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최악의 한 해도 저뭅니다.

정치 2017. 12. 31. 17:08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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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P4nf5WQrtIo


 


 자연적으로는 동지가 한 해의 끝이지만, 그레고리력으로는 오늘이 한 해의 끝입니다. 이렇게 양념과 문트릭스의 한 해도 저뭅니다. 아직도 많은 시민들은 문트릭스에 빠져있습니다만, 실제 내용상으로 이번 정권은 거의 논란의 여지없이 87체제 최악의 정권이라 할 수 있어서 모두들 피해를 체감하는 건 그저 시간문제가 될 상황입니다. 물론 이미 피해를 체감하면서도 그게 현 정권 탓은 아닐 거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만.

 

 많은 사람들은 천천히 깨달아갈 것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지나도 내 삶은 전혀 나아지는 게 없다는 것을요. 문재인 정권의 정책으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가 더 도산할 거고,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며, 외국자본은 한국에 덜 들어올 것이고, 부동산 양극화가 심해지고, 대출이 어려워져 많은 사람들이 불법사채에 손을 댈 것이며, 많은 국내자본이 해외로 더 나갈 상황이고 이미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물론 환율 문제로 인해 내년 1인당 GDP3만 달러를 넘길 겁니다. 문재인 정권은 자축하겠지만, 동시에 환율 문제로 인해 기업들의 수익은 줄어들 것이고, 각 산업분야마다 중국 등과의 치킨게임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법인세까지 올라 상당히 버거운 투쟁이 예상됩니다. 글로벌 경기회복은 이 형편없는 정권의 숨통조차 트이게 할 것입니다만, 그로 인한 금리인상과 유가상승, 고용불안정, 인건비 상승 등은 수많은 서민들의 숨통을 조일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도 정권은 증세에 나설 것이 예상되므로 고통을 피할 방법은 없을 겁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정책의 내용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그 영향을 미리 인지할 능력은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고, 어느 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감정대로 판단하고 이후 그것을 합리화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사회는 여러 안전장치들이 있습니다만 현재 한국 사회는 그러한 안전장치들이 너무나도 많이 해제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박근혜가 만들어낸 불신이 너무나도 크고, 그 불신이 문재인에 대한 묻지마 지지 및 정치무관심으로 어느 정도 이어지는 모양새인데, 문재인은 그 실제 정책 내용이나 행보는 최악인 반면 그럴싸한 모습을 연출하는 데는 매우 능한 인물인 것이 국가적인 불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 나는 우리나라 시민들이 상냥하고 진중한 이미지의 지도자에 매우 굶주려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는데, 이는 아직도 한국 사회의 이면에 뿌리박힌 유학 세계관의 연장선상으로 추측하며, 한국의 민주정 스코어가 아무리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측정될지언정 자유주의가 없는 데모크라시는 결국 사상누각인 면이 있음을 드러낸다고 생각중입니다. 다만 문재인은 부덕한 면이 많아 유학 세계관을 적용하더라도 좋은 지도자라 하기 어려우며, 한국인들의 유학 세계관은 실제 유학의 이성적 가치관이 아닌 막연한 이미지나 관습이 남은 것으로 이해하는 게 옳을 것입니다.

 

 근래 문재인정권의 인기를 보면 김영삼 때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김영삼은 문재인과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김영삼정권도 초기에 다른 정치세력이 없었고, 인기는 현재의 문재인보다 꽤 높았습니다. 김대중도 은퇴상태에 국정지지율 80% 상회하는 시간이 꽤 길었고, 90%까지 달성했었으니까요. 김영삼도 문재인처럼 반일감정을 잘 이용했었기도 합니다. 김영삼 지지율이 가장 높던 순간은 조선총독부 건물을 폭파하던 때였습니다. 그러고는 일본놈들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선언했었지요. 물론 김영삼이 실제 고친 일본놈들 버르장머리는 하나도 없었고, 최악의 관계가 지속되다가 결국 외환위기 때 외채 회수로 복수 제대로 당했습니다만. 반일 정치쇼는 예나 지금이나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막무가내인 면도 김영삼이나 문재인이나 좀 비슷합니다. 심지어 둘은 거제 출신에 나온 고등학교도 같습니다.


 

 정치인의 인기란 허상 같은 것입니다. 국정지지율이 높으면 좀 더 막무가내로 할 수 있긴 합니다만, 독단적인 언행의 대가는 결국 돌아옵니다. 김영삼은 IMF원흉으로 죽을 때까지 기 한번 제대로 못 폈고, 노무현은 퇴임 15개월 후 자살했고, MB도 영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박근혜는 구치소에 있는 게 현실입니다. 현재 문재인은 너무나도 적이 많은 점, 심각하게 독단적인 점, 그의 광신자들이 온라인 정치깡패나 다름없이 광범위한 폭력과 강압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볼 때 훗날이 무탈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비록 지금은 그의 시대고, 그의 만행을 견제하기 힘든 게 이 순간의 현실이긴 합니다만, 저항은 날로 강해질 것이며 과거의 권력자들이 어떤 미래를 맞이했는지를 미리 현명하게 보고, 조금이라도 겸손하고 제대로 된 정치를 하길 바라봅니다.

 

 물론 근래 외신에서 균형자라고 비꼰 것도 이해 못하고 청와대에서 부대변인이 나서 우리가 균형자라고 미국 언론에서 칭찬했다고 자랑하다가 국제적 조롱거리가 된 걸 보면 (심지어 미국 언론도 아닙니다.), 나의 바람은 거의 쓸모없을 확률이 아주 높겠고, 솔직히 이런 정권 아래서 과연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이 안녕할 수 있는가가 심히 의심될 정도입니다만 뾰족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으므로 일단은 바라봅니다.


민심은 제대로 측정되고 있는 것일까?

정치 2017. 12. 26. 22:39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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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zl0607AVU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수많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계속 높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형편없는 응답률이긴 하지만, 나오는 결과는 결과입니다. 덤으로 민주당 지지율도 높지요.

 

 그런데 근래만큼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를 믿기 힘들었던 때가 또 있었나 싶은 게,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믿으면 설명이 안 되는 게 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설명이 안 되는 건 문재인의 득표입니다. 문재인은 대선에서 겨우 41%만을 득표했습니다. 여론조사보다 낮은 득표였고요. 24% 득표한 홍준표, 21.4% 득표한 안철수 두 명의 표만 합쳐도 가볍게 문재인을 넘을 정도였습니다. 다자구도가 아니었다면 문재인은 비토층이 많고 확장성이 낮아서 대통령이 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41%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이 온갖 실정을 펼치면서도 7개월 후 지지율이 70%로 측정되고 있다, 과연 조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 것으로 신뢰해도 좋은 것일까요?

 

 또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율에 비해 못한다는 여론이 너무 많습니다. 조사 시마다 역대 어떤 대통령과도 달리 양극화된 의견이 나옵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찬반이 강하게 갈릴 정책을 많이 펼쳐서 그런 면도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여론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즉 중간정도의 의견을 가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여론조사 응답을 거부하고 있을 확률이 아주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신고리 원전 관련해서 설문했던 응답률이 높았던 조사에선 평소의 여론조사와는 완전히 다른 지지성향과 패턴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2016년 우리나라 총선이나 미국 대선에서도 여론조사가 꽤 실제와 다른 오판을 낳기도 했었는데, 올해의 문재인 지지율은 그보다 더 부정확한 상태일 확률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부정확함이 심해졌다면 아마도 그 주된 이유는 대안의 부재, 즉 야3당의 지지부진함에 의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안 찍은 사람 중엔 현 정치판이 짜증나니까 관심도 떨어졌고 설문에도 응하기 싫은 사람이 많고, 문재인 지지층은 신나서 설문에 더 잘 응하니까 그 의견이 과다대표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만일 41% 득표로 당선된 문재인의 지지율이 진짜 아직도 70%라면, 대선 때 홍준표나 안철수, 유승민을 찍었던 사람 중 거의 3/4 정도는 문재인 지지로 돌아서야 말이 됩니다. 그런데 실제 사람들 생각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지요. 개인적으로 문재인을 찍었다가 어이없는 정책 때문에 돌아선 사람은 여럿 봤어도 안 찍었다가 문재인이 정말 잘한다는 사람은 못 봤습니다.

 

 만약 나의 추측이 옳다면 그 결과는 내년 선거에서 어느 정도 증명될 것입니다. 물론 실제 문재인과 민주당 지지율이 조사되는 수치보다는 훨씬 낮다 해도 선거에서 다른 당의 후보가 이기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만, 현재 민주당의 오만함을 감안할 때 그들이 기대만 못한 성적을 거둘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아마 자유한국당은 하기에 따라서는 대중의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걸로 예상해봅니다.

문재인 정권과 포퓰리즘, 민주정의 붕괴

정치 2017. 12. 25. 20:02 Posted by 해양장미

 오늘의 추천 브금은 암울한 글 내용과 상관없는 크리스마스 테마입니다.


https://youtu.be/qOOaH6BAwvY

 


 올해 취임한 문재인 정권의 첫 해를 평가하려 해보니, 잘 되지가 않습니다. 이 제6공화국 최악정권의 우행을 일일이 서술하고 정리하고 비판할 기력이 없습니다. 지금의 이것은 단순한 정권의 실패를 넘어 국가의 실패이자 민주정체의 실패입니다. 문재인이 취임하면 사단이 날 줄은 알고 있었지만, 현재의 이것은 낮은 확률로 일어날 수도 있었던 아주 나쁜 시나리오쪽에 가깝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정권의 핵심적인 문제는 역시나 정책들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해롭다는 데 있습니다. 도무지 주류학계나 다수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는 게 거의 없으니까요. 이성과 지성, 검증과 신중함이라고는 없고 감성과 선동, 반지성과 권위주의, 급진과 맹종만이 있는 전형적인 좌파 포퓰리즘 정권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이런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건 민주정의 구성요소들이 붕괴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본래 민주국가란 각 행위자들의 다원적인 의사가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이해관계가 빠르게 조정되는 정치체제에 가깝습니다. 이 설명의 이해를 위해 자생적 민주국가의 출현을 되짚어보지요. 본래 거의 모든 국가는 군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차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군주가 각자의 영지(군왕의 경우 국가)를 통치하기 어려워졌고, 다원적인 계층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각자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그 목소리들은 의회를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왕과 영주들이 직접 섣부른 판단을 내릴수록 많은 것들이 꼬였기 때문에, 의회는 점차 권한이 커졌고 왕은 책임과 권한이 모두 축소되어갔습니다. 그 결과 어떤 나라는 왕이 통치권한을 내려놓고 적당히 대접받는 것으로 타협되었고, 어떤 나라는 왕을 몰아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민주정의 출발입니다.

 

 다원성, 의회, 다양성, 타협, 균형, 관용. 이것이 진짜 민주정을 묘사하기에 적합한 단어들입니다. 민주정은 더 나은 왕이 필요해서 나온 체제가 아닙니다. 그런 거였으면 왕을 갈아치우면 되었을 문제지요. 민주정은 본질적으로 왕이 아닌, 시민의 대표자들인 의회로 정치를 하려는 체제입니다. 의회의 뒤엔 정당이 있고, 이 정당은 다원성을 어느 정도 정리합니다.


 그런데 이 다원주의 모델을 반대하는 조류가 있으니, 그것이 대중주의. 즉 포퓰리즘입니다. 포퓰리즘의 본질은 단순히 퍼주는 정책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주도의 분배정책은 제대로 된 정부도 합니다. 제대로 할 뿐이지요. 어차피 트럼프같은 우파 포퓰리즘은 잘 퍼주지도 않고요. 포퓰리즘의 본질은 다원성에 대한 반대, 포퓰리즘 지도자 및 그 세력과 엘리트-기득권을 양분해 이미지 메이킹하고 포퓰리즘 지도자야 말로 국민의 편이라는 세뇌, 끊임없이 국민비국민을 분리하고 순수한 국민을 재정의하려는 것, 엘리트와 대중을 동일선상에 두고 대중이 더 옳은 판단을 할 수 있으므로 엘리트를 배제해야 한다고 믿는 것 등입니다.

 

 이런 포퓰리즘은 제법 세계적인 현상이며, 다원주의 민주정체 모델의 가장 큰 적입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은 다원주의 민주정이 일시적으로나마 붕괴하고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상황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이 유행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것일 겁니다. 대중은 진짜 민주정, 그러니까 다원주의 모델-자유주의 민주정체에 좀처럼 만족하지 못합니다. 어떤 사회가 이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민주정체는 최선의 체제일 뿐 이상적인 체제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포퓰리스트들은 민주정의 약점을 잘 노리고, 궤변과 선동을 동원해 그것을 파괴하는 데 능합니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바람직한 민주정 모델은 어느 정도 학술적으로는 합의되어 있지만, 그것이 시민 사이에서 상식적으로 보급되어 있지는 못하다는 데 있습니다. 무언가가 상식선에서 보급되려면 윤리적 감성을 잘 자극할수록 유리한데, 다원주의와 자유주의가 사실 고전적 윤리관과는 잘 일치하지 않는 면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포퓰리스트들은 꽤 쉽게 고전적 윤리관을 자극하고, 시민들을 설득합니다.


 실제 현상을 볼까요. 문빠들은 이런 식으로 현실을 인식합니다.

 


 그들이 극성맞은 이유지요. 모든 언론은 문재인의 적이자 국민의 적으로 기득권. 그러므로 국민인 자신들이 나서서 70% 국민의 지지를 받는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 라는 게 그들의 달나라 세계관입니다. 저 바다건너 미국의 트럼프 지지자들도 이 면에선 똑같이 생각하고요.




 저 달나라 세계관의 에멘탈 치즈보다 더 심각한 구멍들은 일단 넘어가고, 저 세계관을 적용할 경우 생기는 문제부터 이야기해보지요. 가장 큰 문제는 저 세계관 인지에서 나오는 결론이 민주와는 거리가 멀고 독재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 현실에 훨씬 가까운 다원주의 모델에서, 이 사회 구성원들 - 다른 표현으로 대한민국 국민들 - 은 각기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이권, 양보 가능한 것과 지켜야 하는 것, 요구사항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관계에서 비슷한 입장인 사람들을 묶어서 집단화할 수 있고, 그걸 조정하는 것이 다원주의의 요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문빠들이 추종하는 대중주의는 이런 다원성을 무시하고, ‘기득권 적폐 및 그에 오염된 천것들달님 편인 진짜 국민으로 이분화합니다. 그리고 강하고 사악한적폐 기득권 연합의 타파를 위해 진짜 국민진짜 문재인 지지자가 되어 문재인에게 힘을 실어줘서 적폐청산을 하고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여러 표현이 있습니다. 철인정치론, 수호자주의, 파시즘, 또는 (좌파) 포퓰리즘 독재. 본질적으로 포퓰리즘은 독재가 아닌 다른 모델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포퓰리즘 모델에서 진짜 국민은 일관된 공동의 의지를 지니고, 올바른 대표자를 강력히 지지하는 것 외에 이상적인 데모크라시가 가능한 방식이 없거든요. 그들은 시민의 대의체인 의회보다는 대표자에 대한 추종자들의 직접지지를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그것을 직접민주주의로 포장합니다.



 

 한편으로 실제 이 정권의 독재 이후 온갖 다원적 집단과 정권이 충돌했습니다. 정권이 독단적으로 워낙 말도 안 되는 짓을 계속 벌이니까요. 그러나 하나하나의 다원적 집단들은 열광적인 대중을 등에 업은 정치권력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이 과정은 매우 파괴적인데,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도 크지만 다원적 집단과 엘리트, 학계 하나하나를 부정하는 과정에서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더 나아가 민주정체 그 자체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는 게 현재의 모습입니다.

 

 현재의 이 상황은 너무나도 위험하기 때문에 빠른 브레이크가 필요합니다만, 언제 잡힐지는 미지수입니다. 한국의 약한 정당구조는, 특히 근래 들어 더 약해진 정당들은 포퓰리즘 감염에 매우 취약한 토대나 다름없습니다. 정당의 약화는 90년대 이후 세계 선진국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한국은 본래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정당이 약했기 때문에 더 심하게 포퓰리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포퓰리즘은 진짜또는 더 나은민주정인 척 위장하지만 사실 - 위에 쭉 설명했듯, 엄밀한 의미에선 - 민주정이 아닙니다. 민주정을 자의적으로 재정의하고 독재에 어울리는 형태로 변질시키려는 현상, 즉 이 시대 민주정의 주적에 더 가깝습니다. 이 점에선 과거에 파시즘이나 민주집중제 공산주의가 그랬던 것과 별 다를 게 없습니다. (정치사적으로 보면 포퓰리즘은 파시즘과 유사한, 사회주의가 변질된 한 형태에 가깝기도 합니다.) 다만 현대의 포퓰리즘은 과거의 유사품들과는 달리 대의민주정의 껍질은 더 세련되게 잘 살려놓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또한 포퓰리즘을 상대하는 건 본질적으로 매우 어려운데, 실제 포퓰리즘에 대한 매카시스틱한 접근은 포퓰리즘이 명줄을 이어나가는 데 의도하지 않은 도움이 됩니다. 많은 선진국가들의 기성정당들이 포퓰리즘 세력을 적대하는 와중에 포퓰리즘이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 자유한국당 세력이 친노, 친문 세력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 등에서 친노친문 세력은 무한한 생명력을 얻었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이 사단에 이른 것입니다. 포퓰리즘은 안티-다원주의이기 때문에, 안티-다원주의인 매카시즘으로 포퓰리즘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매카시즘은 특히 좌파 포퓰리즘의 주장에 그럴싸한 근거를 제공합니다. 포퓰리스트를 상대하는 올바른 방법은 포퓰리스트의 입을 틀어막는 게 아니고, 포퓰리스트를 상대로 끊임없이 공개토론장에서 이기는 것, 그리고 포퓰리스트에게 도덕성에서 밀려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듯 포퓰리스트를 상대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세계 선진국 전반이 포퓰리즘에 위기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위기를 올바르게 극복하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포퓰리즘의 핑퐁게임이 정권만 바꿔가며 계속될 우려도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 우익에 트럼프 같은 인물 등장해서 친문세력의 후예와 정권 주고받는 싸움을 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급한 문제는 문재인의 실정과 독재이지만, 그 못지않게 우리가 제대로 바라봐야 할 문제는 다원주의와 자유주의, 민주정체 그 자체의 붕괴위기입니다.

Yes24 2017년 올해의 책 투표 결과

사회 2017. 12. 23. 10:40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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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Zpbn03kV2U

 

 

 온라인 서점 Yes24에서는 매년 올해의 책 투표를 합니다. 올해도 투표가 지난 14일에 끝났고요. 이 투표 결과는 올해의 문화 트랜드를 일정 이상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1위는 올해 핫했던 82년생 김지영. 작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심각해진 페미니즘 트랜드를 이끈 노블로, 피해의식을 자극하는 극단적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부터 심각한 상태의 페미니스트인 것 같고요.

 

 2위는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이 오래된 책이 이제 와서 올해의 책 2위에 오를 줄이야 싶습니다. 국가란 무엇인지에 대해 유시민의 견해로 이해한다는 건 좀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유시민은 뉴트럴한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분명한 정치적 편향성이 있으며, 정치학이나 정치철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습니다. 초보자가 처음 읽기로는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 중 적잖은 수가 정치철학 공부를 거의 이 책으로 끝낼 겁니다. 그게 문제겠지요.

 

 3위는 문재인의 대한민국이 묻는다입니다. ...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으니 넘어가지요.

 

 4위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에세이입니다. 어느 때나 인기가 좋을 만한 책입니다. 이후 5, 6위는 무난합니다. 7위에 또 등장하는 게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지요. 이후 15위에 엄마는 페미니스트가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문화권력을 개혁진보 세력이 우점하고 있다는 건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적어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좌파가 우점했지요. 다만 근 몇 년 사이 종이 신문, 시사주간지, 시사월간지 등의 시장이 크게 몰락한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SNS, 팟캐스트 등의 새로운 미디어에서도 개혁진보 권력이 우점하고 있는데다 주요 대형 커뮤니티도 조직적 여론장악이 끝나있기 때문에, 균형이 크게 무너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방치해 몰락한 건 보수권력의 자업자득이긴 합니다만, 그로 인해 초래된 이 좌파 포퓰리스트들의 독재를 감내해야 하는 건 모든 시민입니다.

 

 극단적인 페미니즘 서적의 유행도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피해의식을 자극하는 건 좌파 운동의 일반적인 방식이긴 한데요. 그렇게 피해의식을 자극받은 사람은 보통 불행해지고 주변에도 불행을 퍼뜨립니다. 과다한 피해의식과 단순무식과격한 행동은 복잡한 현대사회엔 아무 도움도 안 되기도 합니다.

 

 책을 즐겨 읽고 투표까지 하는 사람은 보통 그래도 식자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정말 독서를 안 하니까요. 그런 사람들의 이런 투표결과는 이 혼란스러운 시대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도서정가제 강화 이후 양서 발간은 줄었습니다. 어려운 책을 일부러 굳이 읽으려 하는 사람도 줄어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SNS나 팟캐스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으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처럼 살 때는 거기서 홍보하는 책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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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P1QHVNHMAE

 



 문빠 달빛양념 비전의 5대 불면(insomnia) 커뮤니티 중에서도 필두였던 게 엥념, 즉 오늘의 유머임을 부정하는 분은 드물 걸로 생각합니다. 나머지 넷은 엠엘비파크, 뽐뿌, 클리앙, 루리웹인데 그래도 보통 사람들은 엥념을 최고로 (답 없다고) 쳐왔지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엥념이 망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큰 마음먹고 그 레드존에 찾아가봤더니 이건 무슨. 아주 전쟁이 벌어지고 있네요.




 얼핏 사정을 파악하니 이건 엥념 특유의 게시판 구조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엥념은 상대적으로 총 규모는 작지만 디씨처럼 꽤 다양한 분야의 게시판들이 있는 구조인데, 우리의 위대한 령도자 달님께서 원체 전 분야에 걸쳐 패악질을 해 놓으시다보니 각 분야에 관심이 있는 각 게시판마다 시사게랑 전투를 벌인 것입니다. 그 결과 대거 양념당하고 쫓겨나고 질려서 떠나고, 그래도 항쟁이 계속되는 걸로 보입니다.




 일단 전투 아카이브 자료 링크 하나, 시사게 패악질에 대한 유저들 생각 관련 아카이브 링크 하나 걸고요. 엥념이니까 링크를 아카이브로 걸어야 해요.

 

https://archive.is/RRIu4

https://archive.is/Z2LjT

 

 오늘자 균열 기록도 두엇 링크해볼까 합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81853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81863

 

 이 상황엔 조금 의미가 있어 보여요.

 

 엥념은 어쨌든 최소 친민주, 진보성향 커뮤니티였어요. 그런데 위에 말했듯 현 정권의 반지성주의 포퓰리즘 패악질에 각 분야 게시판마다 돌아가면서 싸웠고, 그 때마다 달빛양념단이 나서서 폭력을 행사하고, 운영자가 편파판정을 일삼았고, 결국 유저가 많이 줄었어요.


 

 엥념에서 짐 싸서 떠나는 유저들도 보통 딱히 문재인 반대자가 된 건 아닐 겁니다. 사람의 정치 지향과 소속감은 빨리 변하진 않아요. 그렇지만 더 이상 맹목적인 상태 또한 아니겠지요. 어떠어떠한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을 봤을 거고요.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최소한의 상식과 균형 감각은 있습니다. 근래 양념단들의 준동이 제어되지 않아 참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권력이 저 파시스트들을 악용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폭력의 대가를 치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의 굴욕적인 종중외교에 대한 감상

정치 2017. 12. 17. 16:42 Posted by 해양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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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0ryt1DPirB0

 



 

 잠도 안 온다는 분들도 있는 반면 나는 일단 잠은 잘 잤습니다만, 작금의 사태에 대해 대체 어디서부터 뭐라 할지는 나 또한 참으로 곤혹스럽습니다.

 

 어쨌든 사적 견해로는 문재인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해도 되는 한계선을 넘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문재인이 사적으로 소유한 것이 아니며, 우리 모든 시민이 주권을 나눠가진 이 상상의 공동체를 그토록 이웃 나라에서 굴욕적으로 아래에 깔아놓을 권리는 없는 것입니다. 차라리 문재인이 중국의 부당한 사드보복에 맞서 적대선언을 했더라면 황당하고 두렵고 받아들이기 힘들지언정 이토록 굴욕적이고 허탈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일단 지나간 일은 지나간 것이니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보자면, 나는 현 정권의 독단적 행보가 지나치며, 그와 의견이 다른 시민들을 너무나도 배려하지 않는 바, 우리나라 시민들의 기초적인 공동체의식조차 위태로운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나는 자유주의자지만 필요악일지라도 국가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고, 국가는 상상의 공동체인 만큼 다소의 공동체의식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존속이 위태롭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문재인의 독단적인 행보는 그것 자체를 위협하는 것으로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즉 나를 포함하여 문재인의 굴욕적이기 짝이 없는 종중외교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시민들은 진심으로 문재인을 우리나라의 대통령으로 더 이상 인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나라 시민 전반이 문재인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최순실 게이트 때 그러하였듯이 문제를 그나마 무난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나, 지금처럼 문재인의 지지세력이 견고한 상황에서 반대세력 또한 결집한다면 극단적인 분열양상이 심화되기 쉬우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실제 외교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엔 의심받고 일본엔 적대하며 중국엔 무시당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이해되는 바, 어떤 방식으로 군사외교적 고립을 면하고 손해를 줄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나를 포함하여 더 이상 문재인정권이 올바른 군사외교적 대응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시민이 많을 것이므로, 내부분열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외부상황이 심히 악화될 경우 우리나라 시민들이 뭉쳐서 대응할 수 있을지조차 매우 의심스럽게 되었습니다.

 

 현 시점에서 한 시민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문재인정권의 실정이 가시화되어 시민들의 지지가 빠지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시점이 가능한 앞당겨지길 바라며 할 수 있는 만큼 그에 일조하는 것이 전부이리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마음 같아선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틀렸다고, 우리나라는 영토는 작을지언정 소국이 아니며, 중국이 가벼이 볼 나라가 아니며 주권침해해도 좋은 나라가 아니라고 선언이라도 하고 싶긴 합니다만... 주권침해를 당하고 대통령이 푸대접받고 자국 기자단이 맞고 다녀도 기자 탓을 하고, 대통령이 푸대접받은 게 아니라고 정신승리를 하는 소인배들이 실제로 너무 많으므로 이런 문제를 어쩌지 않고선 실질적 소국의 시민에서 벗어날 수 없겠으니 거짓말을 해선 안 되겠습니다. 이에 다소나마 좌절과 분노를 금할 수 없고요. 이 최악 정치권력의 득세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박근혜에게 원망의 말을, 이 끔찍한 사태를 봉합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었음에도 완수하지 못한 안철수의 무능에 질타의 말을 덤으로 남겨봅니다.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정치 2017. 12. 14. 11:3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M8VvGsmb4dU

 

 자유한국당의 몰락과정에 대해 조금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단 그건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김성태가 원내대표 되고 친박세력을 좀 몰아낸 걸 기념하여 이야기를 좀 하자면요. (오늘의 추천 브금은 축포에 매우 어울리는 곡입니다.)



 자한당의 몰락은 당연히 박근혜의 폭주와 잘못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자한당 지지층 또는 지지자 중 다수는 그다지 박근혜에 호감을 가진 적도, 믿은 적도 없었습니다. 최대한 이 이야기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이후 신한국당이 되는 민주자유당계는 본래 3당 합당으로 결성되었고, 김영삼정권 때 전성기였으며 그 땐 민주계가 득세했습니다. 원래 신한국당에서 군부 세력은 찌그러져 있었고, 다수의 시민들은 그런 신한국당을 좋아했었단 말이지요. 김영삼과 김대중 사이가 그리 꼭 가깝다고 하긴 어려워도 어쨌든 민주화 동지였던 만큼 김영삼의 신한국당과 김대중의 국민회의, 그리고 그 사이에 있었던 이기택의 민주당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었습니다. 실제 신한국당에서 일하다 김대중 집권 후 김대중정부에서 일했던 정치인도 많아요. 그 유시민도 한나라당 초기 땐 한나라당 편이었습니다. 이회창의 한나라당 시절, 어쨌든 한나라당은 수구정당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유독 손학규는 좀 늦게 민주당으로 넘어와서 수난을 많이 겪었습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오래 전부터 한나라당을 지지해오던 사람들과, 근래 정치에 관심가지고 지극히 편향된 팟캐스트 등의 루트로 정치 알게 된 청년들의 관점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있단 말입니다.

 

 모든 게 꼬인 건 대략 노무현 당선되면서부터인데, 노무현에 패배한 엘리트한나라당은 일단 멘탈이 깨져버립니다. 그래도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그 다음엔 그 유명한 차떼기 게이트가 터집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 사이에 한나라당은 나쁘다는 인식이 퍼져요. 여야가 서로 불법정치자금으로 싸우는 와중에 한나라당은 거의 궤멸되고, 당시의 여당도 일정 정도 피해를 받고 안희정이 감옥가게 되면서 정치판이 크게 달라집니다. 여당은 물갈이 되서 운동권으로 채워지고, 야당도 물갈이되는데 그만 박근혜의 군부세력이 권력을 잡게 된 겁니다. 대략 기존 정치인들 썩었으니 갈려고 하다가 훨씬 함량 미달인 인간들이 들어온 셈이랄까요. 그리고 대략 이 시기부터 제대로 된 인간들은 거의 정치판에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박근혜는 김영삼, 이회창 쪽 지지층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거지요. 다만 쓰잘데기가 없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당시 노무현도 좌충우돌하고 있었는데, 망해가던 한나라당에 인공호흡한 건 어쨌든 탈당했던 (몇년 후 복당녀라는 별명이 붙게 되는) 박근혜였단 말이지요. 박정희 신화를 부활시키려던 박근혜는 경북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군사정권 때부터의 오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나서는 선거마다 이겼습니다.

 

 그래도 박근혜는 바로 대통령이 되진 못합니다. 당시의 한나라당은 박근혜 정당과는 정말 거리가 너무 멀었으니까요. 결국 일종의 타협점이 이명박이었지요. 사실 김영삼, 이회창을 좋아하던 사람들에겐 이명박도 눈에 차진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박근혜보단 나았던 것이지요. 물론 이후 이명박은 여러 사람 머리 아프게 하면서 순식간에 지지를 잃고 맙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권력은 서서히 박근혜에게로 넘어가지요. 이 시점부터는 한나라당의 수구화를 막기 힘들어졌고, 이름도 새누리당으로 바뀌게 되었고, 때맞춰 문재인이 권력에 대한 탐욕을 부리면서 결국 박근혜를 당선시키는 바람에 - 2012년 대선에 안철수가 나왔고, 민주당이 안철수를 지원했다면 박근혜가 이기기 힘들었을 겁니다. - 새누리당 내 민주계 세력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민주자유당계의 기반은 대략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군사정권 때부터 지지해온, 많이 보수적이고 다소 수구적인 성향이 있는, 평균연령대가 높고 그래서 학력이나 소득도 낮게 측정되는 일파입니다. 이들은 안보, 반공을 중시하고 민자당계만 찍는 성향이 강해서, 지난 대선에서도 주로 홍준표를 찍었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가 더 있습니다. 고소득, 고학력, 전문직, 사업가, 자영업자, 투자자 등이 다수 속해있고 김영삼, 이회창, 이인제, 박찬종 등을 지지해왔으며 자유주의와 합리주의 성향이 강한 집단입니다. 이들은 잘 나서진 않지만, 전체 숫자가 아주 없진 않고 주변에 영향력도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득표를 만들어내는 힘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조선일보는 이 중 전자를, 중앙일보는 후자를 다소나마 대변하던 경향도 있겠고요.

 

 문제는 이명박도 비합리성과 권위주의, 부정부패를 드러내며 후자를 실망시켰는데, 박근혜는 아예 용납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나마 새누리당 당원들은 박근혜의 폭주를 막기 위해 상도동계 막내 김무성을 대표로, 이회창 계파였던 유승민을 원내대표로 만듭니다. 이후 김무성은 두 번의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차기대선후보로 지지율 1위를 달리게 되지요.

 

 그러나 박근혜의 파괴본능 앞에선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유승민 쫓아내기, 메르스 파문, 가습기살균제 사건 대처 문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옥새런을 보다 못한 새누리당 지지층 다수는 결국 돌아섭니다.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엔 모두들 아시다시피 그렇게 됩니다. 박근혜가 이미 당 내 정치인을 친박 위주로 물갈이해놓은 상태라, 현재 자유한국당은 덩치 큰 아기나 다름없으며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하는 게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요약하자면 자유한국당이 되살아나려면 이명박근혜의 정당에서 김영삼, 이회창의 정당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홍준표도 아주 생각이 없는 건 아닌지 당사에 걸린 사진 중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만 남겨놓긴 했던데, 사실 이 세 명도 원체 일관성이 없어서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유승민이 못 뜨는 이유도 자명합니다. 유승민은 이회창계 출신이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성향이 위에 이야기한 민자당계 두 지지층 중 전자 쪽에 더 가깝습니다. 자유주의보다는 집단주의적 - 공화주의 - 이고, 자유주의적이거나 합리성이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며, 각 분야 전문가나 기업이나 상인들이 좋게 볼 만한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또 전자 쪽 지지층이 볼 때 유승민은 배신자라는 인상이 강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단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실 유승민 지지층은 민주당 지지층과 성향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사회문화적으로 좀 더 보수적이면서 주로 군사외교적 견해에서 차이가 나는 편이지요.

 

 위에 이야기한 후자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선 주로 안희정-안철수 쪽으로 표가 움직였습니다.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자한당엔 자유주의, 합리주의적인 세력이 많이 위축되었거든요. 자유한국당엔 자유주의가 없고, 더불어민주당엔 민주적인 게 없지요.



 굳이 보면 이 사태는 차떼기 이후 제대로 당을 개혁하지 못하고, 박근혜 같은 인물에게 당의 회복을 맡긴 대가이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올바르게 영양을 섭취하고 운동을 해서 건강을 되찾고 경기에서 이긴 게 아니고, 도핑을 해서 성적을 내다가 쓰러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이던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에 실망한 자유주의 세력을 기본적으로 흡수한 상태에서, 영남-보수-고연령층 유권자를 최대한 많이 투표소에 불러냄으로 연승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건 한나라당의 지지층을 넓혀서 이긴 게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도 합니다. 본래 한나라당 지지하던 사람들 쥐어짜내서 이긴 겁니다. 그게 박근혜 효과였고요.



 당연히 이런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나라-새누리당은 제대로 된 지지층을 잃어갔습니다. 이명박근혜는 국정원과 일베를 동원할 정도로 타락했고, 평범한 청년층은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되어갔고, 나중엔 자유주의자들까지 등을 돌렸습니다. 영남-보수-고연령층에 베이스를 둔 박근혜가 당권투쟁에 열을 올리면서 새누리당의 확장성은 더욱 더 축소되었습니다.

 

 이제 자유한국당이 부활하고 싶다면 그 동안의 과오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은 기본적으로는 코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확장성을 가지는 정당입니다. 그런데 아직 자한당은 코어 지지층을 잃지 않는 데만 주력하고 있고, 확장성은 염두에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영남-보수-고연령층은 자한당 지지층입니다. 그건 쉽게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자한당이 부활하려면 자유주의자들을 잡아야 합니다. 이름값을 해야 한단 말이지요. 그러나 올해 자유주의자들은 안희정과 안철수를 주로 보고 있었습니다. 내년엔 자한당이 자유주의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지선에서 또 한 번의 처참한 패배를 겪어야 조금 변할까요?

 


문재인케어와 그 뒷일

사회 2017. 12. 10. 22:1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7ZjBPXZOAj8



 문재인케어로 오늘 의사들이 시위했네요런 말도 안되는 좌파 포퓰리즘 정책에 의사들 고생많습니다.

 

 

 그런데 문재인케어, 막상 하면 어떻게 될지, 의료현실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있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요.

 

 문재인케어하면 건보재정은 물론 현행 의료체계가 박살납니다. 그거 메울 만큼 문재인이 건보료 더 걷을 수 있냐 하면 이 포퓰리즘 정부가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문재인 임기동안은 버티겠지요.

 

 문재인 정책 펼치는 게 전부 내 임기는 무사한가?’를 전제로 펼쳐집니다. 신고리 중단도 마찬가집니다. 그거 안 짓고 탈원전 정책 강행해도 5년동안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파벌이 5년 후에도 정권을 이어나갈 가능성은 낮겠지요. 정권교체 가능성도 높고, 민주당이 재집권하더라도 문재인 파벌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항상 그래왔으니까요.

 

 다음 대통령은 문재인의 포퓰리즘 정책 설거지하는 걸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끔찍한 재정 상황을 마주하게 되겠지요. 문재인케어 같은 경우 건보료를 더 걷거나 아니면 문재인케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겁니다. 그럼 문재인 파벌은? 그걸 비난하면서 온갖 선동, 언플을 하고 또 장기시위에 나서겠지요. 뻔합니다. 그들은 항상 그래왔으니까요. 그게 포퓰리스트의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열심히 이야기해야합니다. 정부가 문재인케어를 강행해서 통과시킬지언정, 그건 해악이라고요. 절대 유지될 수 없는 무리한 사치, 망상 또는 악의에 기원한 부도덕, 위선과 반지성주의와 중우정의 결합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은 이미 위태롭습니다. 젊은 의사들이 돈 되는 과에만 몰린지도 오래고, 그에 특정과를 찾기 어려운 지역도 늘었고, 신약을 쓰고 싶은 사람도 쓰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문재인 집권 후 신약을 더 못쓰게 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를 보시면 왜 그런지 조금 이해가 갈 겁니다.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519574

 

 문재인케어는 병의원을 줄이고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낮춤으로 적잖은 사람을 죽이게 될 겁니다. 물론 파시스트 및 광신도들이 인명을 경시하고 망집을 부리기 마련인 건 나도 잘 압니다. 아마 문재인케어의 강행도 막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에 죽는 사람들은 불운한 것이겠지요. 오늘 브금은 앞으로 이 권력에 의해 돌아가실 분들을 위해 골랐습니다. 그러나 그리 되더라도 문재인 시대가 지나고 나면 반드시 설거지가 필요합니다. 그 때를 위해서라도 올바른 말은 계속해야합니다.

비트코인의 붕괴는 시간문제일 겁니다.

경제 2017. 12. 8. 09:0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bw9CALKOvAI

 

 

 여러 번 말해왔지만 비트코인은 펀더멘탈이 0이고, 그 크레디트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없습니다. 또한 실물도 아니고 데이터일 뿐입니다.

 

 그런데 너무 올랐지요. 폭등중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투기하지 않으면 가치박탈감이 있을 정도입니다. 나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그것에 지극히 회의적이었지만,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것에 투기했다면 돈을 많이 벌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너무 오른 투기상품은 영원히 오를 수 없습니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펀더멘탈에 있습니다. 제대로 된 투자상품은 적절한 펀더멘탈을 가지고, 그 펀더멘탈이 개선됩니다. 그 자산에 가치가 있고, 가치가 증진되거나 잘 부서지지 않는 성향이 있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정권이 뭘 해도 계속 오르는 겁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을 진짜로 내리려면 서울 아파트의 펀더멘탈을 부숴야 해요.) 그런데 비트코인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한 번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면 모두가 이미 비트코인이 너무 올랐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모두들 연쇄적으로 매도하고 그 투기판에서 뛰어내리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하락추세는 멈출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언제나 역사는 반복되듯 무너져 버리곤 하지요. 펀더멘탈이 있다면 폭락 이후에 가치분석 후 재평가 받을 확률이 얼마든지 있지만, 비트코인은 그저 시장가격밖엔 없는 겁니다.

 

 이런 투기자산은 보통 붕괴 직전에 엄청난 속도로 가격이 상승합니다. 그리고 그 상승된 가격이 역으로 붕괴 시엔 공포가 됩니다. 아무 것도 없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지켜지려면 그것에 누군가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럴 일은 없겠지요. 달러가 가장 높은 크레디트를 가진 기축통화인 건 미국이 달러를 위해 누구보다 강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비트코인의 붕괴는 투기자들에 상당한 고통을 줄 거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 전에 대응해야합니다. 정부도 이걸 알고는 있는 것 같은 데, 다른 나라보다 대응이 느립니다. 좌파정부답게 경제사적 이해가 모자라서 그런가보다 싶기도 하고. 현재 비트코인 광풍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발 담그고 있는데, 이러다간 비트코인 붕괴가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비트코인이 많이 올랐다는 걸, 그걸로 돈 번 사람이 많다는 걸 보통 사람들도 다 압니다. 그럼 일반인들도 들어오게 되고, 슬슬 투기꾼들은 일반인들에게 자신들이 가진 비트코인을 팔아넘길 겁니다. 그리고 거대자본이 공매도하기 시작하면 이 뜨거움도 끝나게 될 겁니다. 거대자본만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끝나겠지요. 역사는 항상 반복됩니다. 또 하나의 튤립일 뿐이지요. 그나마 튤립은 예쁘고 번식도 되고 여러 모로 유용한데 비트코인은 그것도 없습니다.

 


 

 추천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a3JSbOt7CLo

 


 지난 포스트, ‘타 선진국과는 정반대의 행보 - 무쓸모 자유한국당+유승민은 대체 왜 있는 걸까요.’ 와 이어보시면 좋습니다. (링크 클릭)

 

 청와대는 법인세 인상 법안에 맞춰 기업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효세율을 따져봐야 한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7.1%23.3%인 미국과 21.1%인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인 것이 사실"이라고 공개적으로 언플을 했는데요. 관련 기사는 다음 링크에 있고요.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71206_0000168739&cID=10301&pID=10300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의 머리뼈 속에 들어있는 것이 진짜로 호모 사피엔스의 것이 맞고, 피질과 주름이 무탈하며, 별다른 병리적 현상 없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면 당연하리만큼 2013년 기준을 이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은 2017년이잖아요? 왜 청와대는 2013년을 이야기했을까요?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저게 의도적인 날조 발언이라는 걸요.




 우리 503호 허니라임씨가 이미 법인세 R&D 감면을 축소하고 실효세율을 높여놔서, 명목상 법인세는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낮은 상황인데도 실제 10대 기업이 내는 법인세는 이미 한국이 높은 상태였단 말입니다. 역전이 일어난 건 2015년 정도고요.

 

 이걸 청와대가 몰랐을까요? 민주당은 모를까요? 다 알면서 날조하고, 언론 플레이하고, 망집을 부리는 겁니다. 물론 이 모든 문제를 일으킨 시조는 503호 허니라임씨이니 그녀부터 비난 좀 하고 시작합시다. 박근혜는 앞으로 2000년은 까여야 합니다. 기업들 R&D 투자는 말아먹고는 삥까지 뜯고 다닌 최악의 부류니까요. 지금 친박위주의 자유한국당이 그토록 무기력하고 무능하며 쓸모가 없는 건 괜한 게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달님은 그 이상이지요?

 

 이런 상황이었는데 미국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하신 트황상 폐하께서 법인세를 무려 15%나 감면한다고 밀어붙이고 있고, 프랑스는 8.8% 정도, 일본은 10% 정도 법인세를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위대한 령도자 달님과 그의 친위 어용 정당은 법인세를 3% 올리고, 감면도 더 깎겠다고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중인 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국책 경제연구기관과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연구자료는 모두 법인세 증세는 결코 안 될 일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들은 시기적으로 503호 정권의 법인세 감면축소 때 나온 것입니다.) 지성이 있고 이성적인 권력이라면, 타 선진국들의 흐름을 무시하고 망집을 부리지 않겠지요.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이 이성적인 건, 포퓰리스트가 객관을 따르는 건, 좌파가 거짓말하지 않는 건 역사상 거의 없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