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5.17 원천적 문제 74

원천적 문제

정치 2017. 5. 17. 13:48 Posted by 해양장미

 달님께서 간소하게 즉위하신 후 휘하 기사단이 폴암과 플레일을 들고 이단심판에 성실한 이 초생의 시기에, 그분들의 말과 행동 사이엔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있기에 그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강력한 개혁을 어느 한 쪽의 의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매우 강한 권력이 필요하며, 이는 반대자들과 신중론자들을 꺾기 위함입니다. 즉 본질적으로 개혁은 보다 덜 온화한 행위로, 통상적 인식에서 민주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강력한 개혁을 해내기란 어렵습니다.

 

 민주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과거엔 민주적 방향으로의 개혁을 주장했기에 말과 행동이 일치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 자체를 개혁이라 한다면, 보편적 인식 아래의 민주적인 방식으로도 그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여겨지는 민주적 방식. 즉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가능한 합의를 통하는 방식으로는 그 외의 정치적 개혁을 서두를 수가 없습니다.

 

 민주정이 자리 잡힌 시점에서, 민주적 성향과 개혁성향은 정치적으로는 같이 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 현상은 민주적 성향이라는 표현 자체에 다소의 오류가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싶은데, 민주정은 하나의 정치체제일 뿐, 온화하고 부드러운 것 자체를 민주적이라 표현하는 것은 사실 부정확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언어를 인위적으로 고칠 필요는 없다 생각하며, 보편적 관점에서 민주적인 것은 온건함과 맞닿아있다는 것이 보다 잘 알려졌으면 합니다.

 

 달님과 그 휘하는 투사의 모습이기에 낮은 곳으로 내려가 친근하게 대할 수는 있어도, 보편적 의미에서 민주적일 수는 없습니다. 그는 온화한 얼굴의 정복자이며, 시민들과 함께 선 자리에서 스스로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패권을 휘둘러야 하는 분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합리적이며, 폴암과 플레일을 든 기사단원들도 합리적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건 그들에게 있어 사소한 문제입니다. 그들은 그믐이 되고 삭이 오기 전에 많은 걸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그들은 스스로를 표현합니다. 밤은 아직 깁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성근 사례와 대중독재  (215) 2017.06.06
달님 집권 2주차 이야기  (52) 2017.05.25
프로 정치인 안희정  (45) 2017.05.11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며  (131) 2017.05.10
박근혜 정부를 보내며  (113) 2017.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