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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한 정치쇼

정치 2013. 5. 29. 12:37 Posted by 해양장미

 나와 사적으로 쭉 가까웠던 이들이라면 박원순에 대한 나의 평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정도가 크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처음 박원순이 선거에 나왔을 때, 나만큼 박원순에 대한 기대가 낮은 사람도 드물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는 ‘내 기대보다는’ 상당히 잘했다. 정말 엉망으로 할 줄 알았는데, 적어도 자신이 하려는 것은 충분히 해 나가는 인물로 보였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다른 정치인만큼 기대치를 올렸다. 그리고 그 후엔 개인적 평가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민주당 소속인 선출직 의원 및 단체장 중 가장 대형 후보에 속한다. 실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산도 있고, 승리할 경우 바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부상하게 되는 위치에 있다.


 그런데 내가 느끼기에 그는 좀 위험군에 속하는 정치인이다. 개인적으로 정치와 시민운동은 그 본질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시민운동이 사회에서 힘을 만들고 압력을 가하는 일이라면, 정치는 현실 속에서의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그것을 타협ㆍ조정하는 일이라 본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는 지나치게 시민운동 스타일로 정치를 한다.


 본문에서는 그 잘못된 한 예를 이야기하려 한다. 들어본 사람들이 꽤 있을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이야기이다. 처음 이 사건이 일어난 건 꽤 오래 전이지만, 너무나도 뻔히 의도된 정치쇼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제 며칠 전 제돌이가 제주 근해로 이동했고, 곧 방사될 거라는 점에서 본 블로그에서도 한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http://spp.seoul.go.kr/main/news/news_report.jsp?searchType=TITLE&searchWord=%B5%B9%B0%ED%B7%A1&list_start_date=&list_end_date=&pageSize=10&branch_id=&branch_child_id=&pageNum=1&communityKey=B0158&boardId=11958&act=VIEW


 사건의 발단은 대략 이러하였다.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쇼 중단은 이로부터 얼마 후인 2012년 3월 19일부터 시작되었다. 박원순 및 서울시 측의 일방적인 조처였다.


 이후 4월 중순에 리서치앤리서치에서 돌고래쇼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결과는 돌고래쇼에 대한 찬성 여론이 과반인 52%가 나왔다. 반대는 40%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여론을 수렴하지 않았고, SNS 분석이라는 희한한 방식으로 돌고래 쇼 반대 여론이 높다고 판단, 돌고래 쇼를 지속적으로 중단시키고 제돌이를 ‘구럼비 바위 쪽’에 방사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태는 사실 사건을 좀 아는 사람들이 보기엔 사실 순수하게 보이지 않는 사건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언론은 남방큰돌고래를 희귀한 멸종 위기종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은 커녕 보호종도 아니다. 실제 고래 보호론자들은 고래의 개체수 문제를 쉽게 부풀리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개체수가 충분한 고래들도 많다. 한국 근해에는 그리 많지 않은 종일뿐이다.


 또한 제돌이가 잡혔던 곳은 제주 북동쪽이었는데, 박원순은 굳이 ‘구럼비 바위’ 쪽에 풀어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구럼비는 제주 남쪽에 있다. 제주 근해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 전혀 다른 곳이다. 당시 구럼비는 정치적 이슈화된 곳이었고, 박원순은 제돌이를 정치쇼에 이용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다들 알다시피 이 무렵은 총선이 있던 시기고, 대선을 앞둔 시기이기도 했다. 결국 현재 제돌이의 방사 예정지역은 구럼비와 먼 곳이 되었다.


 더구나 이 사건에 있어 줄곳 보인 박원순의 태도는 (동물보호단체들처럼) 다분히 막무가내였다. 우선 제돌이는 잡힌 지 3년이 된, 당시 연령 13세의 돌고래였다. 그런데 돌고래의 수명은 그리 길지가 않기도 하고, 한번 잡혀서 오래 사육되어 야성을 잃은 돌고래는 다시 방사되는 게 쉽지가 않다. 또한 만약 돌고래를 방사하려면 준비기간도 길고, 준비금도 많이 드는데다 그것이 돌고래를 위한 선택이 되지 않을 확률도 높다. 실제 외국의 사례들을 보면 대실패한 사례도 상당히 많다. 특히 잡힌 지 2년이 넘은 돌고래의 방사 성공 케이스는 실제 꽤 희박한 듯 하다.


 또한 서울대공원은 돌고래를 학대하거나 하는 곳이 아니었고, 돌고래는 사회성이 있는데다 지능도 높은 동물이기에 사육사와 제돌이의 관계는 친밀감이 이미 형성된 관계였다. 그런데 박원순과 서울시는 이를 일방적으로 갈라놓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돌고래 쇼도 폐지시켜버렸다.


 서울대공원에 돌고래 쇼는 1년에 11억의 수익을 가져다줬다고 한다. 그리고 제돌이의 방류를 위해 책정된 예산은 (초기 계획보다 줄어서) 7.5억 정도다. 그리고 추가로 각종 시민단체에서 돈을 냈다. 그러니까 일단 무조건 들어가는 돈이 대략 20억, 그리고 매년 10억 이상 손해를 보는 정책이 막무가내로 실행되었다. 더구나 그것이 해당 돌고래의 안녕과 행복에 과연 좋은지도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한편으로 동물 관련하여 돈이 남아도는 것일까? 일단 20억이면 서울대공원 자체 1년 예산의 1/20 이상이다. 이 돈이면 동물들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해줄 수 있다. 유기견에 들여도 수많은 유기견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돈이다.


 이런 제돌이 문제에 관하여 서울시 회의록은 박원순의 구차하기까지 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박원순을 지지하는 분들에게야 상대 의원이 과하게 공격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감정을 한 발 떼고 보면 어떨까.


http://ems.smc.seoul.kr/CLRecords/Retrieval/frame.php?hfile=8A0110242041.html&daesu=8&fchk=0&keyword=%B5%B9%B0%ED%B7%A1&mode=multi&n=w1


 회의록에 의하면 돌고래쇼의 폐지로 인해 근처 레스토랑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무리 봐도 박원순은 돌고래쇼가 윤리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나는 의견이 다르다. 그리고 저런 식으로 결정하는 게 맞을까?


 제돌이는 곧 방류될 것이다. 그 조치는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일단 하는 거니 잘 되었으면 정말 좋겠지만, 꼭 이렇게 했어야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무엇이 진정 모두를 위한 선택이었을까. 그리고 만약 제돌이가 조만간 죽기라도 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이 모든 행위에서 정치쇼의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