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인 사이클과 장기적인 흐름

경제 2019. 4. 24. 20:4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R8xTneajT8Q

 


 지난 3월까지 우리나라는 82개월간 무역흑자였습니다. 근 몇 개월간은 수입이 줄어서 흑자가 나오는 불황형 흑자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요. 그런데 이번 4월은 83개월만의 무역적자가 나올 것 같습니다. 무역수지가 영 좋지 못한데, 4월은 주식배당금까지 나가는 월이라 일시적인 적자를 피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는 환율입니다. 원화가치가 높을 때 무역적자가 나기 쉽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원저입니다. 오늘 달러/원은 드디어 1달러/1150원을 돌파했습니다. 19개월만의 최고치입니다.


 

 이 상황을 단편적으로 이야기하면, 지금 한국 경제 안 좋습니다. 지난 10~11월의 금융위기 조짐이 선행적 위기였다면, 지금 겪는 건 사이클상 진짜 위기일 겁니다. 문제는 여기서 바닥을 확인하고 돌아설 때까지는 어디까지 나빠질 지 알 수 없고, 정부가 뭔가 조치를 해야 반전이 쉽기 마련인데... 이 정권은 지난 4분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저 또 추경으로 무척 비효율적이고 상대적으로 소소한 재정 정책을 펼치려는 모습만 보일 뿐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에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춘 후 11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고 지금은 기준금리를 내려야 할 상황인데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내리려면 원화가치를 올려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합니다. 이 정권 집권 후 경제정책이 상식선에서 돌아간 적이 없습니다. 다주택자를 적폐로 몰아 똑똑한 한 채 전략이 기승을 부리게 해 서울 부동산만 폭등시킨 다음에, 부동산값 잡는다고 총리가 기준금리 올려야 한다고 공개발언을 해서 경제성장 전망치가 낮아지고 추경을 하는 와중에 증세와 기준금리인상을 강행하는 비상식적 행보를 작년에 이미 다 저질렀지요. 그렇다고 추경액이 박근혜 시절보다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무원칙 말 바꾸기 SOC와 아몰랑 비효율 소규모 추경이라도 미적지근한 효과는 나올 테고, 반도체 수출액의 감소는 단가문제지 물량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상황이 많이 꼬이지만 않으면 곧 바닥이 보일 거라 생각은 합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이 이례적인 무역적자 발생은 단기적인 사이클의 바닥에서 일시적으로 관측되는 현상이어야만 합니다. 길어지고 지속되면 최소 미니 경제위기입니다. 나는 길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단기적 사이클은 바닥일 것 같은데 장기적인 흐름은 매우, 대단히, 더할 나위 없이 나쁘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장기적이고 전반적인 경제 흐름은 신군부 이래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제 때 회복될 수 있는 골든타임... 은 이제 다 지나갔거나 문재인 정권의 아집 및 야당의 무능 때문에 있어도 의미가 없는 것 같고요. 일본이나 유럽 국가들이 이미 겪은 바 있는 내리막을, 다이나믹 코리아답게 다이나믹 버전으로 겪을 확률이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 상황이 정치적으로 단시일 내에 개선되는 걸 기대하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대응을 생각하는 게 나을 겁니다. 이미 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psqEfVdJN_Q

 



 작년 11, 손정의가 쿠팡에 거액을 추가 투자했다는 소식은 나에게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아마 관련 소식에 관심이 있던 분들 중 다수는 나처럼 의아함을 느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손정의가 무엇을 생각하고 쿠팡에 추가 투자를 했는지를 여러 모로 생각해봤습니다만, 현재의 잠정적인 나의 결론은 손정의의 오판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연관하여 나는 올해 이마트의 소액주주가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이마트의 주식을 보유한 적이 없었고요. 이번 포스트에는 국내 유통업계의 변화 양상과 기존 유통업계들의 우점에 대한 이야기를 약간 해볼까 합니다.


 

 우선 2010년대 우리나라 유통업 이야기를 약간 해보자면, 00년대에 승천하던 대형할인마트의 성장은 10년대 들어 대형마트의무휴무제가 시행되고, 준대형마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온라인 및 홈쇼핑이 활발해지면서 꺾인 상황입니다. 그와 함께 일반적인 소매점 경기도 시간이 갈수록 상태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지요.

 

 그런데 온라인 쇼핑이 딱히 새로운 건 아닙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2000년대가 되면서 우리는 즉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게 되었지요. 온라인 쇼핑과 대형할인마트는 거의 유사한 시기에 같이 성장했습니다. 그렇지만 대형할인마트는 10년대 들어 강제적인 규제를 당했고,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지는 못하고 있으며, 1가구당 구성원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사회 변화에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쿠팡, 위메프, 티몬 등은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본래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었습니다. 한시적인 할인 상품 및 음식점 이용권을 제공하던 곳이었지요. 그런데 소셜커머스는 과당경쟁에 시달렸고, 소셜커머스를 통해 홍보하고 자리를 잡으려던 음식점들은 할인가로 찾아왔던 손님들이 할인되지 않은 가격으로는 다시 오지 않으려 하게 되는 걸 겪게 되었습니다. 그에 수많은 소셜커머스들이 문을 닫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살아남은 소셜커머스들은 점차 오픈 마켓처럼 변하게 되었습니다.

 

 오픈 마켓화된 소셜커머스가 배송 경쟁에 뛰어들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출혈 경쟁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몇 년 동안 대형마트들은 힘든 시기를 맞이했었지요. 그런데 중요한 건 이 기업들의 이익입니다. 위메프와 티몬은 창업 이후 단 한 해도 흑자를 낸 해가 없습니다. 이미 완벽한 자본잠식에 빠진지 오래이며, 점차 더 적자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쿠팡은 손정의에게 2015년에 10억 달러, 그러니까 1.1조 이상을 투자받았으나 순식간에 다 까먹고 2018년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지만 작년에 2.3조 정도를 손정의가 또 투자했지요.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에 1.1조를 추가로 까먹었습니다.


 

 기존 오픈 마켓은 나을까요? 일단 11번가는 답이 없습니다. 만년 심하게 적자입니다. 옥션과 G마켓은 이베이가 소유하고 있고, 이미 한 회사로 합쳐놓은 상태입니다. 여긴 그나마 조금씩 흑자를 봅니다. 인터파크도 흑자를 보는 해가 많은 편인데, 근래의 인터파크는 점유율이 많이 줄었고 콘서트 티켓이나 여행권, 도서 등에 특화된 곳이 되어서 사업 모델이 좀 다르다고 해야겠습니다.


 

 한편으로 최근에는 새벽배송이 시끄럽습니다. 마켓컬리가 유명해졌던가요. 그런데 마켓컬리도 이미 완전한 자본잠식 상태고, 실제 새벽배송에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입구가 닫혀있어서, 방문자가 들어가려면 요건이 있는 세대를 호출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객이 잠든 새벽에 호출을 하게 되면 문제가 되지요. 실제 호출해서 문제가 된 케이스도 있다고 압니다. 보통은 경비실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경비실에 항상 사람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배달원은 경비원을 계속 기다릴 수 없으니까 물건을 경비실이나 공용현관 앞에 두고 간다거나 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동현관비번을 기입하는 란이 있다는데, 이는 해당 아파트의 보안을 떨어뜨리는 요안이 되기에 언제든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쿠팡의 경우를 다시 이야기해보자면, 매출 신장세는 무척 빠릅니다. 그런데 적자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독특하게도 배송 체계를 직접 구축하고 있는데, 그 투자 규모를 보면 본격적으로 물류업에 뛰어들고 있다고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류업이 블루오션이냐하면 아닙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몰라도, 우리나라 물류업은 더할 나위 없는 레드오션입니다.

 

 쿠팡의 물류업 투자가 마냥 아주 터무니없는 건 아니긴 합니다. 왜냐하면 물류량 전반이 늘어나는 걸 감안해 보면, 기존 물류업체들의 가격결정권이 점차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현재 우리나라의 택배시장은 CJ대한통운의 점유율이 44%, 한진과 롯데가 각각 12%, 우체국이 7% 정도를 점유한 과점시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하위 업체들의 배송 서비스 품질이 너무 나빴기 때문인데, 쿠팡처럼 자체적인 물류 체계를 갖추면 배송비용이라거나 서비스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쉽긴 합니다.


 

 문제는 투자 대비 이익인데요. 쿠팡은 이미 지난 5년 사이에 3조원 이상을 날렸습니다. 회계와 경영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현금 또는 현금성자산을 사용해서 대지, 창고, 차량 등을 구매하는 것 자체는 손실이 아닙니다. 현금 1억으로 1억짜리 집을 샀다고 순자산이 감소한 게 아니잖아요? 그것과 똑같습니다. 집을 사는 과정에 비유해보면 세금, 부동산 복비, 인테리어 및 수리비용 중 주택 가치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 인부들 짜장면이나 음료수나 술 사준 비용, 계약 시점부터의 감가상각 같은 게 손실입니다. 쿠팡은 이런 걸로 3조 넘게 날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3조 넘게 날린 걸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유통업 전반이 그렇지만, 특히 오픈마켓은 해자(moat)를 가지는 사업이 아닙니다. 게다가 비용이라는 면에서 쿠팡과 같은 형태의 유통은 비효율적입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가 배송하는 쪽이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포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형할인마트의 배송 시스템은 대체로 추가적인 포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동네 배송이니까, 마트에 있는 물건을 바구니 같은 데 실어서 배달만 해 주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국에 대형할인마트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기반이 없는 쿠팡 같은 경우 결국 택배로 물건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인 시스템이라, 제품을 포장해 보내야 합니다. 하나하나 포장하는 데 박스와 포장재, 그리고 인력을 소모해야 한단 말이지요. 그래서 쿠팡이 아무리 투자를 해도 대형마트보다 물류비를 줄이는 건 불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이 관련하여 예전부터 골판지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쿠팡은 매출을 올려서 청사진을 만들어낸 후, 그것으로 투자를 계속 받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습니다. 투자를 많이 하니까 매출이 올라온 것이기도 한데, 이건 대단히 불안정한 사업 모델입니다. 초기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스타 스타트업들이 결국 이윤을 충분히 내지 못하면서 침몰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현재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자본을 많이 소모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자본소모를 줄이고 흑자를 보려고 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무척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원천적으로 온라인 상점은 오프라인 상점에 비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할인마트의 경우 미끼상품이 있더라도, 그 미끼상품까지 가는 동선에 다른 상품들을 배치함으로 추가 구매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품을 할인한다고 해서 갔다가, 마트에 온 김에 시식 코너에서 시식을 한 후, 그 시식한 상품을 구매해 본 경험은 거의 누구나 있을 겁니다.


 

 대조적으로 온라인 상점에서는 체리피킹이 쉽습니다. 아무리 이런저런 상품을 화면 구석구석 보여줘도 소비자는 사려는 물건만 사게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물건을 고르는 데 필요한 동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괜히 온라인 상점들이 누적적자가 심하고 자본잠식이 심한 게 아닙니다. 미끼상품만 팔리면 그 어떤 마켓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마트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이마트는 글로벌 유통공룡업체들의 습격을 00년대에 모두 이겨냈습니다만, 강제휴무가 시행되고 사회주의적 트랜드가 대형할인마트를 적대한 이후엔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마트는 단 한 해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이익을 창출해내는 능력이 있다는 겁니다.


 

 나는 대형할인마트라는 사업 모델 자체는 전성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형할인마트의 주 고객이 기혼 중산층 가족이었다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사회가 양극화되면서 대형할인마트를 이용할 만한 중산층 가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겠지요. 1인 가구는 굳이 대형할인마트까지 이용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온라인 쇼핑이나 편의점이 더 친하지요. 서민 가구도 준대형마트나 SSM,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게 더 낫습니다. 그리고 남은 중산층은 점차 소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할인마트보다는 복합쇼핑몰이나 창고형 할인마트를 이용하는 게 나은 선택이 됩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도 관련하여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지요.


 

 쇠퇴하는 동네에서는 대형할인마트가 점점 사라질 겁니다. 작년에 이마트는 인천 최초의 대형할인마트이자 제4호점이었던 이마트 부평점을 폐점했습니다. 갈산역에서 멀지 않은 그 자리에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게 되었지요. 무언가가 사라지고 대체된다는 건, 그 대체된 게 더 나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거라 기대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마트 없애고 주상복합 짓는 게 돈이 된다는 겁니다.


 

 나는 지금이라도 대형마트 강제휴무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통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끊임없이 나타나는 건 당연한 것인데, 대형마트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로 보는 이마트와 신세계그룹의 상속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무거운 상속세를 가진 나라입니다. 이 무거운 상속세는 국가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우리나라 서민들은 상속세를 낼 일이 없고 부자에 대한 질투심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속세가 경제 전반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잘 모르고, 상속세를 낮추고자 하는 보편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과세체계 전반은 부자에게만 높은 세율을 부과하고 있는데, 이렇게 누진이 심한 사회주의적 체계는 그 자체로 복합적인 부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마트의 경우 이명희 회장이 18.22%, 정용진 부회장이 10.33%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희는 1943년생으로 고령이기 때문에 정용진은 지분을 증여받건 상속받건 해야 합니다. 이 승계에 엄청난 세금이 들어가지요.



 재벌들이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가 주가를 낮추는 겁니다. 재벌의 재산은 대부분 주식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주가가 낮아지면 재산평가액도 줄어들고 그러면 증여 또는 상속시 세금도 줄어듭니다. 주가를 낮추기 위해 굳이 주가조작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너가 기업 주가를 낮추는 건 쉬운 일입니다. 실제 지난 1년간 이마트의 주가가 어떻게 변했는지 볼까요.


 

 보시다시피 거의 반토막났습니다. 반토막날 일이 딱히 없었는데요. 표면적으로는 코스피 전반의 하락, 대형할인마트 사업의 쇠퇴와 매출 감소, 쿠팡의 증자와 매출 성장 등이 있겠습니다만 그것만으로 반토막날 정도로 엉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마트의 PBR0.6배 정도에 불과하며, 작년 ROE5.48%로 딱히 크게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익은 줄었지만 매출액은 재작년 대비 15342억원 증가하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나는 이마트가 승계작업을 위해 주가가 낮아져 있는 상황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소액이나마 이마트 주식을 모았고, 얼마 전 나의 예측을 뒷받침하는 공시가 올라왔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평단가 172,000원에 주식을 14만주 장내매입했다는 뉴스가 그것입니다. 정용진은 책임경영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만, 나는 염가에 추가지분확보를 한 것이 우선적이라 이해합니다. 이번에 정용진이 확보한 주식은 전체 주식의 0.5% 정도였지요. 만약 이마트가 진짜로 주주가치를 위하려 했다면 자사주 매입을 했을 겁니다. 이마트는 배당성향이 높지 않은 회사입니다.


 

 높은 상속세율이 우리나라에 끼치는 악영향 중 하나를 설명하자면 위와 같습니다. 승계를 앞둔 기업 오너가 주가관리를 상방으로 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작업을 할 거면 하방 작업을 하는 게 유리한 상황이 되지요. 이렇게 하면 당연히 전반적인 주주들이 손해를 봅니다. 너무 많은 기업이 이런 상황을 맞이합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가치투자/장기투자를 잘 하지 않는데, 오너가 주가의 상승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하나의 주된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개인 주식투자자들은 투기적인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지요.


 

 근래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에 대한 논박이 뜨거운데, 이 후보자의 경우 오로지 내부정보를 주식거래에 사용했느냐, 투자한 관련 기업을 재판한 게 문제가 없느냐가 논점일 뿐입니다. 나는 잠정적으로 관련 문제에서 이 후보자를 유죄추정하기 어려우며, 처음에 보도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 후보자 부부는 탁월한 성적을 거둔 투자자는 아니었으며, 현 정권이 내세운 다른 후보자들이나 김의겸 전 대변인 같은 사례와 비교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 후보자일 확률이 높다고 잠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트를 작성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했던 소리 중 심각하게 수준이하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판사는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식의,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에 투자해선 안 된다는 식의 헛소리들이 많았지요. 나는 자칭 자유보수정당의 의원들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게 제정신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꽃이자 코어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미선 후보자 부부는 특정 기업에 장기적인 가치투자를 한 것으로 잠정하는데, 현 시점에서 근거가 불충분한 의혹들에 무죄추정을 적용한다면 부동산에 투자한 통상적인 다른 정치인 및 임명직들보다 시장경제에 바람직한 투자를 한 셈입니다. 그리고 결국 논란 끝에 이미선 후보자는 보유주식을 모두 팔았는데, 이건 정말 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한 국가에 있을 만한 해프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가치-장기투자가 일반적이지 않은 한국에서 자금은 주로 부동산에 흘러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높은 편이 아닙니다만, 전반적인 유동성이 유동자산이 아닌 비유동자산에 흘러들어가고 기업보다는 부동산에 돈이 모이는 상황은 시장경제에 정말 안 좋은 겁니다. 즉 높은 상속세가 시장경제를 악화시키고, 부동산에 돈이 모이게 하는 하나의 주된 요인이란 말이지요.

 


 다소 장문의 포스트에서 복합적인 주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장경제가 더 활성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부유해져서 더 나은 삶을 누리길 바라며 본문을 맺습니다. 관련하여 이런저런 영양가 있는 의견들을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비둘기파로 돌아선 연준

경제 2019. 3. 21. 14:58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Np-Y8ClGgRk



 춘분입니다. 좋은 날이지요.


 

 간밤에 미 연준에서 올해 금리인상을 하지 않고, 자산 축소도 9월에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글로벌 Top3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이 감산을 발표하여 모처럼 시장에 온기가 도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10~12월에 우리나라 경제는 정말 위기였습니다. 11월에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1219일에는 국고채 1년물 금리와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현상까지 발생했었지요. 그런데 그 날 정도를 터닝포인트로 조금씩 분위기가 반전되더니, 결국 18일에 나는 경기가 반등하는 조짐을 느끼고 포스트를 했었고요. 그래도 올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좀 힘들어질 거라 우려했었지만 역시나 동결로 간다고 합니다.

 

 지난 해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과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 진의를 파악하긴 어렵고, 이런저런 추정만이 가능할 뿐입니다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현행 금융 시스템에서 디레버리징이라는 건 무척 어렵다고 해야겠습니다. 현행 달러 시스템의 완전한 파국이 올 때까지 진정한 디레버리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나의 기존 생각이 이번 연준 발표로 좀 더 확고해졌고요. 이제 2분기 지나면서 2020년까지는 일률적인 유동성 랠리가 이어지거나, 아니면 내년 초중반까지 위기를 겪은 후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서 새로운 유동성 랠리가 시작될 확률이 높다는 쪽으로 생각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끝없는 무능을 보여주는 문재인 정권 아래 사는 입장에서, 사태가 이 정도로 마무리되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적당히 무마되다보니 많은 시민들이 이 정권의 무능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현실이 무너지고 권력을 심판하는 것보다는 현실이 무너지지 않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다만 이주열 한은총재는 아직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시점은 아니라고 오늘 의견을 밝혔습니다. 나는 이 정권이 지나치게 빡빡한 금융을 강요함과 동시에, (특히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줄인다는 점에서 대단히 매파적이며 정의와는 거리가 먼 경제정책을 강행한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반발이 이 정도로 없는 것도 꽤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체제와 시민의식이 자유민주정과는 그만큼 거리가 멀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줄어들지 않을 달러유동성을 우리나라가 얼마나 잡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정권이 우리나라 자산가격상승을 회피한다는 건, 넘쳐나는 달러가 우리나라로 모여들지 않도록 막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긴 합니다. 세계 기준 통화는 완화적인데 우리는 경제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음에도 빡빡하니, 우리 쪽으로 돈이 흘러들어올 일이 별로 없단 말이지요.

 

 물론 유동성을 줄이고 빈부격차를 크게 함으로 강남좌파들은 더욱 부자가 될 수 있긴 합니다. 이 정권은 강남좌파에 의한, 강남좌파를 위한, 강남좌파 정권이므로 강남좌파의 이익만큼은 끝까지 챙길 걸로 생각합니다. 그 강남좌파들이 여론을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하고, 그들만의 세상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추천 브금

 

https://youtu.be/Rf89ALqE29o

 



 지난 18, 나는 현재의 경기 사이클에 대한 생각이라는 포스트에서 경기 사이클의 반등을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리고 시일이 지나 OECD 경기선행지수가 정리되었는데, 12월부터 반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행히도 이번엔 내가 제대로 본 것이었지요. OECD 자료가 나오는 데는 몇 달 시간이 걸리고, 이후에 수정되는 경우도 있는데 지난 달 발표되었던 12월 지수는 반등이 아니었지만 이번에 반등으로 조정되었습니다.

  

 경기선행지수의 특성 상 실제 시장에서 반등을 체감하게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여름이 되면 체감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겠고요. 다만 아직 경기가 본격적인 반등세라 하긴 좀 어렵고, OECD평균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에 있기 때문에 수출국인 우리나라는 충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다소나마 경기완화적인 방향으로 변하긴 했습니다만 아직 모자랍니다. SOC의 결과물도 여름쯤 시장에 영향을 줄 것 같긴 합니다만, 대출을 조이고 금리를 올린 데다 증세하고 최저임금까지 잔뜩 올려버린,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경기위축을 불러일으킨 실책들의 영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합니다.


 

 물론 여기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쓰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더 붓는 모양새가 되는 걸 피할 수 없고, 세금낭비도 더 심해지겠지만 감세 등 특단의 조치를 단행할 게 아닌 이상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 정권은 오로지 재정정책과 벤처육성에만 시장 친화적입니다. 통화나 조세, 최저임금이나 노동 분야 등에서는 아예 반시장적이고 잘못된 아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시장 친화적인 부분에서 기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침 IMF도 우리나라의 추경과 경기부양에 대한 강력한 권고를 내렸습니다. 이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 상황에 여유가 없다는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469&aid=0000371501


 홍남기 부총리도 관련한 인지가 아주 없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자 기사를 보면 2020년부터 착공하기로 한 민자도로 등을 조기착공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는데,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10690930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려고 할 경우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정치적 이익을 위해 막으려고 들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그 안건에 한정하여 현 정권과 민주당 편을 들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만약 현명하다면 추경을 받는 대신 조세나 노동, 임금 등에서 시장 친화적으로 딜을 해야 할 테지만 그들에게 뭔가 기대를 한다는 게 어리석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 문재인 통치기는 경제면이건 사회문화적인 면이건 복합적인 위험을 늘려나가는 시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잠재적인 위험이 느는 건 문재인을 뽑은 우리 시민들이 짊어지고 버텨나가야 할 어쩔 수 없는 악이고, 당장 터질 수 있는 위험들이라도 피하는 게 최선입니다. 여당이 못한다고 해도 야당이 반사이익만을 노린다면, 그 편을 드는 것 또한 현명한 시민의 태도가 아니고요. 어려운 시대일수록 시민 개개인이 더 정신 차리고 비판적이고 영리하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달 발표에선 반등을 시작한 걸로 표시되었었으나, 이번 발표에서는 하강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걸로 수정되었습니다. 중국의 경제 상황은 정말 여러 모로 좋지 않고, 좀 많이 안 좋다는 의심도 여러 모로 가능한 상황인데 앞으로 세계경제의 불안요소이자, 우리나라 경제에는 특히 큰 불안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의 경제는 어쩌면 그 이상으로 나쁜데, 유럽 주요국들이 단기적으로건 장기적으로건 상태가 다 안 좋습니다. 유럽은 이미 세계 경제와 문화를 주도하던 힘을 잃었고, 뭔가 반등할 만한 조짐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각종 분야에서 좋은 상품을 만들고는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보면 유럽은 늙고 낡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여당의 구성원 및 지지자들 중 너무 다수가 유럽에 대해 비현실적인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유럽은 그냥 배울 것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걸 보고 배울 게 많은 곳입니다.

 

 트럼프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되지 않은 인물이라는 건, 시간이 갈수록 더 잘 드러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비록 답 없이 PC한 구석은 있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지 못한 건 우리 모두의 비극입니다. 미국 민주당이 얼른 정신 차려서 다음 대선에서는 좋은 후보로 승리하길 바랍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bi6YgsALjiM



 20세기는 미국의 마천루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던 시대였습니다. 1931년 완공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이후 40년 동안이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지요. 아직도 뉴욕의 그 건물은 마천루의 상징 같은 건물로 남아있습니다.


 

 1971년에 완공된 세계무역센터 제1빌딩이 그 기록을 잠시 깹니다. 그 건물은 2001년에 911테러로 무너지지만요. 그리고 1974년 시카고의 시어스 타워가 완공됩니다. 이후 시어스 타워는 20세기 말인 1998년 말레이시아에 페트로나스 타워가 완공되기 전까지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이었습니다. 70~80년대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시어스 타워를 기억하는 분들도 꽤 있을 겁니다.

 

 그 시어스 타워를 소유했던 시어스는 1886년부터 시작한 유통업체였습니다. 시어스 백화점 카탈로그는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해리 트루먼이, 서방자유주의의 장점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한 권의 책으로 꼽히기도 했을 정도였지요. 이런 식으로요.

 

"우리가 금요일에 시어스 카탈로그를 모든 러시아인들 우편함에 넣어두면, 공산주의는 월요일이면 죽어버릴 것이다(If we could put a Sears catalog in every Russian's mailbox on Friday, communism would be dead by Monday morning)."

 

 잘 나갈 때 시어스 카탈로그는 무려 700페이지에 이르렀다고도 합니다. 그런 시대가 있었지요. 그렇지만 작년 10월이었던가요. 그 시어스가 망했습니다.



 파산 신청을 했어요. 아마존에 밀렸다고 합니다. 시어스 타워는 소유주가 바뀌고 이미 2009년에 월리스 타워로 이름이 바뀌었다고도 하네요.

 

 여담인데 현재 세계 선진국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는 다름 아닌 서울 송파의 롯데월드타워입니다. 세계 전체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는 잘 알려진 부르즈 칼리파고요.



 시어스 타워 이야기를 한 건, 그토록 잘 나가던 시어스도 망하는 시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유통업체 하기 힘든 시대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를 소유한 롯데가, 근래 인천에서 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 문제의 대략적인 발단은 인천터미널에 있었던 인천 신세계 백화점 부지 문제에서 시작됩니다. 신세계 인천점은 전국 신세계 백화점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매출을 내는 백화점이었습니다. 원도심인 동인천이 몰락하고 구월동 일대가 인천의 최대 도심이 된 후, 신세계 인천점은 인천 상권의 가장 중심이 되는 지역에 있었지요. 거기서 머지않은 곳에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있었지만 매출이건 규모건 차이가 꽤 컸습니다. 예전 한 때 자주 갔었는데 바글거려서 자차 몰고 가면 주차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백화점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송영길 시장 때였던가요. 인천시가 재정난을 호소하다가 (당시 인천 재정난은 송영길과 민주당의 프로파간다가 많이 섞여 있었습니다) 터미널 부지와 신세계 백화점 부지를 매각합니다. 그런데 이미 영업 중이던 신세계한테 우선적으로 사라니까 가격 깎으려고 들면서 안 샀습니다. 그래서 공개입찰 전환되었고, 롯데쇼핑이 그걸 사버렸습니다. 그러니까 그 때부터 신세계가 경쟁사인 롯데한테 임대료를 내고 백화점 영업을 하는 웃기는 상황이 몇 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후 부지를 매입한 롯데는 신세계 측에 점포 빼라고 요청했고, 신세계는 소송까지 불사하면서 맞섰지만 이길 리가 있나요. 법원은 롯데 편을 들어줬고, 신세계는 결국 올해 초에 방을 뺐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이 하루아침에 롯데백화점으로 바뀌는 사태가 벌어졌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되고 보니 이제 인천에 남은 백화점이 롯데백화점 3점밖에 없다는 겁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인천에 이렇게 백화점이 없진 않았습니다. 90년대만 해도 다양한 브랜드의 백화점이 있었지요. 그렇지만 우리나라 백화점의 전성기는 90년대로 끝났습니다. 그래서 현재 인천에는 백화점다운 백화점은 롯데백화점만 남아 있으며, 이름만 남은 간석동 올리브 / 신현동 서경 / 작전동 현대 백화점은 아울렛 또는 동네 프라자 급으로 떨어졌습니다.


 

 여하튼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공정위는 롯데백화점이 인천 내에서 독과점 상태임을 오래 전부터 문제삼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롯데는 인천터미널점 외에 그 인근의 인천점과 부평점을 매각하려고 오래 전부터 노력 중입니다만, 문제는 공정위에서 이것을 백화점용도로만 팔길 강요하고 있다 보니 팔리질 않습니다. 인천 시민들은 백화점을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 인천에서는 아울렛 같은 형태가 더 인기가 좋습니다.

 

 이렇게 된 건 인천의 경제력이 많이 떨어진 탓도 있습니다. 80년대 인천의 경제력에 비해, 근래 인천의 경제력은 안습한 수준입니다. 다음 링크의 영상을 보시지요.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1985년에만 해도 인천은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였습니다. 이 때는 아직 동인천이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동네 반열에 들어갔었지요. 그렇지만 이후 인천과 경기도는 몰락합니다. ‘국토균형발전이 수도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제대로 인지하는 분들이 너무 없습니다. 인천과 경기도의 수많은 지역이 계속 소외당했고, 착취당했고, 제몫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인천 시민들이 낸 세금은 인천을 위해 쓰이지 않았습니다. 인천이 최악의 재정난을 겪을 때도, 잘 나가던 동네가 통째로 유령도시가 되고 슬럼이 되는 와중에도 인천 시민들이 낸 세금은 지방으로 끊임없이 빠져 나갔습니다. 서울, 특히 강남에 부동산을 소유한 기득권자들은 국토균형발전과 고교 교육 평준화를 이야기하면서 주변의 인천과 경기를 몰락하게 만들고 강남불패 전설을 이룩하지요. 이런 세월이 무척 긴데도 아직 인천, 경기 시민들은 상황 파악을 못 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런 게 지방자치가 강화되어야 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10669241

 

 공정위에 의해 롯데는 과징금을 물 상황이 되었습니다. 부평점과 인천점을 감정평가액의 50%에 매각한다 해도 사는 사람이 없는데, 과징금은 물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인천터미널점 인근의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폐업한다고 합니다. 부평점도 매출이 없는 곳이라 폐업하게 될 지도 모르지요. 작년 전국 백화점 3사 지점 중 가장 매출이 없는 곳이 부평점입니다. 부평점이 매출이 없는 이유는 그게 부평역 인근 번화가에 있는 게 아니고, 대로에서 1블럭 떨어진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과징금을 내야 할 상황일까요? 나는 롯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싫어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과징금을 낼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롯데는 위에 링크한 기사에서 보듯 독과점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징금을 물린다면, 이는 공정위가 공권력을 과도하게 휘둘러 폭력을 행사하는 거라 비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롯데 탓이 아니고, 지역균형발전을 빌미로 인천경제를 망가뜨린 대한민국 중앙 정부들 탓이고 쇼핑 트랜드 및 유통업 생태환경의 변화 탓입니다. 백화점이 인천에서 수요가 있었다면, 인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송도와 청라에 백화점이 없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송도와 청라에 들어섰고 들어서려 하는 것은 아울렛과 대형할인마트를 포함한 대규모 복합쇼핑몰이지 백화점이 아닙니다.



 과연 롯데백화점 부평점이 있다고 손해 보는 사람이 있을까요? 거의 아무도 없습니다. 인근 주민들에겐 그게 있어서 좋을 뿐이지요. 독과점도 그로 인해 누군가 손해 보는 사람이 있어야 피해가 있는 겁니다. 신세계가 구월동에서 계속 영업하고 싶다면 롯데 인천점을 사도 됩니다. 그렇지만 안 사지요. 거기선 이익이 안 나올 것 같으니까요. 대신 실질적 계열사인 이마트가 청라에 스타필드를 조성하려고 하고 있고요.

 

 시대의 변화를 모르고 정치권력이 자유시장의 룰에 어긋나는 폭력을 휘두르는 건 잘못입니다. 정치권력에 의한 시장자유의 침해는 국가가 실패하는 제1이유로 꼽힙니다. 가진 자들의 로비, 권력자의 사익 및 오판,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 등이 섞인 국가의 개입은 시장에 큰 비효율을 만들 수 있고, 이 비효율은 발전을 방해하고 자본과 인력이 떠나가게끔 만들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효율적인 나라였지만 노무현 시대를 거치면서 점차 비효율적인 면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문재인 정권에서는 국가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비효율이 증대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롯데백화점이 인천에서 겪는 문제를 남의 일이라 느낄 분들이 많겠지만, 본 사건은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중앙정치권력의 과도한 개입과 갑질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가 참으로 많습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GPlPptX1ox4

 



 지난 4분기에 우리나라 경제는 굉장히 위기였습니다. 아마추어만도 못한 정책과 이해할 수 없는 대응, 나쁜 외부적 요인, 경기 사이클상의 하락이 겹쳐지면서 하루하루 경제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던 나날이 있었지요. 다행히도 아는 게 병, 모르는 게 약인 정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내가 생각하는 경기 바닥은 일단 지났습니다. 지난 18일 작성한, 현재의 경기 사이클에 대한 생각 포스트에서 판단한 내용에 조금 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코스피가 잘 반등했고, 코스피 200은 지난 22일에 중기골든크로스가 이루어지며 (Tiger 200 ETF 기준) 이평선 역배열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습니다. 또한 오늘 120일선을 강하게 뚫었기 때문에, (단기과열로 볼 수도 있겠지만) 갑자기 큰 악재가 나오지 않는 한 현재의 주식시장은 이제 상승장으로 돌아섰다고 조심스럽게나마 잠정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선행지수는 돌아서지는 않았는데, 11OECD 경기선행지수는 하락세가 완만해지는 모습을 보였고, 잘 하면 올 1분기 내에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러한 반등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는 장하성의 경질 및 정부의 SOC에 대한 태도 변화를 꼽습니다. 최악의 아집을 부리던 정권이 정말 최소한의 양보만 해도 이렇게 상황이 극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홍남기 부총리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었지요.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10595715&isYeonhapFlash=Y&rc=N

 

 이런 발언은 나쁜 방향이 아닙니다. 태도를 고쳤으니까 경기가 반등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정권은 제대로 심판받아야 합니다. 저 발언의 방향은 MB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오랜 세월 동안 토목을, SOC를 악마화 시켜왔고, 온갖 공공인프라 구축을 방해하면서, 이번 정권 들어서는 아예 본격적으로 아집을 부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데미지를 입혀왔습니다. 결국은 이 정권도 뿌린 대로 거두리라 생각합니다. 깊은 지옥에 떨어져야 마땅할 손석희가 지금 그러하듯 말이지요.



 경기 사이클은 순환합니다. 지난 4분기는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한 하락세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자동으로 올라옵니다. 그런데 경기 사이클이 과도하게 하락한 데는 이번 정부의 잘못이 큰 역할을 했고, 이제 와서 통화 조이는 가운데 SOC좀 한다고 제대로 회복될 리가 없기 때문에, 결국 이 정부는 더 많이 아집을 내려놓아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고, 발등의 불은 더더욱 맹렬하게 타오를 뿐 좀처럼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강한 신념은 어디까지나 망상에서 비롯됩니다. 본 블로그에서 수백 번은 말했습니다. 그들은 현실을 보지 않습니다. 현실이 그들의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발등을 태워 고통이 느껴져야 겨우 조금 깨닫게 되는 정도입니다. 이미 그런 상황이고, 그러니까 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고 태도 바꾸고 내로남불하고 있는데,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젖은 장작 같은 겁니다. 그냥 불을 붙여도 잘 안 탑니다. 이 정권 하는 걸 비유하자면 화목난로 따위 안 써도, 태양광 + 라디에이터로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하게, 무공해로, 편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 같은 식으로 우기다가 얼어 죽을 거 같으니까 불쏘시개 막 넣고 있는 건데, 그런다고 따뜻해지지 않습니다. 되겠습니까. 기름이라도 가져다 부어야지요.


 

 나는 이 갈팡질팡 아몰랑 내로남불 정권이 결국 화끈하게 기름을 붓고 다 불태울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골든타임을 이미 다 놓친 지 오래라, 어지간히 불쏘시개 넣어봐야 경제가 살아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망상으로 아집 부리던 신념 따위는 현실과 권력욕 앞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추운 겨울 후에는 무더운 여름이 오곤 하지요. 내 생각에는 아마 그렇게 될 겁니다.


 

 종종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좋은데 민주당이나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소위 강남좌파로 불리는 분류에 속해 있지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본인의 이익을 위해 민주당을 지지하곤 합니다. 민주당이 사다리 걷어차기, 빈부격차 심화, 강남 집값 올리기에 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고, 그러니까 민주당을 선택하는 게 본인들의 자본이익에 더 낫다는 걸 알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은 어지간해서는 본심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데는 온갖 명분을 다 가져다 붙일 수 있거든요.

 

 

자동차 시장이 처한 문제들

경제 2019. 1. 20. 01:1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a40Zrn3xBx4

 


 

 정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인프라 투자에 대한 비판에 더하여, 현 자동차 업계들이 처한 문제 상황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본문을 읽기 전에 우선 다음 링크의 포스트와 댓글들을 읽어주시면 이해가 편할 것 같고요.

 

http://oceanrose.tistory.com/944

 

 자동차 시장이 현재 처한 문제들은 굳이 보면 유럽, 특히 도이칠란트 자동차 회사가 어떻게 기득권을 지켜갈 것인가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 아주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나름대로 개성적인 자동차들을 만들고 있었고, 성능이 올라가고 있었지요. 이 때도 도이칠란트 자동차들은 우월한 성능의 자동차들을 만들고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90년대쯤 되면 가솔린 자연흡기 자동차 기술은 거의 완성되고 맙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현대차 같은 후발주자도 시속 200km를 상회하는 속도로 꽤 오래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대중적인 가격에 출시할 수 있게 되지요.

 

 많은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몰락하게 됩니다. 르노는 닛산과 합병했고, 사브는 아예 망했고, 볼보는 중국 자동차 회사에 팔렸지요. 그런데 도이칠란트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명분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배기가스 문제가 그것입니다. 지구온난화와 공기오염 등이 큰 문제니까, 유로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는 점점 높은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룰을 만들게 되었지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유럽 시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도이칠란트가 주도하는 유로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구온난화 문제도 있다 보니 세계 각국이 유로 배기가스 기준을 받아들였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은 배기가스 문제가 개입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웠지요. 그런데 유로 배기가스 기준은 시간이 갈수록 빡빡해도 너무나 빡빡해져 갔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도이칠란트 자동차들은 신기할 정도로 배기가스도 깨끗한데 차 성능도 좋아서, 역시 독일차는 특별하다는 인상을 줬었지요.


 

 그러다가 엄청난 반전이 일어나게 된 게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입니다. ‘쟤네들은 대체 어떻게 저런 걸 만들지?’ 라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역시나 인간은 그런 물건을 만들 수 없었고 사기를 쳤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배기가스 기준을 완화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배기가스 기준은 점점 더 빡빡해져가지요. 결국 자동차 회사들은 내연기관으로는 더 이상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하이브리드 or 전기차 시대는 1)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2) 유로 배기가스 기준 문제 때문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석유가 고갈되었다거나, 무슨 다른 문제가 있어서 전기차 시대가 열리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아주 큰 문제가 있는데, 배터리 전기차의 구조가 그것입니다.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기술이 어려워서 문제지... 사실 구조가 기존 자동차에 비하면 엄청나게 단순합니다. 전기모터가 내연기관보다 훨씬 단순할 뿐만 아니라, 전기모터는 저RPM 부터 토크가 나오는 특성이 있어서, 내연기관과는 달리 딱히 미션(변속기)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아예 미션이 없으면 그래도 비효율적이니 단수가 낮은 미션을 넣는다고 압니다만, 거의 기술장벽이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지요. 배터리 만드는 회사는 자동차 만드는 회사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전장부품이 늘고 자율주행 시대 같은 게 되니까, 전자회사가 기존 자동차 회사보다 앞으로 순수 전기차는 더 잘 만들 수도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자동차 회사가 전자회사의 도움을 받으니까 그럴 일은 좀처럼 없지만요. 서로 도움을 안 받으면 자동차 회사도 자동차 만들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순수한 전기차는, 자동차이기도 하지만 전자제품이기도 합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가지고 있던 기술적 노하우와 격차의 많은 부분이 사라진단 말이지요.

 

 물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이 들어가니까 여전히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선 충전 기술, 배터리, 5G망을 이용한 자율주행, 렌트와 공유 경제 시스템의 발달 등 시대의 변화 방향은 도무지 자동차 회사들에 웃어주는 쪽이 아닙니다.


 

 현대차와 토요타가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미련을 가지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구조가 복잡합니다. 그러니까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습니다. 정부도 수소연료전지에 미련을 둘 만은 합니다. 앞으로 전기차 혁명이 일어나고 기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 예측되기 때문에, 그것이 산업 현장에 아주 큰 데미지를 줄 수밖에 없고 이미 그 충격은 현 정권과 현대차의 각종 문제들과 얽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수소연료전지에 매우 회의적입니다. 이미 상용화가 많이 진행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체계에 비해 단점은 엄청나게 많고, 장점은 너무 적어요. 만약 먼 미래에 석유가 떨어진다 해도 내연기관의 비중을 낮추면 바이오연료로도 돌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나는 여전히 내연기관 하이브리드가 승용차와 상용차를 위한 가장 나은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부가 수소인프라에 헛돈을 쓸 때가 아닙니다. 대신 전기차&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돈을 써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선진국들은 전기차&자율주행 인프라를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는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 올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소인프라에 쓴 돈이 무의미한 매몰비용이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그런 헛돈 쓰기보다는 R&D 법인세 감면을 예전처럼 제대로 하고, 법인세 최고세율 낮추고, 각종 R&D 지원책을 늘리는 게 올바른 방향입니다. R&D 법인세 감면이 줄어든 이후 기업들의 R&D 부담이 커진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쟁 국가들이 기업의 R&D는 물론 온갖 것들을 보조하는 걸 감안해 볼 때, 이건 절대로 올바른 방향이 아닙니다. (관련 기사 링크)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이 준비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을 공유하고 빌리는 시대 또한 우리나라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준비가 없습니다. 아직은 서울이 세계적으로 무척 세련되고 미래적인 도시지요. 그렇지만 민주당이 더 집권하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아니게 될 겁니다.

현재의 경기 사이클에 대한 생각

경제 2019. 1. 8. 10:0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HDyGuytTCmY

 

 내가 거주하는 동네 상권은 지난 10~12월 초에 극단적인 침체를 맞이했었습니다. 나쁜 정도가 아예 처음 보는 수준이었고, 요새 안 좋다고 할 만한 정도가 아니고 이대로 아예 망하나 싶은 정도였기 때문에 큰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침체가 연말이 되면서 완화되었었는데, 일단은 지금까지 보면 최악의 침체기는 넘어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가 보고 있는 지표 중 경기가 풀릴 만한 지표는 전혀 없습니다. 오직 내가 길거리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감각들만이 경기침체국면이 완화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대한 나의 추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고,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으면 사람들은 씀씀이를 줄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경기가 나쁘고 좋아질 만한 가망도 보이지 않으니까 극단적으로 줄였던 게 10~11월의 상황이라고 추정합니다. 그런데 씀씀이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살면 스트레스가 누적됩니다. 참기 힘들 정도로 소비를 줄였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게 연말을 계기로 터져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뒷일은 모르겠고, 최소한 쓸 건 쓰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사람이 많아 보인다는 것이지요.

 

 어쨌든 사람들이 돈을 쓰면 시장이 돌아가고 경기침체국면은 완화됩니다. 마침 미중무역전쟁도 그럭저럭 봉합 국면이고, 금리를 마구마구 올리던 파월도 브레이크를 밟으려는 분위기고, 발등에 불이 떨어져 타오르니 이 정권도 조금은 우클릭을 시도하는 거 같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침체의 바닥이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현재 OECD 경기선행지수가 문재인이 집권하는 시점부터 끝도 없이 하락 중으로, 61개월만의 최저치인데 너무 바닥이라 대략 이번 봄까지 내려가다가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선행지수가 반전하면 실물경제는 대략 반년 후부터 좋아진다고 생각하면 되니, 현재의 예상 시나리오대로라면 올 가을쯤부터는 좋아질 수 있을 걸로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 정권이 무언가를 딱히 잘하지 않더라도 더 망가뜨리지 않는 한,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을 감안할 때 밑도 끝도 없이 침체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정권의 경제 말아먹는 실력은 기적적이었지만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딱히 많이 더 폭주하면서 크게 망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 정권의 지지율은 별 변수가 없는 한 올 상반기엔 하락하다가 하반기에는 보합 또는 어느 정도 반전할 수 있을 걸로 생각해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총선을 앞두면 좀 분위기를 바꿔서 마구마구 우클릭한 공언을 내뱉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이 정권 지지율은 상반기에 많이 하락해야합니다. 이 위선적이고 교만한 사회주의 정권이 심판받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에 밝은 미래는 없습니다.

 

 부동산은, 주택의 경우 신규주택 인허가 감소 정도가 꽤 심합니다. 수도권은 미분양이 거의 사라졌고, 지금은 여유 있는 부자들만 부동산을 매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급이 극단적으로 없는 상황이 예고되었고, 준공이 없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결국 시장의 신규주택 요구수요를 맞출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은 빈부격차를 더 극단적으로 만드는 상황인데, 이 정권이 만드는 전반적인 정책의 결과가 명백한 빈부격차의 심화임을 뇌리에 새기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정권의 행보를 보면 서울 부동산 강세 현상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걸로 보이는데, 지금처럼 가면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부동산 전반이 랠리를 시작하는 것도 가능해 보입니다. 미분양도 거의 없는데 인허가도 별로 없고, 이 정권이 부동산이 아닌 다른 투자처에 투자금을 보낼 만한 충분한 동기를 제 때 제공할 확률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내 예상대로라면 꽤 좋을 겁니다. 올해 시작하면서 경제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암울한 예상들이 잘 맞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작년하고 거의 비슷한 성장률이 나올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몇몇 산업은 인위적 또는 사이클상 펌핑 받게 될 거고, 그러면 아마 이번 정부가 내년 총선에서 자화자찬할 정도의 결과는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이번 정부가 진짜로 잘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일은 거의 절대 없을테니 속지 마시고요. 만에 하나 잘 하면 포스트 씁니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오늘 4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했는데, 삼성전자의 실적이 이 정도로 심하게 나쁘다는 건 메모리반도체 재고 소모 및 단가 하락이 예상보다 심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메모리반도체는 과점시장인데다 - 원탑 삼성전자 아래 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사가 있는 3기업 과점구조 - 중장기적으로는 점점 수요가 늘어나는 특성이 있어서, 골이 깊을수록 회복도 빠를 확률이 높겠습니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배경에는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반도체 생산 장비와 재료를 불필요할 정도로 주문해서 중국이 구매하지 못하게 해버리고, 임직원들을 중국으로 못 나가게 압박하면서 동시에 많은 보너스를 줘서 달랬습니다. 미국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은 게 아니라, 삼성전자도 전쟁에 참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분간 재고소모를 위해 나쁜 실적을 감수해야겠지만, 그에 결국 어제 중국 반도체굴기 기업 중 하나인 푸젠진화의 협력사, 대만 UMCD램 개발 사업을 포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관련 기사를 링크하겠습니다.

 

http://www.etnews.com/20190107000324

 

 환율과 금리는 지난 4분기에는 상당히 많이 - 금융위기 가능성이 눈앞에 아른거릴 정도로 - 위험했는데, 일단 생사의 고비는 어찌 넘긴 것 같고 코스피가 오르고 내수경기가 풀리는 가운데 파월이 금리인상을 안 하면 괜찮아집니다. 다만 원화절상을 피할 가능성은 높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본문의 이야기는 예측입니다. 이 정권은 아집을 버리지 않았고, 많은 불안요소가 남아있으며, 경기의 이번 저점이 언제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이번 문제를 매듭짓더라도 그 뒤엔 더 큰 문제가 남아있을 확률도 높겠지요. 그렇지만 원래 세상은 그렇게 돌아갑니다. 끝없는 비관은 별로 좋을 게 없고, 무언가가 좋아질 만한 조짐은 빠르게 눈치 채야 합니다. 올해가 작년보다는 나은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임종석의 정신 나간 발언

경제 2019. 1. 2. 13:5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2ips2mM7Zqw




 새해 시작되자마자 참 황당한 기사를 다 보네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12312118001

 

 이머징 마켓 정부 실세가, 예전엔 공사였지만 이젠 사기업이 된 회사에 부당한 압력을 넣은 정황이 드러난 것도 모자라서, 외국인 주주 비율 높다고 배당을 정부가 통제해야한다는 소리를 했습니다.

 

 이 정도면 정신이 나가도 거의 안드로메다 수준으로 나간 것 같습니다. 이런 나라에 어떤 외국인이 투자하고 싶겠습니까? 이미 박살난 주식시장 아예 망가뜨릴 의도인지요? KT&G 주가는 아주 폭락하고 있네요.

 

 임종석의 저런 발언은 개방된 금융시장에는 재앙이나 다름없습니다. 집권여당 민주당은 기업들이 배당을 늘려야 한다는 쪽으로 오래 전부터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물론 거기에 더해 기업들 유보금 많이 쌓았다고, 유보금에 과세해야 한다는 멍멍이 소리를 하기도 했었지요. 회계에서 말하는 유보금이 뭔질 알고도 그런 소리를 하면 그건 미친 겁니다. 그런데 정권 잡고 나니 KT&G같은 거 마음대로 하고, 배당도 줄이고 싶은 걸까요.

 

 KT&G 외국인 지분 50% 넘지요. 그런데 삼성전자도 50%넘습니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외국인 지분이 92% 이상입니다. 이 정부는 삼성전자도 배당 줄이라고 할 겁니까? 삼성전자는 오너가 있으니까 다르다고요? 그럼 오너 없는 포스코는 어떨까요? 포스코도 외국인 지분 50% 넘습니다. 임종석의 발언은 포스코도 배당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이 정권이 끼치고 있는 지극히 심각한 해악 중 하나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감도 못 잡는 인물들이 권력을 쥐고 본인의 능력과 권한에 대한 고려 없이 이래라저래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떤 조직이건 무능하고 교만한 임원들이 제멋대로 굴리면 망가지기 마련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절대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 될 인물들이 청와대에 있고, 그들이 마음껏 월권을 내지른다는 점에서 힘들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발언으로 주식시장 더 박살나면 임종석이 책임질 수 있습니까? 채권으로 자금 더 몰려 들어가서 채권금리 더 낮아지면 지금 우리나라 어떻게 되는 상황인지 알긴 합니까? 이 정도면 나라를 고의적으로 말아먹으려는 속셈이 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더 해봐야겠습니다. 물론 국정을 이끌어 갈 기본적인 능력이 없다고 보는 게 훨씬 무난한 판단이겠습니다만.

 

 그리고 임종석의 저 발언은, KT&G사장 교체에 정부가 부당하게 간섭했다는 내부고발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역시 머리가 나쁜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빨리 내려오세요. 다 같이 망하기 전에.

 추천 브금

 

https://youtu.be/KPj_62l4ch0

 



 2019년의 첫 글이네요. 문빠와 메갈은 제외하고, 모두 좋은 새해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새해의 첫 글은 우리 모두의 골치거리인 사회주의 비판으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마르크스자본주의는 스스로의 모순에 의해 붕괴할 거고, 공산주의가 찾아온다. 나의 주장은 과학적 사회주의다.’ 같은 식으로 이야기했었습니다. 실은 과학과는 거리가 먼 망상이었지요. 자연적인 시장경제에 자본주의라는 이름을 붙이고, 기존 사회주의를 부정하는 가운데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립관계를 만들어냈던 인물이 마르크스입니다.

 

 이후 사회주의는 끊임없이 붕괴를 거듭했으나, 불사신처럼 죽지 않고 부활해 번번이 자유주의와 민주정의 적으로 거듭나곤 합니다. 실제로 스스로의 모순 때문에 항상 붕괴하는 건 사회주의고, 시장경제는 어려움을 겪더라도 어떻게든 답을 찾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자들은 인민을 곧잘 꼬드기는데, 시장주의자와 자유주의자가 사회주의에 큰 관심이 없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쓰는 반면, 사회주의자는 시장경제를 공격하고 선동하는 데 힘을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주의는 어지간해서는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사회주의 경제 가설은 실패를 거듭해왔고, 적어도 주류 경제학에서는 거의 진지한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한 지 오래입니다. 공산주의적인 정책은 모두 실패하였고, 그나마 성공적인 요소들은 마르크스가 공상적이라 폄하했던 오언의 원조 사회주의 쪽에 주로 기반을 둔다고 봅니다. 또한 그나마 성공적이었던 좌파 정권들을 보면, 간판이 좌파일 뿐 실제 정책은 그다지 사회주의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많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세계대전 이후 서방 국가에서 제한적인 사회주의 정책이 수십 년간 성공한 사례들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건 베이비붐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가 빨리 늘어날 때는 저절로 점점 세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재분배 효율이 무척 좋아집니다. 낸 것보다 많이 받을 수 있지요. 물론 그런 시간은 한정적입니다. 베이비붐은 계속될 수 없고, 복지는 늘리기는 쉬워도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이르면 70년대, 늦으면 80년대부터 거의 모든 서방 국가는 예외 없이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줄여나갔습니다. 그렇지만 제 때 사회주의적인 흐름을 끊지 못했던 프랑스 등 몇 유럽 국가들은 수렁에 빠졌고, 끊임없이 사회주의가 발호했던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뒤늦게 사회주의 세력이 부흥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었지요.

 

 사회주의가 실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폭압과 독단, 특혜와 부패를 동반하고 경제적으로는 투자 감소와 비효율, 노동력의 상실을 필연적으로 겪게 됩니다. 이상적이고 몽상적인 사회주의에서는 자본가가 사라지고 노동자가 독재를 해야 합니다만, 실제로는 누군가가 투자할 곳을 결정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야합니다. 조합회사라도 경영자는 필요하기 마련이지요. 유능한 경영자에게는 보상이 따라야 하고, 각자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의 평등이란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보상이 없다면 더 나은 능력을 갖추기 위해 인생을 걸고 노력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축구선수에게 엄청난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메시와 같은 선수는 나오지 않았겠지요.


 

 결국 소득은 차등화될 수밖에 없고, 차등화된 소득은 차등화된 과세를 불러옵니다. 그나마 유럽에는 세율이 일관적인 나라가 많지만, 한국처럼 극단적으로 저소득자에겐 과세하지 않고 고소득자나 사업자에 대한 세율만 높은 나라도 많지요. 그러면 불만이 생기는 건 피할 수 없고, 그 불만을 억누르기 위한 권력이 필요해집니다.

 

 모든 과세에는 조세저항이 따라오는데, 사회주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세 부담을 요구하기에 더 강한 조세저항을 불러옵니다. 세율이 높으면 탈세를 많이 하게 되고, 탈세를 일삼는 부자들에 대한 인민들의 반감은 더욱 커지게 되며, 이런 사회는 부자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부자의 해외이주, 부의 해외이전이 발생하게 됩니다. 부자가 어떤 나라를 떠난다는 건, 그 나라에서 재산이 빠져 나간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부자들은 대체로 더욱 많은 부를 창출하는 능력이 좋고, 능력 있는 청년들은 많은 금전적 보상을 원하기 마련인데 그런 인적 자산을 다 놓치는 동시에 투자자금까지 빠져 나가게 되니 그런 국가는 가난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금권을 쥔 부자들은 사회주의적인 흐름에 저항합니다. 이 저항을 물리치기 위해, 사회주의자들은 인민의 뜻을 모아 강한 민의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런데 보통 이렇게 사회주의적인 민의를 만드는 과정에는 거의 예외 없이 선동과 언론 장악, 타 정파의 배척이 동반되고, 이 과정 속에서 현대의 사회주의는 좌파 포퓰리즘으로 치닫게 됩니다.


 

 사회주의 정권은 분배하는 과정만 봐도 문제가 많습니다. 현실 속에서 공금은 많은 경우 눈먼 돈이고,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나눠지기 십상입니다. 실제 우리나라만 해도 얼마나 많은 공적 자금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어이없이 집행되는지 모릅니다. 많은 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알면 화를 내며 정치혐오에 빠지거나 사회주의에 강한 반감을 가지게 될 사람이 거의 다일 겁니다. 이런 재분배 과정은 거의 반드시 누군가에 대한 특혜를 동반하며, 동시에 정말 도움이 필요한 다수는 소외되게 됩니다. 정부에 의한 재분배라는 건 본질적으로 정치행위이기 때문에, 정치의 특성 상 그다지 효율적일 수가 없습니다. 괜히 주류경제학이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는 심각하게 낮은 출산율을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주의적으로 간다는 건 자멸이나 다름없습니다. 복지는 늘리기는 쉬워도 줄이기는 힘든데,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면 장기적으로 세수는 줄어들고 현행 재분배 체계를 유지하기도 힘들어집니다. 친민주당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대체로 사회주의 앞에서 이성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국민연금이 앞으로 어찌 될지를 조금만 생각해봐도 비관적인 미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문제는 국민연금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모든 재분배/복지 정책이 앞으로 맞이할 문제입니다.


 

 요새는 유행이 지났지만, 예전 90년대만 해도 유사역사학이 크게 유행했었습니다. 대중들은 거의 유사역사학을 믿었고, 주류 역사학은 강단사학이라 부르면서 경멸했었습니다. 다행히 그런 상황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지요. 그런데 경제학에 대해서는 아직 유사경제학이 드센 상황입니다. 사회주의 경제학은 비주류경제학으로, 반쯤 유사경제학이라 생각해도 됩니다. 비극적인 건 그런 비주류들이 권력을 잡고 1년 반 동안 마음대로 국정을 펼쳤다는 데 있고요. 우리나라 국민들이 실험대상이 된 것이었지요.

 

 오해가 없도록 말하자면, 대다수의 케인지언은 주류경제학에 속하지 사회주의자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맨큐도 케인지언에 속하지요. 다만 예외적으로 포스트 케인지언들은 비주류에 속하며, 현 정권의 비주류 경제학자들이 대체로 포스트 케인지언들입니다. 이들은 케인즈의 이름을 쓰고 케인즈 이론을 일부 따르고 있지만, 사회주의적인 색채를 지닐 때가 많으며 대체로 주류경제학을 앞장서서 비판하는 비주류 중 비주류들입니다.

 

 물론 경제학은 발전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비주류경제학이었지만 설득력을 갖추고 인정받아 주류경제학에 속하게 된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이런 것들은 사회주의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고, 대다수의 포스트케인지언들이 주류경제학에 속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정권은 명백하게 사회주의적인 색채를 지닌 정권으로, 식견 있는 다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인 정책을 강행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는 스스로의 모순 때문에 붕괴하기 마련이고, 현 시점에서의 붕괴는 매우 나쁜 경제지표들과 정치적 지지층의 붕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한 도그마를 가져 붕괴하기 쉬운 사회주의와 달리, 시장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때때로 무너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언제나 그 다음의 답을 찾아나갑니다. 자본주의라는 건 마르크스의 규정일 뿐, 실제로는 시장에서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는 각각의 구성원들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시장을 조성하는 정부가 있고, 중앙은행과 화폐가 있고, 그 밖에 이런저런 것들도 있긴 합니다만 본질적으로 그런 것들은 이익과 발전을 위한 것입니다. 도그마가 없고, 변화하면서 실리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시장경제는 사회주의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