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을 읽을 때의 추천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A4NoO5iKw4o



 926일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노란 넥타이를 맸습니다.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였습니다.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모를, NLL논쟁으로 뜨거웠던 10.4 남북정상선언이 뭐 그리 중요한진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명박근혜 시대 내내 이 기념식은 노무현재단에서 주도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중앙정부와 서울시 정부가 함께 열고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요인들이 참여하면서 공식 행사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고, 이 행사에서 보인 언행을 문재인의 진심 같은 걸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 문재인의 축사 전문에 대한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1225121&thread=11r03

 

 영상으로 보고 싶은 분들은 이 링크를 보십시오.

 

https://www.youtube.com/watch?v=AAt_xBAeyA8

 

 저에게는 문재인의 발언은 대통령이 저런 자리에서 할 만한 것이라기 보단, 일종의 신앙 간증처럼 느껴집니다. 너무 어이가 없으니까 어디서부터 뭐라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같은 테이블에는 권양숙, 이해찬, 추미애, 이정미 정의당 대표, 안희정, 백낙청 노무현재단 명예 이사장,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이병완 노무현재단 상임고문, 문희상, 한명숙, 박원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자리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의 군사외교정책 코어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의전서열이 높고 당이 같은 추미애와 안희정, 박원순 정도는 뜻이 다를 수도 있겠고요.

 

 핵심적으로 볼 만한 인물은 역시나 이정미와 문정인입니다. 이정미는 정의당 최대 계파, NL파벌인 인천연합입니다. NL중 온건하긴 한데, 그래도 진짜 NL과 이런 자리에서 같은 테이블에 동석했다는 것입니다. 타당대표인 만큼 의전일수도 있긴 합니다만, 문재인이고 이정미고 동석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표현하는지 모르진 않을 것입니다.

 

 문정인은 역시나 이번에도 정권의 핵심이자 복심임을 드러냈습니다. 얼마 전 송영무 국방장관과 트러블이 있었을 때, 문재인이 부재중임에도 청와대 임종석이 나서서 공개적으로 송영무를 찍어 눌렀었지요. 군 조직을 책임지는 국방장관을,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아있지 않은 문정인 건으로 공개 견제하는 건 아주 보기 나쁘고, 정부의 군사적 아이덴티티를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사건 잘 모르실 분들을 위해 기사 하나 첨부하고요.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476100005&ctcd=C03

 

 나는 현 정부가 군사외교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NL성향이 강하고, 불통에 고집스러우면서도 말을 쉽게 바꾸고, 독단적이고 예측하기 힘들며, 각종 외교적 문제가 발생하는 조짐이나 암시가 너무 많고, 이 와중에 국방장관을 공개적으로 찍어 누르기까지 했으며,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올바른 현실인식 위에 행동하는지 매우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이 와중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7/2017092700327.html

 

 문정인은 이런 말을 자랑스레 하고 있고.

 

http://www.nocutnews.co.kr/news/4854123

 

 청와대는 이리 신뢰성 제로의 수습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이없으니 이젠 신경 쓰기도 힘듭니다.

 

 현 상태를 감안할 때, 나는 이런저런 극단적 시나리오도 염두에는 둬야할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뿐만 아니라 이 정도면 군사 쿠데타 가능성도 생각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직업군인들 반감이나 불안감이 상당할 것 같거든요. 이번 정부가 군인들 통제, 제대로 하고 있는 건 맞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미국이 군인들 편을 들 가능성은 없을까요? 중요한 건 군사 쿠데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EGZSAUxGw

 

 본문을 읽을 때의 추천 브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eYTixN307w

 

 추천 브금의 다른 추천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C97ho4X5tVE

 

 브금의 오리지날 버전. (장시간 재생 가능)

 


(그래프는 뉴시스 펌)


 전부터 나온 이야기라 쭉 모니터링 해왔는데, 리얼미터 기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 4주간 73.9%에서 65.6%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19.7%에서 29.4%로 높아졌습니다.

 

 여론조사기관으로 리얼미터가 신뢰성이 낮은 건 일단 넘어가고, 대통령 부정평가가 당선 후 5개월이 안된 시점에서 30%면 꽤 높은 겁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의 취임 100일 평가에서, 갤럽기준으로 부정평가는 20%였습니다. 긍정평가는 53%였고요. 현재 문재인에 대한 65.6-29.4% 긍정-부정평가가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일단 몇 가지 객관적인 사실을 정리해보자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당선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박근혜 대통령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 추세대로면 10% 이상 차이가 난다고 봐야합니다.

 

 긍정평가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정치적 견해가 양극화되는 현상이 아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양극화 정도는 한국 정치사에 전례 없는 수준이며, 양극화라는 게 항상 그러하듯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없습니다.

 

 그럼 여기에 추론을 좀 보태보자면,

 

 현재 문재인 지지율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은 평가가 거의 응답이 없는 만큼 거품이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즉 유보적이고, 정치적 상황에 대해 판단이 애매한 사람들이 응답률이 매우 낮은 상태일 걸로 가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낙에 긍정평가 대비 부정평가가 너무 높은 상황인데다 보편적인 시민들의 정치적 견해는 불분명할 때가 많아 이런 추론이 가능한 것이며, 기존 사례들에 비춰 부정평가를 기준으로 실제 긍정평가를 추론하자면 문재인 지지율은 실제 50%도 안 나오는 게 됩니다. 그러나 측정되지 않는 지지율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어떤 단언이나 결론짓기는 불가합니다. 다만 객관적인 사실을 하나 더 말하자면, 문재인은 41% 득표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부정평가를 바탕으로 생각해보자면, 문재인의 높은 긍정평가는 거품 위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어서 계기가 있으면 한순간에 붕괴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긍정평가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을 걸로 가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근래 본 블로그에 가장 많은 유입검색어는 문재인 지지율입니다. 문재인의 지지율이 그만큼 보편적인 관심사라는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왜 지지율이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요? 대통령은 시민들이 좋아할 만한 일만 할 수는 없는 자리입니다. 대통령과 무작위로 골라낸 시민 1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전문성의 차이는 엄청나게 큽니다. 그래서 대의민주정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임기가 보장되는 것입니다. 바람직한 민주정체 모델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 지지율이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고, 나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직한 민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을 읽을 때 추천 브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xxWC4J7KYQ




 분류라는 게 원래 좀 그런 면은 있지만, 행성은 참 모호한 분류입니다. 어쨌든 모두가 알다시피 명왕성은 1930년 발견되어 행성으로 분류되었다가 2006년 퇴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명왕성을 행성으로 기억하며, 퇴출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천왕성의 발견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원래 행성 중 고대부터 인류에게 알려져 있던 건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5행성이었습니다. 지구도 행성입니다만 고대인들은 지구를 행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이 행성들도 그냥 별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천문학 지식이 발달하면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돈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그러다 1781, 윌리엄-캐롤라인 허셜 남매는 7번째 행성인 천왕성을 발견합니다. 당시 윌리엄은 스타가 되어 (그 시대에) 40대 후반에 늦장가를 가는 수준의 출세를 했고, 여동생인 캐롤라인은 공동 발견자로의 공이 있었고 윌리엄도 이를 밝혔지만 여성 차별하던 시대라 나이 더 들어 노년에야 대접받았습니다.

 

 허셜 남매는 원래 도이치인이었는데, 윌리엄이 전쟁에 징병되었다가 탈영하면서 브리튼으로 망명했습니다. 업적을 세워 왕실에서도 인정받았고, 이후 천왕성에서 발견된 위성엔 예외적으로 엘라다(그리스)/로마 신화 이름이 아닌, 발견자와 동명이인이자 같은 국적인 윌리엄셰익스피어 작품 등장인물의 이름이 붙습니다. 실제 천왕성에서 가장 공전궤도가 안쪽인 위성 이름은 코델리아, 그 다음은 오필리아. 여섯 번째는 다들 아는 이름인 줄리엣입니다.

 

 여담입니다만 한국어로 토성까지는 오행의 이름이 붙는데 천왕성은 이름이 달라지는 게, 토성까지는 동아시아에서도 오래 전부터 관측해온 대상이지만 천왕성부터는 서양학문이 들어오면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금화목토는 서구 명칭의 역어가 아닙니다만,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은 우라노스, 넵튠, 플루토 같은 명칭의 역어가 된 것입니다. 한편으로 천왕성은 유독 특이하게 로마식 이름이 아닌 엘라다식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렇게 인류는 7번째 행성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인류는 180111, 그러니까 19세기의 첫날 새로운 행성으로 부를 만한 것을 발견합니다. 해왕성이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겠습니다만 아닙니다. 이탈리아인이었던 주세페 피아치는 화성과 목성 사이, 행성이 있을 법한 궤도에서 혜성이 아닌 것 같은 천체를 발견합니다. 꽤 크기가 있는 그것은 세레스였습니다. 그 때는 알 수 없었지만 평균 지름 946km. 구형 천체로 농업과 계절의 여신, 데메테르의 이름이 붙었지요.

 

 아무 천체에나 올림푸스 12신의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다. 세레스는 화성에 이어 태양계의 다섯 번째 행성으로 대접받게 됩니다. 그러나 세레스의 영광(?)은 길지 않았습니다. 이후 세레스와 비슷한 궤도에서, 새로운 천체들이 연달아 계속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천체들은 순서대로 팔라스, 주노, 베스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요즘 발견되는 천체엔 거의 꿈도 못 꿀 이름들이지요. 각기 좀 더 잘 알려진 이름으로 아테나, 헤라, 헤스티아입니다. (아테나의 일반적인 로마식 이름은 미네르바입니다만, 팔라스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이 천체들은 행성으로 이해되었었기 때문에 기존 행성들의 이름인 머큐리, 비너스, 마르스, 주피터, 새턴, 우라노스와 동격의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그런데 베스타 다음에 또 아스트라이아가 발견되면서 학자들은 비슷한 게 계속 발견되니 영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세레스, 팔라스, 주노, 베스타를 포함하여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비슷한 천체가 무수히 있음을 알게 됩니다. 세레스는 결국 얼마 지나지도 않아 행성 분류에서 퇴출당했습니다.

 

 8번째 행성인 해왕성이 발견되는 데는 좀 더 세월이 걸렸습니다. 해왕성은 천왕성과는 달리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행성입니다. 천왕성은 다들 보면서도 그게 태양계 내 행성인 줄 몰랐던 건데, 해왕성은 아예 망원경 없인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해왕성을 최초로 관측한 사람은 갈릴레이였습니다. 그러나 갈릴레이는 해왕성이 행성일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에(이론은 있습니다) 발견자로 인정받진 못합니다.

 

 천왕성이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자들은 뉴턴 역학으로 예측된 천왕성의 움직임과 실제 천왕성의 움직임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천왕성 외부에 영향을 주는 미지의 행성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수학적인 예측을 통해 찾아냅니다. 발견자였던 요한 갈레는 계산 결과를 편지로 받은 후, 하룻밤 만에 해왕성을 찾아냈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1846년의 일이었지요.

 

 그런데 곧 학자들은 해왕성의 움직임도 천왕성처럼 예측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해왕성 바깥 행성을 찾다 1930년에 새로운 행성이라 생각되는 것을 찾았으니, 그것이 문제의 명왕성입니다. 미국인인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지요.



 우주에 관심이 많고, 유럽과 동등한 업적을 원하던 미국인들은 (하트 모양이 있어 귀여운데 이름은 어째 무서운) 명왕성의 발견에 매우 기뻐했습니다. 미국인들은 명왕성을 자랑스레 9번째 행성으로 등록했습니다. 그러나 논란은 많았지요. 명왕성은 아무리 봐도 너무 작은데다, 궤도도 다른 행성 공전 궤도와 다르고, 태양에서의 거리도 해왕성 안쪽 궤도로 들어오는 기간이 있을 정도로 이상했던 것입니다. 계산을 할수록 명왕성은 해왕성 궤도에 영향을 충분히 주기엔 너무 작은 천체라는 게 드러났고, 1978년엔 명왕성의 위성으로 생각되던 카론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더더욱 커집니다. 카론의 발견으로 명왕성의 질량이 지구의 겨우 0.2%밖에 안 된다는 게 드러났고, 카론하고 크기도 좀 비슷해서 카론이 명왕성 주변을 돈다기 보단 명왕성도 카론에 따라 살짝 공전하는 쌍성계 같은 양상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크기비교를 위한 사진. 카론이 좀 어둡게 나왔네요.)

 

 그래서 논란거리였지만 한동안 명왕성은 자리를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2003, 당시 지름 1800km로 추정되던 세드나가 발견됩니다. 명왕성 못지않은 크기의 명왕성 바깥 궤도 천체가 발견된 것이지요. 그리고 2005, 문제의 에리스가 발견됩니다. 에리스는 발견 당시엔 명왕성보다 약간 큰 천체로 인지되었으며(둘의 지름은 거의 같은데, 최근엔 명왕성이 수십km 더 큰 걸로 알려졌습니다. 단 질량은 에리스가 더 무겁고, 에리스는 우주선이 가까이 가서 관측한 적이 없어서 명왕성만큼 크기를 정확히 재질 못했습니다.), 명왕성보다 더 먼 궤도를 돌아 10번째 행성 후보였습니다. 에리스도 미국인이 발견했지요. 명왕성 킬러로 알려진 마이클 브라운이요.

 

 에리스는 꽤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명왕성과 에리스를 다른 분류로 둘 이유가 하나도 없었거든요. 심지어 명왕성처럼 미국인이 발견했으니까요. 에리스라는 이름 자체가 불화와 이간질의 여신, 트로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파리스의 심판을 부추긴 그 여신 이름입니다. (에리스라는 이름이 붙기 전엔 제나로 불렸습니다.) 에리스로 싸움이 나니 붙은 이름이에요. 그러다가 2006년 명왕성의 발견자 클라이드 톰보가 타계하는데, 미국엔 톰보가 살아있을 땐 명왕성을 퇴출시킬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톰보가 죽자마자 명왕성은 행성 분류에서 퇴출됩니다. 그리고 명왕성과 에리스 외 한 때 행성 대접 받던 세레스를 ()행성이라는 분류로 발표합니다. 이 분류는 행성은 아니고, 소행성인데 소행성중에 특별히 큰 것들에 대한 애매한 분류가 되었지요. 그리고 2008년에 마케마케하우메아가 추가됩니다.

 

 그런데 이 왜행성 분류에도 문제는 많습니다. 일단 뚜렷한 기준이 없거든요. 그리고 세레스의 지름은 위에도 이야기했듯 946km인데, 지름이 900km이상일 걸로 추측되는 천체는 행성과 위성, 왜행성을 제외하고도 마이클 브라운의 정리로 6개나 더 있습니다. 콰오아, 세드나, 오르쿠스, 살라시아와 별칭이 안 붙은 2004 MS4, 2007 OR10이 그것인데 2007 OR10은 이름이 안 붙은 것 치곤 지름이 1535+75-225km로 추정되어, 해왕성 바깥 천체 중 명왕성과 에리스 다음으로 큰 걸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발견자 중 한명인 마이클 브라운은 하얀 천체일 걸로 생각해 Snow White.. 그러니까 백설공주로 불렀었다는데,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 붉은 천체였다고 합니다. 세레스가 왜행성인 이상 이 천체들도 왜행성이 아닐 이유는 전혀 없다는 거지요.



 사진의 맨 왼쪽 위쪽 2003 EL61이 하우메아, 그 오른쪽 2005 FY9이 마케마케입니다. 보시다시피 위에 이야기한 세드나는 이 둘 못지 않은 크기고(발견당시엔 1800km 정도로 추정되었었지만 현재는 995+-80km로 추정 중입니다.), 2007 OR10은 이 둘보다 큽니다. 세레스는 콰오아보다 조금 작고, 오르쿠스보단 좀 큽니다. 오르쿠스는 지름이 917+-25km로 추정되며, 유사한 크기로 그려진 2002 TX300은 지름이 900km는 안될 걸로 추정되어 위의 정리에선 빠졌습니다. 왜행성 기준을 분명히 한다면 다수의 천체들이 왜행성에 편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 해왕성이 마지막 행성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계속 이름이 나오는 명왕성 킬러 마이클 브라운은 이번에야말로 9번째 행성을 발견했다고 주장 중이시거든요. 세드나 등 해왕성 바깥 천체들 중 다수가 궤도공명을 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확률적으로 꽤 강한 중력을 가진 (질량이 큰) 행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찾진 못했지만요. 이심률이 클 걸로 추정되는 카이퍼 벨트 바깥 천체를 찾는 건 정말 쉽지 않지만, 정말 있다면 언젠가는 찾겠지요.

 

 공전궤도 이심률이 크다는 건 태양에서 가까울 때와 멀 때의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세드나 같은 경우 태양에서 가장 가까울 때의 거리는 76AU인데 (해왕성이30.11AU), 멀 때는 오르트 구름에 속하는 1000AU 정도까지 멀어질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9행성은 가까울 때는 200AU, 멀 때는 1200AU 정도로 추정 중이라 지금 먼 곳에 있다면 정말 찾기 힘들긴 할 겁니다.


예수는 왜 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인류 2017. 9. 20. 12:25 Posted by 해양장미


 나자렛 예수는 크리스트교에서는 동정녀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신의 아들이자, 메시아이자, 성부와 같은 페르소나라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현대인들이 들으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지요. 만약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했다 가정한다면, 남신+여인이니까 잘 봐줘도 반쪽짜리 신 아니냐고요.

 

 본문에선 옛 사람들이 왜 예수의 신성을 인정하기 쉬웠는지,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여권을 성장시킬 수 있었는지, 사람들의 인식이 과학의 발전으로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많은 것이 하나의 오해에서 비롯됩니다.실 옛 사람들은 정액 속에 이미 완성된 작은 사람이 들어있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작아서 안보인다고, 그런 식으로 생각했지요.

 

 이 작은 사람을 부르는 라틴어가 연금술과 창작물에서 많이 언급하는 호문쿨루스입니다. 다만 옛 사람들은 이 호문쿨루스가 성장하려면 모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여성의 역할은 호문쿨루스를 몸 속에서 키워 낳고 젖을 먹여 성장시키는 거라 생각했지요. 현미경으로 처음 정자를 발견했던 사람들은 호문쿨루스를 드디어 관측했다고 기뻐했었다고도 합니다.

 

 말 그대로 남성은 씨를 만드는 존재요, 여성은 그 씨를 키우는 밭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창작물에서 연금술사들이 유리병 속에서 호문쿨루스를 키우는 건, 별다른 게 아닙니다. 기술이 발달하면 정액 속의 호문쿨루스를 여자 몸이 아니라 유리병 속에서도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지요. 요즘 기준으로 생각하면 시험관 아기를 대리모가 아닌 인큐베이터에서 키우려는 것이니, 별로 황당한 발상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런 오해는 과학적, 의학적으로는 별로 심한 오해는 아니었습니다. 현미경이 발견되고, 난자를 관측하고, 수정과 착상을 이해하게 되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지요. 다만 이 오해는 문화에는 당연하리만큼 큰 영향을 줬고, 오해가 풀린 후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동정녀 마리아는 성령에 의해 잉태했다고 합니다. 그 경우, 옛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예수는 반쪽짜리 신이 아니고 온전하게 신성을 가진 겁니다. 마리아의 역할이 현대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랄까요. 생모가 아니라 대리모인 겁니다. 그래서인지 성모공경은 성모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고, 성모의 원죄 없음만을 인정합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보면 만약 동정녀가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클론, 그러니까 연령차 나는 일란성 쌍둥이가 나올 뿐입니다만.

 

 그리고 이런 인식체계에서 가부장제는 당연한 겁니다. 생모라 해봐야 현대인들 마인드로는 대리모 같은 거고, 자식들의 씨는 온전히 아버지의 것이니까요. 현대인들이 보기엔 좀 웃긴 이야기지만, 중세 세계관에선 여자는 번식능력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기술이 발달하고 과학이 발전하고, 사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가 밝혀졌지요. 이후 어머니는 기존과 다른 위상이 되었습니다. 현대 페미니즘은 모성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여권의 상승은 진짜 모성의 발견으로 이루어진 면이 큽니다.

 

 자녀의 씨가 온전히 아버지의 것이 아닌 것이 알려진 이상, 호문쿨루스가 고환이 아닌 자궁에서 생성된다는 게 알려진 이상 가부장제는 금이 가기 쉬운 것이 되었습니다. 중세적 세계관에선 여성이 혈족의 이름을 주도할 수 없었지만, 현대 세계관에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되니까요. 자녀의 생모는 보다 중요한 것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세계관의 큰 변화가 온갖 가치관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 인식의 전환이 아동양육에 준 영향이 클 거라 생각합니다. 전근대적 세계관에서, 어머니는 자녀들을 남자의 아이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전근대엔 흔했던 원하지 않는 임신일수록 자녀를 보는 눈이 나빴겠지요. 그런데 과학의 발달 이후 그게 어쨌든 내 아이가 된 것입니다. 물론 모성은 자연스러운 것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인식이 달라진 건 영향을 줬을 것입니다.

 

 그 영향일까요. 실제 현대에 들어 자녀를 키우는 방식이 바뀌고, 아동보호라는 개념이 생겼습니다. 사실 전근대엔 현대처럼 아동이 보호받거나 귀히 대접받지 못했거든요. 현대인들은 인류사에 전례 없을 정도로 너무 귀하게들 커서 문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문재인 지지율은 내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 2017. 9. 19. 15:06 Posted by 해양장미



 문재인 대통령은 41%의 득표로 당선되었습니다. 다자구도라고는 하지만, 이 숫자는 문재인 정권이 그리 굳건한 지지 위에 출발한 것은 아니라는 걸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당선 이후 쭉 매우 높은 걸로 조사되는데, 역대 기존 정권들과 비교해보면 잘한다는 의견 대비 못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는 편이고, 당선시점 대비 현재의 지지율은 그리 이상하게 높은 건 아닌데다, 워낙 정치를 못하고, 막하고, 어이없이, 후안무치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을 피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권은 전 정권의 탄핵 이후 대통령에 당선되어 인수위 없이 출발하였기 때문에, 역대 타 정권에 비해 취임기간 대비 초기지지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선을 기준으로 하면 문재인 정부 취임 후 100일은 다른 정부 취임 후 한달과 같은 시기입니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3주 연속 지지율이 하락 중인데, 이는 인수위를 둔 정부 기준으로 취임 후 허니문이 지나고 바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패턴과 시기적으로 같습니다. 감각적으로 시민들은 7월까지는 인수위 같은 기간으로 생각했었나 봅니다.

 

 사실 문재인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정책이나 방식들은 못한다고 표현할 레벨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이렇게 하면 망한다로 표현하는 게 적합할 수준입니다. 시민권자로의 자격이 부족한, 문재인의 신민들이 바르는 양념에 올바른 소리들이 묻히고는 있지만, 이 정부는 정말로 답이 없어서 이승만 퇴출 이후 이런 정부가 또 있었나 수준이라 이야기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습니다.

 

 독재했던 박정희와 신군부도, IMF를 불렀던 YS, 과히 낭만적이었던 DJ, 이명박근혜도, 심지어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도 이 정도로 막무가내에 총체적으로 반지성주의적이진 않았습니다. 그나마 비슷했던 게 YS와 노무현 같은데, 그 둘의 불행했던 끝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역사의 중요함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이 터무니없이 역사에 둔감한 건 비극입니다.

 

 이번 정부는 대략 정치학, 경제학, 정치철학 등에서 하지 말라는 건 다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행동 패턴을 설명할 수 있는 체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 교리건 틀린 이론이건 체계는 있는 법입니다. 문재인은 지성과 학술을 적폐로 본다는 점에서 완벽한 반지성주의 포퓰리스트입니다. 조금 더 온화하게 표현하자면 문재인은 모든 분야에서 비주류로 일관하는데, 비주류가 비주류인 이유는 검증받지 못했고, 논쟁과 실험에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혁신적인 것과 비주류를 혼동하면 안 됩니다.

 

 반지성주의 포퓰리즘은 종교적인 색채를 띱니다. 미국의 반지성주의 포퓰리즘은 신앙부흥운동의 형태였습니다. 한국은 미국보다 세속적인 국가여서 그런지, 정치의 종교화로 포퓰리즘이 발현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엔 박정희교와 노무현교가 있었고, 지금은 노무현교가 이겼으며, 2대 교주 문재인이 광신자들과 한국식 신앙부흥운동을 전개하는 중입니다.

 

 다만 정치의 종교화는 종교부흥 그 자체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정치는 철저하게 내세가 아닌 현세의 것이고, 가장 현실적이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문재인은 자신이 시민들에게 내밀었던 막연한 이상을 현실화시킬 수 없습니다. 문재인이 하고 있는 현실 정치는 게임에 비유할 수 있는데, 해당 게임의 정석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하지 말라고 알려진 플레이들만 골라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하면 천운이 따라도 실패합니다.

 

 지지율은 떨어질 겁니다. 어떤 시기에, 어떤 패턴으로 떨어질지 예측하긴 어렵습니다만 적어도 문재인에 대한 막연한 낙관과 기대가 유지될 수는 없습니다. 지선 전에 민심이 크게 변할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현재의 무력한 정당구도는 개선되길 바랍니다. 지금은 민주당조차 청와대에 반항이 힘든 일개 추종집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문제

사회 2017. 9. 15. 18:58 Posted by 해양장미


 경인고속도로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 된 고속도로로, 현재 인천항 근처의 용현동에서 시작되어 서울 양천구 신월동까지 이어집니다. 다만 이는 공식적인 것뿐이고, 실제론 신월교차로에서 그대로 쭉 자동차전용도로인 국회대로(구 제물포길)로 이어져 안양천을 건넌 후에야 서부간선도로와 교차하며 경인고속도로입구 교차로가 나오므로, 실질적으론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까지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실제 1985년 이전엔 공식적으로도 현재의 경인고속도로입구까지가 경인고속도로였였습니다.

 

 여하튼 경인고속도로는 대도시를 통과하는 도로임에도 경인선 철도처럼 도시한가운데를 지상에 지나가기 때문에, 여러 모로 말이 많은 상태이긴 했습니다. 인천은 에그 커터를 통과한 삶은 달걀처럼 남북으로 긴 도시를 여러 장애물이 잘라놓은 지형이어서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북쪽부터 경인아라뱃길, 경인고속도로, 경인선, 한남정맥, 문학산이 도시를 나누는 장벽들입니다. 실제 하나의 구였으며, 오랜 역사 속에서 한 생활권이었던 인천 옛 북구는 경인고속도로를 경계로 부평구와 계양구로 나뉜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랄까요. 예전부터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실제 서인천~신월IC구간은 지하화를 추진한다고 합니다. 이건 돈이 많이 들고 공사 중 통행문제가 생겨서 그렇지, 아무 문제가 아니지요.


 

 그런데 문제는 서인천 IC부터 인천 기점까지의 구간을 일반도로화시키려고 추진 중이라는 데 있습니다. 이 공사는 곧 첫 삽을 뜰 예정인가 봅니다. 관련 기사를 링크합니다. 이 문제는 경인고속도로 요금징수 논란과도 얽혀있습니다.

 

http://media.daum.net/v/20170905150230677?rcmd=rn

http://www.incheonilb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779009

 

 안타깝게도 이 사안은 중요하며 큰데도, 의외로 인천시민들은 아직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보면 다들, 미친 거 아니냐는 식의 반응입니다. 사실 인천 시내 도로교통은 꽤나 갑갑한 면이 있고, 경인고속도로는 어느 정도 이상 시내 교통에 기여하고 있긴 하거든요. 출퇴근시간이 아닐 때에도 인천 기점부터 서울 방향은 정체될 정도로 차량이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인천항 및 공업지대에서 출발하는 물류가 꽤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천 동쪽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고속도로 및 고속화도로는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유일한데, 곤혹스럽게도 서울외곽순환도로의 부천 구간은 전국에서 가장 정체가 심한 유료도로로 악명 높습니다. 이건 독립 포스트로 다룰 예정이기도 한데, 이 탓에 인천 계양쪽에서 송도로 가는 자동차 최단시간 주행코스는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기점으로 나간 다음에 해안도로(아암대로)를 타고 가는 어이없는 우회 코스인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아암대로도 상습정체구간인데, 그래도 그 쪽이 그나마 빠른 겁니다.

 

 인천광역시와 유정복 시장, 이학재 의원 등은 인천 서구 시민들에게 경인고속도로의 일반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경인고속도로로 생활권이 나누어진 현지인들에겐 고속도로의 일반화가 이익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서인천 IC에서 인천 기점까지의 고속도로까지 지하화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한동안 어려울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관련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kyeonggi.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394324

 

 그러나 이 구간을 일반도로화시키면 제가 보기엔 해당 구간 도로교통이 너무 악화됩니다. 유정복 시장은 이 쪽을 일반도로화시키고, 대신 트램을 깔자고 주장하고도 있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 쪽에 다니는 차량은 산업용이나 비즈니스를 위한 차량, 원거리 쇼핑 등을 위한 차량이 많습니다. 트램으로 전혀 대체가 안 됩니다. 가뜩이나 비슷한 구간에 인천지하철 2호선이 깔린 상황이라, 이 구간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 다른 용도의 차량들입니다.

 

 도시를 대중교통 위주로 바꾼다는 건 근본적으로 망상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는 한 차량은 계속 늘어나고,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차량은 다녀야 합니다. 앞으로 전기차의 보급 등으로 큰 패러다임 변화가 있을지는 모릅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차량이 계속 늘어날 거라 가정하고 도시설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천은 서울보다는 그래도 부지에 여유가 있고, 반대로 대중교통은 취약해 아직은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게 편리할 때가 많은 도시입니다.

 

 인천시는 경인고속도로를 단순히 일반도로화시키는 걸 넘어, 차로수를 줄이고 녹지까지 확보한다는 식의 어이없는 발상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유정복 시장은 11월에 착공을 시작하고, 이걸 치적 또는 안건으로 내년 지방선거의 주제 중 하나로 삼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여튼 이 당이고 저 당이고 지나치게 낭만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 유정복 인천시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입니다. 친박근혜 인사였고, 중앙정부의 서포트를 받아 시장이 되었지요. 그러나 중앙정부의 서포트는 지선 이후엔 이어지지 않았고,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평가가 낮은 광역단체장입니다. 민주당에서 이 경인고속도로 문제에 대해 내년 지선에서 뭐라 할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만 봐도 인천광역시의 여러 복잡한 골칫거리의 정치적 해결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재인 대통령 9/9 북악산 애견 동반 등산

정치 2017. 9. 13. 12:51 Posted by 해양장미



 좋아 보인다고, 문재인 좋아하는 커뮤니티에선 역시나 찬양일색 분위기이긴 한데.

 

 문제는.

 

http://www.chf.or.kr/c1/sub11_2_6.jsp

 

 북악산은 애완동물 출입제한 구역입니다.

 

 하물며 위 사진으로 개 두 마리 중 검은 소형견 토리는 목줄이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개를 산책시킬 때는 목줄을 해야 하며, 애견출입제한 구역은 준수하는 게 좋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규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일반인도 아닌 공인, 그 중에서도 가장 모범이 되어야 할 대통령이라면 필히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규칙이 부당하고 잘못되었다면 대통령은 규칙을 바꿀 수 있는 입장입니다. 제멋대로 하지 말고, 규칙이 잘못이라면 규칙을 바꾸면 됩니다.

 

 한편으로 평소 무개념 애견인들에 대한 성토가 넘쳐나던 커뮤니티들이, 문재인의 무개념 무규칙에는 관대합니다. 그것이 권력에 대한 굴종이자, 대통령을 시민의 한 사람으로 보지 못하는 신민의 자세입니다.


 대통령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시민들도 규칙을 지키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솔선수범을 요구합니다.

 근래 문재인 대통령의 독단과 폭주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박근혜의 독단과 횡포가 탄핵까지 이어졌는데, 뒤를 이은 문재인도 너무나도 독단적이니까요. 이번 정부는 아무리 잘 봐줘도 청와대가 주도하는 정부입니다. 의회도, 민주당도, 각 부처 실무진도 청와대에 비해 존재감도 무엇도 없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전형이 나타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향후 개헌 시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고려해야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왕이 없는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는 동거정부의 위험 아니면 대통령제보다 더 제왕적인 통치가 가능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공화국에 한정한다면 나는 대통령제가 그나마 가장 나은 제도라 생각하고, 한국 체제는 제왕적 대통령의 독단을 그나마 어느 정도 견제하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실제 박근혜는 국회와의 싸움에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했으며, 뜻을 관철하는 데 여러 번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또 대통령을 탄핵하기도 했고요. 문재인 같은 제왕적 대통령의 출현은 국가정치체제 탓은 아니라는 견해를 먼저 밝힙니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내각제는 본래 입헌군주국의 제도입니다. 군주는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고, 의회가 행정 각부의 장을 구성하는 체제지요. 군주가 있으면 대통령은 필요가 없습니다. 대통령은 선출된, 임기가 있는, 공화국민의 대표자로 군주정체에서의 군주를 대신하는 자리니까요. 그리고 공화국에서는 대통령의 권한 정도에 따라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내각제로 나뉩니다.

 

 공화국 내각제의 문제는 군주와 대통령의 기반 차이에 기인합니다. 입헌군주국의 군주는 지배하지는 않으나 군림은 합니다. 군림은 그 자체로 특권이고, 지배하지 않더라도 극진히 대접받습니다. 그러나 내각제 공화국의 대통령은 거의 아무 것도 아닙니다. 군림하지 못한다는 말이지요. 이 차이는 결국 행정과 입법의 분리라는 3권 분립이 약해지기 쉬운 결과로 드러납니다. 입헌군주국의 군주는 지배하지는 않으나 군림은 하기에, 정치에 어느 정도의 개입정도는 가능합니다. 그렇게 해도 되지요. 그러나 내각제 공화국의 대통령이 정치에 개입하려들면 그건 복잡한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리고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중간형인 이원집정부제의 경우, 대통령과 총리의 당이 다르고 의견충돌이 심해지면 현실적으로 아무 것도 되지 않습니다. 한 나라에 군주가 둘이 있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이원집정부제 국가인 프랑스는 대선과 총선을 같은 시기에 하고, 임기도 동일하게 맞춰버렸습니다. 어지간하면 대통령과 총리를 같은 당에서 나오게 하기 위함인데, 이리 하면 여소야대가 원천적으로 막히기에 실제 대통령제보다 입법-행정의 분립이 어려워집니다.

 

 현실적인 내각제의 장점이라면 연립정부의 구성이 쉽고, 입법과 행정 간의 충돌이 적어져 정부와 국회의 일 추진이 쉬워진다는 데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바꿔 말하면 대통령제 대통령의 권력보다 내각제 총리의 정치권력이 더 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은 종종 제왕적이라고 욕을 먹지만, 내각제 총리는 진짜 제왕입니다.

 

 예를 들어보지요. 미국의 오바마와 일본의 아베 중 어느 쪽이 국내 권력이 강해보이던가요? 아베가 강하지요? 그게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차이입니다. 대통령제는 행정과 입법의 권력을 분리함으로 서로 일정 이상 견제할 수 있게 합니다만, 내각제는 행정과 입법을 하나의 세트로 만듦으로 더 강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위에 이야기하지 않은 내각제의 장점이라면 다당제의 구현이 쉽다는 것입니다. 좀 더 다원주의에 어울린단 말이지요. 그러나 대통령제라고 다원주의가 잘 구현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20년 전에는 DJP연합이 있었고, 이번 국회엔 국민의당이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제에서 내각제에 비해 양당제화가 훨씬 잘 일어나긴 합니다만, 반드시 양당제의 폐해가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각제에서 연립정권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 정치의 주 문제는 내 생각에는 대통령제에 기인하지는 않습니다. 너무나도 약한 정당, 일상화된 포퓰리즘, 구원자 또는 영웅을 원하는 대중심리, 지역정치의 후진성과 약한 지방자치, 의회에 대한 경멸과 폄하, 정치인을 육성하는 시스템의 부재, 정치철학의 문제 등등이지요. 이렇게 나열해 놓으니 한국 민주정 수준이 매우 낮아 보이기도 합니다만, 사실 웬만한 나라 다 문제 많으니 너무 한탄할 건 없습니다. 모든 인류는 근대국가에서 사는 데 사실 익숙하지 않거든요.

 

 

순수한 초식동물은 채식하는 사람뿐입니다.

인류 2017. 9. 11. 02:43 Posted by 해양장미

 일정 이상 크기의 동물 중에, 순수하게 초식성인 동물은 채식하는 사람뿐입니다. 본문은 채식에 대한 채식주의자들의 망상을 비판하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초식동물들은 육식도 합니다. 다만 사냥을 잘 못할 뿐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초식동물이라 생각하는 포유동물들은 모두 육식을 할 수 있으며, 실제 자연 상태에서 일정정도는 육식을 하며, 기회가 되면 육식을 합니다. 조금 이야기해보지요.

 

 기본적으로 일정 크기 이상의 동물, 그러니까 벌레보다 큰 동물들은 벌레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고, 사실 의도하지 않아도 먹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소가 풀을 뜯고 물을 마시다 보면 미처 도망치지 못한 벌레도 같이 먹게 됩니다. 그래도 탈은 나지 않아요. 모든 고등동물들은 비슷한 진화적 기원을 가지고 있고, 고기나 탄수화물 같은 것에 대한 소화능력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야생에선 초식동물들도 기회가 되면 얼마든지 육식을 합니다. 그 쪽이 에너지 효율이 훨씬 좋으니까요. 벌레, 새알, 죽은 동물의 사체, 뼈나 뿔 같은 건 먹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먹습니다. 자신보다 약한 동물을 공격해 잡아먹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 걸 보고 놀라거나 충격을 받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어차피 모든 포유동물은 육식성 조상을 가지고 있으니 놀라울 것도 없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풀을 주로 먹는 쪽으로 진화했을 뿐이고, 고기를 소화하는 능력이 사라진 건 결코 아니거든요. 애초에 모든 포유동물은 동물성 음식인 젖과 태반을 먹기도 합니다.

 

 우리 인류의 친척인 원숭이들 중 많은 종은 이미지에 비해 훨씬 육식을 좋아합니다.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는 사냥도 합니다. 인류는 유독 사냥을 잘 하게 된 원숭이의 일종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자연을 보면 채식주의자들의 채식만큼 인공적이고 관념적인 게 없습니다.

 

 실제 인류의 생물학적 특성은 어딜 봐도 육식성에 가깝습니다. 사람은 셀룰로오스를 소화할 수 없고, 뛰어난 사냥 능력과 지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식 동물들은 장내미생물을 통해 식물의 세포벽을 소화시켜서 에너지로 쓸 수 있는데, 인류에겐 그런 능력이 없고 대신 육식동물 특유의 높은 지능이 있는 것입니다. 맹장과 어금니의 퇴화도 육식동물의 특성입니다. ‘잡식동물로 인류를 흔히 분류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모든 동물은 잡식을 합니다. 다만 셀룰로오스를 소화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초식이냐 아니냐의 주된 기준이 됩니다. 대형 동물이 자연 상태에서 충분한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셀룰로오스를 소화하지 않으면 육식을 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풀씨와 과육을 대량으로 길러먹을 수 있게 된 농경이라는 예외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무엇보다도 높은 지능도, 의사소통능력도 사냥을 위한 진화입니다. 대체로 초식 동물은 지능이 높지 않은데, 높은 지능이 불필요할 뿐더러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커다란 뇌는 쓸데없을 정도로 에너지를 많이 씁니다. 초식은 에너지 섭취 효율이 매우 낮은데, 높은 지능은 필요 없기 때문에 지능을 높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냥을 하려면 높은 지능이 필요하고, 집단사냥을 위해선 더더욱 의사소통을 위한 지능이 발달해야하니 더 지능이 높아집니다.

 

 또한 흔한 오해와는 달리, 사실 채소들이야 말로 인류의 미각적 쾌락을 위한 장기간의 집념과 노력과 실험의 결과물입니다. 야생 나물들 같은 푸새를 제외하면, 인류가 밭에서 재배하는 모든 식물들, 남새는 야생의 그것과는 거리가 굉장히 멀고, 생존능력이 거의 없습니다. 더구나 영양학적 가치로 보면 꼭 먹지 않아도 되는 게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맛있는 식물들을 정말 많이 개발하고 키워냈습니다.



 케일,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양배추, 콜라비, 카이란은 같은 식물입니다. 품종만 다른 겁니다. 배추, 순무, 청경채도 같은 식물입니다. 마찬가지로 품종만 다른 겁니다.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인류의 욕망과 노력이 만들어낸 재배종들인 겁니다.

 

 근래의 사회상을 볼 때 채식주의자들은 늘어날 것이고, 그로 인한 폐해도 일상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조적인 채식주의자들은 아이와 개, 고양이에게도 채식을 강요합니다. 아이와 개, 고양이에게 채식을 강요하는 건 학대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채식을 강요하는 것도 자기 자신에 대한 학대입니다. 입에 안 맞아서 고기를 안 먹는 건 별문제입니다만, 사람은 육식동물입니다.


북핵 서울폭발시 예상 피해

사회 2017. 9. 10. 18:14 Posted by 해양장미

 6차 핵실험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불안과 관심을 보이고 있을 거라, Nukemap이라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대략적인 피해정도를 예측해보도록 하겠습니다.

 

 6차 핵실험에서 북조선이 실험한 수소폭탄의 예측 위력은 대략 100kt정도로 추정합니다. 여기서 +-가 어느 정도 될 것입니다만. 일단은 이 정도로 하고.



 서울의 지형과 각종 시설 배치 등을 볼 때 대량살상을 위해 전략핵폭탄을 투발하기 가장 적합한 지역은 남대문시장 쪽이라 생각합니다.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선 공중폭발을 시키는 게 좋습니다. 그 시나리오에서 피해 지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중앙의 노란 원은 광구입니다. 온도가 1억도 이상까지 올라가니까, 인체 같은 건 그냥 사라져 버립니다. 극심한 피해를 입는 지역으로 반지름 380m입니다.

 

 그 다음 녹색 원은 500rem 방사능 노출지역입니다. 이 정도의 방사능을 받으면 적절한 치료가 없을 경우 50~90%가 사망합니다.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주에 걸쳐 죽게 됩니다.

 

 그 다음 회색 원은 5psi 폭풍지대입니다. 핵폭발에 의한 광구의 발생은 강력한 폭풍을 일으키는데, 아주 많이 부서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사망 또는 부상 확률이 매우 높은 지대고요. 반지름은 3.26km입니다.

 

 맨 바깥 원은 3도 화상을 입는 지대를 표시한 겁니다. 그 안에 있으면 너무 뜨거운 빛이 쏟아지고 열폭풍이 불어서 3도 화상을 입는다는 겁니다. 전신 3도 화상을 겪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겠지요. 다만 폭풍과 열기는 산악지대나 건물 등에 막히면 위력이 줄어들긴 합니다. 지도를 볼 땐 그것까지 감안해 봐야 하고요.

 

 프로그램에서 예상하는 사망자 수는 315980, 부상자 수는 1425500명입니다. 깃발은 낙진이 퍼질 걸로 예상되는 방향이고, 여기 표시된 것 이상으로 낙진 등에 의한 피해는 늘어납니다. 다만 수폭에 의한 방사능 피해는 비교적 일시적이라 며칠이 지나면 큰 피해를 입게 되진 않습니다. 초기에 피폭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 북조선이 민간지역에 전략핵무기를 쓸 확률은 결코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 북측이 최대한 위력을 높인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반경 5km지대엔 산악 등으로 막히지 않는 한 궤멸적인 피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이는 100kt급 핵무기를 사용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수폭을 개발했으니 북조선이 mt급 핵무기까지 머지않은 미래에 개발한다 가정하면, 1발의 투발만으로도 180만에 육박하는 사망자와 400만 이상의 부상자를 낼 수 있게 됩니다. 수소폭탄의 무서운 점은 위력을 높이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만일 북측이 민간지역에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도 북측을 적으로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3차 세계대전을 핵전쟁으로 벌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지요. 그리고 북조선은 핵보복으로 섬멸당할 것이고, 김정은은 어떠한 나라에도 망명할 수 없기에 살아남을 수 없게 됩니다.

 

 만일 김정은이 민간지역에 핵을 쏜다면 그것은 미국 등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총기난사와 같은 심리일 때 가능할 것인데,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전쟁이 벌어지게 되면 김정은 일가의 생존과 안전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항복을 강력 권고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