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야(極夜)의 시대

정치 2023. 2. 27. 01:4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ERolQfkVWnU&t=35s

 

 

 

 

 

 

1)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의 시대는 기나긴 달밤과 같았습니다. 그 루나틱한 시기가 끝났을 때 나는 새 시대를 환영하였고, 나름대로의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러나 지우지 못했던 불안은 곧 현실이 되었고,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의 무단(武斷)한 독재 아래 기대했던 일출은 박명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바야흐로 극야(極夜)의 시대입니다.

 

 어둠의 지속은 별을 떨어뜨림으로 선언되었었습니다.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는 처음부터 반사체에 불과했기 때문에, 자체발광하지 못하십니다. 그리하여 천하는 깜깜해졌고,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추락이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떨어졌던 별이 다시 솟구쳐 올랐습니다. 깜깜함 속에 빛이 보이니 그것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그것만이 유일한 광원(光源) 입니다.

 

 

 

 

 

 

2) 돈을 번다는 건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고,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정치 유튜브를 보면 정치를 알 수 없고, 본 블로그와 정치 유튜브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정치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러나 나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방문하시는 분들이 가장 보고싶어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 시대의 문제 중 하나는 정치인들의 마인드가 정치 유튜버들과 비슷해졌다는 데 있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직업으로,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해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 다수가 돈을 벌기 위해 내키지 않아도 출근을 하는 것처럼, 정치인들도 그렇게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현실정치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고결한 마음가짐만 가지고는 현실정치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저 돈과 권력만을 위한다면 그것은 정치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은 권력놀음이고 속칭 정치질에 불과합니다. 물론 우리는 이 시대에 고결하고 도덕적인 정치를 거의 목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외가 있다면, 우리는 그 예외를 스스로 빛나는 별이라 불러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돈을 추구하여 정치질로 돈을 번다면 그것은 정당한 이익이라 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은 그저 추종자들의 광신적 욕구를, 스폰서들의 이익을 충족시켜주는 존재여서는 안됩니다. 유감스럽게도 너무 많은 정치인들이 국가와 사회에 기생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정치질을 일삼는 부류에 고분고분해서는 안 됩니다.

 

 

 

3) 우리나라를 둘러싼 현실은 급격하게 변해가는데, 우리나라의 권력자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을 추종하는 광신도들 또한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청년들의 극우화가 심화되는 것도 관측됩니다. 청년남성들 뿐만 아니라 청년여성들의 극우화도 점점 노골적으로 관측되는데, 우리나라의 K-페미니즘이 유독 극우적이라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 기능이 약화되었습니다. 그보다는 특권을 나눠먹고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기성종교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 속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지난 정권은 지나치게 좌파 포퓰리즘을 앞세워서 문제였는데, 이번 정권은 민생에 너무 무관심해 보이는 게 문제입니다. 모든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나서면서 포퓰리스틱하게 굴고, 정부의 부피를 키워나가는 것도 큰 문제지만 현 정권은 모든 문제를 전 정권 탓으로 돌리고,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사고는 치고 다니는데다 권력투쟁에는 적극적이니 현재의 지지율도 지나치게 높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라가 이런 식으로 굴러가서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대지에 응력이 누적되다가 파열되면서 그 에너지가 흔들림이 되는 것이 지진이듯, 그런 식으로 지금은 우리 사회에 응력이 누적되고 있는 중으로 판단합니다. 누적된 응력의 총량이 클수록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나듯, 현재 우리 사회도 꽤나 큰 규모의 에너지가 누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최근에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여러 모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차이메리카 시대가 끝나고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살리려 하고,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오일과 가스를 생산하는 상황이지요. 기존의 질서가 유지될 수 없는 시대입니다.

 

 현 시대가 가진 문제의 기원을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세계대전과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세계대전이 치러지는 과정 속에서 유럽 열강은 그들이 수백년간 축적한 부를 상실하였습니다. 유럽 각국이 모아뒀던 황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갔거든요. 심플하게 정리하자면 미국이 유럽에 군수물자를 공급하면서 유럽의 금이 미국으로 가버린 겁니다. 당시 미국은 전 세계 황금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진정한 화폐였던 황금을 미국이 과점하게 됨으로 인해 자유시장경제가 붕괴해버린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1944년에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시키고, 그 외에 다른 나라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시키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출범합니다. 미국달러의 기축통화 시대가 열린 것이지요. 미국은 황금을 대신 달러를 세계에 풀게 됩니다.

 

 그러나 이 체제는 시작부터 붕괴 위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달러의 발권이 부족하면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위축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달러를 너무 발권하면 미국의 금보유량보다 달러가 많아져서, 금본위제가 붕괴하게 됩니다. 예일대 경제학 교수였던 로버트 트리핀은 이러한 브레튼우즈체제의 패러독스를 이야기했고, 이후 미국달러기축통화체제의 이러한 문제를 트리핀 딜레마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가 되자 유럽과 일본이 보유한 달러자산 총액이 미국이 보유한 금의 총액을 상회하게 됩니다. 유럽과 일본이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지요. 그에 1961년 미국은 금값을 찍어누르기 위해 금값안정기금을 만들었고, 그 부담 중 50%만 자국이 부담하였습니다. 나머지는 영국,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10%씩 부담하게 하고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가 3%씩 부담하게 했지요.

 

샤를 앙드레 조제프 마리 드골

 이에 결국 드골의 프랑스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프랑스는 금본위제로의 복귀를 주장하며 프랑스가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기를 요구했지요. 그에 미국은 결국 1969, 금본위제로의 복귀 대신 IMF의 특별인출권(SDR) 도입이라는 프랑스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이 제도는 IMF에 출자금을 낸 가맹국이 국제수지가 악화되었을 때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남작

 특별인출권이라는 아이디어는 케인스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케인스는 브레튼우즈 체제에 반대했고, 금본위제를 폐기하고 금과 동등한 위치를 지니는 새 화폐를 만들자고 제안했었지요. 당시에는 케인스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자 케인스가 옳았었다는 게 증명되었고 결국 드골의 프랑스에 의해 특별인출권이 도입된 것입니다. 현재 특별인출권은 미국달러, 유로, 파운드, , 위안이 섞여 있는 유가증권입니다.

 

린든 베인스 존슨

 문제를 악화시킨 주범은 1963년부터 재임한 린든 존슨이었습니다. 그가 베트남전쟁에 개입하면서 미국 재정은 답이 없어졌고, 브레튼우즈 체제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달러를 찍어냅니다. 그에 결국 브레튼우즈 체제는 심각하게 신뢰를 잃게 되었고, 1971년에는 서독이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탈퇴해 버립니다. 스위스와 드골의 프랑스, 스페인은 가지고 있던 달러를 미국에서 금으로 태환해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89일에는 영국이 미국에 30억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합니다. 미국은 국가부도 직전에 몰리게 되지요.

 

리처드 밀하우스 닉슨

 그리고 며칠이 지난 15,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해온 그 닉슨 쇼크가 터집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금태환을 중단해버린 겁니다. 실질적으로 이 때 금본위제는 붕괴합니다. 공식적인 금본위제 폐지는 1974년입니다만, 닉슨쇼크 때 실질적으로 폐지된 겁니다.

 

 

 

 

 

 

5) 상기한 만행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기축통화 체제는 유지됩니다. 일단 달러를 기축통화로 써왔다보니 바꾸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 미국달러보다 기축통화로 더 나은 통화가 없는 게 근본적인 문제였습니다. 미국이 신용을 크게 잃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는 신용이 나은 상황이라 달러를 계속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후 이 업보로 인해 유로의 반격을 세게 받게 되었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로는 세계인들을 실망시켰고, 지금도 달러가 다른 통화보다는 그나마 낫기 때문에 달러기축이 유지되고 있긴 하지요.

 

 닉슨쇼크는 달러 환율을 망가뜨리는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결국 오일쇼크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이후 어쨌든 그 수습에 나서야 했고요. 단적으로 이야기해 닉슨쇼크와 오일쇼크가 현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열강의 시대가 진정으로 붕괴한 시점은 오일쇼크 시기이며, 케인지언 시대의 종식도, 속칭 신자유주의의 대두도 오일쇼크로 인해 생겨났습니다. 속칭 금융자본주의는 유가를 통제하기 위해 발전하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이후 공업국과 산유국의 갈등이 지속되며 때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970년대의 일본

 미국은 산유국이지만 그 이상으로 오일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포지션은 공업국에 해당해 왔습니다. 오일쇼크 이후 미국과 영국이 군사, 외교, 금융으로 산유국을 어느 정도 통제하면서 세계를 주도하게 됩니다. 다만 오일쇼크 이후 미국과 유럽의 공업은 쇠퇴일로를 걷게 되고, 이 시기에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만든 일본이 크게 성장하여 미국에 공포감을 안겨줍니다. 이후 일본의 성장은 잘들 아시는 플라자합의로 꺾이게 되지요. 그리고 이렇게 일본까지 꺾이는 빈틈을 노려 성장하게 된 게 우리나라, 그리고 중국입니다.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달러를 발행하고, 그 발행한 달러로 일본, 한국, 중국, 대만이 생산한 물건을 구매하는 체제를 구축합니다. 이 체제를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 체제라 부릅니다.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자유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져 서방 세계로 편입될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한 것이었지요.

 

 그러나 미국의 기대와 달리 중국은 자유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라크전쟁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해 양적완화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또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으니, 미국 제조업의 심각한 붕괴였습니다.

 

 

 

 

 

 

 

6) 글로벌금융위기는 중국을 패권도전에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은 중국이 감히 근시일 내에 도전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해볼 만한 상대로 판단하게 된 것입니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해 치러진 베이징올림픽과 남오세티야 전쟁은 냉전 이후의 짧은 전간기의 종식이었고, 신냉전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진핑이 집권하고 푸틴이 크름반도를 강점하던 무렵만 해도 신냉전의 어두운 그림자가 체감되지는 않았었지요.

 

 본격적인 신냉전의 시작은 아마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당선으로 정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두 사건은 일종의 투표 사고에 가까웠다는 느낌인데, 아주 복잡다난한 문제를 낳았습니다. 일단 두 사건 모두 민주정을 의심하게 만들었지요. 특히 권위주의 국가에서 말입니다. 브렉시트는 유로의 실패 선언이나 마찬가지였고요,

 

 도널드 트럼프가 일으킨 문제들은 너무나도 답이 없는데, 그가 저지른 잘못에 비해 우리나라 청년남성들과 우익 사이에서의 그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도 긍정적이라 우려가 큽니다. 일단 현재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의 트리거는 도널드 트럼프였습니다. 미국과 세계 경제에 큰 대미지를 준 미국 대통령을 넷 꼽자면 위에 이야기한 린든 존슨과 리처드 닉슨, 아들 부시,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미국과 세계를 망친 4인방. 왼쪽부터 린든 존슨, 리처드 닉슨, 조지 부시, 도널드 트럼프

 린든 존슨은 베트남전과 무분별한 돈풀기로 미국의 재정을 망가뜨리고 무분별하게 달러를 발행함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망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리처드 닉슨은 닉슨 쇼크의 주범이었고, 오일쇼크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아들 부시는 다들 아시다시피 이라크전을 일으켜 미국의 재정을 망가뜨렸고, 서브프라임모기지와 리먼사태의 책임이 있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적 과오도 위의 인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닉슨 이상의 정치적인 과오가 추가되긴 합니다만. 일단 트럼프는 포퓰리스트로 금융시장에 의도적인 과열을 만들었고, 양적완화의 상환을 적극적으로 막았습니다. 그리고 자유무역의 원칙을 어기고 관세를 통한 무역전쟁을 일으켰지요. 트럼프의 관세질은 동맹국에도 무분별하게 날아들었고, 서방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미국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가지게 만들었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동맹국에 군사적인 압박도 서슴잖았고, 그와 대조적으로 러시아에는 가장 좋은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그의 임기말 터진 COVID-19는 재정적으로 여력을 확보하지 못했던 미국에게 천문학적인 부채를 선사하였습니다. 달러가 너무나도 흔해졌고, 이미 무역전쟁으로 삐그덕대던 글로벌 공급망이 완전히 망가지면서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일어납니다. 그에 작년부터는 연준이 오일쇼크 시대를 연상시키는 금리인상에 들어갔지요.

 

 금융시장의 투기꾼들은 버블을 일으켰던 트럼프를 찬양하고, 버블을 수습중인 날리면에 저주를 퍼붓습니다. 그야말로 일자무식한 행위입니다.

 

 

 

 

 

 

 

7) 최근 들어 미국은 자국의 제조업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타국과 전쟁을 벌여 고립되는 유사시를 대비해 미국은 충분한 공업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세계대전 당시의 압도적인 공업력이 더 이상 미국에 남아있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이지요. 쉽게 이야기해 이제 미국은 소재부터 완성된 무기까지자체적으로 만들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트럼프를 당선시켜버린 러스트벨트 문제도 더 이상 좌시가 불가능해졌습니다. 미국은 어지간해서는 시장주의적으로 행동하는 나라지만, 미국 민주당은 이제 러스트벨트에 뭔가 해 줘야 트럼피즘의 침식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제조업을 다시 살리고자 하고 있고, 이 문제에서만큼은 트럼프의 공화당과 날리면의 민주당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제조업을 육성하는 건 브레튼우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보니 미국 스스로도 당황스러워할 법한 상황이 발생 중입니다. 현재 미국은 인력이 계속 부족하고, 인플레이션이 잘 꺾이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코로나로 인력이 줄어들었는데 일자리는 계속 생기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고, 임금이 오르니까 금리가 오르더라도 구매력이 있고, 구매력이 있으니까 인플레이션이 잘 안 잡힙니다. 그리고 연방정부와 연준은 이 상황을 이용해서 고용을 강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연착륙을 시키려 하고 있지요.

 

 문제는 그렇게 미국이 미국부터 챙기는 게 미국의 동맹국들, 특히 우리나라같은 제조업 국가한테는 큰 부담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 생산을 하면 미국이 소비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저렴하게 물건을 쓸 수 있었고, 한국과 일본과 중국은 돈을 벌었지요. 그런데 이제 미국이 생산을 직접 하니까 미국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고, 우리나라는 돈을 못 벌게 된 겁니다.

 

 본질적으로 차이메리카는 지속 가능한 체제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서 생산하는데, 한쪽은 돈을 찍어서 소비만 하는 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브레튼우즈부터 차이메리카까지 지속되어온 경제사적 시각만으로 보면, 미국의 추락과 중국의 부상이 필연적인 것입니다. 미국은 지은 죄가 크고 무겁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기능하며 전 세계 사람들이 중국 없이는 못 살게 만들어버렸으니까요.

 

 다만 문제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와 리더십에 있습니다. 미국은 강한 소프트 파워를 가진 국가고, 선행도 많이 했고, 친구도 많습니다. 그러나 중국에게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8)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은 석유 문명입니다. 19세기는 석탄과 증기기관 위주의 벨 에포크 시대였고, 이후 20세기는 석유를 앞세워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시대였지요. 메리카 제국의 시대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의 권력과 갈등 중 아주 많은 부분이 오일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이 오일문명이 근래 들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곡점의 일차적인 계기는 911 테러였습니다. 911 테러를 저지른 테러범들 가운데는 사우디인이 많았는데, 의문스럽게도 이 사우디인들은 금수저들이었습니다. 이후 미국의 조사 결과 사우디 정부이 911 테러에 관여했을수도 있는 정황이 포착되었었습니다. 해당 조사 문서는 오랫동안 기밀로 유지되어오다 2021년에야 공개되었는데, 사우디 정부가 개입한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빈살만이 권력을 쥔 이후로 미국과 사우디는 더 이상 우호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푸틴의 크름강점과 오바마의 셰일혁명은 본격적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도 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집니다. 크름강점 이전 유가는 고공행진 중이었습니다. 러시아는 고유가 시대에 막대한 돈을 벌면서 잘 나가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푸틴이 크름반도를 강점하면서 오바마의 미국은 셰일혁명의 엑셀을 밟습니다.

 

 그에 대한 사우디와 중동 산유국들의 대응은 치킨게임이었습니다. 미국 셰일 채굴업자들의 손익분기점은 당시 배럴당 $75 수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우디는 겨우 $25였지요. 치킨게임에 앞장선 사우디는 2015년에 원유가격을 배럴당 $30 수준으로 떨어뜨립니다. 저유가 시대의 개막이었지요. 그에 미국의 셰일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었습니다. 201411월 대비 201511월에 미국에서 가동중인 셰일 채굴기는 20% 수준에 불과했었습니다. 이후 셰일업계의 생존자들은 기술을 개발해 손익분기점을 $45 수준으로 끌어내립니다만, 코로나 인플레이션 이전에는 적자를 면할 수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배경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과 미국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크름강점 이후 산유국들이 뭉쳐 한통속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치킨게임을 틈타 패권도전을 천명한 게 중국이었지요. 미국과 사우디, 러시아가 혈투를 벌인 저유가는 세계의 공장 중국에 축복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시진핑이 패권도전을 선언하기 이전까지, 중국이 그렇게 흑화될 것으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었습니다. 후진타오 시대의 중국은 지금의 중국과는 전혀 다른 나라였지요.

 

 한편으로 유럽은 오일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위주로 새 판을 짜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습니다. 그 배경에는 지구온난화라는 명분도 있었지요. 극우파들은 지구온난화 자체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거부하려 합니다만, 극우파들 뒤에 푸틴이 있다는 걸 언제나 염두에 둬야 합니다. 나는 유럽 주류 또한 지구온난화를 핑계로 개발도상국의 도전을 막으면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같은 사건을 터뜨리고, 그로 인해 중국을 성장시켜줬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구온난화 자체는 명백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오일쇼크 이후로, 어쩌면 세계대전 이후로 계속되어온 산유국들의 도전장일 수 있습니다. 만만한 줄 알고 우크라이나를 때렸는데 망신만 당하는 중이지요.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은 망가졌고, 세계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미국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발돋움 중입니다. 그리고 유가는 미국의 셰일업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요. 단언컨대 적당한 고유가는 미국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과 트럼프 편을 들고 날리면 대통령을 모함하던, ‘왜 셰일 증산 안 하느냐고 소리치던 바보들은 상황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9) 문제는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입니다. 미국은 닉슨쇼크때도 그러하였듯, 진짜 위기를 맞이하면 우방이고 동맹이고 약속이고 다 무시해버리고 철저한 자국중심주의로 일관해버리곤 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미국의 핵우산 약속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 동참 요구도, 미국에 공장을 지어달라는 요구도 일정 이상 신뢰하고 협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및 포드의 IRA 회피 같은 걸 보면 미국의 위신이 추락한 지 오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러면 결국 중국에게 계속 추가적인 득점 기회가 생깁니다. 우리는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모색해야 하고요.

 

 초강대국 미국은 닉슨쇼크와 플라자합의와 차이메리카로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위들은 미국의 미래를 갉아먹었고, 이제는 미국도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양자(養子)격으로, 그리고 중국의 중간재 공급국가로 차이메리카 시대에 고도성장을 했던 우리는 이제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지난 위수문동(僞囚紊哃) 정권은 위기대비는 커녕 없던 문제도 창조하면서 화살비 속에 맨몸으로 출진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현 해돈성왕(海豚腥王) 윤석열(蝡螫趔) 전하께서는 이런 문제를 염두에 두긴 하시는 것인지 심각하게 의문입니다.

 브금. 용궁과 추종자들께 추천하고 싶은 명곡입니다.

 

https://youtu.be/eLXXFVNFKww

 

 

 

 

 

 

 

1) 며칠 전에 일한 오마르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축출당했습니다. 그에 그녀의 동료인 AOC(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분개하여 일장 연설을 했습니다.

 

 일한 오마르는 AOC, 라시다 탈리브, 아야나 프레슬리와 함께 ‘The Squad’, 우리나라에서는 통칭 4인방으로 불리던 미국 민주당의 급진주의 하원의원입니다. 이후 이 스쿼드에 5명이 늘어나 지금은 9명입니다. 자말 보우먼, 코리 부시, 서머 리, 그렉 카사르, 델리아 라미레즈가 합류했습니다.

 

 2018년에 처음 당선된 오마르는 소말리아 출생의 82년생 여성으로 무슬림입니다. 오마르는 2021610일에 "우리는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같은 수준의 책임과 정의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미국, 하마스,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탈레반에 의해 저질러진 상상할 수 없는 잔혹 행위를 보아왔다."같은 발언을 트위터에 남겨 미국을 발칵 뒤집은 적이 있었는데요. 이후 시간이 지나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자 오마르를 결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축출한 것입니다.

 

 이에 AOC‘911 테러 이후 무슬림을 혐오해온 역겨운 유산,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과 폭력 선동같은 발언을 하면서 폭발했는데, 내가 AOC나 오마르 같은 스쿼드에 절레절레 고개를 가로젓기는 하지만 공화당도 왜 이렇게까지 예전 일을 가지고 긁어 부스럼을 만드나 모르겠습니다.

 

 

 

 

 

 

 

2) 나는 미국 민주당의 좌경화에 꽤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재선되면 아마 6년은 민주당 주류가 미국과 세계를 지킬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 다음은? 어쩌면 미셸 오바마나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지요. 거기까진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AOC의 성장세를 보면 나는 언젠가는 AOC가 대통령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AOC는 현재 고령인 버니 샌더스의 후계격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는 그리 사이가 나쁘지 않은 편인데, 날리면 대통령이 당내 인사와 두루 친한 호인이자 신사라는 면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 때문인지 날리면 대통령은 AOC에 대해 그다지 적대적이지 않고 오히려 키워주는 모양새인데, 낸시 펠로시도 어째 마찬가지입니다. 막상 AOC는 펠로시에 여러 번 되바라진... 것도 넘어서서 도전장을 내민 수준으로 대했다고 생각하는데, 펠로시가 보기엔 그래도 스쿼드가 민주당 후계자들로 보이는지 관대합니다. 근래 보면 존 케리까지 AOC하고 함께 행동하며 AOC를 차세대 주자로 키우는 모습이 관측됩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존 케리, AOC는 마침 같은 가톨릭 교도이기도 합니다.

 

 즉 현재 미국 민주당은 배타적인 집단이 아니고, 파벌이 다르더라도 후계를 키우고 극단화된 공화당의 공격에서 미국을 지키려는 그룹이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 민주당 내 가톨릭 그룹은 나름대로의 유대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주류가 사멸한 공화당은 내가 보기엔 그냥 절대 집권하면 안되는 그룹입니다. 그런데 AOC가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머리가 아픈 일입니다. 내가 AOC의 모든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AOC는 진짜로 자본주의 폐지를 부르짖는 사회주의자입니다. 샌더스보다 더 왼쪽에 있어요.

 

 

 

 

 

 

3)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수 있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상원에서는 어찌되나 모르겠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푸에르토리코는 올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푸에르토리코는 COVID-19 사태에서 미국령이긴 하지만 미국의 주가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푸에르토리코를 그린란드와 바꾸자느니, 팔아 버리겠느니 같은 망언도 한 적이 있었지요.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된다면, 일정 이상 COVID-19와 트럼프 때문일 겁니다.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된다면 민주당 주가 될 거고, 어쩌면 AOC의 서포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AOC는 집안이 푸에르토리코계입니다. 부계와 모계 모두 그러합니다.

 

 나는 미국 민주당의 장기집권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푸에르토리코의 주 승격을 강하게 응원합니다. 현재 미국 공화당은 네오콘이 당내 온건파 취급받는 수준이 되어버려서 절대 집권해서는 안 됩니다.

 

 

 

 

 

 

4) 최근에 우리나라의 핵개발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중적 관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도 같지만, 미국에서는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요. 사견으로 해돈성왕 전하의 성격을 감안할 때 그냥 어느 날 개발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관련하여 나의 기본적인 견해는 우리나라가 핵개발을 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고, 그것으로 얻는 것은 더 작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강하게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지금은 우리나라가 핵개발에 도전해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일단 명분은 있습니다. 북핵을 해결하고자 했던 모든 시도는 실패했고, 이젠 북한이 핵보유국인 건 거의 공인상태입니다. 거기에 트럼프 시대는 미국을 심각하게 의심하게 만들었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핵보유국으로 얻는 특권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모두가 목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핵을 개발했을 때, 미국이 진짜로 우리나라와 적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는 핵보유국 대한민국이 레드팀이 되는 겁니다. 미국은 그것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우리나라가 핵개발을 하면 우리나라를 참교육해서 개발을 막으려 들겠지만, 실제로 개발하고 나면 적대하지 않으려 할 겁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미국의 양자같은 포지션이었다는 건 올바르게 인식해야 합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잘 대해 왔습니다. 만약 우리가 핵개발을 하게 된다면, 이 부자와 같은 관계는 깨지게 됩니다. 핵개발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열강이 되겠다는 선언과 같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우호적으로 지낼 필요가 있는 잠재적인 도전자가 되는 겁니다. 그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언젠가는 패권을 노릴 수 있는 국가로 취급받게 될 겁니다.

 

 일본이 미국에게 공포를 안겨줬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 결론은 플라자합의였지요. 우리나라가 핵개발을 시작하면 우리나라도 그런 거 얻어맞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성기 일본에 비하면 체급이 많이 가벼운 나라라서, 미국이 참교육을 시전하면 진짜로 아플 겁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사람들 중 다수는 미국과의 특수한 호혜적 관계가 끝난다는 게 어떤 미래를 초래할지 짐작하지 못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미국을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믿어도 좋은가에 있습니다. 일단 나는 날리면 대통령을 신뢰합니다. 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아들 부시, 오바마도 동맹국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트럼프만큼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아들 부시나 오바마, 날리면 대통령은 유사시 핵우산의 약속을 지킬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트럼프가 핵우산 약속을 지킬 거라 믿을 수 없습니다.

 

 트럼프 하나만 문제가 아닙니다. 나는 공화당의 주류가 된 팔레오콘 전반이 똑같다고 봅니다. 네오콘이 영웅놀이에 심취한 바보들이었다고 한다면, 팔레오콘들은 그냥 빌런입니다.

 

 나는 미국을 신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트럼프의 집권으로 상실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여전히 강성하며 트럼피스트에 의한 장악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5)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의 집권기간은 문화사적으로 우리나라에 중요한 지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 쌓아온 모순과 망상이 폭발한 시기였지요.

 

 수령동지의 집권 초기,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수령동지의 성공을 믿었고, 또한 기원하였습니다. 나는 그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으나 소수자에 불과했지요. 수령동지를 비판하는 것은 무질서하고 부도덕한 행위처럼 받아들여졌던 시기가 있습니다. 그 상태는 우리 사회의 모든 모순을 함축적으로 드러내 줬었습니다. 그렇기에 작금의 혼란과 망조는 필연적입니다.

 

 내가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들어본 모든 말 중 가장 무서웠던 말이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였습니다. 그 문구는 혁명적인정치권력과 유착하고 있었고, 그것은 민주정의 종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2017년 봄의 집권부터 2020년 여름의 어느 날까지, 3년 동안 우리나라는 수령동지 세력의 절대적인 지배 아래 있었습니다. 시장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말입니다.

 

 

 

 

 

 

6)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의 정서 밑바탕에는 피해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건 한의 정서라 할 수 있지요. 우리는 본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인데,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점령했고 겨우 독립했지만 열강에 의해 찢어졌고,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겪었다. 라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 역사관이고 민족 의식입니다.

 

 수령동지의 집권은 국민적 피해의식의 발로였고, 충족이었고, 망상의 실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시대를 지나 포스트 문재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대깨윤과 개딸의 시대를.

 

 피해의식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 근간에는 대단히 감정적인 기질과 권력에 대한 탐욕, 그리고 낮은 자존감과 높은 자존심이 있습니다. 상기한 피해의식과 이런 근간은 모두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맥락 문화의 고간섭 사회고, 권위주의적인 사회입니다. 눈치가 부족하면 공격받고, 성장 과정에서 주변에 맞추고 권위에 맞추는 걸 훈련받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성장과정에서 많은 심적 상처를 안게 되고, 심리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고 자존감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년이 됩니다.

 

 K-페미니즘은 이런 조건에서 사회 전반을 망가뜨리는 정신적 전염병이 됩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진 낮은 자존감과 높은 피해의식은 페미니즘에 깊게 감염되기 쉽게 합니다. 일정 연령대 이상 남성들이 페미니즘의 해악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어차피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식을 주입받거나 권위와 주변을 따르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알아보고 깨닫고 기존의 판단이나 지식 체계를 수정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을 때 고집을 부리고 떼를 쓰는 걸 종종 봅니다. 그 모습은 어린 아이가 떼를 쓰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성인이 되어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성장 과정에서 이성적으로 잘 생각해서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게 아니라 그저 더 이상 떼를 부려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아서 그런 행동을 중지했던 것일 뿐,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가지게 되면 다시 떼를 쓰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7) 상기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지난 세월동안 눈부시게 성장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상호간에 의식을 많이 하고 자존감이 약한 문화가 고학력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열심히 일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도 했거든요.

 

 그러나 이제는 한계에 부딪쳤습니다. 누적된 문제와 모순들이 국가와 민족과 사회를 짓눌러 압사위기에 이르고 있습니다.

 

 헤아려보고 싶습니다. 용궁의 해돈성왕(海豚腥王)께서 대체 왜 저러는지요. 그러나 아무리 짐작하려해도 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의 동기에 어떠한 심오함이나 통찰, 고귀함 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권력을 쥐었으니까 그저 방만하고 제멋대로 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한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와 명신왕후(命新王后) 전하를 보며 그 부덕함에 대한 충언을 하지 못하고, 간신처럼 받들어모시고 지키려고 하고 있는 자들을 보고있자면 과연 대깨문과 대깨윤은 형제자매와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각하는 걸 포기하고 특정한 도그마에 취하면, 그 믿음이 깨지기 전까지는 행복한 법이지요. 그러나 살아간다는 건 본질적으로 번민의 연속이며,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무질서도에 대한 저항이기에 편안하고 지속적인 행복따위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표만한 이성이라도 있다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가진 모든 전통과 근본이 사멸중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와 명신왕후(命新王后) 전하는 국민의힘에 그 근원을 두고 계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천공 교주 또한 그러합니다. 현재의 국민의힘이 가진 것은 그저 행정권력뿐입니다.

 

 존중이란 두려움에서 나오는 법인데, 전하 내외께서는 너무나도 용감하여 두려움같은 일반적인 감각을 미처 느끼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용궁 바깥 세상은 무서운 곳입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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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을 맞이하며 – 상황, 유럽, 축구 -

정치 2023. 1. 23. 23:0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uPYNsGXbuzY

 

 

 

 

 

 

1) 출생지가 아프리카인 선수 중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는 누구일까요? 이 질의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답을 할 겁니다. 조지 웨아, 사무엘 에투, 디디에 드록바, 아니면 마이클 에시엔을 꼽는 사람도 있겠지요. 현역인 모하메드 살라를 꼽는 사람도 있을거고요.

 

 그러나 이 질의에 대한 객관적인 답은 정해져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생지가 아프리카인축구선수 중 역대 최고의 선수입니다. 호날두의 국적은 유럽 국가인 포르투갈이지만, 호날두가 태어난 마데이라는 지리적으로 아프리카입니다. 이는 버락 오바마가 미국인이지만 출생지는 오세아니아(하와이)인 것과 같습니다.

 

마데이라의 위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는 유럽인인 것으로 세계인들에게 인식되고 있지요. 국적이 포르투갈이니까 그렇기는 합니다만. 유럽은 매우 독특한 문화적 집단입니다.

 

 

 

 

 

 

 

 

2) 유라시아를 유럽과 아시아라는 두 분류로 나누는 것에는 그 어떠한 합당함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럽을 대륙이라 주장하기도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럽인들이 유럽을 차별화시키고자 하는 관점에 불과합니다. 지구상의 대륙을 지리학적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프로-유라시아, 아메리카,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이렇게 4개입니다. 이 중 아프로-유라시아와 아메리카는 수에즈운하와 파나마운하로 나뉘었다고 치면 분리할 수 있습니다만, 유럽과 아시아는 그런 식으로 분리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문화권이 다르다고 하기엔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 인도, 중앙아시아는 매우 밀접한 관계입니다. 중국과 인도는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지만, 유럽과 인도는 제법 가까운 문화권입니다. 인도유럽어족이라는 분류가 괜히 있는 게 아니지요.

 

 아시아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들이 아나톨리아를 아시아라 부른 데서 기원하였습니다. 이후 시대가 지나면서 유럽인들이 점점 유라시아에서 유럽을 제외한 전역을 아시아라 부르게 되었고, 아시아인들도 일단 별 생각없이 그 이름을 받아들였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대륙별 축구 그룹을 볼 때마다 우습고 어이없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칠면조국은 유럽이고(근래 칠면조의 영어 이름이 튀르키예로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시아니까요. 거기에 근래는 러시아까지 아시아로 간다고 하고 있던데, 그야 러시아 영토는 유라시아 중 아시아에 속한 곳이 더 넓긴 합니다만...

 

 그래서 축구계는 유럽 선수에게 유리합니다. 유럽 명문 구단에서 뛰다가, A매치에 나가도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만 돌아다녀도 되거든요. 대조적으로 유럽에서 뛰는 타 대륙 선수들은 A매치 때마다 고생을 하지요. 아시아같은 경우 그냥 아시아 내 원정 거리도 말도 안 됩니다. 유럽은 좁은 지역을 명목상 대륙으로 나눠놓았고, 극단적인 고도차도 없는 지역이다보니 원정이 쉽지요. 그래서 타 대륙 선수보다는 유럽 선수가 커리어가 좋기 쉽습니다. 같은 실력일때는요.

 

 

 

 

 

 

 

 

3) 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적어도 실력으로는 메시의 라이벌이었던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메시가 첫 발롱도르를 받은 시점부터 지금까지, 누가 봐도 실력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는 메시였지요. 호날두는 골 수를 제외하고는 전혀 비슷한 레벨에 있지 않았습니다.

 

 나는 호날두가 만들어진 라이벌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호날두가 재투표로 리베리의 발롱도르를 강탈해간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데, 그 또한 어느 정도는 정치적인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만들어졌건 아니건 메시와 호날두, 그리고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구도는 축구계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미와 유럽을 상징하는 선수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었지요. 내가 생각하는 포인트는 이 점입니다. 나는 유럽인들이 스타성만큼은 메시를 상회하는 호날두를, 유럽을 대표하는 선수로 띄워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메시의 등장은 유럽인들에게 매우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메시 이전 유럽 최고의 축구선수는 요한 크루이프였습니다. 크루이프는 월드컵은 없지만, 월드컵 외에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고 펠레, 마라도나와 같은 반열로 언급될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크루이프가 일으킨 전술적 혁명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크루이프를 넘버원으로 꼽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메시 이후엔 그게 사라졌습니다. 메시는 마라도나의 후계자이기도 하지만, 크루이피즘을 완벽히 체화한 인물이기도 했으니까요. 쉽게 이야기해 크루이프의 완벽한 상위호환이 등장해버린 겁니다.

 

 메시가 아르헨티나인이 아니었다면, 국가대표팀으로 아르헨티나를 고르지 않았으면 상황은 달랐을 겁니다. 만약 메시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뛰었다면 펠마메 논쟁 따위도 존재하지 않았을거고, 호날두는 라이벌로 거론되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골랐고, 마라도나의 후계자로 인지되었고, 메시의 눈부심 앞에 크루이프는 흘러가버렸고, 유럽인들에게는 메시의 라이벌이 필요해졌지요. 호날두가 그 대상으로 가장 적합했습니다.

 

 그러나 철저하게 탐욕스러운 스코어러에 가까운 호날두는 원천적으로 메시의 라이벌이 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날두는 게르트 뮐러에 비견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메시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호날두는 철저한 시대의 지배자로 취급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시즌별로 보면 호날두 이상의 실력을 드러내는 선수들이 등장했었다고 생각합니다. 롱런 덕에 나는 2010년대에 두번째로 잘한 축구선수는 호날두라고 인정합니다만.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해도 쭉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온 선수는 호날두가 아니라 벤제마였는데요. 벤제마가 호날두보다 기복이 좀 있고, 인성은 호날두 아래이긴 합니다만.

 

 

 

 

 

 

4) 유럽 사람들은 특별한 자존심과 우월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을 독립적인 대륙으로 보는 시각 자체가 유럽중심주의에 기인합니다. 유럽중심주의는 꽤 복잡한 문제라서, 과거에 서유럽은 이베리아를 유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거나, 동로마를 유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거나 하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우랄산맥 서쪽을 유럽으로 보는 시각이 등장한 건 그렇게 오래 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는 유럽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있어 유럽중심주의를 반드시 고려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은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서울 사람들이 서울부심이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서울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서울 사람들의 서울부심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비유럽인이 유럽인의 유럽중심주의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중국인들의 행동을 이해할 때 중화사상을 고려해야하듯 유럽인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나는 신냉전 시대에 들어 유럽인들의 행동을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유럽은 미국 중심의 세계를 내심으로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시 유럽 중심의 세계가 된다면 좋을 거라 생각하고, 그럴 수 없다면 적어도 균형자로는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하지요. 그래서 유럽은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이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근래 이러한 느낌을 많이 주는 곳은 프랑스입니다. 영국도 그랬지만 프랑스도 세계대전 이후 여러 번 잃어버린 패권을 찾으려는 노력을 반복했었고, 이탈리아와 함께 공산당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하였으며, 서방 세계 좌파들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고, 동구권 특권층이 유사시 의료 서비스를 받으러 방문하기도 해왔습니다. 60년대 드골의 프랑스는 적극적으로 친소련 노선을 걷기도 했었지요.

 

 

 

 

 

 

 

5) 유럽과 중국의 관계는 꽤 밀접합니다. 중국의 화물열차는 런던까지 오가고 있고, 중국은 유럽 명품 최대 소비국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럽 브랜드의 제품 중 많은 부분을 중국이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이미 유럽은 중국 없이는 못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독일은 중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중국에 대해 수출보다는 수입을 주로 하고 있지요.

 

 미국은 유럽이 중국에서 등을 돌리고 미국의 편을 들도록 종용 중입니다만, 미국의 지배력은 예전같지 않습니다. 이 와중에 핵심 동맹국인 우리나라의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는 핵개발을 이야기하며 실질적으로 미군을 믿을 수 없다는 선언을 하는 등, 미국의 입장은 현재 매우 다난합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을 자유 세계에서 추방하고, 중국의 역할을 대체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중국은 사회적 통제력이 고도로 높은 나라고, 그럴 수 있는 역량은 제조업 역량과 직결됩니다. 탈중국은 현재진행형이기는 하지만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약화되긴 했습니다만, 푸틴의 장기적인 계획으로 서방 세계 전반에 극우파가 육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좌파들조차 푸틴과 시진핑에게 협조적이기도 합니다. 세계는 중도적인 자유 추구자들과 좌우 양극단의, 보다 집단주의적이고 반지성주의적인 그룹으로 분화되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은 잘 하고 있고 지지율도 회복되었습니다만, 이 시대의 파멸적인 흐름에 맞서는 것으로 보이는 정도일 뿐 아직 흐름 자체를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고령인 날리면 대통령의 믿음직한 후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과거의 힐러리 클린턴보다 두 티어는 낮아보이고, 미국 민주당 지지층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건 정치인으로 보기 어려운 미셸 오바마입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앞으로 성공적으로 6년을 더 집권한다 하더라도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6) 미국 중심의,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인 체제를 유럽 열강이 진심으로 지지할 이유는 없습니다.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세계대전으로 내준 패권을 되찾아오고 싶어하는 마음을 언제나 가지고 있고, 내심 미국이 근본없고 고상함이 부족한 나라라 생각하고 있지요.

 

 나는 유럽이 중국과 러시아를 레버리지로 활용해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상대적 국력을 신장시키려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과 미국 중 편을 들라면 미국 편을 들지만, 완전히 미국 편은 아닌 것이지요.

 

 대영제국이 미국에 패권을 내준 가장 큰 원인은 독일에 있었습니다. 1800년대 후반에 미국과 독일은 동시에 엄청나게 성장하는데, 당시 대영제국의 국력으로는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독일까지 억누르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독일을 적대하면서 미국과는 우방이 되는데, 그 과정에서 미국이 대영제국을 추월하는 걸 막지 못하게 되지요. 그러한 역사가 있으니까 이번에는 중국을 이용하려 할 겁니다.

 

 찰스 시대를 맞이하여, 재앙과 같았던 트러스 덕에 총리가 된 수낙은 새로운 역사의 한 축이 될지도 모릅니다. 수낙은 인도계일 뿐만 아니라 힌두교도고, 인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낙의 아내는 인도의 IT 거부인 무르티의 딸이고 인도 국적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수낙은 브렉시트 찬성파입니다. 즉 유럽의 일원으로의 영국이 아닌 커먼웰스, 통칭 영국 연방에 의식이 있는 쪽이지요. 그리고 수낙은 전전임인 보리스 존슨에 비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다소 미적지근한데,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을 들고 있습니다.

 

 

 

 

 

 

 

 

7) 우리가 사용하는 음력은 시헌력입니다. 시헌력은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 시대에 예수회 선교사 요한 아담 샬 폰 벨이 만들었는데, 명이 망하면서 발표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청대에 발표하면서 숭정력이 아닌 시헌력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지요.

 

 시헌력은 그 이전의 역법인 수시력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이었지만, 조선은 시헌력의 사용을 꺼렸습니다. 악연인 청나라 역법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전통 역법 취급받는데요.

 

 실제로는 우리가 지금 쓰는 그레고리력보다 시헌력이 더 과학적입니다. 훨씬 후대에 만들어졌잖습니까. 그레고리력은 율리우스력을 약간 고친거고, 율리우스력은 무려 카이사르 시대에 만든 겁니다. 명청교체기에 만든 시헌력이 훨씬 후대의 역법이지요. 시헌력이 괜히 복잡한 게 아닙니다. 실제 자연현상하고 맞춰보는데는 시헌력에 더해 동지와 동지 사이를 24분한 24절기 쓰는 옛 방식이 훨씬 좋긴 합니다. 도시에서 살기에는 그레고리력으로도 충분하고, 그레고리력이 훨씬 쉬우니까 선호할 만 합니다만.

 

 그리고 음력설을 영어로 루나 뉴 이어로 부르느냐 차이니즈 뉴 이어로 부르느냐로 이번에 다툼이 일어났던데, 둘 다 맞는 표현이긴 합니다만... 시헌력은 명나라 또는 청나라에서 기원한 달력이지요.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청의 후예를 자처하여 차이니즈 뉴 이어라는 표현을 밀어붙인다면 말도 안 됩니다. 청의 직계 후예는 중화민국이지 중화인민공화국이 아닙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건국 당시 청과 중화민국의 후계국임을 공식적으로 부정한 바 있습니다. 그와 함께 영국이 맺었던 조약을 부정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영국이 홍콩을 중공에 반환하게 되었었습니다. 대신 그 때 중공이 영국이 가지고 있던 청나라 채권을 갚아주긴 했습니다만. 미국이 가지고 있는 청나라 채권은 안 갚겠다고 버티고 있지요.

 

 공식적으로 청의 후계국을 부정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시헌력을 중국 달력이라 부르는 건 중공 특유의 무개념한 억지라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중공이 하는 언행에는 논리와 명분이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전세계의 교양인들은 모두 알고 있기도 합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역사가 짧고 근본이 없는, . 정확히 말하면 문화대혁명을 근본으로 하는 나라라는 건 세계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역사가 짧고 근본이 이상하니까 나라 전체에 품위와 도덕이 없는 겁니다. 그들이 한복과 김치를 노리는 이유는 근본의 부족함과 짧은 역사 때문입니다. 근본이 문혁수준이니까 가진 게 없어서 훔치려는 겁니다.

 

 

 

 

 

 

8) 미국은 현재의 노선으로는 점점 한계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 달러는 신용화폐에 불과함에도 점점 지나치게 양화(良貨)가 되고 있고, 유럽은 자체적인 경쟁력과 생산성이 부족하여 중국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을 것이고, 미국은 서방이 필요로 하는 걸 충분히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미국이 결국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하는 날이 올 거라 예상하고 있으며, 그 전쟁이 앞날을 결정짓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우리나라도 참전을 해야 할 겁니다.

 

 

 

 

 

 

 

9) 계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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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붕괴된 믿음

정치 2022. 10. 22. 23:5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_8GtTz-F0Wc

 

 

 

 

 

1) 2008. 리만브라더스가 무너지고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질 당시 미국 정권은 부시 정권이었습니다. 아들 부시는 이라크전쟁과 글로벌금융위기의 촉발로 역대 최악을 다투는 미국 대통령으로 꼽혀왔었는데, 트럼프가 그 악명을 바로 뛰어넘을 줄은 아무도 몰랐었지요.

 

 부시 정권의 실패는 전 세계 주류 보수우파를 궤멸시켰고, 죽어가던 좌파 사회주의를 예토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실제 좌파는 아니지만 부시 정권이나 클린턴 정권보다는 진보적이었던 오바마 정권이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 미국 신용등급강등 위기 등을 성공적으로 이겨내면서 우파가 경제를 잘한다는 믿음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2) 그런데 이후 미국에서는 우파 포퓰리스트 트럼프가 집권합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마땅히 해야 할 양적완화의 회수와 금리인상을 방해하고, 의도적으로 버블을 만드는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입니다. 트럼프의 감세는 나스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졌고, 유동성까지 높게 유지하면서 대버블시대가 열리게 되지요.

 

 그러다가 COVID-19가 터지면서 대버블시대에 추가적인 극대버블이 더 생겨나게 됩니다. 그래서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트럼프는 경제를 잘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푸틴 못지 않게 미국 경제를 넘어 세계 경제를 망친 주범이 트럼프입니다.

 

 물론 우리 위대한 수령 문재인 동지에 비하면 그래도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상대적 정상범주이기는 했습니다. 수령님은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하는 분이었지요.

 

 

 

 

 

3) 트럼프가 저지른 문제를 날리면 대통령이 수습 중이라는 걸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날리면 대통령은 성실하게 문제를 수습 중에 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스마트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보는 날리면 대통령은 원칙의 중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저지른 문제는 대체로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날리면 대통령의 수습법이 올바른 것입니다. 그런 방식이 답답해보일 수는 있습니다만. 세상에 원칙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4) 대처 코스프레하던 트러스가 사고치고 한달 반만에 쫓겨났습니다. 총리는 한순간이었지만 역사에는 이름이 길게 남을 것 같습니다. 트러스는 소위 보수우파들이 가진 경제관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세계에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를 트재앙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제 트재앙이라 하면 트럼프인지 트러스인지 애매합니다.

 

 그리고 트러스가 물러날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김진태 강원지사가 초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물돼지 전하만 트러스의 라이벌이 아닙니다. 김진태도 트러스같은 짓을 했습니다.

 

 김진태가 뭘 했느냐하면 강원도가 보증한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지급보증을 거절했습니다. 이게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느냐 하면, 금융시장에서 광역자치단체가 지급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신용등급과 이율은 국채와 같았는데, 그 신용이 붕괴한 겁니다. 이걸 쉬운 말로 바꿔말하면? 김진태가 모리토리엄 저질러서 금융위기를 터뜨렸어요. 금융은 신용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이건 예전에 리재명 두목이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했던 것과 다릅니다. 그 때 리재명 두목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였으나 실제 모라토리엄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정치쇼에 불과했지요. 당시 국토부는 아예 성남시에 채무상환을 요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김진태는 이번에 진짜로 모라토리엄을 터뜨렸습니다. 만약 이번에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경제위기에 빠지게 된다면, 김진태의 이번 사고가 그 트리거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묻지마 국힘지지층중에는 김진태가 친 사고의 의미를 잘 모르면서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사람들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이건 가볍게 볼 건이 아닙니다. 후쿠시마 원전 같은 거 터진 것에 비유해도 모자라고, 히로시마의 작은 소년(Little Boy)에 비유해야 합니다.

 

 나는 김진태는 즉시 물러나고, 정계에서도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며칠 전까지 내가 아는 역대 최악의 지자체장은 박원순과 리재명이었는데, 김진태가 그 기록을 가뿐하게 넘어섰습니다. 권력자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짓이 몇 가지 있는데, 김진태는 이번에 그런 짓 중 하나를 했습니다. 사실 정계은퇴 따위로는 저지른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질 수 없습니다.

 

 

 

 

 

5) 이쯤되면 세계 곳곳에서 보수우파는 수권능력 없고, 경제도 말아먹는다는 게 증명되고 있는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래도 좌파들보다는 우파가 경제는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었는데, 자칭 우파들이 아무한테나 좌파딱지 붙이고 실제 경제는 알지도 못하면서 무지성을 넘어 반()지성으로 굴면서 아주 다 망하게 생겼습니다.

 

 특히나 근래 물돼지, 트러스, 김진태가 쳐놓은 사고를 보고있자면 그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그것들의 두개골 안에 들어있는 게 우동사리가 아니라 피질이 멀쩡한 뇌라면, 이렇게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유감스럽지만 사고가 이 정도로 터지면 이준석도 당분간 찌그러져 있어야 할 겁니다. 물돼지만 양두구육한 게 아니라, 김진태도 지선 때 죽어가는 걸 이준석이 살려준 거라... 직접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 엮이면 물러나야 할 때가 현실에는 있는 법입니다.

 

 

 

 

6) 경제위기 터지고, 지난 주말에는 K-akao 터지고. 아주 이곳이 지상락원입니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 물돼지 전하는 무얼 하고 계실까 생각해보면... 아마 술을 마시고 계시겠네요.

 

 답이 없지만 결국 우리는 답을 찾긴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다만, 아마도 좀 망하고 난 다음에.

 

 
 
 

7) 이 와중에 시진핑은 공개 거수 투표 결과 만장일치로 3연임했다고 전해집니다. 리커창은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후진타오는 폐막식에 참석했다가 공개 투표 직전 경비원에 의해 끌려나갔다는데요.

 

 어쨌든 시진핑도 역사에 오래 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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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없는 권위주의자

정치 2022. 10. 10. 01:4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크름 대교의 폭파를 기념하며.

 

https://youtu.be/awIV87DBxrw

 

 

 

 

 

1) 유신 이전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함은 구체적인 업적보다도 국민의식을 바꾼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우린 안될 거야였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로 바꿔놓는 데 성공했지요. 이후 우리나라는 결과적으로 최빈국에서 주요 열강 수준까지 성장하게 되는데, 박정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랬던 박정희의 마지막이 독재 끝에 김재규에게 총 맞아 죽은 것이었으니, 역사적 유감스러움이라 아니할 수 없었지요.

 

 박정희는 어리석게도 물러나야 할 때를 몰랐습니다. 이후 그의 딸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지요. 그러나 이젠 시간이 흘러 박씨부녀를 뛰어넘는 존재가 등장하였습니다. 제 무덤 파기의 그랜드마스터, 권력과 갑질의 집착에 무쌍한 자, 물돼지 전하가.

 

 

 

 

 

2) 박정희가 올바른 인간이었냐고 한다면, 나는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는 박정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는 여깁니다. 대조적으로 박근혜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지 않았지요.

 

 물돼지 전하는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이 아직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그가 굉장히 권위주의적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권위주의적인 사람을 대하는 게 좋았던 기억이 없고, 경험적으로 권위주의적인 윗사람은 그렇다 쳐도 권위주의적인 아랫사람은 정말로 나를 피곤하게 만들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상대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고 싶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면 답이 잘 안 나옵니다.

 

 권위주의는 무언가를 실행하는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나 권위주의는 소통을 방해하고, 아랫사람을 무능하게 만듭니다. 권위주의적인 조직에서 각자는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거나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더는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적인 조직과 체계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는 좀 다릅니다. 권위는 카리스마나 능력 및 업적에 기반한 지배력을 의미하고, 권위주의는 계급 또는 직위에 대한 순종성의 추구 및 그러한 가치관입니다. 권위있는 리더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적 체계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방식으로 성장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권위주의가 사회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더 이상 권위주의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이게 권위주의적인 대통령이 자꾸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권위주의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권위주의적이니까 그런 리더가 허용되는 것입니다.

 

 

3) 노짱은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다가 본인의 권위까지 잃어버렸었습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를 잘 구분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였지요. 그래서 생전 노짱은 안 해도 될 고생을 쓸데없이 많이 했었습니다.

 

 2MB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권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MB는 임기 내내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사람들은 2MB에게 노짱과 같은 탈권위를 기대했었으나, 2MB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MB는 아주 무능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권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퀸 허니는 2MB 이상으로 권위주의적이었으나 혈통 외에는 권위가 부족했고, 권위주의를 통해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도 부족했고, 권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2MB와는 달리 히키였고 섭정까지 뒀기 때문에 그 말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문수령께서는 실제로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아닌 척을 했고, 권위를 생성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령님은 최고존엄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그 권위를 주변에 나눠주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나눌 수 있는 참된 권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누구보다 권위주의적이지만 더 이상 권위 따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미미한 권위를 이준석에게 던져 이준석을 바이든 해버렸고, 더 이상 권위를 입지 못해 벌거벗은 님이 되어버렸습니다.

 

 

 

 

 

 

4) 권위주의는 근대적인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조선시대만 해도 그 통치이념이 그리 권위주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붕당정치 시절 죽어가면서도 사대부들은 할 말은 곧잘 했지요.

 

 때때로 권위주의에 대한 추구는 붕당정치의 비효율 및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곤 합니다. 권위주의는 효율성이 있고 합리화가 쉽다는 점에서 옹호받기 쉽고, 그렇기에 잘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말 많은 문제가 권위주의에서 비롯됩니다. 정치학적인 권위주의는 자유주의보다는 전체주의에 가까운, 어쩌면 세미 전체주의 정도로 간주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민주적인 것과 권위주의적인 것은 대조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권위주의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 자체는 이미 3김 시절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자였던 노짱이 사후 일관적으로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는 것입니다. 노짱이 잘했건 못했건, 권위주의는 노짱 사후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고 노짱만큼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상징적인 인물은 그 이후에 다시 없습니다.

 

 노짱과 수령님은 친구이긴 합니다만, 근본이 매우 다릅니다. 노짱은 본인의 권위까지 내던져가며 권위주의에 대항하였으나, 수령님은 권위주의적이기 위해 거짓 권위를 창조해냈습니다. 수령님의 권위주의는 컬트와 같고, 대단히 위험하다는 걸 여러 번 이야기해왔습니다.

 

 

 

 

 

 

5) 권위주의는 유기체적 국가관 또는 조직론과 유사합니다. 수뇌부가 머리고, 아랫사람은 장기나 손발인 겁니다.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아랫사람이 무언가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식으로 무언가 돌아갈 리가 없지요.

 

 현재 우리나라는 권위주의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올라온 티어는 더 이상 권위주의가 통하는 티어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그러나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이 되기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것입니다만, ‘일시적으로는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존재할 수 있듯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 같은 노동자도 사람 갈아대면 일시적으로는됩니다. 그렇게 하다가 이제 너무 사람 갈아대서 문제가 펑펑 터지고 있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출산율 급락도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균형을 맞추려는 본능적인 행동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이 귀하지 않았고, 사람을 갈아넣는 게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인력의 공급 > 인력의 수요라고 판단하면 인력공급을 줄여야 사람 대접이 귀해지긴 할거거든요. 저출산이 권위주의 타파라는 목적 달성에는 장기적으로 유효할 수는 있을 겁니다. 지금 추세는 부작용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라 답이 없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묘한 점은 K-방역을 겪으면서 투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다수는 정부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으로 일방적인 영업제한을 강제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버리는 가운데도 그다지 반발하지 않았습니다. 집단적인 반발이 일어난 건 백신 접종 때였는데, 그건 대체로 백신음모론에 의한 것이었지요.

 

 권위주의와 집단주의, 그리고 전체주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인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돼지 전하 같은 생물이 대통령이 되고, 이준석이 바이든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승민은 쿼터가디스에 반기 한 번 들었다가 지금도 배신자로 찍혀있고요.

 

 

 

 

 

6) 현재 우리나라에 중요한 건 정권교체라거나, 좌우파라거나, 분배냐 성장이냐 같은 게 아닙니다. 그냥 뭐가 옳은지를 판단하고 옳음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사람들이 상실했고, 논리적인 상황 파악과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방식 자체를 사람들이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 때, 충분한 압력이 없다면 그 상황은 그냥 변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은 하던 대로 행동합니다. 즉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해온 방식대로도 잘 성장해 왔으니까,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추락과 몰락을 맛봐야만 진짜 변화가 있겠지요.

 

 한편으로 나는 이준석을 정치적으로 응원하지만, 이준석이 하는 말이 대중적 소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민중보다 너무 앞서나가고,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우리나라 민중의 보편적인 취향에 맞지 않습니다.

 

 이준석의 진짜 문제는 건방지고 되바라진 데 있지 않습니다. 이준석이 이야기하는 게 보편적인 민중의 입맛에 충분히 맞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상업활동을 한다면 이준석처럼 해도 되지만, 정치인은 보다 더 보편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과반의 표를 노려야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은 공정한 경쟁을 이야기하는데,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경쟁에서 승리해서 위너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준석은 하버드 나온 엘리트고, 주변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정치를 하려면 아래쪽을 보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능력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경쟁에 허덕여서 지쳐 있는 사람들이 이준석에게 선뜻 표를 줄 수 있을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7) 나는 이 상황이 아이러니한 결과로 치달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결국 더 권위 있는 지도자를 모시고자 할 겁니다. 권위주의적 마인드는 진짜 권위로 합리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아이돌을 필요로 하고,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현 시점에서 수령님과 김어준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돼지 전하에게 나름대로의 판타지를 투영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실체가 드러난 물돼지 전하는 자질이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는 생물입니다. 그러니까 불안하고 지친 민중은 의지할 수 있는 새로운 우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준석은 그 보편적 대상으로 부적합합니다. 이준석은 진짜 스타지만, 현 시점에서 패러다임을 쥐고 있지 못합니다.

 

 나는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은 이준석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이준석은 보다 더 매력적인 정치인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시련을 겪고, 더 단련되어야 합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김대중이 1970년에 집권했다면 그만큼 좋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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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희극

정치 2022. 10. 2. 14:1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N1PELyEnJfE

 

 

 

 

 

 

 

1) 푸틴은 젤렌스키를 웃기는 X이라고 생각해왔을 겁니다. 그러나 결국 둘이 맞붙자 푸틴 쪽이 우스운 사람이 되어버렸지요. 젤렌스키는 자유 세계의 영웅이 되었고요.

 

 군왕의 위엄은 예로부터 군사력에서 나왔습니다. 군사력을 가지지 않은 왕은 왕이라 할 수 없었지요. 푸틴은 대통령을 자처하긴 하지만 실제로 그게 차르지, 무슨 대통령입니까. 그런데 그가 가진 군사력의 보잘것없음이 드러났으므로 그는 우스워졌습니다. 칼집에 칼이 들어있을 때, 푸틴이 가진 칼은 길고 예리한 보검일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뽑힌 후 드러난 칼은 칠면조도 못 잡을 것 같은 무딘 칼이었지요.

 

 근래 러시아를 보고 있으면 일본제국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남의 나라 같지 않지요. 우리나라 돌아가는 것도 러시아와 비슷한 면이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징병이라는 면에서만 봐도, 현재의 우리나라는 올해 전쟁 전 러시아보다 무개념하고 무리하며 강압적입니다. 그리고 다수의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외면했듯, 다수의 한국인들도 우리나라 징병 문제의 실상을 외면하고 있지요.

 

 

 

 

 

 

 

2) 꼴이 우습다는 면에서 보면 ㅇㅅㅇ도 결코 푸틴에 뒤지지 않습니다. 타협 없고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고, 이제는 제 무덤 파기 분야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가 파는 무덤은 그 물짐승 혼자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데 있지요. 내가 경선 때부터 우려해왔듯 이준석이 우파를 이끌고 탄핵의 강을 건넜더니, 물돼지 전하는 모두를 탄핵의 망망대해로 이끌어 수장시킬 것 같습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이준석과 ㅇㅅㅇ이 적대하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ㅇㅅㅇ이 끌려내려오더라도 이준석은 그 책임을 별로 나누어 짊어지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 ㅇㅅㅇ이 내려오게 된다면, 대통령제 자체에 대한 불신이 다시 한 번 확산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왕이 없기 때문에 내각제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왕 없는데 내각제 하는 주요국은 독일 정도인데, 독일은 신성로마제국 시절부터 선제후가 황제를 뽑는 전통이 있었고, 히틀러 총통의 흑역사가 짙게 남아있어 그런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권이 거의 없는 대통령이 내각제를 훼손하려 들지 않는단 이야기지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걸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3) 메리 엘리자베스(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대형 사고 치더니 결국 조만간 쫓겨날 위기인가봅니다. 보리스 존슨이 복귀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려올 정도라 웃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영국 걱정할 입장은 아닌데... 그나마 잘못하면 신속하게 내쫓을 수 있는 영국식 체계가 나은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테레사 메이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쫓겨났었다고 생각하고요.

 

 현재 영국 여론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냐면, 지금 바로 선거하면 노동당 550, 스코틀랜드 국민당 51, 자유민주당 13, 집권여당 보수당 12(...), 기타 24석입니다. 어째 이리 되었냐면, 대책없는 트러스 감세안 때문에 영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영국 연기금이 원화 기준 조단위로 마진콜을 냈어요. (...) 그래서 이것저것 가릴 상황이 아니게 된 영란은행이 100조 단위의 국채매입을 하겠다고 하는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시장자유를 주장하면서 매운맛 대처처럼 감세안 질러버린 트러스는 시장에 참교육당하고 있습니다. 시장 알지도 못하면서 시장자유 주장하는 부류들은 진짜 자제해야 합니다.

 

 

 

 

 

 

4) 인천광역시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이 이 시대의 절대악, 캣맘과 싸워 승기를 잡고 있다고 합니다. 전국 어디서도 악의 축 캣맘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청라 주민들이 대첩에 성공 중인 것 같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생태계의 인천상륙작전에 빗댈 수 있을 것입니다.

 

 청라는 위치상 철새도래지로 길고양이 같은 게 일정 수 이상 있으면 절대 안 되는 곳입니다. 캣맘이 이번에 만행을 저지른 청라호수공원은 공식적인 철새도래지로 환경부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는 쥐를 주로 사냥한다는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 쥐(rat)는 거의 사냥하지 않고, 주로 조류나 곤충, 개구리를 사냥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특히 도래하는 철새들은 고양이가 있으면 번식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쥐는 고양이가 침입할 수 없는 으슥한 곳에서 새끼를 낳고 기르지만, 다수의 조류는 고양이가 접근가능한 곳에 알을 낳습니다.

 

 부산에서도 마찬가지로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에 캣맘들이 침입해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야생 생태계가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캣맘에 대한 현실적인 규제안이 제정되고, 지나치게 늘어난 길고양이 개체수를 통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 번 망가진 야생 생태계는 복원이 지극히 어렵습니다.

 

 한편으로 지난달에는 캣대디 활동을 하는 한 고양이 유튜버가 고양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에 돌을 던지는 내용을 자신의 방송에 공개했다가 (...) 뉴스까지 타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유튜버가 한 말이 참으로 걸작인데, ‘공원에 수리부엉이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실제 공원에 있으면 안 되는 건 캣맘/캣대디입니다.

 

 

 

 

 

 

5) 안개와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사둔 94, 80 마스크를 소비할 때입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풍향이 북풍이나 서풍이라는 거고요. 다른 하나는 바람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중국쪽에서 바람이 불어는 오는데, 바람이 쌩쌩 불어 먼지가 날아가는 게 아니고 천천히 와서 흘러가지 않고 정체되면 먼지농도가 높아지는 거지요.

 

 COVID-19 이후 한동안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 않았는데, 다시 이렇게 공기가 더러운 걸 보니 코로나 종식이 실감납니다.

 

 이제 머지않아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게 되겠지요.

 

 

 

 

 

 

 

6) 우리나라에서 요새 마약이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버닝썬 때부터 이미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었지요.

 

 2022년의 우리나라는 위헌적인 인터넷 검열 및 감청으로 인해 텔레그램, 토르가 일반화되어있고, 비트코인도 많이 퍼져있으니까 마약거래가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악화는 다분히 비가역적일거고, 머잖아 마약은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인 것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사견으로 마약 중에는 해도 되는 게 있고, 하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굳이 보자면 카페인, 알콜, 니코틴도 마약류로 봐야 하니까 그런 거 포함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마약은 단속과 금지가 능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나는 친인척과 지인들이 알콜, 니코틴, 아편(양귀비)으로 일찍 죽는 걸 보고 소식을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게 어느 정도 그런 법이지요. 대마초나 코카(코카인이 아닌 천연 코카), 빈랑, 까트 정도를 사용하는 것도 그런가보다 합니다.

 

 그렇지만 히로뽕이나 헤로인, 펜타닐 같은 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런 건 인생을 아예 망가뜨립니다. 손대는 순간 살아도 산 게 아니게 됩니다. 획기적인 기술적 혁명이 없는 한, 자연체 인간은 계속 살아가려면 그런 걸 멀리해야 합니다.

 

 사람은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채워가면서 살아갑니다. 지치고 피곤하면 자야 회복되고, 배고프면 먹어야 포만감을 느낍니다. 정서적이나 감정적인 것들도 그러합니다. 휴식, 힐링, 감상, 성취, 행운, 교감 같은 게 필요하지요. 사람 정신 구조의 기본 설계는 몇만 년 전 사바나에 살던 시절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히로뽕이나 펜타닐 같은 건 신경계에 너무 큰 영향을 줘서 체계를 망가뜨려 버립니다. 정상적으로 살면 미래에 느낄 수 있는 쾌락을 빚내서 끌어와서 일시적으로 느끼게 하고는, 끝없는 불행으로 떨어뜨립니다. 빚내서 과소비하면 파산이나 회생이라도 할 수 있지만, 약에 뇌가 당해버리면 그런 식의 답도 없습니다.

 

 히로뽕같은 하드 드러그에 뇌가 당하면 기본적인 욕구와 충족 시스템 자체가 망가져 버립니다. 예를 들어 원래 사람은 배가 고프면 힘들고, 먹으면 즐거운 것 같은 체계가 있습니다. 그런 체계가 있으니까 자연적으로 생존이 되고, 그런 것을 충족하기 위해 이런저런 것들을 하고 살아가게 되는데요. 히로뽕에 뇌가 당하고 나면 먹어도 기쁘지가 않게 됩니다. 그러니까 끝없이 불행하고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지요.

 

 

 

 

 

 

7) 예전에는 우리나라 정치에도 어쨌든 담론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담론은 주로 소위 진보좌파에서 만들어왔지요.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시기를 지나면서도 그런 기본 구도는 변하지 않았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민주당계 정권이긴 하지만 좌파와 다소 거리를 뒀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구도는 대략 박근혜 정권 때부터 부서지기 시작합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민주당은 꽤 심한 내분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ㅇㅅㅇ 정권에 속해있는 김한길, 안철수 그룹이 그 땐 민주당에 있었지요. 그리고 문재인 수령은, 그때는 대선 나가 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권위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치열한 내부다툼이 일어납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2012년 대선 부정선거론의 불길이 계속 타올랐습니다. 이런 배경 위에서 점차 담론은 사라지고 정쟁과 맹목적인 팬덤정치가 득세하게 됩니다.

 

 수령께서 집권하게 된 시점에서 이미 민주당은 더 이상 담론을 생산하고 주도할 수 있는 그룹이 아닌 상태였습니다. 나는 수령님 정권을 일종의 컬트 집단으로 생각하는데, 현실을 보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여느 컬트 집단이 그렇듯 현실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 담론이 형성되는 패러다임이 변하게 됩니다.

 

 아직은 미미한 레벨입니다만, 이젠 담론의 중심에 이준석이 있지요. 그러니까 내가 이준석을 스스로 빛나는 별이라 하는 것입니다. ㅇㅅㅇ에 대한 지지세는 혐오감과 복수심의 결과물이었을 뿐, 미래를 개선하려는 담론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마신 술이 깰 시간이 없는 건지, 항상 입만 열면 저렴한 술자리 막말 같은 걸 일삼는 부류가 무슨 생산적 담론을 이야기하겠습니까.

 

 

 

 

 

8) 집값이 드디어 빠지는 게 눈에 보이네요. 이렇게 되면 바닥이 어디일지 모릅니다.

 

 동학개미들도 전멸로 보입니다. 서학개미들도 대미지는 꽤 입었겠지만, 그나마 환율 덕에 버틸 만한 구간인 사람들이 많을 거고요.

 

 주가는 PER와 배당이 있습니다. 빠질 때는 결국 그걸 보게 되지요. 그럼 부동산은? 그것도 결국 월세를 봐야합니다. 세 대비 비싼 집값은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경매 현황을 보니 슬슬 때가 왔구나 싶은 기분입니다. 폭락의 때가. 임대차 3법 때문에 2020년 말부터 1년 정도 엄청난 버블이 생기면서 이런 상황이 되었지요. 원래대로라면 2021년부터 완만한 하락세였어야 합니다.

총체적 난국

정치 2022. 9. 24. 16:4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tXV7dfvSefo

 

 

 

 

 

1) ㅇㅅㅇ이 날리면 대통령을 모독한 게 전 세계에 알려졌네요. 국내에선 이준석을 바이든하려다 실패 중에 있고, 기시다하고는 어거지로 30분 대면했다고 하고요.

 

 이런 걸 총체적 난국이라 하지요. 내가 괜히 ㅇㅅㅇ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 파국적 국면은 지난 경선 때 대깨윤과 윤핵관 조직이 만들었습니다.

 

 지금 되도 않는 실드를 치는 국힘 면면들을, 이름들을 잘 기억해 두시기를. 그들 중 어떤 자들은 어쩌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ㅇㅅㅇ에 칼을 꽂을 것입니다.

 

 

 

 

 

 

 

2) 우리 물돼지 전하도 충분히 레#과 파 사이를 연타하는 수준인데, 새로운 영국 총리 엘리자베스 트러스도 만만치 않은 레벨로 보입니다. 영국인들은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퀸 엘리자베스 2세를 떠나보내고, 동시에 엘리자베스 트러스를 맞이했네요.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트러스가 집권하고 감세정책을 발표한 게 문제의 기원입니다. 소위 우파 중 경제학을 오해하는 자들은 그냥 감세하고 시장의 자유를 늘리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 믿는 자들도 있는데, 주류경제학은 절대 그렇게 단순무식하지 않습니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주류경제학자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 남작입니다. 하이에크조차 케인스를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했었지요.

 

 감세를 하면 정부는 재원이 모자라게 되는데, 트러스가 대책없이 감세하겠다고 발표를 해서 문제가 터진 겁니다. 현재 영국은 브렉시트-COVID-19-우크라이나 전쟁 3연타를 맞으면서 영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게다가 동시에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는 0.5% 올렸어요.

 

 일단 이래서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했습니다. 이는 가뜩이나 킹달러였던 상황에 달러를 더 강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준기축통화로 100년 전까지만 해도 기축통화였고, 미국달러와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던 파운드 가치가 떨어져버리면 달러는 더 올라가게 되거든요.

 

 지금은 인플레이션 잡는다고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에 울트라 스텝까지 이야기 나오는 상황 아닙니까.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감세가 그리 나쁜 정책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도 때와 상황을 봐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저러는 건 석렬한 행위지요. 창렬 아닙니다. 석렬입니다.

 

 나는 테레사 메이가 마음에 들었었는데요.

 

 

 

 

 

 

3) 세상을 단순하게 좌우로 보려는 흑백론자들의 기준에서, 여전히 세계는 우익이 사고를 치고 좌파가 세상을 수습하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사고치고, 푸틴 사고치고. 날리면이 수습하고. 존슨 사고 쳐서 물러나니까 트러스는 더 크게 사고치고 있고. 그나마 프랑스는 마크롱이 그나마 르펜 막는 중이고.

 

 물론 날리면이나 마크롱은 절대 좌파가 아닙니다. 다만 트럼프나 르펜이 기준이면 상대적으로 왼쪽에 있다고 할 수 있고, 극우파들이 보기엔 우익이 아니겠지요. 중요한 건 대중이 보기에 우파가 계속 잘못을 하고, 우파가 아닌 자들(로 보이는 그룹)이 그걸 해결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 ㅇㅅㅇ과 일당들은 말할 가치도 없고요.

 

 이러면 다시 좌파가 뜨게 되어 있어요. 세상은 그런 법입니다. 좌파들의 발언권이 강해지고, 말하는 게 그럴싸하게 들리게 된단 말이지요. 대중들에게.

 

 물론 실제로는 좌파와 거리가 먼 날리면이나 마크롱이 좌파를 잘 견제해줘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만... 날리면보다 훨씬 왼쪽인 낸시 펠로시도 미국 민주당 내 찐좌파들한테는 상당히 비판받곤 합니다.

 

 

 

 

 

 

4) 정치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는 현재 그런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정치가 종교나 프로 스포츠가 되면 안 되는데, 종교이자 프로 스포츠가 되어버렸지요.

 

 만약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올해 월드컵 우승을 한다면 나는 매우 기쁠 것입니다만, 그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할 겁니다. 정치는 그러니까 스포츠와는 달라야 합니다. 기도한다고 현실적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국민들이 죽고 나서 천국이나 극락에 가도록 정치를 하면 안 되고요.

 

 나는 현실을 보고 개선하려는 정치인만을 응원합니다. 그런데 그런 정치인이 성공하려면, 민주정에서는 그런 정치인을 국민들이 알아보고 응원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종종 즐겨 찾던 음식점이 얼마 전에 문을 닫았습니다. 비싸지 않고 맛이 좋은 곳이었는데, 그 외에는 단점이 많았습니다. 위치가 좋지 못하고, 인테리어나 가게 구성도 그리 좋지 못하고. 비주얼적인 면들이 영 아니었지요. 그러니까 결국 손님이 없어지더니 문을 닫았습니다. 내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람들은 대체로 미각이 매우 둔감하며 스스로의 입으로 음식을 판단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식당이 맛만 있어가지고는 안 돼요. 사람들은 본인 입으로 들어가는 것도 판단을 못 하는데, 정치에 대한 판단은 오죽하겠습니까.

 

 

 

 

 

 

5) 우리나라에서 자유주의가 통용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실제 회사가 돌아가고 노동이 돌아가는 방식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제국 시절을 거치고, 만주국 장교였던 박정희의 방식으로 근대화된 나라라서요. 최빈국에서 성공적으로 선진국이 된 기적을 만들긴 했는데, 동시에 일본제국의 단점을 꽤나 그대로 승계하였습니다. 현 일본국만 일본제국의 승계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도 엄연히 일본제국의 승계자입니다. 이 진실을 표면적으로 긍정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뿐.

 

 우리나라 방식은 어쨌든 무리하게라도 일단 해서, 결과를 내는 겁니다. 교육열이 높아 타국 대비 고학력자들이 쏟아져나오는 국가 상황에서, 일본제국부터 이어져온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로 일단 해서’, 어쨌든 단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계속 이어와 현재의 우리나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게 지적되어온 건 아주 오래 된 일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주로 문제를 제기해오고, 어쨌든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건 좌파들이지요. 이게 우리나라에서 좌파가 계속 헤게모니를 가지고 온 주된 이유입니다. 이 문제를 직시하고 개선하는 일에 우리나라 우파는 주도적이 되어본 적이 없습니다.

 

 우파가 아니면서 이준석을 인정하지 않는 다수는, 아마 이준석이 우리나라 기업에서, 일반인의 입장에서 굴러본 적이 없으면서 공정한 경쟁이야기하는 게 철없어 보이거나 찜찜한 상황일 겁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만성적인 병폐 상황은 아주 복잡한 이유로, 실제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면이 꽤 있거든요. 문제는 정치인들 중 실제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거고. 화이트컬러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사회주의자들을 뽑는 게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상황의 빡빡함을 완화할 수 있는 방편이 되어 왔지요.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의 개선은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주먹구구로, 근시안적으로, 사람 갈아가면서 일단 결과부터 만들어온 세월이 수십년 누적되니 사회 전반적인 병폐가 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이 복합적인 문제를 직관적으로 한국병이라 표현하겠습니다. 우리나라가 한국병을 고치려고 지금까지 이런저런 시도를 안 해본 건 아닙니다. 그런데 아주 근본적인 문제 다수가 단단히 꼬여 있기 때문에, 실제로 푸는 건 쉽지 않습니다. 좌파들이 그동안 이 문제를 풀지 못한 건, 좌파들의 방식으로 풀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파들은 이 문제에 아예 관심이 없으니까 풀 수 없습니다.

 

 기질적인 면이나 지능 등을 생각할 때, 만약 유승민이 일반적인 회사에서 굴러봤다면 유승민은 이 문제를 파악하고 해법을 만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유승민은 그런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앞으로도 이르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이준석은 본인의 경험이나 현재의 위치, 그리고 장단점 등을 고려해볼 때 이 문제를 개선하는 데 일조는 할 수 있을지언정 충분히 파악하고 주도적인 해결책을 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좌파들이 강성할 거라 생각하며, 화이트컬러는 지속적으로 좌파에게 투표하며 상황의 완화를 노릴 것으로 추측합니다. 이 상황을 개선하려면 우리나라의 우파정당 자체가 보다 현실적이고 지적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당으로 변해야 할 것입니다만... 되겠습니까? ㅇㅅㅇ 일당이 이준석 바이든하려고 하는 게 작금의 현실인데요.

 

 

 

 

 

 

6) 우리나라는 서방 세계의 일원이며, 그리 넓지 않은 면적의 영토와 영토대비 인구는 제법 많다는 점에서 유럽 주요국이나 일본과 비견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일본에 비하면 인구가 절반도 되지 않아 내수시장을 돌리기 어렵고, 유로존으로 뭉친 유럽과 비유하면 더더욱 내수시장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제조업 국가로 차지하고 있는 비교우위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일본이나 유럽에 비하면 관광업 경쟁력도 영 높지 못합니다.

 

 그리고 일본은 아베 시대에 엔고를 이용해서 환헤지 없이 해외자산을 많이 매입해놨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지금처럼 엔화약세가 오면 꽤나 이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더 이상 일본은 제조업 국가도 아니고요. 엔화약세에 대해 일본은 별로 걱정하지도 않고요.

 

 우리나라는 대조적으로 답이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답이 없으니까 정치가 활약해야 합니다. 그러나 ㅇㅅㅇ이 한 거라고는 이준석 바이든 시도, 펠로시 패싱, 서울 침수 중에 칼퇴근하기, 엘리자베스 2세 조문 실패, 기시다 30, 조 날리면 욕설 같은 겁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이런 걸 총체적 난국이라 하는 거지요.

 

 신산업 육성 또한 잘 되고 있는지 심각하게 의문스럽습니다. 신산업 육성에는 예나 지금이나 국힘계열은 민주당에 비해 관심이 없습니다. MB도 어째 근래 평은 좋지만 MB는 자신이 잘 아는 토건에 관심이 많았지, 신산업 육성은 DJ나 노무현에 비해 관심이 없는 편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령님 시절 버블 생긴 회사들 면면 보면, 본질은 사기와 특혜로 인한 비교우위였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일본, 미국, 대만과 더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밀접한 가까움을 가지고, 그것으로 체급의 불리함을 극복해야 합니다. 중국에는 더 이상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고, 이대로 가면 체급의 애매함과 선진국 병, 너무나도 낮은 출산율로 인해 어떻게 저떻게 밀려오는 위기들을 잘 피해나간다 해도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흔들리고 다난한 세계의 키 포인트

정치 2022. 9. 10. 13:1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V_AH2KqT1dM

 

 

 

 

 

1) 우크라이나가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해 전과를 수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은 나의 초기 예견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나는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이른 시기에 이야기했고, 전쟁이 러시아 생각대로 쉽게 협상되지 않을 것으로 이야기해왔습니다. 이 사안에서 현실을 보지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를 밀어붙이던 이들과 그들의 주장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이 틀린 예측을 하고 틀린 주장을 해온 이유는 각자 다르겠으나, 평균적으로는 시각의 편협성에 주된 문제가 있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현실을 예측하려면 현실의 복잡성만큼이나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어떤 한 분야를 잘 안다 하여도 다른 분야도 잘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한 분야만을 잘 아는 사람들의 예측이 쉬이 틀렸던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측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본 건 플레이어들의 정서와 세계관입니다. 러시아가 손익을 충분히 계산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상황을 판단한 이들은 모두 틀렸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인들이 품은 분노와 전의, 그리고 그들이 오렌지혁명 이후 겪어온 사건들과 그로 인해 촉발된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모든 예측도 틀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마음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가 보기엔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이런저런 계산 못지않게 정서적으로도 러시아의 패악질을 용인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다수의 미국인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편적 정의감이 심각하게 부족한 편이라 이런 걸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2) 추락을 시작한 우리나라가 이제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을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근래 노동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청년들을 보면 참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가진 게 인력뿐인 나라가 아닙니까.

 

 거두절미하고 이야기해서 일단 당장 현실의 기업들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청년세대에서 찾는 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청년 인구수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그뿐만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는데 우리나라 교육이 현실적으로 실패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이 문제가 아주 근원적인 데 있다고 추측합니다. 공교육도 문제지만 그냥 현세대의 청년들이 어릴 때부터 자라온 환경 모두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서 원래 인류 아동은 주변의 물건들을 접하고, 가지고 놀고, 조형하고, 무료함을 겪고, 상상하고, 주변과 물리적인 것까지 포함하여 일상적으로 다투고 화해하고, 조직적으로 뛰어다니고, 장시간 수다를 떨고,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금세기 들어 이런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을 방해하는 IT기기가 발달했고, 그런 걸 어릴 때부터 접한 세대가 이제 사회에 나오고 있다고 느낍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자연스러운 발달’,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시냅스 시스템 형성에 문제가 있는 세대가 나와버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앞으로 아동교육의 포인트는 스마트폰 통제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스마트폰을 멀리하게 할수록 성공적인 교육이 될 것입니다. 30년 전의 아동 부모들은 아동이 콘솔 게임기를 잡고 놀거나, 오락실에 가거나, TV를 많이 보면 걱정했지만, 스마트폰의 해악은 그런 것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3) 종합적으로 우리나라 상태를 보면 추락의 충격과 아픔을 겪기 전에 이 배배 꼬인 문제를 풀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충격과 아픔을 겪는다고 꼭 개선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근대화에 성공하고 선진국이 되는 데는 결과적으로 일제시대 - 6.25 한국전쟁의 참사 박정희의 등장이라는 복합적인 조건이 필요했었다고 판단하는데요. 어쨌든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들, 배부르고 잘나가니까 개선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못 느끼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고, 막상 사고 터지면 또 혼란해서 각자도생을 위해 뛰게 될 테니까 문제 해결이 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습니다.

 

 일단 상황이 이렇다는 걸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합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될 일이 없습니다.

 

 

 

 

 

 

4) 우리나라는 제조업 후발주자로 성장해서,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는 가운데 몇몇 주요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중국에 반제품을 팔면서 선진국까지 성장한 나라입니다.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까 산업 경쟁력을 잃지 않는 이상, 그리고 우리나라가 현재 경쟁력을 가진 산업이 중요한 산업인 이상 앞으로도 주요국으로는 남을 겁니다. 다만 보수적으로 볼 때 그 보장된 기간은 향후 수십 년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나라는 경제가 성장하면 사회적으로 평균임금인상의 압력을 받게 됩니다. 임금인상의 압력을 국가가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빈부격차를 방치하게 되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마냥 방치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급속도로 상승했는데, 문재인 집권 초기의 지나친 가파름은 다난한 문제를 일으켰으나, 최저임금이라는 제도의 필요악인 면은 논외로 하더라도 저임금 노동자의 평균임금 인상은 우리나라에 반드시 필요했던 일입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 최저시급은 2000원대 초중반 수준이었습니다. 주휴수당이 잘 주어지던 시대가 아니었고요. 정확히 20년 전인 2002년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2100원이었는데, 그마저도 전년도에 비해 12.6%가 오른 것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주당 40시간 일하면 122일 노동 기준으로 주휴수당 못 받을 때 세전 369600원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 물가가 지금하고 크게 달랐느냐하면... 집값은 지금보다 많이 쌌지만 별로 안 오른 피자같은 건 그 때도 동네 피자가 라지 1판에 9900원 했고, 냉동피자는 지금보다 더 비쌌던 것 같습니다. 통신비는 많이 쓰면 지금보다 더 비쌌고요. 2002년 휘발유의 리터당 평균 가격은 1296원이었습니다. 노무현은 그런 시대에 대선에서 이기고 집권했던 겁니다.

 

 우리나라가 어쨌든 일자리 구해서 일을 하면 먹고 살 수는 있는 나라가 된 건 진짜 최근 몇 년 사이 일입니다. 그러니까 그전에는 일하다가 일자리 마음에 안 든다고 때려 치우는 게 대단히 어려웠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고 부당해도, 일처리가 비합리적이라도 일단 참고 일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건 산업 경쟁력에도 영 좋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진짜 아니다 싶은 회사는 노동자들이 때려 치우고 나갈 수 있어야 도태됩니다. 그렇게 도태되는 회사가 있어야 자유시장에서 기업들의 평균 질이 올라갑니다.

 

 무능하고 불성실한 노동자는 해고되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무능하고 불성실한 기업은 빨리 망해야 합니다. 그게 좋은 시장입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사회안전망이 필요합니다.

 

 

 

 

 

 

5) 국가를 개선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담론을 만들고 주도해나가는 면에서 오랜 세월 동안 민주당과 좌파들은 상대적으로나마 명백한 우위에 있었습니다. 그 입장을 스스로 망쳐버린 건 수령님 정권이었습니다만. 최소한의 맞담론이라도 내놓아 설득력 경쟁을 했던 건 유감스럽게도 우파에서는 유승민과 이준석이 거의 유이합니다. 유승민과 이준석 둘은 서로 전혀 다른 색깔입니다만.

 

 포인트는 정의입니다. 나는 현대 정치철학에서의 정의라 함은 권리를 가진 자가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느냐라고 설명할 수 있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바꿔 말하면 대한민국 국민은 기본권을 누릴 권리가 있는데, 그게 잘 지켜지고 있느냐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ㅇㅅㅇ이 집권 이전부터 이야기할 때 참으로 찜찜했던 것 중 하나가, ‘가난하면 자유의 가치를 모른다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다녔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건 극우파의 주장입니다. 현대 자유주의 주류 정치철학은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자유주의와 자유지상주의의 차이를 단적으로 설명하자면 자유주의는 사회 전체의, 국가의, 세계의 자유 전반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국가를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 또는 필요악으로 보지요. 그렇지만 자유지상주의는 근본적으로 국가를 자유를 침해하는 주체로 봅니다. 그래서 사실 본질적으로 미국의 리버테리언과 유럽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도 샤리아에 맞춰 살 자유를 주장한다고 치면 자유지상주의라 볼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리버테리언에 가장 가까운 부류는? 일정 이상 숫자가 있는 집단으로는 여호와의 증인 교도들입니다. 징집을 거부할 정도잖아요?

 

 나는 ㅇㅅㅇ의 무개념한 발언을 가난하다는 건 경제적 자유를 그만큼 못 가졌다는 것이다.’ 라는 정리로 반박하겠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하고 있지만 통화란 재화와 용역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 그 자체입니다. 재산 액수는 그 권리의 양을 의미하고, 가난하다는 건 그 권리의 양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재화와 용역에 대한 권리가 일정 이하로 없다는 건 기본적인 경제적/신체적 자유를 누릴 권리가 부족하기 쉽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경제적 자유에 목마른 이가 부자겠습니까, 가난한 이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유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갑자기 출근을 하기 어렵거나 정말 출근을 하기 싫을 때 (직장에 폐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출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고, 직장이 마음에 안 들 때 때려치울 수 있는 자유입니다. 그래서 롤스 이후의 자유주의가 사회적인 면을 많이 고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6) 문제는 방법입니다. 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은 자유주의적 정의의 증진을 위해 속편하게 사회주의적 방안을 선택하곤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잘 안 됩니다. 실제로는 사회주의적 방법을 선택하면 정의가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이 관측되곤 합니다. 사회주의자들은 통화가 재화와 용역에 대한 권리 그 자체라는 것조차 감을 못 잡으니까 현실을 개선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재화와 용역에 대한 어떤 국가가 가진 권리의 총량을 늘리는 게 국가경제성장입니다. 그런데 실질적인 권리의 총량과 명목상 권리의 총량은 다릅니다. 그리고 이 권리는 그것이 행사되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실제로는 고정된 값이 아니고 유동적인 흐름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사람은 재화와 용역에 대한 권리행사를 정서기반으로 행하며, 모든 플레이어는 각자 나름대로 앞날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경제적 언행은 재귀성을 가지며, 그렇기에 모든 경제정책은 이 모든 복잡성을 고려하고 행해져야 합니다.

 

 실례로 들어가 경제적 정의 실현을 위해 세율을 올린다고 가정해 봅시다. 부자한테 세금을 많이 거둬서, 생활이 어려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면 세상이 좋아질 거라는 발상은 중학생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문제가 잘 해결되었다면 세상은 이미 유토피아였을 것입니다만, 근래 우리가 마주한 건 디스토피아지요.

 

 세율을 올리면 일차적인 문제는 세금이 부과되는 모두가 당장 사용 가능한 자금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모두는 소비를 줄입니다. 소비를 줄인다는 건 재화와 용역에 대한 권리행사를 줄인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상기한 유동적인 흐름의 총량이 감소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것은 곧 국가가 가진 권리의 총량의 감소이며, 쉬운 표현으로 경제성장률이 감소하고 경기가 나빠집니다. 그런데 같은 세율일 때 세금은 경제가 더 성장할수록, 경기가 좋을수록 더 걷히기 때문에 세율을 올린다고 향후의 세수가 좋아지는 게 아닙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한달에 1000만원씩 벌던 부자한테 40% 세금을 거둬서 400만원씩 세수를 얻는 거나, 30% 세금을 거두는데 부자가 점점 돈을 더 많이 벌어서 좀 지나서 1300만원 벌게 될 때 30% 세금을 거두는 거나 별 차이가 없단 말이지요. 물론 실제로는 후자쪽이 국가적으로 여러 모로 이익이 됩니다.

 

 

 

 

7) ㅇㅅㅇ 정부의 경제정책은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뭔가 잘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언행하지 않는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거라는 생각이 들게끔 뭔가 똑 부러지게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내용을 뜯어보면 뭔가 탁월함이 있느냐 하면 딱히 그래 보이지는 않습니다. 고의트롤러 레벨이었던 수령님 정권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한다면 부채탕감 빼면 그나마 구식이라도 주류경제학 범주 안에 있는 행동을 하는 ㅇㅅㅇ 정권이 그래도 경제정책 한정 낫긴 한데요. 행동만 그렇고 말하는 것만 보면 정치질의 신에 K-정치쇼의 최고 아이돌이었던 수령님 발끝도 못 따라가다보니 답이 안 나옵니다. 현실 경제에 있어 정부는 치어리더고, 가이드고, 등대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역할이 전혀 안 됩니다. 거기에 부채탕감은 그 자체로 고의트롤링 수준인데다 진짜 수령님 정권보다도 못한 짓이고요.

 

 마라도나와 메시를 비교한다면 축구기량 자체는 비교불가로 전성기 메시가 높다고 생각하고, 약쟁이였던 마라도나에 메시를 비교하는 건 메시에게 큰 실례라 생각합니다만... 메시가 마라도나를 절대 못 따라가는 게 두 개 있어요. 체력하고 리더십. 이 둘 때문에 마라도나는 월드컵을 들었는데 메시는 못 들었다고 생각하네요. 그래도 물론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는 메시입니다만, 리더십이라는 게 그만큼 참 중요한 겁니다.

 

 ㅇㅅㅇ는 스스로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용산에 들어가서는 리더 역할은 커녕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리더를 상실했고, 이 상황은 히키히메 다그치면서 가라로라도 리더 역할은 해보려 했던 최순실 섭정기만도 못하다 싶습니다.

 

 

 

 

 

 

8)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만한 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은 이길 확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원 중간선거는 원래 집권당의 무덤이라 그래도 공화당이 이길 거 같긴 한데, 친트럼프 극우 큐어넌 부류들이 워낙 공화당 경선에서 많이 이기고 있다 보니 민주당도 기존 예상보다는 많이 선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어쨌든 바이든 정권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나치게 완벽주의적이었고 아슬아슬했던 통화 정책의 실패로 인한 경제적이고 구조적인 대미지에서 잠재적인 회복세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표현을 어렵게 하는 이유는 실질적으로 경제적 대미지를 겪어야 하는 시간이 꽤 남았기 때문이고, 잠재적인 회복세라는 건 향후 겪어내야 할 대미지의 기간과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리고 있는데 작년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때 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파티를 끝내기를 원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무난한 타이밍에 금리인상을 시작했음에도 결국 나는 한미금리역전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아마 당시에 그런 예측은 나만 하고 있는 게 아니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금리를 조절하는 데 있어 제약이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반면, 미국은 별 제약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시점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 사정 봐줄 수 없는 입장이 되어버렸지요. 전쟁은 유럽에서 터졌으니까 결국 상대적으로 상황 좋은 곳이 미국이고, 그렇게 되면 잘못하면 미국에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서 모든 게 불타버리게 되니까 특단의 조치로 금리를 급격하게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현재 재정이 충분했다면 재정정책을 활용해 통화정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수령님 정권 거치면서 그럴 여유는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적어도 수십 년 동안은 수령님이 남긴 대미지를 극복할 수 없을 겁니다.

 

 

 

 

 

 

9) 퀸 엘리자베스 2세의 타계를 보면서 생각합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즉위 이후 평생을 여왕으로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태도 때문에 대처나 다이애나와는 그리 좋은 관계는 아니었으나, 왕관을 쓴 자로의 의무 알기를 우습게 아는 ㅇㅅㅇ을 보고 있자니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ㅇㅅㅇ과는 대조적으로 엘리자베스 2세는 언제나 완벽한 여왕이고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이 와중에 ㅇㅅㅇ은 트위터에 엘리자베스 이름을 잘못 표기해서 논란이 되었던데... Elisabath 라고 쓰면 엘리사베스에요. 물론 member yuji에 비하면 사소한 오타고, 개사과에 비하면 별로 큰 SNS 사고는 아닐 겁니다.

 

 한편으로 그동안 영연방 각국에서 발행한 불리언(Bullion. 액면가격이 있는 금화/은화/백금화. 액면가격이 없는 건 라운드=Round라고 부릅니다.)에는 엘리자베스 2세의 얼굴이 있었는데, 이제 찰스 3세의 얼굴이 들어가겠네요.

 

 

 

 

 

10) 우리나라는 펠로시 패싱하고 미국은 인플레감축법으로 우리나라 뒤통수를 후려갈겼으니, 이건 어떻게 봐도 앞으로 한미사이가 좋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마침 ㅇㅅㅇ 정권 하는 거 보면 동북아균형자론이 예토전생하는 기분인데, 그래도 현실감각이 있었던 노무현 정권 시절의 동북아균형자론에 비해 ㅇㅅㅇ의 패기넘치는 균형자론은 도조 히데키나 블라디미르 푸틴이 떠오를 수준으로 비범합니다.

 

 외교 아니라 ㅇㅅㅇ과 국민의힘 주류가 이준석하고 싸우는 것만 봐도, 대일본 황국 신민의 후예들 어디 안 갔다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만 대일본제국의 후예가 아닙니다. 대일본제국의 정신은 열도가 아닌 반도에서 그 정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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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금

 

https://youtu.be/rSk2ARSmA2c

 

 

 

 

 

 

1) 꽤 오랜 세월 동안 부두노인(腐頭老人) 유시민은 똑똑한 사람으로 인지되었었습니다. 유시민을 싫어하면서도 똑똑은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그러나 유시민이 달 착륙 음모론을 믿는다는 게 알려졌을 때, 그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유시민이 사실 바보가 아닌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60세가 넘은 유시민이라면 모를까, 젊은 날의 유시민은 평균 대비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달 착륙 음모론을 오랜 세월 믿고 있었지요. 머리가 좋은 편에 속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을 가지는 걸 나는 많이 봐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런 걸 봐왔기 때문에, 나는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지속적인 노력을 해 왔습니다.

 

 

 

 

 

 

2) 종교란 증거가 없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대조적으로 과학적 사고방식은 증거가 없는 것을 믿지 않고, 확률을 확률만큼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학적 사고방식이라는 게 본능적ㆍ정서적ㆍ문화적으로 그리 체화하기 쉬운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한 번 믿었던 것을 계속 믿는 데 편안함을 느낍니다. 믿음이 깨지는 데 익숙해지기 어려워하지요. 평균적인 행복도를 보면 종교가 있는 사람이 종교가 없는 사람보다 더 높습니다. 그래서 나는 완전한 무신론자임에도 종교의 가치를 부정하지 못합니다.

 

 사람은 정서적인 생물입니다. 그래서 대체로 사람들은 자기 좋을 대로, 정서적 만족을 위해 아주 많은 것들을 합니다. 금융위기 이전, 경제학은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사견으로는 그럴 만 했던 부분이 사람들을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정서적 이익을 추구합니다. 경제적 이익은 그것이 정서적 이익에 대체로 부합하기 때문에 추구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때때로 합리적이고, 때때로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사람이 추구하는 게 정서적 이익인데, 정서적 이익은 근본적으로 주관적인 것이라 그러합니다. 합리적 판단 같은 건 정서적 이익의 결괏값을 바꾸는 변수지, 그게 사람이 행동하는 본질과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3) QAnon이라는 집단이자 믿음 체계가 있습니다. ‘큐아논이나 큐어넌정도로 읽습니다. 이 그룹은 도널드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이었고, 음모론자 집단이자 알트라이트 집단이며, 개신교 집단에 가까운 성격이 있으며, 우리나라 우파에 아주 큰 영향을 주는... 걸 넘어 있다고 나는 추정합니다.

 

롯 왓킨스

 큐어넌은 지금껏 나온 온갖 음모론을 총망라한 수준의... 일종의 사이비 종교 같은 음모론입니다. 이 큐어넌 음모론의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인 Q는 남아공인 폴 퍼버와 한국계 미국인 롯 왓킨스로 추정됩니다. 초기의 Q는 폴 퍼버였고, 이후의 Q는 롯 왓킨스라는 게 연구 결과인데요.

 

 이 큐어넌은 미국 민주당 유명인사, 세계 단체 관련자들, 빌 게이츠 등의 유명인들, 그리고 가톨릭 예수회를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진짜 초국가적 권력, 딮스테이트의 하수인으로 봅니다. 딮스테이트는 들어본 분들이 많을 겁니다. 악의 비밀결사로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같은 이름이 지목됩니다. 그리고 진짜 권력을 가진 자들을 렙틸리언이라는, 인간이 아닌 파충류 외계인으로 보고, 그들이 인간 형태로 셰이프시프팅(늑대인간이 인간 모습으로 변하는 걸 생각하면 됩니다.)해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딮스테이트에서 인류를 구원해 줄 메시아로 도널드 트럼프(...)를 추종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웃기는 이야기냐... 라고 할 지 모르지만, 미국인의 1/4 정도는 딮스테이트 음모론을 믿고 있습니다. 1/2 정도는 신빙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공화당원 중 1/3 정도는 큐어넌 또는 큐어넌의 세계관에 동의하고 있다고 봐도 되고, 그 외에도 전체의 1/4 정도는 일부분은 믿는 수준이라 대략 공화당 지지층은 거의 다 딮스테이트 음모론에 찬성하고 있고, 공화당원 태반은 큐어넌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건 그냥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도 꽤 침투중이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봐도 용와대에 K-큐어넌이 좀... 매우 코어에까지 있는 것 같아서요. 누구누구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4) 우리나라 우파정당의 코어 지지층은 대략 크게 둘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하나는 영남이라는 지역.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개신교 세력인데요.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영남에는 교회가 별로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크리스트교는 서해안 쪽을 중심으로 포교되었고, 우파정당의 코어 지지 지역인 강원도와 경상도에는 의외로 크리스트교가 별로 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명박근혜가 대립하던 시기에는 이명박이 서울 개신교 세력을 대표했고, 박근혜는 영남 세력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 박근혜는 개신교도가 아니기도 했고요. 최태민이 목사였던 적은 있었습니다만.

 

 꽤나 오랫동안 두 세력은 애매한 관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상황이 변한 게, 황교안이 대표가 되면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로는 이미 박근혜에게 팽당한 후 대통령 대행을 즐기던 황교안이 어째 서울 개신교계의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면서, 동시에 박근혜의 후계자인 것처럼 포지셔닝이 되었었지요. 자한당이 원체 망한 정당이어서 그런 면도 있었을테고, 영남이 예전같지 않게 쪼그라들어서 그런 면도 있는 것 같고, 수령 동지께서 워낙 대단하시다 보니 어쨌든 우파가 뭉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이가 다수여서 그랬다고도 생각합니다.

 

 자한-미통당 시절 우파 지지층들 다수는 조국사태도 있고, 내분을 거듭하던 우파가 뭉쳤으니 필승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20년 총선 전 나는 공천을 보면서 이건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했었지만, 전면전을 앞두고 사기 떨어지는 말을 마냥 할 수도 없었고... 그 때 결국 결과 나오고 멘탈 깨진 분들이 제법 있었지요.

 

 음모론이 퍼졌고, 이 때 K-큐어넌이 교회, 대깨트를 중심으로 퍼지고, 동시에 백신음모론도 세트메뉴로 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부정선거론 대깨트 백신음모론이 세트메뉴고, 이 그룹을 K-큐어넌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올해 들어서는 푸틴과 러시아를 지지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극우 개신교도들은 천주교도를 혐오합니다. 그런데 이준석은 천주교도입니다. 그리고 조 바이든과 낸시 펠로시도 천주교도입니다. 나는 펠로시 패싱은 펠로시가 천주교도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합니다. 펠로시는 큐어넌들에 의해 렙틸리언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5) 김건희는 스스로를 영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를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어떤지 대략 알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안 됩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 잘못된 믿음 체계를 가지게 될 때, 문제는 그 믿음이 부서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어릴 때부터 그에 어울리는 대접을 어떤 형태로건 받습니다. 양육 및 보육 과정에서 아무래도 머리가 좋은 아동은 특별대우를 하지 않기가 어렵거든요. 그 과정에서 강한 에고를 가지게 되고, 어떤 것을 합리화하고자 할 때 그럴싸한 논리구조를 만들어내기가 더 쉽습니다. 적어도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말이지요.

 

 겸양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고, 언제나 모든 정보를 가지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류의 뇌는 계층화되고 추상화된 패턴인식 사고를 하기 때문에 특별한 직관능력이 있는 동시에, 선입견이나 오류에는 취약합니다. 그래서 현명해지려면 언제나 가능한 사고를 말랑말랑하게 하고, 믿음 또한 그 정도로 가지는 게 좋습니다.

 

 

 

 

 

 

6) ‘의 필요 이상의 불행은 에게서 비롯되는 법입니다. ‘의 오류도 많은 경우 에게서 비롯됩니다. 그러므로 대다수의 종교는 를 버리거나 잊는 방식에 대한 가르침이나 테크닉, 노하우 등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를 버리기 위해 가장 즐겨 찾는 것은 술입니다. 통제가 약한 나라에서는 마리화나를 이용하기도 하지요. 그 외 명상, 종교적 도취 등으로도 를 일시적으로 약화 또는 변성시키는 게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개신교회의 통성기도와 방언 등은 매우 기이해 보이지만, 원시적 종교에서 그리 드물지 않은 현상의 범주에 있습니다. 집단적 트랜스 상태라 할 수 있지요.

 

 문제는 그렇게 일시적으로 나를 잊는 것이 쾌락은 가져올지언정 현명함을 가져오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술을 마신다고 더 탁월한 사고를 하기는 어렵거든요. 계층화된 패턴인식 사고의 오류를 개선하고 더 나은 현실인식을 하려면 에고의 컨트롤을 평소에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나는 잠을 많이 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적 문제 중 하나가 평균적인 수면부족입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들도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잠을 잘 못 자면 효율이 떨어집니다. 실질적으로 지능에 디버프가 걸리게 되는 거지요.

 

 

 

 

 

 

7) 근래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건 우리나라 문화의 고질적인 지체현상과 병폐입니다. 국회의원 씩이나 되는 사람들이, 고위공직자들이 원칙, 가치, 올바름 같은 건 없고, 스스로 생각하고 추구하는 것도 없이, 그저 권력만을 위해 꼭두각시처럼 굴종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이준석은 그 와중에 가치를 추구하고, 원칙을 추구하고, 꿈을 가진 게 보이니까 지금은 오로지 그만이 스스로 빛나는 별이고 군계일학... 아니, 군서(群鼠)일견(一犬)인 것입니다. 용의 언덕에는 절망이 들어차 있으나, 타오르는 희망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이준석을 제외하면 단언컨대 민주적이지 못합니다. 영국 의회에서 상시로 보여주는 격렬하고 공개적인 토론은 제하더라도, 미국만 해도 미국 대통령이나 정당에서 소속 의원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의원은 각자가 신념을 가지고 움직일 수 없고, 미국인들은 가치를 위해서라면 내전도 감수합니다. 실제로 남북전쟁이라는 사례가 있었고요. 최근에 (주로 남부 극우 개신교도들에 의해) 남북전쟁을 경제적인 이유의 전쟁이었다고 언플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엄연히 남북전쟁은 노예해방이라는 가치를 두고 싸웠던 전쟁입니다. 큐어넌은 망상으로 온갖 협잡질을 하고 있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은 링컨이었고 최악은 트럼프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 시점에서 링컨은 공화당이 낳은 첫 대통령이었고, 트럼프는 마지막 대통령입니다. 미국 공화당은 한 때는 위대한 정당이었지만, 지금은 큐어넌들의 정당이 되어버렸습니다.

 

 

 

 

 

 

8) ㅇㅅㅇ과 국민의힘은 선을 넘어도 아득하게 넘었습니다. 저 물돼지와 쥐떼들은 완전히 박멸해야 합니다. 불량품의 출하를 막지 못하고, 어쩔 수 없었지만 나 또한 불량품을 파는데 앞장선 격이기도 하니까... 나는 저 해악의 섬멸을 위해 끝까지 책임지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유감이지만 이쯤되면 정서적인 모든 것이 사치입니다. 나라가 망하건 어떻게 되건... 일단은 책임지고 저 쥐떼를 해치워야 한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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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의 이니셜 ㅇㅅㅇ

정치 2022. 8. 20. 14:5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dw06ZJ1zfPY

 

 

 

 

 

1) 이니셜 ㅇㅅㅇ을 가진 유명인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물돼지고, 하나는 만교익입니다. 둘은 패밀리 네임과(동일 ) 이니셜이 같은 것 외에 사상의 스타일과 수준이 유사합니다. 취향에도 유사성이 있어 보이고요. 아마 이 이야기를 들으면 둘 중 누군가는 불쾌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누군가는 유쾌하게 여길 수도 있다고 감히 추측하는 바입니다.

 

 

 

 

 

2) 이니셜 ㅇㅅㅇ와는 4명이 엮여있습니다. 물돼지, 만교익, 맛서인, 그리고 맛서인과 이름이 비슷한 황교안입니다. 황교안은 이름이 비슷한 것 외에는 얽힐 이유가 없지만,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얽혀있는데... ㅇㅅㅇ과 황교안이 공통점은 많지만 그래도 황교안이 상위호환이라 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외모는.

 

 

 

 

 

3) 유담아빠 이니셜 ㅇㅅㅁ는 다행히 마지막 이니셜에 각이 져서 같이 묶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내가 그동안 ㅇㅅㅁ에 대해 좋게 생각한 적이 없었으나, 근래 여당 내 야당의 대표격으로 슬금슬금 나오는 건 ㅇㅅㅁ답지 않게 좋은 행동이라, 진짜로 앞에 나서서 이준석의 옆에서 싸운다면 다시 봐 줄 용의도 있습니다.

 

 사실 유담아빠는 정치생명이 끝나 마땅했습니다. 그 정도로 잘못된 행보를 많이 걸었고요. 그러나 ㅇㅅㅇ의 집권 후 어처구니없는 제 무덤 파기로 인해 유담아빠가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4) 사람의 뇌는 계층화되고 순차적인 인지구조를 통한 패턴인식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글씨를 인식한 때 정자체는 물론 어지간히 날려 쓴 글씨라거나 새로운 폰트, 심지어는 일부 획이 누락된 글씨도 문제없이 독해가 가능합니다. 컴퓨터로는 이런 걸 아직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사람은 20년 만에 만난 사람도 외모가 좀 변해도 누군지 알아볼 수 있고, 미미하고 불확실한 감을 토대로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언가 쌔-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뇌 안의 패턴인식기가 작동한 거거든요. 의식하지는 못해도 예전에 새된 경험이 있는 패턴의 일부를 뇌가 인식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ㅇㅅㅇ는 이제 끝났습니다. 사람들은 사실 대통령이 되는 순간에도 ㅇㅅㅇ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ㅇㅅㅇ이 왜 리재명 두목과 0.7% 차이밖에 안 났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ㅇㅅㅇ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ㅇㅅㅇ는 정치초보가 대통령이 된 유일한 사례입니다. 사람들은 정치초보에 잘 표를 안 줍니다. 리재명 두목이 너무 아니니까, 그리고 이준석이 보증하니까 사람들이 ㅇㅅㅇ를 뽑은 건데요. 이준석을 팽했으니 보증인이 날아감은 물론 배신자 낙인까지 찍혔고, 그렇다고 무슨 정책이나 말이나 행동을 잘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매우부정여론이 과반을 넘은 지 오래인데요. 사실 이건 첫인상이 대다수에게 나쁘게 박힌 거랑 별 차이가 없습니다.

 

 사람은 첫인상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람 뇌구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람은 계층화되고 순차적인 뇌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 쓰던 카세트 테이프나 비디오 테이프를 거꾸로 재생하는 것처럼 기억을 끄집어낼 수 없고, 어떤 것에 대한 정보는 계층화되어 덧붙여집니다. 무언가에 대해 첫인상이 기본 정보고, 추가정보는 그 위에 덧씌어지며, 그 무언가를 떠올리면 정보는 웬만해서는 순차적으로 재생된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앞으로 60% 이상의 사람들은 ㅇㅅㅇ가 뭘 하건 웬만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볼 겁니다. 이미 해석 방향이 그렇게 정해져 버렸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건 정말 바꾸기 어렵습니다. 나쁜 첫인상 바꾸려면 몇 배 노력해야 하는 건 다들 아시잖아요? 그런 겁니다.

 

 

 

 

 

 

5) 내가 보는 이준석은 서사와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 있는데, 이준석이 당대표 후보로 각광받기 이전 나는 이준석의 정치적 성공 가능성에 대해 꽤나 회의적이었습니다. 이준석의 성격이나 스타일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싸가지 없다고 받아들여지기 쉬운 것이었거든요. 난 사적으로는 그런 성격을 딱히 싫어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서 성장기 때 주변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몇몇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곤 했었습니다.

 

 나는 이준석과 같은 부류를 싫어하는 게 우리나라의 문화적 결함이라 생각합니다. 되바라짐을 지나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인데, 그것은 이 나라의 지독한 권위주의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준석이 개혁 그 자체가 되어 있습니다. 노무현의 탈권위를 직접적으로 계승하는 게 이준석이 되어버렸단 말이지요.

 

 노무현의 석연찮은 죽음 이후 우리나라 정치는 교주를 모시는 종교처럼 돌아갔습니다. 쿼터가디스 퀸 허니라거나, K-아사하라 쇼코 킴이라거나, 위대한 수령 동지라거나, 어니언 조라거나. 황교안-전광훈 콤비라거나. 최근의 개딸 두목이라거나.

 

 종교는 신성한 권위이며, 종교를 쫓는 건 권위에 기대 마음을 안식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치의 종교화가 멀쩡한 결론을 낼 수 있을 리 없지요. 차라리 왕정복고를 주장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ㅇㅅㅇ도 권위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였었습니다. 그게 정치초보이자 호감을 끌 만한 요소가 별로 없는 ㅇㅅㅇ을 대통령까지 만든 이유였지요. 물론 정치 시작한 후의 ㅇㅅㅇ는 대다수의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고, 악습에 도전하는 모습 따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제 시대정신은 이준석에게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노무현이 미처 이루지 못했던 탈권위와 도전정신을 어쩌다 보니 이준석이 이어받았습니다. 이런 게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대한 수령께서 본인의 행보를 운명이라 표현합니다만, 그게 어딜 봐서 운명입니까. 그건 다 사람이 의도적으로 한 일이겠지요.

 

 

 

 

 

 

6) 오래 전부터 이곳을 봐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부동산 영끌하지 말고 달러자산 모아두라고 했어요.

 

 지난 1년 동안 USD/KRW 환율이 급격하게 올라갔습니다. 나는 지난 금융위기 때 환율을 1달러/1400원 정도로 기억해서, 1400원이 넘으면 환위기라는 인상이 있는데요. 지금 1336원입니다. USD가 유독 비싼 상황이긴 합니다만, 해외주식 장기보유중이신 분들은 환차익으로 15% 정도는 주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현재 코스피 지수는 USD 기준으로 보면 15% 이상 빼고 봐야 합니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지금 지수는 2500이 아니라 2100쯤 된단 말이지요.

 

 

 

 

 

 

7) 무언가 큰 걸 바라볼 때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숲 안에 들어가면 나무는 볼 수 있지만 숲은 볼 수 없습니다. 숲을 보고 싶으면 헬기나 드론을 쓰는 게 좋지요. 근처의 높은 산으로 올라가거나요.

 

 정치는 정치만 봐서는 정치를 알 수 없는 특성이 있습니다. 정치는 숲보다 거대하고 복잡합니다. 물론 숲에 들어가서 실제 연구를 해야 알 수 있는 게 있듯,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안에서만 헤매더라도 알 수 있는 건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정치를 안다는 건 어렵습니다. 정치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정치를 알게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관심이 적어서 이 디스토피아가 도래하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8) 나는 사회주의 트렌드가 그 빈약한 실체를 드러내고, 민생을 망침으로 흘러가버렸고 그것이 ㅇㅅㅇ의 당선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ㅇㅅㅇ의 체험은 좌파에 질려 돌아섰던 사람들을 다시 U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스함이나 탁월함 따위 찾아볼 수 없는 ㅇㅅㅇ 정권은 차라리 정치쇼라도 하던 수령님 시절을 그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는 미화되는 법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나는 유담아빠가 유리한 면이 있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하나 문제는 이준석이 사실 유담아빠와 경제적 마인드가 다르다는 겁니다. 4차 산업혁명, 앞으로 점점 약함을 드러낼 우리나라 경제 등을 생각하면 경제적 자유주의는 트렌드가 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포퓰리스트가 유리할 것이고, 국민들을 달래주면서 포퓰리즘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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