁, 혁명, 대의, 민족, 정의, 국가, 자주, 청산 등을 내세울 것이고, 그걸로 수많은 문제들을 덮어나가려 할 것이고, 위기가 올 때마다 공공의 적을 만들려 노력할 것이며, 기사단은 더더욱 과격화되며 화대혁명을 불사할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정석일 경우지만요.

 

 갈등은 본질적으로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데서 생겨납니다. 그렇기에 갈등은 힘이나 협상을 통해 해결됩니다. 그리고 달님은 매우 넓은 분야에서 갈등을 감수하고, 그 갈등들을 힘으로 해결하려는 분이지요. 그는 용감하고 영웅적입니다. 그렇지만 민주정체엔 영웅이 필요 없어요.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인정치론과 파시즘  (76) 2017.07.02
폐급 옆에 또 폐급  (117) 2017.06.26
달님의 지저분한 인사 문제에 대한 짧은 이야기  (97) 2017.06.16
김성근 사례와 대중독재  (215) 2017.06.06
달님 집권 2주차 이야기  (52) 2017.05.25

 역사적으로 진보주의는 많은 경우 과격한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공산주의가 그랬고, 생디칼리슴과 파시즘이 그랬으며, 좌파 아나키즘도 그러했지요.

 

 근래는 환경운동가들과 채식주의자들, 여성주의자들, PC를 강조하는 사람들 중 다수도 과격하고 막무가내로 굴다가 시민들에게 나쁜 인상을 안겨주고,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이거나 문화적인 실패를 겪게 되었습니다. 물론 진보주의자들만 우리 지구촌에서 과격하게 구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 본문에서 나는 각종 진보주의의 원천적 모순과 빠지기 쉬운 함정, 그리고 현실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진보주의자들은 대체로 현실의 부정적인 면을 잘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어떤 게 더 옳은가, 어떤 게 더 이상적인가를 생각하고 그 기준을 정립하는 데 능하지요. 대다수의 진보주의자들은 현실을 꿈에 맞추고자 하는 잠재적 욕구가 있으며, 그러한 태도를 오래 유지합니다.

 

 이러한 진보주의자들이 가장 쉽고 일차적으로 겪는 문제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관념적 조화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본래 현실과 이상 사이엔 큰 간격이 있기 때문에, 현실을 이상에 맞춰 개선하려면 이상에 대한 현실적 수정과 검증이 필요합니다. 이는 현실 정치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정이지만, 이 과정을 엄밀하게 거치면 거칠수록 대부분은 진보주의적 경향이 약화됩니다. 현실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이것은 모순이라기보다는 난제에 가깝습니다.

 

 진보주의자들이 쉽게 부딪치는 모순은 권력의 획득과 행사에 있습니다. 정치적 진보주의는 품은 이상과 목표가 높을수록 그 실현을 위해선 필연적으로 강한 권력이 필요합니다. 약한 권력으로는 큰일을 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렇기에 높은 목표를 가진 진보주의자는 매우 강한 권력을 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막상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뭔가 하려고 하면, 그 변화로 인한 피해자나 손해 보는 사람이 곧잘 나오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들을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요. 여기서 진보주의자들이 선택하는 건 (안타깝게도) 대체로 공공의 이익, 집단의 이익입니다. 많은 경우 진보주의자들은 1명이 다소 부당할 수 있는 손해를 보더라도 3명이 이익을 보게끔 권력자가 조종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지 않으면 이 이야기를 납득 못할 분들도 있을 것 같으니, 최저임금 인상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진보주의자들은 대체로 그로 인해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사업자들에 대해서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예를 들면 이해가 쉽지요.

 

 강한 권력의 추구, 집단주의,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의 허용. 이런 것들이 합쳐지고 세월이 쌓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역사가 증명합니다. 그런데 또 현대 선진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심화된 민주정과 개인의 자유, 권리, 소수자에 대한 보호와 의견 존중을 동시에 주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민주정, 개인의 자유와 권리, 소수자의 권리 보호 등이 윤리적이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불완전한 형태로 접합되고 퍼짐으로 나타나는 모순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 모순은 현실 속에선 꽤 곤혹스럽거나 혐오스러운 형태로 발현됩니다. 언더도그마라거나 내로남불 같은 형태 말입니다. 이게 그렇게 되기가 쉬운 게, 결국 개인과 집단 중 어느 쪽을 중시할 것인가. 권력을 어떻게 다루고 어떤 태도를 일관적으로 유지할 것인가 같은 철학적 원칙들을 정해야 내로남불이나 언더도그마를 피할 수가 있는데, 현대의 대다수 진보주의자들은 그걸 일정 이상으로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문재인 지지자들은 본인들을 매우 민주적인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개인의 자유와 소수자의 권리도 중시한다고 곧잘 주장합니다만, 실제 행동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들이 문재인을 대하는 태도는 거의 철인정치론자들이나 수호자주의자에 가까워 반민주적이고, 문재인이 매우 강력한 권력을 쥐고 정의로운철권 독재 정치를 행하길 바라며,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소수자에 대해선 대단히 공격적이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보다는 집단적 공익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고 곧잘 내로남불을 시전하지요. 그런데 이게 문재인 지지자들이 꼭 유별난 인격 파탄자들이라 그런 게 아닙니다. 현대 진보주의의 원천적 모순이 드러난 결과지요.

 

 위에 이야기한 문제들 때문에 교조화가 나타납니다. 진보주의적 관념, 방법론 등등은 모순점도 많고 우스갯소리 같지만 충분히 진보하지도못했습니다. 21세기 기준에선 구시대적이란 말이지요. 그런데 현실에 맞춰 온건하고 (기존 진보주의 관점에선) 덜 진보적인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더 진보적인) 주장이 대세가 되면, 기존의 진보주의자들은 그 정치적 입지 및 권력을 잃어버리기 쉬운 상황이 됩니다. 여기서 교조화가 이루어지고, 강압과 폭력이 등장합니다. 설명은 어렵지만 현실적 샘플은 간단하지요. 문재인의 비현실적인 주장들을 친문세력 많은 흔한 커뮤니티들에서 비판하면 돌아오는 것들을 보면 됩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진보적 정치세력은 실패를 거듭합니다. 선거에서 잘 이기지 못하고, 집권을 하더라도 금세 또 정권을 내주게 되고, 시민들을 실망시켜 극우파를 집권시키거나 아예 본인들이 극우화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그들은 사회의 많은 것들을 개선하고 싶어 하지만, 그 비현실성과 모순과 교조성 때문에 대체로는 절반의 성공 또는 그 이하에 그치고 맙니다.

 

 이제 한국도 모순과 교조성을 품은 진보주의자들이 권력을 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실제로 권력을 쥔다면, 그들이 잘 하길 바라고 이런저런 조언을 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들이 실패하면 극우파가 집권하거나 그들이 극우화될 수 있으니까요.


현 시점에서의 사견

정치 2016. 11. 6. 19:13 Posted by 해양장미

 사견입니다만, 나는 내년에 개헌을 해서 4년 중임제로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20182월이 아닌 내년 봄 정도에 물러나는 쪽이 그래도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 생각에는 차기에 문재인이 집권하는 걸 막는 건 꽤 어려운 일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현재 국민적 여론 흐름을 보자면, 문재인이 집권을 못 해도 그 나름대로 문제가 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시민들이 정치에 대해 너무 실망하게 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유민주정이 아닌 수호자주의에 마음이 가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은 시민들의 정치적 감정을 무시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역사를 볼 때 민주정이건 군주정이건 시민 계급의 정치적 감정은 결코 무시할 수도 없고 무시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는 걸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좋은 지도자는 시민 중 한 명이자 제일의 시민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어야 하고요. 즉 이는 문재인의 차기 집권을 막기 어려우며 또한 막기도 곤란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수용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을 걸로 생각합니다만, 정치라는 건 본래 곧잘 실망스럽기 마련입니다.

 

 여하튼 내 생각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문재인을 2018~2023년 대통령을 시키는 것보다는 2017~2021년 대통령을 시키는 게 그나마 낫습니다. 문재인이 좋은 정치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합니다. 4년 중임제라면 재선될 확률은 3할도 안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합니다. 대조적으로 식물정부 1년 후 문재인 5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문재인이 집권하게 되면 경제와 군사, 외교에서 단점을 드러낼 걸로 예상합니다. 물론 문제가 이슈화될 경우, 야당이 될 새누리당 계열에서 말도 안 되는 태클을 걸어 논의 자체를 진흙탕으로 만들 가능성도 거의 100%입니다. 야당은 어느 당이 되건 매번 그래왔습니다. 누구라도 좋으니 그나마 그럴싸하고 올바른 비판자가 필요합니다. 그럴 수 있는 세력이 결성되고 힘을 얻으려면 무언가 계기가 필요할 텐데, 이미 빚어진 혼란과 앞으로 있을 새 정부 집권 후의 혼란이 그런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나 개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있어 정치적 다툼이나 누가 이기고 통치하느냐 자체는 진짜 중요한 건 아닐 겁니다. 그보다는 정부가 어떤 식으로 동작하고 어떤 정책을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대중이 그러한 것을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슈는 가쉽거리지만 정책은 현실이니까요. 다음 정부도 정책에서 여러 장단점을 드러낼 테고, 아마도 있을 법한 여러 큰 단점들을 그나마 보정해줄 만한 세력을 찾는 게 현 시점에서의 최선일지도 모른다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분들도 많을 걸로 예상합니다. 본문은 결론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사유의 과정에 가까울 수 있으니, 각자 견해를 이야기하셔도 좋겠습니다.

 


2015년 4월 29일 보궐선거 평

정치 2015. 4. 30. 22:01 Posted by 해양장미

 이번 선거는 몇 년 전 손학규가 승리하고 국민참여당이 몰락했던 그 선거 이후 저에겐 정말로 기쁜 선거입니다.

 

 야권은 사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철저하게 몰락했어야 합니다. 그들의 실력대로라면 말이지요. 그러나 세월호 사태가 많은 것을 꼬이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지저분하고 추한 온갖 단계를 넘어 결국 이렇게 되었네요.

 

 사실 여권 입장에선 이번 선거가 새누리의 힘만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선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게 된 건 새민련의 무능과 부정부패와 비리, 그리고 어리석고 후안무치하며 사악하기까지 한 깨시민 파시스트들 덕입니다.

 

 각각 보지요.

 


1) 인천 강화서구을

 

 변수가 가장 적었던 지역입니다. 이 지역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해당 지역구는 강화군과 서구 검단 일대에 해당합니다. 행정구역상 인천이지만 둘 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인천이 아니었고 지금도 여전히 인천 같은 느낌은 아닙니다.

 

 그런 지역에 전 인천시장이 왔으니 게임은 거의 끝난 거죠. 이 선거에서 안상수가 인천 부채의 주역이라는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안상수가 얼마나 대단한 토건을 해냈는지 잘 압니다. 그리고 강화군은 토건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고, 실제로 토건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에요. 검단도 사실 좀 서포트가 필요한 지역이고요. 또 서구는 새민련에 감정이 안 좋은 편이에요. 송영길이건 박원순이건 서구에 못할 짓 많이 해서요. 사실 이 쪽에서 진 것도 장기적으로 보면 새민련 자업자득입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있는 건 지역마다 중요한 현안이 있기 때문입니다. 깨시스트들은 이걸 무시하고 매번 정권심판론만 주장하는데, 항상 말하지만 그런 건 반민주적인 태도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밑에서 좀 더 이야기하지요.

 

 


2) 성남 중원

 

 신상진이 본래 2선 하고 있던 지역이었고, 지난 총선 야권연대로 통진당 후보가 되었다가 신상진이 다시 찾아온 곳입니다. 통진당에 대한 여론이 좋을 리 없고, 통진당과 연대했던 새민련에 대해서도 감정이 별로 좋지 않겠지요.

 

 상대적으로 변수가 적었던 지역이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이겨야 했던 지역입니다.

 

 

3) 광주 서구 을

 

 

 쟁점지역입니다.

 

 새민련 입장에서 사태가 꼬이게 된 건 일단 천정배에 대한 작년의 연판장부터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작년 보궐에서 천정배를 쳐낸 건 당시의 김한길 안철수 지도부가 아니고, 연판장 돌린 인간들입니다. 그래서 결국 권은희가 공천되는 사태가 생기죠.

 

 그런데 연판장 돌린 사람들이 추대한 당대표가 문재인입니다. 문지기라고 문재인 측근 의원들이 13명 있는데 (저 이름은 본인들이 지었습니다.), 이 중 9명이 연판장 돌린 사람입니다. 문지기 외에도 문재인과 가까운 의원들 중 연판장 돌린 사람이 많아요.

 

 즉 연판장 사건 때부터 천정배는 탈당 가능성이 높았고, 문재인은 연판장 사태 같은 걸 수습하고 어쩔 위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천정배는 광주에 출마했고, 광주는 그 동안 새민련에 흡혈당해왔던 분노를 표출함과 동시에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도 분명히 한 셈이지요. 심판한 겁니다. 이건 지난 번 이정현의 당선에 연이어 생각해야 해요.

 

 한편으로 새누리당 정승 후보도 11% 이상 득표했는데, 이 또한 눈여겨볼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호남은 분명 변화하고 있습니다. 깨시스트들이야 현실을 외면하겠지만, 현실은 그들의 편이 아닙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들은 망상에 빠져 있을 뿐이지요.

 

 

4) 서울 관악 을

 

 가장 큰 쟁점이 된 곳입니다.

 

 관악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나오는 건 기적 같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지요.

 

 새누리당은 아무리 잘해도 관악에서 본인들의 힘만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관악은 서울의 호남입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건 어디까지나 새민련의 부정부패와 비리, 분열 때문이었지요.

 

 새민련 입장에서 관악 을이 꼬인 건 지난 2012년 총선 야권연대 때부터입니다. 당시 민주당은 이미 18대 의원이던 김희철이 (이번 선거 새민련 후보였던) 정태호를 상대로 경선에서 이긴 상황이었는데요. 야권연대를 하면서 그 이정희와 2차 경선을 뛰게 됩니다.

 

 그런데 관악은 옛날부터 친노 중의 친노 이해찬 텃밭이었고 (13~17), 이해찬은 이정희와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마침 친노 후보 정태호도 떨어진 상황에서 이해찬은 이정희를 밀어주기 시작하지요. 전 이게 해당행위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경선은 이정희가 승리했습니다. 그렇지만 여론조사 부정의혹이 터져 나옵니다. 그 때 참 시끄러웠고, 이 때 통진당이 찢어져서 정의당이 탄생하게 되지요. 당시 이정희는 재경선을 버티기 모드로 들어가는데, 결국 문재인이 찾아가서 사태를 정리해 버립니다. 이정희가 사퇴하고 이상규가 등장하게 되지요. 김희철은 이에 불복하고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는데, 2012년 당시 선거 결과는 1위 이상규 2위 오신환 3위 김희철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런데 통진당 해산 판결로 이상규가 의원직을 잃으면서 문제가 다시 터지게 되었지요.

 

 이에 김희철과 정태호는 다시 한 번 경선에서 맞붙었는데, 이번에도 여론조작 부정경선 의혹이 또 제기됩니다. 그런데 문재인의 중앙당 지도부는 입을 싹 씻고, 선거 자료 공개를 안 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원래 친노세력이 그런 식으로 매번 비리와 부정을 저지르는 거야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요. 어쨌든 김희철 입장에서는 미치고 펄쩍 뛸 일입니다. 문재인 같은 인물이 지난 대선 때 공정을 입에 담았던 건 참 웃기지도 않는 일이지요.

 

 참고 자료로 김희철 인터뷰를 링크합니다. (클릭)


 여기에 변수가 되는 정동영이 출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동영이 뛰쳐나가게 되는 원인을 제공한 건 결국 친노라는 입장입니다.

 

 일단 전 정동영에 대해 별 감정이 없습니다. ‘실물이 화면보다 인물이 낫다정도가 가장 크게 가진 감정쯤 되겠군요. 사실 저와 정동영 사이엔 이념적으로도 거리가 꽤 있고, 사고방식도 꽤 다릅니다. 다만 전 세상엔 그런 사람도 어쨌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정동영이 왜 뛰쳐나왔느냐... 를 생각해보자면 전 그가 이념적인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언행에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고, 어쨌든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 걸로 저는 판단합니다. 그게 저와 사고방식이 다르더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친노세력과 함께 있기가 힘들어요.

 

 사고방식이 다른 건 소통을 통해 조율이 가능합니다. 사실 그런 건 살면서 항상 해야 하는 일이지요.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삽니다. 그런데 친노는 사고방식? 이념? 철학? 그런 거 없습니다. 그들은 매번 말을 바꾸고, 철저하게 권력만을 추구합니다. 뭐가 옳은지도 모르고 반지성적이지요.

 

 더구나 정동영의 탈당 조짐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친노세력은 그를 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동영이 탈당한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정도는 바보가 아닌 이상 예측할 수 있었는데 말이에요. 물론 그들은 누구나 다 아는 바보지만요.

 

 물론 단일화 문제도 있습니다. 문재인은 정동영한테 머리를 조아리는 한이 있어도 어쨌든 그를 붙잡고 단일화 해달라고 눈물의 통사정이라도 했어야 합니다. 당대표로 진짜로 이기고 싶었다면요. 물론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니죠. 결국 김희철, 이행자 등이 정동영을 지지하는 상황이 빚어졌고요.

 

 그리고 이보다 훨씬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정동영이 이번에 가져간 표 비중은 지난 번에 김희철이 가져간 것보다 훨씬 적어요. 새민련은 그냥 실력으로 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정동영 탓할 게 없어요.

 

 관악은 낙후된 곳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지역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관악의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고시촌이 몰락중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시촌이 몰락한 건 로스쿨 도입한 참여정부 탓이고요.

 

 관악 사는 친인 보고 제가 그럽니다. ‘그 동네는 계속 남 좋은 일만 해왔다라고요. 게다가 로스쿨 설립 시점부터 관악의 몰락은 예견된 것이었는데, 그 곳에 뿌리박고 있는 새민련 정치인들은 지역을 위해 뭘 제대로 한 게 전혀 없습니다. 몰락을 방치해왔죠.

 

 사람 아니라 막대기를 가져다놔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는 철근 콘크리트 관악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역 전체가 흔들리는데 생활인들의 불만이 없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물론 깨시스트들이야 마인드가 딱 일진이라 한번 표 셔틀은 계속 닥치고 셔틀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영원히 지속될 리는 없지요.

 

 항상 말하지만 새민련이고 깨시민 파시스트들이고 지극히 반민주적입니다. 민주정체에 대해 이해도 성찰도 숙고도 없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민주주의는 어딜 봐도 데모크라시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일종의 가디언쉽(수호자주의로 주로 번역됩니다.)에 가깝지요. 그들은 그들의 폐쇄적 가치관을 들이댈 때 해석되어지는 일련의 중우정스러운 현실들을 극히 혐오하며, 그 대안으로 가디언쉽을 지지하는 파시스트들이라 규정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현대의 가디언쉽은 특별한민주정체로 거짓 포장되곤 하는데, 깨시즘 역시 그런 식이고요.

 

 민주당에 대한 오랜 관악의 충성은 아무 것도 낳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이번 선거 국면에서, 관악에 가 고시생들을 만난 문재인은 잘 몰라서 그렇지 로스쿨에서 그냥 다니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장학제도가 많다라는 소시오패스같은 거짓말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해당 기사를 링크하겠습니다. (클릭)

  

 물론 로스쿨이 실질적으로 특권층을 위한 것이고, 장학제도는 매년 부실해져가며 그냥 다니는 사람이 다수라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요. 제가 문재인이 괜히 천부적인 거짓말쟁이라 하는 게 아닙니다. 더구나 저건 고시생한테 기본적으로 할 말이 아니지요정치인이 국민의 아픔, 그것도 본인이 밀접하게 관계된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직접 가서 저런 애먼 거짓말이나 하고 있는 걸 뭐라 평해야 할까요. 게다가 저걸 선거국면에서 했으니 참. 문재인은 도리를 모르는 사람이고, 기본적으로 정치를 해선 안 되는 사람이에요.

 

 대조적으로 새누리당 오신환은 철저히 현안을 해결하는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심지어 당선도 되기 전에 낡은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는 법안을 발의할 정도로요. 결국 그가 당선된 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민주정체의 기본을 가장 잘 할 사람을 해당 지역 시민이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그 밖에

 

 성완종 사태에 대한 문재인측의 대응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그가 정치인으로 수준 이하라는 게 다시 한 번 증명되었습니다. 법무부 탓하는 거짓말도 역시나 참 그다웠고요. 글쎄 성완종 2번이나 사면해주면서 남 탓하고, 그러면서 김대중 정부 인사 사면은 그렇게 안 해주던 정부가 참 말이 많아요. 국민들을 바보로 봐도 정도가 있죠.

 

 또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제가 작년에 이야기한 적 있는 노건평 - 이상득 커넥션 문제까지 재발견되더군요. 당시 포스트를 링크하지요. (클릭) 


 종종 기회가 될 때마다 말하는 건데, 대연정 제안부터 고건 낙마시키기, 손학규 정동영 발목잡기 등의 노무현의 기행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한나라당이 정권 잡아도 나라 안 망한다.’ 같은 유시민발 발언 역시 뜬금없는 소리가 아니었고요.

 

 그리고 문재인은 역시나 버티기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예상대로요. 그는 그런 사람이니까요. 깨시스트들이야 반사적으로 새누리 콘크리트 운운하면서 국개론과 종말론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지만, 통진당 의원 물러난 3곳에서 새민련이 한 석도 못 건진 사태 앞에서 (심지어 한 곳은 천정배한테 내줬는데) 파블로스의 견공마냥 새누리 콘크리트를 외치는 건 정신이 안드로메다까지 나간 소리에 불과합니다. 사실 사적으로 친구 하나도 어제 새누리 콘크리트 운운하기에 이례적으로 뭐라 좀 해줬어요. 정신 좀 차리라고요.

 

 이제 새민련의 앞날은 어둡고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이는 예견되었던 몰락이며, 순조로운 자연적 질서에 의한 것입니다. 다음 총선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아, 그리고 친노 수뇌부는 패배의 아이콘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되었어요. 기존에 15연패를 기록중이었는데, 이번 패배로 16연패가 되었습니다. 멋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