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소개 - 4. 서구 - 3) 검단

사회 2020. 9. 17. 03:37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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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양구 - 1) 계산, 작전동 일대

1. 계양구 - 2) 외곽 및 산악지대

2. 부평구

3. 남동구 - 1) 구월, 간석, 만수동 일대

3. 남동구 - 2) 남촌도림동, 장수서창동, 논현동 및 고잔동

4. 서구 - 1) 옛 서구 지역

4. 서구 - 2) 청라국제도시와 루원시티, 검암/경서동 및 경인아라뱃길과 정서진


 

 

 

 옛 서구 지역은 부평도호부였으나 북쪽의 검단은 역사적으로 부평도호부에 속한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늦어도 고려 시대부터는 김포에 속했었지요. 종종 농담처럼 나오는 이야기인데, 건담이 아니라 검단입니다. 검단 인지도가 낮았던 시절엔 검단으로 검색하면 건담이 나오던 때도 있었다는 민담이 있습니다.


 

 그러다 1995, 인천직할시가 광역시가 되면서 검단 지역은 강화군과 함께 인천광역시에 편입됩니다. 당시 중앙 정부와 인천시는 김포 전역을 인천으로 합치려 했으나, 김포에서 반발이 꽤 있었고 결국 주민투표를 통해 당시의 검단면 일대만 인천에 편입되게 되었었습니다. 현 시점에서 되짚어보면 역시나 당시의 김포 전역을 인천에 통합시키려는 시도는 올바른 것이었다 생각하며, 인천은 검단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직까지는 검단 토박이나 현지인들이 만족할 정도는 못 된다고 판단합니다.


 

 한편으로 2009년부터 경인아라뱃길이 착공되고 2012년에 준공되면서 경인아라뱃길 남쪽 지역과 북쪽 지역은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그에 본래는 검단면이 아니었지만 경인아라뱃길 북쪽인 서구 백석동과 시천동 일부 지역 또한 현재는 검단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경인아라뱃길 북쪽이라도 계양구에 속한 지역은 검단으로 취급되지 않습니다만, 향후 현재의 검단 지역이 분구되어 검단구가 탄생할 경우 아라뱃길 북쪽 전역이 검단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검단오류동 앞바다에 있는 세어도입니다.)

 

 검단은 한자로 黔丹입니다. 검고 붉다는 뜻인데요. 검은 개펄에 붉은 해초(아마도 칠면초)가 많이 있던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바로 남쪽의 검암과 지역명 혼동이 드물지 않았는데, 검암은 검은 바위라는 뜻이라 이름 뜻도 비슷하지요. 검암은 동 이름이고 검단은 지역 이름이라 검암을 검단으로 혼동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요새는 검암역이 유명해져서 혼동이 적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검단의 지형은 전반적으로 구릉지로, 검단 북단의 가현산에서 인천 본토 최고봉인 계양산으로 이어지는 산맥인 한남정맥 일대에 해당합니다. 서쪽 해안가로는 간척이 이루어져 공단과 대규모 쓰레기매립지가 있고요. 낮은 산지라는 검단의 지형적 특성은 개발의 어려움과 함께 다난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면적만 해도 자치구 하나만큼 넓은 지역이기도 하고요. 인천 편입 당시에는 거의 개발이 안 된 지역이었습니다.


 

 현재의 인천광역시는 대체로 서해안 저지대 및 대규모 간척지와 부평평야에 형성된 도시입니다. 그래서 타 도시에 비해 평지가 매우 넓고, 반듯하게 계획이 잘 된 지역의 비율이 높습니다.


 

 인천의 원도심이 쇠락하고 부평 일대와 구월동, 연수지구 및 송도가 발달하게 된 것에도 지형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부평은 거의 완전 평야지대고 송도국제도시 역시 전체가 매립지라 완전한 평지입니다. 구월동과 연수지구 일대 또한 대체로 저지대라, 언덕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구릉지라 할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그런데 대조적으로 원도심 쪽은 구릉지입니다. 인천에서 구릉지라 할 만한 곳은 원도심 쪽과 그 근방, 구송도 일대, 그리고 검단뿐입니다. 즉 구릉지의 쇠퇴가 빨랐다고 할 수 있는데, 전국적으로 번영하던 원도심 동인천까지 쇠락하는 상황에 외진 산골짝 구릉지인 검단을 개발해 부흥시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현재 검단의 많은 지역을 개발 중에 있으며, 시간이 지나 자리 잡히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래 검단 지역이 아니었던 행정동 검암경서동 일대를 제외하면, 검단 지역의 행정동은 20186월까지 검단 1~5동으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현지인은 몰라도 외부에서 볼 때는 아주 거대한 지역이 검단n동인 상황이었지요. 20187월부터는 개편되어 검단 1동은 검단동이 되고, 나머지 2~5동은 해당 구역의 법정동 이름을 따서 불로대곡동(구 검단2), 원당동(구 검단3), 당하동(구 검단4), 오류왕길동(구 검단5)으로 개명되었는데요. 이게 보긴 좋은데 마전동 및 당하동 쪽에서는 법정동 경계하고 꽤 차이가 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본래 검단 지명은 법정동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행정동명 개명하고 나니 행정동 이름하고 실 지역명이 어긋나는 곳이 좀 생기게 된 겁니다. 그러므로 후술할 검단 지역명은 법정동명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행정동 검암경서동에 속하는 시천동은 대부분의 권역이 아라뱃길 서구 경계에 속합니다. 아라뱃길을 건너는 주요 다리인 시천교가 아라뱃길 다리 중 가장 이용자가 많은 편입니다만, 현지인들도 시천이 동명인 걸 잘 모릅니다.


 

 본래 시천동은 계양산 북쪽으로 시내가 흐르는 곳을 따라 자리 잡은 마을이었습니다. 현재의 검암 2지구 동쪽에 있는 마을부터 북쪽으로 이어졌었지요. 지금은 아라뱃길로 완전히 갈려버렸습니다만, 여전히 가옥들이 남아있긴 하고 주민등록 인구 자체는 2019년 기준 46천 명 정도나 남아 있습니다. 실거주 인구가 그 정도 남아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요.


 

 시천동 서북쪽으로는 본래 부평과 검단의 경계였던 백석동이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도 상당히 외진 곳입니다만, 백석중학교와 백석고등학교, 한국주얼리고등학교가 있어 예전부터 학생들은 이 지역을 다녔고요. 서쪽으로는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중 이미 매립이 끝난 구역을 공원화한 드림파크 야생화단지가 있습니다. 매립지와 드림파크에 대해서는 이후 추가 서술하겠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남쪽에서부터 검암역을 지나 고가로 아라뱃길을 넘어, 백석동에서 다시 지하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백석동 북쪽 끝에 있는 독정역으로 이어지지요. 독정역이라는 역명은 1호선 동수역 못지 않게 뜬금없는 이름인데, 이 일대는 다들 백석으로 불렀고 독정이라는 이름은 그다지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원래 공사 당시에도 독정역의 가칭은 백석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고양시 일산에도 백석역이 있다 보니 혼동된다 하여 백석역으로 명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 백석고등학교 설립 당시에도 일산 백석고와 혼동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있긴 합니다만, 이미 가좌동에 있는 역명을 인천가좌역으로 지어놓았고 수인선에도 인천논현역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백석이라는 지역명을 피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백석 대신 붙이려 했던 이름은 옛 지명 중 하나인 한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들도 잘 안 쓰는 이름이라고 하여 붙인 이름이 인근 사거리 이름에서 딴 독정입니다. 문제는 독정사거리에는 백석고가차도가 지나가는데, 해당 사거리 이름은 사람들이 잘 몰랐고 백석고가차도 있는 쪽이라고 알던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원체 백석동 자체가 오지기도 하고요. 게다가 근래 백석동 일대 개발하면서 붙인 이름이 한들지구, 독정이라는 이름은 앞으로도 한동안 살짝 어색할 것 같습니다.


 

 독정역 인근에는 이마트가 있어 번화하기 쉬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역을 이용하는 사람 수는 현재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독정역 위치는 독정사거리에 걸쳐 있는 게 아니고 사거리에서 살짝 남쪽에 있는데, 근처의 거주지는 대체로 독정사거리 북쪽에 있습니다. 게다가 독정사거리는 동서로 드림로를 지나는 백석고가교가 있다 보니 연담화가 덜 된 상태입니다. 주변에서 많이 이용하기에는 독정역 위치가 좀 애매한 것이지요. 독정역 바로 인근에도 아파트 단지가 있긴 합니다만. 대신 북쪽의 완정역 이용객이 좀 많습니다. 그리고 향후 한들지구가 개발되면 이용객이 많이 늘 걸로 기대됩니다.


 

 독정역 북쪽 및 동쪽부터는 본격적인 검단 지역입니다. 법정동으로는 당하동에 해당하지요. 행정동 당하동은 좁지만 법정동 당하동은 동서로 꽤 넓은 동입니다. 독정역 북쪽에서부터 완정역 일대에 이르는 당하지구 및 완정역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원당지구의 남쪽이 당하동에 속합니다.


 

 완정역을 중심으로 한 당하지구는, 예전에는 검단신도시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던 곳입니다. 지금은 검단신도시라 하면 원당지구 동, , 남쪽의 개발 중인 지역을 의미하는 느낌이지만요. 독정역에서 북쪽으로 800m 정도 떨어진 완정역은 현 시점에서 검단 지역의 제2 중심지로, 검단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어서 단체로 모여야 할 때는 보통 이 완정역 일대를 이용합니다. 완정역 일대가 구릉지인 검단에서 현재 가장 넓은 곳이고, 작게나마 공원도 있거든요.


 

 언덕이 계속 이어지는 검단은 골짜기를 따라 길이 뚫리고, 그 주변에 건물이 자리 잡은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산 쪽으로는 작은 근린공원이 많은데, 매립지의 드림파크를 제외하면 평지에 큰 공원이나 광장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완정역에 있는 공원은 크지는 않지만, 그나마 가장 중심지에 가까운 것이지요.


 

 완정역 일대는 제법 번화합니다. 완정역 근처에는 검단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인 검단탑병원이 있는데, 아라뱃길 남쪽 검암에서도 이용하는 병원입니다. 수도권에서 역세권 종합병원은 매우 드문데, 검단탑병원은 꽤나 예외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역 주변에는 차량통행이 많기 때문에, 구급차가 다녀야 하는 종합병원은 역세권을 피합니다. 검단탑병원의 경우 역보다 먼저 병원이 있었기도 하고, 역에서 가깝긴 한데 병원 근처는 차량이 많지 않기도 하고, 완정역 일대는 도로도 넓고 차량통행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예외적인 역세권 병원이 된 것 같습니다.


 

 한편 완정역이 있는 완정사거리의 도로 구조는 좀 특이합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도로 설계인데, 완정사거리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서곶로는 곧 좁아지며 도로가 끝나고, 격지인 마전지구로 이어지는 좁은 마전로로 직결됩니다. 대조적으로 도시가 북쪽으로 쭉 이어지는 도로는 마전역을 향하는 완정로인데, 완정로는 완정사거리에 직결된 게 아니고, 완정사거리에서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완정사거리에서 완정로를 다니는 차량들은 꽤나 비효율적인 동선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애초에 오거리나 로터리로 만들었어야 할 교차로를 이상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완정로에서 완정사거리 남쪽으로 향하는 차들은 완정로에서 원당대로로 우회전해서 나간 후, 곧바로 왼쪽 차로로 이동해 유턴을 해서 돌아 이동하고 있습니다. 당하지구 개발 이전에는 완정로와 서곶로는 직결되는 하나의 도로였는데, 어째 이런 어처구니없는 도로구조가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검단의 현 중심 주거지는 완정사거리 인근에서 완정로를 따라 마전역 일대로 이어집니다. 마전역은 골짜기 가운데의 밀도 높은 주거지 한가운데 있는데, 마전역 일대와 마전지구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마전역도 마전지구도 마전동 영역이기는 한데, 마전역과 마전지구 사이엔 산이 있어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마전지구에서는 검단사거리역이나 완정역이 더 가깝습니다.


 

 마전역 서북쪽의 검단사거리역은 검단이 김포군 검단면이던 시절부터 검단의 중심지였습니다. 지금도 번화한 곳이고요. 다만 검단사거리 일대는 오래 된 지역이라 비교적 좁은 도로가 교차하는 곳이고, 그래서 번화한 지역도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검단의 중심지고 지리적인 특성이 있어 역의 이용객 숫자는 많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역 중에는 주안역과 근소한 차이로, 두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역입니다.


 

 검단사거리역의 이용자가 많은 이유는 동북쪽의 마전지구 및 불로동과 김포시 이용객이 모이는 역이라 그렇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검단사거리에서 방향을 틀어 서쪽으로 두 역 더 이어지지만, 검단사거리역이 가장 북쪽에 위치한 역이고 김포 구도시에서도 가장 가깝습니다. 또한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거리가 가장 가까운 역은 왕길역이긴 합니다만, 한강신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검단으로 향하면 아직 주변 개발이 미진한 왕길역이 아닌 검단사거리 쪽으로 버스 노선이 이어집니다.


 

 검단 지역은 대체로 건물들이 지어진 지 오래 되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상기하였듯 김포군 검단면 시절에는 거의 도시화가 안 된 산골 오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예외적으로 검단사거리 일대에는 어느 정도 오래 된 건물들이 있습니다. 검단사거리가 검단면의 중심지였기에 비교적 일찍 도시화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검단의 전통적인 중심지는 검단사거리고, 새로운 중심지는 완정사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검단신도시가 완공되고, 인천도시철도 1호선 및 2호선 연장이 되고 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검단사거리를 동서 방향로 가로지르는 검단로를 따라 북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상기하였던 마전지구의 입구가 있습니다. 마전지구는 토당산과 큰짝산-작은짝산, 세자봉 사이 골짜기에 위치한 격지로 인천광역시 본토 도시지역 중 가장 외진 곳 중 하나입니다. 검단사거리 일대와 완전히 떨어진 것은 아니고 거리도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인천의 외진 도시들은 지역 중심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경서지구도 그렇고 남촌마을도, 도림동 일대도 그렇지요.


 

 마전지구는 중심로인 마전로를 따라 좁고 길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북쪽 가현산에서 내려오는 가현천이 흐르고요. 지형 특색 때문에 추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름엔 시원하지만 겨울엔 많이 춥다고들 하지요. 인천 도시지역의 실질적인 북쪽 끝이기도 합니다. 이 곳을 기점으로 하는 버스도 몇 종류 있습니다.


 

 마전지구에서 동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인천 동북쪽 최외곽 도시지역인 불로동이 있습니다. 불로동은 한자로 不老동인데, 김포군 시절에는 두음법칙을 더 적용해서 불노리로 불렀습니다. 해당 지역의 옛 자료를 찾으려면 불로리가 아닌 불노리로 찾아야 합니다.


 

 불로동은 마전지구와는 연담화 되어있지 않지만, 북동쪽 김포 감정동과는 연담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인천 생활권이라기보다는 김포 생활권입니다.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도 감정동의 홈플러스 김포점이고요. 일산대교에서도 먼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인천 안쪽보다 일산을 더 오고가기도 합니다. 김포도시철도 개통 이후에는 인천 2호선 검단사거리역과 김포 검단북변역의 거의 정 중간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향후 완정역에서 동쪽으로 2호선 지선을 뽑아 불로동을 통과해 김포 및 일산으로 이어지게끔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입니다.


 

 한편 완정사거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대로는 원당대로입니다. 서쪽으로는 상기한 검단산업단지 쪽으로 이어지지요. 그리고 동쪽으로는 만수산 언덕을 넘어 현재는 격지인 원당지구로 이어집니다. 원당지구는 원당대로 북쪽은 원당동이고 남쪽은 당하동인데, 당하동인 쪽도 지역명은 원당을 씁니다.


 

 원당지구에는 인천시립박물관 중 하나인 검단선사박물관이 있습니다. 검단 개발 과정에서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어 박물관을 조성한 것인데요. 베드타운인 검단에서 후술할 드림파크와 함께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인천 지역과 검단은 해안가 구릉지로,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습니다. 전근대 시대에는 사람들이 의외로 해안가 구릉지에 거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해안에서 먹거리를 찾기 쉬운 동시에 약간 지대가 높은 쪽이 홍수위험이 적고, 담수도 구하기 쉬웠기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심지어 부평평야 쪽에서도 거주지는 약간 고지대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현대적인 배수시설이 없었던 시절 침수는 매우 무서운 문제였었나 봅니다.


 

 원당지구 북쪽으로는 불로동, 동쪽으로는 계양구 및 김포시와의 경계라 할 수 있는 유현사거리가 있습니다. 현재 원당지구의 동, , 남쪽은 모두 개발 중으로, 현재 이 개발 중인 지역을 검단신도시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검단신도시 지역으로 인천도시철도 1호선이 연장 공사를 시작한 상황입니다. 검단신도시 입주가 끝나고 나면 서구는 분구가 불가피할 정도로 인구가 증가할 걸로 생각합니다.


 

 현재 검단신도시로 불리는 이 지역의 개발은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유정복 시장 당시에는 중동 자본을 끌어들여 스마트시티를 개발하려다 좌초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었지요. 미분양의 무덤이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요새는 가볍게 완판되고 프리미엄까지 붙는 걸 보면 무언가 풀리긴 하는 것 같습니다.



 검단사거리에서 서북쪽으로는 금곡동이 있습니다. 동구에도 금곡동이 있어서 명칭이 겹치는데, 서구 금곡동 영내에는 주택이 많지 않아 많이 쓰는 지명은 아닙니다. 검단사거리 일대 외곽에 금곡초등학교가 있어 그나마 존재감이 있고, 검단사거리 일대를 벗어나면 주로 교외의 공업지대라 할 수 있습니다. 검단에서 김포 한강신도시로 통하는 길 중 제법 넓은 영역이 금곡동 영역이긴 합니다.


 

 마전지구와 불로지구 사이의 북쪽으로는 인천광역시 본토 최북단인 대곡동이 있습니다. 이 대곡동은 전체가 시골오지로, 공장과 자연촌락 및 경작지가 뒤섞인 형태입니다. 대곡동 북동쪽 경계는 김포한강신도시 장기동에서 대단히 가까운데, 뉴고려병원 및 김포시장 애인복지관 뒤쪽 언덕을 넘으면 바로 인천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인천광역시 본토 최북단에서 김포골드라인 마산역까지의 직선거리는 채 750m도 되지 않습니다. 만일 향후 언젠가 대곡동이 개발된다면, 김포한강신도시와 거의 연담화될 겁니다.


 

 금곡동, 마전동의 북쪽 및 대곡동 서쪽으로는 검단지역 최고봉인 가현산이 있습니다. 가현산의 높이는 214.9m, 문학산(217.1m)이나 인천과 부천 경계에 있는 성주산(216.5m)과 거의 같은 높이입니다. 도시 근처 교외 느낌이 나는 산으로 산세가 제법 있고, 정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정상 봉우리는 인천 권역입니다만, 등산객 비율로는 김포 산에 더 가깝습니다. 지리적으로는 김포한강신도시 장기지구와 구래지구를 가현산 북쪽 산세가 나누고 있기도 합니다. 가현산은 봄철 진달래가 아름다운 산으로, 매년 봄 진달래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한편 상기하였듯 검단사거리에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두 역 더 이어집니다. 검단사거리와 왕길역 사이에서 지하에서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고가철이 되고요. 고가역인 왕길역이 있는 왕길동은 백석동의 바로 북서쪽에 있는 법정동으로, 왕길역 인근의 봉수대로는 남쪽으로 드림파크 입구 및 아라뱃길 백석대교와 직결됩니다. 인천 동구 및 서구에서 김포 한강신도시로 오고갈 때의 주요간선도로지요.


 

 왕길역 일대는 아직까지는 충분히 개발되지 못했지만, 아파트 단지가 몇 단지 있고 개발 중에 있기도 합니다. 검암로 인근의 아파트들은 고가철과 상당히 인접해 있는데, 검암-검바위 일대 고가는 주변에 아파트들은 피해 있다 보니 인천에서 논현동 일대와 함께 유이하게 고가철이 아파트 근방을 지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현 종점인 검단오류역은 검단산업단지에 인접합니다. 그래서 원래 역명으로 검단산업단지가 검토되었었습니다만, 해당 이름은 부역명이 되었습니다. 산업단지 안쪽으로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걸어서 역을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류동이라는 동명은 유감스럽게도 동일 동명이 계양구에도 있습니다. 심지어 멀지도 않습니다. 계양구 오류동도 아라뱃길 북쪽, 김포와 인접하는 최북단에 있거든요. 그러나 계양구 오류동은 거의 오지에 가까워서 많이 쓰는 동명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혼동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향후 아라뱃길 북쪽 전역이 검단구가 되거나 하면, 같은 구 내에 오류동이 둘이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할 걸로 생각합니다.


 

 검단산업단지는 제법 큰 규모의 산업단지입니다만, 워낙 외곽에 있다 보니 인천시민들에게 존재감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김포 학운리 및 양촌 산업단지와 이어져 있다시피 하고 하나의 산업단지로 본다면 꽤 넓은 산업단지입니다.


 

 아라뱃길에 있는 인천터미널 물류단지와 컨테이너부두 등은 오류동에 속합니다. 그런데 웃프게도 검단산업단지의 물류는 아라뱃길 부두가 아니라, 근래 생긴 제2외곽을 타고 남쪽 인천항 및 인천신항 쪽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아라뱃길 근처는 화물선보다는 트럭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왕길동 남쪽, 왕길고가 서쪽에는 인천 최악의 문제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사월마을이 있습니다. 시사문제 관심 있게 보는 분들은 사월마을을 많이들 알고 계실 테지만, 사월마을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월마을의 위치는 독정역과 왕길역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 이후로는 역세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위치지요.


 

 사월마을 남쪽으로는, 현재는 매립완료 이후 드림파크 야생화단지가 된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야생화단지 북쪽으로는 공장과 폐기물처리업체들이 있고요. 수도권 시골 지역에서 흔한 모습이긴 한데, 사월마을 내부에도 주택과 함께 공장이 난립해 있습니다.


 

 사월마을은 쇳가루 마을로 악명이 높습니다. 실제 자석으로 쇳가루를 모아보면, 사람이 살기 부적합할 만큼 쇳가루가 많다고 합니다. 사실 사월마을이 유명해서 그렇지, 김포에 쇳가루 문제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이 꽤 있습니다. 검단 및 김포 서부 일대에서 도시화가 충분히 되지 못한 시골 지역은 주택과 공장이 심하게 난립된 곳이 많습니다. 시골이라고 공기 좋을 거라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실제 공장과 주택이 섞인 동네를 모르는 사람들이 도시설계 및 뉴타운/재개발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지요. 관련한 이야기는 차후 김포 이야기할 때 더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오류동에는 상기한, 세계 최대 규모라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있습니다. 이 매립지는 인천 최악의 골칫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천의 플러스 요소로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있다면, 현재 인천의 최대 마이너스 요소는 이 매립지입니다.

 


 오류동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골치 아픈 문제인 것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쓰레기매립지는 인천 서구 오류동 권역 내입니다만, 매립지 자체의 소유권 및 관리권한은 환경부와 서울특별시에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일인데, 이게 기원이 지방자치 이전부터고 원래는 이쪽이 김포군이었기 때문에 그리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지금도 제4매립장 부지 중 김포시 권역에 속한 곳이 있긴 한데, 현재로서는 제4매립장이 쓰레기매립지로 이용될 확률은 낮아 보입니다만, 만일 나중에 쓰레기매립지로 활용될 경우 김포시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질 확률이 높긴 합니다.


 

 1992년까지 매립지로 악명 높던 곳은 서울 난지도였습니다. 현재의 상암 월드컵공원이 난지도 매립을 마치고 조성한 곳이지요. 난지도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대체로 조성한 매립지가 인천 서구 오류동의 수도권매립지인데, 당시에는 김포군 오지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골치 아픈 문제로 발전할 걸로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후 검단이 인천에 편입되었고, 청라와 검단 일대가 신도시로 개발되었다는 겁니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는 인천광역시의 쓰레기만 매립하는 곳이 아닙니다. 서울특별시 및 경기도 일대의 쓰레기를 주로 매립하지요. 이 매립지에 투기되는 쓰레기 중 인천에서 나오는 쓰레기 비율은 불과 20%도 안 됩니다. 그런데 대미지는 인천이 입지요. 인천이 사이즈건 권력이건 중앙정부와 서울과 경기도에 밀리기 때문에, 관련하여 인천의 고독하고 힘겨운 투쟁이 아주 오랜 세월 이어져 왔습니다. 더구나 역대 인천시장 중 인천에 진짜 애정이 있었던 인물은 안상수 뿐인 것 같기도 하고요.



 쓰레기매립지의 매립장 부지는 제1~4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중 제1매립장은 이미 예전에 다 사용해서 지금은 골프장과 공원으로 조성해놓은 상황이고요. 원래 제2매립장은 2016년에 매립이 완료되고 사용이 종료될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 매립면허도 기간이 끝났었고요. 그런데 90년대 이후 분리수거 및 재활용이 활성화되고 소각 비율이 늘어나는 등 매립량이 감소하여 2016년에 제2매립장이 포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울과 경기 지자체 어디도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려는 노력을 진지하게 하지 않았지요. 각지의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2016년에 계획대로 종료되었다면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매립기간 연장이 추진되었고, 인천광역시와 서구 거주자들 측에서 이에 반발하여 큰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천이 가진 힘으로 중앙정부 및 서울특별시와 경기도를 이길 수는 없었고, 2015 유정복 인천광역시 정부와 박원순의 서울특별시, 윤성규의 환경부, 남경필의 경기도는 협상 끝에 2025년까지 매립지 사용을 연장하고, 3부지 중 일부인 1공구를 추가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대신 인천광역시에서 따 온 여러 가지 권리가 있었는데, 대략적으로 이야기하면 매립면허권과 소유권을 인천시가 가져오는 것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관할권 이관, 주변지역 개발 및 경제 활성화 조치, 반입수수료 가산 징수 및 인천광역시 지원, 매립량 감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게 많습니다. 일단 인천광역시가 현재 가져온 매립장 소유권은 1,2부지에 한할 뿐더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관할권 이관은 지지부진하고, 주변지역 개발 및 경제 활성화 조치는 제대로 이행된 게 없습니다. 매립량 감축은 아예 되지도 않았고요. 비닐류가 재활용이 안 되는 경향이 생기는 등의 문제로 오히려 예상보다 매립량이 많은 상황입니다. 더구나 고 박원순의 서울과 이재명이 가져간 경기도는 아직도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천 자체도 수도권매립지에 매립을 못 하게 되면 자체적인 쓰레기 처리를 당장 못 하고요.


 

 기존 협상대로 2025년에 매립지 사용을 마치려면 이미 서울과 경기도 쪽에 대체매립부지 선정이 완료되고 공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없지요. 이대로 가면 서울은 2025년이 지나도 우격다짐으로 쓰레기를 인천에 투기하려 들 거고, 인천은 죽어도 막으려고 들면서 충돌이 벌어질 상황입니다. 경기도야 그나마 부지가 많으니까 어찌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지역이기주의와 위선의 끝판왕이면서 빈 땅도 없는 서울은 지금도 저러고 있으면 답이 없습니다.


 

 한편으로 상기하였던, 매립이 끝난 제1부지에 조성한 드림파크 야생화단지는... 하절기만 개방되는 공원인데요. 기술과 자본의 대단함을 십분 깨달을 수 있는 공원이라고 할까요. 수도권매립지와 인근의 모든 문제를 제하고 공원만 보면 참으로 근사한 공원입니다. 사견으로는 인천 북부에서 가장 방문과 관광을 추천할 만한 공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라뱃길에 인접해있고 시천공원/시천나루 일대와 거리도 가까워서, 아라뱃길까지 동시에 관광하는 것도 좋습니다. 조금 더 동선을 길게 계획하면 청라호수공원에서 정서진, 아라마루까지 일일 관광 코스로 편성할 수 있고요.


 

 이상 검단 지역 소개글이었습니다. 현재의 검단 주거지역 대부분은 2000년대에 주로 조성된 신도시로, 구릉지에 발달한 지리적 특색 때문에 각각의 지역이 독립적인 생태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근린상가가 발달한 편이고, 실거주하기에 나쁘지 않은 분위기가 있습니다. 향후 검단신도시가 발달하고 인천도시철도 1호선이 연장되고 2호선 지선이 생기면 도시 분위기가 더 개선될 수 있을 걸로 기대합니다.

 

 

 브금


https://youtu.be/puQEcN_iI9o




 이전 화


1. 계양구 - 1) 계산, 작전동 일대

1. 계양구 - 2) 외곽 및 산악지대

2. 부평구

3. 남동구 - 1) 구월, 간석, 만수동 일대

3. 남동구 - 2) 남촌도림동, 장수서창동, 논현동 및 고잔동



(본문에서 축소된 사진은 클릭하면 본래의 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청라국제도시는 인천의 세 경제자유구역 중 하나이며, 사견으로 인천광역시의 미래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한 지역입니다. 또한 동시에 출범부터 많은 난항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2020년 현재 인천 내에서의 위상은 송도국제도시 다음 정도로 올라오긴 했습니다.


 

 지난 서구 소개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만, 본래 서구 지역은 동쪽의 산지와 그 아래 일부만 육지였고, 그 앞은 바로 바다였습니다. 그러니까 현 청라국제도시는 전체가 매립지입니다.


 

 청라라는 이름은 현 청라국제도시에 있던 섬인 청라도에서 따왔습니다. 한자로는 菁蘿, 우거질 청에 쑥 라자입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한자를 바꾸었는데, 바꾼 이름은 靑羅입니다. 푸를 청에 벌일/그물 라입니다. 청라도의 위치는 현재의 심곡천 끝쪽이며, 버스정류장 청라도가 있습니다.


 

 이 지역은 1960년대부터 제방 공사가 이루어졌고, 90년대에만 해도 김포매립지로 불렸습니다. 80년대까진 청라도가 김포 권역이었고, 90년대까지도 이 지역이 인천이라기보다는 김포 느낌이었거든요. 지금은 아라뱃길 남쪽은 완전히 인천 느낌입니다만. 공식적으로 간척사업을 벌인 회사가 동아건설이라 동아매립지로 불리기도 했지요.



 실제로는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들이 60~70년대에 땀을 흘려가면서 매립공사를 했었는데, 그 노동의 결실은 동아그룹과 농어촌공사, LH공사가 착취해간 곳이기도 합니다.


 

 IMF이후엔 이 지역을 마이클 잭슨이 구매하여 테마파크로 만든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하였습니다. 김대중 때 마이클 잭슨 내한한 거 아직도 기억하시는 분 많을 겁니다. 그 때만 해도 마이클 잭슨은 세계 최고의 스타였지요. 그 때 마이클 잭슨이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과 이 곳을 찾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후 마이클 잭슨은 온갖 음해를 견디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걸었고, 청라국제도시는 좀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다만 당시 테마파크 이야기 나왔던 건 현재의 청라에도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보는 현재의 청라는 테마파크스럽다가 만도시거든요. 좀 더 테마파크스러워져야 할도시고요.


 

 청라국제도시의 특징 중 하나는 개발주체가 LH공사라는 겁니다. 청라를 보면 LH공사의 온갖 문제를 다 알 수가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의 교통분담금을 LH공사가 먹튀한 후 장기간 오리발을 내밀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직도 청라국제도시 권역 내에는 도시철도가 없습니다. 북쪽 공항철도에 청라국제도시역이 있긴 합니다만, 실제 청라국제도시 내부를 지나가는 것은 아니고, 중간에 골프장을 끼고 청라국제도시 거주지에서 직선거리 1.5km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해야합니다. 일단 지금은 청라국제도시역에서 가정(루원시티)역까지 운행하는 GRT에 바이모달 트램이 일부 투입되어 운행 중이긴 한데, 수소연료전지 굴절버스라 승차감이 매우 좋은 걸 빼면 같은 노선에 평범한 저상버스도 투입중이고, 그냥 고급진 마을버스 느낌에 가깝습니다.


 

 현재의 청라국제도시는 도시 전반에 상가가 즐비한 수변공원이 지나가는, 테마파크스럽고 아기자기한 신도시입니다. 전체적으로 도시설계가 예쁘고, 매립지인 만큼 자유롭게 붙인 길 이름도 팬시 스타일입니다. ‘청라루비로’ ‘청라에메랄드로’ ‘청라사파이어로’ ‘청라라임로’ ‘크리스탈로같은 이름의 길들이 있지요. 수변공원을 중심으로 여러 모로 입체적으로 설계되어 있기도 하고, 건물들도 예쁜 게 제법 많습니다. 완전한 평지인 것도 장점이고요.



 문제는 유동인구인데, 청라국제도시 설계는 반드시 아주 많은 유동인구가 있어야만 하는 설계입니다. 그런데 여러 모로 장기적으로 꼬이면서 충분한 유동인구가 청라에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온갖 문제를 청라에서 다 볼 수 있지요. 청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을 겁니다.


 

 일단 청라의 입지 자체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입지입니다. 영종도가 바로 앞인 게 청라 위치라, 연륙교만 있으면 인천공항의 관광객이 바로 청라로 갈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청라와 영종을 잇는 제3연륙교 착공을 아직도 못 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영종대교만 해도 청라에서 절대 멀지가 않습니다.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부터가 영종대교로 바로 이어지는 위치입니다. 3연륙교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데, 현행 도로로도 거리상으로는청라에서 영종도를 오고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인천 내 관광지 위상에서도 후순위인 것도 좀 문제입니다. 지금은 어떻게 해도 원인천, 소래, 송도국제도시에 밀립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와 비교하면 전국적 인지도가 많이 모자란데, 거주지로는 송도보다 청라를 선호할 사람도 많지만 외지인 관광지로는 현재 청라가 송도 대비 장점이 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현 시점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청라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겠지요.


 

 청라에 많은 유동인구가 필요한 이유는, 도시설계가 상업형 테마파크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물길을 파고 수변 테마상가를 아주 많이 조성해뒀습니다. 문제는 보기엔 좋은데 점포가 너무 많습니다. 엄청나게 번화해져야만 소화가 가능해질 정도로 많거든요.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유동인구가 서울 번화가 수준이 되어야 한단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현재 청라의 번화도는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구월동 로데오는 물론 부평, 송도현대아울렛(송현아) 일대에 비해서도 많이 모자랍니다.


(위 자료는 작년 초 자료입니다.) 


 이름은 국제도시임에도 현재까지의 청라는 공원 좋고 서울접근성 나쁘지 않은 베드타운에 가깝습니다. 기업유치나 외국인 투자 유치가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인데, 그래도 더디게나마 개선되고는 있어서 하나금융그룹이 본사부터 대규모로 청라에 들어서기로 확정되었고, 스타필드가 착공을 앞두고는 있으며, 청라호수공원에는 448m의 청라시티타워가 착공을 시작하였습니다. 청라시티타워는 2024년 준공 예정이며, 준공되면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2번째로 높은 마천루가 됩니다.


 

 수변공원도시로의 청라국제도시는 북쪽으로 공촌천, 동쪽과 남쪽으로 심곡천이 흐르고 도시 내부엔 커낼웨이라는 수변공원이 자 모양으로 흐르며, 서쪽에 남북으로 긴 청라호수공원이 있는 모습입니다. 호수공원을 통과하는 도로는 모두 호수 밑쪽을 지나는 지하차도로 되어 있어서, 남북으로 2km에 이르는 긴 공원을 차도 같은 것 건너지 않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완성된 공원이라 하긴 어렵습니다만, 현 시점에서도 꽤 좋은 공원입니다.


 

 인천엔 좋은 공원이 많습니다. 서구 일대엔 특히 좋은 공원이 많습니다. 청라의 호수공원+커낼웨이부터 정서진+아라뱃길, 그리고 아라뱃길 북쪽 백석동 드림파크까지 아주 좋습니다. 근처에 골프장도 많기 때문에, 청라는 골프나 공원을 즐기는 분들이 거주하기 매우 좋은 도시입니다.


 

 청라국제도시의 산업 테마중 하나는 로봇입니다. (다른 하나는 금융이고요.) 그래서 심곡천 끝 부분, 청라국제도시 남서쪽에 로봇랜드 산업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잘 추진이 안 되어서 현재는 로봇타워 하나 정도만 있습니다. 여기서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그걸 홍보하는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는데, 잘 안 풀려서 드론 산업으로 바꾼다는 말도 나왔지만 여전히 여러 모로 지지부진합니다. 꼬이니까 그냥 주택 부지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것도 반대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사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우리나라 차세대 산업발전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지요. 테마파크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하기에도 점차 조건이 나빠지고 있고요.


 

 나는 청라의 설계를 고려할 때 좀 더 축제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분위기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이 발달하고 퍼레이드가 잦은, 그런 느낌으로요. 그러기 좋은 기본적인 공간은 갖춰져 있습니다.



 한편으로 서구는 향후 분구가 확정적인데, 아마 아라뱃길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때 남쪽은 청라구로 명명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라뱃길 남쪽 서구를 대표할 전통적인 이름이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이름들은 연희, 경서, 가정 같은 것들인데 인지도가 높지 않습니다.


 

 청라국제도시의 동쪽은 가정동인데,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 현재 이 지역을 루원시티라는 뉴타운으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제 루원시티도 개발이 많이 되어서, 현 시점에서는 루원시티에 거주하는 사람도 많고 상권도 생겨있습니다.


 

 루원시티의 초기 계획은 굉장히 으리으리한 입체복합도시였습니다. 안상수 시장이 추진하던 근사한 계획이었는데, 생각대로 안 됐지요. 막 하려던 시기에 글로벌금융위기 맞고, 지역 전체가 유령도시화되어서 몇 년을 보냈었습니다. 꽤 보신 분들이 많을 2NE1 Ugly 뮤비가 촬영된 게 당시의 가정동입니다. 그런 뮤비 찍을 정도로 완전히 슬럼이었지요.


 

 지금은 많이 개발되었고, 현 시점에서 외부인이 보면 사실 루원시티와 청라국제도시는 구분이 잘 안 갑니다. 바로 이어져 있는 신도시로 보이거든요. 구분을 하자면 동쪽에서 청라쪽으로 갈 때 심곡천 또는 가정사거리 또는 봉수지하차도를 지나야 청라입니다.


 

 외부에서 보면 그냥 하나의 신도시로 보입니다만, 내부적으로 보면 청라 사람들과 루원시티 사람들은 갈등이 좀 있습니다. 외부에서 신경 쓸 건 아니긴 한데, 사이가 좋진 않습니다. 원래 개발 중인 인접지끼리는 다툼이 잦긴 합니다. 세워진 과정부터가 청라는 매립지고 가정은 구도시 뉴타운이라 다르기도 하고요.


 

 청라쪽으로는 현재 7호선 연장이 확정되었습니다. 일단 지금은 부평구청 석남 구간을 공사중이고, 그 다음엔 청라쪽으로 연장될 겁니다. 지금은 청라국제도시 내부를 지나가는 철도는 없는 상황이라, 7호선이 연장되어야 청라 내부를 지나가는 철도가 생기게 됩니다.


 

 청라국제도시 남쪽은 항구와 공단이고, 서쪽 바닷가에는 작은 공단과 소각장이 있습니다. 이 소각장과 공단은 혐오시설이다보니 계속 갈등이 있는데요. 쓰레기 처리시설은 서울과 그 주변 도시의 주요 갈등 요인 중 하나로, 특히 서울과 인천 사이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그리고 인천에서도 쓰레기 처리 문제로 제일 골치 아픈 지역이 서구인데요. 아직까지는 첨예한 갈등 중에 있습니다.


 

 청라국제도시 북쪽에는 골프장이 있고, 그 골프장을 건너면 인천서부일반산업단지라는 공단이 또 하나 있습니다. 산업단지와 소각장에 둘러싸여 있는 게 청라의 큰 단점 중 하나인데, 그 때문인지 청라의 공기 질은 나쁜 정도는 아니라도 아주 좋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많이 나쁘지는 않은데, 녹지도 많고 서해안에 있는 도시다보니 서풍이 주로 불어서 나쁜 공기 유입이 제한적입니다. 인천 본토지역 중엔 중간보다 조금 더 좋은 정도는 되는 공기 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서부일반산업단지 북동쪽으로는 경서지구라는, 농지/골프장과 공단 사이에 있는 독립된 소규모 주거지역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현재 인천 본토에서 가장 외떨어진 동네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촌동, 도림동보다 더 외져서 경서지구라고 하면 인천 현지인들도 대체로 어딘지 잘 모릅니다. 경서지구 말고 딱히 다르게 부를 이름도 없습니다.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줘도 그런 데도 주거지역이 있었느냐고 할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간선대로만 다니면 보이지도 않는 동네거든요. 다만 현재 현 경서지구 남쪽, 경명대로 맞은편을 주거지역으로 개발하고 있으므로 시일이 좀 지나면 경서동 거주지도 좀 더 인지도가 생길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경서지구는 자차족이 골프치고 놀러 다니면서 살기엔 참 괜찮은 동네입니다. 근처에 공단이 있다지만 워낙 외져서 공기질도 괜찮고, 조용하고, 자차 간선교통은 좋은 동네입니다. 일단 집값이 싸고요. 그런데 대중교통은 정말 나쁩니다. 버스 배차간격이 완전 시골 수준이고 검바위역이나 아시아드경기장역까지는 2.5km정도, 공항철도를 바로 탈 수 있는 검암역까지는 애매하게 3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배달음식도 좀 포기하고 살아야 할 정도로 외집니다. 외식 하려고 해도 꽤 나가야 합니다.


 

 경서지구 동쪽, 연희동 서구청 일대 북쪽은 검암동입니다. 이름 때문에 아라뱃길 건너 검단과 자주 혼동되고, 서구 현지민이 아닌 인천 사람들 다수는 아직도 이 동네 이름을 잘 몰라서 서인천고 쪽이라 해야 좀 더 쉽게 이해하기도 하는 동네인데, 검암동 일대에도 주거지역이 있습니다. 완전히 연담화되어있지는 않지만, 검암동은 대략 서구청 일대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거지역입니다.


 

 검암이라는 이름은 서인천고에 있는 검은 바위에서 이름 지어졌다고 합니다. 실제 서인천고 앞 역 이름은 검바위지요. 현재는 평준화되었지만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인천고는 근처 지역 최고 명문고였는데, 그 땐 서인천고 주변은 다 농지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야 주변이 거주지로 개발되고, 2010년대 들어 검암역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발달하게 되지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된 후 검암역은 공항철도와 인천2호선이 교차하는 철도교통의 요지입니다. 유정복 시장 시절엔 KTX도 잠시 다녔는데, 승객이 얼마 없어서 유감스럽게도 사라졌습니다.


 

 검암동 주거지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지나가는 서곶로를 중심으로 서쪽은 1지구, 동쪽은 2지구라 합니다. 1지구는 평야 지대고 2지구는 동남쪽으로 계양산 자락인데, 그래서 2지구가 좀 외지긴 합니다만 아라뱃길과 계양산 사이에 낀 배산임수 고립지라 공기질이 많이 좋습니다. 도시지역 치고 좋다 정도가 아니고 그냥 시골 수준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곶로를 지나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서구아시아드역과 검바위역 사이에서 지상으로 올라갑니다. 아라뱃길을 지나가기 위해서인데요. 이 경사가 롤러코스터 소리를 들을 정도로 꽤 고각입니다. 대한민국 철도 중 최고 경사 구간이라고 합니다.


 

 아라뱃길을 지나가는 다리는 모두 고각입니다. 폭이 100미터도 안 되는 수로를 지나가야 하는데 그냥 물길이 아니라 뱃길이라 배가 다녀야 하다 보니 반드시 높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형태로 다리를 설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검암동 일대에서 인천 2호선은 고가철입니다. 여담인데 다리가 고각이다보니 계양역과 검암역 일대는 도로교통이 별로 좋지 않은데, 고각이고 진입로가 수변과 동떨어진 다리를 건넌 다음에 역전으로 진입하는 루트가 안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양역을 지나가는 버스들은 바로 근처의 계양대교를 못 건너고 그 옆의 작은 다리인 다남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버스가 지나기엔 다남교는 너무 좁은 다리고, 그 주변 도로도 많이 좁습니다. 도시 설계가 잘못된 겁니다. 검암역 쪽은 그나마 고각인 시천교 위에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이 정류장 이용을 위해서는 지상에서 엘리베이터 또는 계단을 타고 다리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검암역 일대 경인아라뱃길은 수변공원화가 잘 된 편입니다. 대조적으로 계양역 주변은 한적한데, 검암역 주변은 경치도 좋고 놀기도 참 좋습니다. 계절이 좋을 때는 인파도 꽤 모입니다. 주변에 서해5도 수산물복합문화센터라는, 주로 서해5도 쪽에서 잡아온 자연산 회를 파는 수산센터도 있는데 괜찮습니다. 수변을 즐기면서 인천앞바다 회를 먹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경인아라뱃길은 대한민국 최초의 현대적 운하입니다. 서울 강서구 개화동 한강에서 인천 서구 오류동 해안을 잇지요. 이 운하에 나란히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공항철도가 지나갑니다. 폭은 대략 80M, 중간에 계양산 북쪽 자락을 지나가기 때문에 꽤 볼만한 경치를 자아냅니다. 아라뱃길의 아라라는 이름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 아라뱃길을 파는 대공사를 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전에 계양구/부평구 설명할 때, 원래 부평평야 일대는 상습 침수지였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부평 일대에 비가 많이 오면 굴포천으로 물을 뺀 다음, 아라뱃길로 빼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발상은 내가 알기론 무려 고려 시대에 나온 겁니다. 최소 수백 년 전에도 부평은 상습 침수지였고, 운하라도 뚫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되는 난감한 지역이었단 말이지요



 그리고 한강 하구 문제가 좀 있습니다. 한강은 다들 아시다시피 동작대교 쯤부터는 북서쪽으로 이어져 김포와 고양시 사이를 지나 파주까지 올라가 임진강과 만나고 강화도 북쪽 바다로 나가는데, 이 한강 하구는 군사분계선이라 대략 일산서구만 지나가도 군사지대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한강 하구는 민간 이용 불가고, 서울은 강이 흐르는데도 민간함선이 바다로 못 드나드는 도시가 되어버렸지요. 게다가 원체 강화도 주변은 물살이 세서 배가 다니기 영 좋지가 않습니다. 괜히 고려 대몽항쟁때 강화도 천도해서 버틴 게 아닙니다. 바로 육지 앞이지만 배로 거기 건너는 건 쉽지 않아요.


 

 그런데 막상 운하를 뚫어놓으니 쓸만한가 하면... 별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운하 자체로는 별로 못 쓰고 있어요. 물류기능이 거의 없는 운하입니다. 대신 수변공원 및 자전거길로는 AAA수준이라 근처 현지에선 불만의 목소리는 의외로 아예 없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비싼 자전거도로니 어쩌니 같은 소리를 들어도... 자전거도로도 돈 많이 들이니까 진짜 좋더라 같은 말이 나온다고나 할까요.


 

 여하튼 경인아라뱃길의 실질적인 기능은 수변&자전거 공원입니다. 정말 최고로 돈 많이 들인 수변&자전거 공원이니까, 관광객들 많이많이 이용해 주시기를. 낙조 때 특별히 경관이 예쁘다는 평도 있는데, 그냥 맑고 화창한 날에도 예쁩니다.


 

 경인아라뱃길은 서구와 계양구 일대에 걸쳐있긴 합니다만, 둘 중 어느 쪽 관할에 가까우냐를 묻는다면 서구 쪽입니다. 여객터미널과 정서진, 인천터미널 물류단지가 서구 오류동에 있고, 실제 아라뱃길 이용자도 서구 쪽에 더 많습니다.


 

 정서진이라는 이름은 정동진의 반대입니다. 그런데 실제 정동진은 정서진보다 꽤 북쪽입니다. 이는 정동진이라는 이름이 붙여질 때는 측량기술이 부족했던 게 일단 주된 이유입니다. 그러니까 정동진이라는 지명을 가진 강릉시 정동진리는 광화문의 정동쪽이라는 의미에서 정동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만, 실제로는 서울 최북단인 도봉산역 정도의 위도입니다. 그에 비해 정서진은 숭례문 정도의 위도라서 본래의 의미에 훨씬 부합합니다. 실제 측량상 정동진은 강릉시 정동진리가 아니라 동해시 대진동입니다. 이 때문에 강릉시랑 동해시가 티격태격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정남진도 있습니다. 전라남도 장흥군에 있지요.



 정서진에는 전망대와 광장 및 공원, 여객터미널, 보트를 타고 놀 수 있는 호수, 그리고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있습니다. 관광을 권할 만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풍력 발전기는 적어도 비주얼에서는 태양광보다 훨씬 낫습니다.


 

 아라뱃길-한강 하류-남한강-문경새재-낙동강을 잇는 인천-부산 자전거길의 시작점이자 끝점이 아라뱃길 정서진에 있습니다. 4대강 자전거길 투어는 곳곳에 도장 찍는 데가 있는데, 한강-낙동강 코스는 아라뱃길 정서진이 시작()이고 을숙도 낙동강하구둑이 끝(시작)입니다.

 

 아라뱃길을 건너는 다리도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하류부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청운교 : 가장 하류에 있는 다리로 인천터미널 물류단지를 이어줍니다. 정서진에서 자전거로 남/북쪽 자전거도로를 오고갈 때 건너게 되는 다리입니다. 거더교로 다리 선형이 꽤나 곡선입니다. 사진의 위 오른쪽 짧은 다리처럼 보이는 건 다리가 아니고 서해갑문입니다.

 


2) 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 다리 : 청운교 바로 동쪽에 있으며 딱히 다리 이름은 없습니다. 근처에 있는 북청라 IC를 통해 이 다리를 이용 가능합니다. 물론 자동차 전용이고 거더교입니다. 근래 지어진 다리라 위의 청운교 사진에는 이 다리가 아직 공사중인 상태입니다.


 

3) 백석대교 : 공항고속도로로 진출입하는 청라TG 부근의 다리로, 남쪽으로는 아시아드경기장 사거리가 있고 북쪽으로는 드림파크로 들어갈 수 있는 백석교차로가 있습니다. 근사한 사장교로 자전거 및 도보로 건널 수 있습니다. 야경이 아름다운 다리로 이름나 있습니다.

 


4) 인천2호선 다리 : 딱히 다리 이름은 없고, 인천2호선이 지나가는 다리입니다. 경전철이 지나가는 다리라 그런지 철교는 아니고 거더형입니다.


 

5) 시천교 : 인천2호선 다리 바로 동쪽에 있는, 검암역 인근의 다리입니다. 엑스트라도즈교로 자전거나 도보로 다니는 사람도 많고, 남쪽 다리 구간엔 버스정류장도 있습니다. 도보 및 자전거 기준으로는 아라뱃길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은 다리입니다. 남쪽 경사구간엔 옆으로 주택가가 있어서 소음방지용 커버가 지상부근에서 100미터 정도 씌워져 있습니다.


 

6) 목상교 : 계양산 북쪽 산자락 목상동에 있는 콘크리트 아치교입니다. 소형 교량으로 왕복2차로이며, 도보로 통행은 가능하지만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산책로 쪽에서 목상교 쪽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나 길은 없습니다. 이 쪽 구간은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산책로와 그 옆 도로인 정서진로/아라로 사이의 고저차가 상당히 나고 둘 사이의 경사는 절벽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통행이 제한됩니다. 이 주변 일대는 완전히 시골오지라 통행이 많지는 않으나, 검암쪽에서 계양1동쪽으로 갈 때는 이 다리를 이용하는 게 가깝습니다. 한편으로 이 목상교는 아라뱃길 다리 중 예외적으로, 바로 아라뱃길 남쪽을 지나는 정서진로에서 직접 이어집니다. 이 지역에서 정서진로의 고도 자체가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목상교를 제외한 아라뱃길 다리들은 수로의 폭에 비해 다리 길이가 길기 때문에 아라뱃길 인근의 정서진로나 아라로에서는 직접 이어지지 않습니다. 상술하였듯 아라뱃길 다리들은 함선이 통과할 수 있는 높이를 확보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7) 다남교 : 계양역 서쪽 인근의 거더형 다리입니다. 본래는 농기계가 다닐 목적으로 만들 소형 교량으로, 딱히 인도도 없고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산책로와 연결되어있지도 않습니다만... 상기한 계양역 일대 교통의 문제로, 주로 계양역을 통과하는 버스가 다니는 다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 계양역-장기동 일대를 오고가는 버스를 타 보시면 곡예와 같은 커브 운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만원버스일 경우 이래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차체가 기우는 구간이 있습니다.


 

8) 계양대교 : 교량 스타일은 거더형입니다만, 사장교나 현수교의 주탑 대신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는 유리-금속 재질 기둥이 장식적으로 있습니다. 이 기둥 상부는 전망대입니다. 귤현동 쪽에서 장기동 쪽으로, 또는 그 역방향으로 장제로를 통해 이동할 때 이용하게 되는 대교입니다만, 계양역과 루트가 달라 버스나 대형차량은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낮보다는 야경이 아름다운 다리로 차량이 통과하는 상부 외에, 도보 이동 가능한 측하부 보행로가 따로 있는데 이 길이 제법 다녀볼 만 합니다. 다리 자체로는 아라뱃길 다리 중 가장 관광해볼만 한 다리입니다.


 

9) 귤현대교 : 외곽순환도로 아라뱃길 다리 구간입니다. 스타일은 거더형인데, 금속으로 보강한 구조입니다.


 

10) 벌말교 : 롤러코스터 다리라는 악명이 있는 거더형 교량입니다. 벌말지역은 김포공항 활주로 때문에 좀 많이 시골지역이고 벌말교는 왕복 2차로의 좁은 다리인데, 저지대 평야에서 아라뱃길을 횡단하는 높이를 확보하기 위해 꽤 먼 거리에서부터 고각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아라뱃길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와의 연결은 없습니다. 한편으로 벌말교는 인천광역시에 속한 마지막 다리입니다. 벌말교부터 한강 방향으로 아라뱃길을 300m정도 더 가면 인천광역시 경계가 됩니다.


 

 여담으로 이명박 정권 시절 오마이뉴스 등에서 이 벌말교 사진을 조작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각도의 다리면 일반적인 차량은 다닐 수 없습니다. 이 조작사진을 후술할 하나교로 보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 벌말교 모습은 이렇습니다. 이 정도도 실제로는 꽤 고각입니다.

 


11) 백운교 : 이 다리부터는 경기도 김포시입니다. 간선도로인 드림로를 통과하는 다리인데, 일반 통행차량이 많지는 않은 도로고 드림로라는 이름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쓰레기도로라고 하면 주변 일대 토박이들은 다 압니다. 이 길 옛날 이름이 통칭 쓰레기도로였거든요. 정식 명칭은 수도권 매립지 연결도로. 지금은 매립이 끝난 매립지를 드림파크라는 공원으로 정비하면서 도로 이름도 드림로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이 도로는 쓰레기를 수송하고 있긴 합니다만. 대형차량이 지나다녀야 하는 간선도로다 보니 백운교는 왕복 4차로로 되어있습니다. 형식은 거더형. 아라뱃길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와의 연결은 없습니다.

 


12) 김포아라대교 : 김포대로가 지나가는 대교입니다. 이 일대의 도로는 다수의 IC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외곽순환도로와 김포한강로-올림픽대로, 그리고 행주대교가 연결되어 있는 지역이라 그러합니다. 노선 상 김포도시철도도 이 아라대교 쪽을 통과하게 되지만, 김포도시철도는 다리가 아닌 지하로 아라뱃길을 통과합니다. 형식은 아치교. 아라뱃길 자전도로 및 산책로와의 연결은 없습니다.


 

13) 하나교 : 아라대교로부터 불과 100m정도 떨어진 거더형 교량입니다. 바로 옆에 교량이 또 하나 있는 건, 김포대로를 잇는 간선도로교통을 담당하는 김포아라대교와는 달리 하나교는 아라뱃길에 연계된 김포터미널물류단지 일대 및 아라마리나 일대를 연결하는, 아라육로를 잇는 지선도로교통을 담당하는 다리이기 때문입니다. 여담인데 김포터미널물류단지는 본래 아라뱃길 수운과 연계될 계획이었으나, 아라뱃길 수운이 실패한 현재 주로 육로 수송용 물류단지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이 하나교 일대에서 아라뱃길 자전거전용도로는 끝나고, 이후 자전거는 아라육로를 통해 이용해야 합니다. 꽤나 고각인 다리로, 도보로 건널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14) 전호교 : 일반도로 기준 아라뱃길의 마지막 다리이며, 자전거 이용 시 많이 이용하게 되는 거더형 교량입니다. 아라뱃길 자전거길의 동단은 이 전호교를 통해 남북이 오고가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전호로가 잇는 금포로를 통하면 아라마리나 쪽에서 개화동 및 김포공항 방향으로는 빠르게 진입 가능합니다. 그 반대로는 길이 안 좋지만요. 전호교와 아라한강갑문인증센터를 이용하는 자전거 트래킹 코스는 제법 재미있는 코스라 생각합니다.


 

15) 전호대교 : 전호교의 바로 동쪽에 나란히 있는 엑스트라도즈교입니다. 아라한강갑문에 인접한 아라뱃길의 마지막 다리로, 고속화도로인 김포한강로의 교량입니다. 김포한강로는 전호대교 인근 개화IC에서 올림픽대로와 직결됩니다. 대략 경기도 김포시와 서울특별시 강서의 경계이기도 합니다. 전호대교 및 금포로 동쪽은 서울특별시입니다. 그래서 아라한강갑문은 대부분 서울특별시 경계 안쪽입니다.


 

 아라한강갑문 인근의 아라마리나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마리나 시설입니다. 마리나라 함은 요트를 위한 항구 및 정박지를 의미합니다. 아라마리나에서 딩기요트나 크루즈요트, 카약, 수상자전거, 모터보트 등을 즐길 수도 있고 세일요트 관련 교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청라/루원시티, 검암 경서동 일대는 교통이 매우 좋은 곳입니다. 검암은 공항철도와 인천2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라 할 수 있고, 간선도로로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 및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청라에서 원인천 쪽으로 갈 때는 중봉대로를 이용하면 좋은데, 시속제한은 일반도로입니다만 지하차도와 고가도로를 이용하여 동구 일대까지 빠른 이동이 가능합니다. 구 경인고속도로의 서인천IC-가좌IC구간을 이용하는 것과 큰 차이 없는 속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해 원인천에 접근할 경우엔 청라IC에서 나와 중봉대로를 이용하는 게 좋을 겁니다. 실제 달려보면 과속하기 쉬운 도로니까 카메라를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가정동 루원시티와 청라국제도시, 검암경서동 일대 및 경인아라뱃길에 대한 소개글이었습니다. 해외출국이 잦고, 자차운행이 많으며, 자전거/골프/요트 등을 즐기신다면 이보다 거주하기 좋은 지역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향후 발전의 여지도 많은 지역입니다.

인천 지역 소개 - 4. 서구 - 1) 옛 서구 지역

사회 2020. 5. 5. 20:1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이 지역에서 뮤비를 찍은 2NE1 Ugly

 

https://youtu.be/NGe0hHvAGkc

 


 이전 화


1. 계양구 - 1) 계산, 작전동 일대

1. 계양구 - 2) 외곽 및 산악지대

2. 부평구

3. 남동구 - 1) 구월, 간석, 만수동 일대

3. 남동구 - 2) 남촌도림동, 장수서창동, 논현동 및 고잔동





 원래는 남동구 다음에 연수구를 다루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연수구는 인천 동부라기보다는 서부에 가깝다고 판단하여 나중 차례로 돌리려고 합니다.


(인천광역시 서구 행정동 지도입니다. 오류동 가운데의 흰 부분은 쓰레기매립지 일대.)

 

 이번에 이야기하려는 서구는 섬 지역을 제외한 인천 본토에서는 가장 넓은 지역입니다. 좀 과하게 넓어서 총면적이 현재 무려 137.12인데요. (서구 공식 면적) 인천이 워낙 넓은 광역시라 인천광역시의 10개 자치단체 중에선 총면적이 4위고 순위로는 중간 정도밖엔 못 하긴 합니다. 섬지역이 많이 넓거든요. 그래도 서구 면적도 상당히 넓은 거라 수원시 전체보다 넓고 성남시 전체와 비슷한 면적입니다. 이 큰 넓이 때문에 향후 분구가 거의 확정적입니다.


 

 조선시대에 서구는 검단 지역을 제외하면 부평도호부에 속했고, 인천 편입 직후엔 북구의 서쪽 일부였습니다. 옛날엔 산 넘어 바닷가 마을 정도인 곳이었지요. 그러나 시대의 흐름과 함께 현재의 주안산단 및 청라국제도시 지역이 매립되고, 김포 검단면이 인천으로 넘어오면서 현재의 광활한 면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넓어진 후에도 한동안 광활한 지역이 시골이었지만, 느리게나마 점차 개발이 되면서 이젠 인구가 50만 명이 넘는 자치구가 되었고요. 개발과 인구유입이 계속되는 지역이다 보니 2020년 현재는 남동구보다 인구가 많아져서, 인천 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자치구가 되어 있습니다. 이 넓은 지역이 아직도 국회 의석수는 겨우 2개여서 문제가 많기도 합니다. 인천광역시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정치력과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는 겁니다.


 

 현재의 서구는 본래 육지였던 옛 서구지역과 매립지인 인천 북항 및 공장지대, 청라국제도시. 그리고 검단의 4지역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 검단은 하나의 자치구만큼이나 넓은 지역이라 향후 분구될 가능성이 높고요. 본래 김포였던데다 아라뱃길로도 나뉘기 때문에 생활권이 좀 다른 지역입니다.


 

 서구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먼저 옛 부평도호부의 지리부터 이해해야합니다. 김포-부평평야 서쪽엔 가현산-계양산-천마산-원적산-철마산-법성산-만월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이 있는데요. 1960년대만 해도 이 산맥이 바닷가 산맥이었습니다. 물론 산맥 넘어 바닷가에도 마을들이 있었는데요. 이 지역이 현재의 연희동 일대 및 가정동, 신현동, 석남동, 가좌동 등의 지역으로 예전부터 있었던 서구 일대입니다. 그리고 가좌동 남쪽으로는 만조 시 바다, 간조 시 갯벌인 만(bay)이 있었고, 이 곳에 주안염전이 있었지요. 주안염전은 조선 최초로 천일염을 생산한 지역이었고, 광복 이후에도 한동안 전국적인 천일염 생산지였습니다. 근래의 신안군 천일염 같은 지역 브랜드 이미지를 주안이 가지고 있었다고 할까요.


 

 그렇지만 인천은 타 지역보다 빠르게 산업화되었습니다. 60년대부터 주안염전 일대 및 서구 서쪽이 매립됩니다. 그리고 거대한 공단과 항구(인천 북항)가 생기지요. 바다를 접한 큰 공단이 있으니 서구의 주거지역은 동서로는 좁게, 남북으로는 길게 들어서게 됩니다. 시대적 특성이 있고 지리적 특성이 있으니 재래시장이 여럿 들어섰고, 옛 부평도호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생활권이나 문화는 남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옛 인천도호부쪽에, 그러니까 십정동/간석동/주안동에 훨씬 더 가깝게 발달한 곳이 되었습니다.


 

 이 지역과 부평 지역을 오고가려면 언덕을 넘거나 터널을 지나야 합니다. 남쪽 길부터 언급하자면 산곡동 한양아파트 옆으로, 지역 명문고인 명신여고를 끼고 철마산을 넘는 원적로가 일단 있고요. 그 바로 북쪽에는 인천의 세 자동차전용 유료터널 중 하나인 길주로의 원적산터널이 있습니다. 이 세 터널들은 하이패스가 안 되고 거리대비 비싼 걸로 악명 높습니다. 다른 두 터널은 부평과 구월동을 잇는 만월산터널, 그리고 미추홀구 학익동과 연수구 청학동을 잇는, 문학산을 관통하는 문학터널입니다.


 

 원적산터널 북쪽으로는 장수산과 천마산의 골짜기에 경인고속도로가 지나는, 계양구와 부평구와 서구 세 구의 경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경인고속도로의 현 시작점 서인천IC가 있고, 그 남북으로 일반도로가 지나가는데 남쪽 일반도로는 장수산 자락을 지나가는 서달로고, 북쪽 일반도로는 동쪽으로 부천을 횡단해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월동까지 이어져 화곡로에 직결되는 봉오대로입니다. 봉오대로의 옛 이름은 봉화로이며, 이 도로는 부천에서는 오정대로였는데 이름이 합쳐져서 봉오대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구청 북쪽에는 계양산과 천마산 사이의 징매이고개를 넘는 경명대로가 지나갑니다. 이 징매이고개는 고려 충렬왕 시대에 이 곳에 사냥용 매를 징집하는 국영 매방을 이전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후 양녕대군도 이 지역에서 매사냥을 즐기다 결국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줬다고도 전해집니다.


 

 옛 서구의 거주지는 바닷가이면서 산자락이었기 때문에, 낮은 고개가 많은 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석남동이나 가좌동 일대의 고갯마루에 서서 남쪽이나 서쪽으로 길이 뚫린 쪽을 바라보면, 지평선 가까운 저 멀리까지 시야가 트입니다. 물론 그 끝에 있는 것은 어디에서 봐도 공장 지대입니다. 인천 어느 지역보다도 연희동 쪽을 제외한 옛 서구지역이 오래된 항만 공업도시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선 산업 지역 특유의 지저분함과 활기와 난개발과 오래 되고 낡은 지역을 동시에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공단이 있는 부평구나 남동구 쪽과 비교하면 옛 서구 지역은 좀 더 오래된 느낌입니다. 어쩌면 이 지역이 인천 밖에서 인천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는 이미지에 꽤나 근접한 지역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인천에서 이런 지역은 옛 서구뿐입니다. 미디어에 나오는 오래 된 항만공업도시의 모습을 체험하고 싶으면 옛 서구 지역을 다녀보시길 권장합니다.


 

 북쪽에서부터 가정동, 신현원창동, 석남동, 가좌동은 남북으로 쭉 이어지는 연담화된 도시지역입니다. 가좌동은 한 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살았다고 할 정도로 인구밀도가 높았던 동이라고 하는데요. 실제 옛 서구 거주지역은 반듯하게 길이 뚫려있는 곳이 많고,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이 아주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동네 생긴 걸 보면 한 때는 골목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동네였을 거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지요.


 

 이 옛 서구 주거지역 동쪽으로 ()경인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지금은 규정상 일반도로가 되었지만, 아직 생긴 거나 차량 달리는 모습은 그냥 지상에 깔린 고속도로입니다. 이 때문에 원적산 서쪽 자락, 경인고속도로 동쪽에는 동서로 아주 좁고 남북으로는 긴 주거지역이 있는데, 고립지형이고 산 근처라 그런지 고속도로 서쪽과는 달리 아주 조용하고 공기 괜찮은 분위기의 동네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경인고속도로 서쪽은 난개발이 끊임없고 유동인구도 꽤 되고, 공기는 나쁩니다.


 

 서구청이 위치한 연희동은 중간에 산이 있어 남쪽의 가정동과는 떨어져 있습니다. 연희동 일대는 옛날엔 곶(cape)이었고, 계양산과 천마산 사이의 고개를 넘으면 부평도호부의 중심이었던 계산동과 바로 이어지는 지역입니다.


 

 고종 때 곶이었던 현재의 연희동에 진지와 포대를 설치하고 연희진지라 불렀습니다. 이후 연희진지는 개항되면서 쓸모가 없어졌고 진지의 모습은 거의 사라졌지만, 지형이 곶이었던 만큼 현 서구 지역의 중심지가 되었지요. 여담입니다만 원인천 쪽도 본래는 곶이었고, 연희진과 함께 그 쪽에도 진지를 설치했었는데 그게 화도진입니다. 이건 중구, 동구 이야기할 때 더 해보지요.


(인천광역시 서구 법정동 지도입니다.)

 

 연희동 일대는 지금도 서구의 행정 중심지입니다. 거대한 면적을 가진 서구에서 마침 지리적으로 가운데 쪽이기도 하거든요. 인천 아시안게임에 사용했던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이 있고, 서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가톨릭관동대학교국제성모병원도 이 곳에 있습니다.


 

 서울 논현동도 그렇지만 서울 연희동도 동 이름이 꽤 유명하다 보니, 인천 사람들도 연희동이라고 하면 서울 연희동을 먼저 떠올리기도 합니다. 또 인천 서구 행정동 연희동은 법정동으로는 심곡동 + 공촌동 + 연희동 일부인데, 심곡동이라고 하면 또 부천 심곡동이 더 유명합니다. 그래서 인천 사람들도 구분해서 굳이 인천 연희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동명이 그래서인지 서구청 쪽이라고 부를 때가 가장 많습니다. 현재 아시아드경기장역이 있는 공촌사거리가 유명해서 공촌사거리 쪽이라고 지칭하기도 합니다.


 

 연희동에 있는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은 인천지역에서 가장 큰 종합경기장입니다만, 현재 거의 방치나 다름없는 상태의 문젯거리입니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문제는 좀 스토리가 복잡한데요.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안상수 시장 재임 당시 인천은 꽤 잘 성장 중이었습니다. 빚더미라는 이야기는 민주당의 언론 플레이였고, 실질적으로 재정 문제가 그 때는 없었습니다. 민주당의 부채 관련 언론 플레이는 너무나도 지저분했고 인천광역시의 이미지 및 미래에 큰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나는 결코 이 문제에서 민주당을 용서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부망천 같은 소리는 그것에 비하면 완전히 애교지요. 여하튼 안상수의 인천은 2007년에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데요. 여기서 7만석 규모의 주경기장 신축 계획이 생깁니다.


 

 당시 노무현 정권은 신규인프라 건설에 부정적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안상수는 역시 행정에 있어서는 뛰어난 인물이라 20091, 포스코건설이 4,460억 원의 건축 비용 중 70%를 부담하고 나머지 30%는 인천시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주경기장을 신축하기로 비공식 합의를 했었습니다. 혹자는 포스코건설이 인천아시아드를 지으려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포기했다고 주장합니다만, 포스코건설과 인천시가 합의한 시점은 2009년이라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입니다. 대신 포스코건설이 경기장을 30년간 운영하고, 인근에 주상복합도 지어서 투자금+이익을 회수하려고 했었지요.


 

 그래서 안상수의 인천시는 개발제한구역이던 현 인천아시아드 부지의 개발제한을 해제하고, 토지보상까지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착공 직전까지 간 게 2010년 지방선거 무렵으로 압니다. 그런데... 그 시점에 뜻밖에도 안상수가 져버립니다. 안상수가 모든 걸 잘한 건 당연히 아닙니다만, 그래도 나는 아무리 복기를 해도 안상수가 최고의 인천시장이었다 생각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안상수는 이미지가 너무 많이 부당하게 더럽혀져버려서, 나는 종종 안상수가 왜 좋은 시장이었는지를 설명하는데 시간을 사용하곤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잘못된 공천으로 정치생명이 허무하게 다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지요.


 

 송영길은 처음부터 인천아시아드경기장 신축에 회의적이었습니다. 당선된 후 시장 취임식도 하기 전에 쿠웨이트로 떠났지요. 그리고는 아흐마드 알사바 OCA 회장을 만나 인천은 7만석짜리 신축경기장을 지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5만석 규모의 문학경기장을 증축하여 5천석을 추가하고 이런저런 인프라로 지원하겠다고 협의합니다. 그에 아흐마드 알바사 회장의 동의를 얻어내고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난리가 납니다. 서구 주민들이 이걸 그냥 받아들일 리가 있습니까.



 이 때 적극적으로 나섰던 인물이 그 때도 서구 국회의원이었고 (이번에 낙선은 했지만) 지금도 국회의원 신분인 이학재 의원입니다. 송영길은 취임도 하기 전부터 국회의원과 구의원이 낀 강경한 시위대를 마주하게 되었지요. 취임식까지 엉망이 될 뻔한 걸 이번에 12년 만에 총선에서 이겨 국회의원이 된 김교흥이 중재하여 겨우 수습하기도 했었습니다.


 

 송영길은 처음부터 불리한 입장이었는데, 애초에 안상수를 꺾기 위해 송영길과 민주당측에서 펼친 인천 부채 언플이 말도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파간다와 프레임으로 선거판을 뛸 때는 몰라도, 취임 후 팩트와 숫자로 싸우면 불리할 수밖에 없었지요. 게다가 안상수의 인천아시아드건립계획은 인천시가 큰 비용지출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난리가 났으니 포스코건설도 발을 뺍니다. 70% 건축비를 분담해 직접 짓겠다던 포스코건설이 발을 뺐으니, 당연히 정치적으로 더 난리가 났고 송영길은 크게 지탄 받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바보짓이 된 겁니다. 송영길의 정치적 거점이 서구였으면 그런 행동을 못 했을 것입니다만, 송영길은 동쪽 계양을이 본거지고 거긴 서구아시아드 경기장 같은 덴 아예 별 관심이 없었지요.


 

 어쨌든 이 상황에선 당시 긴축 중이던 인천은 문학경기장을 증축할 수밖에 없게 되었었습니다만... 그렇게 안됐습니다. 갈등이 심해지니 결국 55,000석짜리 주경기장을 서구에 짓는 것으로 중재안이 나왔고, 인천시는 그 부담을 할 수 없었으니 중앙정부에 징징을 시전했고, 서구 주민들의 필사적인 징징에 이명박 중앙정부는 어쩔 수 없이 건설비의 27%. 1,326억원의 지원을 해줍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정말 거지같은 사건이었지요. 송영길은 위대합니다.


 

 이후의 전개도 참 씁쓸했는데요. 당초 계획이 4,460억으로 7만석이었던 반면 실제 지은 건 55,000석인데도 어째 같은 예산이 들어간 걸로 보입니다. 이건 뭔가 내가 본 자료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포스코건설이 직접 주도해 짓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있었다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잘 이해는 안 갑니다. 그리고 주변 개발이 늦어지고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완공도 늦어져,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너무 외지에 경기장만 있는 셈이 되었고 그나마도 육상 경기밖에 치러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이 끝난 이후 6년이 지나도록 이 경기장은 지금도 거의 버려져 있다시피 합니다. 외형은 참 멋진데 막상 가 보면 휑합니다. 당초 계획대로 포스코가 운영을 담당하고 근처에 주상복합을 지었다면, 어쩌면 달랐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지금은 유지비로 세금만 1년에 수십억씩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물론 송영길은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질 수가 없지요. 시장 재선 실패 이후 서구 의원도 아니고 계양구 의원인데.


 

 나는 이런 거액을 들인 도시 인프라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좋은 인프라가 활용되지 못하는 데는 복합적인 사회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거리마다 번화하고 도시 인프라마다 사람이 몰리던 시기가 있었는데 가끔 그 때를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너무나 잘못된 길로 가고 있습니다.


 

 서구청 일대의 주거 및 상업지역은 서구의 중심이라기엔 그다지 넓지 않고, 모든 방향으로 다소 고립되어 있으며, 언덕 지형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 구의 중심지가 이렇게 고립지형에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데, 북쪽과 서쪽으로 부지가 없는 게 아님에도 개발제한이 장기간 걸려있던 탓이 큽니다. 그나마 서구청 일대 자체도 90년대 이전에는 지금보다 개발이 훨씬 덜 되어있던 지역이고, 서구는 서구청 일대보다 더 남쪽에서 우선적으로 발달하였었습니다.


 

 서구청 일대는 90년대 중후반에 개발된 곳이 많습니다. 아파트들이 꽤 있는 동네인데, 아파트들 준공년이 대체로 94~98년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예전부터 서구의 중심지이긴 했지만, 동네는 아주 오래 된 동네는 아닙니다. 90년대 후반까지도 연희동 일대는 한참 개발 중에 있었습니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서쪽에는 현재 제법 조성을 해둔 연희공원이 있습니다. 이 연희공원이 본래 연희진이 있던 곳이라, 지금도 가 보면 포대의 흔적이 있습니다.


 

 양질로 조성 중인 공원임에도 인접한 아시아드와 마찬가지로 연희공원은 적어도 평일 기준으로는 사람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 청라국제도시의 바로 인근에 있지만, 실제 청라 거주지에서 도보 접근성이 좋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조금 더 신경 써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해 보이지만, 아직은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좋은 공원인데요. 서구가 워낙 넓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보니, 인프라는 갖춰가는데 아직 그걸로 뭔가 꾸려 나갈 행정력 등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연희공원은 바닷가에 나름 제법 격지라 그런지 계절 잘 맞추면 철새를 보기 쉽습니다. 나는 2019년에 이 곳에서 대형 조류를 목격한 적이 있는데, 정확한 형태를 본 것은 아니라 확신은 못합니다만, 어쩌면 두루미를 봤던 것이 아닐까 생각 중입니다. 예전에 연희동경서동 일대는 두루미도래지로 천연기념물 지정이 되었다가 간척사업으로 지정해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1977년 지정, 1984년 지정해제)


 

 본격적인 옛 서구지역은 서구청 쪽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현재의 루원시티에서 시작됩니다. 루원시티는 본래 가정오거리로 불리던 곳이었고, 한 때는 재개발이 지체되면서 인천 최악의 슬럼으로 전락했었습니다. 루원시티는 아직 개발이 끝나지는 않았습니다만, 재개발의 지체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재개발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 지 알 수 있는 아주 좋은 샘플이지요. 다만 이름이 루원이라 처음 들으면 중국 지명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루원시티라는 이름은 본래의 동 이름인 佳停’, 아름다울 에 머무를 과 연관이 있는 이름입니다. 루원이 한자로 樓苑인데 다락 루에 (누각이나 망루에 쓰는 한자) 나라동산 원입니다. 나라동산 은 우리나라에서 잘 쓰는 한자는 아닌데, 왕족이나 귀족이 울타리를 치고 짐승과 식물을 키우며 종종 사냥을 하는 곳을 이라 합니다. 역사와 문화의 차이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많이 쓰는 한자고, 우리나라에서는 궁궐에나 써왔습니다. 가정동 루원시티라 하면 즉 아름다움이 머무는, 누각이 있는 나라동산이라는 뜻이 됩니다. 이 루원시티는 청라와 연담된 신도시 지역이니 나중에 따로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북단의 옛 가정오거리부터 시작되어 남쪽으로는 가좌동까지 이어지는 옛 서구 주택지는, 바다에 인접한 지역임에도 주민들이 바다를 보고 살거나 하진 못합니다. 인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인천 시민들이 바다와 가까이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대다수의 인천 사람들은 거의 바다를 잘 보지 못하고 삽니다. 인천 바닷가는 월미도나 정서진, 그리고 항구와 포구 같은 극히 일부의 지역을 제외하면 예외 없이 공장지대라서 일반 시민들이 굳이 갈 일이 없습니다. 막상 가도 대체로 볼만하지가 않고, 바닷가는 철조망 같은 걸로 막혀 있기 일쑤입니다. 부두에 가도 거의 컨테이너선 같은 게 많고, 관계자 외 출입제한지역도 많고, 군사시설도 곳곳에 있고, 유람선 같은 건 별로 없으며 여객선이 다니는 항구도 제한적입니다. 인천 시민들의 수상 레저는 공업이 발달한 바닷가보다는 어째 아라뱃길과 한강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옛 서구지역 바닷가의 산업 단지는 규모도 크고 항구까지 있는데도, 별로 인천 내에서 존재감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이 지역은 본래 육지가 아닌 바다라 할 수 있었고, 염전이나 수산업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관련 직업을 가지거나 한 게 아니라면, 그냥 일반적인 길로 다니면 굳이 가볼 일이 거의 없는 지역입니다. 운전을 하다 잘못해서 들어가도 길을 잘못 들어서 엉뚱한 곳으로 왔다고 생각하게 되는 지역이지요. 주안산업단지와 쭉 이어져 있는데, 넓이로 보면 이 주안산단이 인천 내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임에도 인천시민들에게는 남동공단이나 부평공단 등에 비해 존재감이 없는 편입니다. 현대제철, 한진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GS칼텍스 같은 대기업 공장들과 듀오백 같은 유명 브랜드가 이 지역에 있지만 굳이 찾아가지 않는 이상 들어갈 일이 없거든요. 그나마 송림동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생긴 후에는 공단을 통과할 일이 좀 늘긴 했지만요.


 

 이렇게 해안 산업단지와 산지 사이에 있다 보니, 옛 서구지역은 공기 질이 그리 좋은 편은 못 됩니다. 물론 이것도 세부 지역마다 다르긴 한데, 아예 산지에 가깝거나 지대가 높은 쪽은 교통이 조금 나쁜 대신 공기 질은 그래도 괜찮은 편인 것 같습니다. 경험적으로는 공단이나 대로 근처라도 지대가 높으면 공기 질은 괜찮아집니다.


 

 옛 서구 지역의 산업단지와 주거지대가 완전히 대책 없이 붙어 있는 건 아닙니다. 서구 주거지역과 산업단지 사이에는 완충녹지가 있긴 합니다. 신현동 주거지역 서쪽은 구릉지이고, 석남동 쪽부터는 동서로 100m 정도 되는 공원 및 녹지가 남북으로 1.5km 정도 이어지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가재울역에도 완충녹지공원이 있고요. 사실 이런 완충 녹지가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공장 지대에 가볼 일이 더 없기도 합니다.


 


 다만 남부의 가좌동 쪽은 가재울역 근처를 제외하면 주거지역과 산업단지가 별다른 경계 없이 이어집니다. 가좌동은 80년대엔 거주인구수가 전국적으로 많았던 동네고, 당시엔 딱히 공장지대와 주거지대를 나눌 여유가 없던 시대였고, 사람들도 신경을 많이 안 썼는데 그 시대 모습 그대로 세월이 지나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 공단에 인접한 가좌동에 가 보면 정말 옛날 중공업도시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주거지역보다는 공단이 훨씬 넓은 동이지요.


 

 현대 도시에서 공장을 뺄 수는 없습니다. 제조업은 산업의 근간이고, 중공업 없는 세련된도시를 많은 이들이 꿈꾸는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어렵습니다. 굴뚝이 없는 도시는 전국에서 서울과 세종시 뿐입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하면서 아이를 많이 키웠습니다. 서구 옛 지역들에는 그런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이젠 시대가 변했고, 청년들 중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소수입니다. 공장들도 노동자를 꾸준히 고용하기 어렵게 되었고요. 인천은 일자리 자체는 널렸음에도 실업률이 높은 도시가 되었지요.


 

 앞으로 인천에 있는 공장들이 지속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20년 현재 공업 도시로의 인천이 가진 경쟁력은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게 될 것입니다. 옛 서구지역의 과거와 현재는 공업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역할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옛 서구지역에서 꽤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주안산단은 동구 및 미추홀구와도 밀접한 관계이므로, 차후 미추홀구를 다룰 때쯤에 다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현 시점에서 옛 서구 지역은 인천의 대표 할렘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인천에 이런 곳이 좀 더 많았지만 시대가 지나고 현대화되다 보니 줄어들어서, 이젠 옛 서구지역만 좀 특별해진 상황입니다. 특히 석남동 일대가 유명합니다. 좀 시끄러운 거 좋아하고 밤을 사랑하는 분들이 지내기 좋은 동네라고 할까요.


 

 한편으로 최근 옛 서구지역엔 인천 2호선을 따라 역세권에 오피스텔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옛 경인고속도로 길을 따라 함께하는 인천 2호선은, 옛 서구지역에서는 역 입구들이 꽤나 외진 데 있다는 느낌인데요. 그래서 독특한 모습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낡은 동네 외각, 고속도로 인근에 신축 오피스텔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지요. 인천에는 아직 서울 수준으로 역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역세권은 꽤 가치가 있는 편입니다.


 

 외부에서 인천을 보는 이미지와 실제 인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인천은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그나마 비슷한 지역은 있지요. 항구도시 인천의 역사적 이미지가 남은 곳이 원인천이라면, 항만공업도시 인천의 이미지에 제일 부합하는 지역은 이 옛 서구지역일 겁니다. 그런데 옛 서구 지역도 근 몇 년 사이 빠른 개 중에 있고, 꽤나 생기가 있는 지역이라 몇 년 후의 이 지역은 좀 다른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

정치 2019. 11. 18. 22:2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이명박 선거송입니다.

 

https://youtu.be/TUw93udkreg

 

 

 

*) 이명박은 사실 박근혜와 묶여서 취급되기엔 성과를 낸 대통령입니다.



 그렇지만 곧잘 묶여서 취급되곤 하지요. 당이 같아서 그런 면도 있습니다만, 처음 이명박근혜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건 웃프게도 대선 당시의 이명박 캠프였습니다.


 

 2007년 초에 고건이 낙마하면서 이명박과 박근혜의 한나라당 경선은 실질적으로 대선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는데요. 둘 다 워낙 클린하지 못하다보니 서로 엄청나게 어택을 가했습니다. 추후 둘이 감옥가게 되는 근거의 단초가 당시에 거의 다 나왔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양측 지지층이 감정이 많이 상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명박 캠프는 대선을 치르기 위해 이명박근혜라는 어휘를 사용해서 둘을 엮게 됩니다.

 

 그 후엔 떨어지고 싶어도 곧잘 엮이게 되었지요.

 

 

*) 2008년에 광우병 시위가 그렇게 커진 데는 조중동 등 메이저 신문사의 역할도 컸습니다.


 

 몇 년간 수입하지 않았었지만, 노무현 집권 후기인 2006년 들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됩니다. 당시 노무현 정권에 적대적이었던 조중동 등 메이저 신문사는 광우병의 위험을 소리 높여 보도했고, 미국에 영 고분고분하지 않던 노무현 정권도 아주 샅샅이 검역하여 뼛조각 하나라도 발견되면 전량 되돌려 보내고 수입을 다시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이명박 취임 이전에 광우병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꽤 경계심이 생겨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명박이 미국 다녀오더니, 갑자기 완화된 광우병 수입 조건과 함께 정권이 미국산 쇠고기를 홍보/광고하기 시작했으니 그야말로 불타오르기 좋은 상황이 조성되었던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시위는 노무현에 대한 공격적인 수사로 이어졌고, 이후 노무현이 자살하면서 현 문재인 정권 탄생의 발단이 되고 맙니다. 비극의 시작은 미국산 쇠고기였어요.

 

 

*) 요새 정부가 돈을 막 쓰다 보니 4대강에 대해 재평가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4대강은 사실 현재 해놓은 것만 가지고는 그렇게까지 욕을 엄청나게 먹을 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처음부터 이렇게 4대강을 하려던 게 아니고, 정신이 나갔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한반도대운하를 하려다가 여론에 밀려서 4대강을 한 것입니다.


 

 광우병 시위의 최대 성과는 사실 대운하를 막은 거였지요. 제정신을 가지고 대운하 계획을 살펴본다면 그게 아예 말도 안 된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을 겁니다. 4대강도 좀 쓸데없고 이상하게 공사된 부분이 많은데, 대운하 계획을 고쳐서 4대강을 했기 때문에 영 이상하게 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때도 감사원에서 꽤 많이 어택당했어요. 나는 당시의 감사원 판단도 좀 이상했다는 입장입니다만.

 

 이명박 정권은 나름대로 유능한 면이 있던 정권이었습니다만, 그 대운하와 리먼 인수 건 때문에 본격 정신 나간 정권으로 이미지가 깊숙이 박혀버렸습니다. 어지간한 비리는 넘어가주는 유권자라도 대운하같은 걸 밀어붙이는 인물을 좋게 판단하기는 무척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 당시 대운하를 포기한 이명박 정권이 유일하게 판 운하가 경인아라뱃길입니다.


 

 실제 운하로는 아무 쓸모가 없다시피 하고, 자전거 도로 및 캠핑장 취급 받고 있습니다. 인천 서구 및 계양구 일부지역 시민들에게는 무척 좋은 공원이긴 합니다. 너무나도 공사비가 비쌌던 게 문제입니다만. 경인아라뱃길의 별명 중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전거도로입니다. 4대강 자전거길은 경인아라뱃길 정서진의 아라서해갑문에서 시작해 남한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바로 이어져 부산까지 갈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아라뱃길은 차라리 조금 더 폭을 넓게 팠다면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조정 경기용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만, 폭이 좀 부족해서 그 용도로도 못 썼습니다. 조정경기는 머나먼 충주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인천아시안게임이었는데요.


 

*) 최규하는 본래 정치적 야심이 없던 인물이었습니다.


 

 박정희와 차지철이 김재규에게 총을 맞아 죽고 김재규까지 제압된 시점에서, 사실 후계로 정해져 있다시피 한 건 당연하게도 김종필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종필은 유신헌법에 의해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임시로 최규하가 대통령이 되었고, 김종필은 민주헌법으로 헌법을 고친 후 대통령이 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두환이 12.12를 일으켜서 대통령을 하게 되지요김종필은 대통령을 죽을 때까지 못 하게 되고요. 신군부 당시 마음이 상한 김종필을 그래도 챙겨주던 게 노태우였는데, 그래서 김종필은 노태우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 줬고 노태우는 김종필의 조언을 따른 덕에 대통령이 됩니다. 김종필은 결국 자신은 대통령을 못 했지만 대통령을 셋 만들었어요. 박정희, 노태우, 김대중.


 

 시대가 흘러 김영삼 취임 이후 전두환과 노태우가 재판을 받게 되었고, 최규하는 증언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모두 거부합니다. 그리고 최규하는 끝까지 아무 말도 안 하며 린드버그를 쓰는 모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무척이나 검소하게 살다가 2006년에 사망합니다.

 반지성주의는 한국에서만 두드러지는 현상은 결코 아닙니다만, 한국에서도 만연한 현상입니다. 정치적인 면에서 반지성주의는 좌우를 가리지 않습니다만, 소위 진보좌파쪽 반지성주의는 그 반대쪽보다 더 골치 아프고 위험한 경향이 있습니다. 보수주의자들은 현상 유지를 원하는 속성이 있기에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박사모의 행태는 반지성주의 그 자체였으나, 그들이 성공했다 해도 박근혜의 퇴임은 불과 9개월 늦어질 뿐이었습니다.


 진짜 문제가 되는 부류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 반지성주의를 앞세우는 부류입니다. 이번 정부처럼 말이지요. 나는 탈원전을 쭉 주장해왔습니다만, 이번 정부의 부당하며 독선적이고 반지성주의적인 방식엔 결코 함께할 수 없습니다.

 

 나의 탈원전 주장 글은 http://oceanrose.tistory.com/595 에 있습니다.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절차와 책임문제, 그리고 피해자 양산 문제입니다. 문재인은 항상 그렇듯 이번에도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4대강보다 더 황당할 정도의 부당한 밀어붙이기와 밀실협약으로 원전 공사를 중단시켰고, 시민 평가단을 만드는 식으로 그 책임마저 회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에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났지요. 그야말로 반민주의 표본이라 할 만한 날치기입니다.

 

 이러한 정책 결정에서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전혀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나도 한수원 및 원자력 전문가들을 전혀 신뢰하지 않습니다만, 그렇다 해서 비전문가들이 의사결정을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것은 심한 반지성주의입니다. 적어도 그들의 기득권 중 정당한 부분을 빼앗으려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미래 대비도 이성적으로 제대로 해야 합니다.

 

 나는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문제에 있어 제대로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하는지, 이성적인지, 올바른 판단을 하는지 하나도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환경론자들 말만 듣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걸로 판단합니다.

 

 물론 원전 건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전반의 행동에는 합리적인 면모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본문에선 논의를 넓히지 않겠습니다.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 하니 이야기 좀 하자면요. 한국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노력이 없었던 게 아니고, 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수도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력 발전기의 예를 들어보지요. 경인아라뱃길 서쪽 끝, 정서진에 풍차가 두 대 있습니다.


 

 아라뱃길 자전거로를 이용하는 분들은 대략 알겠지만, 아라뱃길엔 일상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 바람이 붑니다. 도심지와는 달리 바람이 계속 불지요. 그렇지만 수자원공사가 74억을 들인 풍력발전기 두 대는 계획대로의 발전량이 나오지 않습니다. 항상 돌고는 있지만, 헛돈 썼다는 비판이 많아요.

 

 정서진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쓰레기매립지가 있습니다. 박원순이 인천시민들에게 쓰레기를 떠안겨준 그 곳 말이지요. 매립지공사는 그 곳에 풍력발전소 건설을 검토했지만,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어서 기각되었습니다. 인천광역시는 강화도에 풍력발전 시설을 만드는 걸 검토했지만 역시 기각되었습니다. 바람이 많이 안 부는 데는 방법이 없습니다. 풍력발전이라는 게 그리 수월하지가 않습니다. 유지비도 생각보다 꽤 들고, 점검 만만하지 않고... 실제 풍력발전기를 안 보신 분들은 그 엄청난 크기를 봐야 감이 잡힙니다. 날개 하나만 해도 한번 점검하는 게 제법 큰일입니다. 거기에 철새들도 새대가리 아니랄까봐 자꾸 부딪쳐서 죽고, 소리도 꽤 나고... 미국에서 한 해에 풍력발전기에 죽는 새는 50만 마리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솔라는? 일단 가장 큰 문제가요. 태양광이건 태양열이건 먼지 앉으면 효율이 떨어집니다. 닦아 줘야 해요. 세차 안 하고 실외에 차 한참 두면 색을 알아보기 힘들게 변하잖아요? 태양 발전도 마찬가집니다. 먼지 잔뜩 앉으면 발전효율이 안 나오니까, 계속 닦아야 해요... 그런데 태양광, 태양열 발전 계획이라고 환경 단체들이 내놓는 거 보면 대체 어떻게 닦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와이퍼라도 달 건가요? 오지 곳곳에 집광판 달거나 도로 따라 쭉 집광장치 설치하면 닦고 다니는 데 유지비가 얼마나 들 거라 생각하는 건지요. 이미 집광판 청소 전문 업체가 있습니다. 진짜로 집광판 여기저기 설치하면 청소 로봇이라도 개발해야 할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원자력 접으면 화력이고요. 원자력 접을 때 계획 제대로 안 세우면 나중에 노후원전 더 돌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미 그렇게 하는 나라 있어요. 섣불리 신고리 공사중단 하는 건 나중에 노후원전 돌릴 위험 높은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현재 계획이 잡혀서 건설단계인 원전은 건설하고, 노후원전은 연장하지 않고 폐로하고, LNG 발전을 늘려나가는 동시에 가능한 원전기술은 유지하면서 국내 새 원전 건설계획은 최대한 보류하는, 즉 짓지 않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방사능을 필요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후쿠시마산 생선이라도 방사능 계측결과 안전하다면 먹겠다고 하는 사람입니다만 한수원은 못 믿습니다. 원전 운용에 발생하는 정보의 극단적인 비대칭성과 폐쇄성은 그 자체로 문제고, 방사성 폐기물은 정말 답이 없으니까요.

 

 중요한 건 모든 문제는 문재인 집권시기엔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반지성주의적인 태도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반지성주의는 근본주의, 전체주의, 파시즘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들 합니다. 나는 문재인 정부를 파시즘 정부로 보고 있습니다.

 

 독재자들은 반지성주의를 좋아합니다. 그들은 항상 대중의 감정에 호소하고, 대중의 지지를 얻어 자신을 비판하는 지성인들을 배척합니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보이는 행태는 너무나도 전형적이어서, 에너지 문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태도 전반에 걸쳐 주의와 경계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