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의 자살을 대하는 태도

정치 2015. 5. 8. 22:08 Posted by 해양장미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 권씨가 오늘 시신으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사인은 자살로 추정됩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자, 권씨의 생일이기도 했다는데요.

 

 일단 현재까지의 보도자료로는 권씨는 아내와 10년 전 이혼한 상태였고, 사망한 아들은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아들과 자주 왕래하던 사이는 아니었다고 나옵니다. 쭉 혼자 살고 있었고요.

 

 그리고 권씨는 아들의 보험금 관련하여 전처와 갈등을 빚었다고, 권씨의 유가족들이 증언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권씨는 세월호 유족 대책위원회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합니다.

 

 물론 그의 자살이 아들의 사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진 않겠지만, 현재까지 보도된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그의 선택은 복합적인 이유에 의한 것 같습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딱한 이야기는 이 쯤 하고, 저는 이 사건을 접하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어떤 사람들의 태도에서 가벼운 혐오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니까 이 죽음을 일단 정부의 잘못으로 결론짓고, 그것을 정치적인 문제로 끌고 가려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저로서는 권씨의 자살 원인에 정부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그걸 누구라도 정확히 판단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겁니다.

 

 어쩌면 정부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더라도 권씨는 자살을 선택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아들의 죽음이 권씨의 죽음에 꼭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에 대한 답을 미리 정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모든 것을 끼워 맞추려 합니다.

 

 사람들은 당신들이 순수하지 않다는 걸 잘 알아요. 설령 본인들은 스스로를 순수하다 여길지 몰라도, 남들에겐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그러니까 세월호 사고에 대해 사람들이 점차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언론이 거짓말을 해서 사람들의 감정이 돌아섰다고 생각하지요? 당신들은 선민의식을 가지고 대중들을 바보 취급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후세계를 전혀 믿지 않기에 고인의 명복을 빌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이건 어쨌든 서글픈 소식입니다. 이런 걸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건 도리를 아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닙니다.