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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22
    명왕성의 발견부터 행성 자격상실과 태양계 소식들 이야기 (26)

 본문을 읽을 때 추천 브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xxWC4J7KYQ




 분류라는 게 원래 좀 그런 면은 있지만, 행성은 참 모호한 분류입니다. 어쨌든 모두가 알다시피 명왕성은 1930년 발견되어 행성으로 분류되었다가 2006년 퇴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명왕성을 행성으로 기억하며, 퇴출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천왕성의 발견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원래 행성 중 고대부터 인류에게 알려져 있던 건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5행성이었습니다. 지구도 행성입니다만 고대인들은 지구를 행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이 행성들도 그냥 별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천문학 지식이 발달하면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돈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그러다 1781, 윌리엄-캐롤라인 허셜 남매는 7번째 행성인 천왕성을 발견합니다. 당시 윌리엄은 스타가 되어 (그 시대에) 40대 후반에 늦장가를 가는 수준의 출세를 했고, 여동생인 캐롤라인은 공동 발견자로의 공이 있었고 윌리엄도 이를 밝혔지만 여성 차별하던 시대라 나이 더 들어 노년에야 대접받았습니다.

 

 허셜 남매는 원래 도이치인이었는데, 윌리엄이 전쟁에 징병되었다가 탈영하면서 브리튼으로 망명했습니다. 업적을 세워 왕실에서도 인정받았고, 이후 천왕성에서 발견된 위성엔 예외적으로 엘라다(그리스)/로마 신화 이름이 아닌, 발견자와 동명이인이자 같은 국적인 윌리엄셰익스피어 작품 등장인물의 이름이 붙습니다. 실제 천왕성에서 가장 공전궤도가 안쪽인 위성 이름은 코델리아, 그 다음은 오필리아. 여섯 번째는 다들 아는 이름인 줄리엣입니다.

 

 여담입니다만 한국어로 토성까지는 오행의 이름이 붙는데 천왕성은 이름이 달라지는 게, 토성까지는 동아시아에서도 오래 전부터 관측해온 대상이지만 천왕성부터는 서양학문이 들어오면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금화목토는 서구 명칭의 역어가 아닙니다만,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은 우라노스, 넵튠, 플루토 같은 명칭의 역어가 된 것입니다. 한편으로 천왕성은 유독 특이하게 로마식 이름이 아닌 엘라다식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렇게 인류는 7번째 행성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인류는 180111, 그러니까 19세기의 첫날 새로운 행성으로 부를 만한 것을 발견합니다. 해왕성이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겠습니다만 아닙니다. 이탈리아인이었던 주세페 피아치는 화성과 목성 사이, 행성이 있을 법한 궤도에서 혜성이 아닌 것 같은 천체를 발견합니다. 꽤 크기가 있는 그것은 세레스였습니다. 그 때는 알 수 없었지만 평균 지름 946km. 구형 천체로 농업과 계절의 여신, 데메테르의 이름이 붙었지요.

 

 아무 천체에나 올림푸스 12신의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다. 세레스는 화성에 이어 태양계의 다섯 번째 행성으로 대접받게 됩니다. 그러나 세레스의 영광(?)은 길지 않았습니다. 이후 세레스와 비슷한 궤도에서, 새로운 천체들이 연달아 계속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천체들은 순서대로 팔라스, 주노, 베스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요즘 발견되는 천체엔 거의 꿈도 못 꿀 이름들이지요. 각기 좀 더 잘 알려진 이름으로 아테나, 헤라, 헤스티아입니다. (아테나의 일반적인 로마식 이름은 미네르바입니다만, 팔라스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이 천체들은 행성으로 이해되었었기 때문에 기존 행성들의 이름인 머큐리, 비너스, 마르스, 주피터, 새턴, 우라노스와 동격의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그런데 베스타 다음에 또 아스트라이아가 발견되면서 학자들은 비슷한 게 계속 발견되니 영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세레스, 팔라스, 주노, 베스타를 포함하여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비슷한 천체가 무수히 있음을 알게 됩니다. 세레스는 결국 얼마 지나지도 않아 행성 분류에서 퇴출당했습니다.

 

 8번째 행성인 해왕성이 발견되는 데는 좀 더 세월이 걸렸습니다. 해왕성은 천왕성과는 달리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행성입니다. 천왕성은 다들 보면서도 그게 태양계 내 행성인 줄 몰랐던 건데, 해왕성은 아예 망원경 없인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해왕성을 최초로 관측한 사람은 갈릴레이였습니다. 그러나 갈릴레이는 해왕성이 행성일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에(이론은 있습니다) 발견자로 인정받진 못합니다.

 

 천왕성이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자들은 뉴턴 역학으로 예측된 천왕성의 움직임과 실제 천왕성의 움직임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천왕성 외부에 영향을 주는 미지의 행성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수학적인 예측을 통해 찾아냅니다. 발견자였던 요한 갈레는 계산 결과를 편지로 받은 후, 하룻밤 만에 해왕성을 찾아냈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1846년의 일이었지요.

 

 그런데 곧 학자들은 해왕성의 움직임도 천왕성처럼 예측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해왕성 바깥 행성을 찾다 1930년에 새로운 행성이라 생각되는 것을 찾았으니, 그것이 문제의 명왕성입니다. 미국인인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지요.



 우주에 관심이 많고, 유럽과 동등한 업적을 원하던 미국인들은 (하트 모양이 있어 귀여운데 이름은 어째 무서운) 명왕성의 발견에 매우 기뻐했습니다. 미국인들은 명왕성을 자랑스레 9번째 행성으로 등록했습니다. 그러나 논란은 많았지요. 명왕성은 아무리 봐도 너무 작은데다, 궤도도 다른 행성 공전 궤도와 다르고, 태양에서의 거리도 해왕성 안쪽 궤도로 들어오는 기간이 있을 정도로 이상했던 것입니다. 계산을 할수록 명왕성은 해왕성 궤도에 영향을 충분히 주기엔 너무 작은 천체라는 게 드러났고, 1978년엔 명왕성의 위성으로 생각되던 카론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더더욱 커집니다. 카론의 발견으로 명왕성의 질량이 지구의 겨우 0.2%밖에 안 된다는 게 드러났고, 카론하고 크기도 좀 비슷해서 카론이 명왕성 주변을 돈다기 보단 명왕성도 카론에 따라 살짝 공전하는 쌍성계 같은 양상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크기비교를 위한 사진. 카론이 좀 어둡게 나왔네요.)

 

 그래서 논란거리였지만 한동안 명왕성은 자리를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2003, 당시 지름 1800km로 추정되던 세드나가 발견됩니다. 명왕성 못지않은 크기의 명왕성 바깥 궤도 천체가 발견된 것이지요. 그리고 2005, 문제의 에리스가 발견됩니다. 에리스는 발견 당시엔 명왕성보다 약간 큰 천체로 인지되었으며(둘의 지름은 거의 같은데, 최근엔 명왕성이 수십km 더 큰 걸로 알려졌습니다. 단 질량은 에리스가 더 무겁고, 에리스는 우주선이 가까이 가서 관측한 적이 없어서 명왕성만큼 크기를 정확히 재질 못했습니다.), 명왕성보다 더 먼 궤도를 돌아 10번째 행성 후보였습니다. 에리스도 미국인이 발견했지요. 명왕성 킬러로 알려진 마이클 브라운이요.

 

 에리스는 꽤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명왕성과 에리스를 다른 분류로 둘 이유가 하나도 없었거든요. 심지어 명왕성처럼 미국인이 발견했으니까요. 에리스라는 이름 자체가 불화와 이간질의 여신, 트로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파리스의 심판을 부추긴 그 여신 이름입니다. (에리스라는 이름이 붙기 전엔 제나로 불렸습니다.) 에리스로 싸움이 나니 붙은 이름이에요. 그러다가 2006년 명왕성의 발견자 클라이드 톰보가 타계하는데, 미국엔 톰보가 살아있을 땐 명왕성을 퇴출시킬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톰보가 죽자마자 명왕성은 행성 분류에서 퇴출됩니다. 그리고 명왕성과 에리스 외 한 때 행성 대접 받던 세레스를 ()행성이라는 분류로 발표합니다. 이 분류는 행성은 아니고, 소행성인데 소행성중에 특별히 큰 것들에 대한 애매한 분류가 되었지요. 그리고 2008년에 마케마케하우메아가 추가됩니다.

 

 그런데 이 왜행성 분류에도 문제는 많습니다. 일단 뚜렷한 기준이 없거든요. 그리고 세레스의 지름은 위에도 이야기했듯 946km인데, 지름이 900km이상일 걸로 추측되는 천체는 행성과 위성, 왜행성을 제외하고도 마이클 브라운의 정리로 6개나 더 있습니다. 콰오아, 세드나, 오르쿠스, 살라시아와 별칭이 안 붙은 2004 MS4, 2007 OR10이 그것인데 2007 OR10은 이름이 안 붙은 것 치곤 지름이 1535+75-225km로 추정되어, 해왕성 바깥 천체 중 명왕성과 에리스 다음으로 큰 걸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발견자 중 한명인 마이클 브라운은 하얀 천체일 걸로 생각해 Snow White.. 그러니까 백설공주로 불렀었다는데,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 붉은 천체였다고 합니다. 세레스가 왜행성인 이상 이 천체들도 왜행성이 아닐 이유는 전혀 없다는 거지요.



 사진의 맨 왼쪽 위쪽 2003 EL61이 하우메아, 그 오른쪽 2005 FY9이 마케마케입니다. 보시다시피 위에 이야기한 세드나는 이 둘 못지 않은 크기고(발견당시엔 1800km 정도로 추정되었었지만 현재는 995+-80km로 추정 중입니다.), 2007 OR10은 이 둘보다 큽니다. 세레스는 콰오아보다 조금 작고, 오르쿠스보단 좀 큽니다. 오르쿠스는 지름이 917+-25km로 추정되며, 유사한 크기로 그려진 2002 TX300은 지름이 900km는 안될 걸로 추정되어 위의 정리에선 빠졌습니다. 왜행성 기준을 분명히 한다면 다수의 천체들이 왜행성에 편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 해왕성이 마지막 행성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계속 이름이 나오는 명왕성 킬러 마이클 브라운은 이번에야말로 9번째 행성을 발견했다고 주장 중이시거든요. 세드나 등 해왕성 바깥 천체들 중 다수가 궤도공명을 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확률적으로 꽤 강한 중력을 가진 (질량이 큰) 행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찾진 못했지만요. 이심률이 클 걸로 추정되는 카이퍼 벨트 바깥 천체를 찾는 건 정말 쉽지 않지만, 정말 있다면 언젠가는 찾겠지요.

 

 공전궤도 이심률이 크다는 건 태양에서 가까울 때와 멀 때의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세드나 같은 경우 태양에서 가장 가까울 때의 거리는 76AU인데 (해왕성이30.11AU), 멀 때는 오르트 구름에 속하는 1000AU 정도까지 멀어질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9행성은 가까울 때는 200AU, 멀 때는 1200AU 정도로 추정 중이라 지금 먼 곳에 있다면 정말 찾기 힘들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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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PP 2017.09.22 18:2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읭, 저와는 관점이 다르시네요. 전 티티우스-보데 법칙은 해왕성의 오차 이후로 더 이상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명욍성과 에리스가 왜행성으로 분류된 이상, 해왕성 수준의 가스형 행성이 더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해양장미 2017.09.22 18:28 신고 address edit/delete

      티티우스-보데 법칙과 무관합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C%A0%9C9%ED%96%89%EC%84%B1

      지구형인지 가스형인진 현재 짐작할 수 없나 봅니다.

    • PPP 2017.09.22 18:39 신고 address edit/delete

      오...가스행성일지 걍 얼음별일지 기대되네요.
      가스행성이 아니면 9번으로 인정되긴 힘들것 같아서.
      9번으로 인정된다면, 이건 뭘로 불러야 어울릴까요. 젤 어울리는 플루토는 이미 써먹었으니.
      디오니소스?

    • 해양장미 2017.09.22 18:44 신고 address edit/delete

      얼음별일지는 몰라도 추정질량이 지구보다 커서, 예상대로라면 어쨌든 행성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성분은 중요하지 않지요.

      디오니소스 이름은, 확인 결과 이미 소행성에 붙은 게 있습니다. 이미 어지간한 이름은 소행성에 다 붙여 놓은 게 문제입니다.

  2. 보통사람 2017.09.22 18:4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http://www.astronomy.com/news/2017/06/another-potential-planet-nine
    현재 에리조나 대학의 연구결과는 지구서 60AU 떨어진 대에 제 9행성이 충분히 있을 거라는 가설까지 나왔죠

    • 해양장미 2017.09.22 18:46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 링크하신 애리조나 대학에서 나온 60AU 정도에 9행성이 있을거라는 가설은, 본문에 이야기한 9행성과는 별개의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추가 행성 주장이 2개 있는 상태고, 링크 가설과 본문 가설이 모두 맞다면 본문에서 이야기한 9행성은 10번째 행성이 될 겁니다.

  3. 복서겸파이터 2017.09.22 22:3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창백한 푸른점을 생각할 때마다 이 광대한 우주에서 우리가 하는 일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 해양장미 2017.09.22 22:41 신고 address edit/delete

      앞으로 펼쳐질 우주의 긴 역사에서, 우리는 초기 생명체일 확률도 높습니다.

    • 물레방아 2017.09.22 23:48 신고 address edit/delete

      예전에 우주의 끝이 있을것이냐 없을것이냐를 두고 많은 이론들이 있었던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 이론이 대세인지 잘 모르겠네요

    • 해양장미 2017.09.22 23:51 신고 address edit/delete

      어차피 관측 가능한 우주는 한계가 있고, 그 바깥은 정확히 알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이론상으로는 우주의 공간은 무한하지는 않습니다.

    • 물레방아 2017.09.22 23:57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공간적인 끝이 아니라 예전에 봤던걸로는 우주가 팽창속도가 점점 느려지다가 다시 수축해서 멸망한다 혹은 팽창하다가 공간이 찢어지는 '빅 립' 이 일어나서 멸망한다 이런 이론들을 봤던것 같아요

    • 해양장미 2017.09.23 00:08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 그 이야기는, 일단 계속 무한히 팽창하고, 엔트로피가 계속 늘어나며 완전히 식는 쪽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4. 유월비상 2017.09.22 23:58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1. 케레스가 왜 없지? 했는데 세레스의 다른 표기였군요.
    명왕성을 행성으로 인정하기엔 행성들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제명된 걸로 기억합니다.

    2. 하필 초등학교에서 태양계를 배우기 직전에 명왕성이 제명돼서, 선생님이 교과서에서 명왕성을 지워버리고 해왕성까지만 기억하라고 당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도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 해양장미 2017.09.23 00:16 신고 address edit/delete

      Ceres라서 케레스라 읽기도 할 겁니다. 한국에선 보통 세레스로 읽고 씁니다.

      현재 행성 기준엔 궤도 근처의 모든 천체를 위성으로 만들거나 밀어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되어 있는데, 전 이 기준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질량이 크더라도 쌍성계를 이루면 행성이 될 수 없고, 질량이 작더라도 궤도상에 큰 천체가 없으면 행성이 될 수 있는데다, 소천체와 궤도공명을 하는 케이스엔 당장 지구도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5. 둥둥가 2017.09.23 01:14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장미님이 써주시는 이과계열 글도 참 좋아합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자연과학 글을 쓰신 김에 질문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장미님은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 관심이 있거나 그에 관한 글을 나중에 쓰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https://youtu.be/nu71a7ZTDIk
    이 다큐를 몇년전인가 보고서 큰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물리학적으로 시간과 공간은 뗄 수 없으며 공간이 존재하는 것 처럼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도 우리가 관측하지 못할 뿐 이미 존재하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알고나서요.

    현재의 내가 알지 못할 뿐 미래에 나는 어떻게 살고있을지가 우주의 법칙하에 전부 정해져있다니 제가 자유의지를 가진 생명체라기보단 소설책 중 한페이지의 활자 하나처럼 작고, 수동적이게 느껴졌습니다.

    인간은 그냥 아주 복잡하고 정밀한 생체기계에 불과하구나, 내가 현재에서 얼마나 노력을 하든 발버둥을 치든 그 발버둥치는 것도 미리 정해져있다니.. 이런 허탈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허탈한 반면에 참 물리라는게 심오하고 흥미롭구나 하는 감정도 느껴서 장미님이 이런 주제 관련해서 관심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글을 새로 읽고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면 제가 몇년 전에 처음 느꼈던 허탈감이 바뀔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리학은 이미 정해져있는 결정되어져있는 법칙이니까 오히려 더 허탈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이 세상의 법칙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건 흥미로울 거라고도 생각하기도 하고요.

    • 해양장미 2017.09.23 03:30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 허무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양자적 요동 때문에라도 미래는 정해져있지는 않거든요.

      이 문제 때문에 다중우주론 같은 것도 심심찮게 가설로 나오고요.

      따로 글을 쓰기엔, 이 분야 이야기는 과학전문블로그도 웬만해선 안다룰겁니다.

    • 둥둥가 2017.09.23 03:55 신고 address edit/delete

      잠이 안 와서 폰이나 하고있었는데.. 방금 달아주신 댓글을 보고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굉장히 기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껏 잘못 알고있던게 기쁜 순간이랄까요
      제가 수박 겉핥기 수준으로 너무 거시적으로 물리학과 시공간을 바라본 거 같습니다.

      양자적 요동때문에 어째서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은지 아주 대강, 뭉뚱그려서 설명해주실 있을까요? 불확정성의 원리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는 연속되는 물리량 어쩌구 이 정도까지는 들어보기야 했는데..

      대충 설명을 해주시면 나머지는 제가 찾아보고싶습니다. 물론 제가 찾아본다해도 그 중 1프로나 이해할 수 있을까 싶지만... 아주 모르는 거보단 나을 것 같습니다.

    • 복서겸파이터 2017.09.23 10:48 신고 address edit/delete

      http://blog.naver.com/hck3417/220815788917

      이 블로그가 아주 대략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해양장미 2017.09.23 14:52 신고 address edit/delete

      복서겸파이터님 링크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간단히 이야기해서 뉴턴역학에선 모든 물리적인 것은 수식화할 수 있고, 모든 초기값은 현재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운명은 결정되어있다는 식의 철학적 결론이 가능했었습니다.

      그러나 양자적 요동의 발견으로 미시세계에서의 초기값은 정해져 있지 않고, 미시세계의 물질들은 관측 이전에는 중첩된 확률로 존재한다는 게 밝혀짐으로 결정론이 부정된 것입니다.

      양자적 요동도 결정론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주류는 아니고 비주류 중에서도 한 분파에 불과합니다.

    • 과학하고싶다 2017.09.27 10:25 신고 address edit/delete

      https://www.youtube.com/watch?v=PJWTRKUd8Hg

      철학하는 과학자라는 별명을 가지신 부산대 김상욱 교수님의 강연입니다. 양자역학과 자유의지에 대한 이야기 합니다.

  6. 1257 2017.09.23 18:08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에리스는 10번째 행성 후보였고 브라운 박사가 원하던 것도 에리스가 행성으로 인정받는 것이였는데 결론은 명왕성의 퇴출이라 욕을 신나게 먹었죠. 사람들은 명왕성을 좋아했으니까요. 특히 미국인들은 더 그랬고요. 좀 억울한 감이 있는데 이번에야말로 오명(?)을 회복했으면 좋겠네요.

    • 해양장미 2017.09.23 18:43 신고 address edit/delete

      네. 마이클 브라운은 명예로운 10번째 행성의 발견자가 되고 싶어했지만, 플루토 킬러가 되어버렸지요.

      http://endic.naver.com/userEntry.nhn?sLn=kr&entryId=a68ec4d3c334d047e27f8161ec86f392

      이런 단어도 새로 생겨났고요.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행성 발견에까지 근접한 것 같으니 대단합니다.

  7. 쿠키 2017.09.25 09:28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옛날에는 주계열성들도 dwarf, 그러니까 그냥 왜성이라고 불렀습니다. 육안으로 잘 보이는 크고 밝은 별들이 (그 때 보기에는) 그렇게나 많았으니 태양과 같은 별들은 초라해 보이던 시대의 언어적 유산이지요.
    아무리 큰 거성이라도 시작은 영년주계열성이고, 그게 태양 정도 되려면 상위 1% 안에는 들어가야 하며 대부분의 별들이 M분광형의 '초라한 왜성'들이라는 게 알려진 건 관측기술이 발달한 후세의 일입니다.

    행성에 이런저런 제한조건이 마구 붙으면서 그럴듯하게 정으된 것도 그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행성이라고 예전에 불리지 않던 것들을 죄다 행성이라고 정정하기엔 저항감이 들 테니까요. 수금지화... 하는 고래의 상징적 존재들을 조그만 천체들과 같은 선상에 넣기도 싫을 테고요.

    • 해양장미 2017.09.25 12:37 신고 address edit/delete

      지금도 태양 이하의 주계열성들은 왜성으로 불리지요?

      전 어쨌든 일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행성 기준은 제 생각엔 좀 애매하고, 왜행성은 정말 기준이 없으니까요. 지금같아선 정치질로 천체의 직위가 결정된다는 험담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아요.

  8. 아우구스티노 2017.09.25 18:1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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