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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11 어떻게 운동할 것인가? - 근력과 근육 크기에 관하여 12

 식이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으니 이번에는 운동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선 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목표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바디빌더 스타일의 운동은 최대한 근육 크기(근매스)를 크게 하려는 게 주목적이다. 그래서 사실 이런 방식은 슬림한 근육이나 마른 몸을 추구하는 대다수의 여성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의외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근육 크기와 근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물론 근력과 근육 크기가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 상관관계는 대략 30~50%정도는 어긋날 수 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서이다.


1) 폭발적인 근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근섬유 내의 아주 가는 근절인데, 실제 근육 부피를 크게 차지하는 것은 근절을 둘러싸고 있는 근형질이다. 근절이 근형질보다 발달한 근육을 속근(백근)이라 부르며, 이 근육은 낼 수 있는 힘에 비해 가늘다. 상대적으로 근절보다 근형질이 발달한 근육은 지근(적근, 자세유지근)이라 부르며 크기가 크지만 상대적으로 폭발적인 힘은 약하다. 대신 근형질이 발달하면 상대적으로 근지구력 등이 좋아진다.


2) 실제 근력을 사용할 때는 하나의 근육만 고립되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은 수의 근육이 연계되어 움직이게 된다. 여기엔 근육과 근육을 있는 근막과 힘줄의 발달 및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는 신경계의 발달이 중요하다. 근막이나 힘줄, 신경계의 발달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힘에는 큰 역할을 하지만 겉보기엔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는다.


3) 실제 근력을 사용할 때는 2번에서 설명한 것처럼 여러 근육이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뼈와 근육이 붙은 위치에 따라 힘이 달라진다. 이것은 일종의 지렛대의 원리와 같다. 즉 근육이나 근막, 신경 등의 힘이 동일하더라도 뼈와 근육이 붙은 각도가 다르면 낼 수 있는 힘은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실제 근력 등과는 무관하게 특정 동작에서 낼 수 있는 힘이 유독 센 사람도 있다. 물론 그 반대도 있고.



 이 외에도 복잡한 여러 이유들 때문에 근육 크기와 근력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각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입장에 따라선 근육이 무조건 큰 게 유리한 경우도 있다. 바디빌더거나, 종목에 따라 무제한급으로 대회에 나간다거나 등등이 그렇다. 그러나 근육 크기는 작고 근력은 센 게 유리한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체급 경기라거나 체중이 가벼운 게 유리한 종목이라거나 할 때, 또는 대부분의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경우가 그렇다.


 많은 여성들이 탄력 있는 몸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근육 크기를 너무 키우고 싶지는 않아한다. 그런데 이따금 원하는 것과는 달리 최대한 근육이 커지는 방식으로 운동하는 여성들이 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젊은 여성이 일정 이상 근육이 커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굳이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이 아닌 쪽으로 힘들게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이런 불상사가 생기는 이유는 대부분의 상업적 웨이트 트레이닝 방식이 바디빌더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웨이트를 하라는 권장사항과 실제 여성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웨이트 사이엔 꽤 폭이 넓은 강이 흐르는 셈이다. 그런데 정말로 웨이트 머신으로 적당히 무거운 무게 깔짝깔짝 여러 번 하면 쓸데없이 근육만 커지기 쉽다. 그건 근육 크기를 키우려는 사람들의 방식이다.


 애초에 운동 머신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재활 치료. 다른 하나는 바디빌드다. 이 두 가지 목적이 아니라면 머신을 할 이유는 없다. 머신은 일종의 제한된 운동방향을 가지는데, 이게 인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는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웨이트 기기만 그런 게 아니고 헬스장에 있는 트레드밀(런닝머신)이나 자전거 머신 등도 마찬가지다. 실제 뛰는 거나 실제 자전거를 타는 것과는 꽤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동해야할까? 만약 목적이 최소 근육 크기에 최대 힘이라면 이 답은 간단하다. ‘머신 없이 최대 강도.’ 예를 들면 딱 한 번 들고 더는 못들 수준의 바벨을 들거나 하는 게 가장 힘만 많이 세지고 근육 크기는 덜 굵어진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운동을 하면 주 근육이 커지기보다는 연동되는 근육이 많이 사용됨으로 인해 잔근육이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


 근력은 모든 운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근력이 없으면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없다. 또한 근력의 감퇴는 인간의 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편으로 한국에서는 체력을 검증할 때 지구력 위주로 테스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근력의 중요함을 무시한 결과다.


 또한 강한 근력을 가지는 것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근력 강화를 위해서는 보다 강한 힘을 내는 게 필요한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몸은 그에 맞춰서 적응한다. 그리고 이런 적응은 기본적인 근육의 에너지 소모량을 높인다. 모세혈관이나 미토콘드리아 등이 더 발달하고, 언제든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낼 수 있도록 대기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지으려면 소위 유산소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해야 할 것 같다. 운동을 흔히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으로 나누지만, 사실 이 분류는 정확하지 않다. 흔히 근력운동으로 분류되는 고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숨이 차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또한 보통 달리기는 유산소라 하지만, 100M 달리기 선수들을 보면 상당히 근육이 발달된 몸이다. 결국 실제로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이라는 이분법은 옳지 못하다. 즉 운동은 고강도냐 저강도냐, 아니면 지속 시간이 어떠하냐에 의해 분류하는 게 더 정확하다.


 흔히 유산소운동이라 부르는 강도가 낮고 오래 지속되는 운동이 신체에서 소모하는 에너지나 사용하는 근육, 그 외의 각종 매커니즘은 고강도 운동과는 꽤 다르다. 사람 몸은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몸 속에 에너지를 저장하는데, 운동 형태에 따라 꺼내 쓰는 에너지가 다르다.


 저강도의 지속적인 운동이 다이어트용으로 각광을 받았던 것은 운동 시 체지방을 가져다 쓰는 매커니즘 때문이다. 체지방은 몸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방식이지만, 막상 고강도로 운동을 할 때는 가져다 쓰기가 어렵다. 포도당 같은 탄수화물이 바로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유형인 반면, 지방은 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에너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데는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 쉽게 비유하자면 체지방은 열량은 높지만 불이 잘 붙지 않는 연료와도 같다.


 반대로 저강도 운동이 이어지면 사람 몸은 체지방을 직접 연료로 쓰기 시작한다. 에너지 공급이 약간 느려도 무방하고, 고강도 운동에 비해 다른 기관에서 쓰는 산소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물론 몸에 저장할 수 있는 탄수화물 양은 지방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다. 에너지 소모가 많다면 몸은 체지방을 바로 꺼내 쓸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알려진 대로 살을 빼려면 저강도 운동을 오래 해야 하는 걸까? 물론 그게 아니니까 이렇게 글을 쓰는 거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장시간 운동이 이어지면 몸은 체지방만 가져다 쓰는 게 아니다. 체근육도 가져다 분해해서 쓰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운동하면서 체지방을 본격적으로 태울 때 쯤 되면, 우리 몸은 이미 체내 탄수화물 고갈을 걱정하여 지방이건 근육이건 가릴 것 없이 태워버리려는 단계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위에 말했듯 체지방을 바로 가져다 쓰는 건 쉬운 게 아니다보니 근육도 같이 가져다쓴다.


 사람 몸은 어떤 순간에든 포도당과 글리코겐을 남기고 강한 근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유지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사냥감을 추격한 후 따라붙으면 그 다음 창을 힘껏 던지고, 격투를 하고, 그걸 어떻게든 들고 와야 하는 긴 세월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근손실을 막거나 줄이려면 한 번에 너무 길게 운동하지 말고, 길게 운동한다면 운동 전후는 물론 운동 중에도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해줘야 한다. 물론 운동 후의 휴식도 중요하다. 근육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체지방은 어떻게 줄이는 게 바람직할지 궁금해할 분들도 있을 거라 본다. 그런데 사실 이건 그리 어렵지 않다. 체지방은 숨쉬기 운동만 해도 분해된다. 분해 자체가 힘들다보니 전력 질주를 할 때보다는 가만히 있을 때 잘 분해되는 게 체지방이다. 다만 우리 몸이 이것을 도로 채워 넣을 뿐이다.


 만약 고강도 운동을 해서 우리가 몸 안의 탄수화물을 고갈시키고 체근육에 자극을 받고 손상이 있다면, 우리 몸은 이 고갈된 탄수화물을 채우고 근육을 복구하고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쉽게 말해 에너지와 단백질이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체지방은 결국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운동 후 몸이 이것을 충분히 가져다 쓰면 저절로 체지방은 줄어든다. 음식 섭취를 같이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요점을 정리해보려 한다. 이 글은 바디빌드를 원하는 사람보다는 일반인이나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위해 작성되었다. 또한 그 중에서도 운동으로 다이어트 좀 제대로 해보려는 여성들을 위해 신경 쓴 것이 많다. 그러니까 단도직입적로 이야기해서, 살을 빼려는 여성에게 가장 어울리는 운동은 (무리하지 않는 가운데)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운동이다. 그게 가장 시간도 덜 걸리고 몸도 안 우락부락해지고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난 힘든 운동은 싫어!’ 라고 거부부터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을 안다. 그러나 사실 그게 가장 힘들고 멀리 돌아가는 길이다. 예를 들어 공부할 때를 생각해보자. 잠깐이라도 제대로 공부하는 게 남는 게 있지, 건성으로 한참 들여다본다고 학력이 신장되는 게 아니다. 운동도 다이어트도 사실 그거랑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